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들의 휴식

포르탕 가 기병
아니, 리오넬 님!
마침 잘 오셨습니다.
실은 방금 보렐 가의 전령이 다녀갔거든요.
리오넬 님 앞으로 보렐 자작님……
즉, 아이메리크 경께서 전언을 보냈습니다.
자택에 리오넬 님을 초대하여
식사를 대접하고 싶으시다더군요.
기억하고 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전령의 말로는
매의 보금자리에서 행사가 열렸을 때
아이메리크 경이 그런 제안을 하셨다고…….
그 행사 이후 많은 일이 있었지만
평화롭게 축배를 들기엔 지금이 가장 적합한 시기지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초대에 응하시겠습니까?
좋아, 가지!
>……뭘 입고 가야 하지?
그럴 기분이 아니다
예!? 그, 그걸 제게 물어보시다니요!?
글쎄요…… 당신과 아이메리크 경 사이라면
아무 옷이나 입어도 문제는 없을 듯합니다만…….
고민된다면 이슈가르드 외투를 입어라!
……라고 에마넬랭 님께서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뭐, 꼭 그걸 입으시라는 건 아니고……
준비가 끝나시면 성 겡리올 점성원 근처에 있는
'보렐 저택'으로 가주십시오.
보렐 가 시종장
리오넬 님이시군요.
어서 오십시오.
저는 보렐 가에서 시종장을 맡고 있습니다.
……한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고용인이 적긴 합니다만.
제 주인 아이메리크 님께서 간절히 바라시기에,
약소하나마 이렇게 식사 자리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곧 준비가 끝나니, 안에서 기다려 주십시오.
모험가님도, 제 주인도, 입장은 달랐어도 계속 싸워온 분이시지요.
오늘만큼은 몸도 마음도 편안하게
추억담이라도 나누면서 이야기꽃을 피우셨으면 합니다…….




아이메리크
……그래서 구름바다 모그리족한테 혹사당했단 말인가!
그 나팔은 그대가 고생 끝에 얻어낸 것이었군.
후후, 그대가 들려주는 모험담은 늘 재미있어.
부하를 통해 보고받는 것하곤 또 다른 발견이 있지.


평생을 이 땅에서 살아왔건만,
그대 눈을 통해 보니 마치 다른 세상 같아.
……여행이란 참 좋은 것이로군.
아이메리크에게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기나긴 여행이었다
>……여행해볼래?
늘 재밌는 건 아니다

왜케 해맑음ㅋㅋㅋㅜㅜ
설마 같이 가자는 건가……!?
실은 나도 드라바니아 구름바다에서 본 풍경을 떠올리며
낯선 곳으로 떠나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참이었거든.
기꺼이 함께하고 싶지만……
의장직을 수락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으니
그 제안은 훗날의 꿈으로 간직해두도록 하지.
……그대 덕분에 이 나라는,
마침내 진정한 변혁을 맞이하게 되었다.
하지만 공화제 이행은 변혁으로 향하는 한 걸음일 뿐이야.
이제부터 이슈가르드는 제도적인 면과 더불어
국민 하나하나가 변화해야 할 시기를 겪겠지.
과연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 안정을 찾을 수 있을까……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이지만,
싸우다 죽어간 이들을 위해서라도 앞으로 나아가마.
지금도, 사룡과 맞서 싸우기 위해 나서던
그대 뒷모습이 눈에 선하게 남아있어.
그러니 나도 뒤따르지 않고 가만히 있을 수 있겠나?
새로 설립된 의회에서는
다른 나라와 어떻게 협력 관계를 구축할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물론, 당장은 국내 안정이 최우선이지만
지난번 합동 훈련 때 받은 도움도 있으니……
가능한 한 협력해 나가려고 한다.
그대한테도 말이야.
그대에게 보답하는 것이 '새벽'뿐만 아니라
세 나라, 나아가 에오르제아에 보답하는 길이 될 테니.
이 땅에 사는 모든 국민이 그렇게 믿어 의심치 않겠지.
그만큼 대단한 일을 그대가 해냈어.
정말로…… 고맙다.
아, 그리고……
이건 의장으로서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묻는 건데.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이지?
'새벽'의 일원으로서 가진 목적보다는……
그대 자신의 생각을 듣고 싶다.
포르탕 가 기병
식사하시는 중에 실례합니다!

아이메리크
포르탕 가 사람인가……?
무슨 일이지?
포르탕 가 기병
예!
영웅님께 급히 전할 말씀이 있어
실례를 무릅쓰고 찾아뵈었습니다.
조금 전 산크레드 님께서 다친 동료분을 모시고
포르탕 저택으로 급히 달려오셨습니다.
알피노 님과 타타루 님께서 돌보고 계십니다만,
아무래도 상황이 좋지 않은 듯하여……
서둘러 와달라고 하십니다!
아이메리크
나도 가겠다.
도울 일이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야.




여기서부터는 백작이 쓴 회고록에 실리지 않은 이야기
끝은 곧 시작인 법……
영웅이라 불린 모험가는 이렇게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저 멀리 펼쳐진 새로운 전장을 향해
마치 이 세상이 그녀를 이끄는 것처럼……




아이메리크
대체 어찌된 일인가……?
산크레드
다친 사람은 알리제……
알피노 님의 쌍둥이 여동생이야.
……어둠의 전사들한테 당했어.
매의 보금자리 행사가 끝난 뒤,
그놈들 뒤를 밟다가…… 검은장막 숲에서
어둠의 전사한테 쫓기던 알리제 님을 구했거든.
알리제 님도, 다른 경로를 통해 놈들한테 의문을 품고
혼자서 추적해왔던 모양이야.
놈들이 쫓아오는 걸 완전히 따돌린 줄 알았는데,
커르다스에 들어오기 직전에 습격을 당했어.
알리제 님은 싸우다가 독화살을 맞는 바람에…….
알피노
갑자기 불러서 미안하네.
아이메리크 경도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메리크
신경 쓸 것 없다.
그보다 동생은 괜찮은가……?
알피노
……응급처치는 했으니
당장 생명이 위급한 상황은 아닙니다.
하지만 증상이 가라앉질 않아 점점 기운을 잃고 있습니다…….
제 동생…… 알리제는 저와 마찬가지로……
조부께서 목숨 바쳐 지켜낸 에오르제아를
직접 살펴보고 구원하고자 이 땅에 왔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본 것은 사람들 사이의 다툼,
기만과 위선으로 얼룩진 정치였죠……
동생은 무척 화를 내며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문제에 관여하려 드는
저나 '새벽'하고도 거리를 두었지요…….

알리제는 자기 방식대로
에오르제아의 미래를 찾아낼 거라고 했습니다.
아마 이번에도 그것 때문에 어둠의 전사를…….
아이메리크 경, 알리제는 '새벽' 소속이 아니지만
에오르제아를 구하겠다는 뜻을 함께하는 동료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 소중한 동생입니다.
부디, 알리제를 치료할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아이메리크
당연히 도와야지.
치유사를 붙여주고, 최선을 다하라 이르겠다.
이분을 신전기사단 병원으로 옮겨라.
병원장 아벨 공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치료를 시작하도록.
책임은 내가 지겠다고 해.

