두 개의 영혼
포르탕 가 기병
오, 리오넬 님 아니십니까.
방금 전 알피노 님이 오셨는데
당신을 찾고 계신 듯했습니다.
저택 안에서 기다린다고 하셨으니
꼭 '알피노' 님을 찾아가 말을 걸어보시기 바랍니다.
타타루
'새벽' 여러분이랑 이슈가르드에서 만난 친절한 분들,
모두가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용!
포르탕 가 청지기
조심스럽게 말씀 올립니다만……
오노루아는 깨어나자마자 에마넬랭님이 걱정된다며
맨발로 저택을 뛰쳐나가려 하더군요.
아직 시종으로서 미숙한 점도 많지만
평생 모실 진정한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저희 포르탕 가 하인들은 참 복 받은 이들입니다.
포르탕 가 집사
아아, 리오넬 님.
당신이 행사에서 활약하신 소식을 듣고
주인님께서 대단히 기뻐하셨습니다.
에마넬랭 님도 당신의 영향을 받았는지
요즘 들어 표정이 의젓해지신 것 같습니다…….
오늘은 마침 오노루아와 함께 외출하셨지요.
알피노
리오넬……
잠시 같이 가고 싶은 곳이 있는데, 시간은 괜찮나?
지난 기념 행사 때 있었던 일은 기억하겠지?
그래, 비도프니르가 습격당했을 때 말일세.
그때, 사룡의 그림자가 순간적으로 용기사의 모습……
즉 에스티니앙 공의 모습으로 변해서 덤벼드는 걸 봤네.
난 그를 구할 단서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하네.
이 점에 대해 에테르학에 해박한 야슈톨라나 쿠루루 선배에게
조언을 구하고 싶은데…….
마침 그쪽에서도 할 얘기가 있다더군.
타타루
야슈톨라 님과 쿠루루 님이 이슈가르드까지 와주셨어용.
'잊힌 기사 주점'에서 만나기로 했으니 어서 가봐용!
알피노
고맙네.
그럼 다 같이 출발하지.
그쪽을 오래 기다리게 할 수는 없으니까.

야슈톨라
주점 분위기가 퍽 활기차네요.
여기서 타타루가 점원으로 일했다면서요?
알피노
오래 기다리셨습니까?
쿠루루
괜찮아, 알피노.
여기 주인 아저씨가 양념포도주를 권해주셨거든.
그래서 다같이 그 깊은 맛을 즐기고 있었지.
타타루
지브리옹 님이 담근 양념포도주는용,
몸속까지 뜨끈해지는 게, 약효가 끝내준답니당!
야슈톨라
확실히 맛은 있었어요.
그런데…… 포도주 품평회를 하러
여기 모인 건 아닐 텐데요?
쿠루루
맞아…… 그럼 본론으로 들어갈까?
에스티니앙 씨 얘긴데…….
알피노
뭔가 알아냈습니까!?
쿠루루
잠깐, 너무 조급해하지 마…….
일단 지금까지 알아낸 정보부터 정리하자.
야슈톨라
마대륙에서 있었던 일부터 떠올려봐요.
당신은 분명히 이렇게 말했었죠?
에스티니앙이 '용의 눈' 두 개를 손에 넣은 직후,
갑자기 괴로워하더니 사룡의 그림자로 변했다고…….
알피노
그러고 보니, 매의 보금자리에서 봤을 땐
에스티니앙 공의 갑옷에 '용의 눈' 같은 게 달려있었어…….
야슈톨라
그렇게 단순한 상태는 아닌 것 같아요.
제가 본 건, '용의 눈'에서 나온 마력이 복잡하게 얽혀서
에스티니앙의 에테르를 거의 뒤덮은 모습이었거든요.
알피노
그럴 수가!
에스티니앙 공이 완전히 니드호그로 변해버렸다는 말인가!?
쿠루루
자꾸 그렇게 성급하게 결론 내지 말라니까!
야슈톨라 씨도 말했잖아?
'거의'라고…….
나도 그때는 완전히 압도당했지만,
분명 '사룡의 그림자'는 뭔가 이상한 느낌이었어.
그런데 지금 야슈톨라 씨 말을 들으니까 확신이 드네.
그 이상한 느낌은 아마 사룡의 원한 밑에 가라앉은
또 다른 자아의 흔적이 아닌가 싶어…….
알피노
그렇다면……!?
야슈톨라
제가 본 희미한 에테르의 빛…….
쿠루루가 '언어의 벽을 초월하는 힘'으로 느낀 위화감…….
에스티니앙의 혼이 아직 존재한다는 증거예요.
알피노
'용의 눈'을 떼어내면 에스티니앙 공을 구할 수 있단 말인가!?
야슈톨라
그건 아직 몰라요…….
하나의 육체 속에 깃든, 인간과 용이라는 두 개의 영혼을
분리해본 사람은 이중에 아무도 없으니까요…….
알피노
그래도 희망이 있다면
나는 포기하지 않겠네…… 절대로…….
쿠루루
알피노…….
희망이 있는 건 사실이야.
하지만 이것만은 알아둬.
'용의 눈'을 제거하는 데 성공하더라도
에스티니앙 씨의 영혼이 견뎌낼 거란 보장은 없어.
떼어낸 사람이 새로운 사룡의 그림자가 될 수도 있고.
알피노
위험이 있다는 건 압니다.
가만히 기회를 노려 '용의 눈'을 떼어낸 다음에는
에스티니앙 공의 영혼이 버텨주길 믿는 수밖에요.
오노루아
여러분, 여기 계셨군요!
포르탕 저택에 신전기사단 전령이 왔습니다.
아이메리크 님께서 두 분을 만나고 싶으시답니다, 네.
알피노
아이메리크 경이?
알겠네. 여기까지 전해주러 와서 고맙군.
야슈톨라
그럼 저희는 임무를 계속할게요.
알피노
그래, 이쪽 일은 우리한테 맡기게.
야슈톨라, 쿠루루 선배,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난 먼저 신전기사단 본부에 가 있겠네.
쿠루루
알피노가 마음이 급한 것 같으니까……
잘 좀 부탁해.
미드가르드오름
끝까지 벗을 구하려 하는구나…….
이제 어찌 하겠느냐, 내 아이들아…….

