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
린
리오넬 씨……
쭉 곁에서 지켜봐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알리제
……그런데 넌 괜찮아?
'빛의 무녀'의 힘을 갑자기 전부 물려받게 됐는데…….
린
네, 괜찮아요.
지금은 아므 아랭의 대죄식자가 어디 있는지도
감지할 수 있어요.
대죄식자의 기척은 서쪽에서 느껴져요.
그것도 상당히 아래쪽…… 땅속이 아닐까 싶어요.
알피노
서쪽의 지하로 이어지는 길…… 그렇다면……!
야슈톨라
네…… 두 사람이 오기 전에
저희가 이 주변을 간단하게 조사해 봤어요.
마침 여기서 서쪽으로 가 보니
'말리카 큰우물'이라고 기록되었던 폐허가 있더군요.
나바스아렝의 역사에 대해선 정확하게 생각나진 않지만……
아마 어떤 왕비가 세상을 떠난 왕을 그리며 만든 우물로 기억해요.
차가운 지하수를 퍼 올려 더위를 식히기 위해서 말이죠.
광업의 규모가 커진 후로는 지하수를 채굴용으로 쓰기 위해
선로를 놓았을 것 같은데…….
알피노
꽤 규모가 큰 우물이니 지하수로와 이어져 있다면
그걸 따라 땅속을 광범위하게 이동할 수 있을 걸세.
자네가 안내를 해 준다면 목적지까지 갈 수 있을 듯하네만……
부탁해도 되겠나, 린?
린
네, 맡겨 주세요……!
산크레드
……결정됐군.
그럼 그 '말리카 큰우물'에 가 보자.
린
느껴져요…… 저 안쪽에서…….
산크레드
이곳에는 아직 탈로스가 남아 있었군…….
하지만 제어되고 있지는 않은 듯해.
위리앙제
여기도 시간이 멈춘 것 같은 장소군요…….
야슈톨라
당신도 거기서 큰우물을 살펴보면 어때요?
제법 장관이거든요.
알리제
딱 보기에도 수상한 곳이네…….
알피노
어떤가, 규모가 상당하지?
린
……느껴져요.
이 우물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대죄식자가 내뿜는 빛이 섞여 있는 것 같아요.
알리제
제대로 찾아왔나 보네.
드디어 이 땅의 대죄식자와 대치할 수 있어…….
가자……!
큰우물 바닥에 몸을 숨긴 그놈을 쓰러뜨리고
아므 아랭에도 원래 있어야 하는 어둠을 되찾아주자……!
린
빛의 기척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리오넬 씨, 당신은………….
……아뇨, 지금은 눈앞의 싸움에 집중할게요.
안에 숨어 있는 대죄식자를 반드시 쓰러뜨려요!
산크레드
아, 내 몸 상태는 걱정할 필요 없어.
좀 무모한 짓을 하긴 했지만
덕분에 상처는 대부분 아물었으니까.
……그야 뭐, 아직 행색이 형편없긴 하지.
일단 먼지만이라도 털어 볼까…….
어찌 됐든 린과 민필리아가 이끌어준 곳이야.
내가 여기서 뻗어 버릴 수는 없잖아?
위리앙제
아, 말씀드리는 걸 깜빡했군요…….
여러분이 타고 오신 수레는
마그누스 씨께 연락해서 회수를 부탁드렸습니다.
탈로스는 다소 파손되었지만
다행히 내부의 심핵은 무사한 모양입니다…….
어머니의 마음이란 참으로 강한 것이군요.
야슈톨라
그러고 보니……
그 란지트라는 사람이 살아 있었다면서요?
제가 놀라는 것도 좀 이상하긴 합니다만.
동쪽에서 벌인 양동 작전은 나름 성과가 있었어요.
하지만 그자의 직감…… 전투의 후각이라고 할까요,
그런 통찰력이 정말 뛰어나더군요.
산크레드 입장에서는 그만큼 싸우기 힘든 상대도
다시 없을 텐데…… 정말 대단해요.
알리제
드디어 때가 왔어…….
난 그때 할리크 앞에서 맹세했어.
싸워서 세계를 바꾸겠다고…….
바로 지금 그 맹세를 현실로 만들겠어.
그 아이들의 병이 나을 수 있는 길을 보여 줄 거야……!
자, 가자!
알피노
나와 알리제가 대죄식자와 직접 대결하는 것은
홀민스터 이후로 처음일세…….
하지만 우리 둘 다 조사를 진행하면서 조금씩 실력을 길렀지.
지금까지 계속 싸우며 우리를 여기까지 이끌어준
모든 '민필리아'들에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최선을 다해 보겠네.
[말리카 큰우물 공략]
산크레드
린, 어때…
기척이 느껴져?
린
앗, 네… 땅속에서…
강한 빛이 느껴져요…
산크레드
자,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질까…
갱도의 터주인가…
얼른 해치워서 힘을 아끼자!
후우… 난폭한 녀석을
겨우 퇴치했군
린
이 수직굴을
단숨에 내려갈 수 있다면…
산크레드
서두르지 마, 린
조금씩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찾아보자
이 갱도를 타고
아래로 내려갈 수 있겠군
린
헉, 헉…
흠뻑 젖고 말았어요…
산크레드
죄식자가 늘어가는군…
그렇다면…
린
네, 이 근처에서
대죄식자의 기척도 느껴져요!
빛의 기척…!?
돌더미 쪽이에요…!
찾았다…
아므 아랭의 대죄식자!
산크레드
한 건 했구나, 린
이제 녀석을 쓰러뜨리기만 하면 돼!
사프
그 녀석들, 나바스아렝에는 무사히 간 것 같긴 한데…….
위리앙제의 연락을 받고 가 보니까
탈로스는 쓰러져 있고 광차는 나뒹굴고 있더라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마그누스
그러게.
그치만 탈로스는 심핵도 무사했잖아.
얼마든지 고칠 수 있어.
그 녀석들, 끝내주게 운이 좋은 녀석들이잖나.
그렇게 쉽게 죽지는 않을 거야.
사프
그럼 다행이지만……
앗…… 아아앗!?
마그누스
뭐지…… 이 하늘은……!?
알리제
드디어 아므 아랭에서도 빛을 몰아냈어…….
해냈어, 테슬린.
너의 소중한 사람들도 틀림없이 점점 나아질 거야.
알피노
율모어군의 비공정일세.
하늘에 어둠이 돌아온 것을 보고 철수하는 거겠지.
야슈톨라
이로써 대죄식자 넷을 쓰러뜨렸군요…….
빛에 뒤덮여 있던 주요 지역은 이제 콜루시아 섬 부근만 남았어요.
산크레드
그래…….
바우스리도 다음번엔 전력을 다해서 맞설 거야.
놈들의 본거지이기도 하니까.
알피노
대죄식자와 결판을 내려면
필연적으로 그들과도 결판을 내야 하네…….
그 싸움이 세계를 구하기 위한 마지막 전투가 되게 하세……!
린
마그누스 씨와 기술자 분들도 이 밤하늘을 보고 기뻐하고 있을까요?
만약 그렇다면 정말 기쁠 거예요.
하지만 리오넬 씨……
그 몸은 역시………….
산크레드
윽…… 확실히 몸이 욱신거리는군…….
넌 괜찮아?
위리앙제
이렇게 또 하나의 어둠이 돌아오고 싸움의 끝이 다가오는군요.
과연 무엇이 끝나고 무엇이 시작되는 걸까요…….
야슈톨라
이번에는 에메트셀크가 마중을 나오지 않은 것 같네요.
정말 알 수 없는 남자로군요…….
알피노
드디어 바우스리와 담판을 지을 때가 되었군…….
하지만 리오넬, 지금은 이 땅에 어둠이 돌아온 것을
알리제와 함께 기뻐해 주지 않겠나?
알리제
리오넬, 고마워.
할리크도…… '여행길 여관'의 다른 환자들도
조금씩이겠지만 점점 나아질 거라 생각해.
그곳을 떠날 때는 이 땅에 어둠을 되찾는 일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말을 들었지만……
우린 이렇게 여기까지 왔어.
그렇다면 마지막까지도 분명히 갈 수 있을 거야.
알피노의 말대로 다음 전투가 마지막이 될 거야.
열심히 싸워서 두 세계를 모두 구해 보자……!
당장은 힘들지도 모르지만
나중에 테슬린에게도 알려 주러 가자.
테슬린의 무덤을 간단하게나마 만들었거든…….
너를 구하는 아픔
린
……리오넬 씨.
혹시나 해서 말인데요…… 그 몸………….
앗…… 아뇨, 기분 탓이었나 봐요!
죄, 죄송해요…….
일단 제가 느낀 대죄식자의 기척이
틀리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이제 콜루시아 섬만 남았는데……
아무래도 여기서는 감지할 수 없으니까
일단 크리스타리움으로 돌아갈까요……?
수정공에게 보고도 해야 하고, 휴식도 필요하니까요…….
그 다음에 다시 출발하도록 해요.
야슈톨라
린도 리오넬의 이변을 눈치챘나……?
린
아…… 리오넬 씨…….
야슈톨라
다른 사람들은 보고를 하러 수정공에게 갔어요.
저는…… 좀 신경 쓰이는 일이 있어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고요.
……당신도 마찬가지겠죠, 린?
린
네…….
'빛의 무녀'의 힘을 얻고 나서
알게 되었어요.
리오넬 씨가 비정상적으로 빛을 축적하고 있다는 것.
대죄식자를 쓰러뜨리고 그것이 더욱 강해진 것도…….
야슈톨라
역시…….
'빛의 무녀'가 보기에도 그렇다면
제 기분 탓만은 아니었군요.
그런데 당신 스스로는 어떤가요?
뭔가 이상한 걸 느끼지는 않나요?
리오넬……!?
제발 놀라게 좀 하지 말아요…….
큰일 나는 줄 알았잖아요…….
린, '빛의 무녀'의 힘으로
무슨 대책을 세울 수는 없을까요……?
린
……예를 들어 날뛰는 빛을
일시적으로 진정시킬 수는 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빛 자체를 제거할 수는 없어요…….
민필리아가 '빛의 범람'을 막을 수는 있었지만
없애지는 못했던 것과 똑같아요.
야슈톨라
그래요…….
결국 위리앙제가 준비하고 있다는 대책에
의지할 수밖에 없겠군요…….
아무튼 무리하면 안 돼요.
설령 다음번이 마지막이라 해도 아직 싸움은 남아 있으니
당신도 반드시 휴식을 취해야 하고요.
수정공에게 보고하는 건 저희가 할 테니
당신은 곧장 방으로 돌아가서 쉬세요.
……알겠죠? 약속할 수 있죠?
알겠어, 보고를 잘 부탁해
싫어, 나도 가겠어
마토야 엄마……
……잘 생각했어요.
잠시라도 푹 쉬도록 해요.
그럼 나중에 봐요.
펜던트 거주관 관리인
……리오넬 씨?
다리에 살짝 힘이 풀리신 것 같은데 괜찮으십니까……?
아, 아니요. 제 기분 탓이라면 죄송합니다.
그래도 만약 정말로 피곤하시다면
방에서 푹 쉬시기 바랍니다…….
알겠습니다.
……정말로 몸이 안 좋으시다면
언제든지 저희를 불러 주세요.
어이~ 불법 침입자~
이번에는 안 따라왔나?
아르버트
……가끔은 집에 있어도 되잖나.
아므 아랭은 어땠나?
그랬군…… 민필리아가…….
결국 그 녀석이 나를 남긴 이유도
알 수 없게 되어 버렸군…….
이봐, 왜 그래? 괜찮나……!?
뭐였지…… 지금…….
그러고 보니 민필리아가 그러더군
영웅은 혼자가 아니다……
그 녀석은 내게도 아직 사라져서는 안 된다고……
언젠가 다시 내가 필요해질 거라고 했다.
그 이유가…… 설마 너에게……?
아니, 난 이미…… 영웅이 아니야.
아무도 구할 수 없는, 아무것도 될 수 없는 망령이다……!
수정공
아, 저기, 갑자기 찾아와서 미안……!
민필리아…… 아니, 린에게
그대의 상태가 좋지 않다고 들었네.
그래서…… 괘…… 괜찮은 건가!?
또 이변이 일어났었다고……!?
그럼 지금은!? 아직 아프다거나 괴롭다거나……!
다행이군…….
일단 진정되긴 했다는 거지?
……아니야, 다행이라니…… 다행일 리가 없지.
거듭되는 죄식자 토벌을 그대에게 의지하고 있는 건 사실이니,
틀림없이 몸에 부담이 되고 있을 거야…….
모든 것은 내가 그대에게 부탁한 일이다.
그래서 사실, 내가 걱정할 자격조차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부디 앞으로도 무사해줘.
그대는 이 싸움을 마치고 그대를 기다리는 사람들 곁으로
돌아갈 거다. 그리고 제8재해가 일어나지 않는 세계에서
모험을 계속하게 될 거야.
그러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남은 마지막 싸움에서……
반드시 승리해 주게. 몸의 이변에 대해서는 나도 대책을 생각해보지.
나만 믿어. 반드시 이긴다!
드디어 싸움이 끝나겠군……
그럼 수정공의 소망도 이루어져?
……그래, 이뤄질 거다.
이 세계에서 빛을 몰아내면 나의 소중한 주민들이 살 수 있어.
물론 내가 특별히 구하고 싶었던 사람도.
그럼…… 갑자기 찾아와서 미안했다.
나중에 보자.
――역시 여기까지는 문제없는 듯하다
그렇다면 시간 이동 지점은 조금 더 전인
알라미고 탈환 전후가 적당하려나――
푸른 옷을 입은 남자
이봐, 독서는 다 끝났어?
여기도 이제 위험해…….
습격당하기 전에 철수하자.
알았어.
그런데 어디로 가지?
우선 이 시가지 터를 빠져나가야지.
그 다음은 되는 대로 비공정까지 가야지.
뭐, 걱정할 필요는 없어.
사방 천지가 지옥 같아서
어디로 가든 전부 꽝이나 다름없으니까.
요란하게도 날뛰는군…….
이래서는 마지막 열두 기사상도 못 버티겠어…….
――아무 방법도 없는 것인가
이런 판국에?
없어, 이젠 누군가가 맞선다고 될 상황이 아니야.
에오르제아의 나라들은 이미 글렀어.
동주 쪽은 더 심각하고, 그 동쪽 나라마저도
결국 위험하다는 소문을 들었어.
전투가 잠잠해지는 건 모조리 다 죽어버렸을 때겠지.
생명도 문명도 송두리째 멸망하는…… 그야말로 재앙이야.
그러니 이제 구할 방법이 없어………… 이 세계는.
……그 회고록 말이야.
난 성도 결전 부분이 제일 좋더라.
아군이 궁지에 몰렸을 때 하얀 용을 탄 영웅이 등장하는…….
얼마나 눈부셨겠어.
나도 마지막 순간에는 그런 희망에 미래를 맡기고
편안하게 눈을 감고 싶어.
――운명을 바꿔야 한다
그렇기에 반드시 전하고 싶은 것이 있다
그 이름을 표식으로 삼아
반드시 길을 찾아낼 것이다――
이건……
신기한 꿈을 꾼 듯한 기분이군……
누군가의 과거……?
콜루시아 섬의 결전
펜던트 거주관 관리인
일어나셨습니까, 리오넬 씨.
몸은 좀 어떠십니까……?
수정공께서 당신께 말씀을 전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몸 상태가 나아지면 출발 준비를 한 후에
'성견의 방'으로 오시라고요…….
……저는 이 거주관의 관리인으로서
당신이 다음번에도 무사히 돌아오시길 바라고 있습니다.
부디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어서 오십시오.
이곳은 펜던트 거주관입니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당신의 방이 있는 곳입니다.
위병단 경비
수정공에게 볼일이 있으십니까?
제가 '성견의 방'까지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수정공
그대도 왔군.
이제 전투 준비가 다 되었다고 보면 되겠나?
좋다.
그럼 모두 다 모였으니 앞으로의 일에 대해 얘기해 보자.
그대들이 토벌한 대죄식자는 넷……
이로써 노르브란트 대부분의 지역에서
과잉 상태였던 빛을 몰아냈다.
남은 곳은 콜루시아 섬 부근뿐.
그곳에 있는 대죄식자의 위치는
린이 현지에 가면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알리제
그 놈을 쓰러뜨리면, 자기 세력권을 표시하기 위해
방출하던 빛도 전부 끊길 거야.
그러면 수많은 죄식자가 노르브란트에 있을 수 없게 되겠지.
인간과 동물, 모든 생명이 그들의 위협에서 벗어나
다시 조금씩 번영하게 될 거야…….
알피노
그래, 그렇게 새로운 출발선에 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협력이지.
위리앙제
동시에 제8재해의 원인을 제거하고
우리의 미래를 지키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기도 합니다.
야슈톨라
우리는 반드시 마지막 전투에서 이겨 세계를 구할 거예요.
이제 와서 방해하진 않겠죠……? 아씨엔 에메트셀크?
에메트셀크
안심해, 너희가 죄식자를 쓰러뜨린다고 한들
세계를 구하게 되는 건 아니니까.
지금이라는 순간을 사는 덧없는 생명을
아주 조금 더 오래 살게 하는 행위에 불과해.
적이었을 때에는 성가시기만 했는데
이렇게 직접 보니 잘 알겠군…….
확실히 너희들은 정말 선량해.
누군가의 노력으로 구원받을 수 있다면
너희가 그 '누군가'가 될 수 있겠지.
하지만 그렇게 뛰어난 너희들마저
이 한순간, 눈앞의 상황만을 구하려고 하다니…….
편협한 사고에 좁은 시야, 게다가 한정적이고 순간적이기까지.
허약하고 명이 짧은 존재는 역시 그 정도가 한계인가?
알피노
그야 불멸의 존재인 당신이 보기에는
모든 생명이 짧게만 느껴질 수도 있겠지.
하지만……!
에메트셀크
아니, 난 특별하지 않아!
……옛날에는 누구나 영원에 가까운 시간을 살았어.
너희가 그걸 스스로 걷어차고 살아왔을 뿐이다.
마침 좋은 기회로군.
여기 좀 써도 되지?
오랜 옛날, 하나였던 세계에 큰 재해가 일어났다…….
별의 질서는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붕괴되기 시작했고
커져가는 공포와 절망에 지상은 혼돈으로 뒤덮였다.
이대로는 모든 생명이 멸망할 거란 생각에……
인간들은 조디아크라는 '별의 의지'를 만들어
질서와 평온을 되찾았다.
그러나 배은망덕하게도
강대한 조디아크를 그대로 남겨두면 안 된다는 자들이 나타나
조디아크의 족쇄로 삼고자 하이델린을 만들어 냈다.
야슈톨라
그렇게 양측은 맞섰고 결국 하이델린의 일격에 의해
조디아크는 나뉘어진 채로 봉인되었다…….
키타나 신굴에서 당신은 그렇게 말했죠.
에메트셀크
그래…….
문제는 그 하이델린의 일격이야.
족쇄의 역할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그 녀석은
힘을 깎아 없애는 데에는 파격적인 능력을 가졌다.
그 혼신의 일격은 단순히 몸을 베는 차원이 아니라
……존재 자체를 분열시키는 엄청난 기술이었어.
예를 들어 네가 그 기술에 맞았다고 하자.
그러면 넌 2명으로 나뉘게 되겠지.
겉보기에는 너와 똑같을 거야.
하지만 널 구성하는 요소 하나하나는 약해져 있어…….
힘도 지능도 혼도 전부 반쪽짜리다.
그것과 똑같은 일이
조디아크를 포함한 이 별 전체에 일어난 거다.
그 일격을 피한 사람은 단 3명……
원형 아씨엔인 우리뿐이다.
14개로 나뉘어진 세계를 봤을 때는 할 말을 잃었지.
생명은 하나같이 약하고 무르고 어리석은 존재가 되어 있었다.
게다가 그 불완전한 상태로
각각 고유한 역사를 걷기 시작하더란 말이지.
우리 입장에서 보면
정체 모를 '불완전한 것'들이 꿈틀거리고 있는 상태였으니
얼마나 섬뜩했겠냐고.
