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은 다시 돌아간다
산크레드
나도 말해야겠어…… 정말 고생했다, 리오넬.
빛의 가호 때문만은 아니야.
네가 강했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던 거야…… 역시 대단해.
나와 민필리아도 이제 정식으로
어둠의 전사 일행에 합류하게 해 줘.
두 세계를 구하기 위해서
그리고 완수해야 할 내 임무를 끝내기 위해서……
너희와 함께 싸우고 싶다.
……고맙다.
그럼 어서 크리스타리움으로 돌아가자.
율모어군이 우리를 뒤쫓아 온 걸 보니
크리스타리움과의 전투를 보류했거나
금방 결판을 냈다는 뜻일 거다.
그 도시라면 후자는 아니겠지만 걱정되긴 해.
게다가 계속 여기에 머물다가는
활기찬 요정들이 또 장난을 칠지도 모르잖아.
알피노
자, 도시의 상황은 어떨지…….
위리앙제
흐음, 얼핏 보기에는 평소처럼 떠들썩한 것 같습니다…….
저도 볼일이 있을 때 종종 이 도시에 왔습니다만
이 활기찬 느낌은 언제 와도 참 기분을 좋게 합니다.
산크레드
우리도 예전에 이 도시에서 지낼 방을 받은 적이 있어.
떠돌이 생활이 길어서 사용할 일이 거의 없었지만
이제는 도움이 될 것 같군.
민필리아
제가 율모어군에 붙잡히지만 않았어도…….
이 도시의 주민분들은 무사하실까요……?
알피노
다행이야…….
아직까지 크리스타리움은 피해가 없는 것 같군.
알리제
율모어군은 우리를 쫓는 게 우선이었던 거야.
방심은 할 수 없지만 일단은 안심했어.
???
이제야 돌아왔구만…….
영웅님이나 되시는 분이 뭐 이렇게 오래 걸렸대?
알리제
누구야? 당신은…….
위리앙제
……갈레말 제국의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저 얼굴이 등장하는 초상화 한 장쯤은 반드시 보게 되지요.
다만…… 원래대로라면
아주 오래전에 사라졌어야 할 모습이지만 말입니다.
???
이야, 공부를 깨나 열심히 한 모양이야?
일일이 설명을 안 해도 되니 편하네.
나는 갈레말 제국의 초대 황제인 솔이자,
그 외 전란을 일으킨 여러 나라들의 중심 인물…….
하지만 그 실체는……
에메트셀크
'아씨엔 에메트셀크'라고 한다.
알리제
에메트셀크……!
그렇다면 가이우스가 말한 '원형' 중 한 명……!
산크레드
라하브레아와 동급인가…….
그런 놈이 그냥 인사나 하겠다고 온 건 아닐 텐데?
에메트셀크
봐라, 이 하늘을!
티끌 하나 없는 실로 건전한 모습이 아닌가!
이것 참, 정말…… 정말…………
정말 짜증난다고…….
그만 좀 해, 세계 통합이 얼마나 미뤄졌는지 알고는 있어?
'빛의 범람' 이후로
제1세계는 빛…… 즉, 정체 쪽으로 기울고 있었어.
이제 거의 다 됐었다고! 아무 문제없었단 말이야.
그런데 범람을 극복하려는 인류의 눈물겨운 노력!
그것이 아주 '활기'찬 대항의 원동력이 되는 바람에
세계 통합을 이루기 위한 불균형이 살짝 부족해졌어.
그나마도 인간들이 바우스리 밑에서
게으르게 아무것도 안 하고 멍~하니 살고만 있어주면
금방 조건이 갖춰질 수 있었는데…….
네! 녀! 석! 이!
대죄식자를 쓰러뜨리는 바람에 빛이 엄청나게 줄어서
우리 계획이 말짱 도루묵이 됐다고!
산크레드
그래? 그렇다면 위리앙제가 설명했던
재해의 구조에 대한 추론이 맞았다는 뜻이로군.
우리한테는 희소식인걸.
……그래서 어쩔 작정이지?
그쯤 하고 포기해 주면 고맙겠다만.
에메트셀크
말은 그렇게 하지만 싸움을 거는 거나 다름없군.
내가 이래서 너희를 직접 상대하기가 싫었다니까…….
뭐, 나도 바우스리 편에 서서
너희를 죽일 생각을 안 한 건 아니야.
하지만 그건 라하브레아 노친네가 한 짓과 똑같잖아.
늙다리가 실패하는 꼴을 봤으면 배우는 게 있어야 하지 않겠어?
그래서 아주 귀찮아 죽겠지만 내가 생각을 좀 해 봤지.
협력 관계를 맺는 거야.
너희의 대죄식자 토벌은 방해하지 않으마.
원한다면 지혜든 힘이든 뭐든 빌려주지.
알피노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
당신들은 이미 여러 번 재해를…… 세계 통합을 일으켜왔지 않은가!
지금도 그 목적을 위해 움직이고 있을 텐데……!
에메트셀크
물론 그건 우리의 숙원이야.
하지만 왜 그걸 바라는지 너희는 모르잖아?
상대에 대해 모르면서 무작정 주먹질을 주고받는 건
야만적이고 쓸모없는 짓이야.
한 번쯤은 냉정하게 서로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지 않겠어?
불행인지 다행인지, 난 '불멸의 존재'거든.
마음만 먹으면 계획은 얼마든지 다시 세울 수 있다 이거야.
그 전에 한 번 제대로 봐도 괜찮겠다 싶더군.
당대의 영웅이 무엇을 바라고, 무엇을 이루는지……
정말로 우리와 합의점이 없는 것인지.
그러니 너희도 똑바로 봐라.
이유도 없이 계속 증오해온 우리 아씨엔을.