매의 보금자리에서 열린 기념 행사는
다시 시작된 인과 용의 교류를 축하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푸른 용기사의 몸을 빼앗은 '사룡의 그림자'가 나타남으로써
행사장은 용의 피로 물들고 말았다
이를 본 이슈가르드 백성들은 '용시전쟁'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는 현실을 깨닫게 된다
공포는 곧 뜨거운 분노가 되었고, 사람들은 입을 모아 외쳤다
'사룡을 죽여라, 사룡을 죽여라' 라고――
알피노
왔나? 리오넬.
그나저나 무슨 일로 부르시는 건지 궁금하군…….
결전을 앞두고
알피노
이 시기에 아이메리크 경이 부른다는 건
드래곤족과 관련된 일인 듯싶은데…….
앗!
설마 에스티니앙 공……
아니, 사룡의 그림자가 움직인 건가?
그렇다면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리오넬, 어서 총장실로 가세!
아이메리크
두 사람 다 잘 왔다!
알피노
사룡에 관한 새로운 소식이 있습니까?
아이메리크
아니…… 행사 이후로 총력을 기울여 수색 중이지만
이렇다 할 소식은 없어.
루키아
용기사단에서 정예를 선발해
드라바니아 구름바다 정찰을 강행했지만
유감스럽게도…… 성과는 없었다.
알피노
그렇습니까…….
아이메리크
하지만 사룡 스스로 적지에 뛰어들어 선전포고를 했으니
조만간 움직임을 보일 것은 확실하다.
우리는 사룡이 아직 움직이지 않는 지금,
결전을 위한 준비를 갖춰야 한다.
알피노
사룡을 막아내려면
성도의 방비를 단단히 굳혀야겠군요.
아이메리크
물론이지.
사대 명가를 비롯한 귀족 병력뿐만 아니라
힐다가 이끄는 평민 자경단도 포함해서 방어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그대들을 부른 이유는 따로 있어.
알피노
무슨 이유죠?
아이메리크
아무리 방비를 굳힌다 해도
두 눈을 되찾은 사룡의 힘을 당해낼 수는 없다.
사룡에 대항하려면 동급의 힘이 필요해…….
알피노
설마……!?
아이메리크
그래, 성룡 '흐레스벨그'의 힘을 빌리고 싶다.
알피노
말씀대로, 사룡 니드호그와 견줄 수 있는 존재라면
같은 칠대천룡밖에 없겠지요.
하지만 그 용은…….
아이메리크
알고 있다…….
성룡은 조용히 살기를 바랄 뿐, 우릴 도와줄 마음은 없지.
전에 에스티니앙한테서도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아무리 작은 가능성이라고 해도
해보기도 전에 포기할 수는 없어.
나는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백성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사룡과 결판을 짓는 것은
내가 교황 대리로서 수행할 마지막 임무가 될 거다.
그러니 부디…… 부족한 내게 두 사람의 힘을 빌려다오.
알피노
……알겠습니다.
성룡이 사는 '하얀 궁전'으로 안내해드리죠.
구름바다의 모그리족에게 받은 나팔이 있으니
다시 한번 성룡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아이메리크
고맙다. 두 사람 다.
루키아, 뒤를 부탁한다.
루키아
예!
조심해서 다녀오십시오…….
알피노
성룡 흐레스벨그라…….
어려운 협상이 되겠군.
하지만 에스티니앙 공을 위해서 꼭 성공시켜야 해…….
아이메리크
길 안내에다 중개까지 부탁하게 되어 미안하다.
하지만 성도의 미래가 달린 일이니
모쪼록 잘 부탁한다…….
알피노
무슨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저와 리오넬도 성도에 온 후로
인간과 용의 싸움, '용시전쟁'에 적잖이 관여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슈가르드에는 많은 친구들과
소중한 동료들이 살고 있습니다. 이제 남 일이라 생각하지 않으니,
새삼스럽게 외부인처럼 대하지 마십시오.
아이메리크
알피노 공…… 리오넬 공…….
정말로, 고맙다…….
알피노
자, 그보다 어서 행동에 들어가지요.
사룡의 그림자가 언제 어떻게 움직일지 모르니
시간을 낭비할 순 없습니다.
아이메리크
그래…….
타타루 양에게는 부하를 통해 연락하도록 했는데……
우선 어디로 가는 게 좋겠나?
알피노
성룡 흐레스벨그를 만나려면
드라바니아 구름바다에 있는 '하얀 궁전'으로 가면 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리로 가기 전에 먼저 들를 곳이 있습니다.
아이메리크
흐음…….
알피노 공에게 따로 생각이 있는 모양이군.
알피노
예…… 고지 드라바니아 '부정한 삼탑'에 들러
성룡의 일족인 하얀 날개의 '비도프니르'를 만나려 합니다.
지난 행사 때 사룡의 그림자에게 부상을 당했으니
병문안도 할 겸, 성룡의 동향에 대해
미리 물어보고자 합니다.
아이메리크
좋은 생각이군.
그럼 어서 고지 드라바니아로 출발하지.

비도프니르
오호…… 작은 자들이로군.
무슨 일로 왔느냐?
알피노
하얀 날개의 비도프니르여.
다치신 곳은 괜찮으십니까?
비도프니르
흐음…… 병문안을 하러 온 게냐?
걱정할 것 없다. 급소를 찔린 게 아니니
시간은 걸리더라도 차차 회복될 것이야.
아이메리크
그렇군요. 다행입니다…….
행사에 초대하고도 제대로 지켜드리지 못하고
상처까지 입히게 된 것을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비도프니르
이상한 말을 하는구나.
약한 인간이 강한 용인 나를 지킨다니……
천 년 전에 인간 친구가 했던 말이 생각나는구나.
그 기사도 용을 지키겠다며 호기롭게 말했었지.
참으로 그리운 날들이로고…….
아이메리크
그런 시대가 있었군요…….
그렇다면 지금 서로 싸우고 있는 인간과 용도
언젠가는 서로를 지키리라 맹세할 날이 다시 오겠지요…….
알피노
하지만 화합의 시대로 돌아가려면
먼저 눈앞에 있는 장애물을 제거해야 합니다…….
비도프니르
흠…… 사룡의 그림자를 말하는 게로군.
알피노
예,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다시 한번 솜 알에 올라
성룡 '흐레스벨그'께 도움을 청하려 합니다.
비도프니르
그 바람이 이루어질 도리가 없음은
내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겠지.
그래도 가겠다면 막지 않으마.
아이메리크
역시 성룡의 뜻은 변함없는 모양이군요…….
하지만 말씀하신 대로 저희는 갈 것입니다.
작은 희망이라도 찾기 위해…….
비도프니르
가는 길 모쪼록 조심하거라.
그림자가 돌아간 후로, 사룡의 졸개들이 수선을 떠는구나.
알피노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아이메리크
루키아에게 보고받으면서 듣긴 했지만,
드래곤족의 거처를 직접 방문하니 참으로 신기한 기분이군.
비도프니르
내 아버지의 마음을 돌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지…… 그런 희망을 품게 되는구나.
성룡의 시련
알피노
성룡의 태도가 변하지 않았다니 아쉽지만,
그렇다고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어서 영봉 '솜 알'에 올라 구름바다로 갑시다.
아이메리크
알았다.
길 안내를 부탁하지.
알피노
리오넬.
일단 산 정상에 있는 '모그모그 고향'으로 가세.
자, 출발하지!