그래서 세계를 다시 통합해 보려 했지만
억지로 시도하던 제13세계는 망가져서 쓰레기가 됐다.
너희가 말하는 보이드의 탄생이지.
그 후로 원초세계와 거울 세계의 연결 고리……
즉, 속성을 균일하게 유지하려는 힘의 흐름을 발견하면서
지금의 방식이 확립된 거지.
야슈톨라
……그렇군요.
당신 입장에서 보면 아씨엔이 하려고 했던 일을
당연한 행동이라 이해할 수도 있겠어요…….
하지만 실제로는 통합 때마다 수많은 희생이 발생하고 있어요.
그것을 모른 체하면서 당신에게 동조할 순 없어요.
에메트셀크
어리석은 소리…… 불완전한 상태로 살고 있기에
재해보다 더 잔혹한 비극이 계속 생기는 건데 말이야.
하지만 그건 그야말로 관점의 차이겠군.
희생이고 뭐고, 애초에 통합되지 않은 불완전한 생명이다.
나는 그것들을 도저히 '살아 있다'고 생각할 수 없어.
그런 표정 짓지 마.
그래서 더더욱 난 너에게 기대를 걸고 있으니까.
일곱 번이나 통합되었던 원초세계의 생명.
그중에서도 특히 뛰어난 영웅이라면 조금은 나을지도 모르지.
……난 이제 좀 찾았으면 하거든.
한 순간의 고통을 견뎌서라도 비극이 더 적은 길을 선택할 수 있는
그런 강인함을 가진 상대를.
그런 의미에서 죄식자 토벌 정도는 해 봐.
너희가 약하지 않다는 것…… 그걸 증명하는 것이
이 이야기를 이어가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라이나
말씀 중에 죄송합니다……!
수정공, 긴급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수정공
괜찮다. 이 자리에서 말하도록.
라이나
콜루시아 섬에 잠복 중인 협력자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율모어에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있다고 합니다.
자세한 정보는 파악하지 못했습니다만
율모어군이 도시 내에 집결해 방어를 강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쪽을 요격하려는 심산일지도 모릅니다.
수정공
도시 방어에 중점을 두기로 한 건가.
일단 시민의 안전을 우선시한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알리제
바우스리가 어디까지 죄식자를 조종할 수 있는지는 몰라도
대죄식자를 숨기고 있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산크레드
어쨌든 시간이 흐를수록 상대 쪽 준비만 더 완벽해진다.
죄식자 토벌에 나설 거라면 빨리 하는 게 좋겠어.
수정공
모두들, 준비를 마치는 대로 콜루시아 섬으로 향하도록.
율모어의 실제 상황을 확인하는 일부터 시작해 주었으면 하네.
이번이 마지막 대죄식자 토벌이 될 거다…….
반드시 무사히 뜻을 이루어야 해.
알피노
일단 '직공 마을'에서 만나기로 하세.
율모어에는 상황을 파악한 후에 접근하는 게 좋을 것 같네.
라이나
……그러고 보니 레이크랜드의 전투가 끝나고
변변한 인사도 드리지 못했군요.
덕분에 부상도 회복하고 업무에도 복귀했습니다.
먼저 떠난 동료들을 위해서라도 끝까지
'어둠의 전사들'을 보좌하겠습니다.
수정공
그 후로 상태는 똑같아?
네 상태에 대한 대책은 나도 생각해 보마.
그러니 부디…… 마지막 승리까지 무사해 다오.
에메트셀크
……뭐야, 실컷 친절하게 설명해 줬는데
아직도 나한테 물어볼 게 남았어?
->원형 아씨엔과 윤회자에 대하여
아아, 그거 말이군…….
그 얘기를 하려면 아마 너희가 착각하고 있을
그것부터 정정해야겠지…….
엘리디부스, 라하브레아, 이게요름, 나브리알레스……
아씨엔들의 이름은 말하자면 '본명'이 아니야.
어떤 직책을 관장하는 '자리'의 이름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다른 사람이 계승할 수도 있지.
이렇게 오랫동안 활동하다 보면 물론 탈락하는 놈도 있지만
그때는 누군가 다른 자를 그 '자리'에 앉히면 그만이다.
그런 현상이 가장 두드러지는 것이 바로 윤회자들이야.
그들…… 아니, 그들의 근원이 된 인물은 하이델린의 일격을 맞고
영혼까지 그 존재 자체가 14개로 나뉘어지고 말았어…….
최대한 긍정적으로 말하자면 14명의 후보가 태어난 셈이지.
그중 몇 명을 우리 원형이 발탁해서
사명과 힘을 되찾아 주고 '자리'에 앉히는 거야.
뭐, 아무 인연도 유래도 없는 놈을 앉히는 일도 가능하지만
조디아크의 소환자인 우린 영혼까지 놈에게 잠식당한 상태거든.
……처음부터 물들어 있는 영혼은 실패 확률이 더 적단 얘기지.
->그럼 원형 아씨엔을 쓰러뜨리면……
그래, 새로운 아씨엔을 임명할 수 있는 자가 없으니
우리는 사라져 가기만 하는 존재가 되겠지.
……'불완전'한 생명이 그럴 수 있다면 말이지만.
->그나저나 에메트셀크의 본명은?
……지금 그걸 묻는 건가?
뭐, 언젠가 때가 오면 그때 알게 될 수도 있고
그냥 모르는 채로 끝날 수도 있을 거다…….
->궁금한 것이 없다
그럼 당장 마지막 대죄식자나 토벌하러 가라.
나도 마음이 내키면 보러 갈 테니까.
린
이 느낌은…… 어떻게 된 거지……?
알피노
좋아, 이제 전원 합류했군.
콜루시아 섬에 아는 사람이 적은 알리제 쪽은
먼저 문전촌의 상황을 보러 갔다네.
……자네와 율모어에 잠입한 그때 이후로
제법 시간이 흐른 듯한 느낌이군.
어째서 그때
바우스리에게 그렇게까지 분노했는지……
싸움을 계속하면서 생각해 보았네.
남의 불행마저 비웃는 그자의 악랄한 언동은
분명히 용서하기 어렵지.
하지만 아마 나는 그와 동시에…………
자신의 논리만 이상적이고,
오직 자신만 남을 이끌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어리석은 자에게서 과거의 내 모습을 떠올렸는지도 모르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에게 미화된 그림이 아니라
진실을 똑똑히 보여 줘야 하네.
……내게 그런 일을 해 준 사람들에게는
아직 한참 못 미치겠지만 말이네.
어떤가, 린.
대죄식자의 기척이 느껴지나?
린
그게…… 뭔가 좀 이상해요…….
죄식자라고도 인간이라고도 할 수 없는
이상한 기척이 율모어 주변에 모여 있어요…….
조금 더 가까이 가 봐도 될까요……?
알피노
물론이지.
우리도 이제 여길 나가서 먼저 출발한 이들과 합류하세.
리오넬……
미안하지만 자네가 선두를 맡아 주겠나?
문전촌까지 가는 길에 사람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말을 걸어서 다른 곳으로 보내 주게.
나와 린이 눈에 띄면 괜한 소동이 일어날 수 있으니까.
문전촌까지 가는 길에 사람이 있다면
말을 걸어서 다른 곳으로 보내 주게.
우리는 자네보다 약간 뒤에서 따라가겠네.
린
머리카락과 눈의 색이 바뀌었으니 '빛의 무녀'라는 사실을
들키지는 않겠지만……
산크레드가 그럴수록 방심하지 말라고 했어요…….
비몽사몽인 청년
으…… 아우…… 으으…….
[말을 걸어 보았지만 청년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만 중얼거린다…….]
으리…… 바우…… 아아…….
상태가 이상한 남성
돈 바우스리…… 돈 바우스리……
아아…… 우리의…… 우리의의의의의…… 아아아앗!
황홀한 청년
바우스리 님…… 만세…… 만세……
바우슈리 니임…… 만셰…… 에…….
에에…… 에…… 에…….
겁먹은 남성
다, 다들 상태가 이상해……!
뭐가 어떻게 되어 가는 거지!?
위리앙제
다행입니다. 무사하셨군요.
그런데 이 상황은…….
산크레드
그래, 합류했군.
우리가 먼저 연락하지 못해서 미안하다.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서…….
……보아하니 너도 상태가 이상한 주민을 만났나 보군?
문전촌에도 비슷한 놈들이 넘치도록 있어.
그렇다고 전부 다 이상해진 것도 아니야.
지금 야슈톨라와 알리제가 둘러보고 있는데
조사할수록 이상해…… 참 나…….
위리앙제에게도 소감을 들어 봐.
……아무래도 돌아가는 상황이 심상치 않아.
불어난 거짓
위리앙제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는 상황이군요.
이상한 행동을 하는 주민들은
모두 비몽사몽한 상태로 바우스리를 찬양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저들은 바우스리가 다루는 매혹술……
즉, 정신을 지배하는 주술에 걸렸다고 보는 것이 맞겠지요.
하지만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가 심합니다…….
마법에 대한 내성에 개인차가 있다지만 이 정도까진…….
알피노
역시 뭔가 심상치 않은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 같군.
고맙네, 자네가 앞서서 가준 덕분에
우리는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었네.
……이런 상황이라면
들킬까 봐 경계할 필요도 없었던 것 같네만.
산크레드
대죄식자의 위치는?
린
……율모어의 최상층 부근에서
상당히 강력한 죄식자가 느껴져요.
하지만 큰우물 때랑은 뭔가 다른 느낌이에요.
순수한 죄식자와는 다른…… 뒤섞인 것 같은…….
그것이 대죄식자인지 아닌지는 좀 더 다가가 봐야…….
???
앗……! 이번에야말로 진짜 알피노 씨……?
알피노
카이 시르!
자네, 왜 아직도 여기 있는 건가!?
알리제
근처를 둘러보다, 문전촌의 상황을 엿보고 있는
수상한 녀석이 있더라고.
그래서 말을 걸어 봤더니……
하필 나한테 '알피노 씨?'라고 하지 않겠어?
그래서 일단 데리고 왔어.
카이 시르
저기…… 사실 크리스타리움에 정보를 보낸 사람이 저예요.
알피노 씨 덕분에 율모어를 탈출한 뒤,
다른 곳으로 가려고도 했어요.
하지만 새 출발을 하기 전에 은혜를 갚고 싶어서…….
콜루시아 섬이라면 잘 알고 있으니 숨어서 지낼 수 있거든요.
그래서 잠복하면서 율모어에 관한 정보를
알피노 씨가 있는…… 크리스타리움으로 보내야겠다고 생각한 거예요.
알피노
그랬단 말인가……!
자네의 용기에 감사해야겠군!
산크레드
그렇다면 넌 이 마을을 지켜보고 있었겠군.
이변이 일어난 경위도 알고 있나?
카이 시르
얼마 전, 비공정이 율모어로 돌아왔어요.
그러자 바우스리가
여기까지 소리가 들릴 정도로 소란을 피우더라고요.
'쓸모없는 놈들!'이라는 소리가 들렸던 것 같아요.
아무튼 엄청나게 화가 난 것 같았어요.
위리앙제
……아마 그 비공정은 군대를 태우고 있었을 겁니다.
아므 아랭의 대죄식자가 쓰러졌단 얘길 듣고
화가 단단히 났을 겁니다.
카이 시르
그 고함 소리가 잦아들고 나니 이번엔……
무슨 따뜻한 바람 같은 게 불었어요.
그 후로 일부 사람들의 상태가…….
제가 알기로는 오래 전부터 여기에 살던 사람들이
상태가 더 이상해진 것 같아요.
위리앙제
흐음…… 오래된 사람부터…….
야슈톨라
잠깐만요.
꺼림칙한 걸 발견했는데 린이 좀 봐줬으면 해요.
이곳 주민들의 식량이라는군요.
카이 시르
그건 메올이잖아요……?
율모어에서 배급하는…….
린
설마…… 어떻게 이런 일이……!
이제는 알겠어요…… 이건…….
이건 죄식자예요.
죄식자의…… 몸이에요…….
야슈톨라
……역시 그랬군요.
이걸 먹는다고 해도
정상적인 사람은 자정 작용이 일어나 죄식자가 되지는 않아요.
그래도 오랜 기간 동안 계속해서 먹었다면
몸에 영향이 남을 수도 있겠죠.
위리앙제
바우스리가 죄식자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다면
죄식자와 비슷해진 인간 또한
그에게 복종하기 쉬운 체질이 되었을지도 모르겠군요.
그렇다면……
메올을 오랫동안 먹은 사람부터 상태가 이상해졌다는 것도
수긍이 갑니다.
알리제
뭐야…… 그게 무슨 소리야……!
죄식자를 불러 모아서 식량으로 나눠 줬다고!?
언젠가 몸이 이상해질지도 모르는데!?
단단히 미쳤어……! 죄식자로 변해 간다는 이유로
어쩔 수 없이 목숨을 끊어야 했던 사람도 있다고!
그런데……!
알피노
죄식자를 '불러 모아서'……
그 말이 맞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율모어에 잠입했을 때 들은 이야기를 기억하나?
자네가 약제사에게서 들었다고 했던 얘기 말일세…….
저 도시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들어오지만.
나가는 사람은………….
여기서 끝내세.
수많은 희생 위에 지어진 바우스리의 낙원을.
그 어떤 이유가 있더라도
이 세상의 모든 생명은 존엄하기에 그의 소행은 결코 용납될 수 없어.
산크레드
대죄식자 후보도 도시 안에 있으니 진입하는 건 찬성이다.
하지만 율모어의 강점은 입구가 한정되어 있다는 데 있어.
우리 얼굴도 알고 있을 테니 비밀리에 들어가긴 어려울 거야…….
정면 대결은 피할 수 없을 거다.
그러니까 네가 명령을 내려 줘.
그 신호에 맞춰서 다 같이 진입하는 거다……!
카이 시르
메올이 죄식자의 고기라고……?
말도 안 돼…… 하지만 다들 그걸 먹었고………….
나도 아무런 의심 없이 먹었는데…….
……하지만 그러고 보니 저한테는 돌아오는 양이 적어서
전 거의 들풀이나 물고기를 먹었어요.
그게…… 이런 결과로…….
알리제
괜찮아, 할 수 있어…… 머리끝까지 화가 나긴 하지만……!
인간의 생명을 대체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야슈톨라
바우스리도 아무 의미 없이
주민들의 정신을 지배하고 있진 않을 거예요.
……저 안은 아주 골치 아픈 상태일 것 같군요.
위리앙제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마음은 급하시겠지만 부디 조심하시길.
산크레드
이곳이 율모어군과 결전을 벌이게 될 땅이라면
란지트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
나와 전투했을 때의 영향이 아직 남아 있다면 좋겠지만…….
안 그래도 저 도시는 형태상 공격하기 까다로워…….
예전에 잠입했을 때 보니 그야말로
제1세계의 림사 로민사 같은 느낌이더군.
우리의 해양도시가 '다소' 더 거칠고 든든하지만……
아무튼 정신 똑바로 차리고 가자, 리오넬.
린
율모어의 최상층……
즉, '나뭇잎층'에는 바우스리의 방이 있어요.
그런 곳에 대죄식자가……?
알피노
아마 저 문 너머에는 더 이상
우아한 음악도, 화려한 생활도 없을 걸세…….
위험하니까 카이 시르는 여기서 기다리라고 하세.
자, 준비됐나…… 리오넬!
바우스리
으음…… 느껴져, 느껴진다……!
나의 인형이 아닌 자가 이 낙원에 발을 들였다……!
아아아…… 그놈들이다……!
또 나를 방해하러 왔군, 혼돈을 몰고!
싫어…… 싫어, 싫어, 싫다고!
그놈들이 나에게 접근하지 못하게 해!!!!
조종당한 빈민
돈 바우스리…… 만세…… 만세…….
산크레드
……오호라.
패배만 거듭하는 군대로도 모자라 이젠 시민까지 방패로 내세워서
자기 몸을 지키겠다 이건가. 어처구니 없는 근성이로군.
알피노
이곳 폐선 거리는 문전촌보다 더 오래된 곳이네.
그러니 바우스리에게 조종당하는 자도 훨씬 많을 걸세.
하지만 저들이 자신의 의지로 싸우는 게 아니라면……
되도록 다치게 하고 싶지 않네.
알리제
역시, 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
당신과 알피노는 일단 계속 도시 위쪽으로 가도록 해.
우리는 시민들을 막으면서 엄호할게.
알피노
이 시민들을 진정시키고 계속 가세.
체력을 깎아서 힘을 못 쓰게 해야 하네!
산크레드
리오넬, 너희는 다음에 빈틈이 보이면 먼저 가라.
나와 린은…….
린
네, 여기 남아서 조종당하는 시민들을 막을게요!
알피노
빈틈이 생겼군……!
이곳은 산크레드 쪽에게 맡기고 가세!
병사들도 제정신이 아니군……!
일단 체력을 깎도록 하세!
야슈톨라
끝이 없군요…….
위리앙제, 당신도 이곳에 남을 수 있겠죠?
위리앙제
물론입니다.
이곳을 정리할 테니, 여러분은 먼저…….
알리제
길이 열렸어! 우린 먼저 갈게!
알피노
큭, 아직도 있다니……!
하지만 이 문만 돌파하면 되네!
알리제
약속대로 선두를 양보할게.
다음에 빈틈이 생기면…… 알겠지?
알피노
지금일세, 리오넬! 문 안으로!
알리제, 너도 무사해야 한다!
그때 그…… 인신매매를 하던 광대들……!
붉은 광대
그래! 여기는 통행 금지야!
그렇다고 돌아가게 두지도 않겠지만!
푸른 광대
우리에게는 여기가 진정한 낙원이야.
방해꾼은 죽어 주실까?
알피노
……자네들은 자신들의 의지로 싸우나 보군.
그렇다면 우리도 온 힘을 다해 돌파하겠네!
붉은 광대
아주 우스꽝스럽게 죽여 줄게.
그것이 우리가 바라던 것이니까.
푸른 광대
자, 영원히 꿈을 꾸는 거야!
꿈에서 깨지 않도록 서로 죽여 보자!
알피노
……위로 올라가세.
'나뭇가지층'에서 왕관 승강기를 타야 하네.
아직 병사가 남아 있었군……!
저들은 내가 맡을 테니 자네는 위로 올라가게!
란지트
……나의 주군은 변함없이 가장 위층에 있는 집무실에 계신다.
란지트: 그곳은 주군의 마지막 낙원이다.
그렇다면 신하 된 자는 목숨을 걸고 그것을 지켜야 하는 법.
어째서 그렇게까지……
너도 조종당하고 있나?
요술에 현혹된 것도 아니며, 특별한 이유 또한 없다.
나는 그저 바우스리가 내세우는 이상에 동조했을 뿐.
인간이 인간으로 존재하는 한……
그리고 정의를 추구하려 하면 할수록 전쟁은 피할 수 없다.
그렇기에
정의롭지도 않고, 평범한 인간도 아닌……
그런 자가 제시한 평화에 모든 것을 걸기로 한 것이다.
나는 율모어의 이상에 목숨을 건 일개 병사이며
네놈은 이에 맞서는 반역자다.
덤벼라, 이제 결판을 내자……!
란지트 장군
나는 인간으로서 저자에게 패했다.
그렇다면 이 몸은 그저 병기일 뿐.
그저 멸하고, 죽이고, 썩어 갈 뿐…….
네 목숨도 내가 거두어 주마.
이제 담판을 짓자꾸나, 반역자여…….
더 나아가고 싶다면 깨뜨려 보아라.
영겁의 전장에서 얻은 내 무예의 극치를……!
그래…… 여기 있었구나…… 나의 딸들이여………….
알피노
무사한가, 리오넬……!
산크레드
조종당하던 주민들도 일단 지금은 없어.
이 틈에 최상층으로 올라가자……!
알피노
여기에 있었군……!
그만 단념해라, 돈 바우스리!
노르브란트는 더 이상 널 원수로 섬기지 않을 것이다.
지금껏 기만하고 우롱해온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속죄해라.
그리고…… 바라건대 이번에야말로
인간을 믿고 모두 함께 미래로 나아가는 데 그 힘을 쓰길 바란다.
린
아니에요, 알피노 씨…….
저자는…… 아니에요…….
인간이지만 인간이 아니에요…….
