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 둥지
에스티니앙
자, 이제 어떻게 할 거냐?
난 계속 동쪽으로 갈 건데…….
알피노
동쪽……? 거기에 뭐가 있지?
에스티니앙
내가 가진 '용의 눈'이 놈의 위치를 알려주고 있다.
……그쪽으로 가면 '용의 둥지'가 있을 거야.
니드호그가 사는 또 하나의 궁전이지.
이젤
무슨 생각이냐!
에스티니앙
이제 와서 막으려는 건 아니겠지?
난 흐레스벨그와 대화할 때까지 충분히 도와줬다.
약속은 지켰어.
이봐, '얼음의 무녀'……
네 계획이 틀어진 이상, 성도를 지킬 방법은 하나밖에 없어.
……니드호그를 치는 거다.
이젤
인간이 얼마나 큰 죄를 지었는지 알고도
'용시전쟁'을 계속하려는 것이냐……!
에스티니앙
아니, 여기서 끝내버릴 거다…….
내 손으로 니드호그를 죽이겠다.
알피노
잠깐, 승산은 있는 건가?
흐레스벨그의 엄청난 힘을 느끼지 않았나…….
니드호그도 그와 같은 칠대천룡일세!
이슈가르드의 방어를 굳히고
가능한 병력을 전부 투입해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적진에 뛰어들어 쓰러뜨리겠다니!
에스티니앙
방법이야 있지…… 난 '용의 눈'이 있으니까.
빛의 전사가 도와주기만 하면 가능해.
……그렇지만 놈이 어디 있는지부터 파악해야겠지.
우선 '용의 둥지'를 찾아야 해.
알피노
그야말로 광란의 역사로군……
결국 피로 피를 씻는 길밖에 없단 말인가…….
에스티니앙
역사란 다 그런 거지. 인간도 마찬가지고…….
내 손이 용의 피에 물들지언정, 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이젤
아아…… 나는 정말…… 무력하구나…….
내가 지금까지 한 일은 뭐지……?
빙결의 환상 속에서…… 꿈을 꾸고 있던 것인가…….
에스티니앙
내버려둬…… 지금은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다.
의지의 창이 꺾인 녀석에겐 이제 볼일 없어.
이젤
……내가 느꼈던 시바의 마음은……
모두 허상이었단 말인가…….

알피노
에스티니앙 공……
설마 저게……!?
저건…….
에스티니앙
맞아, 틀림없다. 저게 '용의 둥지'야.
'눈'을 통해 느껴지는군…… 니드호그의 원한이!
티오만이 죽은 걸 알고 위기감을 느꼈나……
둥지 주위를 폭풍으로 막아놨어.
알피노
우린 예전에 바람신 '가루다'의 폭풍을 돌파하고
놈의 거처에 침입한 적이 있네.
시드에게 도움을 청하세. 그때처럼 말이야.
어차피 싸워야만 한다면 최선의 길을 모색하는 수밖에…….
성도에 닥친 위기를 생각하면 시간이 없으니 말일세.

바람벽을 가를 비책
에스티니앙
그래, 바람신 '가루다'의 바람벽을 돌파한 힘이라면
이 '용의 둥지'에도 들어갈 수 있겠군.
리오넬, 알피노……
그 시드라는 자에게 도움을 청하고 와주겠나?
알피노
물론일세.
단, 혼자서 니드호그와 대결하는 무모한 짓은
꿈에도 생각하지 말게.
에스티니앙
걱정 마라. 나도 그렇게 생각이 없진 않으니까.
준비가 끝나면 링크펄로 연락해라.
성도에서 합류한 다음 단숨에 치고 나가자.
알피노
좋아. 리오넬, 일단 '이슈가르드'로 돌아가세.
성도에서 일하고 있는 '시드'를 찾아야겠네.
에스티니앙
시드라는 자에게 도움을 청해다오.
알피노
시드는 이슈가르드의 협조 요청에 따라
비공정 관련 기술 고문으로 와 있을 걸세.
시드가 있는 곳을 아는 사람이 어디 없을까…….
참, 포르탕 가 차남이 그런 데 귀가 밝았지.
'포르탕 저택'에 가서 '에마넬랭' 공에게 물어보세.
포르탕 가 위병
어서 오십시오.
'포르탕 저택' 안으로 모시겠습니다.
알피노
에마넬랭 공에게 물어보는 게 좋겠네.
오노루아
에마넬랭 님은 소문을 수집하는 일만큼은
무척 잘하신답니다.
에마넬랭
어, 리오넬이잖아.
뭐? 갈론드 아이언웍스 사 대표 '시드'가
어디서 뭐 하는지 들어봤냐고?
그야 당연하지! 성도에 벌써 소문이 다 났는데.
교황청이 주도해서 개발한 대형 비공정이
계속 고장만 나길래 결국 시드한테 점검을 의뢰했다던데.
요즘엔 '비공정 승강장'에도
갈론드 아이언웍스 직원이 상주한다는 것 같아.
그 시드라는 사람도 거기 있는 거 아냐?
알피노
'비공정 승강장'이라……
좋아, 당장 찾아가세.
시드를 찾아 바람의 벽을 돌파할 방법을 상의해야지.
빅스
성도에서 전쟁이 벌어진다니 일반 사원은 대피시켜야 할 텐데.
하지만 그렇다고 일을 내팽개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웨지
드, 드래곤족이 쳐들어온단 말임까?
그럼 빨리 '그걸' 완성시켜서 냉큼 튀어야겠슴다!!