알피노
아이메리크 경도 웅장한 구름바다 앞에서는 압도되는 모양이야.
나도 처음 왔을 때 생각이 나는군.
아이메리크
……정말 웅대한 광경이군.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하더니.
이 감동은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가 없어…….
알피노
저희도 처음 방문했을 때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지요.
그때는 이젤과 에스티니앙도 같이 있었지만…….

구름바다의 모그리족
쿠뽀뽀?
누군가 했더니 리오넬 아냐쿠뽀?
알피노
어, 가만…… 너는…….
구름바다의 모그리족
쿠뽀!? 벌써 잊어버린 거야쿠뽀?
나빴어쿠뽀…… 충격이야쿠뽀…….
장작 줍는 인간 주제에 이렇게 무례할 수가쿠뽀…….
리오넬은 당연히
모그를 기억하고 있겠지쿠뽀?
이 모그리족의 정체는?
틀림없이 모그린이다
->아무래도 모그탕인 것 같다
모그리는 다 똑같다
역시 리오넬은 알아보는구나쿠뽀!
같이 야영한 거 기억나지쿠뽀?
모그탕
그런데 오늘은 친구까지 데려오고 무슨 일이야쿠뽀?
그래…… 성룡님께 도움을 청하러 왔구나쿠뽀.
나팔은 잘 챙겨왔어쿠뽀?
지금 바람 부는 방향이라면 '하얀 궁전' 꼭대기에서
나팔을 불면 성룡님 귀에 들릴 거야쿠뽀!
알피노
그거 잘됐군!
그럼 바로 '하얀 궁전'으로 가세.
모그탕
쿠뽀뽀, 엄청난 얘길 들었네쿠뽀.
모그린 님한테 알려드려야지쿠뽀~!


알피노
자, 모그리족에게 받은 나팔을 불어서
성룡 '흐레스벨그'를 부르세.
아이메리크
드디어 여기까지 왔군…….
이 교섭에 성도의 미래가 달렸다.

흐레스벨그
인간이여, 또 나를 불렀느냐?
알피노
부름에 응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성룡 흐레스벨그여.
……인간과 용의 미래를 위해
당신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아이메리크
위대한 성룡이여…….
제 이름은 아이메리크 드 보렐,
이슈가르드의 교황 대리입니다.
성도의 백성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드릴 말씀이 있어 이렇게 찾아뵈었습니다.
흐레스벨그
뻔한 이야기겠지…….
사룡의 그림자와 싸울 때 협력해달라는 이야기 아니냐?
아이메리크
그게…….
흐레스벨그
정곡을 찔린 모양이구나…….
그렇다면 내가 무어라 답할지도 짐작이 갈 터…….
먼 옛날, 용과 인간이 가까이 지낸 것은
내가 사랑했던 시바의 뜻에 따른 바였다.
그러나 이를 깨뜨린 건 알다시피 인간의 배신이었지.
피를 나눈 라타토스크를 잃고 슬픔과 분노를 품은 이가
니드호그 하나뿐인 줄 아느냐? 나는 아무 감정도 없었을 것 같으냐?
인간이라는 종족에 실망을 금할 길이 없구나!
내가 니드호그 편에 서서 인간과 싸우지 않는 것은
모든 생명을 사랑했던 시바의 마음을 존중하는 까닭이다…….
그녀를 먹을 때, 나는 어떤 생명도 해하지 않기로 맹세했느니라.
내 일족에게는 스스로 길을 선택할 자유를 주었으며,
너희에게는 사룡의 그림자가 움직일 거라고 알려주기까지 했다.
이 이상을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 아니겠느냐?
알피노
당신께서 인간의 배신에 절망하고
고요를 추구하시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절망 속에서 한 줄기 희망을 품고 계신 것 아닙니까?

흐레스벨그
호오, 그대가 보기에는
내가 희망을 품고 있는 것 같다, 이 말이렷다?
알피노
예…….
그렇지 않다면, 희망을 품은 게 아니었다면,
어찌하여 당신 등에 이젤을 태우셨습니까?
흐레스벨그
이젤…… 환상을 품었던 가련한 계집 말이냐…….
그자에게 등을 빌려준 것은,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뉘우치며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려는 모습에 마음이 동하였기 때문이다.
내 형제의 눈이 악한 인간의 손에 들어간 것을
가만히 두고 볼 수도 없었고 말이다…….
알피노
즉, 당신은 죄를 인정하고 뉘우치는 사람과
죄를 인정하지 않고 잘못을 되풀이하는 사람을
다르게 생각하신다는 말씀 아닙니까?
인간이라는 종족 자체에 절망한 것이 아니라,
과거와 미래에 대한 태도를 중시한다는 것이지요!
흐레스벨그
궤변을 늘어놓는구나…….
그렇다고 달라지는 게 무어냐?
인간의 도시를 지키기 위해, 형제를 죽이는 죄를 범하라는 게냐?
아이메리크
혈연을 핑계로 죄를 눈감아주는 것이 옳은 일일까요?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저지르려 한다면
피를 나눈 육친이라 해도 막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일찍이 저는 여기 있는 빛의 전사에게
야만신의 힘에 손댄 아버지를 쓰러뜨려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제 손으로 아버지를 죽인 거나 다름없지요…….
제 손을 더럽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비겁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많은 백성들의 영혼이 타락하고
전쟁에 희생되었을 겁니다…….
그리고 이번엔, 사룡의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니드호그는 제 벗인 에스티니앙의 몸을 빼앗았지요.
그림자를 물리치면 친구가 죽게 됩니다. 그래도 저는……!
흐레스벨그
다수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친구를 죽이겠다?
그러니 나 역시 맹세를 깨고 형제를 죽이라 명하는 것이냐?