대죄식자의 기운이 섞여 있어요!
바우스리
속죄? 모두? 미래?
대체 무슨, 무슨,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나는 질서, 나는 규칙, 오직 나만이 단 하나의 정의다.
나는 인간을 다스리고, 죄식자를 다스린다…….
모든 것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어.
이 세계는 나에게 구원받기 위해 이런 형태로 만들어졌단 뜻이다.
그러니 실패할 리가 없어.
내가, 뭐? 구, 궁지에 몰려……?
그럴 리가. 그럴 필요도 없고 이유도 없어. 죄가 없거든!
난 어리석은 인간을 이끄는 누구보다 정의롭고 똑똑한 왕이라고!
이런 미천한 쓰레기 놈들이!!
날 방해하게 놔둘 수는 없어!!
그래, 다시 시작하면 되잖아.
다시 만들어야겠어…… 나의 낙원을.
린
아…… 안 돼!
저자를 막아요, 산크레드!
알피노
바우스리는……!?
산이…… 공중에 떠 있잖아……!?
알리제
저게 뭐야? 바우스리가 저렇게 한 거야……?
당장 바우스리를 뒤쫓자!
저 산에는 어떻게 갈 수 있지!?
알피노
기다리게!
저건 콜루시아 섬에서 가장 높은…… 굴그 화산일세.
절벽 끝에 있기 때문에 서두른다 해도 쉽게 가긴 힘들 걸세…….
그러니까…… 일단 이 도시……
율모어의 주민을 구할 수 있는 시간을 좀 주겠나.
알리제
알피노………….
알피노
부탁하네……!
싸움에 휘말린 사람들에게 응급 처치만이라도 하게 해 주게!
나도 돕겠어
거절할 이유는 없지
최대한 서둘러
고맙네……!
린
해 봐야 알겠지만, 바우스리가 죄식자로서…….
빛의 힘으로 주민들의 정신을 지배한 거라면
제가 해제할 수도 있을 거예요.
저도 도와도 될까요……!?
알피노
물론이네. 든든하기가 이를 데 없군.
알리제
그럼 어서 치료를 시작하자!
아까 습격하던 사람들은 아마 아래층에 쓰러져 있을 거야.
산크레드
리오넬, 좋은 소식이야.
시도해 봤는데 바우스리가 시민들에게 걸었던
정신 지배를 린이 해제할 수 있다고 한다.
이미 대처를 시작했지만 그 밖에도 부상자니 뭐니
우리가 모두 나서도 일손이 부족할 지경이야.
미안하지만 네 힘도 빌릴 수 있을까?
알피노가 부탁한 대로 율모어의 혼란을 어서 수습하자.
[율모어의 '에테라이트'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잊지 말고 '교감'하세요!]
잃어버린 낙원의 꿈
산크레드
자, 너에게는 이 꿈가루를 몇 개 줄게.
도움이 될까 싶어서 중용의 공예관에서 받아 두었지…….
이번에는 이걸로 아직 매료당한 상태인 주민을 잠재우도록 해.
린이 해제해주기 전에 날뛰지 않도록 말이야.
넌 일단 '폐선 거리'로 가서 대상자가 없는지 찾아보고,
끝나면 '나무줄기층'과 '나뭇가지층'으로
올라가면서 수색을 계속해줘.
나도 적당히 이곳저곳 둘러볼까 한다.
끝나면 린에게 보고해라.
소어리치
으으으으…… 바우스리, 바, 바우스리 님……
위위대위대한…… 바우스리…… 님…… 이힛…….
-꿈가루: 중용의 공예관에서 개발한 수면 효과가 있는 연금약.
흐헤…… 으………… 드르렁…….
드르렁…… 드르렁…… 메올…… 흠냐흠냐…….
건장한 노동시민
다, 당신은……!
우아한 자유시민
아아…… 아…… 아파…… 아파…….
바우스리 님…….
건장한 노동시민
혹시 당신은 예전에
난간에서 떨어질 뻔한 저를 구해 주신 분……!?
마, 마님께 난폭한 짓은 하지 마세요……!
어떤 상태든 이분은 제 소중한 주인……
게다가 부상도 입으셨단 말입니다!
부탁이에요……!
마님께 난폭한 짓은……!
-꿈가루: 중용의 공예관에서 개발한 수면 효과가 있는 연금약.
아앗, 마님께 무슨 짓을……!
이건…… 잠이 드셨군요……?
혹시 마님을 진정시키려고……?
하, 하하하…… 하하…… 흑흑…….
감사합니다…….
갑자기 상태가 이상해지시니 전 당황스러워서…….
우아한 자유시민
쿨…… 쿨…….
건장한 노동시민
저는 괜찮습니다…….
그냥 이렇게 마님 곁에 있게 해 주세요.
신사적인 자유시민
방해꾼을…… 막아…… 막아야 해…….
낙, 낙, 낙원…… 여기는…… 여기는…….
-꿈가루: 중용의 공예관에서 개발한 수면 효과가 있는 연금약.
으…… 아아………… 쿨쿨………….
……어디 있지…… 내 사랑스러운…… 카나리아…….
날 떠나지 마라, 나의………… 쿨…… 쿨…….
당혹한 자유시민
아…… 으윽…… 나……는………….
린
앗, 리오넬 씨……!
도시 안을 둘러봐주신 건가요……?
이분에게 걸린 바우스리의 술법은 해제했어요.
이제 다음은…….
네…… 폐선 거리와 다른 장소에도
아직 술법에 걸린 분들이 계시는군요.
괜찮아요. 모두 치료해 드릴 때까지 제가 힘낼게요!
민필리아에게 받은 소중한 힘이니까
많은 분들을 위해 쓰고 싶어요.
치료가 필요한 사람을 여기로 데려올까?
난 가서 부상자를 치료하고 올게
감사합니다, 부탁드릴게요.
알피노 씨, 알리제 씨와 합류하면
지시를 내려 주실 거예요.
도중에 정신 지배를 받고 있는 사람을 발견하시면
이쪽으로 데리고 오시거나 유도해주세요…….
다 함께 꼭 끝까지 해내도록 해요.
린
휴우…… 이제 괜찮을 거예요……!
알리제
수고했어, 그 사람이 마지막이야.
알피노
부상자 치료도 모두 끝났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다한 셈이네.
이제…….
둘리아 차이
얘…… 너 알피노 맞지……?
전에 그림을 그려 줬던 화가 아이…….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니?
우리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알피노
여긴 나한테 맡기게.
지금부터 내가 하는 이야기는 당신들한테
상당히 충격적인 내용이 될 것이네.
하지만 실제로 당신들은 지금 이 현장에 있으니
받아들여 줄 것이라 믿고 진실을 이야기하고자 하네.
……돈 바우스리는 대죄식자였네.
그가 무한정 배급하던 메올이라는 식량도,
영혼을 구제한다는 얘기도 전부 당신들을 기만한 것이었지.
알리제
……아무래도 받아들이기 힘들 거야.
어리둥절한 자유시민
그럼 우리는 계속 바우스리에게 조종당해왔던 건가요?
알피노
적어도 조금 전, 우리에게 달려들 때는
의식이 없는, 그의 꼭두각시였을 걸세.
하지만 그 이전에는……
바우스리에 대한 평가는 차치하더라도
자신이 했던 행동은 스스로 기억하고 있지 않은가?
이 도시에 들어와 향락을 탐닉한 건
그 누구도 아닌 당신들 자신이네.
그 과정에서 빈곤한 자를 멸시했다면
그건 당신들의 의지였겠지.
……옳고 그름을 따지는 일은 내 몫이 아닐세.
당신들 스스로의 양심과, 당신들이 학대한 자와
앞으로의 역사가 할 일이지.
당신들의 비뚤어진 꿈은 끝났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당신들이 살았으면 하네.
다시 일어나 걸었으면 하네.
이 세계는 더 이상…… 그 누구도 잃어서는 안 되니 말일세.
하고 싶은 말은 다 했네.
기다려줘서 고맙네.
자, 더는 여기에 머물 이유도 없군.
바우스리를 뒤쫓으러 가세.
의연한 자유시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목숨 걸고 진실을 밝혀 준 너희에게
조금이라도 보답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일단은 그것부터 시작하고 싶어.
야슈톨라
우리는 바우스리를 쫓아서 굴그 화산에 가려고 해요.
길을 아는 사람이 있나요?
긍정적인 자유시민
그 산에 가려면 빛나는 절벽을 넘어가야 해.
비공정을 타고 가면 어떨까?
야슈톨라
나쁘지 않은 제안이지만…… 하늘을 나는 건 되도록 피하고 싶어요.
공중에서 공격당하면 일망타진될 수밖에 없거든요.
안전을 생각해서 지상에서 접근하고 싶은데요.
나이든 자유시민
그 절벽 위에는 채굴업에 종사하는 일족이 있었다오.
옛날에는 그들과 교역을 했었지만 '빛의 범람' 이후로는
거래가 뜸하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구려.
바우스리가 원수 자리에 오른 뒤에는
절벽의 위아래를 잇는 '사닥다리 승강기'조차
작동시킨 적이 없었을 게야.
알리제
그럼 그 승강기를 작동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긍정적인 자유시민
그건 전용 탈로스로 장치를 조종하는 구조였을걸.
그러니까 일단 그 녀석부터 부활시켜야…….
둘리아 차이
…………탈로스?
탈로스를 부활시키고 싶다고?
어머, 들었지, 여보?
탈로스를 작동시키면 된다고, 그 얘기 맞지?
차이 누즈
음…… 뭐, 그게 아마…….
아니, 그런데…….
둘리아 차이
얘, 여기야, 여기~!
탈로스를 작동시키는 일이라면 우리한테 맡겨주겠니?
우리 남편은 이래 봬도 있잖아? 아므 아랭의 광산 개발도 담당했던
탈로스 조업의 대가…… 다이달로스 사의 후계자거든~!
차이 누즈
아니, 아니, 아니야. 손 놓은지 한참 됐다고.
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도 않고……!
둘리아 차이
모, 못해……?
차이 누즈
아니, 그게 꼭 그런 건 아니고…….
……알았어. 그, 그냥 보기만 한다?!
기대는 하지 마, 불평도 하지 말고!
이봐, 누가 좀 같이 가줘.
승강기용 탈로스는 창고에 처박아 뒀을 거야.
꺼내려면 일손이 필요해!
알리제
잘됐네, 알피노!
알피노
우리도 가 보세!
사닥다리 승강기
알피노
'사닥다리 승강기'는 직공 마을의 북서쪽에 있네.
거대한 건축물이니까 보면 금방 알 수 있을 걸세.
……자, 함께 가세! 리오넬!
야슈톨라
이곳은 사닥다리…… '사다리'의 가장 낮은 층인
'최하단'이라 불리는 장소인 듯해요.
예전에는 승강기를 작동시키는 관리소이자
물자 수송의 기점이었다는데……
딱 보기에도 오랫동안 방치된 느낌이네요.
둘리아 차이
탈로스가 무사히 남아 있어서 다행이야.
이렇게 점검 중인 남편을 보고 있자니
아므 아랭에서 살던 젊은 시절이 떠오르네!
차이 누즈
흐음…… 일단 동력을 넣기 전에 접합부터 확인해야지.
억지로 작동시키면 전부 부서질지도 모르니까…….
어? 나 좀 보게, 의외로 꽤 많이 기억하고 있잖아!
앗! 뭐, 뭐, 뭐, 뭘 보고 있어!
자, 너도 우두커니 서 있지 말고 승강기를 수리해!
알피노
바우스리가 원수가 된 후로 작동시키지 않았다면
약 20년은 방치된 셈이군.
설비는 튼튼하겠지만 그래도 꼼꼼히 점검해야 할 걸세…….
위리앙제
아, 리오넬 님……
보십시오, 저 두 개의 훌륭한 탈로스를…….
율모어의 창고에 잘 보관되어 있어서 다행입니다.
지금은 차이 누즈 씨가 작동을 위해 점검하고 계십니다.
저와 야슈톨라는 마법학적 관점에서 보좌하고 있습니다…….
최종적으로 마력을 주입하는 역할도 맡겨 주십시오.
다른 분들은 승강기 본체를 준비하기 위해
각기 보수 또는 재료 조달 작업을 하고 계십니다.
시간을 많이 할애할 수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당신의 힘도 빌리고 싶습니다만…… 괜찮으시겠습니까?
감사합니다.
그럼 남쪽에 있는 '벤몬트 조선소'로 가셔서
보수용 목재를 얻을 수 없을지 협상을 부탁드립니다.
남쪽에 있는 '벤몬트 조선소'로 가서
보수용 목재를 얻을 수 없을지 협상을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이곳 준비도 진행해 놓겠습니다.
어비스
……으음? 처음 보는 얼굴이네, 문전촌의 신입인가?
지금 판잣집용 목재는 싸게 팔고 있어.
집까지 지어주는 건 가격 협의가 필요하고.
뭐!? 사닥다리 승강기를 작동시킬 목재가 필요하다고!?
설마, 이제 와서 누가 그런 짓을 한다고!
보나마나 공짜로 목재를 얻어 가려는 속셈인 것 같은데
거짓말을 하려면 좀 더 그럴싸하게 해야지!
뭐, 그래도 용기가 가상하니 기회를 주지.
이 조선소에 있는 '목판'의 수를 정확하게 셀 수 있으면
그 보상으로 목재를 줄 수도 있어.
'목판'은 저기에 쌓여 있는 것 말고
창고 안에도 보관되어 있어.
그쪽은 '그리실'한테 물어보면 가르쳐 줄 거야.
종이와 펜을 빌려줄 테니 메모하면서 세어 봐도 돼.
총 몇 개인지 알아내면 나한테 와서 말해.
그럼 열심히 해 봐!
이 조선소에 있는 '목판'의 수를 세어서
나한테 보고하러 와!
'목판'은 저기에 쌓여 있는 것 말고
창고 안에도 보관해 뒀어.
그쪽은 '그리실'한테 물어보면 가르쳐 줄 거다.
그리실
응? 안에 보관 중인 목판이 몇 개인지 궁금하다고?
그야 가르쳐 줘도 상관없긴 한데…….
지난번에 셌을 때는 분명 '68개'였지…….
아, 근데 그중에서 '9개'는 썩어서
폐기했던가…….
조선공
어이, 그리실.
어비스한테는 아까 말했는데
방금 새로운 목판이 들어왔어.
총 '13개'가 들어왔는데
그중에 '1개'는 운송 중에 갈라져서
장작으로밖에 못 쓸 것 같아.
그리실
알았어, 멀쩡한 것들은 이쪽으로 운반해 줘.
……응?
그럼 결국 몇 개인 거지……?
뭐, 네가 알아서 메모했겠지!
그럼 잘 계산해 봐!
[그리실과 대화한 내용을 메모로 기록했다!]
71
그리실
이 안에 있는 목판의 개수가 결국 몇 개인 거지…….
네가 아까 메모했지?
[목판의 개수에 대해 기록한 메모는
임무용 아이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자재 보관소에는 '11개'의 목판이 놓여 있다…….
조사한 숫자를 메모에 기록했다!]
[이 자재 보관소에는 '24개'의 목판이 놓여 있다…….
조사한 숫자를 메모에 기록했다!]
-목판 수를 적은 쪽지: 어비스 근처에 목판이 11개 있다.
-목판 수를 적은 쪽지: 입구 근처에 목판이 24개 있다.
-목판 수를 적은 쪽지: 창고에는 목판이 68개 있었지만 9개 처분했다. 그리고 13개를 받았는데 그중 1개는 파손되어 있었다.
어비스
어때? 목판이 몇 개인지 다 셌어?
11개/24개/35개
흐음, 그렇게 적을 리가 없는데?
메모를 다시 확인하고 이번에는 제대로 세어 봐.
71개
……혹시 바깥에 쌓아 놓은 목판을 깜빡한 거 아니야?
메모를 다시 확인하고 이번에는 제대로 세어 봐.
103개
확실히 원래는 그 정도 있긴 했지…….
근데 폐기도 했고 새로 들어온 분량도 있을 텐데?
메모를 다시 확인하고 이번에는 제대로 세어 봐.
106개
오, 정답이야!
딱 그 정도 있을 거다.
126개
……왠지 좀 많은 것 같은데?
폐기한 건 빼야지.
메모를 다시 확인하고 이번에는 제대로 세어 봐.
150개
그건 너무 많은 것 같은데…….
아니, 그게 아니라 대충 적당한 숫자를 댄 거 아냐?
메모를 다시 확인하고 이번에는 제대로 세어 봐.
대답할 수 없다
[목판의 개수에 대해 기록한 메모는
임무용 아이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와, 상당히 번거로웠을 텐데
용케 그걸 해냈네?
왜 그렇게까지 목재가 필요한 거야?
……뭐?
진짜 정말로 승강기를? 진심이야!?
오오, 뭐야. 그렇다면
목재는 물론이고 우리도 솜씨를 발휘해야겠는걸!
사실 우리도 이름만 '조선소'지,
판잣집만 주야장천 만드는 생활이 지긋지긋했거든.
……아, 근데 율모어에는 높으신 분들이 있지 않았나?
우리 같은 가난한 놈들이 들이닥치면 싫어하지 않을까?
괜찮아!
와서 우리를 지도해줘
진짜로? 우와! 이거 가슴 설레는데!?
그럼 나중에 동료를 데리고 승강기로 갈게.
목재도 같이 가져갈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목재는 나중에 우리가 가져갈게!
당신은 먼저 사닥다리 승강기로 가 있어!
그리실
어비스가 떠드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더라.
이거 일이 아주 재밌어지겠는걸!
야슈톨라
……다이달로스 사의 후계자님은 괜찮을까요.
둘리아 차이
어떡해, 우리 남편이 엄청나게 땀을 흘리네.
저렇게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틀림없이
탈로스가 곧 움직일 거야!
차이 누즈
끄으응…… 무슨 설계가 이렇게 어설퍼!
우리 회사의 탈로스였으면 더 효율적으로 움직일 텐데!
이래서 다른 회사 제품은…… 투덜투덜…….
알리제
부족한 자재는 최대한 모아 왔어.
알피노가 믿고 열어 준 길인걸.
할 수 있는 일은 뭐든지 할 거야.
산크레드
주민들도 분위기가 아주 좋아.
이 기세를 몰아 바우스리를 추격하고 싶군.
린
앗, 리오넬 씨!
목재는 구하셨나요……?
이 승강기를 멀리서 봤을 때는
검은색이라서 철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나무가 쓰인 부분도 많네요.
알피노
모두가 도와줘서 준비가 많이 진행되었네.
사닥다리 승강기의 작동이 그저 경로 확보에 머물지 않고
콜루시아 섬이 변화하는 첫걸음이 되길 바랄 뿐이네.
위리앙제
돌아오셨군요.
목재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아…… 조선소의 장인들까지 도와주시겠다니.
이제 승강기 수리는 걱정할 필요가 없겠군요.
탈로스에 관해선 차이 누즈 님이 살짝 고전 중이십니다만
저와 야슈톨라가 보기에도
상태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모든 준비가 끝날 겁니다.
시간은 걸렸지만 드디어 인간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멸망이라는 숙명에 맞서 싸우려 하고 있습니다…….
……리오넬 님, 그 결말에 부디
당신의 미소가 함께하길 바랍니다.
모험의 끝에는 반드시 이별이 따른다 해도…….
높은 곳에서 보는 풍경
위리앙제
아…… 감상에 젖기에는 아직 이르죠.
지금은 우선 승강기를 작동시켜
허공에 떠 있는 산까지 가야 합니다.
보아하니 일손은 충분한 듯하니
잠시 휴식을 취하시기 바랍니다.
앞으로도 싸움은 계속될 테니…….
잠시 휴식을 취하시기 바랍니다.
더욱이 조선소의 장인들도 합류해 주신다고 하니…….
승강기가 작동한 이후를 대비하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에메트셀크
오오…… 율모어의 시민이 일을 하고 있군…….
아주 그냥, 상황을 손바닥 뒤집듯 확 바꾸어 버렸잖아?
사사건건 의견이 부딪히고……
아무리 대화를 해도 합의가 안 되는……
그런 상대와 결판내는 방법을 알아?
가장 손쉬운 방법은 힘으로 짓눌러서 상대의 주장을 꺾는 거야.