시드
오, 리오넬이랑 알피노 아냐.
무슨 일인데 표정이 그렇게 심각해?
알피노
시드! 자넬 찾았다네.
실은 도움을 청할 일이 있어서 말일세.
시드
……사룡 '니드호그'가 펼쳐둔
폭풍 장벽을 돌파해야 한다고?
물론 알피노가 말하는 방법이라면
내 엔터프라이즈로 가능하지.
……하지만 섬세한 조종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어.
자유자재로 비행하는 드래곤족의 접근을 허용하면
눈 뜨고 못 볼 사태가 벌어질걸.
알피노
그걸 해결할 방법은 없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뭐든지 하겠네!
지금도 에스티니앙 공이 홀로 구름바다에 남아
사룡을 감시하고 있단 말일세……!
시드
후후, 그렇게 성급할 것 없어.
마침 딱 좋은 비밀 병기가 있거든.
빅스! 웨지!
너희가 만들고 있는 그걸 꺼낼 때가 왔다.
백문이 불여일견이지.
일단 '하늘강철 기공방'으로 와라.
대단한 걸 보여줄 테니까!
기술 교류의 일환으로 공방 일부를 빌렸거든.
둘 다 보고 놀라지 말라고.
웨지
훗훗훗……
이럴 줄 알았지 말임다……!
알피노
'하늘강철 기공방'……
대 드래곤 병기를 개발, 제작하는 곳이라 들었네만…….
빅스
'그 물건'은 이 공방 안에 있다.
보고 뒤로 자빠지지나 마라!
웨지
눈 크게 뜨고 보십쇼!
이것이 우리가 만들고 있는 배……
이름하여 '마나커터'임다!

빅스
제7성력이 선언된 후, 우린 잠시 대장 곁을 떠나
'꼬마 야생마'의 후속작으로
이 신형 비공정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시드
어때, 꽤 잘 빠졌지?
이 녀석들의 기초 설계가 탄탄하다는 증거다.
편속성 크리스탈을 쓴 '속성 변환 장치'……
그 원리를 이용해서 주위 에테르를 바람속성으로 변환한 다음
특수가공한 돛으로 받아내 부력을 얻는다…….
그 아이디어를 들었을 땐
나도 혀를 내둘렀다니까.
웨지
하지만 약점도 살짝 있슴다…….
빅스
이 편속성 크리스탈식 비행장치는 아직 출력이 부족해서……
선체가 뜰 정도로 부력을 얻으려면
바람속성 에테르가 짙은 장소에 있어야 해.
웨지
쉽게 말해 날 수 있는 곳과 날 수 없는 곳이 정해져 있슴다.
시드
게다가 요샌 이슈가르드의 대형 비공정을 만드느라
이쪽은 작업을 전혀 못 했거든.
완성하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릴 거야.
타타루
헥…… 헥…… 헥…….
웨지
타, 타타루 씨!?
왜 그렇게 뛰어오심까!?
타타루
여러분, 여기 계셨군용!
울다하에서 엄청난 정보가 들어왔습니당!
나, 나나모 폐하에 관한 얘기예용!
시드
좋아, 마나커터는 우리가 준비해놓겠다.
하는 김에 폭풍 장벽을 돌파할 장치도
아주 듬직한 놈으로 달아줄게.
자네들은 가서 황소 양반을 도와줘!
빅스
이만하면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어.
웨지
최고로 잘빠졌슴다!
시드
어때, 제법 멋지지 않나?
알피노
우선 타타루의 말을 들어보세.
사막도시에서 온 소식
타타루
엄청난 정보라는 건 다른 게 아닙니당.
나나모 여왕 폐하의 행방에 관한 단서를 잡았어용!
'모래의 집'에서 요양 중인 라우반 국장님이
리오넬 님이랑 알피노 님께서
꼭 좀 힘을 빌려줬으면 한다고 하셨습니당.
알피노
리오넬, 시드가 '마나커터'를 점검하는 동안
우리는 울다하에 가서 문제를 해결하고 오세.
타타루, 자네는 신전기사단을 통해 에스티니앙 공에게 연락해서
상황을 전달해주게.
당분간 위험한 임무가 이어지겠지만 잘 버텨달라는 말도…….
타타루
알겠습니당!
알피노
리오넬, 우리는 '모래의 집'으로 가세.
사룡을 퇴치하기 전에 울다하에 숨은 어둠을 걷어내자고!