알리제
알피노…… 그 사람, 거기 있어……?
있으면, 내 말을…… 들어줘………….
잠깐만………….
당신들한테…… 꼭 할 말이 있어…….
어둠의 전사는, 아씨엔과 손을 잡았어…….
야만신을 물리치고 있는 것도, 그 계획 중 하나야…….
다음엔 '젤파톨'에서
야만신 '가루다'를 다시 소환시킨다고 했어…….
쓰러뜨리기 위해, 일부러…….
제발, 야만신 '가루다'가 소환되지 않게……
놈들이 꾸민 계획을, 막아줘……!
타타루
앗, 저기, 그럼!
전 다른 현자님들께도 연락하고 올게용……!
아이메리크
산크레드 공, 알리제 양의 병실까지 따라가주겠나?
어떤 독인지 알아내야 하니, 증언을 부탁한다.
산크레드
음, 그러지.
아이메리크
우리는 둘 다 여유를 갖지 못할 숙명인 것 같군.
식후의 홍차는 다음에 천천히 즐기기로 하고……
지금은 대책을 강구하지.
에드몽 드 포르탕
형제란, 평소에는 떨어져 있다 해도
묘하게 이어져 있는 법…….
알피노 공도 여동생이 무척 걱정될 걸세.
알피노
에스티니앙 공을 구한 치료사들이라면
분명 알리제도 살려낼 수 있겠지.
……지금은 그들을 믿고 맡겨야 해.
그리고 침대 옆에서 기도나 하고 있다간
또 그 사람에게 웃음을 살 거야.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네……!
리오넬, 자네도 부디 힘을 빌려주게.
험준한 계곡으로
알피노
어둠의 전사와 아씨엔이
야만신 '가루다'를 다시 소환하려 한다라…….
알리제는 '쓰러뜨리기 위해 일부러'라고 했는데
그들의 목적은 도대체 뭐지……?
전에 무신 '라바나'를 쓰러뜨린 것도 설마…….
에드몽 드 포르탕
알피노 공은 무슨 생각이신가?
알피노
의문점은 많지만, 야만신을 재소환하려는 계획이라면
내버려 둘 수는 없습니다.
……동생이 목숨걸고 막으려 한 일이기도 하고요.
나는 알리제가 말한 '젤파톨'로 가서
야만신 소환을 어떻게든 저지해보려고 하네.
자네가 함께 가줄 수 있겠나……?
아이메리크
젤파톨……
이슈가르드령 동쪽에 위치한 산악 지대이자,
이크살족 본거지이기도 하지.
이크살족이 무단으로 커르다스에 자리잡기 시작한 이상
그들이 야만신을 소환하면, 이슈가르드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
내 독단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으나……
젤파톨까지 갈 비공정 정도는 바로 제공할 수 있을 거야.
알피노
마음은 감사히 받겠습니다.
하지만 독자적인 비행 기술을 보유한 이크살족 거점인 만큼
하늘로 접근하는 건 오히려 더 어려울 겁니다…….
험한 길이긴 하나, 커르다스 중앙고지에서
걸어서 협곡을 넘어 젤파톨로 가려고 합니다.
에드몽 드 포르탕
그러면 용머리 전진기지에 주둔하고 있는
우리 포르탕 가 기병을 몇 명 붙여줌세.
야만신을 대적하기엔 부족하겠지만
길을 트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을 테니.
알피노
감사합니다, 백작님…….
아이메리크
그대도 부디 조심해서 다녀와라.
우리는 알리제 양을 치료하면서
어둠의 전사와 관련된 정보를 찾아보겠다.
알피노
그럼 가지, 리오넬.
여행 준비를 갖추고, 용머리 전진기지에서 합류하세!
에드몽 드 포르탕
용머리 전진기지에는 바로 연락하겠네.
……그곳 지휘관 자리도 계속 비워둘 순 없겠군.
알피노
아, 리오넬.
떠날 준비는 마쳤나?
'나탈란 입식지'의 북쪽 길을 따라
젤파톨에 잠입할 걸세.
그곳으로 가는 길은 이크살족이 감시하고 있네만
에드몽 경께서 보내주신 기병들이
이미 진로 확보에 나섰다네.
포르탕 가에 고마운 마음을 다 표현할 길이 없군…….
우리도 어서 그곳으로 가세.

알피노
이 문을 지나면 산길로 빠지게 되네…….
지도 상으로는 쉬워 보여도 무척 험한 길일 거야.
건장한 기병
리오넬 공,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번 임무에 함께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성실한 기병
리오넬 공, 알피노 공,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백작 각하의 명에 따라, 미력하나마
저희가 젤파톨까지 모시겠습니다.
그 지역을 가로지르는 대협곡에 이크살족 본거지가 있지요…….
야만신은 틀림없이 그곳에서 소환될 겁니다.
두 분을 반드시 그곳까지 모시고
힘 닿는 대로 도와드리겠습니다!
알피노
이크살족 본거지에 가까워지면
둘로 나뉘어 가는 게 좋겠군.
자네는 야만신이 소환될 조짐을 살피면서 안쪽으로 가주게.
나와 기병들은 적의 시선을 끌며
거점 주위를 탐색하겠네.
어느 쪽이든 수확이 있으면 합류하세.
도중에 어둠의 전사와 접촉하게 될 수도 있네.
자네도, 우리도, 반드시 무사히 돌아가세……!
알피노
자, 젤파톨로 출발하지……!
이크살족 거점이 가까워지면 둘로 나뉘어서 가세.
자네는 야만신이 소환될 조짐을 살피며 안쪽으로 가주게.
성실한 기병
젤파톨까지는 험준한 산길이 이어집니다.
저희가 안내하겠습니다만, 부디 조심하십시오.
[젤파톨 공략 개시]

청풍의 토졸 후아토틀
소환 의식을 방해하러 왔나 키잇……!
제길, 아직 완전히 준비가 끝나지 않았는데!
약식 소환이라도 할 수밖에!
가루다 님 키잇, 우리의 목소리에 답하소서어어어!
가루다 님 키잇, 다시 우리에게 힘을 주소서!
가루다
더러운 버러지들!
내 폭풍에 조각조각 흩어져라! 대기 폭발!
청풍의 토졸 후아토틀
쿨럭…… 의식이 완전했더라면
네놈들 따위 키잇…… 가루다 님께서…….
[젤파톨 공략 완료]

알피노
다행이야, 무사했군……!
그래, 야만신 '가루다'가
완전히 소환되지는 않았단 말이지.
아씨엔과 어둠의 전사가 꾸민 계획은 막은 셈인가…….
어쨌든, 여기서 나가세.
기병들이 통로를 확보해놓았어.


어둠의 마검사
으응……?
이게 웬일이야.
설마 그쪽에서 선수를 치다니!
알피노
어둠의 전사……!
어둠의 사냥꾼
어라…… 저 애는 내 독화살로 처리하지 않았던가?
이상하네~
어둠의 마검사
'안내인' 양반!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설마 저놈들을 위해 시간을 끈 건 아니겠지?
어둠의 도사
진정하세요.
보아하니, 어차피 야만신 '가루다'를 소환할 준비도
다 끝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우리는 예정대로 도착했어요…….
단지 저쪽이 더 빨랐을 뿐이구요.
알피노
큰일이군……
우리 둘이서 저자들을 모두 상대하는 건
너무 불리해……!
어둠의 사냥꾼
……아하, 알았다.
남매…… 아니, 쌍둥이인가?
똑같이 생겼네~
그럼 이쪽 꼬맹이도
두 번 다시 우릴 방해하지 못하게
혼쭐을 내줘야지!