알라그에서도, 갈레말에서도 결국 많은 사람들이 그 방법을 지지했고
실제로도 빠르게 번영할 수 있었지.
그런데 말이야,
싸워서 이긴 승자의 소망이 우선되는 상황이 되어도
패자 또한 존중받으며 일종의 화해에 이르는 경우가 있어.
그렇지만 그런 결말에 이르기는 아주 어렵단 말이지…….
승자가 패자를 깔보거나 동정하지 않아야 하고
패자가 승자를 원수로 생각하지 않아야 하거든.
이번에도 너희가 율모어에 진입했을 때까지는
쉬운 쪽으로 일이 굴러갈 줄 알았는데……
설마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
……칭찬하는 거야. 감사히 받아들여.
그나저나 참 시끌벅적하군…….
동지들이 모이면 다들 신나서 북적거리는 건
우리가 살던 시대와 별반 다르지 않군그래.
왜? 아씨엔이나 고대인은 피도 눈물도 없을 줄 알았나?
이거 실망인걸. 너희한테 있는 감정이
우리한테 없을 리가 없잖나!
……우리도 다 있었어.
먼 옛날, 진정한 세계에…… 가족도, 친구도, 연인도.
좋은 세계였다. 평온하고 활력이 넘치고…….
강인한 혼을 지닌 진정한 인간은 영원에 가까운 시간을 살 수 있었지.
그러니 여유가 없어서 생기는 비열한 다툼도 없었고,
가끔 의견이 부딪히더라도 그만큼 다른 의견을 존중해주었어.
웅장하고도 아름다웠던 아모로트 거리…….
높은 탑 위로 펼쳐진 하늘에선 햇빛과 바람이 쏟아져 내렸었지.
……이렇게 말해 봤자
기억도 못 하겠지만.
……기억?
네 헛소리는 듣지 않겠다
됐어, 못 들은 걸로 쳐.
하지만 지금보다 훨씬 나은 세계였던 건 사실이야.
이런 보잘것없는 세계에서 줄곧 싸워온 너라면
의외로 마음에 들어할걸?
잊지 마라.
넌 다른 녀석들과 달리, 원초세계의 주민……
통합되는 쪽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쪽의 '그릇'이다.
모든 재해에서 살아남으면 우리와 비슷한 존재가 되어
충족된 세계에서 살 수 있다고.
아차! 이 이야기는 대죄식자 토벌이 끝난 후에 하기로 했지.
지금은 그냥 너의 승패를 지켜보도록 하마.
아, 맞다. 하나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넌 수정공의 실체에 대해 어디까지 알고 있지?
그 후드를 벗은 맨 얼굴을 보며 얘기한 적은 있나?
호오, 너에게도 밝히지 않았단…… 말이지.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뭐, 수수께끼를 풀 때 참고하도록 하마.
그럼 간다.
둘리아 차이
대단해, 여보!
다이달로스 사의 이름에 걸맞은 훌륭한 일을 해냈어!
아르버트
탈로스가 작동하는 모양이군.
……너와 이 세계에서 재회했을 때,
난 형태조차 없는 상태였잖아?
어쩌다 그렇게 됐는지 생각해봤어.
아마…… 마음 따위는 없는 게 낫다고 느낄 만큼 힘들었던 거야.
'빛의 범람', 동료를 헐뜯는 말들.
많은 일이 있었지만 가장 힘들었던 건…… 고독이었다.
내 경험상 시간보다 인간을 더 힘들게 하는 건 고독이야.
에메트셀크 같은 아씨엔들도
어쩌면 고독에 잠식당한 걸지도 모르지…….
그래서 난 네가,
곁에 있어주는 사람들을 잃게 되는 선택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 대가로 영원을 얻어 봤자 손해보는 장사거든.
알피노
좋은 소식일세!
사닥다리 승강기를 작동시킬 수 있을 것 같네!
알리제
일단 우리랑 당신이 먼저 타보면 어떨까?
혹시 오랜만에 작동되는 거라 걱정되면
다른 사람이 대신 타도 되는데, 어때?
그래, 그래야지!
그럼 어서 이쪽으로 와!
과거의 나도 동료와 함께
사닥다리 승강기를 탄 적이 있었다
멀리 펼쳐진 수평선, 점점 작게 보이는 도시의 모습
감동과 긴장이 뒤섞여 우린 말수가 줄었고
승강기의 삐걱거리는 소리만 절벽 가득 울려퍼졌다
――그 일을 기억하는 일들은 세상에 없고
그날의 여행은 어디로 이어졌던 것일까
그 답을 찾으며 다시 한 번 절벽을 오른다――
알피노
이곳이 사닥다리 승강기의 위쪽……
방금 전까지 있었던 곳이 최하단이고,
여긴 '최상단'이라 불리는 곳이라고 하네.
우선 위리앙제 쪽 일행이 올라올 때까지
여기서 기다려 볼까 하네만…….
알리제
알피노! 리오넬!
잠깐 이쪽으로 와 봐!
알피노
알리제……?
계단 위쪽인가 보군. 어서 가 보세.
알피노
저기 보이는 저건…….
알리제
리오넬, 저기 좀 봐!
북동쪽 방향에 마을 같은 게 있어.
알피노
하지만 절벽 위로는 20년 넘게 사람이 오지 않았을 텐데…….
저것도 버려진 마을이 아닐까?
알리제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는데…….
가만히 보고 있다 보니까 누군가 마을에서 나와서
살금살금 숨어 다니며 이쪽으로 접근해 오더라고.
당신도 한번 둘러봐 줘.
아까 접근하던 사람이 아직 근처에 있을 거야.
당신도 거기서 주위를 둘러봐 봐.
접근하던 사람이 아직 근처에 있을 거야.
알피노
절벽 위에는 누가 있을 리 없는데 사람이 있다니…….
어떻게 된 일이지……?
-넓적부리황새
[이쪽을 지그시 바라보고 있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아닌 것 같다…….]
[수상쩍은 인물을 발견했다!
하지만 마을 쪽으로 도망치고 말았다…….]
알리제
어때, 누군가 있었지?
이대로 그냥 가기에는 불안한데
일단 뒤를 밟아 볼까?
알피노
……일리가 있군.
위리앙제 쪽 일행이 올라오려면
시간이 걸릴 테니까 일단 가 보자.
알리제
그래, 좋았어!
북동쪽에 보이는 마을까지 가서 사람이 있으면 말을 걸고
사람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면 마을을 수색해 보자.
-매달린 보존식
[보존식을 말리는 중인 듯하다.
전부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보인다…….]
알피노
나무상자도 나무통도 안이 가득 차 있네.
-마시다 만 술잔
[카운터 위에는 마시다 만 술이 있다.
안쪽의 냄비도 화로 위에서 끓고 있다…….]
알리제
무슨 소리가 난 것 같은데……
안쪽이 잘 안 보이네.
-닫힌 문
[안에서 어떤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문이 굳게 닫혀 있고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알피노
아, 리오넬.
그쪽은 어떤가……?
->최근까지 사람이 있던 흔적이 있어
아까 도망친 인물이 보이지 않아
……역시 폐허가 아닐까?
그래, 나도 같은 생각일세.
마치 방금 전까지 평범한 생활을 한 듯한…….
알리제
내 생각도 그래.
그리고 집 안에 누군가 있는 것 같아.
문은 열어 주지 않지만…….
???
호, 혹시…… 여러분은 예전에 절 구해 주신……!
알피노
자네는…… 화가 트리스톨 아닌가!
율모어에 들어가기 위한 지혜와 붓을 빌려준……!
트리스톨
네! 맞아요! 그때 그 트리스톨입니다.
율모어로 가신 두 분을 계속 걱정하고 있었는데
설마 이런 곳에서 다시 만날 줄이야……!
알피노
그건 우리가 할 말일세.
자네는 이곳에 살고 있는 건가?
이 마을은 뭐지……?
트리스톨
이곳은 '정다움 마을'……
율모어에서 추방된 뒤 간신히 살아남은 자들이
몰래 숨어 사는 곳입니다.
두 분이 구해 주신 후로 저는 정처 없이
콜루시아 섬의 벌판을 헤매고 있었는데……
그러다가 '어떤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알려주는 '비밀 통로'를 통해 이곳에…….
그날 이후로 동료들과 함께 조용히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굴그 화산이 하늘로 떠오르더니
이번에는 승강기까지 작동하는 소리가 나서…….
알리제
율모어에서 추격대가 온 줄 알고
정찰하러 갔다가 숨어 있었다…… 이 말인가 보네?
트리스톨
네…….
하지만 아무래도 제 예상이 틀린 모양이군요.
괜찮으시면 어떻게 된 건지 설명해 주실 수 있습니까?
그랬군요…….
대죄식자였던 바우스리를 쫓아서
굴그 화산으로 가실 거라고요.
놀라운 이야기지만
바우스리가 죄식자였다는 부분은
왠지 수긍이 가는군요…….
그런 상황이라면 저도 가만히 보고 있을 순 없습니다.
뭔가 도울 일이 없을까요……!?
알피노
고맙네, 트리스톨.
그럼 일단 이 주변을 내 동료들과 수색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겠나?
굴그 화산으로 가는 길을
어떻게든 찾아내야만 하네.
트리스톨
그 정도는 거절할 이유도 없습니다.
마을 동료들에게는 제가 잘 얘기해 두겠습니다.
가난한 마을이라 대접해 드릴 것은 없지만……
얼마든지 머물면서 바우스리에게 접근할 발판으로 삼아주십시오.
트리스톨
그 무서운 바우스리가 죄식자였다는 건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율모어의 자유시민들이
승강기를 움직이기 위해 힘을 모았다는 건…….
사람이 갑자기 변할 수 있는 걸까요……?
찬물을 끼얹는 것 같아 죄송합니다만…….
알피노
정다움 마을 사람들이 경계를 푼 것 같군.
굴그 화산에 대해 물어보겠네.
빠른길을 올라가다
알리제
얘기를 들어 보니 당신과 알피노가 예전에 구한 사람인가 보네.
알피노도 참 여전하다니까…….
알피노는 잠시 탐문 조사를 겸해서 쌓인 얘기도 해야 할 테니
그동안 나와 당신이 화산 쪽으로 정찰을 다녀오면 어떨까?
너무 깊숙이 들어가지는 말고 적당한 거리까지 접근해 보자.
그럼 잠깐 다녀올게!
금방 돌아올 테니까 탐문 조사, 잘 부탁해.
알피노
앗…… 그, 그래, 그야 그러겠지만……
두 사람 다 부디 조심하게.
미안하지만 알리제를 부탁하겠네.
굴그 화산이 적의 거점이라는 사실은 틀림없네…….
조금이라도 위험을 감지하면 후퇴해주게나.
트리스톨
그 무서운 바우스리가 죄식자였다는 건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율모어의 자유시민들이
승강기를 움직이기 위해 힘을 모았다는 건…….
사람이 갑자기 변할 수 있는 걸까요……?
찬물을 끼얹는 것 같아 죄송합니다만…….
알리제
여기서 길이 갈라지네…….
지금은 조금이라도 많이 이 땅에 대해 알고 싶으니까
나는 동쪽, 당신은 서쪽으로 가 보면 어떨까?
마지막에는 북쪽의 굴그 화산 정면 근처에서 합류하자.
주위를 둘러보며 위험이 없는지 확인하면서 가도록 해.
……그럼 이따가 화산 앞에서 만나.
알리제
무사해서 다행이야.
이리로 오는 길에 죄식자에게 몇 번 습격을 당했거든,
당신도 그렇지 않을까 걱정했어.
역시 그쪽에도 죄식자가 있었구나…….
정다움 마을 주변은 괜찮았으니까
굴그 화산에 가까워질수록 많아지나 봐.
저 산…… 가까이서 보니까 한층 더 높아 보이네.
저기가 바우스리의 근거지라면
수하로 부릴 죄식자를 불러 모으고 있는 게 틀림없어.
지상에 있는 우리까지 바로 발견해서 공격하는 걸 보면
방어 중인 죄식자 수도 아마 굉장히 많을 거야.
올라가면 어떻게 될지…….
아무튼 올라갈 방법부터 생각해봐야겠지만 말이야.
이렇게 가까이서 봐도 근처에 타고 올라갈 만한 장소도 없어.
야슈톨라가 걱정하는 점도 알겠지만,
이렇게 된 이상 비공정을 쓰는 방법밖에 없지 않을까……?
???
아, 여기 계셨군요.
알피노 님이 걱정하고 계셨습니다.
알리제
위리앙제…… 게다가 수정공!?
당신이 여긴 어떻게?
수정공
최종 결전만큼은 내가 직접 지켜보고 싶어서 말이야.
선발대인 그대들이 먼저 출발한 뒤에
승강기 밑에서 위리앙제 일행과 합류했지.
그보다도…… 저길 보게.
알리제
……역시 하늘로 접근하기는 어렵겠어.
날개 달린 죄식자를 상대로 공중전을 벌이는 건
우리에게도 승산이 적어…….
수정공
그거라도 알게 됐으니 다행이군.
부서지긴 했지만, 저 귀중한 유물을
탑 안에서 꺼내온 보람이 있었어.
알리제
……아, 우리를 찾을 겸, 당신들도
올라갈 방법을 조사하러 온 거였구나.
위리앙제
이로써 지상에 길은 없고, 하늘길도 위험하다는 것이 판명되었군요.
일단 모두 모여서 대책을 강구해야겠습니다.
나머지 분들도 모두 도착했습니다.
알피노 님도 그쪽으로 오셨으니
우리도 가도록 하죠.
차이 누즈
아아, 우리는 신경 쓰지 마.
둘리아 차이
어머머머, 세상에!
빛나는 절벽 위쪽은 이렇게 생겼구나!
알피노
자네가 떠나자마자
위리앙제가 수정공을 데리고 정다움 마을에 왔다네.
길이 엇갈리지 않아서 다행이었네.
야슈톨라
올라오는 데 오래 걸려서 미안해요.
마침 수정공이 도착해서 사정을 설명하느라 그랬어요.
위리앙제
이렇게 무사히 다 모였습니다.
린은 조금 힘들어하긴 했습니다만…….
수정공
……크리스타리움을 떠나 있어도 괜찮냐고?
노인도 말이야, 마지막 순간엔 억지로라도 힘을 내는 법이거든.
크리스타리움은 라이나에게 맡기고 왔으니 걱정 마.
린
승강기가…… 조금…… 아니…… 너무 무서웠어요…….
진동 때문에 바닥이 무너질까 봐…… 으으…….
앗! 이, 이젠 괜찮아요!
지금은 땅 위에 있으니까 정신 차리고 열심히 할게요……!
산크레드
먼저 정찰을 떠났다고 들었다.
그래, 상황은 어땠지……?
알리제
…………어?
저 다이달로스 사 부부가 여기 웬일이지?
뭐, 됐어. 어쨌든 이제 모두
빛나는 절벽 위쪽으로 올라온 거지?
다음 목표는 바우스리가 기다리는 굴그 화산으로 가는 거야.
아까 조사한 결과까지 포함해서 모두의 의견을 들어보자.
산크레드
……그렇군. 지상에서 올라가는 길은 없고
날아간다 해도 죄식자와 공중전을 벌여야 한다, 이 말이지.
알피노
비행 가능한 아마로를 빌릴 수는 있지만……
아무 훈련도 없이 죄식자와 싸워봤자 불리하기만 할 걸세.
율모어의 비공정도 수송용이라 전투에는 적합하지 않네.
시드가 있었더라면 개조하는 방법도 있었겠지만…….
둘리아 차이
어머나, 다들 고민이 많은가 봐.
산이 땅으로 다시 돌아와주면 좋을 텐데, 그치 여보?
차이 누즈
여, 여보. 방해하면 안 되지……!
우리는 승강기를 작동시킨 기념으로 한번 탑승해본 일반인이잖아.
충분히 즐겼으니까 이제 그만 밑으로……!
야슈톨라
……부인의 의견, 일리가 있어요.
물론 산이 제 발로 돌아오지는 않겠죠.
하지만 산과 지상을 다시 연결할 수는 있지 않을까요?
예를 들면…… 그래요……
엄청나게 거대하고 튼튼한 탈로스를 만들어서
산을 붙잡고 있도록 한다든지.
위리앙제
아주 참신한 생각입니다.
탈로스의 형태만 잘 생각해서 만들면, 날지 않아도
그 몸을 타고 굴그 화산으로 갈 수 있겠군요…….
차이 누즈
말도 안 돼!
저 산에 닿으려면 탈로스가 어마어마하게 커야 한다고!
조립도 어려울 테고, 설계만으로도 얼마나………….
아니지, 산을 붙잡는 단순한 동작만 하게 만들 거면
일단 구조만 유지시키면 될 테고…….
장거리 이동도 필요 없고 기본적으로 연결만 시켜둘 거라면
조립하는 것도 그렇고 재료도 상당히 간략하게……?
아니, 아니, 아니야!
아무리 그래도 작업하려면 일손이 많이 필요하다고!
밑에서 도와줬던 녀석들을 다 불러와도
어마어마하게 시간이 걸릴 거야!
알리제
아하~ 그럼 일손만 구하면 되겠네요?
어떤 사람이 필요한지 말해 봐요.
차이 누즈
그건 그러니까……
일단 탈로스의 몸이 될 석재를 구해올 사람이 필요해.
석재는 다른 곳에서 운반해 오지 않아도
굴그 화산 주변의 바위산을 계속 깨뜨리면 되는데,
작업 자체는 단순하지만 인원이 많이 필요하지.
산크레드
그렇다면 아므 아랭의 광산에서
광부들을 모아서 오지.
다행히 아는 사람이 있으니까.
알리제
산크레드가 호박석 산맥으로 간다면,
나는 모르드 수크로 갈게.
분명 우리를 도와줄 거야.
알피노
그럼 난 콜루시아 섬의 각지를 찾아가 보겠네.
힘이 센 어부나 목수는 물론,
율모어에 모인 다양한 사람들도 활약할 수 있을 것 같군.
린
필요한 일손은 그게 다인가요……?
차이 누즈
물론 작동시키려면 마력을 주입할 사람도 필요해.
이것도 사람을 많이 모아야 해……!
야슈톨라
밤의 주민 중에 마법을 익힌 사람이 많아요.
가서 얘기해 볼게요.
위리앙제
마법이라면 요정들도 실력이 뛰어납니다만……
장난을 치지 않고 인간과 함께 작업을 하는 건
그들에겐 지극히 어려운 일일 겁니다.
그러니 저는 크리스타리움으로 가서
인재를 모아 오고 싶습니다만…… 그래도 되겠습니까?
수정공
그럼, 물론이지.
아마로든 초코보든 자유롭게 쓰도록 해.
차이 누즈
잠깐, 잠깐, 잠깐!
율모어나 크리스타리움 주민뿐 아니라
'밤의 주민', 모르드족, 그리고 그 광부들까지!?
아니 그러면……
노르브란트에 사는 사람, 거의 전부란 얘기잖아!
그 정도로 많은 인맥이 있다니 너희는 대체……
대체 정체가 뭐야!?
이 세계를 구하러 온 자다
그저 여행 중이던 모험가다
->알피노 화백과 그 조수들입니다
둘리아 차이
그래, 여보. 잊어버렸어?
처음 만났을 때 그렇게 소개했었잖아.
차이 누즈
아, 아니. 아마도 그건…… 그런 게 아니고…….
야슈톨라
그럼, 차이 씨.
당신은 탈로스 설계를 해주시겠어요?
부탁할게요. 다이달로스 사의 후계자님.
린
반드시 사람들을 모아서 올게요.
……다녀오겠습니다!
수정공
자, 그렇다면 우리는
설계를 돕는 일을 해야 할 것 같은데…….
……일단 말을 걸어 보도록 하지.
둘리아 차이
괜찮아, 우리 남편이라면
하늘까지 닿을 탈로스를 설계할 수 있어!
나한테 청혼할 때 그렇게 말했거든.
차이 누즈
하아아아…….
설계를 하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이런 계획은 전대미문이라고!?
난제를 꿰뚫는 이상
차이 누즈
우선 탈로스를 제대로 설계하려면
그곳의 토지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해야 해.