라우반
여기까지 오게 해서 미안하다.
알피노
그런 말씀 마십시오.
몸은 좀 어떠십니까?
라우반
이제 괜찮다.
감옥에서 지내느라 떨어진 체력도 제법 돌아왔어.
도마 사람들이 간호해준 덕분이지.
알피노
……그런데, 뭔가 움직임이 있었습니까?
라우반
음, 나나모 님의 소재에 관해 몇 가지 정보가 들어왔다.
듀라라가 알려준 바로는
얼마 전 왕궁으로 대량의 연금약이 반입됐다는군.
피핀
바로 파파샨 님과 함께 알아봤다.
왕궁에 반입된 연금약의 출처는 프론데일 약학원이었어.
약학원 전 학장이 발명한 비약이라더군.
긴 혼수상태에 빠진 환자의 건강을 유지하는 효과가 있어.
알피노
장기간의 혼수상태…… 나나모 님이군요!
라우반
……그래, 왕궁 어딘가에 잠들어 계시단 뜻이다.
듀라라의 말이 사실이라는 증거지.
유우기리
우린 나나모 폐하를 깨울 방법을 찾고자
그분이 어떻게 혼수상태에 빠졌는지 아는 인물……
즉 '암살'을 직접 실행한 시녀를 추적했다.
범행에 쓴 약이 무엇인지는
그자에게 직접 들으면 될 거다.
……위치는 이미 알아냈기에, 그대들을 부른 것이야.
라우반
지금부터 그 시녀를 찾아가 신병을 확보한다!
한데, 그 시녀는 '은 장터'에 살고 있다.
몰락한 마을이라 해도 보는 눈은 있기 마련이지.
우리가 움직인 걸 알면 공화파 놈들도 가만있진 않을 거다.
나는 몸이 이 모양이니…… 최악의 사태를 가정해서,
믿을 수 있는 너에게 도움을 청하고 싶다.
……나나모 님을 위해 힘을 빌려줄 수 있겠나?
고맙다, 모험가.
자, 가자. 울다하를…… 나나모 님을 되찾으러!
알피노
여왕 폐하를 산 채로 잠에 빠뜨렸다는 건
그 반대로 깨울 방법도 있다고 보는 게 맞겠지…….
수면약을 해독할 각성약이 분명히 있을 걸세.
슬라프스위스
라우반 국장님을 구해줘서 고마워,
하지만 그분의 팔을 보면 마음이 아프네…….
래돌프
'새벽'의 반격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드디어 순풍이 불기 시작했어.
이 흐름을 놓치지 말자고, 빛의 전사!
히기리
라우반 님의 회복력은 정말 대단하시더군요.
역시 몸을 극한까지 단련하신 분은 다른 것 같습니다.
아렌발드
아바와 올리에게 부끄럽지 않게 싸우길 잘했어…….
앞으로도 각자가 믿는 길을 나아가자.
위그스탠
정세나 야만족과의 전황도 시시각각 변하고 있어…….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온 힘을 다할 거야.
위리앙제
사막 부족은 독뱀이나 독전갈이 많은 환경에서 살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미량의 독이 든 차를 마시며 내성을 기릅니다.
나나모 여왕 폐하도 분명 내성을 가지고 계시겠지요.
유우기리
정보에 따르면 시녀의 이름은 '메리엘'……
중원 부족 여성이다.
리오넬 공도 만난 적이 있을 것이야.
사건 이후 고향인 '은 장터'로 돌아가서
사람을 피해 조용히 살고 있다더군.
우선 현지에 가서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라우반
에잇, 어디 있는 거냐!
당장 나와라, 메리엘!
파파샨
진정하십시오, 라우반 공.
흥분하면 보일 것도 보이지 않게 됩니다.
듀라라
그 사람에게도 연락해야………….
모든 일을 정리하겠어요.
피핀
설마 광장에 나오는 일은 없겠지…….
알피노
나나모 폐하의 시녀라면
나도 왕궁에서 여러 번 봤을 터인데…….
댄옐
메리엘 누나라면 얼마 전에 울다하에서 돌아왔어요.
그런데 왠지 기운도 없어 보이고, 집 밖에도 나오지 않더라고요.
누나네 집이 어디냐고요? 마을 입구 옆이에요.
얼룩덜룩한 목초지
뭐? 고향에 돌아온 주민을 못 봤냐고?
나 참, 지겨워 죽겠군. 지금 있는 사람들 내보내기도 힘든데
또 주민이 늘어난 거야!?
키키푸
어머! 리오넬이잖아?
오랜만이야. 잘 지냈어?
메리엘 씨를 찾는다고?
울다하에서 돌아온 걸 보니 꿈을 못 이뤘나 본데……
이럴 땐 그냥 놔두는 게 도와주는 거야.
알피노
나나모 여왕 폐하 직속 시녀였던……
메리엘 님이시죠?

메리엘
……윽!?
저, 전 모르는 사람이에요…… 이만 실례할게요.
라, 라우반 님!?
라우반
자, 말해봐라. 사건의 진상을…….
로로리토
……그건 내가 대답하지.

라우반
로로리토, 네 이놈……!
로로리토
카르테노 지하 깊은 곳에 잠든 거대한 힘……
'오메가'를 손에 넣고자 한 텔레지 아델레지는
'개척 계획'이라는 수작을 부렸소.
하지만 폐하께서 왕정을 폐지하려는 걸 알고 계획을 바꾸었지.
번거롭게 폐하를 뒤에서 조종하는 대신 암살해버리고,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하려 했던 것이오.
어디서 손씨 왕조의 피를 잇는 계집애를 데려다
여왕 자리에 앉히려고 했던 것 같소.
텔레지 아델레지는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어.
하여 보다 못한 내가 암살 계획을 이용해
그자를 제거하기로 한 것이지.
라우반
그렇다면 나나모 님은…….
로로리토
내가 폐하를 시해할 이유가 어디 있소?
정치가 받쳐줘야 재벌도 흥하는 법…….
그래서 저 여자를 시켜 독약을 수면약으로 바꿔치기한 거요.
라우반…… 이 일은 그대의 친구 일베르드도 다 알고 있소.
일부러 폐하께서 암살당했다고 말해
그대의 화를 돋우고 텔레지 아델레지를 죽이게 만든다…….
솔직히 이렇게까지 딱 들어맞을 줄은 몰랐소이다.
라우반
네놈들……
크리스탈 브레이브가 생기기 전부터 한통속이었군!?

