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을 그리는 이들
알피노
어디 보자…… 크리스탈 거래 현장은 이 근처일 테고,
남은 건 '알라미고인'이라는 막연한 대상 범위를
어떻게 좁히느냐인데…….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는 자가 있으면
어떻게든 소문이 났을 거야.
여기 리틀 알라미고 주민들에게 이야기를 듣지.
나와 알리제는 마을 서쪽을 조사하겠네.
리오넬, 자네는 동쪽을 맡아주겠나?
나중에 여기에서 다시 합류하세.
시프리드
요즘 이상한 일이 없냐고?
그야 당연히 엄청나게 많이 있었지!
'철가면' 경이라는 최고의 혁명가가 등장했거든!
그 사람이 알라미고 탈환에 보이는 열정은 정말이지,
가슴이 떨릴 정도라니까! 나도 해방군의 일원이 되어
내 손으로 갈레말 제국 놈들을 쓰러뜨릴 거야!
시프리드: '철가면' 경은 알라미고 사람들의 희망이야!
그분과 함께 갈레말 제국의 손아귀에서 고향을 되찾겠어!
테일봇
……이야기를 들으러 다니고 있다고?
글쎄, 지금은 다들 입만 열었다 하면
'철가면' 경 이야기만 하지 않을까?
인기가 엄청나다니까…….
이름 그대로 늘 가면을 쓰고 있는데,
진짜 얼굴은 측근들조차 모른대.
알라미고 해방 운동을 하다 얼굴을 다쳤다는 말도 있고
제국에서 지명수배 중이라는 말도 있어……
다들 멋대로 소문을 지어낸다니까.
'철가면' 경이라…….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 사람을 다들 잘도 따라가네.
난 그런 뜨거운 열정이랑은 안 친하고, 관심도 없어…….
오텔린
뭐……?
별다른 일은 없어.
우리 알라미고 난민은 늘 똑같이 살기 힘들지.
요즘 유명한 '철가면' 경이 하자는 대로 하면
한 번은 접었던 조국 탈환의 꿈이 현실로 다가오려나…….
해방군에는 없는 비책이 있다던데.
젠장, 나도 몸이 조금만 더 회복됐더라면…….
이대로 여기서 쇠약해져 죽느니,
너 죽고 나 죽자는 각오로 해방운동에 참여하는 게…….
알리제
아무래도 이상한 녀석이 나타난 것 같은데…….
알피노
리오넬, 어서 오게.
자네 쪽은 어땠나?
……역시 '철가면'이라는 인물이 화제가 되고 있군.
나와 알리제 쪽도 비슷한 상황이었네.
알라미고 해방운동을 부정할 마음은 없네만
갑자기 활발해진 '철가면'의 움직임은 조금 신경이 쓰이는군.
알라미고를 점령한 갈레말 제국군을 상대로
강수를 둘 정도로 믿는 구석이 있다는 뜻일 테니.
그게 야만신 소환이 아니면 좋겠네만…….
이 마을의 지도자에게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
안면이 있는 자네가 다리를 놔줄 수 있겠나?
아멜롯
나는 군도발드 님이 피나는 노력 끝에 만든
이 '리틀 알라미고'가 꽤 마음에 들어.
그래서 당분간 여기 녀석들을 위해 일하려고.
해방 운동에 완전히 관심이 없는 건 아니지만.
렘핑
해방 운동이 확대되는 건 좋은 일이지만
괜히 '해골단' 놈들을 자극하지 않으면 좋겠는데…….
놈들은 마지막 알라미고 왕…… 폭군 테오도리크의 전 친위대야.
즉, 국민 대부분에게는 본국에 있던 시절부터 원수였지.
같은 고향 사람이라도 놈들은…….
히히라
전 유복한 가정에서 사랑받으며 자랐습니다.
그렇기에 이 거류지의 실태를 알았을 땐
엄청난 충격을 받았죠…….
베럴드
헉…… 헉…….
철가면인지 뭔지, 빨리 좀 편히 살게 해줬으면…….
이기든지 포기하든지…… 둘 중 하나란 말이야…….
왈드하르
알라미고 탈환을 위해 일어선다면 때는 지금이지!
엄청난 순풍이 불고 있다고!
아달린드
우리는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으니까.
일은 할 수 없지만, 칼을 들고 싸울 수는 있어.
아니, 싸워야만 해…… 우리가 있을 곳을 얻기 위해…….
알리제
갈레말 제국이 알라미고를 점령한 지
아마 20년 정도 지났지?
철가면이라는 사람은 지금까지 뭘 하고 있었을까?
알피노
기우였으면 좋겠는데…….

군도발드
모험가여…….
아까부터 우리 동료 이야기를 캐고 다니는 것 같다만
또 불온한 조짐이라도 있는 건가?
……그렇군.
자네들이 신경 쓰는 '철가면' 경은
요즘 알라미고 해방군 내에서 두각을 나타낸 인물이네.
정체는 아무도 모르지만 해방운동에 대단히 열성이고
외국으로 도망친 동지들도 빠르게 끌어 모으고 있어.
바깥에서부터 알라미고를 구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있다더군.
나도 알라미고 사람이니 그를 의심하고 싶진 않지만……
일전에 젊은 녀석들이 날뛰는 걸 막아준
자네의 안목이 확실하다는 것도 아네…….
옳지, '카른의 무너진 사원'으로 가보게.
거기서 철가면 경이 직접 동료를 모집하는 연설을 하니까.
자네 눈으로 직접 확인해 봐.
알피노
흠…… 때마침 잘됐군.
그럼 바로 연설을 들으러 가세.
알리제
그러면 난 여기 남을게.
산크레드랑 엇갈리면 안 되니까.
……부디 조심해서 다녀와.
군도발드
뜨겁게 불타는 마음이 사람을 움직이고, 희망의 별빛이 되지.
하지만 그 별이 비춰준 길이 반드시 옳다고는 할 수 없어…….
우리 알라미고 백성은 그 사실을 모르고 실패를 거듭했네.
길 위에 서 있는 자는 그 실패를 바로잡을 수 없지.
그렇기 때문에 나는 자네 눈을 믿고 싶어.
윌레드도…… 그러길 바랄 게야.
알리제
난 여기서 정보 수집을 계속할게.
……다날란에서 혼자 돌아다니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네.
알피노
좋아…….
연설은 안에서 진행되는 듯하군.
우리도 들어가세.