그러다 보면 의외로……
서로 이해하고 손을 잡는 길이 있을지도 모르잖아?
위리앙제
……그쪽 주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직접 오지도 않고 맹약을 맺으려 하는 건
성실함이 결여된 태도 같습니다만.
에메트셀크
아, 그건 실례.
동포를 소멸시킨 영웅 앞이잖아.
겁이 나서 나도 모르게 몸을 좀 사렸지.
하지만 "다음번에는" 주의할게.
그럼 제군들…… 곧 다시 만나자고.
민필리아
방금 그 사람이 아씨엔이라고요……?
산크레드한테 위험한 존재라고
듣기는 했지만…….
산크레드
……기척은 완전히 사라진 것 같군.
위리앙제
언젠가 아씨엔 중 누군가가 올 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에메트셀크…… 원형 아씨엔이 나타날 줄은 몰랐습니다.
알피노
서로를 알자고……? 아씨엔과……?
그 말은 모략일까, 아니면…….
알리제
대체 뭐야, 저 녀석……!?
합의점이니 뭐니, 제정신으로 하는 소리야……?
…………안 되겠어. 일단 침착하게 생각해야지.
수정공을 찾아가서 지금까지 있었던 일 보고도 하고
율모어군의 동향도 확인해야겠어.
하지만 리오넬,
그 정도 일이라면 우리도 할 수 있어.
대죄식자 토벌부터 힘든 일을 도맡아 한 당신은
일단 쉬는 게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이야.
아씨엔에 대해서 올바르게 판단하기 위해서라도.
그러니까 보고는 우리에게 맡기고 좀 쉬고 와.
……나중에 다시 기운 찬 모습으로 만나자.
펜던트 거주관 관리인
아아, 리오넬 씨.
마침 아주 잘 오셨습니다.
당신께 들어온 선물이 있어 지금 방에 두고 오는 길입니다.
곧 돌아오신다고 들었는데 진짜였네요.
곧바로 방에 가시겠습니까?
알겠습니다.
가서 선물도 확인하셔야죠.
편안히 푹 쉬십시오…….
놓여있는 메모
"강행군을 시켜서 면목이 없다.
몸 잘 챙기고 푹 쉬도록 해"
아르버트
수정공이 보냈나 보군…….
그 거울 같은 마법도구로 동향은 대부분 파악했겠지.
……극진하군.
이 도시 주민들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는 걸 보니
수정공은 나쁜 사람이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수수께끼가 너무 많아.
적어도 내가 살던 시대에는 없던 사람인데…….
범람 이후에는 나도 계속 이런 상태로 떠돌고 있어서…….
이 도시가 어떻게 생겨났고, 수정공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 정보가 너와 별반 다르지 않을 거다.
……아무튼 지금 신경을 집중해야 하는 대상은
에메트셀크겠지.
'빛의 범람'으로 이 세계가 무로 돌아가려 할 때……
하얀 옷을 입은 아씨엔이 우리에게 제안했었다.
살았다는 증거를 남기려면 세계를 통합할 수밖에 없다고.
우리는 그걸 받아들인 건데……
사실 따지고 보면 범람이 일어난 계기 자체가
아씨엔의 의도로 만들어진 것이었어.
진실을 간파하지 못하고 하라는 대로 한 우리가 잘못이지만,
아씨엔의 말은 도무지 믿을 수가 없다니까.
하지만 에메트셀크의 주장……
아무것도 모른 채로 계속 싸워선 안 된다는 말에는
나도 동의한다.
그저 앞만 보고 가다가 모든 것을 잃은 당사자가
여기 이렇게 있으니까 말이다…….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 남은 것도 있었잖아
그나저나 세토에 대한 얘기를 듣고 싶어
그런 얘기를 들으면서 어떻게 쉬라고!
……세토 말인가?
그건 뭐…… 그럴지도 모르겠군…….
그 녀석이 훌쩍 커서 깜짝 놀랐어.
함께 여행하던 시절에는 좀 더 작았거든.
심지어 격세 유전이었을 줄이야…….
메달도 그렇게 소중하게…….
너, 너도 초코보를 데리고 다니잖아!?
무슨 종인데? ……이, 이름은 뭐고?
각자가 갈 길
펜던트 거주관 관리인
아, 일어나셨군요.
수정공의 선물은 마음에 드셨나요?
피로가 풀리면 '성견의 방'으로 오시라고
동료분들께서 전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위병단 경비
수정공에게 볼일이 있으십니까?
제가 '성견의 방'까지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알리제
마침 잘 왔어…….
안 그래도 지금 손님이 찾아왔거든.
에메트셀크
하아…… 아니, 왜 너까지 그런 표정인데?
곧 다시 만나자고 분명히 말했을 텐데 말이지.
편하게들 있어.
약속대로 난 너희를 방해하지 않을 거야.
그저 구경만 하러 왔을 뿐이라고.
……그야, 뭐, 이 세계로 영웅을 소환한
수정공이란 자에게 관심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산크레드
넌 우리를 지켜보겠다고 했지…….
그러다 보면 정말로 손을 잡는 길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여태 아씨엔이 저질러온 짓을 생각하면
우리가 네놈들과 손을 잡는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에메트셀크
성급하게 굴지 마. 그리고 일일이 따지지도 말고.
우선은 서로 관찰해 보자고 했잖아?
너희는 하던 대로 계속 대죄식자를 토벌하면 돼.
결과적으로 너에게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되면
다시 손을 내밀도록 하지…….
진실을 짊어지고 함께 살아가야 하는 상대로서 말이야.
싫으면 그때 가서 내 손을 뿌리치면 그만이야.
그리고 계속 그래왔듯이 서로 죽고 죽이면 돼.
……간단하지?