로로리토
그런 셈이오.
일베르드는 내가 크리스탈 브레이브를 이용하기 위해
놓아둔 장기말이었지.
애초에 그 조직의 설립 자금이 어디서 나왔겠소?
그렇게 큰돈이 움직였는데,
거기다 내 돈을 찔러넣는 건 일도 아니지…….
일베르드, 그자는 알라미고 탈환에 눈이 뒤집힌 집념의 사내요.
내가 실권을 잡으면 탈환을 지원하기로 하고 손을 잡았지.
그자는 이렇게 말하더군…….
나나모 폐하께 아첨하는 라우반은 마치 여왕의 충견 같다고.
또 조국을 버린 배신자라고도 했던가…….
허나 그자의 집념은 무섭게 부풀어 올랐소.
난 그대를 죽일 생각까진 없었는데, 그자는 그게 아니더군.
……그자는 이제 내 장기말이라고 할 수 없어.
그대도, 폐하도 살아있소.
시체가 하나에, 도망자가 하나…… 오명을 씻을 준비도 됐고.
……라우반 공, 이쯤에서 협상하는 게 어떻겠소?
라우반
뭐……!?
이렇게까지 수작을 부려놓고 뭘 협상한다는 거냐!?
듀라라
자중하시죠, 라우반 공!
당신이 정당한 재판 없이
텔레지 아델레지를 죽인 건 사실입니다!
여왕 폐하를 향한 충성심 때문이라 하더라도
당신에게 잘못이 없다고는 할 수 없어요!
……로로리토 공.

로로리토
나나모 폐하를 깨울 수 있는 비약이오.
'화해'의 증표로 드리지…….
폐하는 방에 모셔두었소.
못 믿겠으면 날 인질로 잡아 왕궁으로 가시든가.
라우반
비뚤어지긴 했지만, 폐하께 대한 네놈의 충성심을……
……믿어도 되겠지? 로로리토.
듀라라
라우반 공은 오늘부터 불멸대 국장으로 복귀하십시오!
울다하 백성들은 다시 나나모 여왕 폐하 아래 모여
한마음으로 새 역사를 쓸 것입니다!
유우기리
주군을 해친 칼 제 목에 돌아오리라……
……옛 시의 한 구절이 생각나는군.
알피노
설마 흑막이 제 발로 등장할 줄은 몰랐군.
아무튼 이제 나나모 여왕 폐하를 깨울 수 있으니
그것 하나는 잘된 일이네만…….
다시 깨어난 울다하
알피노
자, 우리도 울다하로 가세…….
왕궁을 호위하는 기사에게 말하면 안내해줄 걸세.
모래전갈회 분들을 통해 얘기는 되어있다고 하네.
'바솔로뮤' 씨가 안내해줄 거라고 하더군.
유우기리
나나모 폐하께서 무사히 눈을 뜨셔야 할 텐데…….
바솔로뮤
라우반 국장님께 말씀 들었습니다.
이쪽으로 오시죠.


나나모 울 나모
……으, 으음.
오랜 꿈……
참으로 오랜 꿈을 꾼 듯하구나…….
라우반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나나모 폐하.
오늘도 다날란의 태양이 아름답습니다.