미드가르드오름
들어라, 내 아이야.
하이델린의 사도들은 이자와는 다른 생각을 하는 듯하다.
성도의 백성뿐만 아니라, 그 용기사의 목숨까지 구하려 하더구나.
애초에 '사룡의 그림자'를 니드호그 자신이라 할 수 있겠느냐?
원한의 화신으로 변질된, 그야말로 '그림자'일 뿐이지 않으냐?
뭐라 명령하려는 건 아니다만, 후회하지 않도록 잘 생각하여라.
흐레스벨그
과연, 눈을 넘겨주어 복수에 힘을 실은 내게도
니드호그를 원한의 화신으로 만든 책임이 있단 말이지…….
허나, 순수한 원한에서 비롯된 만큼 '그림자'의 힘은 강하다.
아무래도 그대들을 시험할 필요가 있겠구나.
……인간의 의지로써 능히 '그림자'를 물리칠 수 있는지를!
일찍이 내 누이 라타토스크가 기거하던 유적에서 기다리마.
내 일족의 인도에 따라 시련의 땅으로 오너라!

알피노
성룡께서 '시련의 땅'이라고 하셨지.
그 시련을 극복하면 도움을 주겠다는 건가.
책임이 막중하군…….
아이메리크
보아하니 저 아래에서 기다리는 비룡이
성룡께서 말씀하신 안내자인 모양이군…….
리오넬 공, 알피노 공.
어서 시련의 땅으로 가자.
아이메리크
시련이 아무리 힘들더라도
성도의 미래를 위해 견뎌내야 한다.
리오넬 공, 함께 최선을 다하자.
날개가 아름다운 비룡
당신들 인간을 시련의 땅으로 안내하도록
흐레스벨그 님께 명을 받았다.
각오가 되었으면 바로 출발하지…….
흐레스벨그 님께서 시련을 내리시다니…….
자, 각오는 되었느냐?

[소르 카이 공략 개시]


장로 모그린
이름이 촌스러운 리오넬!
성룡님을 대신해서 모그가 힘을 시험해주겠다쿠뽀!
다들 농땡이 치지 마라쿠뽀!
빨리 기운 차리고 싸워라쿠뽀!
쿠뽀뽀…… 실력을 인정해주겠……
……죄, 죄송합니다쿠뽀…… 좀 봐주세요쿠뽀…….

흐레스벨그
지금까지는 순조로웠겠지만…… 시련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네 실력을 보자꾸나…….
니드호그는 녹록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단지 시험일 뿐이다만, 방심하지 마라…….
왔느냐, 인간 영웅이여…….
자, 이것이 마지막 시련이다!
하늘은 용맹한 용의 영역…….
네 힘을 시험하겠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인간이여, 의지를 보여라!
이것이 인간의 의지…….
내 한 가닥 희망을 걸 가치가 있는 힘인가…….
[소르 카이 공략 완료]



흐레스벨그
한쪽 눈이 없던 때긴 하였으나
한 차례 니드호그를 쓰러뜨린 실력자답구나.
흔들리지 않는 의지의 힘을 잘 보았다.
역시 하이델린의 사도로구나…….
좋다, 이것이 마지막이다.
내 마음속에 남겨진 한 조각의 '희망'을
너희에게 맡기겠노라.
알피노
허억, 허억, 허억……
자네도 시련을 마친 모양이군.
아이메리크
이쪽도 꽤나 거칠게 환영해주더군.
베드르폴니르 공이 얼마나 몰아붙이던지…….


흐레스벨그
다들 자신의 각오를 보여준 모양이로구나.
그렇다면 나 흐레스벨그 역시 맹세하노라.
사룡의 그림자를 물리치기 위해, 그대들과 함께 싸우리라!
사랑하는 시바와, 시바의 마음을 이어받고자 했던
이젤의 이름을 걸고…….
아이메리크
검을 맞대본 소감이다만,
베드르폴니르 공은 마치 무인과 같은 인품을 지녔더군.
……아니, 이 경우에는 '용품'이라고 해야 하나?
그저 맹우와 함께

알피노
세상에, 정신이 하나도 없더군…….
내가 받은 시련의 상대는 비도프니르였는데,
정말 다친 게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였어…….
그래도 자네가 받은 시련에는 비할 바가 아니겠지.
성룡 흐레스벨그를 상대해보니 어땠나?
아이메리크
그렇게 엄청난 시련을 용케 극복했군.
난 베드르폴니르 공과 싸웠는데
그 거센 공격을 견디면서 반격하는 것만으로도 벅찼어.
게다가 상대방은 가진 힘을 다 낸 것도 아니었지.
은연중 내게 가르침을 주고 이끄는 듯한 전법이었어.
덕분에 비룡의 사각이나 공격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었다.
모그린
아야야야야……쿠뽀.
이름이 촌스…… 아니, 멋스러운 리오넬이여.
우선 시련을 극복한 것을 축하한다쿠뽀.
가차 없이 쏟아지는 네 공격은
그야말로 피도 눈물도…… 아니, 영웅다운 위용이었다쿠뽀.
덕분에 모그 허리가 리미트 브레이크다쿠뽀!
이거 너무 아파서 당분간 일을 못 할 것 같네쿠뽀!
귀찮은 일은 다른 모그리들에게 부탁하는 수밖에쿠뽀~
모그탕
이, 이럴 수가쿠뽀!
리오넬이 성룡님의 시련을 받는다길래
골탕 좀 먹여달라고 모그린 님을 꾀어낸 건데…….