오, 이런…… 아무도 안 믿어주는 분위기네…….
이래서 평소에 잘하라는 건가 봐…….
뭐, 됐어. 여기서 아무리 말해 봤자 시간 낭비지.
지금은 그냥 기억만 해둬.
네가 들을 준비만 된다면,
언제든지 진실의 심연 속에서 얘기해 주마.
언젠가 찾아올 선택을 위해……
오랜 불멸의 존재, 오직 아씨엔만이 깨달은 이치를 하나도 숨김 없이.
……그럼 계속 애써 봐라.
지켜보는 내가 지루해서 잠들지 않도록, 알았지?
알리제
뭐 하는 작자야…….
산크레드
갈레말의 초대 황제도 연기했던 녀석이다. 말이야 유창하겠지.
그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선 안 되겠지만…….
넌 저 녀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
아무리 생각해도 수상해
여차하면 해치운다
알피노
그래, 우리를 속일 생각이었다면
이 시점에 자신을 드러낼 이유는 없을 테니 말이네…….
저자의 말을 따르자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아씨엔의 행동을 막을 수단도 없어.
경계는 하되, 지금은 우리의 목적을 우선시하는 게 좋겠네.
수정공
그렇다면 다시 시작하기로 하지.
……다음 죄식자 토벌에 대해 설명할까 한다.
그대들의 활약 덕에
일 메그 주변을 지배하던 대죄식자를 쓰러뜨릴 수 있었다.
레이크랜드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야.
'빛의 범람' 이후에 이룬 최대의 쾌거라 할 수 있지.
정말로…… 고맙다.
산크레드
그렇다면 아직 빛으로 뒤덮인 주요 지역은
콜루시아 섬 주변, 아므 아랭……
그리고 라케티카 대삼림 정도군.
수정공
그래…….
그리고 그 지역들을 지배하는 대죄식자의 본거지는
아직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그래서 이번에는 각자 분담해서 조사와 토벌을 했으면 하는데
어떤가……?
알리제
그렇다면 내가 아므 아랭을 조사하고 올게.
그 지역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잘 알고 있으니까.
알피노
콜루시아 섬에는 내가 가겠네.
율모어 내부는 몰라도, 도시의 바깥 지역을 조사한다면
예전 인맥을 활용할 수도 있을 걸세.
수정공
그럼 남은 사람들은 '라케티카 대삼림'으로 가면 되겠군.
그곳에 있는 야슈톨라와 협력해서
대죄식자를 찾아서 토벌해주었으면 한다.
민필리아
야슈톨라 씨라면,
산크레드와 위리앙제가 말하던 마법사……?
산크레드
그래.
야슈톨라가 대삼림에 자리 잡은 후로는
나도 자주 연락하지 못했지만.
수정공
야슈톨라는 도무지 나를 신뢰하지 못하는 모양이더군…….
그래서 이번에도 미리 연락은 못했다.
위리앙제,
자네는 야슈톨라를 여러 번 찾아간 적이 있지?
길 안내를 부탁해도 되겠나?
위리앙제
알겠습니다.
신비와 어두운 기도가 가득한 그 숲으로……
제가 안내해 드리도록 하죠.
수정공
고맙다.
그동안 나도 내 임무를 마치고 오도록 하지.
알리제
……그게 뭐야?
수정공
돈 바우스리가 보낸 서신이다.
이번 충돌에 대해 묻고 싶으니
율모어로 오라고 쓰여 있더군.
알리제
잠깐만, 괜찮겠어?
아무래도 위험할 것 같은데.
수정공
우리는 어차피 정면 충돌을 각오하고 일어섰지 않은가.
대화로 풀 여지가 있다면 오히려 환영이지.
……하지만 난 이 탑에서 멀리 벗어나면
몸 상태가 좀 안 좋아지는 문제가 있어.
알피노, 미안하지만 콜루시아 섬을 조사하러 가는 김에
날 보좌해줄 수 있겠나?
알피노
그래, 물론 그렇게 하겠네!
수정공
그럼 각자 출발 준비를 하자.
……부디 다들 무사히 돌아오길 바란다.
민필리아
야슈톨라 씨…… 어떤 분일까요?
산크레드
라케티카 대삼림은 어마어마하게 넓어.
나와 민필리아도 그 일각에서 머문 적은 있지만
정식으로 그 거점을 방문하는 건 처음인 듯하군.
위리앙제
제가 그 땅으로 안내하도록 하겠습니다.
가는 길에 야슈톨라의 이쪽 상황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겠습니다.
알리제
그럼 난 아므 아랭의 어디부터 찾아봐야 하나?
아직 가 보지 않은 폐허가 몇 군데 있었으니까
거기부터 시작해 볼까…….
알피노
예전에 콜루시아 섬에서 지낼 때도
대죄식자의 위치를 조사하지 않은 건 아니라네.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을 뿐…….
이번에는 조사 방법을 바꿔 볼 생각이네만
성과가 있을지 장담은 못하겠어.
수정공도 보좌해야 하니 적당한 선을 지키도록 주의하겠네.
수정공
그럼 각자 준비가 끝나는 대로 출발하도록 하지.
라케티카 대삼림으로 가기로 한 리오넬 일행은
그 전에 레이크랜드의 '좁 요새'에 들러주길 바란다.
그곳에는 광요 교회라 불리는,
'빛의 범람' 이전에 많은 사람들이 믿었던 교회의 유적이 있어.
지금은 드나드는 사람도 없지만……
예배당의 제단 안쪽에 어떤 석판이 놓여 있을 거다.
그걸 야슈톨라에게 선물로 가져갔으면 해.
위리앙제
흐음…….
그럼 저희는 그 '좁 요새'에서
다시 합류하기로 하죠.