라우반
나나모 님은 깨어나셨다.
어의가 말하기를, 이제 안심해도 된다고 하였다.
……아마 나나모 님은 백성을 위해
다시 왕정을 폐지하려 하실 거다.
앞으로 이 울다하를 어떻게 이끌지……
나나모 님과 잘 상의할 생각이다.
국가의 안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면서 말이야…….
로로리토
폐하의 어진 마음씨는 나도 잘 알지……
허나 울다하의 문장이 가리키듯이, 균형이 필요하오.
상업이 번영하고, 살길이 열리는 이치도 다 그렇지.
하물며 갈레말 제국의 동향이 수상한 이 시기에
국가 제도를 바꾼다는 건 어불성설이 아닌가.
알피노
……로로리토 공.
당신은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를 아시는 것 같군요.
로로리토
은빛눈물 호수에 처박혀 있는 제국의 비공전함……
'아그리우스'라고 했던가?
……그 후속작이 완성되어 첫 비행에 성공했다 하오.
피핀
그게 언젭니까!?
로로리토
며칠도 되지 않은 일이오.
……새 황제 바리스가 움직일 날도 얼마 안 남았을 거요.
제국의 위협을 물리치려면 체제를 정비해야지…….
걸림돌이었던 텔레지 아델레지가 사라졌으니
이제 할 수 있겠소이다.
알피노
나나모 폐하께서 깨어나셔서 정말 다행일세.
국장님을 포함해, 모래전갈회 내부의 불화는 있겠지만
적어도 정세는 차차 안정되겠지.
울다하는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디뎠어.
……나도 이젠 매듭을 지어야 해.
크리스탈 브레이브를 해산하겠네.
물론 내 이념과 자네의 신념에 순수하게 찬동해준 사람도 있어.
그런 이들과는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포함해서
함께 잘 생각해보고 싶네.
일베르드를 비롯한 도망자들에 대해선
에오르제아 동맹군에서 수배령을 내릴 걸세.
투항하면 좋겠지만…… 가능성은 거의 없겠지…….
총사령부 '에오르제아'……
이 통일조직의 밑거름이 되기를 바랐던 크리스탈 브레이브는
끝내 이용만 당하고 무너졌네.
배신감에 사로잡혀 우울한 날도 보냈지만
결국 내 안일함과 교만함이 부른 결과라는 걸 깨달았어.
자네를 보니까 그런 생각이 들더군.
내 두 발로 서서, 앞으로 걸어가야겠다고……
……포기하지 않고 이상을 위해 싸워야겠다고.
민필리아와 다른 동료들을 꼭 찾아내서
다시 '새벽'의 불을 밝히세.
'크리스탈 브레이브 총수'라는 광대놀음도 이젠 끝이야.
앞으로는 '새벽'의 일개 혈맹원으로서
배우고, 싸우며, 걸어가겠네.
후후, 이렇게 정색하고 결심을 털어놓으려니
왠지 좀 부끄럽군…….
하지만 자네한테는 꼭 얘기하고 싶었다네.
자네 같은 존재가 되는 게 지금 내 목표라고 할 수 있거든.
진정한 벗
알피노
시드한테선 아직 연락이 없군…….
'마나커터'가 완성될 때까지 시간이 좀 걸리는 것 같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유우기리
분위기를 보니 나나모 폐하는 무사히 깨어나셨나 보군.
정말 다행이야…….
알피노
그래, 울다하는 이제 괜찮을 걸세.
뒷일은 라우반 국장님께 맡기기로 하지.
알피노
그런데…… 유우기리 공.
도마 사람들이 크리스탈 브레이브를 감시하고 있다고 했지?
망자의 종소리에 있는 '돌의 집' 상황은 어떤가?
유우기리
최근의 보고에 따르면, 일베르드가 도주한 이후
남아있던 제3분대 대원들도 떠났다고 한다.
즉, 지금 남은 건 모두 충성심 강한 아군이라는 뜻이지.
알피노
그렇군…….
아직도 나를 믿어주는 자가 있다니.
이슈가르드로 돌아가기 전에 '돌의 집'에 들러서
남은 동료들에게 크리스탈 브레이브 해산을 알리고 싶네.
리오넬, 곁에서 지켜봐 주게.
내가 마지막 정리를 하는 모습을…….

크리스탈 브레이브 대원
네, 네놈은 빛의 전사님!
무, 무무, 무사하시었사옵나이까!
……소, 소인의 무례를 요, 용서하시옵소서!
슬라프본
오오, 무사했구나!
울다하 사건은 소문으로 들었어.
물론 자네가 여왕 암살범일 거라곤 믿지 않네.
'새벽'의 행방에 관해서는 나도 조사해보겠네.
……자네도 이렇게 무사했으니, 다들 괜찮을 걸세.
언젠가 다 같이 모여서 이 마을로 돌아오라고.
알리스
아니, 당신은…….
크리스탈 브레이브가 갑자기 돌의 집을 봉쇄했을 땐
무슨 일인가 했는데, 이렇게 무사하셔서 천만다행입니다.
마음 같아선 편히 쉬게 해드리고 싶지만
지금은 이 마을에 오래 있지 않는 게 좋겠네요.
적이 어디에 숨어있을지 모르니…….

알리안
아, 알피노 총수님……!?
리올
리오넬도 왔어!
무사할 줄 알았다니까!
알피노
자네들도 무사해서 다행일세.
미안하네. 내가 부족한 탓에 이런 결과를 초래했으니……
정변에 휘말리게 한 것에 대해선 할 말이 없네.
리올
여기 남은 녀석들은 아무도 신경 안 써.
다들 "에오르제아의 미래를 위하여"라는 말을 믿고
이 한 몸 바치겠다고 맹세한 사람이니까…… 안 그래?
남은 대원들
그럼!
알피노
다들 고맙네…….
난 정말로 복 받은 사람이군. 이렇게 좋은 동료들이 있어서……
하지만…… 자네들에게 가슴 아픈 소식을 전해야 할 것 같네.
리올
어허, 거기까지.
책임감 강한 우리 총수님 생각이야 뻔하지 뭐.
직접 크리스탈 브레이브 해산을 전하려고 온 거 맞지?
그런데 어쩌나? 우린 이미 서로 얘기가 끝났거든.
총수님이 뭐라고 하든 여기서 꼼짝도 안 하기로 말야.
앞으로도 계속 당신을 따를 거니까 그렇게 알아.
알피노
뭣…… 자네들…….
알리안
크리스탈 브레이브라는 조직은 없어져도
우리가 품은 이상은 빛을 잃지 않았어…….
희망의 등불은 아직 꺼지지 않았으니까…… 안 그래?
리올
총수…… 아니, 알피노.
우리도 '새벽의 혈맹'을 돕겠다.
사라진 동료들을 같이 찾고 싶어.

알피노
리올…… 알리안…… 자네들…….