모그린
……모그탕은 3배로 일해라쿠뽀.
모그탕
아, 안 돼쿠뽀~!
모그의 계획이 물거품이다쿠뽀!
죄송해요쿠뽀~ 3배는 좀 심하다쿠뽀~!!
알피노
결과적으로 일이 잘 풀렸으니, 일단은 안심이군요.
아이메리크
힘든 싸움이었어…….
고맙다. 그대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성룡의 협력을 얻어낼 수 없었을 거야.
특히 그대의 강한 신념이 성룡의 마음을 움직였다.
정말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군.
알피노
하지만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사룡의 그림자가 언제 움직일지…….
아니…… 이 포효는!
미드가르드오름
그래, 틀림없다…….
내 자식, '니드호그'의 포효로구나.
아이메리크
큭…… 드디어 진군을 시작한 건가!
어서 성도로 돌아가자!
알피노
부디 무사해야 할 텐데…….
포르탕 가 청지기
무, 무운을 빕니다…….
포르탕 가 집사
상층에서 전쟁이 벌어지면
저도 변변찮은 실력이지만
기꺼이 창을 들고 싸움에 뛰어들겠습니다!
아이메리크
드디어 올 것이 오고야 말았군…….
리오넬 공! 어서 성도로 돌아가자!
흐레스벨그
보아하니 사태를 파악한 모양이구나.
아이메리크
예…… 저희는 즉시 성도 '이슈가르드'로 돌아가
방비를 강화하겠습니다!
흐레스벨그
그렇다면 우리 등에 올라타거라.
사룡의 그림자를 쫓아가서 결판을 내자꾸나.










루키아
바로 지금이 중요하다!
아이메리크 님이 오실 때까지는 버텨야 한다!
크윽…… 엄청난 압력이군…….




아르투아렐
대형 드래곤이잖아……!
적의 지원군인가!?

루키아
아이메리크 님!

아르투아렐
영웅이여, 와줄 거라 믿었다!






니드호그
무슨 짓이냐, 흐레스벨그…….
네놈도 날 배신할 작정이냐!
흐레스벨그
……물러나라, 니드호그.
아니, 사룡의 그림자여…….
무익한 싸움을 계속해서 어쩌겠다는 것이냐.
인간은 이미 그들의 조상이 범한 죄를 깨닫고
용과 대화를 시작하려 하고 있다.
물론 우리의 아픔과 슬픔은 결코 사라지지 않겠지.
허나 증오를 더 키우는 것은 막을 수 있다.
이제 복수는 그만 끝내자꾸나…….
니드호그
헛소리는 집어치워라…….
더러운 인간 여자와 정을 통한 탓에
'배신'이란 독에 오염된 모양이로구나…….
흐레스벨그
내 사랑하는 시바의 혼을 우롱하는 게냐!
니드호그
호오, 아직도 마음속에 분노의 불꽃이 남아 있을 줄이야!
그런 감정은 진작에 태워 없애버린 줄 알았구나!
자, 와라! 말은 필요 없다. 싸워서 증명할 뿐이다!






흐레스벨그
크윽…….
니드호그
꼴사납구나, 흐레스벨그.
약한 주제에 인간에게 꼬리를 친 결과다.
천 년을 싸움으로 보낸 내 적수가 아니야!
흐레스벨그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내 '힘'은 희망과 함께 이미 전해졌으니…….
니드호그
네 이놈, 눈을 어디에 뒀느냐!?




니드호그
흐레스벨그……
인간 따위에게 눈을 넘기다니!
……네놈은……
그때 내 육신을 베었던 인간 영웅이렷다!
……좋다, 이번에야말로 완전히 끝장을 내주마!


[니드호그 토벌]

니드호그
더러운 인간 놈들!
내 턱으로 잘근잘근 씹어주마!
나의 일족이여, 복수할 때가 왔도다!
내 '눈'의 힘에 물든 어리석은 용기사의 육신……
거기 깃든 어둠의 날개를 보아라!
인간 영웅이여, 분노의 포효를 들어라!
이것이 바로 종언의 용시이니라!
내 용시를 견뎌냈다니……!
흐레스벨그의 힘을 완벽하게 다룬다는 말이냐!?
말도 안 돼…… 어찌 이런 힘이……!?
좋다, 내 진정한 힘으로 상대하는 것을 영광으로 알라!
이렇게 또 패하고 마는 것이냐?
[니드호그 토벌전 완료]


알피노
에스티니앙 공!
사룡의 그림자
허억, 허억, 허억…….
내가…… 지다니…….
아니…… 이런 건…… 있을 수 없다…….
이 몸은 칠대천룡의 하나이자……
가장 어둡고, 가장 용맹한 '니드호그'란 말이다!
죽이겠다…… 죽여버리겠다!




에스티니앙
누구 마음대로!
사룡의 그림자
큭…… 네 이놈……!
에스티니앙
치, 친구여…… 마지막 부탁이다……!
내가 사룡의 의지를 억누르는 동안……
숨통을…… 끊어다오……!
그만둬…… 소용없어……
나, 나를…… 죽여…… 라……
푸른 용기사로서…… 마지막 의무를…… 다할 수 있게!
알피노
그, 그럴 순 없어!
난 포기하지 않아…… 반드시…… 당신을 구할 거야!











아이메리크
어서 용의 눈을 구름바다로 던져!
……숨은…… 붙어있군…….
아아, 에스티니앙…… 친구여…….
루키아, 당장 치유사를 준비시켜라!
루키아
예!
아이메리크
이 정도는 내게 맡겨다오…….

흐레스벨그
졸개들도 모두 물러갔군.
사룡의 그림자가 사라진 걸 알아차린 모양이다.
아이메리크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위대한 성룡이여.
흐레스벨그
이것으로 맹약은 지켜졌다…….
내 눈의 힘을 잘 끌어내어 사룡의 그림자를 물리쳤구나.
참으로 멋진 솜씨였다.
그자가 목숨을 건질 수 있기를 빈다.
잘 있거라, 인간들이여…….