어둠의 전사
……그만둬, 자루말레.
예정에 없던 일을 자꾸 늘리면
하얀 옷 입은 놈의 작전에 지장이 생긴다.
지난번에 우릴 놓친 애송이치고는
제법 애쓴 모양인데.
알피노
너희는…… 정말로 아씨엔과 손을 잡은 건가?
왜지? 목적이 뭐냐……!
어둠의 전사
흥…….
좋다. 우릴 앞질렀으니 상을 줘야겠지.
그 질문에 대답해주마.
먼 옛날…… 빛 그 자체인 '하이델린'이
지나치게 힘을 키운 어둠 '조디아크'를 봉인할 때
거울 같은 세계가 여럿 생겨났단 얘기는 들어봤나?
알피노
알고 있다…….
'원초세계'인 이곳 말고도 다른 세계가 13개 있고,
각각에 빛과 어둠의 힘이 봉인돼 있다더군…….
어둠의 전사
그렇다.
그리고 우리는, 그 다른 세계……
제1세계에서 '빛의 가호를 받은 자'다.
빛과 어둠의 힘은 모든 세계에 고르게 봉인되진 않았어.
우리 세계는 빛의 힘이 특히 강했지…….
그래서 우리는 압도적인 힘을 얻어 어둠을 물리쳤다.
아씨엔은 물론, 우리 세계를 위협하는
모든 어둠을 말이야…….
그 결과가 어떨 것 같나?
……지나치게 강해진 빛의 힘이 넘쳐났고, 우리 제1세계는
지금 그야말로 '완전한 무'에 가까워지고 있다.
알피노
그런 이야기를…… 믿으란 말인가!?
어둠의 전사
흥, 못 믿을 것도 없을 텐데?
너희가 잘 아는 이계 '보이드'도……
어둠이 넘쳐 '무'가 되어버린 제13세계니까.
우리는 넘치는 빛으로부터 고향을 구하기 위해
원수였던 아씨엔과 손을 잡고 이 원초세계로 넘어왔다.
우리 고향을 구할 유일한 방법은
이 세계에서 차원 붕괴, 즉 '재해'를 일으키는 것뿐…….
차원의 벽을 무너뜨려 제1세계를 원초세계로 합치는 거지.
알피노
세계를 합치다니……!
그게 정말 구원을 위한 일인가?
합쳐진 세계는…… 제1세계는 어떻게 되지!?
어둠의 전사
……추가 질문은 안 받아.
정의의 사도 행세를 하고 싶으면 얌전히 구경이나 해.
아무것도 모르는 애송이들아!
알피노
당신도 어둠의 전사와 한패인가……?
성실한 기병
고생 많으셨습니다!
저희도 돌아가서 에드몽 님께 보고하겠습니다.
건장한 기병
아……!
낯익은 곳으로 무사히 돌아왔군요!
당분간 이크살족은 보기도 싫습니다…….
알피노
간신히 여기까지 돌아왔군…….
자네도 무척 지쳤겠지.
어둠의 전사가 말한……
재해가 일어나면 구원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 어떻게 생각하나?
그들의 말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아니…… 그렇다 해도 재해는 절대로 일으켜서는 안 되네.
그들에게 지켜야 할 세계가 있는 것처럼
우리도 잃을 수 없는 사람들이 있으니 말일세.
르베유르 가문의 쌍둥이
알피노
미안하네, 생각에 잠길 때가 아니었군.
포르탕 가에 보고하는 건 기병들에게 맡기고
우리는 아이메리크 경을 만나러 가지 않겠나?
아이메리크 경도 결과가 궁금할 것이고……
알리제 몸 상태도 걱정되니 말일세.
물론 휴식을 취하며 천천히 가도 되네.
그럼 '신전기사단 본부'로 가세.
알피노
그럼 아이메리크 경을 만나러 가세.
알리제도 기운을 차렸으면 좋을 텐데…….
루키아
귀공이 열어준 성도의 미래는……
아이메리크 님과 함께 지켜나가겠다.
아이메리크
리오넬 공, 돌아왔군!
작전은 무사히 끝났나……?
……그래, 다행이군.
야만신 '가루다' 재소환을 막아주었다니,
이슈가르드 국민으로서 정말 감사한다.
그동안 이쪽에서는
타타루 양 연락을 받고 야슈톨라 공이 와주었다.
지금은 함께 알리제 양을 간호하고 있지.
치료하는 동안, 그대들이 이전에
어둠의 전사를 상대한 적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에 관련된 정보 수집까지는 하지 못해 안타깝지만…….
아무튼 우선 알리제 양의 병실로 가지.
……걱정 마라. 그녀는 무척 강하더군.
역시 알피노 공의 누이동생다워.

알피노
알리제!
이제 일어날 수 있겠니?
알리제
응, 덕분에 다 나았어.
……걱정 끼쳐서 미안해.
당신과 이렇게 다시 만날 줄이야…….
앞장서서 젤파톨로 향했다고 들었어.
여전하구나…… 정말 고마워.

야슈톨라
자초지종은 들었어요.
그쪽은 소환을 막는 데 성공했나요……?
산크레드
흠……
나도 어둠의 전사들이 아씨엔과 만나는 걸
알리제 님이랑 같이 본 적이 있어.
하지만 다른 세계를 구하는 게 목적이라……
그 이야기는 믿기지가 않는데?
알피노
'거꾸로 선 탑'에서 민필리아가 별의 대변인으로서 했던 말과
모순되는 점은 없는 듯하네.
……완전히 지어낸 말은 아니겠지.
야슈톨라
알리제 님은 왜 어둠의 전사를 쫓고 있었죠?
알리제
나는 내 나름대로 에오르제아를 알기 위해
여기저기 여행하고 있었어.
'새벽'이랑 영웅 이야기는 떠도는 소문으로 자주 들었고…….
그러다 얼마 전 마음에 걸리는 이야기를 들었거든.
이슈가르드 동란 와중에, 야만신을 물리치고 다니는
또 다른 영웅이 있다는 소문을 말야…….
알피노
그게 바로 어둠의 전사들이었단 말인가…….
그럼 넌 소문을 추적하다가
어둠의 전사와 아씨엔의 관계를 알게 된 거군.
알리제
……응, 맞아.
아이메리크
그런데 그자들이 재해를 일으키려 한다고 해도,
일부러 야만신을 소환해서 처치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지……?
알리제
잇따라 야만신을 처치당한 각 야만족은
지금 경계를 강화하고 더욱 강력한 상태로
야만신을 소환하려고 하고 있어요.
이슈가르드가 니드호그를 물리친 일도
그들에게는 인간에 대한 공포심으로 다가왔어요…….
다들 필사적으로 자기 몸을 지키려는 거예요.
아이메리크
더욱 강한 힘을 원하게 되는, 공포와 증오의 악순환……
'용시전쟁'과 마찬가지로군.
알리제
그게 바로 그들의 목적이에요.
아씨엔이 불안을 부추겨 야만신 소환을 재촉하면,
어둠의 전사가 그걸 물리치는 거죠…….
점점 더 강한 힘을 원하다가,
마침내 기존의 신으로는 맞설 수 없다는 걸 깨닫곤
'새로운 신'을 소환할 거라고 아씨엔이 말했어요.
야슈톨라
……보고만 있을 순 없겠네요.
산크레드
나랑 알리제 님이 알아낸 정보에 의하면,
야만신 소환에 필요한 크리스탈은
아씨엔이 인간을 속여서 소환자한테 제공하고 있어.
그 경로를 밝혀서 털면……
가속화되는 악순환을 잠시나마 끊을 수 있겠지.
야슈톨라
그럼 저는 쿠루루와 함께 젤파톨을 더 조사하고 올게요.
우리 힘으로 살펴보면 새로운 사실을 찾을지도 모르니까요.
아이메리크
우리 쪽에서도 얼마 전 야만신이 소환되었다는
그나스의 토굴집 부근을 조사해서 유통 경로를 알아보겠다.
알피노
정말입니까? 아이메리크 경……!
아이메리크
나도 아버지 일로 아씨엔과는 깊은 악연이 있지 않나.
그리고…… 이젠 우리나라도 에오르제아 동맹군 일원이니,
이 땅에 닥친 위협에 함께 맞설 의무가 있어.
다만…… 우리는 야만신 소환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다.
가능하면 현자에게 지혜를 빌리고 싶은데…….
산크레드
그럼 내가 따라가지.
……잘해봅시다, 아이메리크 경.
알피노
우리도 가세.
위리앙제가 야만신 소환에 관한 움직임을 조사 중이니
또 다른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지도 몰라.
알리제
잠깐.
……나도 데려가 줘.
이제 움직일 수도 있고, 발목 잡는 일은 절대 없을 거야.


알피노
알리제, 너………….
……그래, 같이 가자.
그게 네가 찾은 길이라면.
타타루
그 말씀을 기다리고 있었답니당.
알리제 님, 갈아입으실 옷은 벌써 준비해놨어용!
알피노
나도 알리제와 행동을 함께하는 건
야만신 '바하무트' 사건 이후로 처음일세.
그 아이는 그 후, 자기 눈으로 에오르제아를 보고 싶다며
각지를 돌아다녔으니 말이야…….
가까운 시종들도 행적을 모르는 것 같더군.
……음?
그럼 그 애는 여행 중에도 영웅, 즉 자네에 관한 소문에
계속 귀를 기울였다는 건가………… 그랬군.
알리제
미안, 많이 기다렸지?
덕분에 준비는 잘 끝났어.
언제든 출발해도 괜찮아.