철가면
다들 알다시피……
20년 전, 우리의 고향 '알라미고'는
강철의 침략자 '갈레말 제국'에 점령당했다.
오랫동안 알라미고를 고통에 빠뜨린 폭군 '테오도리크'를
숙청하고자 내란이 일어났던 게 원인이었지…….
제국은 그 혼란을 틈타 비열하게 우릴 침략했다.
하지만…… 여기 모인 그 누가 하루라도 잊었겠는가!
일찍이 알라미고가 지배했던 기라바니아 땅을,
두고 올 수밖에 없었던 사랑하는 동포를!
비참해진 조국을 떠올려보라!
웅대했던 산맥이 강철 요새로 뒤덮여 겨레의 목숨을 빼앗고,
광활한 대지는 메마르고 갈라져 겨레의 피를 빨아들이고 있다.
국민 중에 힘과 긍지를 가진 자는 끔찍하게 죽임당했다.
힘이라도 있는 자는 강제로 징병되어 타국에 끌려갔고
제국의 총알받이로서 죽어가고 있다.
힘조차 없는 자는 모든 것을 빼앗겼다!
인간의 존엄성마저 짓밟힌 채, 노예처럼 살고 있다……!
원수 같은 가이우스 반 바일사르 총독은 죽었지만
새 총독이 부임했고, 탄압은 나날이 심해져간다.
이제 에오르제아 국가들의 도움을 기다릴 시간이 없다.
놈들은 입으로만 약속을 늘어놓지만
이득 없는 싸움이라 보고 있으니, 절대 도와주지 않을 것이다!
지옥이 된 고향에서 기회를 노리는 친구를 위해, 가족을 위해!
우리는 지금 일어나야 한다.
이번에야말로 조국을 되찾겠다고 굳게 다짐하자!
자, 나와 함께 갈 사람은 대답하라!
우리가 그대들의 긍지에 걸맞은 힘을 주겠다.
기라바니아 산줄기에 조국의 깃발을 다시 한번 드높이자!
알피노
긍지에 걸맞은 힘이라…….
점점 더 의심스러운걸.
……어?
저 두 사람은………….

이다
말도 안 돼……!
둘 다 어떻게 여기 있어……!?
알피노
이다, 파파리모!
무사했군……!
파파리모
깜짝 놀랐어.
설마 이런 데서 만날 줄이야.
……다시 만난 걸 기뻐하기엔, 장소가 안 좋아.
일단 자리를 옮기자.

이다
설마 리오넬하고
이런 곳에서 만나게 되다니!
파파리모
더 늠름해진 것 같은데?
다들 무사히 만나서 다행이야.
알피노
이다, 파파리모……!
무사해서 정말 다행일세……!
이다
알피노 님, 리오넬 너도!
틀림없이 다들 무사할 거라고 믿었지만 말이야!
파파리모
'새벽'의 지명수배가 풀리고
크리스탈 브레이브가 해체됐다는 이야길 들었거든.
너희가 애 많이 썼겠구나 생각했어.
알피노
알고 있었군……!
그렇다면, 왜 바로 돌아오지 않았지……?
파파리모
우리는 승전 축하연에서 도망친 후
예전 연줄에 의지해서 알라미고 해방군에 의탁하고 있었어.
이다
그래서, 그때 숨겨준 은혜를 갚으려고
해방 운동을 돕고 있었는데……
설마 몰랐어?
파파리모
'새벽'의 혐의가 풀렸다고 들었을 때
우리 상황을 적은 편지를 보냈는데…….
링크펄은 도망치는 도중에 망가졌거든.
그런데 너희 반응을 보니
편지는 못 받은 모양이네.
이다
믿을 수 있는 애한테 맡겼는데…….
해방군 내부 검열에 걸렸나 보다.
'그 사람'은 '새벽'이 개입하는 걸 탐탁지 않게 여기니까.
알피노
'그 사람'……?
철가면 경을 말하는 건가?
도대체…….
그자는 어떤 인물이지?
아까 그 연설은 무척이나 열성적이던데…….
파파리모
으음, 아쉽지만 연설한 사람은 대역이야.
해방군 일원으로서 협력 요청을 받았을 때
본인을 만난 적이 있는데…… 다른 사람이더군.
진짜 철가면은 무척 조심성이 많은 사람이라
사람들이 바글거리는 곳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다들 가면 쓴 얼굴 밖에 모르니 알아채는 사람도 없어.
이다
서로의 목숨을 책임지는 동료한테도
정체를 안 밝히는 건 좀 그렇지 않아?

아, 아니, 내 가면은 그런 거 아니야!
하여튼 철가면은 해방군 내에서 엄청 인기가 많아.
우린 동료를 이대로 철가면한테 맡겨도 될지 가늠하려고
연설을 들으러 온 거고.
파파리모
결과는……
본인이 나오지 않은 시점에서 말 다 했지 뭐.
……그런데 너희는
무슨 일로 철가면의 연설을 들으러 온 거야?
이다
뭐어!?
야만신 소환용 크리스탈이
그 자식한테 갔을지도 모른다고!?
파파리모
알라미고 해방군 쪽엔 그런 계획은 없었지만……
철가면이라면 단독으로 움직일 수 있으니까.
그가 은연중에 드러내는 비장의 무기가 뭔지
우리도 예전부터 마음에 걸렸거든.
……야만신 소환도 가능성이 없진 않아.
이다
우리도 그 조사에 끼워줘!
철가면이 못된 계획을 꾸미고 있는 거라면 꼭 밝혀내야 돼!
파파리모
그래, 당연히 그래야지.
우리도 다시 '새벽의 혈맹' 활동에 복귀하겠어!
이다
철가면 그 자식……
진짜로 알라미고 탈환에 야만신을 이용할 작정이면
절대로 용서 못 해!
알피노
생각지 못한 방해도 있었네만, 두 사람과 재회해서 다행일세.
타타루에게도 속히 이 사실을 알려두겠네.
우선 힘을 합쳐 이 사건부터 해결하세!
진정한 혁명가
파파리모
나한테 진상을 밝힐 좋은 생각이 있어.
오랜만에 공동 작전을 펴보자.
대역은 진짜 철가면에게 지시를 받는 존재야.
진짜는 행방을 알 수 없으니,
먼저 대역을 추궁하는 게 좋겠지.
하지만 사람들 이목은 피해야 해.
어떻게든 그자를 우리 쪽으로
유인해야 하는데…….
그래서 말이야.
리오넬과 알피노 님은 난민으로 변장하고
인적 드문 곳에서 기다려줬으면 좋겠어.
나랑 이다가 해방군에 소속된 점을 이용해서,
연설이 끝나면 대역을 그리로 데리고 갈게.
해방운동에 관심 있는 사람이 있으니 만나달라고 하면서 말야.
난민으로 변장하는 건 리틀 알라미고에 있는
'테일봇'이라는 청년에게 알아봐.
이 동전이 든 가죽주머니를 주면 말이 통할 거야.
알피노
알겠네.
그럼 작전을 시작하지!
이다
철가면 대역을
꼭 너희한테 데리고 갈게!
알리제
철가면에 대해 알아낸 건 있어?
산크레드는 아직도 안 온 것 같아.
군도발드
알라미고 해방을 위한 움직임은 몇 번이나 있었지만,
강대한 제국의 힘에 매번 무너졌지.
하지만 이번에는 알라미고인에 국한되지 않고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줄지도 몰라.
……자네가 찾아온 걸 보고 그렇게 예감했네.
알피노
저 사람이 테일봇인 것 같군……
정말 난민 분장을 도와줄까?
테일봇
……또 너냐?
난민으로 분장하고 싶다니……
그걸 왜 나한테 말해? 놀리는 거야?
-동전이 든 가죽주머니: 파파리모가 준 묵직한 가죽주머니.
아…… 파파리모 씨 소개로 왔다고?
그러면 뭐, 돈도 받았고 하니
촌스럽고 지저분한 옷 두 벌 정도는 내줄게.
자, 여기.
낡은 양치기 튜닉이랑
낡은 양치기 일자바지야.
난민으로 변장할 거면 낡은 양치기 튜닉하고
낡은 양치기 일자바지를 입어.
돈은 넉넉히 받았으니까 잃어버리면 또 줄게.
알피노
이 옷을 입는 건가…….
변장까지 하게 되다니, 긴장되는군…….
그럼 바로 갈아입도록 하세.
다 갈아입으면 지도에 표시된 곳에서 합류하지.
알피노
리오넬……?
옷을 갈아입지 않으면 철가면의 대역이
경계할 걸세.
낡은 양치기 튜닉과
낡은 양치기 일자바지를 입고 다시 모이세.
혹여 옷을 잃어버렸으면 테일봇에게 말하고.
아, 벌써 다 갈아입었군.
나도 제법 어울리지 않나?
어딜 어떻게 봐도 경계할 수가 없는 알라미고 난민 아닌가!
그럼 여기서 이다와 파파리모가
철가면의 대역과 함께 오기를 기다리세.
자연스럽게…… 자연스럽게………….