수정공
우리도 곧 출발할 생각이다.
그 석판은 좁 요새에 있는 교회 옛터의 제단 안쪽에 있어.
야슈톨라의 마음에 들어야 할 텐데.
민필리아
광요 교회의 폐허는 산크레드와 방랑 생활을 할 때
몇 군데에서 본 적이 있어요. 창문의 형태가 약간 귀엽답니다.
산크레드
이 요새는 경비를 더 강화할 필요가 있겠군.
떠돌이 죄식자를 토벌하기에는 충분할지 몰라도
율모어군이 다시 침공해올 가능성도 있으니까.
위병의 수가 한정되어 있다면 함정을 설치하는 방법도 있지.
때를 봐서 라이나에게 얘기해 봐야겠군…….
위리앙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 요새의 북쪽에 라케티카 대삼림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수정공의 말대로
선물로 가져갈 석판부터 찾기로 하죠.
광요의 그림자
위리앙제
이곳…… 좁 요새를 포함해
레이크랜드에 흩어져 있는 위병단의 거점은 대부분
과거 번성했던 '레이크랜드 연방'의 건물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광요 교회는 레이크랜드 연방을 비롯해
각지에서 신앙의 대상이었던 빛의 신을 모시던 교회였습니다.
하지만 '빛의 범람' 이후,
빛의 신을 믿는 신앙은 급격히 쇠퇴하게 됩니다.
'죄식자'라는 이름의 유래에도 그 사실이 드러나 있죠.
대체 그 기괴한 존재는 무엇이며 왜 자신들이 고난을 받는지……
그 어떤 신앙에서도 답을 찾지 못한 사람들은
'인간의 죄를 먹으러 온다'고 생각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렇게 기존의 신과 신앙이 쇠퇴하면서
대신 부흥한 것이 잃어버린 어둠을 섬기는 신앙입니다.
그 신앙은 지금 저희가 가고 있는 라케티카 대삼림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만……
나머지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하도록 하죠.
자, 우선 수정공이 말한 광요 교회의 예배당으로…….
산크레드
넓은 곳도 아니고 교회를 못 보고 지나쳤을 리가 없는데…….
위리앙제
흐음, 흔치 않은 양식이긴 합니다만 혹시 이 계단 아래가…….
민필리아
교회는 어디일까요……?
리오넬 씨도 그 귀여운 창문을
보셨으면 좋겠는데…….
위리앙제
……아, 여기가 틀림없는 것 같군요.
민필리아
여긴 아직도 내부 장식이 많이 남아 있네요.
제가 본 광요 교회는 벽까지 무너져서 폐허나 다름없던 곳이
대부분이었거든요…….
위리앙제
이곳은 지하라 그런지 확실히 보존 상태가 양호합니다만……
장식을 보자면 광요 교회의 전형적인 양식은 아닙니다.
빛의 신을 모시는 신앙 대신,
어둠을 섬기는 사람들이 나타났다고 앞서 말씀드렸죠.
'빛의 범람' 이후, 이 예배당은 그 사람들……
'밤의 주민'들의 집회 장소로 사용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산크레드
'밤의 주민'이라면 라케티카 대삼림의 최대 세력 말이지?
위리앙제
그렇습니다…….
부흥 초기에는 각지에 흩어져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그 숲에 모여 살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독자적인 규범을 만들어 생활하고 있지요……
그 때문에 산하로 들어오라는 율모어의 권유를
몇 번이나 거부하고 독립을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야슈톨라도……
'밤의 주민'의 협력자로서 그 숲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물론 수정공도 이런 사정은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 예배당에 숨겨진 석판을 야슈톨라에게 준다는 건
선물 이상의 의미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산크레드
그렇다면 못 찾았다는 핑계는 안 통하겠군.
어서 찾아보자.
민필리아
좀 어둡네요…….
위에서 촛불을 구해 오는 편이 나을까요……?
위리앙제
흐음…… 이게 제단인 것 같은데
'밤의 주민'의 대표적인 제사 도구인 수경이 없군요.
이동할 때 그것만 들고 간 걸까요…….
산크레드
흐음, 수정공이 뭐라고 했더라……?
['석판' 수색을 시작합니다.
해당되는 물건을 발견하면 카메라로 확대/축소한 후
좌클릭으로 확인하세요!]
위리앙제
흠…… 이것이 제단인 듯합니다만,
'밤의 주민'의 대표적인 제사 도구인 수경이 안 보입니다.
이동할 때 그것만 가지고 간 걸까요…….
민필리아
좀 어둡네요…….
올라가서 양초를 받아올까요……?
산크레드
어디 보자, 수정공이 뭐라고 했더라…….
[오래된 석판을 발견했다!]
위리앙제
석판이 이 안에 있다고요……?
찾아보겠습니다.
민필리아
이렇게 어두운 곳에서 찾으시다니 대단해요……!
산크레드
우리가 찾는 석판이면 좋겠는데…….
위리앙제
리오넬 님……
말씀하신 대로 제단 안에 오래된 석판이 있었습니다.
표면에 새겨진 것은 고대 롱카 문자로 보입니다.
아, 롱카는 과거에 라케티카 대삼림에
뿌리를 내렸던 문명을 말합니다…….
네, 틀림없습니다……. 수수께끼와 지혜로 가득한 이 석판은
그야말로 진실의 탐구자, 야슈톨라에게 걸맞은 선물이 될 것입니다.
역시…… 숙련된 모험가라고 불리실 만한
놀라운 실력이십니다.
민필리아
고대 롱카 문자가 새겨진 석판…….
그게 선물이라는 걸 보니 야슈톨라 씨는
아주 박식한 분이신가 봐요…….
산크레드
네 덕분에 준비는 완벽해.