현지에 사는 협력자가 없으면 절대 성공 못 한다고!
뭐? 율모어를 탈출한 주민들의 마을이 있어!?
아니, 아니, 아니…….
그 사람들이 우리한테 협력할 리가 없잖아!
난 율모어의 자유시민…… 그들한테는 원수나 마찬가지야!
그래…… 절대로 불가능해…….
승강기 따위를 타고 오는 게 아니었어…….
무시하고 돌아가서 침대에 누워 잠이나 자야…….
으으으…… 무리야…… 절대로 불가능해…….
둘리아 차이
어머나…… 우리 그이도 참,
꼭 시들어버린 기가텐더 같네……?
하지만 리오넬.
이 사람, 실력 하나는 믿어도 돼.
당신이 격려해 주면 분명 목적을 달성할 거야.
내가 결혼할 때 시어머니께 들은 말인데
이 사람은 칭찬을 곧이곧대로 듣지 않으니까
'용기에 불이 붙을 만한 응원'을 하라셨어…… 시도해 봐!
[적절한 말을 선택하여 차이 누즈의 사기를 북돋우세요!
그의 의욕을 고취시키는 데 성공하면 목적이 달성됩니다.
의욕을 고취시키지 못하고 대화가 끝나 버리거나
도중에 완전히 의욕을 잃어버리면 실패입니다.]
[차이 누즈는 거의 의욕이 없는 듯하다…….]
차이 누즈
으으…… 무리야…….
그렇게 거대한 탈로스를 만든 전례가 없어.
아무도 성공한 적이 없는 걸 내가 어떻게 만들어…….
알피노는 옛날에 장작도 모을 줄 몰랐어
부인도 기대하고 있어
윽…… 그, 그런 건…… 말 안 해도 알고 있어……!
나도 할 수만 있다면 아내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당신은 천재니까 할 수 있어!
[차이 누즈는 거의 의욕이 없는 듯하다…….]
차이 누즈
……하지만 내 마음이 어떻든
그 정다움 마을의 사람들이 협력해 주지 않는 이상,
탈로스 설계는 불가능해.
아아…… 그들이 자유시민을 용서할 리가 없어…….
게다가 하필이면
내가 쫓아낸 화가 트리스톨이라니……!?
같이 사과하러 갈까?
뭐, 뭐라고……!?
네가 같이 사과해 준다면
확실히 용서해 줄지도 모르겠군…….
아, 아니지, 아니야…… 냉정해져야 해…….
그건 너무 한심한 짓이야.
자칫하면 괜히 인상만 더 나쁘게 만들지도 몰라……!
괜찮아, 분명히 용서해 줄 거야!
->피하기만 하면 관계는 바뀌지 않아
[차이 누즈는 아직 불안한 듯하다…….]
차이 누즈
일단 '거대 탈로스'라는
작전 자체가 황당무계하다고!
정다움 마을 사람들에게 얘기해 봤자
동참해 줄 리가 없어!
……솔직히 나도 이렇게 반신반의하고 있는걸!?
->율모어에 일어난 변화보다는 신빙성이 있지
대담한 작전으로 도마 성 공격도 성공시킨 적 있어
당신 말을 누가 의심하겠어!
그 말을 들으니 반박할 수가 없네…….
확실히 수법과 결과를 상상해 보면
이쪽 작전이 더 '가능성'이 있으려나.
[차이 누즈는 아직 불안한 듯하다…….]
차이 누즈
하지만 아무리 현실적인 작전이더라도
실패했을 때의 리스크는 생각해야 해.
바우스리한테 접근조차 못하고 싸움만 거는 꼴이 될 뿐……
그랬다가 괜히 죄식자만 자극해서
무시무시한 최후를 맞이하게 되는 건 아닐까……!?
그때는 내가 함께할게!
뭐가 어째!?
네가 함께든 아니든
난 싫어! 죽기 싫다고!
->내가 반드시 지켜 주겠어
전투용 탈로스라도 만들어 둘까?
하여간…… 넌 어째서 그렇게까지
쓸데없이 긍정적인 거냐고…….
참고로 하나만 물을게.
너는 대체 왜 대죄식자를 쓰러뜨리겠다는
이 위험한 싸움에 몸을 던지고 있는 거지……?
->지키고 싶은 사람들이 있으니까
아직 더 모험하고 싶으니까
부탁받아서 어쩔 수 없이……
…………!
그래…… 그렇군…… 나 역시 지키고 싶은 사람이 있지.
편안하게 숨을 거두는 그날까지 이 세계에서 함께 살고픈
소중한 가족이…….
[차이 누즈의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차이 누즈
오오…… 오오……!
왠지 자신감이 넘쳐흐른다……!
지금이라면 뭐든지 해낼 수 있지 않을까!?
좋아, 일단 정다움 마을에 가서
그 화가랑 예전 시민들과 충분히 대화를 나눠야겠어…….
당신은 곧장 율모어로 돌아가.
앞으로 어떤 위험이 닥칠지 모르니까…….
둘리아 차이
아니야, 여보.
난 당신과 함께 갈래.
게다가 그들과 대화를 나눌 거라면……
나도 정식으로 사과하는 게 좋겠어.
차이 누즈
하, 하지만……!
정말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다니까.
내 목숨을 바쳐도 당신을 지키지 못할 수 있어.
아앗…… 다시 불안해지기 시작했어……!
여, 역시 가지 말까!?
아무래도 나한테는 불가능한 일 같아……!?
수정공
……차이 누즈.
당신이 불안함을 느끼는 이유는 지금부터 하려는 일이
어떤 일인지 정확하게 머릿속에 그리고 있다는 증거 아니겠나.
내 오랜 친구들 말로는…… 사람이 머릿속에 그릴 수 있는 일,
'가능하다'고 인식할 수 있는 일은
반드시 실현할 수 있다고 하더군.
그것이 비록 신과 다름없는 존재의 소행이라 하더라도……
누군가가 또는 뭔가가 '해낸' 일이라면
그건 우리 힘으로도 할 수 있을 거라고…… 말이네.
차이 누즈
무, 무슨 그런 억지스러운 말이……!
수정공
그래, 그럴 거야.
……하지만 그렇게 머릿속에 그리는 것을
사람들은 '꿈'이나 '이상'이라고 부른다네.
물론 그것을 추구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네.
그들도 몇 번이나 현실의 벽에 부딪혔거든.
그래도 혼신의 힘을 다해 발버둥 쳤고…… 결국 거머쥐었네.
멀리 있을 것만 같았던, 인간에게는 과분하다고 여겨지던
수없이 많은 위대한 일들을.
꿈을 향해 한 칸씩
필사적으로…… 성실하게 올라간 계단의 끝에서.
당신 또한 그런 기술을 구사할 수 있는 자라면……
불안 때문에 닫아 버린 그 마음 한 켠에
사실은 도전하고 싶은 의지가 숨어 있지 않은가?
둘리아 차이
……가자, 여보.
옛날처럼 당신이 만든 새로운 탈로스를
나한테 제일 먼저 보여 줘.
차이 누즈
……그래, 그랬지.
당신에겐 내가 만든 최고의 신제품이 움직이는 모습을
특등석에서 볼 수 있게 해줘야지.
그럼 이제 정다움 마을로 가자.
여기서 북동쪽으로 가면 있다고 했지?
수정공
내 뜻이 전해져서 다행이군.
……자, 우리도 늦지 않게 따라가자.
트리스톨
다, 당신은……!
차이 누즈
부디 진정해라.
……네가 날 경계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해.
하지만 일단 얘기를 들어 줘.
나는 지금 이 사람들을
굴그 화산으로 보내는 역할을 맡고 있어.
……그 산에 닿을 수 있는 거대 탈로스를 만들어서 말이야.
하지만 그러려면 이곳을 잘 아는 사람의 도움이 필요해.
그래서 이렇게 협력을 부탁하러 왔다.
트리스톨
…………협력이라.
그때 매달리던 나를 냉정하게 뿌리친 당신이?
차이 누즈
……그 일은 바우스리 탓으로 돌릴 순 없을 거다.
알피노의 말대로 나 스스로가 벌인 짓이다.
그 도시에서 자유시민으로 살면서 눈이 멀었던 거야.
내가 내보낸 노동시민을 아무도 다시 받아 주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전혀 몰랐던 것도 아니었어…….
미안하다는 말로 끝낼 일이 아니란 건 알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진심으로 잘못했다고 생각해.
트리스톨
……그 사죄에 어떻게 답해야 할지 아직 모르겠습니다.
용서해야 하는 일이기도, 비난해야 하는 일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그게 아니면 그 도시를 잠시라도 동경했던 제가
판단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분명합니다.
……모두 다 지난 일이라는 것입니다.
지나간 일 때문에 미래를 위해 나아가는 길을 막는 건
아무도 바라지 않겠지요.
지금은 당신에게 협력하겠습니다.
제 은인들을 반드시 굴그 화산으로 보내 주세요.
차이 누즈
……그래, 약속하마!
자, 당장 거대 탈로스 설계를 시작해야겠군!
인재를 모으러 간 사람들이 돌아올 때까지
어느 정도 윤곽은 잡아 둬야 하니까!
일생일대의 대작업이 되겠지만……
다이달로스 사의 지혜가 있으면 불가능이란 없어.
안심하고 기다리라고!
…………앗, 이런!
수정공
……무슨 문제라도?
차이 누즈
아, 아니…… 그게…… 으음…….
석재를 캘 사람은 데려오기로 했잖아.
마력을 주입할 사람도 그렇고.
아까는 갑작스럽기도 하고
그거면 충분할 거라 생각했는데…….
탈로스를 작동시키려면 한 가지 더,
무엇보다도 중요한 부품이 필요한데 말이야…….
->아, 심핵……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
오오, 그래그래!
넌 탈로스 제작에 대해서도 조예가 깊군!
그래서 말인데 리오넬……
내가 서둘러 설계를 하고 있을 동안,
어떻게든 심핵으로 쓸 광석을 구해 줄 수 없을까?
하늘까지 닿을 거대한 탈로스에 걸맞은
엄청난 힘을 가진 돌을…… 최대한 많이 부탁해!
차이 누즈
심핵으로 쓰려면 몸통과 같은 지역에서 나는 광석이 필요해.
이번 기회에 트리스톨의 지혜를 빌려 보자.
둘리아 차이
정식으로 사과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지 뭐니.
이 일을 시작으로 정다움 마을 사람들과
앞으로 많은 대화를 나누면 좋을 것 같아.
수정공
심핵을 찾는 모험이라…….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군…….
토르 찾기 대작전!
트리스톨
심핵용 광석을 찾으신다고요…… 그렇다면
도움이 될 만한 분들을 소개해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토르 일가'라고 하는데
오래전부터 이 땅에서 채굴업을 하고 있던 드워프족 일파이며
비밀 갱도를 통해 저희를 절벽 위로 데려와 준 사람들입니다.
그들만큼 이 땅의 돌에 대해 잘 아는 사람도 없습니다.
자초지종을 설명하면 분명 도와줄 겁니다…….
북서쪽에 있는 '톰라 마을'에 가서
최장로 '자모트' 씨에게 말을 걸어 보세요.
'라리호'라고 인사하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
수정공
리오넬, 나도 함께 가겠다.
아직까지는 몸을 움직일 수 있으니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거야.
차이 누즈
그럼 둘이서 심핵용 광석을 확보해 줘.
마력이 응축되어 있기만 하면 돌의 종류는 상관없어.
나는 그동안 서둘러 설계를 하고 있을게.
트리스톨
토르 일가는 착한 드워프족입니다.
승강기가 멈춰 있던 동안에도 섬 곳곳의 갱도를 사용해서
절벽의 위아래를 은밀히 오가고 있었죠.
차이 누즈
미안하지만 심핵용 광석 좀 부탁할게.
강한 마력을 띠는 돌이 좋지만, 양으로 채워도 괜찮아.
다이달로스 사가 갖고 있는 비장의 기술을 사용하면 잘될 거다.
둘리아 차이
혹시 수정공은 몸이 좋지 않은 거니……?
어쩜 좋아, 두 사람 다 조심해서 다녀오렴.
수정공
이곳이 '톰라 마을'인가…….
오오, 정말로 드워프족뿐이군.
크리스타리움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일파라 그런지
이렇게 모여 있는 걸 보니…… 신기한 기분이 드는군…….
……평소에는 주위를 올려다보는 일이 많은데,
여기에선…… 내려다봐야 하니 참 신선한 감각이야……!
목소리가 우렁찬 드워프족
라리호!
->라리호!!
라리호?
방금 뭐라고……?
오오, 아주 좋아!
어디선가 배웠나 보군. 훌륭한 인사야!
……그래, 어디서 온 누구지?
여긴 뭘 하러 온 게냐?
수정공
정다움 마을 사람들의 소개로
토르 일가 드워프족의 힘을 빌리러 왔다.
최장로인 '자모트'와 얘기할 수 있겠나?
자모트
내가 자모트다!
뭐야, 내 손님들이었구먼.
게다가 그 비밀 마을에서 소개를 받았다니
보통 일은 아니겠군!
어디, 자세하게 얘기를 들어 볼까!
자모트
아, 그렇게 된 거구만!
아래쪽에는 시시한 놈들만 사는 줄 알았더니
아주 재미있는 생각을 했네!
안 그래도 갑자기 산이 떠오르고
죄식자들이 잔뜩 날아다녀서
우리도 걱정하던 참인데…….
너희가 그것들을 처리해 준다면
당연히 도와야지!
하~지~만~!
너희가 찾는 광석은
우리한테도 특별하고 소중한 거다.
실력도 없는 녀석한테 덥석 줬다가
'죄송합니다, 실패했습니다'라는 말이라도 들으면
매일 술독에 빠져 살아도 성이 안 찰 거라고!
그래서 말이다!
너희 실력을 시험해 보겠다.
토르 일가 전통의 '그 방법'으로!
수정공
'그 방법'이라면……?
자모트: 후후후…….
아무튼 안쪽으로 오너라. 자세한 건 거기서 가르쳐 줄 테니.
수정공
전통적인 시험이라…… 대체 어떤 방법일까?
자모트
후후후…… 왔구나…….
그럼 잘 듣거라!
알다시피 우리는 채굴을 하며 먹고살지.
하지만 돌을 캐는 일에는 늘 위험이 따르는 법!
그래서 우리 토르 일가의 드워프에게는
본격적으로 채굴을 시작할 나이가 되면
갱도에 들어갈 자격이 있는지 실력을 가늠하는 방법이 있다!
그 방법은 바로…… 안목과 판단력,
그리고 재빠른 행동이 필요한 '토르 찾기 대작전'이다!
너희도 그걸 통과해야 한다!
자, 우선 내 투구 모양을 잘 기억해 두거라.
도전자는 새총을 받고
'이것과 다른 모양의 투구를 쓴 드워프족'을 쏴서 맞히면 된다!
이미 준비는 다 해놓았으니
마음의 준비가 되면 '감독관 드워프'에게 말을 걸어
'토르 찾기 대작전'에 도전해 보거라!
수정공
생각보다 온건한 방법이라 다행이군.
……아니, 새총으로 드워프를 쏘는 것이
온건하다고 해도 될지 논란의 여지는 있겠지만…….
리오넬, 미안하지만 부탁해도 되겠나?
그대가 훨씬 적임자인 건 말할 필요도 없지만
이번 기회에 영웅의 활약상도 직접 보고 싶군.
자모트
토르 일가의 투구는 멋진 뿔 두 개가 특징이지!
이걸 쓴 녀석들은 쏘면 안 돼!
감독관 드워프
앗! 당신이 도전자?
그러면 지붕 위로 안내해줄게.
거기서 '토르 찾기 대작전'을 시작하는 거야!
우리와 '다른 투구를 쓴 녀석'을
새총으로 팡팡 쏴서 맞히면 성공이야!
우선 연습부터!
['다른 투구를 쓴 드워프' 저격을 시작합니다.
해당하는 표적을 발견하면 카메라로 확대/축소한 후
좌클릭으로 새총을 쏘세요!]
수정공
아얏……!?
왜, 왜 나를 겨누는 건가……!
어슬렁거리는 드워프
라리호! 훌륭해!
실전 때도 지금처럼 해줘!
감독관 드워프
완벽했어!
하긴 틀리기도 힘들지!
그럼 이번에는 실전이다!
준비가 끝나면 다시 말을 걸도록 해!
감독관 드워프
드디어 실전에 도전하는구나!
그럼 다시 위로 안내할게!
이번에는 우리와 '같은 투구'를 쓴 녀석도 들어갈 거야.
그 녀석들을 쏘면 도전 실패니까
'다른 투구를 쓴' 녀석을 찾아내서 쏴라~!
['다른 투구를 쓴 드워프' 저격을 시작합니다.
해당하는 표적을 발견하면 카메라로 확대/축소한 후
좌클릭으로 새총을 쏘세요!]
[맞아도 미동도 하지 않고
뚫어져라, 뚫~~~~~어져라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어쨌든 드워프족은 아닌 모양이다…….]
수정공
윽!? 어수선한 틈을 타서 이쪽을 노리지 말아주게!
안 벗겨져, 이 후드는 안 벗겨진다고……!
어슬렁거리는 드워프
우와, 제대로 맞혔어~!
자네의 식별력과 행동력에 박수라리~!
감독관 드워프
라리호, 라리호! 아주 잘했어!
당신은 괜찮은 광부가 될 것 같아!
'자모트'도 보고 있었을 테니까 가서 말을 걸어 봐!
당신이 이 천재지변을 수습할 수 있기를
우리도 바라고 있어!
아, 명중당한 녀석들은 걱정하지 마.
드워프가 만든 방어구는 튼튼하거든.
수정공
어서 와라, 리오넬.
이 정도는 칭찬할 만한 일이 아닐지 몰라도
정말로 그 뛰어난 실력에 감탄했어.
자모트
라리호! 지켜보고 있었다!
오자마자 이 정도라니 완벽하구나!
네가 허울 좋은 말로 여기까지 온 게 아니란 걸 잘 알았다.
평온한 채굴 생활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그 실력을 믿고
광석에 대해 가르쳐 주마!
채굴과 파쇄
자모트
자…… 너희는 잘 모르겠지만
이곳 콜루시아 섬은 예전부터 양질의 유황이 나오기로
유명한 땅이었지.
그 광맥에서 가끔 '대지의 씨앗'이라고 불리는,
강력한 마력을 띠는 특수 광석이 발견될 때가 있어.
가공 기술도 쇠퇴하면서 잊혀진 존재가 되었지만……
덕분에 지금도 채굴할 수 있어.
'드베르그 굴뚝' 부근에서 나는 게 특히 질이 좋아.
하지만 그곳은 우리의 숙적인 '코그 일가'가
멋대로 자기네 구역이라고 주장하는 장소다!
그놈들은 아주 악독하고…… 고약한……
악당 중의 악당이라
아무리 부탁해도 채굴을 허용해 주지 않아!
그러니 거기서 '알아서 잘' 해야 한다만……
그 점은 괜찮겠는가?
수정공
그래, 어차피 '반역자들' 소리나 듣는 몸이니
아주 유감스럽지만 멋지게 해 보도록 하지.
자모트
그렇다면 좋다……
당장 실력 있는 녀석들을 뽑아서 안내하게 하마.
???
부탁이에요!
그 역할 나한테 시켜 주세요~~!
자모트
코루트!
네가 가겠다는 게냐!?
코루트
저요, 거기 그 분들이랑 자모트 씨가 말하는 걸 들었어요.
죄식자가 화산에 모여들고 있는 건 알았는데
거기에 마지막 대죄식자가 있다니요!
콜루시아 섬의…… 세계의 이런 중대사에
광부로서 일조할 수 있다면 꼭 하고 싶어요!
자모트
그 정도로 의욕이 있다면 좋다!
……라고 말하면 얼마나 좋겠냐만…….
저 녀석은 코루트, 마을에서도 손꼽히는 실력자인 데다가
이곳 드베르가르 산맥의 지리에도 밝은 녀석이네.
……하지만 그것 말고는 영 아니야.
특히 싸움에 있어서는 채굴할 때와 딴판이라
아무리 곡괭이를 휘둘러도 맞지를 않아!