알피노
흠, 역시 타타루야…….
이제 사람들이 너와 나를 헷갈릴 일도 없겠구나.
알리제
그래, 정말 다행이지 뭐야.
우리 나이가 몇인데,
부모님은 아직도 비슷한 옷만 입히려고 하신다니까.
그래서 학교 다닐 때는 얼마나 힘들었는지 몰라.
알피노를 좋아하는 애가 날 알피노로 착각했을 땐……
알피노
자, 잠깐……!
리오넬 앞에서 그 얘기는 하지 마.
알리제
하여튼, 이번 임무엔 나도 함께 가겠어.
새삼스럽지만 잘 부탁해, 리오넬.
사실은 좀 더 나중에 합류할 생각이었어.
떠나기 전에 당신에게 했던 말……
에오르제아의 검이 된다는 목표를 아직 이루지 못했으니까.
그래도 최선을 다할 거야.
이번에도 옆에서 많이 배울게.
-대미궁 진행 중일 경우
제7재해의 진실을 아직 다 알아내지 못하긴 했지만
여기 사정을 무시하고 당신을 데려갈 만큼 생각이 짧진 않아.
당신과 다시 그 대미궁에 도전하기 위해서라도
지금은 어둠의 전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지.
알리제에게 워라고 하시겠습니까?
나야말로 잘 부탁해!
>혹시 전에 도와준 적 있지 않아?
실력 좀 보여주시지?
알피노
그러고 보니……
울다하 승전 축하연에서 도망칠 때 탄 짐마차는
네가 마련해준 거니?
르베유르 가문 자제가 부탁해서 왔다고
함께 탄 상인이 말했던 것 같은데…….
알리제
아, 우연히 일이 위험하게 돌아간다는 걸 알았거든.
그냥 지나칠 수는 없잖아.
……이번엔 내가 도움받았으니까, 서로 빚진 거 없는 거다?
알피노
……역시 변했구나, 알리제.
네게 있어 에오르제아는
지킬 가치가 있다는 판단이 선 거니?
알리제
아직도 내 힘으로 에오르제아를 지키고 말고 할 정도로
주제 파악을 못하지는 않아.
반드시 싸워야만 하는 이유를 찾은 것도 아니고.
나는 단지,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고 여기 왔어.
지금은 그게 다야.
알피노
……훌륭한 대답이구나.
그럼 '모래의 집'으로 갈까?
위리앙제에게 야만신 소환 조짐이 있는지 물어보자.

알피노
위리앙제, 잠시 실례하겠네.
위리앙제
이럴 수가…….
지식의 신 살리아크도 예기치 못할…… 귀한 방문자…….
제게 무슨 볼일이십니까……?
알피노
전에 우리가 어둠의 전사를 만난 일은
자네도 들어 알고 있겠지?
그 일과 관련해서 새로운 움직임이 있었네.
위리앙제
상황은 잘 알겠습니다…….
확실히 요즘 몇몇 야만신이 재소환되었고,
누군가의 손에 토벌되었다는 것은 저도 아는 일입니다…….
그리고 야만족들의 소환 의지가
이전보다 강해진 것 또한 사실이겠지요…….
알피노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두 가지…….
야만신 소환에 사용되는 크리스탈 공급을 차단하는 것과
그전에 소환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막는 걸세.
어둠의 전사와 아씨엔도 아마 다음 계획에 나섰겠지.
위리앙제, 단서가 될 만한 정보는 없나?
위리앙제
운명은…… 조종하는 이의 손 안으로 들어오나니…….
마침 야만신이 소환될 징후를 보인다는
보고를 받은 참입니다…….
외지 라노시아에서
야만신 '타이탄'의 신자인 코볼드족이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더군요…….
아까 하신 이야기와 맞춰 본다면……
아씨엔의 사주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가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알피노
그래…… 확인할 필요가 있겠군.
그 근처라면 감시대 야영지에 흑와단이 있으니
자세한 상황을 물어보는 게 빠르겠어…….
정보 제공 감사하네.
자네도 조사를 계속해줄 수 있겠나?
위리앙제
예, 물론입니다…….

알리제
……그런데, 위리앙제.
우리한테 뭐 숨기는 거 없어?
알피노
알리제?
그게 무슨…….
알리제
그냥, 위리앙제가 평소보다 말이 간결해서.
특별히 할 말이 없어서 그런 거면 됐어.
나도 하나 부탁해도 될까?
어둠의 전사가 말한
'세계의 통합'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
당신은 뭘 조사해야 하는지 알잖아?
예를 들면…… 위서 '게룬의 신탁' 같은 거 말야.

위리앙제
…………알겠습니다.
알리제
그럼, 가자.
감시대 야영지라고 했지?
위리앙제
조사는 확실하게 진행하겠습니다…….
알리제 님과 알피노 님을
잘 부탁드립니다…….
아렌발드
참고 견뎌야 할 시기는 지났으니……
이제 맹주님과 현자들을 찾으러 나설 생각이야.
아바와 올리를 위해서라도 꼭 해내고 말겠어.
위그스탠
정세나 야만족과의 전황도 시시각각 변하고 있어…….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온 힘을 다할 거야.
래돌프
모래의 집에 남은 우리는
위리앙제 씨의 지휘로 움직이고 있어.
지금은 한창 실종된 사람들을 찾는 중이지!
슬라프스위스
언젠가 누명이 벗겨질 줄 알고 버티길 잘했어.
죽은 동생을 위해서라도 주저앉을 수는 없으니까.

알리제
……냄새가 좀 심하네.
유황 냄새려니 생각해야겠어.
알피노
이곳을 통솔하는 흑와단 부대장에게 물어보세.
야만신을 소환할 조짐이 없기를 바라네만
어둠의 전사에 관한 정보는 얻고 싶군…….
흑와단 소령 블루이딘
쳇, 이대로 일이 커지면 병력이 부족한데…….
군령부에 지원 요청을 할까……?
음? 무슨 일인가?
공교롭게도 지금은 바빠. 나중에 다시 오게.
아니, '새벽의 혈맹'이라고……?
아아, 코볼드족 동향을 알고 달려온 거군!
크하핫, 이거 든든한데!
지금 딱 놈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중이거든.
너도 좀 도와다오!
코볼드 소동!
흑와단 소령 블루이딘
오, 정말 도와주겠다고……? 고맙다!
실은 이 야영지 부지 내에서
코볼드족을 봤다는 보고를 받았거든.
너희가 신경 쓰고 있는 것처럼
요즘 들어 특히 놈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져서 말이야.
물자나 크리스탈을 훔치러 침입한 게 틀림없어.
그래서 말인데, 침입한 코볼드족을 찾아줬으면 한다.
네 동료들과 함께 구역을 나눠서
야영지 안팎을 순찰해 주지 않겠나?
알리제
흑와단이 뭐래?
알피노
리오넬, 정보는 좀 알아냈나?
야영지 전체가 왠지 소란스러운 것 같네만…….
코볼드족이 침입했다고……!?
정말로 크리스탈을 노리는 거라면
야만신을 소환할 준비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군.
위리앙제의 정보가 맞았어…….
좋아, 우리도 그 침입자를 찾기로 하세.
어둠의 전사와 아씨엔의 야망을 저지하려면
야만신 '타이탄' 재소환은 반드시 막아야 해……!
어린 코볼드족
…………!!
어린 코볼드족
아, 아니야……
나 나쁜넘 아니야…….
어린 코볼드족
찔끔……!
그, 그래도, 사과하께요~~~!
어린 코볼드족
히익!
화, 화내지 마아!
나 인간한테 할 말 이써……
저기…… 그게…… 으으으…………
아으으으……!!