라케티카 대삼림
위리앙제
그럼 석판을 갖고
라케티카 대삼림으로 출발하고 싶습니다만……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밤의 주민'은 자기 이름을 빛에 드러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그들은 평소에 본명이 아니라 통칭을 사용합니다.
보통 친족이나 조상의 이름을 쓴다더군요.
그래서 야슈톨라 역시 그들 앞에서는 다른 이름을 씁니다…….
마녀 '마토야'…….
여러분도 밤의 주민 앞에서는 그렇게 부르셔야 합니다.
……그럼 출발하도록 하죠.
대삼림으로 가려면 북동쪽 문을 통과해야 합니다.
경비병에게 말을 걸면 지나가게 해 줄 겁니다.
민필리아
문을 통과할 때는 늘 약간 긴장돼요…….
산크레드
드디어…….
나도 야슈톨라…… 아니지, 마토야를 만나는 건 오랜만이야.
위리앙제
여기서 야슈톨라를 만나시더라도
왜 마토야라는 이름을 쓰냐고 묻지 마십시오.
아마…… 긁어 부스럼일 테니까요…….
미르칸트
앗, 다들 어쩐 일로 이렇게…….
라케티카 대삼림 쪽으로 가십니까?
알겠습니다.
문을 열 테니 잠시만 기다리십쇼!
어느 시대든 머나먼 과거의 역사에 매혹되는 자가 있다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간이 걸어온 길은
때로는 미래보다 더욱 수수께끼로 가득한 것 같다
고대 롱카 문명――
그 흔적이 남은 울창한 숲
사람들은 늘 답을 찾아 이곳을 헤치고 들어간다
위리앙제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이 부근입니다.
라케티카 대삼림은 매우 광대하지만,
지금은 대부분 인간이 들어갈 수 없는 밀림입니다…….
그중 여기 시튀아 습원은 비교적 너른 지역입니다.
그래서 '밤의 주민'이 거점으로 삼고 있기도 하죠.
에메트셀크
네 눈앞에 땅이 펼쳐져 있다면
가서 쳐라, 그곳을 평정하라!
……아아,
내가 솔이던 시절에는 이러면서 종종 여행을 다녔는데 말이야.
가는 곳마다 나라란 나라는 모조리 정벌하고 정복했었지!
아아, 참으로 위대한 나의 갈레말 제국!
산크레드
……넌덜머리 나는 놈이군.
에메트셀크
너야말로 넌덜머리가 난다, 이 멍청한 놈.
구경만 하겠다는데 뭘 그리 매번 눈에 쌍심지를 켜고 그래.
그게 싫으면 몰래 숨어서 지켜봐 주랴?
일부러 모습을 드러내주는 깊은 뜻을 왜 몰라주는 걸까.
민필리아
그럼 저희와 함께……
싸워 주시겠다는 뜻인가요……?
에메트셀크
뭐, 마음이 내키는 데까지만?
하지만 도움이 될 거란 기대는 하지 마.
이 숲은 다소 그림자가 지긴 했어도,
본질은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빛에 지배당한 땅이야.
어둠의 사도 아씨엔은 이 땅에 그냥 서있기만 해도 불쾌하거든?
그런데 여기서 싸우라니, 죽어도 싫다고.
산크레드
따라오고 싶으면 마음대로 해.
하지만 네 멋대로 행동하지는 마라.
민필리아
괘, 괜찮아요……!
아씨엔이 나타나면 육체를 빼앗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산크레드가 가르쳐줬거든요……!
산크레드
휴우…… 저 녀석의 동향은 너도 잘 지켜보도록 해.
에메트셀크
응? 왜 나한테 말을 걸지?
귀찮아 죽겠네, 알아서 가라니까…….
그래도 뭐, 네가 아씨엔에게 관심을 갖는 건 좋은 자세야.
어디 보자, 질문 하나 정도는 대답해 줄 수도 있어.
->어째서 그 모습으로……?
아아, 그게 궁금했나 보군.
우리 아씨엔은 말하자면 물 같은 존재……
육체라는 건 옮겨 담을 수 있는 그릇에 지나지 않아.
그리고 빼앗은 육체를 그대로 쓰는 녀석이 있는가 하면
재창조해서 자기가 원하는 형태로 바꾸는 녀석도 있지…….
난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바꿔야 하는 타이밍이 오기 전까지는
최대한 같은 모습을 유지하려 하고 있거든.
이 세계의 '적당한 누군가'를 내게 익숙한 솔의 모습으로 바꿨지.
반면, 옮기는 그릇마다 거의 손을 대지 않았던 게 바로
네가 죽인 라하브레아다.
뭐…… 그 정도로 자주 모습이 바뀌다 보면
대개는 자기 자신이 무너지기 마련인데 말이지…….
참 대단한 영감이야.
->궁금한 것이 없다
그럼 쓸데없이 말 걸지 마!
아, 혹시 그건가? 침묵을 못 견디는 타입?
거참 성가신 영웅님이로구만…….
위리앙제
에메트셀크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뜻밖이지만……
이 숲에 대한 그의 통찰은 틀리지 않다고 봐야 합니다.
이곳 역시 죄식자의 위협에 줄곧 노출되어 온 땅입니다.
특히 2년 전 습격에선 처참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밤의 주민'의 지도자였던 도사들도 대부분 전사하고……
자칫 궤멸할 뻔한 이 땅을 야슈톨라가 지켜냈습니다.
그래서 주민들은 그녀를 인도자로 받아들인 것이지요…….
그럼 우선 여기서 가장 가까운 '밤의 주민'의 거점……
'곤 요새'로 안내하겠습니다.
2년 전 습격으로 불에 타서 무너졌지만
복구되었을지도 모릅니다.
민필리아
아무도 없나 본데요……?