철가면
안내 수고했네…….
알라미고 해방 운동에 관심을 가진 용사가 있다고 들었다.
그게 자네들 맞나?
알피노
네…….
저희는 여러분의 활동에 관심이 많습니다.
알라미고 해방군은 무기나 인원 면에서 제국군에 밀립니다.
그래서 무모한 싸움은 피해왔죠. 동지를 잃을 뿐이니까요.
그런데, 철가면 님의 말씀은 조금 다르더군요.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당신들은 알라미고 해방을 위해
야만신의 힘을 사용하려는 것입니까?
그 때문에 이슈가르드 쪽 밀수범을 통해
크리스탈을 대량으로 입수했지요…….
우리 동료가 이미 그 밀수범을 붙잡았습니다.
이다
솔직히 대답해줘.
그쪽이 대역이란 것도 다 알고 왔으니까!

철가면
……그런가.
소문으로만 듣던 '새벽' 사람들이었군.
그렇다면 숨길 수도 없겠어…….
철가면의 대역
네 말대로 난 철가면 경의 대역이다.
'진짜' 철가면 경의 지시를 받아
이 땅에서 크리스탈을 넘겨받았지.
그렇지만 우리 손으로
야만신을 소환하려는 것은 아니다.
……아말쟈족하고 거래를 했거든.
그들에게 야만신 소환에 필요한 크리스탈을 주고,
대가로 알라미고 해방을 위해 용병을 빌리기로 했다.
이다
야만신이 소환돼도 자기들만 좋으면 된다는 거야?
너무 막 나가잖아……!
남을 해치면서까지 목적을 이뤄봤자,
피해를 본 사람한테 보복당할 뿐이야.
그런 식으로는 영영 알라미고를 해방시킬 수 없어!
철가면의 대역
허울 좋은 소리로군…….
그렇게 겁부터 집어먹으니까 해방이 되지 않는 거다!
손에 피 한 방울 묻힐 각오도 없이
20년 동안 되찾지 못한 조국을 찾을 수 있겠나!
철가면 경은 진심으로 투쟁을 각오한 혁명가시다!
파파리모
……크리스탈이 어디로 갔는지,
너희 말만 듣고 어떻게 믿지?
철가면의 대역
아말쟈족 요새에 직접 쳐들어가 보지 그러나?
운이 좋으면 신이 소환되기 전에 되찾을 수도 있겠지.
그래도 정 우리가 의심스럽다면,
우리 거점인 야영지까지 함께 가서
크리스탈이 있는지 살펴봐도 좋다.
파파리모
알라미고 해방군에 대해서는 내가 좀 알아.
나랑 이다가 야영지를 살펴보러 가도 될까?
철가면의 대역
그럼 이들을 야영지로 안내하마.
그런데…… 혹시 당신이 '새벽'의 영웅인가?
아아…… 역시 그랬군………….
철가면 경을 따르는 이들 중에는 당신의 도움을 받고
그 덕분에 용기를 얻어 성전에 뛰어든 이도 적지 않다.
나 또한, 검은장막 숲 채석공방에 있을 적에
당신이 약을 가져다준 덕에 목숨을 건졌지.
……아마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말이야.
수많은 알라미고 난민을 대신해 다시 한번 감사한다.
좌절한 사람들을 이끌어주었으니, 당신은 진정한 영웅이야.
부디 우리 싸움을 지켜봐다오.

파파리모
언제까지 꽁해있을 거야?
……한마디도 못 받아친 게 분하면,
저놈들 대신 네가 해방 운동을 이끌어 보든가.
이다
그건………….