알피노
그늘진 곳이 수상한 것 같네만…….
어쩌면 자길 찾는다는 걸 알고
도망친 걸지도 모르겠군…….
어린 코볼드족
어쩌지, 어쩌지……
말해야 하는대 어쩌지…….
아, 아, 아까 그 인간이다……!!
재, 재발……
나쁜 짓 안 할꺼니까 때리지 마……!
나 인간한테 할 말이 이써……!
알리제
리오넬!
설마 이 조그만 게……?

흑와단 소령 블루이딘
오오! 침입자를 확보했군!
역시 대단한 솜씨야. 고맙다!
자, 그럼. 코볼드족 꼬마야.
우리 야영지에 숨어들어서 뭘 하고 있었냐?
나쁜 짓인지 아닌지 확실히 해두자고.
어린 코볼드족
나 암것도 안 해써!
인간한테 부탁할 꺼 잇는대……
다들 나만 보면 화내서 무서어…….
알피노
흐음, 사정이 있는 것 같군.
……이름이 뭔가?
가 브
가 브! 가 브!
아직 직업 업지만 제620땅굴단이야!
알피노
그렇군. 잘 부탁해, 가 브.
나는 알피노……
날 닮은 이 아이는 내 여동생 알리제라고 하네.
그리고 자네를 찾아낸 사람은 리오넬일세.
자네가 물자를 훔쳐가는 나쁜 코볼드족이 아니라면
그 '부탁'이 뭔지 알려줄 수 있겠나?
가 브
응…… 그게…………
머냐면…… 그니까아………….
알리제
혼내지 않을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말해 봐.

가 브
비밀인대……
전에 타이탄 님 소환햇더니 인간이 막앗자나?
그러니까 또 막아조라!
우리 아빠랑 엄마
사제님한태 끌려가써……
'제물'이 된다 그래써.
'제물'이 머하는 직업인지 모르겟는대
소환하면 다시는 못 돌아온대서……
나 너무 슬푸다…….
알피노
제물…… 산제물을 바친다는 건가……?
신도로 만드는 게 아니라……?
알리제
……전에 들은 적 있어.
신도의 뼈로 특수한 '제기'를 만들면
야만신의 힘이 더 강해진다고…….
알피노
……윽…… 정말 끔찍하구나…….
가 브
엄마랑 아빠 도로보내달라고 부탁햇는대
다들 내말 들리지도 안는 거 가타…….
왼지 이상하고 엄청 무서어…….
타이탄 님보다 아빠 보고 십어……!
머든지 다할 태니까
재발 소환 안하게 해조!
알피노
이 일을 속히 멜위브 제독님께 알리게.
만약 문제가 생기면 흑와단도 출동해줬으면 하네.
그때까지 우리가 대비에 나서겠네.
……부디 코볼드족을 자극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준비해달라고 전해주게나.
흑와단 소령 블루이딘
알겠다.
이거 참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군…….
너희도 몸조심해라.
알리제
야만족이 야만신에게 힘을 주기 위한 '제기'는
수집가들이 비싸게 사들인다고 들었어.
소문이 사실이라는 걸 알게 되니…… 기분 더럽네.
가 브
칭구들한태 부탁 해밧는대
아무도 내말 안 들어조…….
그래서 무서운거 참고 인간한태 온거야.
알피노
'제기'를 마련할 정도라면……
야만신 소환을 준비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겠지.
그러나 아씨엔들 마음대로 하게 두진 않을 걸세……!
반드시 야만신 '타이탄'의 소환을 저지해야 하네.
가 브의 부모님도 무사하면 좋겠네만…….
아무튼, 시간이 없는 것 같군.
가 브에게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대책을 세우지.
가 브의 부모님이 무사하면 좋겠네만…….
아무튼, 시간이 없는 듯하군.
바위신을 부르는 소리
가 브
저기, 리오넬이라 그랫찌……?
가치 가주는 거 고마어!
나도 알거든.
타이탄 님 부르려면 크리스탈 이써야 대지?
다가치 엄청 만이 옴겨써.
알피노
준비가 상당히 많이 진행된 모양이군…….
가 브, 그 크리스탈은 지금 어디에 있지?
가 브
에헴!
나 어디 잇는지 알아!
여러 땅굴단이 나너서 가꼬 이써.
혼자 가면 무섭찌만
인간이 가치 가면 크리스탈 훔칠 수 잇고……
그럼 소환도 못하개찌!
얼릉 가자!
한 군대씩 갈켜주께!

알리제
정말…… 덤비려는 기색만 보여 봐.
저 녀석들처럼 날려버릴 거야.
알피노
그야말로 적진 한 가운데로군…….
우리가 주위를 살필 테니, 자네는 크리스탈을 찾아주게!
가 브
크리스탈 여깃써!
리오넬, 빨리 가꼬가자!
알피노
좋아, 크리스탈을 회수했군.
가 브
와아, 잘대따! 고마어!
다음 크리스탈 잇는 대로 안내하께.
일루 따라와!

알리제
이쪽은 나한테 맡기고
당신은 크리스탈을 찾아줘!
가 브
으으, 들키면 나중애 클나는대…….
그래도 혼자 아니니까 해볼꺼야……!
알피노
이 나무 상자는…… 설마………….
알리제
다 회수했어?
그럼 오래 있을 필요 없지.
다음 장소로 이동하자.
……알피노, 뭐해?
생각할 일이 있으면 나중에 하지?
알피노
음, 알아…….
다만…… 역시…….
이 크리스탈은 이슈가르드에서 온 것 같아.
이슈가르드 것으로 보이는 각인이 상자 측면에 있었거든.
긁혀서 거의 지워지긴 했지만…….
라노시아 지역에서 활동하는 코볼드족이
굳이 이슈가르드까지 가서 크리스탈을 가져오다니,
좀 이상하지 않나?
즉…… 이 크리스탈은
다른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코볼드족에게 제공한 걸세.
틀림없이 아씨엔들 짓이야……!
가 브
앗시앤……?
나 이재 머하면 대……?
알피노
아, 미안하군.
자네는 계속 안내를 해주겠나?
크리스탈은 아직 더 남았지?
가 브
응응, 더 이써!
내가 아는 곳 중애선 마지막이야!
크리스탈 젤 마니 이써!
알피노, 알리제,
그리고…… 리오넬!
다들 일루 따라와!
알리제
이 정도면 '비장의 무기'를 쓸 필요도 없겠어.
그래도…… 되도록 빠르게 부탁할게.
알피노
가 브의 말이 맞다면 이 근처인데…….
가 브
어, 어라?
여기 크리스탈 이따만큼 이썻는대……!

[근처에 소환용 크리스탈은 보이지 않는다…….]
알피노
이쪽에는 크리스탈이 없었네.
자네 쪽은 어떤가……?
가 브
말도 안되, 이상해!
여기 크리스탈 엄청 마니 잇는 거 분명이 봣어!
거, 거짓말 하는거 아냐……!
알리제
야만신을 소환하려면,
먼저 크리스탈을 한 곳에 모아야 하지 않아?
이미 다른 곳으로 옮겼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알피노
……그럴 수도 있어.
과거 경험으로 미루어 보면, 야만신 '타이탄' 소환은
오고로모산 화산구에 있는 신전에서 이루어질 텐데.
가 브
어, 어떡캐!
엄마랑 아빠 이재 못 돌아와……?
안되, 시러……!
알리제
진정해.
아직 끝나지 않았을 수도 있어.
알피노
그래, 적어도 크리스탈 일부를 우리가 회수한 이상
소환 준비를 완벽하게 하지는 못했을 걸세.
당장 화산구 신전으로 가서
그리로 운반된 크리스탈까지 회수하면……
코볼드족은 소환을 중지할 수밖에 없겠지.
자네가 회수한 크리스탈을 화산구 신전에 가지고 가는 건 위험해.
내가 맡아서 흑와단에 전달하겠네.
알리제
크리스탈을 알피노에게 맡기면
바로 화산구 신전으로 가자.
……늦지 않아야 할 텐데.
가 브
아빠…… 엄마…….
알피노
회수한 크리스탈을 내게 주겠나?
-소환용 크리스탈: 바위신 타이탄을 소환하기 위한 크리스탈.
……잘 받았네.
감시대 야영지의 흑와단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오지.
자네와 알리제는 이대로 '우가마로 무장광산'으로 들어가서
화산구 신전과 이어진 야만족 에테라이트로 향하게.
나도 곧바로 따라갈 테니.
알리제
여느 때와 다르게 믿음직스러운걸.
시간이 별로 없는 것 같으니까…… 서둘러.
그럼, 가자!
가 브
나도 갈래!
가 브
아마 신전에 사제님 이쓸꺼야…….
아빠랑 엄마도 거기 이쓸까……?
알리제
무사해서 다행이야.
여기까지는 별 문제 없었지만……
문제는 지금부터일지도 몰라.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신전을 비워두진 않을 테고.
알피노가 오길 기다렸다가 강행돌파하자……!