알피노
전쟁은 끝났네…….
이제 흐레스벨그 말대로
에스티니앙 공의 쾌유를 비는 것만 남았어…….
벨타르두아
이게 누군가! 사룡을 죽인 영웅님 아니신가!
이슈가르드의 은인인 귀공에게
성도의 문은 언제나 활짝 열려있다…….
코몽랑탱
사룡의 졸개는 물리쳤다.
하지만 성도 보수가 끝나지 않으면
진정으로 전쟁이 끝났다고 할 수 없지.
곤델램보
당신이 사룡을 물리친 영웅이시군요!
신전기사단의 일원으로서 감사드립니다!
세골리옹
귀공은 용을 타고 개선한 그 '영웅'을 본 적이 있나?
밤낮으로 위험한 지역에 뛰어들어 시산혈해를 이루고
합동 훈련에서는 이슈가르드군에 가세했다는 그 사람 말이야.
애석하게도 나는 아직 만나지 못했지만……
언젠가 그 사람을 만날 기회가 있으면
덕분에 바깥을 보는 눈이 바뀌었다고 악수를 청하고 싶군.
물론 찾는다고 꼭 만날 수 있는 사람은 아니라더군.
모험가란 게 원체 자유분방한 존재라…….
하…… 이렇게 낭만적일 수가 있을까!
알피노
그때 나는, 밀려오는 고통 속에서…….
아니, 지금은 굳이 말하지 않겠네.
그저 에스티니앙 공의 혼이 버텨내길 믿는 수밖에…….
포르탕 가 사람들
알피노
리오넬……
사룡의 그림자와 정말 잘 싸워주었네.
승리한 것도 그렇지만, 자네가 무사한 게 정말 다행이야.
자네가 없었으면 에스티니앙 공을 괴롭히던
사룡의 그림자를 도저히 떼어내지 못했을 걸세.
이제는 에스티니앙 공의 용태가 걱정이군.
신전기사단 본부에 가서 '루키아' 공에게 확인해보세.
어서 루키아 공에게 물어보세.
루키아
리오넬 공, 알피노 공……
무사히 사명을 완수하고 성룡과 함께 돌아와 주어 고맙다.
사룡의 그림자를 물리쳐준 것도 한없이 감사할 따름이야.
알피노
제가 한 역할은 미미합니다.
사룡의 그림자를 물리친 리오넬과
그림자의 의지를 굴복시킨 에스티니앙 공이 진정한 영웅이지요.
그런데…… 에스티니앙 공은 상태가 어떻습니까?
루키아
……지금은 신전기사단 병원으로 이송되어
병원장인 아벨 경이 직접 진료하고 있다.
아직 의식은 돌아오지 않은 모양이야.
오랫동안 사룡의 그림자에게 몸을 빼앗겼으니
지금은 그저 조용히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귀공들은 포르탕 저택으로 돌아가 쉬는 게 좋겠어.
알피노
하지만……!
루키아
에스티니앙 공 곁에는 아이메리크 님도 계신다.
그가 깨어나면 바로 연락할 테니 안심하고 기다리도록.
포르탕 백작가 사람들도 걱정하고 있지 않겠나?
알피노
……알겠습니다.
그럼, 리오넬……
에스티니앙 공은 신전기사단에 맡기고
우린 일단 '포르탕 저택'으로 가세.
루키아
지금은 일단 포르탕 저택에 가서
포르탕 가 분들을 안심시켜 드리도록 해.


에드몽 드 포르탕 백작
오오, 무사하셨군!
알피노
간신히 살아 돌아왔습니다…….
우리의 영웅이 사룡을 물리쳐 주었지요.
마지막에는, 먼저 간 벗들이 남긴 의지가 저희를 도왔습니다.
아르투아렐
나도 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싸웠지만
결국 영웅에게 완전히 기대는 꼴이었다…….
이슈가르드의 기사로서…… 부끄러울 따름이다.
에마넬랭
누구나가 다 영웅이 될 순 없잖아.
그보다 우리 친구의 위대한 업적을 칭찬해주자고!
이슈가르드를 위해 싸워줘서 고맙다!

아, 그리고 나도 칭찬을 좀 받아야겠어!
이 몸이 제3구역의 대 드래곤 쇠뇌를 지휘해서
놈들을 팍팍 쏘아 맞혔거든!
오노루아
지휘랄까, 고함만 치고 계셨죠, 네.
와이번을 여러 마리 떨어뜨린 건 사실이지만
칭찬은 쇠뇌 사수가 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에드몽 드 포르탕 백작
에마넬랭의 공은 나중에 자세히 따져보자꾸나.
지금은 두 분 다 피곤하신 것 같으니.
방을 마련해두었으니, 일단 휴식을 좀 취하시게.
알피노
각하, 배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만……
저는 다시 신전기사단 본부에 가봐야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에드몽 드 포르탕 백작
자기 몸보다 친구가 더 걱정인 겐가.
알피노 공도 많이 강해졌어…….
그대도 마음이 불안한 눈치인데……
괜찮네. 우리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
어서 푸른 용기사를 보러 가시게.
리오넬 공……
귀공도 에스티니앙 공이 걱정되는 모양이군.
자, 우린 신경 쓰지 말고 어서 가보시게.
에마넬랭
대 드래곤 쇠뇌는 아유나르트 가에서 관할하는
하늘강철 기공방이 제작하고 있어.
이걸 활용해서 성도를 지켰다는 건…… 으흐흐흐흐.
오노루아
다른 건 몰라도, 에마넬랭 님의 근거 없는 낙천성은
본받아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네.
포르탕 가 집사
이슈가르드를 위해 목숨 걸고 싸워주신 것을
저희는 절대 잊지 않을 겁니다.
포르탕 가 청지기
무사히 돌아오셔서 진심으로 기쁩니다.
정말로 고생 많으셨습니다…….
아르투아렐
사룡의 그림자를 물리친 건 기쁜 일이지만
이번 방어전에서는 우리 가문 기병단도 많은 희생을 치렀다.
유족들을 생각하면 무조건 기뻐할 수만은 없어.


루키아
에스티니앙 공은 신전기사단 병원으로 이송됐다.
지금은 병원이 전쟁터나 마찬가지야…….
부상자 치료에 눈코 뜰 새가 없지.
아이메리크
아, 그대인가…….
알피노 공을 찾는다고?
나와 번갈아 가며 에스티니앙을 간병하고 있다.
곁에 있게만 해달라고 사정하니
도저히 거절할 수가 없었어.
성룡의 시련을 치르자마자 이런 격전을 펼쳤으니
알피노 공도 많이 피곤할 텐데…… 고마운 일이야.
에스티니앙에게 좋은 친구가 생겼군…….
최후의 포효
아이메리크
내가 에스티니앙과 친구가 된 건
대략 10년 전 일이다…….
녀석과 난 신전기사단 동기였지.
난 입단했을 때부터 에스티니앙의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고고한 한 마리 늑대와도 같던 그에게 나는 안중에도 없었어.
언젠가 정찰 임무를 나갔다가 대형 드래곤의 기습을 받아
단둘이 살아 돌아오는 경험을 하지 않았더라면
친구가 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당시 에스티니앙은
고향을 짓밟은 사룡에 대한 복수심을 불태우고 있었다.
부모님과 동생의 원수를 갚겠다는 마음뿐이었지…….
아마 그 동생을 닮았던 모양이야.
그래서 알피노 공에게 특별히 기대하고 있었던 것 같다.
알피노 공도 항상 속마음을 꾸밈없이 말하는 에스티니앙이
형처럼 느껴졌던 게 아닐까 싶다.
후후…… 실은 나도 녀석의 투박한 성격에
마음의 평안을 얻은 적이 있어서 알지.
그래서 나는 에스티니앙이…….
신전기사단 전령
아이메리크 총장님!
에스티니앙 공의 몸 상태가……
즉시 병실로 오시라는 전갈입니다!
아이메리크
서…… 설마!?
루키아
큭…….
기도가 닿지 않았단 말인가…….
아이메리크
리오넬 공,
어서 에스티니앙의 병실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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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피노
으…… 흐윽…… 에스티니앙 공…….
에스티니앙
그만 울어, 듣기 거슬린다.