현지에 도착해서 채굴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반드시 큰 도움이 될 테지만……
죄식자도 늘어난 이 상황에서 목적지까지 갈 수 있을런지.
코루트
아아…… 그건 변명의 여지가 없긴 하지만요…….
하지만 이런 때인만큼 절대로 물러설 수는 없어요!
제발 저를 데려가 주세요!!
호위할 테니 안내와 채굴을 부탁해
위험성만 알고 있다면야……
네,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자모트
자네가 그렇게 말해 준다면 나도 막지는 않으마.
코루트를 잘 부탁한다.
수정공
도중에 죄식자의 습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전투 준비를 갖춘 후에 출발하도록 하자.
……괜찮아, 리오넬
뭐든 다 물리쳐 줄 테니까.
수정공
'드베르그 굴뚝'까지 코루트의 안내를 받도록 하지.
전투 준비는 잊지 말고 해둬.
자모트
코루트를 잘 부탁하마!
정말로 약하고 어수룩한 녀석이니까!
코루트
목적지인 '드베르그 굴뚝'은 동쪽 동굴 안에 있어요.
제가 안내할 테니까……
두 분 다 잘 부탁드려요!
코루트
그럼 출발할게요!
길을 따라 동쪽으로 가죠!
수정공
제법 거리가 있는 듯하군.
죄식자의 습격에 주의하며 가자.
벌써 들킨 건가…….
리오넬, 왼쪽 죄식자를 부탁한다!
적의 공격이 코루트에게 닿지 않도록 해야 해!
코루트
대단해요…… 두 분 다 강하시네요!
수정공
나는 몰라도 저 친구는 더 강력한 상대와도
용감하게 싸워 온 사람이거든.
코루트
리오넬 씨가 지금까지 싸워 온 이야기……
정말 궁금해요!
수정공
놀라움의 연속일 거라 보증하지.
일이 정리되면 들려 달라고 해.
코루트
헤헤헤…… 기대되네요!
으악!? 또 나왔어!
수정공
코루트는 우리 뒤로 물러서라.
가자, 리오넬!
코루트
뒤, 뒤에서도 나타났어요!
수정공
리오넬, 넌 공격에 집중해라.
그동안 코루트는 내가 호위하마……!
코루트
휴우…… 이제 좀 안심이 되네요…….
두 분의 훌륭한 연계 덕분이에요……!
수정공
이 친구의 실력이 뛰어난 것뿐이야.
아니면 그 싸움을 쭉 지켜봤기 때문이거나…….
코루트
저한테는 호흡이 딱딱 맞는 전우처럼 보여요!
수정공
…………!
이, 일단 계속 가도록 하지…….
코루트
……수정공, 왠지 조금 기뻐 보이는데요?
수정공
글쎄…… 네 칭찬을 듣고
나이가 무색하게 마음이 들뜬 걸지도 모르지.
코루트
에이, 아직 젊어 보이는데 왜 그래요!
두 분은 언제부터 같이 싸웠어요?
수정공
그건………….
코루트
으아악!
아까보다 더 많이 몰려왔어요!
수정공
이 근처에는 오래 머물지 않는 게 좋겠군.
빨리 물리치고 어서 가자!
코루트를 노리는 녀석부터 먼저 쓰러뜨려라!
나머지는 내가 맡으마!
코루트
지, 지금이에요! 어서 이쪽으로!
수정공
코루트, 목적지인 동굴까지 얼마나 남았나?
코루트
이 언덕을 넘으면 금방이에요!
수정공
보인다, 저곳이로군……!
코루트
흐아아아아!?
지, 진짜로 코앞인데……!
수정공
또 늘어났군…… 포위당한 건가…….
지금은 강력한 기술로 단숨에 섬멸하는 게 좋겠어……!
리오넬!
지시한 장소로 적을 모아줘!
좋아……!
자, 단숨에 돌파한다!
코루트
아, 알겠어요……!
코루트
앗……!
아아아…… 목적지는 저 녀석들의 뒤에 있는 동굴인데!
어, 어, 어, 어떻게 하죠!?
수정공
……다시 한번, 멋진 활약을 보여 주겠나?
수정공
코루트는 내가 보호하마!
리오넬, 코루트의 곁으로 가라!
공격을 막아야 해……!
저 움직임은……!
큰일이다, 각자 떨어져!
소동을 알아채고 거물이 나타났군…….
해치우자, 리오넬!
크윽, 몸이……!
그대는 이런 곳에서 끝나지 않을 거다!
안 그런가, 영웅!
수정공
휴우…… 마지막엔 아슬아슬했군.
무사해서 다행이야. 호위하느라 수고했다.
코루트
으으으…… 두 분이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이 동굴 끝에 '드베르그 굴뚝'이 있어요.
이제 죄식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어, 얼른 안으로 들어가요!
드베르그 굴뚝
코루트
자, 어서 동굴 안으로 들어가요!
양질의 유황을 채취할 수 있는 '드베르그 굴뚝'으로 안내할게요!
코루트
장소는 여기가 틀림없어요.
이제 문제는………….
수정공
여기가 우리 목적지인 모양인데…….
코루트
앗! 저기 좀 보세요……!
역시…….
수염이 촌스러운 '코그 일가'가 있네요.
우리를 발견하면 방해하러 올 게 틀림없어요.
그렇다면 당하기 전에 먼저 해치우는 편이……!
수정공
일단 진정해라.
저들과 어떤 원한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불필요한 피해는 되도록 없었으면 한다.
모습이 사라지는 마법을 너에게 걸어 주마.
에테르에 이끌리는 죄식자에게는 효과가 적지만
인간의 눈이라면 속일 수 있을 거다.
효과가 사라지기 전에 '대지의 씨앗'을 찾아줄 수 있겠지?
코루트
저만 믿으세요!
채굴만큼은 빨리, 잽싸게, 잘할 수 있어요!
아주 훌륭한 '대지의 씨앗'을 구해 올게요!
수정공
기대하겠다.
그럼………… 배니시!
코루트
우와, 진짜로 투명해졌네!
그럼 얼른 구해 올게요!
수정공
리오넬, 우리가 코루트를 보좌하도록 하자.
코루트의 모습은 감출 수 있지만 소리가 나 들킬 가능성도 있으니
코그 일가가 최대한 이곳을 떠나게 만들었으면 한다.
그러니…… 이걸 받아라.
예전에 민필리아를 구출할 때 썼던
수면제 '꿈가루'야.
중용의 공예관의 장인들에게 받았지.
율모어에서도 썼었지……
산크레드도 갖고 있었는데……
그렇다면 그들이……
너무 많이 만들어서 남아돈다는 건가……?
그, 그야 유용하게 쓴다면 상관없지만.
그대에게도 투명해지는 마법을 걸어 줄 테니
코그 일가의 드워프들에게 접근해서
몰래 이걸 뿌리도록 해.
엄청난 졸음을 느끼면 저들도 남아서 작업할 수 없겠지.
그럼 투명해질 준비가 다 됐으면 말을 걸어 줘.
수정공
자, 마법을 걸겠다.
모습이 투명해진 상태에서 꿈가루를
코그 일가의 드워프들에게 사용해.
효과가 사라질 것 같으면 여기로 돌아와.
금방 마법을 다시 걸어 줄 테니.
자, 그럼……!
다시 한 번, 투명해지는 마법을 걸어 주지.
……배니시!
코그 일가의 드워프
흐아암…… 갑자기 잠이 쏟아지네…….
마을로 돌아가서 잠깐 쉬어야겠다…….
코그 일가의 드워프
흐아암~
큰일이다, 갑자기 졸음이…….
채굴 중에 졸면 위험한데…… 쉬었다가 오자…….
코그 일가의 드워프
으음…… 으으…… 흠냐…….
졸려…… 일해야…… 오늘은 더 이상 무리야…….
수정공
숨어서 지켜봤는데
여기서 채굴 중이던 코그 일가의 드워프들은
모두 밖으로 나간 것 같다.
수고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여기까지다.
이제 코루트가 광석을 채굴해올 거라 믿고
기다리도록 하자.
코루트
오래 기다리셨죠?
순도 높은 '대지의 씨앗'을 모아 왔어요!
일단 자루 한 개를 채워서 가져왔는데
안쪽에 아직 더 많이 있어요!
수정공
잘했다.
그 정도 양이면 차이 누즈가 분명히
심핵으로 잘 활용해 주겠지.
자, 어서 가지고 돌아가자………….
코루트
수, 수정공!? 괜찮아요!?
수정공
……아, 미안하다.
크리스타리움에서 벗어난 지 시간이 꽤 지나서…….
게다가 힘을 좀 지나치게 쓴 모양이야.
절호의 기회인데…… 마음 같지 않군…….
???
이놈들!
거기서 뭘 하는 게냐!
코루트
으악!
코그 일가의 최장로, 글라그!?
글라그
흠, 너는 토르 일가의……!?
오호라…… 여기서 채굴하던 동료들이
졸리다며 줄줄이 돌아오길래
이상한 가스라도 나왔나 싶어 살펴보러 왔더니……
너희들 소행이렸다!?
이런 비겁한 수법을 쓰다니
참으로 힘없고 흐늘거리는 수염을 가진 토르다운 짓이구만!
코루트
뭐라고요? 그 말은 그냥 못 넘어가겠네요!
코그 일가의 수염은 뻣뻣하고 딱딱해서
마치 노커의 촉수 같거든요!
우리 수염은 늘 복슬복슬하고 폭신폭신하다고요!
기름을 떡칠해서 냄새가 나는 그쪽 수염이랑은 달라요!
글라그
애송이 주제에 뭐가 어째!
너희처럼 비실거리고 힘없는 흐늘흐늘 수염보다
홉고블린의 코털이 훨씬 더 낫겠다!
코루트와 글라그
이이익!
수정공
……그래, 서로 앙숙인가 보군.
그냥 내버려둔다고 해결되진 않겠어.
그런데 리오넬……
아직 꿈가루는 남아 있나?
자, 여기 있어
대화를 방해하면 안 되지
한창 재미있었는데……
그럼 지금은 서둘러 가도록 하자.
……왠지 그대는 언젠가 저들의 다툼에
또 다시 휘말릴 것 같은 예감도 들지만.
글라그
라리!?
흠냐흠냐흠냐……
쿨…… 쿨…… 드르렁…….
수정공
코루트……
나를 봐서라도 지금은 화를 가라앉혀다오.
코루트
다, 당치도 않아요…….
죄송해요, 우리는 코그 일가와 관련된 일이라면
그만 이성을 잃어서…….
수정공
아니, 사과할 필요 없어.
넌 그런 사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기 함께 와주었잖나.
덕분에 우리는 목적을 달성했지.
자, 탈로스의 심핵으로 쓸 광석은 충분히 모았다.
노르브란트의 평화를 위해 계획을 계속 진행하자……!
코루트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에요!
제가 채굴한 '대지의 씨앗'은 마음껏 쓰세요!
글라그
쿨…… 흠냐…… 쿨…….
씨앗이 싹틀 때
수정공
리오넬, 제안이 있다.
지금부터는 흩어져서 신속하게 진행하자.
난 코루트가 채굴한 '대지의 씨앗'을
차이 누즈에게 가져다주겠다.
그대는 코루트를 마을까지 데려다 주었으면 한다.
오는 길에 죄식자를 소탕하긴 했지만
혼자서 돌려보내자니 걱정이 되는군…….
좋아, 그럼 부탁하마.
……짧은 시간이었지만 함께 모험해서 영광이었다.
조금 뒤 정다움 마을에서 보자.
코루트가 채굴한 돌은 정다움 마을로 운반해 두마.
그대는 '톰라 마을'로 돌아가 '자모트'에게 보고를 부탁한다…….
글라그
쿨…… 흠냐…… 쿨…….
코루트
돌아올 때는 습격을 당하지 않았네요!
함께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모트
라리호!
무사히 돌아왔구나!
그래, 어떻게 됐어? '대지의 씨앗'은?
코루트
그거야 팍팍! 잔뜩! 채굴했죠.
필요한 양은 충분히 캔 것 같다고 해서
수정공에게 줬어요!
자모트
코루트의 실력이 도움이 된 것 같아 다행이구나!
사실은 너희의 계획을 돕고 싶다는 녀석이
더 있어서 말이다.
그 녀석들과 함께 우리가 갖고 있던 여분의 곡괭이를
덩치 큰 사람들도 쓸 수 있도록 개조했어!
탈로스를 만들려면 산을 깎아야 한다면서?
그러니까 가져가거라!
최대한 많이 만들었으니 수량은 넉넉할 게다!
순찰을 나갔던 동료 말에 따르면
이미 '최상단'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더군.
가서 나눠 주도록 해!
정다움 마을 사람들을 도왔던 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드워프 이외의 조력자가 필요했기 때문인데……
거기서 이런 인연이 맺어질 줄이야!
코루트
저도 기회를 봐서 도우러 갈게요!
다 함께 반드시 탈로스를 완성하도록 해요!
의욕이 넘치는 간병인
이, 이번에는 여러분과 함께 열심히 노력하겠어요……!
로온 론
도시락~ 도시락 살 사람!
인기 만점 백지렁이능 싱싱항 거랑 말링 거랑 다 있다!
제릭
아아…… 설마…… 그럴 리가……
어떡하지, 이 계획…… 정말로……!?
사프
아, 아아! 리오넬!
그 후로 어떻게 됐어?
인사도 없이 가 버려서 좀 섭섭했다고!
마그누스
말도 안 되는 계획이 시작되나 싶더니만,
설마 그 다이달로스 사의 후계자가 참여했을 줄이야…….
다 끝나면 놀리러 가 봐야겠군.
어비스
승강기를 작동시킨 것만 해도 대사건이었는데,
이제는 거대한 탈로스까지 만들려 하다니 대단해!
그리실
우리 벤몬트 조선소의 장인들도 계속 돕겠어.
체력은 항상 남아도니까!
카이 시르
알피노 씨가 불러서 다들 모여 주셨어요.
저도 함께 지내다 보니 이제 율모어 시민분들이 무섭지 않아요……
이런 날이 오리라고는…….
건장한 노동시민
자유시민 중에도 지원하신 분은 있었는데
체력이나 완력이 부족해서 못 오신 분들도 많아요.
그 대신 지금도 작전 성공을 빌고 있을 거예요.
알피노
아, 리오넬!
마침 잘 왔네.
알리제
아, 리오넬!
봐 봐, 다들 각지에서 와 주었어!
탈로스의 몸을 만들 석재를 산에서 캐기 위해서 말이야.
지금 선발대는 벌써 산크레드와 린을 선두로 세우고
율모어와 크리스타리움 위병의 호위를 받으면서
현장으로 출발했어.
하지만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몰리는 바람에
도구가 떨어져서…… 대체품이 없는지 조사 중이야.
뭐? 드워프족에게 곡괭이를 받아 왔다고!?
역시 리오넬! 완벽해!
그럼 당신이 저들에게 도구를 나눠 줘.
준비가 끝난 사람들부터 출발시킬게!
그나저나 타이밍도 어쩜 이렇게 적절해?
당신의 그런 점…… 정말 얄미울 정도라니까!
로온 론
여행자님, 오랜망이야!
혹시 그쪽도 도구를 기다리능 거야?
-드워프제 곡괭이: 드워프족이 만든 예리한 채굴용 곡괭이.
로온 론
도구 고마워!
로온 론도 열심히 해볼게!
그러려면 힘이 필요하다.
여행자님도 백지렁이…… 먹을 거지?
의욕이 넘치는 간병인
로, 로온 론 씨, 그건……
승리하는 그날을 위해 남겨 둘까요?
리오넬 씨, 오랜만이에요.
전 '여행길 여관'의 간병인이에요.
아므 아랭에 밤의 어둠이 돌아온지
아직 시간이 얼마 지나진 않았지만
다들 죄식자로 변하던 증상이 멈췄어요.
기적이라며 기뻐하는데 알리제가 와서……
'어둠의 전사'와 뜻을 함께할 사람을 모은다더군요.
저희는 반드시 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모든 간병인이 여관을 떠날 수는 없었지만,
올 수 있는 사람은 모두 여기 와 있답니다!
로온 론
'어둠의 전사', 로온 론도 망나고 싶어!
그래서 열심히 할 거야!
마그누스
어이, 나도 왔다.
참고로 구스존도 같이 왔는데
그 녀석, 광부의 피가 끓어오른다면서…….
다른 광부들을 데리고 제일 먼저 출발해 버렸어.
참 나, 여벌 도구 하나쯤은 두고 갈 것이지…….
-드워프제 곡괭이: 드워프족이 만든 예리한 채굴용 곡괭이.
마그누스
오, 고맙다!
이제 우리도 현장에 갈 수 있겠어!
돌을 자르고 부수는 게 내 본업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나의 자랑스러운 아내가 함께 해 줄 거라는……
왠지 그런 느낌이 들어.
그러니까 반드시 이루도록 하자.
아무도 죄식자의 위협을 받지 않고, 돌아갈 곳을 잃지 않는
그런 멋진 세계를 말이야!
그럼 출발…… 잠깐.
생각해 보니 사프는 도구를 갖고 있었잖아?
사프
아아, 그게…… 그렇긴 한데요…….
뭐랄까, 제릭을 이 상태로 두고 가기는
솔직히…… 좀…….
제릭
어떡하지…… 어떡하지…….
장난 아니야…… 말도 안 되게 엄청난 계획이라고, 이건……!
아니, 초거대 탈로스가 수레를 끈다고 생각해봐, 굉장하지 않아?
완전히 굴그 화산급 꿈이잖아!?!?
사프
아니, 글쎄~ 그런 용도가 아니라니까…….
애초에 그렇게 커다란 수레용 선로를
이 섬의 어디에 설치하겠냐고…….
제릭
에이, 진짜 안 돼……?
모처럼 다이달로스 사도 참여하는데 탈로스 설계에
수레 요소를 살짝만 넣어 달라고 하면 안 될까……?
마그누스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자, 출발하자! 얼른 현장으로 가자고!
카이 시르
리오넬 씨, 우리도 힘내요!
사실 아직 도구가 없어서 찾고 있는 중이긴 하지만요…….
-드워프제 곡괭이: 드워프족이 만든 예리한 채굴용 곡괭이.
카이 시르
우와, 이렇게나 많이요!?
이것만 있으면 우리도……!
건장한 노동시민
네, 열심히 일할 수 있습니다!
이 힘은 제 주인님뿐 아니라
큰 은혜를 입은 리오넬 씨 일행을 위해……
이번에야말로 진정한 평화를 위해 쓰겠습니다!
어비스
옳소, 옳소!
승강기도 작동시켰잖아.
힘을 합치면 거대 탈로스도 움직일 거야!
카이 시르
두 분이 절 구해 주신 은혜를 아직 다 갚지 못했어요.
그러니까 정말 열심히 할게요!
이번에야말로…… 끝까지!
그럼 우리도 출발하죠!
알피노
이쪽은 이제 문제없네.
……다들 표정이 밝더군!
알리제
도구를 나눠 줘서 고마워.
덕분에 모두 출발한 것 같아.
그럼 나도 저 사람들을 호위하러 가야겠어.
작업 중에 죄식자가 습격해 올 수도 있으니까.
이 작전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해.
이렇게 모여 준 노르브란트 사람들을 위해서!
이것이 마지막
알피노
자, 나는 이제 정다움 마을로 갈 생각이네만
괜찮다면 함께 가지 않겠나?
그쪽에는 야슈톨라가 데려온 '밤의 주민'을 비롯해
마법에 정통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네.
차이 누즈 공에게 탈로스 작동법을 듣기 위해 말일세.
나도 이제부터는 그들과 함께 행동하기로 했네.
어서 가 보세!
크리스타리움 위병
고생이 많으십니다!
죄식자가 날아오든 훌두가 달려들든
여러분을 지키겠습니다!
와르메
율모어에서 일하던 때에 비하면
결코 녹록지 않은데다, 늘 위험이 도사리는 생활입니다.
하지만 살아있다고…… 지금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실그란
오, 안녕하십니까?
땀 흘려 일하는 건 정말 좋군요!
율모어에서 살았을 적에는 상상도 못한 일이었습니다.
그랄리
물자 확보에 해로운 짐승 대책에……
해야 할 일도, 생각할 일도 끝이 없어.