산크레드
상당히 심하게 불탔던 모양이군.
위리앙제
흐음…….
에메트셀크
이봐…… 그렇게 일일이 나한테 신경 쓰지 마.
빨리 하던 일이나 하라고.
위리앙제
이곳이 '곤 요새'입니다만……
아무래도 복구되지는 않은 모양이군요.
그렇다면 야슈톨라는
다른 거점에 머무르고 있을 겁니다.
다른 곳을 찾아보죠.
도사 같은 청년
지금이다, 포위해!
새로운 죄식자라고……!?
그냥 평범한 인간같이 생겼는데……!?
산크레드
같은 게 아니라 너희와 똑같은 인간이다.
일단 무기부터 거두고 이야기하지.
밤의 주민으로 보이는 남자
죄식자가 말을 하네……!?
밤의 주민으로 보이는 여자
방심하면 안 돼, 인간을 흉내 낸 울음소리일지도 몰라……!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인간이라니까요!
->쿠뽀뽀, 쿠뽀!
산크레드
……하지 마, 상황이 더 복잡해지잖아.
에메트셀크
……그런데 말이야.
모습을 드러내서 내가 '있다'는 사실은 알려줬잖아?
그리고 사실 난 싸울 때 도움이 안 된단 말이지.
즉, 하루종일 같이 다녀봤자 무의미하단 뜻이야.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정말 미안하지만 벌써 귀찮아지기 시작했어.
낮잠 자기 좋은 나무 위로 가고 싶어, 응 그게 좋겠어.
……그럼, 다음에 보자.
밤의 주민으로 보이는 남자
하, 한 명이 사라졌어!?
역시 수상해!
산크레드
귀찮은 건 우리라고…….
???
시끄럽군요.
……죄식자는요?
도사 같은 청년
마토야 누님!
누님, 저거 정말로 죄식자 맞아?
우리가 보기에는 아무래도 그냥 인간 같은데…….
야슈톨라
조금 멀리 있긴 했지만
제 눈으로 본 침입자는 강력한 빛을 띠고 있었어요.
저게 죄식자가 아니면 뭐라는 거죠?
위리앙제
……알고 계실지도 모르겠지만
야슈톨라는 과거에 사고로 시력을 잃었습니다.
대신 만물이 지닌 에테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시야 자체는 예전과 별반 다르지 않을 텐데…….
마녀 마토야, 알아보시겠습니까?
접니다…… 위리앙제입니다.
야슈톨라
……그래요, 당신이 맞는 것 같군요.
그리고 산크레드와……
말로만 듣던 이 세계의 민필리아인가요?
위리앙제
맞습니다.
그러니 부디 무기를 거두어 주시겠습니까?
야슈톨라
글쎄요…….
당신이 정말 위리앙제라면
옆에 함께 온 사람은 누구죠?
그…… 죄식자로밖에 보이지 않는, 빛에 잠식당한 자는요?
위리앙제
……설마 잊으신 건 아니겠지요?
우리 '새벽의 혈맹'의 영웅을.
그는 드디어 이쪽 세계로 건너와,
이미 대죄식자를 둘이나 처치했습니다.
야슈톨라
이럴 수가…… 정말 당신인가요……?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오래 기다렸지? 오랜만이야!
마녀 마토야, 멋진 이름이군
죄식자로 착각하다니……
도사 같은 청년
누님……?
우리는 어떻게 해야…….
야슈톨라
미안해요, 제가 착각했어요.
다들 무기를 거두세요.
환영 인사가 다소 거칠었군요, 미안하게 됐어요.
정식으로 인사하죠. 라케티카 대삼림에 온 걸 환영해요.
'밤의 주민'이 당신들을 맞이할 거예요.
민필리아
이분이 마토야 씨…….
아름답고 강해 보이세요……!
산크레드
오해가 풀려서 다행이야.
에메트셀크 녀석은…… 어차피 근처에 있겠지.
계속 신경은 쓰고 있는 게 좋겠군.
위리앙제
………….
위리앙제
………….
야슈톨라
자…… 차분하게 얘기를 하려면
지금 제가 머무르고 있는 거점으로 이동하는 게 좋겠어요.
여기서 북동쪽으로 길을 따라 걸어오세요.
그러면 동굴에 다다를 테니까…… 그 앞에서 기다릴게요.
야슈톨라
어때요, 길을 잃지는 않았나요?
이 숲은 천 년 넘게 산 나무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요…….
괜히 길에서 벗어나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그럼 저희도 안으로 들어가죠.
민필리아
와…… 커다란 나무의 뿌리네요……!
문 너머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요……?
산크레드
일단 좀 앉을 만한 곳에 도착했군…….
위리앙제
그래요……. 지금은 이쪽 거점이
주요 주거지가 된 모양이군요.
야슈톨라
똬리가지 마을.
'밤의 주민'들이 모여 사는, 비교적 규모가 큰 거점이에요.
저들은 어둠을 숭배하지만, 딱히 신을 믿지는 않아요.
몇 가지 규범에 따라 기도하며 조용히 살고 있죠.
그 규범은 빛의 범람 후,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지혜이자
마음의 안식처라고도 할 수 있어요.
청빈한 삶을 미덕으로 생각하는 곳이니,
호화찬란한 대접은 기대하지 말아줘요.
자…… 여러분이 어떻게 지냈는지도 궁금하지만
여기서 할 이야기는 아닐 것 같군요.
안쪽 방으로 가죠.
야슈톨라
그랬군요…….
그래서 이번에는 라케티카 대삼림의 대죄식자를…….
저는 지금까지 제1세계의 역사를 조사하고 있었어요.
수정공을 완전히 믿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모든 정보를 그에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니까요.