알피노
미, 미안하네.
에스티니앙 공이 무사하다는 걸 알고
안심이 돼서 나도 모르게 그만…….
아이메리크
너무 쌀쌀맞게 굴지 마라, 에스티니앙.
알피노 공과 이 영웅이 널 끝까지 믿고 행동해준 덕분에
이렇게 네가 살아 돌아온 거니까.
에스티니앙
응, 나도 알아.
고맙다, 알피노…… 모험가 친구도…….
성룡 흐레스벨그의 힘을 빌려 사룡을 물리치다니……
역시 '빛의 전사'라고 불릴 만하군.
아이메리크
용서해다오, 에스티니앙…….
나는 친구인 네게 활을 쏘려고 했다.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어.
어떻게 사과해야 할지…….
에스티니앙
됐어, 아이메리크.
이슈가르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였잖아?
넌 항상 침착하고 넓은 시야를 가진 녀석이니까
지금까지 믿고 뒤를 맡길 수 있었던 거다.
어차피 나도 살아날 생각은 하지도 않고
사룡과 함께 죽을 궁리만 하고 있었거든.
그러니까 누구처럼 눈물 콧물 질질 짜지 말라고.
알피노
에, 에스티니앙 공!

에스티니앙
니드호그에게 몸을 빼앗긴 후에도
희미하게 의식은 남아 있었어.
그때 느꼈던 건…… 한없이 어두운 사룡의 감정이었다.
제 몸처럼 아끼던 여동생 라타토스크를
인간의 손에 잃은 슬픔과 절망…… 끝없이 넘쳐나는 원한…….
꼭 거울에 비친 나를 보는 것 같았지.
부모님과 동생이 니드호그 때문에 죽은 후
오로지 복수할 일념으로 용을 사냥해온 나 자신 같았어…….
하지만 그놈과 나 사이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다.
내게는 스승과 친구, 동료가 있었어.
뒷받침해주고, 충고해주고, 이끌어주는 소중한 사람들이…….
하지만 니드호그를 말리는 이는 아무도 없었어.
단지 그 차이…… 사소하지만, 엄청나게 큰 차이다.
놈은, 어떻게 보면 고독했던 거겠지.
쓰러진 사룡의 그림자는 구름바다에 흩어졌다…….
그렇게 바라던 복수를 해냈는데, 속이 후련하지가 않아.
그저 모든 죽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오늘부로 용 사냥은 때려치운다.
어이, 교황 대리님. 푸른 용기사 칭호는 반납하겠어.

아이메리크
에스티니앙…….
병원장 아벨
말을 많이 해서 지친 겁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안정을 취하면 곧 회복될 겁니다.
제가 잘 돌봐드리지요…….
아이메리크
나도 확실히 매듭을 지어야겠군…….



구름길에서 사룡의 그림자와 격전을 치르고 얼마 후
아이메리크 경은 교황 대리로서 한 가지 결단을 내렸다
역대 교황이 천 년 동안 이어온 왕권을 폐지하고
공화제로 이행할 것을 선언한 것이다
이후 이슈가르드의 정치는 귀족에서 선출된 귀족원과
평민에서 선출된 서민원 의원들이 담당하게 된다
정교를 분리하면서도 귀족과 평민을 모두 존중한 개혁안은
철저한 사전 준비 덕분에 별다른 혼란 없이 받아들여졌다
귀족원 초대 의장으로 선출된 자는, 공화제 이행과 동시에
교황 대리를 사임한 보렐 자작, 즉 아이메리크 경이었다
당초 아이메리크 경은 취임을 극구 사양했지만
뜻밖에도 뒤랑데르 백작의 열성적인 설득으로 뜻을 굽혔다
변혁의 바람이 조용히 불어오고 있었다




훗날 치러진 의장 취임식에는 용족도 참석하여
성도의 새 출발에 걸맞은 행사가 되었다
백룡의 등에 올라 창천을 누비는 아이메리크 경을 본 사람들은
용을 타는 '새 시대의 푸른 용기사'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렇게 최후의 포효는 구름 사이로 사라지고
화합의 용시가 새로이 읊어지기 시작했다



아이메리크
구름바다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있던 차에
용에 탄 그대의 모습이 보이더군…….
마중하고 싶어져서 나왔지.
아니, 심각한 고민은 아니야.
교황 대리라는 과중한 직책을 겨우 내려놓았더니
귀족원 의장으로 추대된 내 신세를 한탄하고 있었을 뿐이지.
영웅으로 칭송받으며 숱한 난제들을 떠맡아온 그대 입장이
조금이나마 이해가 갈 것 같기도 하다…….
체제에 정당성을 부여하던 신화가 붕괴했는데도
귀족제를 유지하며 양원제를 채택한 날 경멸하나?
심지어 그 제도의 수장이 되어 다시 정권을 잡은 나를…….
아니…… 그대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건 비겁한 일이지…….
하지만 사람이란 금세 바뀔 수는 없어.
그걸 몸으로 느꼈기에 나는 이 길을 선택한 거다.
인간과 용의 관계처럼, 성도도 조금씩 바꿔나가야 해.
우리 자식 혹은 손자 세대가 더 좋은 선택지를 고를 수 있도록
우리가 길을 터놓아야 하는 거다…….
먼저 죽은 이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말이야.
……아벨 경에게 들은 얘긴데,
에스티니앙이 병실에서 사라졌다는군…….
하여간 제멋대로 돌아다니는 건 여전해…….
언젠가 그대의 여정에서 다시 녀석을 만나면
이렇게 전해주면 고맙겠다…….
너의 고향 이슈가르드를 지키며 기다리겠노라고…….
고맙다, 나의 맹우 리오넬.
알피노 공에게도 안부 전해다오…….
타타루
정말, 정말, 고생 많으셨어용!
포르탕 가 집사
만일에 대비해서 창을 쥐고는 있습니다만,
아, 아직도 떨림이 멈추지 않는군요…….
솔레트
앗, 리오넬 님…….
저, 저는…… 새로 들어온 솔레트라고 합니다…….
죄, 죄송합니다…….
존경하는 영웅님께서 말을 걸어주실 줄은……
생각도 못 하고 있어서…… 그게…….