하지만 내가 선택한 길이야…… 제대로 해낼 거야!
트리스톨
계속…… 계속 안부를 걱정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뭐든지 말씀해주세요.
은인이신 당신들께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알피노
이쪽은 아무 탈 없이 인력 배치가 진행 중인 듯하군.
탈로스를 작동시킬 때가…… 다가왔다는 뜻일세…….
차이 누즈
여긴…… 이렇게 배치하고 석재를…….
그렇다면 먼저 이쪽부터 마력을 주입할까…… 흠…….
위리앙제
저는 방금 전에 돌아왔습니다.
사람들의 경호와 마력 제공을 위해
크리스타리움에서 상당 수의 위병을 보내주었습니다.
그래서 도시 경비가 조금 약화되긴 했습니다만……
라이나 공께서 '제가 반드시 지켜내겠습니다'라고
든든하게 말씀해 주시더군요.
루나르
리오넬! 오랜만이야!
뭔가 엄청난 계획을 세웠다면서?
'밤의 주민'도 물론 협력을 아끼지 않을 거야.
그리고 '파노브 마을'에서도 힘을 보태고 싶다고
여러 명이 와주었어.
야슈톨라
아, 돌아왔군요.
이쪽은 탈로스에 마력을 주입해 줄 인원이
충분히 모였어요.
차이 씨의 설계도 최종 확인 단계에 들어갔기 때문에
배치할 수 있는 곳부터 인원을 보내고 있고요.
차이 누즈
그렇게 말하니까 면밀한 설계를 완성한 것처럼 들리잖아!?
뚜껑을 열어 보고 놀라지나 마, 전례 없는 날림 설계니까!
위리앙제
과연 그럴까요……?
제가 보기에는 신속하면서도
면밀한 계산과 근거에 기반한 설계 같습니다만.
차이 누즈
윽…… 이, 이 정도는 당연한 거지…….
다이달로스 사에서 계승한 기술은
세월이 흘러도 진짜배기니까…….
아, 그리고 아까 수정공이
너와 함께 구했다면서 광석을 가져다줬어.
'대지의 씨앗'이라고 하던데…….
질도 그 정도면 괜찮고 양도 넉넉해서
심핵으로 쓰기에 손색이 없을 거야.
이걸로 준비는 어느 정도 일단락……
됐다고 말하고 싶지만…….
알피노
무슨 염려라도……?
차이 누즈
이제 와서 새삼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우리가 만들려는 탈로스는 전대미문의 크기야.
일반적인 탈로스는 심핵만 있으면 마력 순환이 가능하지만
이번에는 왠지 불안해…….
마디마다 작은 심핵을 끼워 두면 안전할 텐데…….
다시 한번 광석 채굴을 부탁해야…… 하나……?
야슈톨라
……루나르,
그걸 꺼내 주겠어요?
루나르
모두에게 보여 주고 싶은 게 있어.
금방 준비할 테니까 잠깐 기다려 줘.
위리앙제
이건…… 혹시 명명석 아닙니까……?
'밤의 주민'이 언제나 몸에 지니고 있는…….
루나르
그래, 맞아.
하지만 우리 것은 아니야……
세상을 떠나 장례식을 치른 동료들의 것이지.
야슈톨라
이 돌은 도사들이 기도를 드린 성수에 잠겨 있었어요.
그러니 조금이나마 마력을 띠고 있을 거예요.
탈로스에 장착하기 전에
저희가 마력을 주입한다면 더 강해지겠죠…….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어때요?
차이 누즈
음…… 다른 토지의 돌은 주요 심핵으로는 쓸 수 없지만……
이 경우엔 주요 심핵은 아니니 충분할 것 같군.
루나르
다행이다…….
마토야 누님한테 이번 작전에 대해 들었을 때,
혹시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딱 들었거든.
물론 '밤의 주민'들과 상의도 했어.
이건 어두운 하늘바다에서 빛나는, 지상을 떠난 이들의
생명의 빛이니까…….
하지만 우리는 이미 진짜 하늘바다를 봤잖아.
떠나간 누군가의 생명이 그곳에서 빛나고 있었지…….
그러니 망설일 필요가 없었어.
이 돌은 전 세계에 어둠을 돌려주기 위해 쓰면 돼.
……'밤의 주민' 중에 그걸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어.
야슈톨라
자, 차이 씨.
이 돌을 어떻게 배치할지 지시를 부탁해도 되겠죠?
그리고 리오넬……
승리를 위한 기도라 생각하고 당신도
돌에 마력을 주입해 주겠어요?
위리앙제
고인이 남긴 물건이 저희를 미래로 인도하는군요.
그것은 백성석도 마찬가지…….
알피노
이곳에 없는 수많은 이들도 이 계획을 지지하고 있네.
그런 모두의 마음을 생각하며……
반드시 바우스리에게 도달하도록 하세.
차이 누즈
그래, 돌에 마력 충전을 부탁할게.
난 그걸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볼 테니.
루나르
나도 잘 부탁해, 리오넬.
야슈톨라
그럼 바로 부탁할게요.
어렵지 않아요. 돌 위에 손을 얹고
에테라이트와 교감할 때처럼 집중해요.
이 비취석에 부탁해요.
그 비취석에 당신의 마력을…….
[어딘가 낯익은 비취석이
희미하게 반짝이는 것 같았다…….]
야슈톨라
……충분한 것 같아요.
고마워요, 리오넬.
그 비취는 가장 최근에……
당신이 지켜보는 가운데, 수경으로 보냈던 토디아의 돌이에요.
'밤의 주민'이 떠나보낸 죄식자에 의한 희생자는
토디아가 마지막이 될 거예요…… 저희가 그렇게 만들어요.
차이 누즈
이제 다 됐어. 돌을 끼워야 할 곳을 그림에 표시해놨어.
마력을 듬뿍 주입한 후에 그림을 보고 끼워줘.
야슈톨라
알겠어요…… 그럼 저희도 슬슬
현장을 향해 출발하죠.
알피노
탈로스가 굴그 화산까지 가는 길을 열면
우리는 바우스리를 노리고 진입하게 될 거라네.
그때까지 자네는 잠시 휴식을 취하도록 하게나.
이따가 보세…… 결전의 때에!
야슈톨라
……마지막으로 묻겠어요, 위리앙제.
이 사람이 자신의 몸에 봉인하고 있는 빛에 대한 대처법은
제대로 준비되어 있는 것이 맞죠?
위리앙제
……네, 약속드리겠습니다.
모든 열쇠는 이미 이 땅에 갖춰져 있습니다.
이번에도 분명 괜찮을 거야!
위리앙제를 믿을게
자세한 얘기는 해 주지 않는 건가?
저는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민필리아와 아르버트 일행이 구한 세계와
이토록 선량하신 당신에게 미래가 있기를.
그 마음에 거짓이 없음을 다시금 맹세합니다.
그리고 당신이 잠시나마
푹 쉬시기를 바랍니다…….
차이 누즈
자, 마력을 주입할 부대도 떠났어.
몸통으로 만들 석재 준비도 착착 진행되고 있는 모양이야…….
나도 직전까지 조정할 부분이 없는지 확인을 계속하겠지만
이 정도 진행이 됐으니 지금은 일단 기다려야겠지.
얼마 남지 않았구나…….
노르브란트의 모든 힘을 집결시켜서
세계를…… 정말로 뒤바꿀 수 있을런지…….
각성의 때
차이 누즈
에잇, 여기서 걱정해 봤자 소용없어!
난 계속 확인을 할 테니까 넌 네 친구들 말대로
가서 쉬고 와!
이 건물 안에서 아내와 수정공도 휴식 중일 거야.
너도 가서 음료수라도 한잔하면서 쉬도록 해.
………………고맙다, 여러모로.
뭐, 뭐야……!
됐으니까 가서 쉬고 오라고!
둘리아 차이
……응? 수정공 말이야?
어머나, 밖에서 못 만났어?
한동안 여기서 쉬고 있었는데
상태가 아주 안 좋은지 너무 힘들어 보이더라…….
그러더니 '바람을 쐬고 오겠다'면서 밖으로 나갔지 뭐니…….
그렇게 멀리 가지는 못했을 텐데…… 걱정되네…….
수정공은 '바람을 쐬고 오겠다'면서 나갔는걸…….
다리도 휘청거리길래
도와주려고 했는데 사양하더라고.
[이 주변에는 수정공이 없는 듯하다…….]
넓적부리황새: ………….
[이 주변에는 수정공이 없는 듯하다.
넓적부리황새는 가만히 남쪽을 바라보고 있다…….]
수정공
응……? 네가 왜………….
미안. 잠이 덜 깼던 모양이다.
너무 기운이 없어서
바람이라도 쐬며 쉬려고 했는데 깜빡 잠이 들었나 보군.
……미안하다.
전에도 얘기한 적이 있을 텐데,
나는 크리스타리움에서 멀어지면 몸 상태가 나빠지거든.
아니, 이걸 몸 상태라고 해도 될지……
나는 이미 인간의 몸이 아니라서 말이다.
아직 크리스타리움이라는 도시도 없던 시절……
이 세계를 구할 방법을 고심하던 난, 어찌 됐든
시간이 오래 걸릴 것만은 확실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나 자신을 탑의 일부로 만들었고
그 대신 끝없는 생명을 손에 넣게 되었지.
지금 난 탑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아.
그래서 탑과 멀어질수록 상태가 나빠지는 거다.
……여기까지 오느라 정말 오래 걸렸지.
하지만 그대들 덕분에 거의 끝나가고 있어.
드디어 소망이 이루어지는 거지…….
탈로스 준비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나?
그렇군. 이게 마지막 휴식이 되겠어.
그럼…… 괜찮다면 잠깐 얘기를 나누지 않겠나?
그대는 이 싸움이 끝나면 어쩔 생각이지?
하고 싶은 일은?
우선 제국과의 전쟁을 끝내야지
그래, 제8재해의 가능성이 없어졌다 해도
그 전쟁 자체가 끝나는 건 아니니까…….
그래도 그 이야기를 바로 꺼낼 줄이야.
괜히 영웅이 아니란 생각을 여러 번 하게 만드는군.
더욱 강한 적에게 도전하러 가고 싶어
한동안 느긋하게 지내고 싶어
분명 어떤 미래를 선택하든 그대라면 괜찮을 거다.
길을 개척할 만한 강인함을 가졌고 게다가……
그대의 도움을 받은 사람도 많이 있으니 말이다.
그들은 결코 그 사실을 잊지 않을 거야.
만약 그대가 난관에 봉착해 자신의 행동에 가치가 없다고 느낀다면
그들이 소리높여 말해 주겠지. 그대 덕에 기뻤고,
그 선한 마음에 구원받았으며, 지금도 감사하고 있다고.
그 마음들이 언젠가 서로 이어져
그대가 걸어온 길에 확신을 줄 거다. 그러니…… 괜찮을 거야.
수정공은 끝나면 뭘 하고 싶어?
이번 일이 끝나면…… 그래…….
가끔은 네 이야기도 들려 줘
……전에, 나한테는 구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고 했지?
그 사람은 지금도 살아 있다…… 하지만,
특별한 사정이 있어서 난 그 사람을 정면으로 마주할 수 없어.
어쩔 수 없다는 건 알아.
그 사람은 말이지, 내가 가장 동경하는 영웅이야…….
할 수만 있다면 스스럼없이 얘기를 나누고 싶어.
그 사람이 그간의 여행 이야기를 들려 준다면
나도 노르브란트를 구하기까지 있었던 일을 말해줄 거다.
나도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누가 뭐라해도 최종적으로 활약한 사람은 그대이니,
말을 하다 보면 내 체면이 서지 않을 수도 있겠군.
그러고 나서…… 그에게 다음 여행 계획에 대해 물을 거다.
그 여행에 나도 함께할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거야.
대지를 누비고 바다를 건너고,
때로는 유구한 바람을 타고 하늘을 날고.
참으로 눈부시고 아득한 꿈이지…….
자, 어쨌든 마지막 결전에서 이겨야지.
반드시 모든 것을 이뤄내겠어.
이 손에 맡겨진 사람들의 소망을 위해.
……희망을 품고 나를 깨워 준 그들을 위해서도.
고맙다.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즐거웠어.
정다움 마을로 돌아가자.
둘리아 차이
수정공이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이야!
당신도 조금은 쉬었어?
콜루시아 섬의 바람은 정말 상쾌하지?
차이 누즈
아, 너도 돌아왔구나.
아내한테 얘기를 듣고, 여기까지 일이 진행된 마당에
문제가 생길까 봐 아주 간이 콩알만 해졌다니까……!
수정공
그대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상태가 많이 좋아졌어.
자…… 죄식자와 마지막 결전을 시작하자!
제노스의 얼굴을 한 남자
자, 폐하…….
네가 염려하던…… 황태자 제노스가 흉측한 자의
꼭두각시라는 소문은 대부분 내가 '잠재우고' 왔다.
안 그래도 다들 전쟁의 향방에 정신이 팔려 있느라…….
당분간은 그 소문에 발목을 잡힐 일도 없을 거다.
바리스 조스 갈부스
솔의…… 아씨엔 에메트셀크의 동향은 파악됐나?
제노스의 얼굴을 한 남자
그는 제1세계로 간 모양이다.
그곳은 빛의…… 영의 재해를 일으키기 위해 만들어진 세계.
아마 지금쯤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을 테지만…….
에메트셀크는 신기한 놈이라서 말이야,
가장 고집이 세면서도 가장 많이 흔들리지.
다른 자와 함께 있으면서도 사실 누구의 옆에도 없어…….
그가 어떻게 움직일지는
기나긴 세월을 함께한 우리조차도 예측하기 힘들다.
바리스 조스 갈부스
……알고 있다고 믿을수록 허망한 꼴을 당하는 법.
그 수중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해도 어느샌가 농락당하고 있지.
그렇군, 솔 황제는 틀림없이 에메트셀크였을 거다…….
제노스의 얼굴을 한 남자
그런데 말이야, 그에게 매우 흥미로운 보고를 하나 받았다.
너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나……?
김리트에서의 첫 전투 이후, '새벽'이 나타나지 않고 있잖아.
그건 나타나지 않는 게 아니었어…… 나타날 수 없는 거지.
'새벽'의 영웅은 지금 제1세계에 있는 듯하다.
그 동료들의 경우, 신체는 이쪽 세계에 남겨둔 채
영혼만 불완전하게 전송된 것 같고 말이지.
이건 둘도 없는 절호의 기회야.
이 틈을 타서 동맹군을 모두 없애버린다면
'새벽'까지도 쉽게 전멸시킬 수 있지 않겠나…….
그러면 앞으로 쓸데없는 방해도 받지 않겠지.
이 제노스의 몸을 이용해
야만신을 물리친 영웅이 돌아왔을 때 해치우기만 하면 된다.
그건 너의 큰 뜻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일이자
조정자인 내 소망이기도 하지…….
어리석은 하이델린의 계산인가……
그 영웅들은 운명에 너무 가까이 다가갔어.
잘못된 결말을 초래할 수도 있을 만큼.
인류는 그저 하루라도 빨리 진정한 형태……
'인간된 자'에 가까워져야 하는데 말이다.
지금처럼 불완전한 형태로 우리에게 맞서려 하다니
역겨운 데다가 용서받을 수 없는 진화다.
'인간을 벗어난 존재'는 제거해야 마땅하거늘…….
그러니 폐하…… 다시 진군해야 할 때가 왔다…….
압도적인 힘으로 너의 큰 뜻을 막는 존재들을 제거하라.
넌 그것을 갈망해 오지 않았나?
솔의 대체 역할이 아닌 바리스의 승리를 말이다…….
네 자신이 쟁취할, 갈레말 제국의 미래를!
???
…………하아.
시시한 싸움에 흥분하다니 '나'와 닮은 듯해도 완전히 딴판이군.
외날검을 찬 백인대장
그나저나……
나의 벗이 설마 다른 세계로 떨어졌을 줄이야.
그곳은 녀석이 칼을 갈기에 적당한 장소겠지?
어디 자세히 들어 볼까?
황태자 제노스…… 아니, 아씨엔 엘리디부스.
제노스의 얼굴을 한 남자
아…… 그렇게 된 거군…….
이건 미처 예상치 못했다는 걸 인정하지…….
인공적인 초월하는 힘 따위로 불멸의 존재까지 도달하다니.
그 몸에 깃든 혼은 바로 너로군…….
제노스 예 갈부스……!
외날검을 찬 백인대장
더 이상 그 이름에 미련은 없지만……
그 몸은 돌려받아야겠다.
일시적인 몸으로는 전력으로 사냥을 즐길 수가 없거든.
자, 선택해라.
그 몸에서 순순히 나올 것인지, 아님 쫓겨날 것인지……
어느 쪽이냐?
수정공
나는 더 이상 걱정 마라.
차이 누즈에게 탈로스의 상황을 확인해 보자.
둘리아 차이
수정공이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이야!
당신도 조금은 휴식을 취했어?
콜루시아 섬의 바람은 정말 상쾌하지?
빛을 가져오는 자
차이 누즈
너희가 어딘가 돌아다니는 사이에
탈로스를 작동시킬 준비가 끝났다는 연락을 받았어.
이제 마력만 주입하면…….
신호는 어떻게 할 거야?
수정공
리오넬, 탈로스가 일어서면
분명 바우스리도 움직일 거다.
그렇게 되면 도중에 멈출 수는 없어…….
그러니 그대가 전투 준비를 다 마치면
나에게 말해 다오.
그대의 신호를 대기 중인 동료들에게 전달할 테니.
차이 누즈
아, 아아…… 드디어…… 때가 왔어……!
괜찮아, 괜찮아. 난 최선을 다했어……!
아무런 실수도 없을 거야!
둘리아 차이
긴장하지 않아도 돼.
우리 남편이 열심히 일한 결과물인걸.
절대로 실패하지 않을 거라고 내가 장담할 수 있어.
수정공
자, 어떻게 하겠나……?
준비가 끝났으면 탈로스 작동 신호를 보내자.
탈로스, 작동!
알았다……!
그럼 모두에게 신호를 전달하도록 하지!
조금만 더 기다려
그래, 조급하게 굴 필요는 없지.
준비를 다 마치면 다시 말을 걸어다오.
야슈톨라
수정공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저쪽도 준비가 완벽하니 언제든지 시작해도 된다고 하는군요.
산크레드
석재는 필요한 만큼 다 준비됐어.
위리앙제
마력을 주입할 준비도 지시대로 끝났습니다.
알피노
그럼 이제……!
야슈톨라
탈로스를 작동시키겠어요!
다들, 즉시 정해진 위치에 가 있도록 유도해 주세요.
바우스리와 본거지를 한꺼번에 잡도록 하죠……!
차이 누즈
자아, 간다!!
좋아, 좋다고! 최고야! 나도 아직 안 죽었군!
어, 어어? 저러면 안 되는데! 놈들이 손만 노리고 있잖아!
손이 망가지면 산을 붙잡을 수 없게 된다고!
수정공
……죄식자답지 않게 영리하게 움직이는군.
바우스리의 지시라면 위협적이야.
어쩔 수 없다. 지금 움직일 수 있는 동료들에게 연락해서
죄식자를 지상으로 유인하도록 하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저건……!
티타니아
너무해…… 정말 너무해!
나의 어린나무는 역시 매정한 사람이지 뭐야!
정말로 곤경에 빠졌을 때는 꼭 불러 달라고 했는데,
날 부르지도 않고 결전을 시작해 버리면 어떻게 해!
그야 물론 요정은 인간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진 않아.
그래, 맞아, 내가 먼저 그렇게 얘기하긴 했지.
하지만 귀여운 어린나무가 울면서 매달린다면
다시 생각해 볼 수도 있었단 말이야!
역시 너무해, 너무한다구……!
난 너무너무 슬퍼.
분이 풀릴때까지 너희가 실컷 놀아 줘야 돼?
고마워, 티타니아……
왜 혼나는 것 같지……?
수정공
예상 밖이긴 해도, 요정왕이 도와준다면 고마운 일이야.
이제 탈로스도 한동안
산을 붙잡고 있을 수 있을 거다.
야슈톨라 쪽에도 바로 연락하겠다.