그러다가 오게 된 이 지역도 다방면으로 조사해봤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죄식자의 위치는 아직 몰라요.
하지만 범위를 좁힐 수는 있을 것 같아요.
산크레드
……그 말은?
야슈톨라
수천 년 전, 이곳 라케티카 대삼림은
롱카 제국이라는 대국의 중심지였어요…….
지금도 이 지역 동쪽에 위치한 '익스 마야 숲'에는
그 유적이 많이 남아 있다고 해요.
그리고 놀라운 사실은,
그 유적이 지금까지도 보존되고 있다는 거예요.
예로부터 롱카의 수호자들이 대를 이어 지켜온 거죠…….
그녀들은 외부인의 접근조차 허용하지 않아요.
대화의 여지도 주지 않고 쫓아내기만 할 뿐.
저도 여러 번 조사하려고 시도해봤지만
공격을 받는 상황에서는 역시 불가능하더군요.
위리앙제
그렇다면 익스 마야 숲……
내지는 그 수호자들의 영역에
대죄식자가 숨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야슈톨라
그런데 때마침 수정공이 롱카의 석판을 보내왔군요.
선물이라니, 참 그럴듯한 말이군요.
만일에 대비한 저와의 협상 도구가 아니고요?
……하지만 해독해 볼 가치는 있겠어요.
그 숲에 들어갈 방법이라도 알게 되면 좋겠군요.
위리앙제
미력하나마 제가 도와 드리겠습니다.
야슈톨라
고마워요.
이 석판, 만만치 않을 것 같으니까요.
그동안 똬리가지 마을을 둘러보고 오는 건 어때요?
잠시 뒤에……
'어둠의 전사'라 불리는 당신에게
더 특별한 의미가 있는 행사를 볼 수 있을 거예요.
산크레드
……신기하군.
지금 넌 활력이 넘쳐 보여.
저쪽 세계에 있을 때보다 훨씬.
야슈톨라
당연하죠, 전……
제 스승과 마찬가지로 세계의 성립 과정을 밝히려고 노력해왔어요.
그런데 거울 세계로 건너오다니, 다시 없을 탐구의 기회예요.
여기서 얻게 되는 지식은 하나같이 굉장히 자극적이기도 하고요.
……당신은 어때요, 산크레드?
오매불망 그리던 공주님을 만나서 행복한가요?
산크레드
피차 이제 어린애도 아닌데, 비아냥은 그만둬.
……난 정찰하러 갔다 올게.
민필리아
저…… 아니에요.
제가 진짜가 아니라서 산크레드는…….
야슈톨라
생각대로 잘 되지 않는 일에 핑계를 대는 건 쉬워요.
하지만, 중요한 건 그 일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겠죠.
특히 당신들에게 주어진 역할은 막중해요.
그저 기다리기만 하면 아무도 대신해주지 않을 거예요.
당신도 이곳을 둘러보고 와요.
새로운 것을 접하면 생각도 달라질지 모르니까요.
민필리아
저는………….
위리앙제
마녀 마토야는 이쪽에 소환된 뒤,
엄청난 기세로 크리스타리움에 있는 귀한 장서들을 독파하더니,
일찌감치 '밤의 주민'을 만나 롱카를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년 전, 대규모의 죄식자에게서 그들을 지키고 신뢰를 얻어,
이곳을 본격적인 거점으로 삼기에 이르렀습니다.
……덧붙이자면, 때마침 정보를 교환하러 와 있던 저도
그 싸움을 남몰래 도와 드렸지요.
제가 이곳에 머물 이유가 없기에 조용히 떠났습니다만.
똬리가지 마을의 인사
야슈톨라
신기하군요…… 심리전에 늘 자신만만했던 사람인데
어떤 사람을 만나더니 저렇게까지 흔들리네요.
또 다른 한 명은 난해한 시를 읊는 대신에
상대에게 제대로 전달되는 말을 고르게 되었고요…….
성장이나 변화는 알피노와 알리제처럼
젊은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얘기라고 생각했는데……
세상 참 모를 일이군요.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야슈톨라도 변했어?
야슈톨라도 아직 젊지 않아?
글쎄요, 어떨까요?
저 스스로는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요.
……뭐, 그건 그렇고
저희는 당장 석판을 해독해볼 테니
민필리아와 함께 산책이라도 하고 오세요.
이곳 안내라든지 필요한 게 있으면 도사인 '루나르'에게 말하세요.
에테라이트가 있는 광장에 있을 거예요.
도움이 필요하면 '루나르'에게 말하세요.
착한 사람이니까 잘 대해 줄 거예요.
루나르
앗, 누님의……!
아까는 갑자기 포위해서 놀랐지? 미안.
난 루나르라고 해.
당신은 이름이 뭐야? 어디에서 왔어?
오호, 크리스타리움에서!
죄식자를 조사하기 위해 누님을 만나러 왔고,
지금은 석판 해독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그래, 알았어. 그런 일이라면 대환영이지.
그럼 이 똬리가지 마을에 대해 가르쳐 줄게.
민필리아
저기…… 괜찮으면 저도 함께 들어도 될까요……?
루나르
그럼, 물론이지!
마토야 누님의 손님이라면 우리한테도 소중한 손님이야.
민필리아
감사합니다.
……'밤의 주민' 여러분은 마토야 씨를
상당히 신뢰하고 계시는군요.
루나르
당연하지!
누님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모두
2년 전에 죽었을지도 모르니까!
그때는 정말 많은 동료들이 죄식자에게 당했었지…….
숙련된 도사님도 목숨을 빼앗겼고 남은 거라곤 나 같은 초짜와
망연자실한 주민들 그리고 처참히 무너진 거점뿐이었어…….