제2단 단장 자 다
느려 터졋서!
빨리빨리 준비 못타냐!
알피노
멈춰라!
소환에 쓸 크리스탈은 우리가 갖고 있다!
제2단 단장 자 다
이, 인간……!?
네놈들, 벌써 냄새맏고 온 게냐!
가 브
사제님!
우리 엄마랑 아빠 보네주세요!
아빠……?
엄마……!

알리제
설마, 죽인 거야……?
제기로 만들어서…… 야만신에게 힘을 주려고……!?
제2단 단장 자 다
어쩔 수 업써따……
다 네놈들에 행포를 피하기 위함이야.
동포의 목숨과 뼈가 구원에 믿꺼름이 될 꺼다.
알피노
잠깐.
……잠시라도 좋으니, 대화를 하세.
코볼드족 사제여…….
부탁일세…… 야만신 소환은 이제 그만두게나.
희생을 치르면서까지 신에 매달려보았자……
야만신을 소환하면 결국 에테르가 고갈되어
아무도 구원받지 못하게 되네.
증오의 칼날을 거두고 서로 이해한다는 건 어려운 일일세.
허나 나는 북쪽 땅에서 많은 벽과 고난을 넘어
평화의 길을 선택한 자들을 내 눈으로 봤네……!
그러니!
나와 자네들도 손을 잡을 수 있을 걸세……!
제2단 단장 자 다
그것또 힘이 잇스니까 하는 말이지!
우리는 약하다……
끈임업시 학대받고 억압받아딴 말이다!
오래전, 기술을 익킨 끗에 겨우 불가침조약을 얻어내껀만
그래도 인간한태 게속 위헙받고 잇따!
인간은 강하다…….
그러면서 우리가 신한태 기도해서 힘을 어드려고 하면
'야만족'이라면서 업새려고 하지!
그런 놈들 말을 믿을 수 잇갠나!
지켜야 한다, 나는 동포를 지켜야 해!
가 브
엄마…… 아빠……
나좀 봐바…….
대답해죠……
나 엄마 아빠 데리러 왓는대…….
아아…… 아아아…………!
가지 마…… 나 두고 가지 마……!
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알피노
이런……!
가 브의 마음이 반영돼서 이성을 잃었어……!
가 브
두고 가지 마……
나도 대리고 가………….
알리제
알피노!
알피노
알았어!
리오넬, 알리제!
일단 후퇴하자……!

가 브
…………………….
알리제
가 브는 의식이 몽롱한 것 같아.
괜찮아, 곧 기운을 차릴 거야…….
알피노
……야만신은 에테르와 강한 소망에 의해 소환되지.
그걸 알면서도…… 그곳에 있던 어느 누구도
가장 순수하고 강한 마음을 눈치채지 못했어.
그 타이탄은 가 브에 의해 태어난 슬픔의 화신일세.
제어할 수 없고, 바쳐진 크리스탈도 적어.
제멋대로 날뛴 뒤 사라지는, 실패한 소환이지…….
결과만 보면 아씨엔들의 목적은 막은 셈이야…….
야만족들이 더 강한 야만신을 소환하게 하려면
최상의 상태로 소환된 야만신을 인간이 쓰러뜨려야 하니…….
하지만……나는…….
리오넬…….
자네라면 그 정도로 불완전한 야만신은
쉽게 쓰러뜨릴 수 있을 거야.
그 타이탄이 만에 하나 화산구 신전 밖으로 나와
다른 누군가가 휘말려서 다치기 전에……
끝을 내주지 않겠나…….
가 브를 위해서라도, 부탁하네……!
나와 알리제의 마음도 부디……
자네에게 힘이 되기를……!
고맙네…….
또 힘든 역할을 떠맡겨서 정말로 미안해.
그동안 나와 알리제는
가 브를 데리고 광산에서 탈출하겠네.
일을 끝내면 야영지 근처에서 만나세.
가 브
…………………….
알리제
……다녀와.
그 애를…… 잘 부탁해.
알피노
일을 끝내면 야영지 근처에서 만나세.
부디 자네도 무사하기를…….
[진 타이탄 토벌 개시]
타이탄
으…… 으으……
두고, 가지, 마…….
싫어, 싫어……!
무서워…… 도와줘……!
아파…… 괴로워……
심장이, 뜨거워……!
으아아아아아아!!
아아…… 아빠…… 엄마………….
[진 타이탄 토벌 완료]
가 브
…………………….
알리제
리오넬……!
다행이야, 한시름 덜었어…….
알피노
아아, 리오넬……!
무사히 돌아왔군.
그럼 그 야만신 '타이탄'은……
소멸한 거구나.
고맙네. 덕분에 피해가 확산되는 걸 막을 수 있겠군.
슬픈 일이 일어나는 건…… 이제 질렸어.
가 브는 계속 저러고 있네.
우리가 하는 말은 들리는 것 같은데
입을 열지 않아…….
그저 아직 혼란스러운 건지,
아니면 타이탄을 소환한 것 때문에
신도가 돼버린 건지…….

알리제
……신도가 된 거라면, 처분한다.
그게 에오르제아의 방침이지?
알피노
알리제…….
부정은 하지 않겠다만, 그래도 나는………….
야만신 '시바'의 신도 중에 화해한 자가 있었던 것처럼
작은 희망이나마 가지고 싶구나.
알리제
…………상태를 지켜보자.
잠깐 동안만이라도.
가 브
…………………….
알리제
이유가 어찌 됐든 가 브가 야만신을 소환한 건 사실이야.
신도가 되었을지도 모르는 야만족을
따뜻하게 맞아주길 바랄 수는 없겠지…….
별 그림자 가득히
알피노
다음 할 일을 생각하기 전에……
지금까지 있었던 일은 흑와단에도 전했네만
자네가 다시 귀환 보고를 해주지 않겠나?
블루이딘 소령이 노심초사하고 있으니 말일세.
전투 직후에 미안하네만, 무사히 돌아온 모습을 보여주게.
블루이딘 소령에게 귀환 보고를 해주지 않겠나?
자네가 돌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걸세.
흑와단 소령 블루이딘
오오, 돌아왔군!
그렇다면 야만신 '타이탄'은……!
그래, 그래, 수고했다!
덕분에 나도 부하들도 한시름 놓을 수 있겠어.
솔직히 말해서, 아무리 어중간한 상태라고 해도
가까운 곳에 야만신이 소환됐다니, 불안해서 견딜 수가 있어야지.
우리 부대가 아무리 실력을 중시하는 거친 놈들 뿐이라 해도
야만신과 싸우면 부상자도 사망자도 나올 테니까.
……정말 고맙다.
좋아, 오늘 밤은 축배를 들자!
너도 많이 피곤할 테니 오늘 하루는 푹 쉬어!
거창한 대접은 못 해주지만 말야, 크하핫!