여기서 북쪽, 굴그 화산 기슭에서 합류해서
바로 화산으로 진입해줘!
수정공
탈로스 작동 준비를 하던 사람들은
위험하지 않은 곳으로 피신시키겠다.
넌 북쪽에 있는 화산 기슭에서 나머지 인원과 합류하도록 해.
……반드시 이기자, 이 싸움에서!
차이 누즈
하하하, 하하……!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난 해냈어! 해냈다고!
자, 가라!
이번에는 너희가 진짜 실력을 보여 줄 차례야!
둘리아 차이
리오넬, 조심해서 다녀와.
알피노와 친구들도 데리고 꼭 무사히 돌아와야 해……!
알피노
자네도 왔군……!
알리제
때가 됐어……!
린
드디어 바우스리에게로……
리오넬 씨……!
산크레드
준비는 다 끝났어?
위리앙제
죄식자들이 날뛰고 있습니다.
일단 서두르도록 하죠.
야슈톨라
……이걸로 모두 다 모였군요.
탈로스가 굴그 화산을 붙잡았어요…….
지금이라면 이 거대한 바위 몸을 타고 올라갈 수 있어요.
알리제
물론 죄식자들이
필사적으로 공격해 오겠지만…….
알피노
그래……!
우리도 전력을 다해서 돌파하자!
이번에야말로 바우스리가 있는 곳까지……!
자, 가자!
아무도 뒤처지지 마
조심하면서 가자
야슈톨라
'어둠의 전사'의 정체에 대해서
이미 눈치 챈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다들 자신의 위치에서 떨리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을 거예요.
전 이런 큰 무대는 익숙하지 않지만……
저렇게나 거리가 멀다면 아무리 날뛰어도 안 보이겠죠?
그럼 됐어요. 마음껏 마녀의 힘을 선보이도록 하죠.
위리앙제
저 산을 붙잡은 것은 단순한 돌인형이 아닙니다.
협력해준 자…… 이미 세상을 떠난 자…… 제1세계에 살았고,
그리고 살고 있는, 미래를 꿈꾸는 모든 생명입니다.
그와 동시에 세계의 벽을 뛰어넘어……
소중한 평화와 당신의 안전을 바라는 이의 기도이기도 합니다.
제 기도 또한 당신을 지키는 힘으로 바꾸도록 하겠습니다.
산크레드
위에서는 얼마나 많은 죄식자가 공격해 올까…….
10…… 100…… 아니,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더 많겠지.
숫자가 몇이든 상관없어.
이 세계를 구하겠다는…… '그녀'의 소망에 다가갈 수 있다면
어떻게 해서든 끝까지 해내겠어……!
린
반드시 끝까지 싸우겠어요.
이건 노르브란트를……
저희가 사는 세계를 구하기 위한 싸움이니까요……!
산크레드와 민필리아, 그리고 여러분을 만나
이곳이 얼마나 멋지고 가혹하고 사랑해야 할 곳인지 알았어요.
저 도시를 떠나지 않았던 바우스리보다도…… 훨씬 더요!
알리제
처음에는 터무니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드디어 마지막 대죄식자를 토벌할 때가 왔어.
준비는 다 됐어. 호위하면서 몸도 충분히 풀었고.
이제 와서 딴소리를 할 이유도 없어…….
검에 진심을 담아 반드시 길을 열고야 말겠어!
알피노
바우스리가 말한 '낙원'.
난 아직 그 말이 뭘 가리키는지 상상할 수 없네.
아니…… 평생 그럴지도 모르지.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시민들을 버리고 부하 죄식자들과 틀어박힌 산은
결코 인간의 낙원 따위가 될 수 없다는 걸세.
그 사실을, 거짓 없는 진실을……
이번에는 받아들이도록 만들겠다, 바우스리……!
[굴그 화산 공략]
바우스리의 목소리
역시 네놈들이로구나……!
나는 여기에 낙원을 재건할 것이다. 방해하지 마라!
야슈톨라
불쌍하군요… 도망친 시점에서
당신은 궁지에 몰린 거예요
산크레드
이렇게 든든한 지원군은
보기 드문데 말이야…
하핫!
또 잡았군!
이거 반갑군…
그때의 마무리를 짓자고
지난번엔 해치우지 못했지만
이것으로 빚은 갚았다…
바우스리의 목소리
벌레처럼 잔뜩 몰려들어서는…… 해치워 주마!
알리제
낙원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고약한 취향이야…
바우스리의 목소리
다가오지 마라, 더러운 반역자 놈들!
알리제
뭐야 저건… 상자…?
야슈톨라
에테르 밀도가 높아요…
조심해요, 얕볼 수 없는 상대예요
알리제
거, 겉보기는 저래도
힘겨웠어…
바우스리의 목소리
나는 반드시 옳다!
마지막에 굴복하는 건 너희들이다!
야슈톨라
정성껏 준비한
이사 선물을 건네드리죠
산크레드
율모어도 그렇지만
여기도 고약한 취향이군…
바우스리의 목소리
각성한 내 힘을 나누어주마!
산크레드
죄식자의 힘이 세졌어!?
바우스리가 한 짓인가!
바우스리의 목소리
잔챙이들로는 한계가 있군…… 그렇다면!
야슈톨라
대죄식자에 필적하는
에테르가 느껴져요…!
바우스리의 목소리
쓸모없는 것, 네 목숨과 바꿔서라도 막아야 한다!
알피노
자네들 덕분에 드디어 여기까지 왔군.
바우스리는 아마 저곳에 있겠지……!
바우스리
어리석군…… 구제 불능의 반역자 놈들…….
너희는 자멸을 자초하고 있다는 걸 왜 모르나.
그 만행 끝에 얻을 수 있는 건
살기 위한, 영원히 끝나지 않는 싸움뿐.
하지만 나에게 모든 것을 맡기면
아예 그 분쟁의 씨앗을 없앨 수 있다니까?
선도 악도 없고, 살아갈 의미나 이유를 찾을 필요도 없는
불멸의 낙원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단 말이다!
알피노
그것도 어쩌면 평화의 한 형태일지도 몰라.
그렇게 인정했기 때문에 나는 너의 죽음을 바라지 않았다.
당신도 우리도 결국 인간의 행복을 바라고 있으니……
잘못을 바로잡고 방식만 바꾼다면
함께 살아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당신의 언행에는 치명적인 모순이 있어.
모든 인간을 위해서라고 말할 거라면, 당신은,
방패로 삼았던 율모어의 백성을 두고 도망쳐서는 안 됐다.
당신 혼자 살아남아 재건할 수 있는 낙원이라면
그건 백성을 위한 것이 아니야.
……당신의 쾌락만을 위한 정원일 뿐이다!
린
돈 바우스리,
우리는…… 이 세계의 주민은
당신 한 사람의 뜻대로 되지 않을 거예요.
저에게 미래를 맡겨준 사람이 있어요.
그녀와 한 약속을 지키고 싶기 때문에
당신의 그늘 아래서 잠들어 있을 수는 없어요.
다른 사람들에게도 모두…….
소중한 추억과 굽힐 수 없는 신념,
지키고 싶은 것이 있었어요.
결코 길다 할 수 없는 제 여행길에서도
그 모든 것이 넘치도록 느껴졌어요……!
모두가 이 싸움에 함께 해주고 있는 것,
그것이 당신 질문에 대한 대답이에요!
당신이 아무리 강한 힘을 이용해
당신의 정의로 모든 것을 짓밟는다 해도
우리는 반드시 저항할 거예요!
바우스리
……시끄러워…… 시끄러워, 시끄럽다고!
반역자 주제에 잘난 척 지껄이지 마라!
너희가 감히 누구 앞에서 입을 놀리고 있는지……
얼마나 주제 파악을 못하고 있는지 똑똑히 가르쳐 주마!
내 진정한 힘을 각성시켜 너희를 모조리 죽여버리고,
그 시체를 본보기 삼아 어리석은 백성들에게도 알릴 것이다!
내가 바로 인간과 죄식자의 정점.
널리 다스리라는 세계의 소망에 따라 전능한 힘을 받은 자이니
나의 모든 행동이 선, 그야말로 '이노센스'라는 것을!!
야슈톨라
아무래도…… 순순히 모습을 드러내 주진 않겠군요.
알피노
표적은 대죄식자이기도 하네.
우리가 길을 열 테니까 자네는 먼저 진입하게.
이 싸움으로 죄식자와 결판을 내자!
[이노센스 토벌]
야슈톨라
잠깐 안 보는 사이에 모습이 꽤 변했네요…….
아마도 죄식자의 성질이 강해지면서 변질됐겠죠.
위리앙제
……고생하셨습니다.
이제 드디어 희망의 빛이…….
산크레드
퇴로는 확보했다.
이제는…… 네가 원하는 대로 해.
알리제
늦어서 미안.
……격렬한 전투였던 것 같은데, 무사해서 다행이야.
알피노
바우스리…… 자네는……
그런 힘까지 얻었으면서 왜…….
린
리오넬 씨, 저 사람은……
……그렇군요.
드디어 바우스리…… 대죄식자와 결판을 냈네요…….
이제 노르브란트 전체에 어둠이 돌아오겠죠.
두 개의 세계가 구원받는 거예요……!
[여기서부터 이야기가 급진전되며
동영상이 연속으로 재생됩니다.
모든 동영상이 끝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충분한 플레이 시간을 확보하신 후에
다음 단계로 넘어가실 것을 권장합니다.
이곳을 벗어난 경우에는 콜루시아 섬의 굴그 화산 앞에 있는
'안내 담당 위병'에게 말을 걸면
이곳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안내 담당 위병
고생이 많으십니다!
바우스리가 천공에 세운 궁전……
'무원죄 왕관'으로 가시겠습니까?
이노센스
어째……서…… 도대체 왜……
내가 쓰러진 거냐…….
틀린 것은…… 너희인데…….
아버님도 내게 말씀하셨다…….
너는 희망이고 너는 정의이며, 너는 새로운 신이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너는……
죄식자와 한몸으로 태어났다고…….
백성들도 나를 찬양했는데……!
내가 있으면 죄식자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며 기뻐했는데!
그런데…… 아아…… 어째서냐!
어째서 이렇게 된 거냐고! 너희도 내게 복종하란 말이다!
어서 나를 살려 내라…… 나는…… 신이다…………
알피노
아아…… 하늘이……!
전 율모어 원수
멍청한 백성 놈들……!
내 정확한 지시로 그나마 이 도시를 지킬 수 있었잖은가!
그런데 뭐? 희생자 수가 너무 많아!?
웃기지 말라 그래!
보나마나 내 자리를 노리는 놈들이
백성들을 선동하고 있을 거다.
그래…… 틀림없어…….
내가 물러날 줄 알아……? 그렇겐 안 될걸……!
???
노고가 많으십니다, 율모어의 위대한 원수 나으리.
당신은 아주 잘하고 계신데 주위가 멍청이뿐이라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시군요.
전 율모어 원수
너, 넌 누구냐!?
여긴 아무나 못 들어오는데?!
검은 법의를 입은 남자
이런 실례…….
하지만 은밀하게 제안드릴 일이 있어서요.
저는 당신을 돕고 싶습니다.
그러니 명령만 내리시면
이 근방의 대죄식자를 잡아서 대령하겠습니다.
그놈과 부인 뱃속에 있는 태아로
절대적인 왕을 만드는 겁니다.
그럼 왕의 아버지인 당신의 입지도 굳건해지겠지요.
전 율모어 원수
훌륭해, 훌륭하구나!
나의 아들 바우스리 앞에서는
죄식자가 마치 애완동물처럼 구는군!
이제 우리 일족은 영원한 지위와 명예가 보장되었다!
전 세계를 손에 넣는 것도 시간문제로구나!
검은 법의를 입은 남자
네, 그럼요.
그렇게 되면 인간은 전쟁을 멈추고
그대로 빛과 함께 정체 속에 가라앉을 겁니다…….
아주 바람직한 일이지요.
빛으로 가득 찬 세계야말로 저희…… 아씨엔의 소망이기에.
알리제
왜그래 괜찮아!? 정신 차려!
야슈톨라
큰일이에요…… 이제 한계예요……!
이대로 놔두면 죄식자로 변할 거예요……!
위리앙제!
대책이 있다면서요, 어서……!
린
아아…… 하늘에도 빛이……!
수정공
때가 되었군.
모든 대죄식자의 힘이 한곳에 모였다.
그 힘…… 내가 가져가마.
알리제
수정공……!
당신,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수정공
윽…… 네가 축적한 방대한 힘을 크리스탈 타워로 보내서
나와 함께 통째로 다른 세계로 전송시킬 것이다……!
이곳 말고도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부터
나는 줄곧 이 순간을 꿈꿔 왔다…….
이런 망가져 가는 세계에 남아 있느니
새로운 세상에서 즐겁게 살고 싶거든……. 당연한 생각 아닌가?
그래서 널 이용한 거다!
린
이럴수가……!
그럼 이렇게 될 걸 알고 일부러……!?
알리제
우릴 속여 온 자에게 저 사람을 넘길 순 없어!
당장 떼어 내자!
위리앙제
가만히 계십시오!
부탁드립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의 결의를 그저 지켜봐 주십시오…….
야슈톨라
……아…… 가혹하게도…….
위리앙제, 당신은 모든 걸 알고 있었군요…….
이렇게 무모한 공간 이동술은 성공 못 해요.
다른 세계에 도달할 수도 없어요…….
수정공은 그걸 알고 있으면서
저 사람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거군요…….
알피노
그게…… 대체 무슨…….
야슈톨라
그녀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빛의 힘을 흡수해
세계와 세계의 사이…… 차원의 틈에서 소멸시키려는 거예요.
수정공은 자신의 목숨과 맞바꿔서
저 사람도, 노르브란트도 구할 생각인 거라구요……!
수정공
……모험이 막바지에 이르면, 어디선가 나타난 악당이
영웅이 이룩한 모든 것을 가로채지.
흔해 빠진 결말 중 하나일 뿐이야.
너의 모험담은 앞으로도 계속될 거고,
언젠가 이 이야기도 그저 시덥잖은 농담거리가 될 테지.
이름 모를 수정공은 어딘가의 세계에서
내일도 즐겁게 살고 있을 거야.
그러니……!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의 이름을 부른다
……날 믿고 이 세계를 구하려 노력해줘서 고맙다
잘 있어, 동경해 마지않는 나의 영웅이여
에메트셀크
……크리스탈 타워를 제어할 수 있는 건
붉은 눈을 가진 알라그의 혈족뿐이거든?
그런데 그런 자는 제1세계에 존재할 수가 없어.
그자가 세계와…… 아마도 시간까지 넘어와서
무슨 대단한 계략을 꾸미나 싶었는데……
설마 고작 영웅님 한 명 구하려고 한 거였다니
너무나 바보 같아서 기가 막힐 지경이야.
하지만 여기서 이루어지게 되는 건 너의 계획이 아니야.
우리의 계획이지.
산크레드
에메트셀크…… 너 이 자식……!
에메트셀크
이런! 움직이지 마.
수정공은 아직 숨이 붙어 있을 거야…… 하지만
그것도 너희가 하기 나름이거든?
안타깝구나…… 정말……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야.
너라면 모든 빛을 받아들이고도 괜찮을 수도 있겠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말이야. 뭐지? 지금 그 꼴은?
거의 괴물이 되어 가고 있잖나.
그렇다면 협상할 가치도 없겠어.
지금의 '불완전'한 인류에게는 그 정도가 한계로군.
어쩔 작정이냐……!
바우스리를 만든 것도 너인가
난 아씨엔이라니까?
세계 통합을 위해 갖은 책략을 꾸미는 게 내 일이야.
여기 제1세계의 경우는 말이지, 100년 전에
당시의 영웅들을 이용해서 빛을 증폭시킬 책략을
우리 동포인 알로그리프에게 전수했었어.
그때 마무리를 제대로 못하는 바람에
다음 방안으로 바우스리를 만든 거지.
……하지만 그것도 너희들이 이 세계에 오면서 가망이 없어졌어.
알피노
우리에게 접근한 목적이 뭐냐……!
에메트셀크
그 점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계속 얘기했을 텐데?
난 사실만 말했어. 거짓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너희는 내가 판정하기 위한 재료였어.
현 인류의 정신성과 강인함, 가능성을 알기 위한.
그래서 흥미가 있던 것도 사실, 모든 진실을 털어놓은 것도 사실이야.
결과에 따라선 아군으로 끌어들일 만하다고도 생각했지.
하지만 합격의 최소 조건은,
이 녀석이 모든 빛을 흡수한 다음에
그것을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정도가 아니면 별 가치가 없거든.
손을 잡을 만한 강자라고 인정할 수도 없고.
산크레드
그러니까 우리는 불합격이라 이건가…….
대단히 제멋대로군.
하지만 설령 합격했다 하더라도
우리가 아씨엔과 손을 잡는다는 보장도 없지 않았나.
에메트셀크
그때는 죽여버리면 그만이지.
축적된 빛이 방출되면 적어도
모든 죄식자를 쓰러뜨리기 전 상태로는 되돌릴 수 있거든.
그러니까 빛을 전부 다 가져가 버리면 곤란하단 말이야.
이 녀석이 하려던 짓 때문에 좀 당황하긴 했어.
흠…… 아직 지성과 겉모습은 유지하고 있는 것 같지만
속은 거의 죄식자나 다름없군그래.
네 의지와는 상관없이
앞으로는 네 존재만으로 세계가 빛에 휩싸일 거야.
너에게 다가오는 사람을 죄식자로 변하게 할지도 모르고
정상적인 에테르를 먹고 싶어서
무고한 사람들을 습격하게 될지도 몰라.
인류는 그런 너에게 맞서기도 할걸?
하지만…… 네 힘을 보면 바로 절망하겠지!
'이길 수 없어…… 우리는 끝이야…….
인간은 이제 뭘 해도 소용없어!'
참 얄궂은 운명이지…….
정체된 빛…… 바우스리가 행복이라는 이름하에 구현하려던 걸
네가 절망의 형태로 완성하게 되다니 말이야.
자, 그럼 네가 얼른 세계를 유린해 주기를 바라면서
난 이만 물러나도록 하마.
알피노
수정공……!
에메트셀크
너희와 어울려 봤지만
결국 뭔가 바뀔 정도의 수확은 얻지 못했단 말이야.
이 정도 기념품은 챙겨 가도 되잖아?
불완전한 인류에게서 배울 것이 있으리란 기대는 안 했지만,
그 녀석이 영웅님을 위해 쌓아온 지식과 기술은
제법 흥미롭거든.
……참으로 딱하군.
네가 그렇게 된 이상, 동료라고 생각하는 녀석들도
이제는 서로 죽여야 할 적이야.
어설프게 지성이 남아 견디기 힘들어지면
날 찾아오도록 해.
적어도 비웃으며 모든 것을 지켜봐 줄 테니.
템페스트라 불리는 검은 바다의 밑바닥.
그 어둠 속에 나의 근거지가 있다…….
잘 있어라, 괴물………….
아르버트
……아, 깨어났군.
방금 그건 꿈……?
->그 후로 어떻게 됐지?
수정공은 에메트셀크에게 빼앗겼고
네가 쓰러지자 즉시 모습을 감췄다.
그래서 린이 간신히 너에게 응급 처치를 해서……
빛의 폭주를 막아 보려고 했어.
효과가 있었는지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된 것 같지만
원인 자체가 사라진 건 아니야.
네 상태는 변함이 없다.
이게 현실이다…….
여기와 콜루시아 섬뿐만이 아니야.
라케티카 대삼림, 아므 아랭, 일 메그……
노르브란트 전체가 다시 빛으로 뒤덮이고 있어.
모든 대죄식자의 빛을 받은 자……
네가 있기 때문이야.
하지만 원인이 너라는 걸 알고 있는 사람은
그 자리에 있던 동료들뿐이다.
그들은 널 데리고 산에서 내려온 후,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에게 빛이 돌아온 원인은 모르겠다고 말하더군.
지금은 노르브란트 전체를 뛰어다니면서
혼란을 잠재우며 널 구할 방법을 찾고 있는 것 같다.
……움직일 수 있다면 잠깐 거리를 둘러보면 어때?
여기서 이런저런 고민을 하는 것보다 마음이 안정될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