파파리모
어쨌거나 철가면 일당이 움직이면서
오랫동안 멈춰 있던 알라미고 문제도 다시 불거지게 됐어.
일이 시작되려는 지금 이때 행동해야
파문을 일으키고, 흐름을 바꿀 수 있을 거야…….
이제는 너도 결단을 내려야 돼.
……파트너로서 해줄 말은 이것밖에 없다.
자, 가자.
알피노
철가면의 대역은 자네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고 했네.
자네는 혹시 짚이는 바가…………
아니, 내가 굳이 알아야 하는 일은 아니군.
지금까지 모험을 이어온 자네 자신만이
판단할 수 있는 일도 있을 테니.
다만…… 나도 이렇게 함께 행동하게 되면서
눈앞에 놓인 문제들과 하나하나 싸워온 자네 모습을 보았네.
결과가 어떻게 되든…… 나는 자네를 존경해.
자네가 가는 길이라면, 함께 가겠네.
그들의 음모를 쳐부수세.
뒤얽히는 숙명
알피노
그럼 이제 아말쟈족 요새……
자하라크 진영을 살피러 가볼까.
그러려면 우선 알리제와 합류하는 게 좋겠네.
옷을 갈아입고 리틀 알라미고에서 만나세.
역시 늘 입던 옷이 제일 편하군…….
자네도 다 갈아입었나?
산크레드
여어, 리오넬.
늦어서 미안해.
알리제
고생 많았어.
보다시피 난 산크레드랑 합류했고.
……그쪽은 어땠어?
산크레드
이다랑 파파리모를 만났다고!?
알라미고 해방군에 있었다니…… 그랬군…….
아무튼 두 사람이 무사해서 다행이야.
그나저나, 크리스탈이 자하라크 진영에 있다고…….
귀찮은 곳에 가져다 놨네.
늦게 온 만큼 일할 준비는 완벽한데……
지금 당장 갈 거야?
알피노
음, 때를 놓칠 순 없네!
우선 '자하라크 진영' 입구로 가세.
상황을 살펴본 다음, 다 같이 들어가지!
수상한 남자
철가면은 지시대로 움직였는가…….
준비된 무대에 모든 배우가 모였으니…….
이제, 개막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비책은 성취될지어다.
어느 쪽이든 기회는 단 한 번…….
이 몸을 비장의 무기로 삼아, 반드시 승리로 이끌겠습니다.
……여러분도 잘해주셔야 합니다.

알리제
……조금 긴장되지만 괜찮아.
가 브 같은 아이가 더 생기기 전에 크리스탈을 탈환하자.
산크레드
지금으로선 크게 소란스럽진 않은데.
소환 의식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건가……?
알피노
흠…… 밖에서 보기에 별다른 일은 없는 듯하군.
일이 일어날 만한 곳이라면, 야만신 '이프리트' 소환이 진행될
요새 가장 깊은 곳…… 제단 쪽이겠지.
리오넬, 전투 준비는 끝났나?
야만신이 소환되기 전에, 자하라크 진영으로 돌입하세!
[여기서부터 이야기가 급진전되며
퀘스트 전투에 이어
동영상이 연속으로 재생됩니다.
모든 동영상이 끝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충분한 플레이 시간을 확보하신 후에
다음 단계로 넘어가실 것을 권장합니다.]

산크레드
……이상하군.
제단 근처인데 경비가 너무 허술해.
알리제
아말쟈족이 게으름 피우는 건 아닌 것 같네.

어둠의 전사
어이…….
지각하는 버릇은 여전하군, 애송이들.
알피노
이건…… 너희들 짓인가……?
대체 왜……!
어둠의 전사
아씨엔 놈들은 야만신 토벌만 지겹게 시켜서
야만족을 절망에 빠뜨린 다음
'새로운 신'을 부르게 하려는 모양인데…….
우린 그렇게 귀찮은 방식은 관두기로 했어.
일단 시간이 별로 없거든.
이 세계의 '빛의 전사'인 너만 죽이면,
에오르제아 전체가 단번에 혼란에 빠지겠지.
제1세계의 모든 생명을 위해……
죽어줘야겠다!
산크레드
이봐, 너희한테 빚이 있는 건
저 녀석뿐만이 아니라고!
알피노
어림없다!
카벙클 옵시디언!
어둠의 사냥꾼
아~, 이번엔 꼭 끝장내고 싶었는데.
근데 저 아이는 괜찮을까?
알피노
알리제!!
알리제
괜찮아…….
발목 잡지 않겠다고…… 약속했잖아.
미안하지만……!
난 똑똑한 오빠랑 다르게
머리보다 몸이 먼저 움직이거든.
여행 중에 익힌 비장의 무기를 보여주지.
예전에 나를 진실로 이끌어준 사람처럼……
이번엔 내가 에오르제아의 검이 되겠어!


어둠의 전사
덤벼라!
자아……
이제 끝이다.


알피노
이건…… 사슬이 풀렸잖아……!?
어둠의 전사
……무슨 짓이냐.
우리까지 배신할 셈인가?
수상한 남자
저는 제 방식대로 할 뿐입니다…….
그리고 배신이란 믿음을 저버릴 때나 쓰는 말이지요…….
제1세계에 사는 자들의 영혼을
이 원초세계로 옮기는 것이 진정한 구원입니까……?
당신들은 진심으로 그렇게 믿으십니까?
알피노
이 목소리는……!
위리앙제?!

위리앙제
죄송합니다…….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 잠시 어둠에 숨어들었습니다…….
알리제
바보…….
혹시, 진짜로 배신했으면 어쩌나 하고
조금 걱정했잖아…….
변명은 나중에 실컷 들어줄게.
어쨌든 지금은…… 우리 편인 거지?
위리앙제
네, 물론입니다.
……무엇이든 명하십시오.
어둠의 전사
머릿수는 같아졌군.
좋아…… 한꺼번에 처리해주마.
어둠의 마인
……알겠다.
알리제
쟤들, 강력한 기술을 쓰려나 본데,
나한테 생각이 하나 있어.
모두 나한테 힘을 모아줘.
저쪽 기술이 발동하기 전에 에테르를 이 칼에 담아
'빛의 검'을 만들어서 한 번에 베는 거야……!
나 혼자서는 위력도 너무 약하고,
만들 시간도 부족하지만……
다 함께 힘을 합치면, 충분히 해볼 만해.
간다……!



알피노
알리제!
괜찮니……!?
알리제
힘이 하나도 없지만…… 괜찮아…….
다들 도와준 덕분이야.
산크레드
……승부는 났다.
너희는 이 녀석을 못 죽여.
어둠의 전사
글쎄, 과연 그럴까……?
우리도 이대로 끝낼 수는 없거든…….
우리가…… 어떻게 경계를 뛰어넘어
이 원초세계로 왔는지, 생각해본 적 있나……?
산크레드
크리스탈……!?
설마, 아씨엔처럼 죽지 않는다는 거냐……!
위리앙제
그렇습니다…… 아씨엔이 어둠 크리스탈로
자신의 혼을 '차원의 틈새'로 보내 죽음을 면하듯이……
저들은 빛의 크리스탈을 써서 혼을 이동시키지요…….
어둠의 전사
흥, 친절하게 설명해줘서 고맙군…….
그 말은 즉, 우리도 아씨엔처럼 불사신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한 번 졌다고 끝난 게 아니야!
알피노
잠깐!
그 방법을 쓰려면, 원래 세계에서
혼을 담는 그릇인 육체가 죽음을 맞이해야만 해.
너희들, 설마……!
어둠의 전사
……그래.
우리는 우리 세계를 구하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빛의 전사'라는 이름을 짊어졌기 때문이 아니야.
처음엔 그저, 여행하다 만난 사람들을
조금씩 도와주곤 했을 뿐이었지…….
그런 인연이 쌓여가다 보니, 어느새 '영웅'이라 불리게 됐고……
수많은 소망에 떠밀려 끊임없이 싸우고 또 싸웠어.
그런데 이 꼴을 봐라. 우리가 이겼기 때문에,
세계는 빛에 휘말렸고, 무로 돌아가게 됐어……!