알리제
……누구냐!?
……당신이구나.
멋대로 야영지를 빠져나와서 미안해.
다들 이 아이를 싸늘하게 쳐다보니까……
잠깐 기분 전환도 할 겸 나왔어.
여전히 반응은 없지만 말이야.
조용하다…….
밤하늘에 빨려 들어갈 것 같아.
누군가는 무언가를 잃어버렸는데도
이렇게 밤은 가고, 또 아침이 찾아오지.
……아름답고도 잔인한 세상이야.
에오르제아에 와서 여행을 하다 보니까 말야……
예전보다 힘은 강해졌지만, 어쩐지
가슴 아픈 일이 늘어났거든.
제7재해 때, 할아버지는 자신을 희생해서 이 땅을 지키셨어.
그 이유를 알고 싶어서 여기까지 찾아왔는데,
어딜 봐도 막대한 문제에 휘둘리기만 하는 사람들뿐이었지…….
화도 나고…… 슬펐어.
할아버지는 샬레이안에 두고 온 나랑 가족들보다
이런 사람들이 더 소중했던 건가 싶어서…….
당신 덕에 재해의 진실을 알았고,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달았지.
그래서 이번엔 할아버지를 따라서가 아니라……
나 스스로 에오르제아를 지켜야 할 이유를 찾아다녔어.
많이 돌아다니면서, 이런저런 일을 겪었거든?
재밌는 일, 즐거운 일만 있었던 건 아니야.
이해가 안 되는 사람, 화나지만 어쩔 수 없었던 사건…….
겨우 서로 마음이 통했는데
구하지 못했던 목숨도 있었지………….
그런데 그때, 문득 옛날 생각이 났어.
할아버지가 재해를 막으려고 에오르제아로 떠나시기 전에
그걸 반대하던 아버지한테 말씀하셨지.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눈앞에 있는데도
내 한 몸 걱정하며 돕지 않는 건 그저 게으름일 뿐이다.
그러면서 어찌 인류가 앞으로 나아간다 말할 수 있겠느냐.
아…… 이거구나 싶더라.
내가 찾던 답이란 바로 그게 전부였던 거야.




그랬더니 갑자기, 여행길에 만난 많은 사람들……
알피노랑 위리앙제, 그리고 당신이 떠올랐어.
어둠의 전사를 혼자서 뒤쫓을 때도 무섭지 않더라구.
나 혼자만 계속 떠드니까 민망하잖아.
……그러니까 당신 얘기도 좀 해봐.
이슈가르드에선 어떤 여행을 했어?

알리제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시겠습니까?
>에스티니앙, 이젤과 함께한 여행
아이메리크 일행과 함께 싸운 일
알피노랑 저지 드라바니아를 찾아간 일
천 년의 역사를 거스르는 여행이라…….
그나저나, 개성도 참 강한 동료들이네.
생각하는 거나 말하는 거, 성격까지 제각각이잖아?
한뜻으로 뭉치진 못했어도 서로 갈라서지 않았던 건,
당신이라는 존재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당신을 믿었기에 뒷일을 맡길 수 있었던 거야…….
당신은 지금까지 여러 사람을 만났고,
여러 소망을 짊어지고 걸어왔지.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이 세상에 아침이 찾아오는 한,
그 짐을 안고 나아가야 할 거야.





수상한 남자
……빛의 크리스탈.
빛을 증오하면서도 버리지 못하는 것입니까…….
어둠의 전사
흥…….
우리 목적을 이루는 데 필요해서 그럴 뿐이다.
……용건이나 말하지?
수상한 남자
라노시아에 뿌린 씨앗……
야만신 '타이탄' 소환의 싹이
그 영웅의 손에 꺾였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소환은 되었으나 불완전했지요…….
더욱 큰 힘…… 신을 향한 갈망을 부추기려면
그 정도로는 모자랍니다.
어둠의 전사
하얀 옷 자식은 뭐라던가?
수상한 남자
계획은 멈추지 않는다…… 그게 다였습니다…….
어둠의 전사
젠장, 아주 느긋하시군……!
제1세계가 이제 곧 무로 돌아갈 마당에……!
수상한 남자
이슈가르드를 도와 전쟁을 종결시킨 '새벽'이
본격적으로 당신들에게 눈을 돌렸습니다…….
앞으로…… 계획은 더한 난관에 봉착하겠지요…….
어둠의 전사
흥! 동료였으니까 안다는 말이냐?
과거의 빛을 못 버리는 게 대체 누구야?
수상한 남자
……착각하지 마십시오.
저는 당신이 앞으로 어찌할지 묻는 것입니다…….
이 땅에 혼돈을 퍼뜨려 붕괴를 초래하려는 존재는
어둠에서 온 자뿐만이 아니니…….
마음에 들지 않으시다면, 본인 뜻대로 움직이시지요…….
예컨대 당신 손으로 그 영웅을 제거하면……
위태로이 균형을 유지하던 에오르제아는 크게 흔들리고,
파멸을 향해 굴러떨어질 것입니다…….
어둠의 전사
너, 무슨 속셈이냐.

수상한 남자
도울 수 있는 자가 눈앞에 있는데도
돕지 않는 건 그저 게으름일 뿐이다.
……제 스승님이 남긴 말씀이자, 제 신조입니다.
어둠의 전사
그 애송이들을 유인해라.
한 방에 쓸어버릴 테니까.
수상한 남자
알겠습니다…….
그럼 '그들'을 이용하도록 하지요.
스승님 말씀은 지금도 변함없이 마음속에 있으나……
아픔 하나 없이 모두를 구할 힘은, 이 손에 없습니다…….
민필리아…… 그리고 여러분……
용서해 달라고는 않겠습니다.
그래도, 저는…….
한 걸음 디딜 때마다 가슴이 찢어지더라도……
굳게 믿는 길이라면, 당신은 나아가겠습니까?
문브뤼다…….

흑와단 소령 블루이딘
푹 쉬었나?
알피노
리오넬, 전투의 피로는 많이 풀렸나?
괜찮다면 이제 출발하고 싶네만.
사실은 조금 전에 산크레드로부터 연락을 받았네.
그들과 야슈톨라 일행이 조사한 쪽에서도
이슈가르드 각인이 있는 나무 상자가 발견됐다는군.
아무래도 성도에서 결전을 준비할 때 수집한 크리스탈을
유출한 자가 있는 것 같아.
물론 뒤에서 조종하는 건 아씨엔이겠지만.
현재 아이메리크 경 지시에 따라
신전기사단이 총력을 기울여 조사 중이라고 하네.
범인 확보는 시간 문제라고 산크레드가 그러더군.
그러니 우리 쪽은 만약을 위해,
유출된 크리스탈이 더 없는지 알아보는 편이 좋을 듯하네.
보고할 겸해서, 다시 위리앙제를 찾아가고 싶네만…….
……흠, 알리제가 안 보이는군.
리오넬, 그 아이를 찾거든
이만 출발하자고 말해주지 않겠나?
알리제와…… 가 브도 안 보이는군.
조금 전에 이 근처에서 봤으니
야영지 안에 있겠지만…….

가 브
…………………….
알리제
아, 리오넬.
……혹시 출발할 시간이야?
알았어.
또 찾아다니게 만들어서 미안해.
나는 이미 준비가 끝났으니까 바로 출발할 수 있어.
알피노
……가 브는 어떻게 할 생각이니?
알리제
알피노…….
그 사람이랑 같이 온 걸 보니
어떻게 할지 결정을 내렸구나?
그날 이후 결국 말하는 걸 못 봤어.
잠도 안 자는 것 같으니까, 몸이 많이 힘들 텐데.
……그런 아이를 데리고 돌아다닐 수는 없지.
가 브를 흑와단에 맡길게.
이 아이는 지금 틀림없이 싸우고 있을 거야.
슬프고, 아파서, 야만신의 유혹에 모든 걸 맡기고 싶은 마음과
부모님을 앗아간 신앙을 용서할 수 없다는 마음 사이에서…….
그 결론을 내릴 때까지
부디 우호적인 수인족으로 대해줬으면 해.
흑와단 소령 블루이딘
그래, 우리 림사 로민사에서는 수인도 인간도 별반 다르지 않아.
그 녀석이 크리스탈이 있는 곳을 알려준 덕에
큰 피해를 막았다고 상부에 잘 말해두지.
알리제
가 브…….
네 심정을 조금은 알 것 같아.
우리도 할아버지를 잃었으니까.
괴롭고, 답답하고, 화가 나고……
어쩌면 지금은 아무 말도 듣기 싫을지 몰라.
그래도 이 말만은 해주고 싶어.
언젠가 아침이 와서, 그 슬픔과 분노가 가슴 속에 가라앉을 때까지
너 자신의 마음을 포기하지 마.
그 마음을, 공허한 신앙으로 대신해서는 안 돼.
네가 지금까지 살아오고 부모님을 사랑했다는 증거니까.
그걸 놓아버리면…… 나도 너무 슬플 거야.