에페미
영웅 리오넬!
당신에게 동경을 품고 크리스탈 브레이브에 입대한 걸
난 지금도 전혀 후회하지 않아.
오우와레
'새벽의 혈맹'이 남긴 기록을 잘 살펴보면
도망한 분들이 어디에 숨었는지 추측할 수 있겠지.
날 믿어. 이런 일은 닌자의 주특기니까.
알리안
다른 사람들을 찾는 건 나한테 맡겨.
불멸대와도 협력해서 행방을 찾아볼게.
리올
프라민 씨는 림사 로민사에서
제3분대 대원들의 습격을 받았지만 잘 도망친 것 같아.
내 생각엔 원양교역선에 숨지 않았나 싶은데…….
유우기리
세상 어디서나 뜻을 같이하는 이들의 모습은 아름답군…….
히기리
정말 난장판이 따로 없네요…….
자, 어디부터 정리할까요?
에어그무스
자자, 우선 엉망이 된 돌의 집부터 정리하죠!
현자 여러분이 돌아오시면 편안하게 모셔야 하니까요!
호우잔
닌자를 보내 구리칼날단 내부를 염탐했는데
이다 씨와 파파리모 씨는 엄청 요란하게 저항했던 모양이야.
아무튼 그들의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는군.
알피노
……미, 미안하네…….
다시는 눈물을 흘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조부 루이수아께선 생전에 이렇게 말씀하셨네.
가장 힘들 때 같이 있어 주는 사람이 진정한 친구라고.
내겐 이렇게나 많은 친구가 있었어…….
……나는 그들의 신뢰에 보답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네.
그러기 위해선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야 해…….
혈전을 앞에 두고
알피노
사람들과 향후 계획을 논의하고 싶네.
'모래의 집'에 있는 위리앙제, 이슈가르드에 있는 타타루와
정보를 공유하는 체제를 구축할 생각이야.
리오넬, 자네는 먼저 이슈가르드에 가서
시드 쪽 상황을 확인해주겠나?
나도 여기 준비가 끝나는 대로 가겠네!
민필리아와 현자들뿐만 아니라
프라민 씨, 또 그녀를 경호하던 이들도 찾아야 하네.
빛바랜 바위와 쿨테네 말일세.
유우기리
이제 어느 정도 정리가 된 듯하군.
나도 다시 현자들을 수색하겠다.
잘 가라…….
빅스
예비용 기체까지 포함해서 점검 중이다.
성능은…… 기대해도 좋아.
웨지
하암, 졸려…… 그래도 힘내겠슴다…….
시드
오, 딱 맞춰 왔군.
지금 막 '마나커터' 시험 비행에 성공했어.
드디어 완성이다!
일단 최종 점검이 남았으니까
자넨 그동안 '포르탕 저택'에 다녀오면 되겠어.
'에스티니앙'이라는 용기사가 자넬 찾더군.
포르탕 가 위병
어서 오십시오.
'포르탕 저택' 안으로 모시겠습니다.
에스티니앙
그쪽 볼일은 해결된 모양이군.
타타루 양에게 대강 들었어.
'용의 둥지'에 돌입하기 위한 소형 비공정……
'마나커터' 준비가 거의 다 됐다고 해서
너와 합류하기 위해 왔다.
니드호그는 여전히 '용의 둥지'에서 꼼짝도 안 하더군.
물론 우리로서는 고마운 일이지.
자, '아이메리크'에게 한마디 하고 가자.
작전 개요는 전달했지만, 설명도 않고 나갈 수는 없으니까.
아마 '신전기사단 본부'에 가면 있을 거다.
오노루아: 에, 에마넬랭 님!
외투 단추는 단단히 채우셔야지요!
그러다 감기 걸리십니다, 네.
에마넬랭: 벌써 알 사람들은 다 알더라?
하층에 있는 '잊힌 기사 주점'에
싹싹하고 예쁜 종업원이 들어왔대!
아르투아렐: 여기 있으면 마음이 놓여…….
가끔 이렇게 구름바다가 흘러가는 걸 보면서
생각에 잠기곤 하지.
앙델루
드래곤족이 다시 쳐들어왔다는 보고를 받고
성도를 수비하는 신전기사단은 전시 태세에 돌입했다.
하지만 드래곤 쇠뇌가 덜 복구된 게 걱정이야…….
신전기사단 위병
아이메리크 총장님을 만나러 오셨습니까?
이쪽으로 오십시오!
에스티니앙
준비는 끝났다, 아이메리크.
아이메리크
그래……
드디어 실행하는 건가?

알피노
늦어서 죄송합니다.
공방에 들렀다 왔는데, 마나커터가 완성되었더군요.
에스티니앙
드디어 '용의 둥지'에 들어갈 수 있게 됐군…….
좋아,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
우리는 알피노 공의 제안으로 드라바니아 구름바다로 갔다.
……칠룡과 대화하여 재공격을 포기하도록 하는 게 목적이었지.
그리고 '얼음의 무녀'를 대동하여
흐레스벨그와 대화하는 데까지는 성공했다.
아이메리크
정말 무모하기 짝이 없군…….
에스티니앙이 돌아와서 자초지종을 이야기했을 때는
내 귀를 의심했다.
에스티니앙
하긴, 이단자들 두목과 손을 잡는 건
제정신 박힌 이슈가르드인이 할 짓은 아니지.
하지만 그 발상 덕분에 우린 목숨을 건졌어.
알피노
……그렇지만 성룡과 교섭하는 데에는 실패했습니다.
최선의 성과라고는 할 수 없어요.
에스티니앙
그래도 구름바다로 가던 길에서
니드호그의 짝인 티오만을 죽이고
놈들의 이목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
아이메리크
시간을 벌어주어 고맙다.
하지만 대 드래곤 쇠뇌와 마법장벽 복구율은
아직 한참 떨어지는 상황이야.
알피노
그래서 에스티니앙 공은 오히려 우리가 먼저
'용의 둥지'를 습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거겠지?