도대체 왜…….
그런 결말을 보려고 애써 싸운 게 아닌데……!
넌, 너라면 알겠지…… 알아야지!
우리가 세계를 그렇게 만들었으니까……
우리만은, 무슨 일이 있어도 포기하면 안 되잖아……!

어둠의 마검사
네 말이 맞아…… 아르버트…….
이 정도 아픔은, 죽을 때의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냐.
어둠의 도사
몇 번이든 싸우겠어요.
머나먼 고향에 있는 동료들이……
최소한의 구원이라도 받을 수 있도록.

위리앙제
이토록 탄식이 깊을진대, 또다시 희생을 거듭하는 것은
제 스승님께서…… 아니, 저 자신이 용납할 수 없습니다.
바야흐로 만사의 실을 엮어 새로운 길을 놓을 때입니다……!
당신이 가진 빛의 크리스탈을 들어 올리십시오!
자, 어서……!




알피노
여기는……?
산크레드
이 목소리는, 설마……!
위리앙제
하이델린이여……!
두 세계에 있던 빛의 크리스탈로
당신에게 힘을 돌려드렸습니다…….
지금이라면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의 사도를……
민필리아를 해방하십시오!

알피노
민필리아……!


민필리아
제1세계의 빛의 가호를 받은 자들이여.
나는 하이델린의 사도……
말하자면, 빛의 조정자입니다.
내가 제1세계로 건너가
지나치게 강해진 빛을 바로잡겠습니다.
그러면 빛이 범람하는 것도 막을 수 있을 거예요.
어둠의 전사
그런 헛소리를…… 이제 와서 믿으란 말이냐!
하이델린 따위……
우리 기도에는 대답도 안 했으면서!

민필리아
미안해요…….
조디아크가 아씨엔을 통해서만 간섭할 수 있듯이,
하이델린도 '빛의 범람'을 직접 막을 수는 없어요.
하지만 여러분이 쇠약해진 하이델린에게 힘을 준 덕분에,
그 일부였던 내가 이렇게 사도로서 분리될 수 있었어요…….
당신의 탄식도, 기도도, 하이델린 속에서 듣고 있었어요.
걱정 마세요…… 제1세계를 결코 멸망하게 두진 않겠어요.
위리앙제 씨……
여기까지 모두를 이끌어줘서 정말 고마워요.
위리앙제
……당신 소식을 들었을 때 눈치 챘습니다.
별의 일부가 된다는 것은, 별의 힘을 얻는다는 뜻…….
자신의 무력함을 한탄하던 당신이, 마침내 힘을 얻었다는 것을.
저는 아씨엔을 만나서 제1세계에 생긴 일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깊은 슬픔에 빠진 그들을……
우리의 미래 모습일지도 모르는 그들을 구하고 싶었습니다.
고민 끝에 도달한 결론이…… 바로 이것입니다…….
더욱 많은 크리스탈의 힘을 한자리에 모으기 위해
'빛의 전사'끼리 싸우도록 유도한 것이지요…….
제 선택에 확신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당신이 원초세계로 돌아올 가능성을
영원히 빼앗을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요.
알피노
그럼…… 설마……
처음부터, 별의 힘을 얻은 민필리아를
제1세계로 보낼 작정이었나……!?
위리앙제
저는 마음 착한 당신을 세계와 맞바꾸려는 것입니다.
……감히 동의를 구할 수도 없는, 파렴치한 선택이지요.

민필리아
나는 여러분과 함께하면서 세상의 강인함과 슬픔을
듣고, 느끼고, 생각했어요…….
그러니, 이제는 나 자신의 생명을 걸고 역할을 다하고 싶어요.
산크레드
……혼자서 갈 셈이야?
민필리아
산크레드…… 항상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요.
아버지도 나를 오랫동안 돌봐준 당신에게
정말로 고마워하실 거예요.
당신에게 애정을 넘칠 만큼 받았으니,
이번에는 내가 남에게 나눠주어야죠.
……멀리 있어도, 마음은 그렇게 이어질 거예요.



산크레드
……너라면 할 수 있어.
나 참, 몰라보게 변했다니까.
그 작았던 꼬마 아가씨가 말이야…….
민필리아
여러분 역시……
하이델린 안에서 계속 보고 있었어요.
'새벽'의 등불을, 희망의 불씨를 지켜줘서 고마워요.
내가 가지고 있던 루이수아 님의 지팡이, '투프시마티'예요…….
이 세계의 진실도, 어둠의 위협도 아직 다는 드러나지 않았어요.
부디 조심해서…… 당신이 믿는 길을 나아가세요.


어둠의 마인
우리가 가진 빛의 크리스탈은 힘을 소진했다.
어차피 손쓸 방법이 없다면……
한번 믿어보는 게 너답지 않나?
어둠의 전사
이봐, 하이델린의 사도.
……너를 믿는 대신, 부탁이 하나 있다.
우리 영혼도 제1세계로 데려가 줘.
그곳에는 우리 모험의 모든 것이 있다……
소중한 고향이야.
애송이였던 건 피차일반이었어.
그러니 우리의 과거와도 같은 네게 말해두겠다.
중요한 건 빛이냐 어둠이냐가 아니라…… 너 자신의 의지야.
일이 이렇게 된 마당에, 내가 할 말은 아니지.
그래도…… 반드시, 우리와는 다른 미래를 손에 넣어라.
민필리아
배웅을 받는 입장이 되니, 어쩐지 기분이 이상하네요.
당신은, 언제나 역경을 뛰어넘고 돌아와
미래를 개척해 주었죠…….
그러니까 나도 사명을 완수하고 돌아올게요.
언젠가 이 별을 진정으로 슬픔에서 해방할 수 있게……
방법을 찾았을 때 꼭 다시 만나요.