흑와단 소령 블루이딘
그럼, 갈까.
가 브
…………조아하는…… 마음…… 안 일어버리께……
고마어…… 고마어………….
……………….
알피노
가 브는 분명 괜찮을 거야…….
우리 마음은 확실히 전해졌을 테니…….
하지만 이번 일로 새삼 깨달았어.
야만신 소환이…… 야만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리제
가자.
이 사건의 흑막을 한 대…… 아니, 천 대 정도는
두들겨 패야 속이 시원할 것 같아.
흑와단 소령 블루이딘
그 꼬마의 신병은 우리가 맡겠다.
상부에도 잘 말해두겠다만……
신도가 되지 않기를 바랄 따름이야.

위리앙제
고대하는 사람이 오리니…….
무사히 귀환하심에 마음이 놓입니다…….
알피노
그래, 대성공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네만
아씨엔의 계획은 일단 저지했네.
어둠의 전사가 개입하기 전에 끝낼 수 있었지.
위리앙제
다행입니다…….
저 또한, 낭보라 말할 정도는 아니나
여러분께 보고드릴 일이 있습니다…….
우선 알리제 님께서 부탁하신
'세계의 통합'에 대한 조사 결과입니다…….
그 위서에는 이 세계와 공존하는 세계의 존재를 암시하며
재해가 일어날 때마다 그 세계가 사라진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사라지는 세계가 우리 세계와 하나가 된다고…….
알피노
즉, 과거에 일어난 일곱 번의 재해로 인해
제1세계에서 제13세계 중 7개의 세계가
이미 원초세계에 통합되었다는 뜻이군…….
위리앙제
……그렇습니다.
저는 다른 현자에게 전해 들었을 뿐입니다만……
별의 대변인으로서 민필리아가 했던 말과도 일치할 겁니다.
그럼 그 통합이란 과연 어떤 현상인가…….
'게룬의 신탁'에는 이렇게 서술되어 있습니다.
종말을 맞이한 세계에서
모든 생명은 어김없이 에테르로 돌아가며,
그 에테르의 급류는 원초세계로 흐른다…… 라고요.
알리제
그게 뭐야……!
그럼 어둠의 전사가 목적을 이룬다 해도
제1세계의 모든 생명은 결국 다 죽는다는 거잖아……!?
위리앙제
적어도 육신과 자아는 사라집니다……
그것을 일반적으로 '죽음'이라 부르겠지요…….
그러나 제1세계에 닥쳐왔다는 '빛의 범람'이라는 위기……
그 너머에 존재하는 것이 보이드와 같은 완전한 무의 세계라면
그곳에서는 삶은 물론 죽음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든 생명이 무로 돌아가기 전에……
에테르라도 보내 원초세계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어둠의 전사의 진짜 목적일 겁니다.
알피노
그 정도로……
그들은 궁지에 몰린 건가.
위리앙제
그리고…… 또 한 가지, 보고드릴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여러분께서 저지하고자 하시는
그들의 계획에 관한 정보입니다…….
조금 전…… 남부 다날란 리틀 알라미고 근처에서
대량의 밀수 크리스탈이
알라미고인 손에 넘어간 듯합니다…….
알피노
……알라미고인?
지금까지 노렸던 대상과는 전혀 다른데……
정말로 아씨엔들이 꾸민 계획인가?
위리앙제
틀림없어 보입니다…….
아씨엔은 과거에 리틀 알라미고의 젊은이를 꾀어
파괴신 '랄거'를 소환하려 한 전례가 있으니까요…….
게다가, 크리스탈을 밀수한 범인들 중에
난민 문제와 인연의 사슬로 묶인 이가 끼어 있는 듯합니다…….
오래 전 여러분께서 체포한 전 불멸대원 엘린 로아유……
울다하 난민 봉기에도 가담했던 그녀의 조직 잔당이
지금은 아씨엔을 돕고 있습니다…….
알피노
뭐라고……!?
그래, 엘린 로아유는 이슈가르드 출신이었지.
그 조직의 잔당이라면 연루되어 있어도 이상하지 않아…….
리오넬, 알리제.
진상을 조사하기 위해 일단 리틀 알라미고로 가지 않겠나?
알리제
…………응, 그게 좋겠어.
우리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자.
위리앙제
……조심해서 다녀오십시오.
산크레드
알피노 님, 알리제 님, 그리고 리오넬.
……들려?
속보야. 아이메리크 경과 신전기사단이
크리스탈을 유출한 범인을 붙잡았어.
게다가 검은 로브를 입은 남자가 사주했다고 자백한 모양이야.
알피노
좋은 소식이로군……!
그럼, 아씨엔이 주도한 크리스탈 공급이
당분간은 차단된다고 생각해도 되겠나?
산크레드
그래…….
하지만 범인들 증언에 따르면,
이미 한 건은 거래가 끝난 모양이야…….
거래한 상대는 알라미고인이라더군.
장소는 남부 다날란……
리틀 알라미고 근처야.
지금 알고 있는 정보는 이 정도야.
……나는 바로 현지로 가서
정보를 수집하려고 해.
알피노
그래, 우리도 마침 같은 정보를 입수하고
리틀 알라미고로 가려던 참일세.
합류해서 협력하도록 하지.
산크레드
뭐야, 그랬어!
역시 천재 쌍둥이와 노련한 모험가가 손을 잡으니 대단한걸.
……그래도 이 정보는 모르겠지?
크리스탈 유출범 중에 낯익은 녀석이 있더라고.
기억을 더듬다가…… 감이 왔지.
엘린 로아유와 친하게 지내던 남자였거든.
아마 그녀가 만든 지하조직의 잔당을 모아서
뒤가 구린 짓을 해온 거겠지.
알피노
아, 그 이야기는 이미………….
알리제
지금 그 정보, 다른 사람한테도 말했어?
산크레드
응? 아직 아무한테도 말 안 했는데……
어디 전달해야 할 곳 있어?
알리제
아니, 됐어.
……위리앙제한테 들은 그대로야.
알피노
……알리제는 위리앙제와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요즘 그애 태도가 좀 서먹하던데…….
위리앙제는 조부님 제자 중에서도 특히 열심이었네.
르베유르 가에도 자주 찾아와서
가족이나 다름없이 지낸 사이지.
특히 조부님을 사이에 두고 알리제와 셋이 함께 있는 모습을
안 보는 날이 없을 정도였어.
……아무튼, 이 일은 나중에 조용히 물어보지.
산크레드 덕분에 정보의 진위도 확실해졌으니
어서 '리틀 알라미고'로 가세.
위리앙제
……확실한 출처를 통해 들었으니
틀림없이 거래가 있었을 것입니다.
조심해서 다녀오십시오…….
알피노
산크레드는 아직 안 온 것 같네.
알리제
위리앙제…… 도대체 무슨 일을 꾸미고 있지……?
……아, 리오넬.
미안, 잠깐 생각할 게 좀 있어서.
위리앙제랑 무슨 일 있었냐고?
글쎄…… 마음에 걸리는 게 있는데, 아직 확실하지 않아서…….
그 사람은 늘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기 어렵거든.
혹시…… 만약에, 나쁜 쪽으로 굴러갈 것 같으면
내가 어떻게든 그 사람을 막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
그럴 때를 위해 연습한 기술도 있으니까…….
그보다, 유출된 크리스탈을 찾아야지?
아직 산크레드는 도착하지 않은 것 같지만
먼저 정보 수집을 시작하자.
쓸 만한 정보가 있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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