에스티니앙
니드호그는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하지만 이 '용의 눈'에 담긴 그놈의 힘을 이용해서
힘의 원천을 막아버리면 승산이 있을 거야…….
물론 지금까지 수많은 야만신을 잡아본
빛의 전사가 도와준다는 조건이 붙기는 하지.
아이메리크
나도 가겠다.
그 마나커터라는 비공정, 예비용 기체도 있겠지?
루키아
안 됩니다, 아이메리크 님!
아이메리크
이방인 영웅이 목숨을 거는 마당에
이슈가르드 사람인 내가 앉아서 기다릴 수는 없지 않나!
나 또한 성도를 지키리라 맹세한 기사다!
에스티니앙
아이메리크…… 용 사냥은 용기사가 한다.
네가 없으면 누가 성도 수비를 지휘한단 말이냐?
만에 하나 우리가 니드호그를 놓치게 되면
성도를 지킬 사람이 없다.
……내 말이 틀렸나, 아이메리크?
아이메리크
하지만 그러면 너무…….
에스티니앙
나나 이 빛의 전사는
죽었다 깨어나도 도시 수비를 지휘하지는 못해.
백성을 이끌고 나라를 지키는 게 바로 네 역할이다.
아, 댁도 이번엔 남아줘야겠어.
마법 쓰는 재주가 좀 있긴 하지만
솔직히 이 일에 끼기엔 한참 부족한 거 알지?
알피노
……정말 거리낌 없이 말하는군.
분하지만, 자네들을 믿고 기다리겠네.
에스티니앙
좋아, 그럼 가자.
역사상 두 번째로 사룡을 잡는 거야.
……우리 둘이라면 할 수 있어!
에스티니앙
……알피노에겐 조금 말을 심하게 했지만
그렇게라도 안 하면 억지로 따라올 것 같았거든.
이래 봬도 난 녀석을 높게 평가하고 있어.
아직 애송이인 데다가 세상을 글로 배우긴 했지만
경험만 더 쌓으면 좋은 지도자가 될 거다.
하지만 니드호그는 격이 다른 존재야.
내가 아무리 강해도 남을 지키면서 싸울 여유는 없어.
고르고 고른 전사만이 필요하다.
사룡 사냥
에스티니앙
자, 이제 가자.
'시드' 일행이 '하늘강철 기공방' 부근에서
마나커터를 준비하고 있을 거다.
드디어 시작이군.
웨지
조, 졸려…….
그래도 최종 점검은 철저하게 했슴다.
빅스
나랑 웨지가 만든 최고의 걸작……!
이 마나커터를 네게 맡기겠다!!
시드
어서 와라!
최종 점검도 다 끝났다.
웨지
계속 밤을 새웠더니 정신이 혼미함다…….
그래도 왕복하는 데 필요한 출력은 확보했슴다!
빅스
이 녀석만 있으면 폭풍이 아무리 몰아쳐도 돌파할 수 있어.
우리의 모든 기술을 쏟아부은 최신형이니까 믿어도 좋다!
시드
이것이 갈론드 아이언웍스 사의 신제품이다!
자네들에게 선물하지!
에스티니앙
감사할 따름이다.
리오넬, 드디어 시작이군.
가자! 천 년의 시간을 넘어 사룡을 퇴치한다!
시드
꼭 살아서 돌아와라!
너희만 믿고 기다리겠어!
[용의 둥지 공략 개시]


네 이노오오오오옴!
내 눈을 사용하다니, 추악하기 짝이 없는 족속이로구나!

용혈의 에스티니앙
내가 '용의 눈'으로 놈의 힘을 막겠다!
그동안 넌 공격에 집중해!
니드호그
내 눈의 힘을 쓰다니, 약아빠진 놈들이로구나……!
내 포효에 전율하라!
끝까지 저항하겠다면…… 이 눈의 힘을 해방해주마!
칠대천룡의 힘 앞에 무릎 꿇어라……!
용혈의 에스티니앙
큭, 엄청난 마력이군…… '용의 눈'으로 결계를 치겠다!
힘을 끌어내는 동안 날 지켜줘!
니드호그
네 이놈…… 건방지구나……!
오라, 졸개들이여!
배반자의 혈족을 멸할지어다!
분노가 내 힘이 되리니!
용혈의 에스티니앙
됐다! 결계를 발동하겠어!
니드호그
천 년의 분노를 한데 모으리!
[용의 둥지 공략 완료]


니드호그
내 눈의 힘으로 나를 속박하다니……
치졸하고 비겁한 놈들!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추악한 푸른 용기사여!
한 번은 내 힘에 홀렸던 자……
마지막에 어떤 운명이 기다리는지도 모르는구나!
에스티니앙
내가 놓칠 것 같으냐!!
인간이 천 년을 맛본 절망이다.
빛 한 줄기 들지 않는 죽음 속에서 영원히 몸부림쳐라!







실베트렐 드 제멜
드디어…… 손에 넣었군요……
할드라스 님!