사랑해줘서 고마워요. 나도 사랑해요 라민



산크레드
……………….
위리앙제
제 독단으로 벌인 일……
용서받으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질책하신다면 얼마든지 받겠습니다…….
알리제
외부인이나 마찬가지인 내가
아는 척할 상황이 아니잖아.
……알피노랑 얘기해봐.
알피노
남부 다날란…….
민필리아가 안전한 곳으로 보내준 건가…….
리오넬, 제1세계로 간 그들 앞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육신을 잃은 어둠의 전사들은, 아마도 이미…….
……그래도 나는, 무언가를 지키려고 했던
그들의 의지를 기억하고 싶네.
그리고, 민필리아의 결의도.
혼을 계승하는 자
알피노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할지 생각해야겠군.
산크레드
리오넬, 알피노 님.
난 다시 자하라크 진영으로 가서 크리스탈을 찾아올게.
경황이 없어서 회수 못했으니까.
괜찮아, 그렇게 큰 소동이 일어났으니
아말쟈족도 소환 의식을 치를 정신은 없을걸.
어지러운 틈을 타 목표물을 슬쩍하는 건 혼자서도 충분해.
알피노
그래도, 산크레드…….
산크레드
……그냥, 지금은 혼자 있게 해달라는 뜻이야.
회수랑 뒤처리가 끝나면 '돌의 집'으로 갈게.
알피노 님은 이다랑 파파리모를 부탁해.
알피노
……여긴 산크레드에게 맡기기로 하지.
이다 일행이 조사를 마치고 돌아왔을지도 모르니
나는 먼저 '리틀 알라미고'로 가겠네.
알리제
리오넬, 고생 많았어.
당신 덕분에 나도 한 방 시원하게 날릴 수 있었어.
……정말 고마워.
위리앙제
……알리제 님, 이번 일이 다 제 계획이라는 것을
언제부터 알고 계셨습니까?
알리제
어둠의 전사를 쫓다가 구브라 환상도서관에서
당신과 아씨엔이 얘기하는 걸 봤어.
……당신은 옛날부터 남한테 얘기하는 게 서툰 데다
도와달라는 부탁도 못하잖아.
그래서 단순히 배신한 게 아니라
뭔가 꿍꿍이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
……내 예상이 빗나가지 않아서 다행이야.
위리앙제
그러셨습니까…….
상대가 아씨엔인 만큼 신중하게 계획했습니다만……
큰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습니다…….
알리제
사과할 필요 없어.
당신의 행동이 결과적으로는
희생을 최소화하고 많은 목숨을 구한 셈이니까.
……그래도, 그 계획 때문에 희생된 사람이 아예 없는 건 아냐.
그러니까 나는 당신을 칭찬하진 않을 거야.
리오넬, 뒷일을 맡겨도 될까?
아직 조금…… 큰 기술을 쓴 영향이 남아서 말야.
조금 쉬었다가 당신들 거점으로 갈게.
위리앙제
……부디 제가 곁에서 모시게 해주십시오.
'돌의 집'으로 가실 때도 안내하겠습니다.

알피노
두 사람에게도 민필리아 이야기를 해줘야겠지.
이다
아, 왔구나~!
우리도 조사 다 끝났어!
파파리모
어서 와, 리오넬.
다들 조사하느라 고생 많았어.
우린 철가면 일당이 머무는 야영지를 조사했지만
놈들이 말한 대로 크리스탈은 없었어.
……자하라크 진영 쪽은 어땠어?
알피노
실은…….

이다
말도 안 돼…….
민필리아한테 그런 일이……!
알피노
솔직히 나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
다만…… 그들의 결의를 마지막까지 지켜본 이상,
이대로 멈춰설 수는 없어.
파파리모
……알피노 님, 리오넬.
우리도 정식으로 '새벽'에 복귀해도 될까?
우리가 없는 동안 일어난 일을 확실하게 알고 싶어.
거기다 이번 철가면 일도 있고……
놈을 쫓으려면 해방군 외부에서 살펴보는 편이
실마리가 더 잘 보일지도 몰라.
이다
응, 맞아! 나도 그러고 싶어!
오랜만에 다들 보고 싶기도 하구!
알피노
그래, 그렇게 하게.
타타루와 다른 사람들도 자네들이 돌아오길 기다렸다네.
이런 상황인 만큼 밝은 모습을 보여주게나.
군도발드
당신…… 설마, 이다 님이십니까……!?
아, 틀림없군요……!
당신이 살아 계셨다니요……!
이다
아…… 응……?
군도발드
기억 안 나십니까? 저 군도발드입니다.
예전에 폭군 테오도리크에게 반기를 들고
혁명군이 되어 당신 아버님과 함께 싸웠지요.
20년 전, 조국이 함락된 그날 이후로
이곳에 알라미고 난민의 거처를 마련하고
해방운동에 참여했습니다.
당신과 함께 활동한 적도 몇 번 있었습니다.
몇 년 전부터 뵙지 못해 걱정했습니다만……
그때 그 모습 그대로, 조금도 변하지 않으셨군요.
이다
아, 아…… 응!
걱정 끼쳐서 미안해요!
지금은 '새벽의 혈맹'이랑 같이 활동하고 있어요.
그래서…… 그, 좀…… 앞에 나서서 움직일 수가 없거든요.
그래도 잘 지내요, 괜찮아요!
그, 그럼 난 먼저 '돌의 집'에 가 있을게!
다들 너무 보고 싶다!
파파리모
……미안하군.
이다도 여러가지로 사정이 있어서.
옛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하지.
우리도 '돌의 집'으로 가자.
이다…….
두꺼운 가면 밑에 중요한 사실을 숨긴 건
너도 철가면과 똑같아…….

군도발드
이다 님의 부친은 혁명군을 이끌던 분이셨지.
폭군 테오도리크의 압제에 견디다 못한 사람들을 모아
자유를 위해 일어선 의인이셨네.
아버님이 제국군과의 전투에서 돌아가신 후에도
이다 님은 적극적으로 알라미고 해방운동을 도우셨어.
나는 이렇게 늙었지만, 이다 님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더군.
쿨테네
이다 님 일행과 재회를 축하하고 싶어도
임무로 자리를 비운 동료들이 많아서…….
황토 바위네는 돌아올 때가 됐습니다만.
빛바랜 바위
리오넬 님!
이다 님과 파파리모 님을 드디어 찾으셨군요!
두 분 다 조금 전에 도착하셔서
지금은 옷을 갈아입으러 가셨습니다.
무사히 다시 만나니, 감개가 무량합니다!
프라민
……어서 와요.
그 아이 일로 나중에 이야기할 것이 있다고
알피노 님이 그러더군요.
전 괜찮아요…….
그 아이의 마음만은, 함께 있을 테니까…….
호우메이
이질도르 공은 여기에 없네.
그분은……………… 애석하게 되었어.
알피노
어서 오게, 리오넬.
조금 전에 산크레드에게 연락이 왔네.
무사히 크리스탈을 회수했다더군.
그걸 아이메리크 경에게 반환한 뒤에 합류하겠다고 하네.
……이번 일은 완전히 마무리된 셈이군.
조사에 협력해준 야슈톨라와 쿠루루 선배에게도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여기 모여달라고 부탁했네.
모두 모이면 '새벽의 방'에서 앞으로의 계획을 논의하지.