포르탕 가 청지기
오오, 무사하셨군요……!
알피노
아이메리크 경이 안부를 전해달라 했다고?
후후…… 신임 의장님도 마음고생이 끊이질 않는가 보군.
성도 '이슈가르드'는 새로운 길을 걷기 시작했네.
천 년의 역사와 신앙이 무너진 직후이니
그 길은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겠지.
그래도 미래를 믿고 계속 나아가는 수밖에 없어.
아이메리크 경은 그걸 누구보다 잘 아는 분일세.
자, 우리도 지지 않고 계속 걸음을 옮기세.
'새벽'의 재건, 야만신과 아씨엔 문제……
눈앞에 펼쳐진 길은 험난하지만, 지금은 그저 나아갈 수밖에!
[성도가 새로운 체제로 이행하면서 순환 비공정이 취항했습니다.
이제부터 '이슈가르드 비공정 승강장'과 각 지역을
비공정을 타고 오갈 수 있습니다.]


어둠의 전사
알았다, 블란헤르츠.
이제 철수해도 좋다.
약속한 장소에서 보자고.
아씨엔 엘리디부스
일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는 모양이군.
어둠의 전사
그래, 문제없다.
성가시게 얼쩡대는 쥐들 빼고는 말이지…….

산크레드
어서 이쪽으로!
어둠의 전사
쳇…… 저 자식…….
아씨엔 엘리디부스
내버려 둬라.
우리는 우리의 사명을 완수할 뿐이니까…….

최후의 포효가 멎고 새로운 희망이 창천에 날아오른다
한편 숲속 깊은 곳에서는 아직 어둠이 꿈틀대고 있었다
그대 가는 길에 크리스탈의 인도가 있기를!
에마넬랭
안녕, 친구!
날 만나러 온 걸 보니
성도의 최신 소식이 궁금한가 본데?
근데…… 미안, 지금은 딱히 알려줄 정보가 없어.
성도의 수다쟁이들과 함께 떠드는 것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거든!
오노루아
리오넬 님.
요즘 에마넬랭 님이 대단히 의욕적이신데,
지난 전투에서 뭔가 느낀 바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네.
포르탕 가 집사
아르투아렐 님이 가주가 되신 후로
저택 분위기도 조금 변했습니다.
아, 물론 나쁜 뜻은 아닙니다.
에드몽 님의 뜻을 이어받으면서도
새로운 시대에 맞추어 변화하려는 시도겠지요.
저도 이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포르탕 가 청지기
다녀오셨습니까, 리오넬 님.
음? 이런 인사가 어색하신가요?
백작 작위를 이어받으신 아르투아렐 님은
가장 먼저 저희 하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일족의 맹우'는 항상 가족처럼 맞이해야 한다고요.
-저는 이곳 포르탕 가에서 청지기로 일하고 있습니다.
……예? 제가 하는 일이 궁금하시다고요?
주인님이신 아르투아렐 드 포르탕 백작 각하를 보좌하며
포르탕 가에서 일하는 하인들을 관리하는 것이
저의 주된 직무입니다.
포르탕 가 분들을 모신 지도 벌써 50년이로군요…….
용건이 있으시면 무엇이든 말씀하십시오.
-포르탕 가는 건국 열두 기사의 후예이자
이슈가르드 사대 명가의 반열에 드는
유서 깊은 가문입니다.
리오넬 님도 아시다시피
커르다스 중앙고지의 '용머리 전진기지'도
포르탕 가의 관할이지요.
포르탕 가의 구성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먼저 가주이신 아르투아렐 드 포르탕 각하가 계십니다.
그리고 그분의 아버님이자 전 백작이신 에드몽 님과,
기사로서 임무에 힘쓰시는 동생 에마넬랭 님이 계시지요.
거기에 수많은 기사와 기병은 물론
백 명이 넘는 하인들도 포르탕 가에 충성을 다하고 있습니다.
또한 포르탕 가는 주인님의 방침에 따라
이슈가르드 문호 개방의 필요성을 호소하며
용병과 모험가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왔습니다만……
이번에 주인님께서 여러분을 초대한 이유는
그뿐만이 아닌 것으로 사료됩니다.
리오넬 님께서는
이 이슈가르드의 미래를 바꿀 힘을 가지고 있다……
그렇게 판단하신 것이겠지요.
귀족에서 선출된 의원으로 구성된 귀족원,
평민에서 선출된 의원으로 구성된 서민원…….
앞으로는 이 양원 체제가 성도를 이끌어 나갈 것입니다.
이 개혁의 첫걸음을 지켜보신 후,
제 주인이신 에드몽 님은 정식으로 정계에서 은퇴하셨습니다.
현재는 아르투아렐 님이 포르탕 가 가주이시지요…….
저도 슬슬 물러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했습니다만,
아르투아렐 님께서 강하게 만류하셔서……
계속해서 노구를 이끌고 주인님을 모시고 있습니다.
아르투아렐
아버지가 정식으로 은퇴 의사를 표명하시고
내가 백작 지위를 잇게 되었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지만, 세상 일이란 그런 걸지도 모르지.
지위를 얻는다고 해서 나 자신이
갑자기 딴사람으로 변하는 것도 아니니까.
나는 내 나름대로 올곧게 걸어갈 거다.


타타루
드래곤족이 쳐들어왔을 때, 여러분을 지키려고
오랜만에 마도서를 꺼내들었답니당.
불러낸 카벙클이 어떻게 됐는지는……
부디 묻지 말아주세용…….
알피노
에스티니앙 공은 병실을 빠져나가
어디론가 사라졌다는군.
여행을 떠나기 전에 한마디 해줬으면 좋았겠지만,
그것도 왠지 그 사람답다는 생각이 들어…….
분명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야……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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