할드라스
그래…… 아버님의 원수 니드호그는 쓰러졌다…….
마력의 원천인 두 '눈'을 잃었으니
제아무리 칠룡이라도 이대로 숨이 끊어지겠지.
하지만 희생이 너무나 크군.
부왕 토르당, 내 벗이었던 기사들…….
우리는 맹약을 어기고 라타토스크를 죽여 가면서
'용의 눈'을 빼앗아 먹고 힘을 얻었다.
그런데도 이렇게 큰 희생을 치르다니…….

실베트렐 드 제멜
그래도 이제 드라바니아에 남은 칠룡은
침묵을 지키며 숨어있는 흐레스벨그 하나뿐입니다.
새로이 '용의 눈'을 두 개나 얻은 우리 주인……
할드라스 님께서 왕위를 계승하신다면
이슈가르드의 앞날은 창창할 것입니다!
할드라스
……아니, 나는 왕위에 오르지 않을 것이다.
비록 니드호그는 멸하였으나,
그 수하에 있는 드래곤족은 아직도 적지 않다.
더구나 나는 '용의 눈'을 먹은 죄인이 아닌가.
생명이 다하는 그 순간까지, 나는 기사로서 싸울 것이다.
용을 사냥하는 자…… 용기사가 되어서…….

실베트렐 드 제멜
무슨 말씀이십니까!
그럼…… 그럼 왕실은 어찌 되는 겁니까!?

플라비앵 드 포르탕
우리의 주군이자 벗이여!
백성들에게는 왕의 인도가 필요합니다!
왕 없이 어찌 백성이 살 수 있단 말입니까!
할드라스
실베트렐 경, 플라비앵 경……
귀공들 같은 고결한 귀족이 있는데 무엇이 걱정인가.
굳이 왕이 필요하다면
귀공들 중에서 새 왕을 뽑아도 좋겠군.
헤어질 시간이다, 기사들이여…… 나의 벗들이여…….
나는 아버지가 지은 배신의 죄를 짊어지고
이 창으로써 그 대가를 치르리라…….

실베트렐 드 제멜
이럴 수가…… 승리 끝에 왕을 잃게 되다니…….

플라비앵 드 포르탕
……우리는 주군의 명을 받들어야 한다.
살아남은 우리 기사들이 백성을…… 나라를 이끌어야 해.
강건한 열두 기사
난 빠지겠어.
내가 충성을 맹세한 건 오직 할드라스 님뿐이다.
주군도 없이 무슨 기사 노릇을 할 수 있겠나?
실베트렐 드 제멜
아니, 귀공까지 왜 이러나…….
강건한 열두 기사
깨끗하게 손 떼고 술집이나 하나 차릴까 해.
전쟁이고 배신이고, 이제 다 지긋지긋하다…….


플라비앵 드 포르탕
남은 건 4명뿐인가…….
실베트렐 드 제멜
포르탕, 아유나르트, 뒤랑데르.
그리고 제멜…….
우리 네 가문이 이 나라를……
이슈가르드를 이끌어가는 수밖에…….
플라비앵 드 포르탕
……왕위는 어떻게 하지?
실베트렐 드 제멜
왕께서는 언젠가 돌아오실 것이다.
그때까지 우리가 이슈가르드를 지켜야 해.
이 저주받은 전쟁의 내막은 우리만 알기로 하자.
넷이서 새로운 지침과 역사를 만들고 국가를 인도하는 거야……!

에스티니앙
이봐, 괜찮아!?
니드호그의 과거를 봤다고?
천 년 전에 있었던 전쟁의 결말…… 말이냐?
이슈가르드 건국 신화에 따르면
우리의 먼 조상은 담대왕 '토르당'의 인도로
커르다스 땅을 밟았다고 전해진다.
그들은 깊은 골짜기를 지나다 니드호그의 공격을 받았고
토르당의 지휘 아래 용맹하게 싸웠어.
이 전투로 토르당은 죽었지만
그의 아들이자 최초의 '푸른 용기사'였던
용장군 할드라스가 니드호그를 무찔렀지…….
전설에서는 그때 할드라스가
니드호그의 '한쪽 눈'을 빼앗았다고 하는데…….
그 눈이 바로 성도 '이슈가르드'의 비보이자
역대 '푸른 용기사'에게 힘을 부여해준 이 '용의 눈'이다.
하지만 네가 본 과거가 진실이라면
할드라스는 니드호그의 '두 눈'을 빼앗은 게 된다.
그렇다면 지금 여기서 빼앗은 이 '용의 눈'은
어디서 온 거란 말이냐……?

아무래도…… 우리가 모르는 비밀이 더 있는 것 같군.
힘든 싸움이었지만 잘 싸워줬다.
빛의 전사여……
너와 함께 싸운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이제 니드호그를 쓰러뜨렸으니
마음 같아서는 당장 성도로 돌아가고 싶지만……
흐레스벨그한테 가봐야겠다.
숨겨진 과거를 알려면 녀석과 얘기해보는 수밖에 없어.
에스티니앙
드디어 놈을 처치했는데도 마음이 개운치 않군…….
이 위화감의 정체를 확인할 때까지는
마음 편히 이슈가르드로 돌아갈 수 없겠어.
그건 그렇고, 이 갑옷도 문제야…….
니드호그의 마력을 살짝 쐬었을 뿐인데도 이렇게 변질됐으니.
이번 일이 끝나면 새로 맞춰야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