이다
……진짜 오랜만인 것 같아.
이렇게 '새벽의 방'에 다 같이 모인 건
문브뤼다 일 이후로 처음이지……?
파파리모
그때랑은 모인 인원이 좀 다르지.
남아 있는 사람도…… 그날 그대로는 아닐 거야.
알피노
먼 곳에서 싸우고 있을 민필리아를 포함해……
울다하에서 열린 승전 축하연에서 실종됐던 사람은
이제 모두 소재를 파악한 셈이군.
타타루
'눈의 집'으로 도망쳤을 땐 꺼질 뻔했던
'새벽'의 등불이, 드디어 이만큼 살아났네용……!

알피노
그래, 그렇고말고.
하지만…… '새벽의 혈맹'은 예전 모습으로 돌아가진 않을 걸세.
나는 용시전쟁을 돌아보는 여행에서
많은 친구들을 만났고, 도움을 받으면서 깨달았어…….
명분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길을 따라 가야 한다는 것을.
앞으로는 '새벽'도 각자의 소망과 함께하길 바라네.
똑같이 에오르제아를 구원하고자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품은 생각이나 선택한 길은 다를 수 있겠지.
야슈톨라
조직이라기보다는, 서로 협조하는 관계라고 볼 수 있겠네요…….
괜찮은 생각이에요.
저는 앞으로도 세상의 진리를 찾아서
야만신이나 고대의 신을 조사하려고 해요.
그쪽 일은 저한테 맡기세요.
그래서 말인데, 앞으로도 도움을 부탁할 수 있을까요……?

쿠루루
그게…… 난 샬레이안에서 잠깐 도와주러 왔을 뿐이야.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는데…….
지금은 이 땅에서 벌어지는 싸움을 끝까지 지켜보고 싶어.
민필리아의 친구로서도 말이지.
그러니까…… 새삼스럽지만 '새벽'의 동료로 받아줄래?
알피노
물론이지요.
다시 한번 환영합니다, 쿠루루 선배.
산크레드
위리앙제.
아씨엔 조사는 계속 너한테 부탁해도 될까?
위리앙제
제 뜻은 변함없으나…… 그것은 도리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저는 이번 일로 여러분을 속이고…………
산크레드
어허, 거기까지만 해.
민필리아의 결심에 찬물 끼얹지 말라고.
나는 그녀가 남긴 세계를 지키고,
그 속에 숨어 있는 '별의 슬픔'이 뭔지 알아야겠어.
그걸 위해 네가 머리, 내가 손발을 맡아 움직이는 게 어때?
위리앙제
기꺼이 맡겠습니다…….
그건 틀림없이 제가 해내야 할 책임이니까요.
어둠을 없애고자 떠나간 문브뤼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도…….
이다
그럼 우린 알라미고 해방 운동이 어떻게 되어가는지
조금 더 살펴볼게.
이번에 철가면이랑 아말쟈족 거래 사건도 있었고,
알라미고에 부임한 새 총독이 위험한 놈인 것도 사실이니까.
내버려 둘 수 없지 않겠어?
알피노
알리제, 너는 어떻게 할래?

알리제
조직 같은 건 지금도 딱 질색이야.
그래도 새로운 '새벽'이라니 나쁘지 않네.
……당신도 있을 거고.
아, 그런데 웬만하면 '알리제 님'이라고 부르지 마.
난 할아버지 손녀로서가 아니라,
나 스스로 원해서 여기에 있는 거니까.
알피노
……그 점에 대해서는 나도 부탁하네.
내가 그런 배경 없이도 동료로 삼을 만한 남자라고
생각되면 말이야.
타타루
그럼 저는 '알피노 씨'랑 다른 분들이
마음 놓고 활동할 수 있도록, 접수원이자 살림꾼으로
열심히 실력 발휘하겠습니당!
알피노
……고맙네, 타타루.
자네 생각도 들려주지 않겠나?
그 누구도 아닌…… 자네 자신의 생각을.
앞으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강력한 적과 모험을 찾아서!
탐구의 여정은 끝이 없다
>떠난 자들이 남기고 간 의지를 품고……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다
……그래, 정말 자네다워.
야슈톨라
앞으로도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이 자리가, 에오르제아에 새 아침을 열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인
진정한 '새벽'이 되기를 기원하죠.
쿨테네
민필리아 님은 한동안 돌아올 수 없으시다고요.
애석하긴 하지만, 파파리모 님과 이다 님이 돌아오셨으니
지금은 기뻐해도 좋겠지요.
빛바랜 바위
이렇게 다시 이다 님을 만나게 되다니!
뜨겁게 몸을 풀던 나날이 떠오릅니다…… 감격스럽군요!
야슈톨라
그럼, 저희는 다른 건을 조사하러 갈게요.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불러주세요.
쿠루루
같은 조직이든 아니든,
전부터 너희를 동료로 생각했지만……
이렇게 확실히 해두니까 왠지 힘이 들어가네!
이다
…………여긴 하나도 안 변했구나.
위리앙제
원초세계와 13개의 거울 세계가 분리되어 있는 것은,
본디 있어서는 안 될 일그러진 상태라 할 수 있습니다…….
아씨엔은 아마, 제가 이 사실을 알면 협력하리라 생각했겠지요.
하지만 저는 그것을 역이용하여 그들에게 접근했습니다…….
제가 단순히 지식을 탐구하는 자였다면 그리 하지 않았겠지만……
르베유르 집안 분들과 '새벽' 여러분,
그리고 괄괄한 소꿉친구가 제게 강한 의지를 주었지요.
산크레드
회수한 크리스탈은 아이메리크 경한테 반환했어.
앞으로는 유출되는 일이 없도록
관리를 더 철저히 하겠다더군.
그리고 너한테 안부 전해달라던데.
식사 도중에 불려나가게 돼서
은근히 마음에 걸렸나 보더라.
파파리모
아까 이다가 한 말……
꼭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 같았어.
힘들다, 정말.
황토 바위
애노어, 이번 임무에서는 실수가 굉장히 많았는데……
무슨 고민이라도 있습니까?
애노어
미안해요, 황토 바위.
당신이랑 당신 형님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아서…….
클레멘스
아, 리오넬 님!
지금 임무에서 귀환했습니다!
……왠지 굉장히 떠들썩하군요.
호우메이
이질도르 공은 여기에 없네.
그분은……………… 애석하게 되었어.
프라민
……어서 와요.
그 아이 일로 나중에 이야기할 것이 있다고
알피노 님이 그러더군요.
전 괜찮아요…….
그 아이의 마음만은, 함께 있을 테니까…….
타타루
여러분께 알리제 씨를 소개합니당!
알리제
정식으로 인사할게. 앞으로 잘 부탁해.
……으, 이런 건 좀 낯간지럽다니까.
알피노
리오넬, 이 광경을 보게.
이것이 바로 '새벽의 혈맹'의 지금 모습일세.
삼국의 맹주들과 이슈가르드 사람들……
이젤, 에스티니앙 공, 드래곤족, 어둠의 전사들.
그들과의 만남이 있었기에 지금이 있지.
그리 생각하면…… 발걸음에 조금 힘이 실리는 기분이야.
어디로 가야 할지는 고민이 많지만 말일세.
……함께 가세, 리오넬.
우린 아직 모르는 곳이 많아.
분명 그곳에 우리가 바라는 미래로 이끌어줄 만남이 있겠지.






함께 싸운 동료, 그 손으로 물리친 적들
떠나보낸 이들의 혼을 저마다 가슴에 품고
혼을 계승하는 자들은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파파리모
부탁이 있는데 말이야.
민필리아가 맡겼다는 '투프시마티'……
그거, 내가 가지고 있으면 안 될까?
나도 영감님 제자니까 함부로 쓰지는 않을 거야.
다만…… 폭풍이 올 것 같은 예감이 들어서, 대비하려고.
고마워.


끝은 곧 시작인 법……
그렇기에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하려면
무언가를 끝내야만 하리라――

철가면
……그렇군, 수고 많았다.
너는 병사로 돌아가 전선에 합류해라.
다음 전투는 규모가 클 테니, 내가 직접 나서지.
아씨엔 엘리디부스
이번에는 완전히 이용당한 모양이군.

철가면
내 계획에 지장은 없다.
실제로 이용당한 게 자기들인 줄도 몰랐으니……
어둠의 전사도 딱한 놈들이야.
네놈이야말로 괜찮나?
어둠의 전사는 네놈의 장기말이었을 텐데.
아씨엔 엘리디부스
잠시나마 하이델린에게 힘이 돌아온 건 예상 밖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잘됐지.
빛의 힘 때문에 무로 돌아간 세계는
조디아크 님께도 필요가 없다…….
그쪽 '조정자'의 실력이나 구경하면 돼.
참, 네게 선물을 가져왔다.
……네가 딱하다고 한 어둠의 전사들이 주워 온 것이지.
그 땅에서 숨이 다한 사룡의 눈이다.
많은 야만족을 시험해 봤지만, 네가 가장 잘 쓸 듯하군.
……받아라.

끝없는 절망과 분노, 깊은 원한에 좀먹힌 마음의 소유자……
그 눈에는 역시 그런 자가 어울려.
능력껏 사용해 봐라.

???
흥, 이런 곳에 있었나…….
네로
큭큭…… 오래 기다렸다!
신나게 놀아주마, 이 새로운 장난감으로!


쿨테네
저희도 골자만 전해 들은 사건이 많지만
특히 이슈가르드 변혁에 대해서는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 난감할 정도로 장대합니다.
빛바랜 바위
그때 알피노 씨는
크리스탈 브레이브 해산을 선언하셨다더군요.
하지만 뜻 있는 동지는 '새벽'의 일원으로 남아…………
파파리모
'새벽'을 떠난 동안 일어난 일을 듣고 있어.
생각 이상으로 다들, 각자 힘든 결정을 내리면서
극복해 온 것 같더라.
다음엔 이다 차례였으면 좋겠는데…….
너한테 사정을 털어놓고 싶어도, 본인이 마음을 굳히지 않으면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없으니까.
이다
아, 응. 무슨 일이야?
이렇게 돌아와 보니까, 돌의 집은 진짜 쾌적한 거였어~
앉아 있다 보면 잠이 올 정도라니까. 아하하.
황토 바위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알리제 씨!
훌륭한 형제를 둔 사람끼리 잘 해봅시다.
다음에 괜찮으시면 같이 형제 이야기라도 할까요?
애노어
부럽다…… 나도 오빠가 있었으면……!
하지만 괜찮아. 나는 형제애를 곁에서 지켜보는
한 송이 장미니까……!!
클레멘스
언니, 임무 중에도 계속 그 상태였지!?
나랑 황토 바위 씨 둘이 달려들어서 회복했잖아!
가끔은 이 귀여운 동생도 좀 생각해달라고!
알리제
혼자서 여행해보니까, 이렇게 모여 있는 것도
뭐……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내 나름대로 많은 걸 배운 여행이었어.
에테르를 검으로 형성하는 전투법도
여행 중에 어떤 사람이 귀띔해줘서 익힌 거야.
다양한 유파의 마법 지식을 기술로 실천하려면……
아직 한참 더 파고들어야 할 것 같아.
……목표로 삼은 사람도 가까이 있고.
호우메이
젊은이들이 활기가 넘치니 좋구먼.
이곳에 이질도르 공이 안 계셔서
오히려 다행인지도 몰라.
그분은 주변 분위기에 휩쓸려 훈련하다가
넘치는 의욕 때문에 다리와 허리를 다쳤지…….
지금은 알리안 양의 간호를 받으며 요양하고 있네.
산크레드
프라민 씨에게는 내가 직접
민필리아 이야기를 전하려고 해.
오랫동안 동경해온 가희와
이런 식으로 느긋하게 이야기를 나누게 되다니.
……추억 이야기가 끝이 안 나겠군.
프라민
아실리아가 사라졌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마치 스쳐 지나가는 바람처럼
제게 소중한 말을 전해주고, 멀리 여행을 떠난 거예요…….
그 아이는 평온한 얼굴이었겠지요?
그렇다면 저도 슬퍼하지 말고 앞을 향해 나아가야죠.
아픔도 희망도 함께 나누는, 소중한 가족이니까요.
알피노
시간이 나면 알리제와 함께
가 브를 만나러 가볼까 하네.
이젤이나 그녀의 신자들과 말이 통했던 것처럼
야만신에게 마음을 빼앗겼다고 끝이 아니야……
이런 말을 당당하게 할 수 있게 되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