그런 상황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건
누님이 죄식자에게서 우리를 지켜 주고
냉정한 조언을 해 줬기 때문이야.
누님은 어느새 우리의 중심에 있었어.
다들 무슨 일만 있으면 누님의 지혜를 구하게 되었지.
물론 처음엔 외지인에게 '밤의 주민'의 동향을 맡기는 것에 대해
반발하는 사람도 있긴 했어.
하지만 그들도 점점 마음을 열게 되었고 게다가…….
난 우연히 보고 말았거든.
롱카의 역사에 대해 조사하는 누님의 꼬리가 이렇게……
쫑긋하고 있는 걸! 진심으로 기뻐하는 것 같더라니까.
그걸 보고 나니 의심할 마음이
조금도 생기지 않더라고!
방금 그 얘기는 누님한테 비밀이다, 알았지?
그럼 지금부터 똬리가지 마을에 머물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알려 주지.
'밤의 주민'은 손님에게까지 신앙을 강요하지는 않아.
다만, 우리가 무엇을 소중히 여기는지 알고
몇 가지 규범을 지켜 주면 고맙겠어.
민필리아
그건…… 어둠을 섬긴다는 것 말인가요……?
루나르
그래, 한마디로 말하면 그렇지.
하지만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어.
둘 다 남쪽에 있는 작은 방으로 와 봐.
뭘 하든 간에 일단 그것부터 해야 하니까.
에르사벨
노르브란트 전역에서 온 녀석들이 모인 마을이니까
여러 문화가 섞여서 어디에도 없는 향토 요리가 태어났어.
너도 먹어 봐!
마릴
우리는 이 숲의 일부를 빌려 쓰는 신참 입주자에 불과해.
동쪽 숲의 주민들과도
서로 간섭하지 않음으로써 마찰을 피하고 있어.
잉그바르
라케티카 대삼림에는 태고부터 숲에 사는 미지의 마물도 많아.
나도 위병으로서 똬리가지 마을을 위협하는 존재에 대해서는
소문을 놓치지 않으려고 귀를 쫑긋 세우고 있지.
알사
똬리가지 마을은 언제나 새로운 동료를 환영한답니다.
특히 곤 요새가 습격당한 이후로
흘러들어오는 자들이 줄어들기만 했거든요.
렌디아
'밤의 주민'이 사는 똬리가지 마을에 온 것을 환영해.
숲 바깥에서 온 손님은 정성스럽게 대접할게.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한다
난 이 숲에 살고 있는 '밤의 주민'의 일원이야.
외부인이 알기 쉽게 설명한다면
어둠을 신봉하는 자들 중 한 명이라고나 할까?
이곳 똬리가지 마을에서 나고 자랐고,
지금은 아이들에게 읽기, 쓰기와 역사를 가르치고 있어.
숲에 오기 전부터 우리 가문에는 교사가 많았다나 봐.
어려운 점은 이 마을 사람들이 비록 신앙은 같지만
노르브란트 전역에서 모인 거라 종족과 상황이 제각각이라는 거야.
어린아이들에게는 서로를 존중하라고 가르치고 있어.
->여기는 어떤 곳인지 물어본다
여긴 '밤의 주민'이 살고 있는 마을이야.
숲속 큰 나무의 굵은 가지가 광장에 그늘을 드리운 모습을
뱀의 모습에 비유해서 '똬리가지 마을'이라고 부르고 있어.
그 뿌리는 90년 이상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해.
'빛의 범람'으로 고향을 잃은 난민들이 안주할 땅을 찾아
라케티카 대삼림에 흘러 들어온 것이 기원이라고 하지.
그리고 그들 사이에 어둠을 섬기는 신앙의 형태가 생기고,
이윽고 같은 사상을 가진 사람들이 각지에서 모이게 되었어.
숲의 은혜와 짙은 그늘의 보호를 받는 안식의 땅인 셈이야.
지금 여기에는 이 마을에서 나고 자란 사람과
2년 전에 있었던 곤 요새 습격 사건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마토야 님을 중심으로 한데 모여 살고 있어.
본디아
정해진 시간에 차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는 건
신체의 흐름을 조정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이야.
함께 탁자에 둘러앉으면 모두와의 인연도 깊어지지.
오벨린
부모님과 함께 이 숲에 온 건 꽤 오래전이었어.
당시에는 출신지에 따라 옷도 제각각이었지만,
지금은 옷차림도 한 마을 사람다워졌지.
하르그라
난 2년 전에 곤 요새에서 이주했어.
모조리 불타버린 그 폐허를 보는 건 지금도 괴로워.
아스게이르
숲속에 처박혀 있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우리도 크리스타리움이나 모르드 수크 같은 곳과 거래를 해.
염색물, 도기, 발효 식품, 육류 가공품 등이 잘 팔려.
하빈
마을 입구에 걸려 있는 수많은 보라색 천을 봤어?
호수와 강이 가깝고, 식물 염료도 있어서 염색이 번성했거든.
옛날에는 호수에 더 가까운 곤 요새가 중심이었지만…….
레다드
레이크랜드와 일 메그에 밤이 돌아왔다면서?
보러 가고 싶네…… 아니, 아니야.
'어둠의 전사'님이 이 숲에도 밤을 가져다 주시기를 기도해야겠다.
야슈톨라
석판 해독에 온 힘을 다할게요.
……그래도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지만요.
롱카 제국은 거대한 나라였고, 뛰어난 마법 문명을 이룩했죠.
하지만 그 언어에 대한 자료는 극히 한정되어 있어요.
'빛의 범람'과 그 후의 혼란으로 인해
대부분의 자료가 소실되었거든요…….
안타깝다는 말로는 이루 다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에요…….
다비스
이 물병에 효모를 키우고 있어.
똬리가지 마을의 발효 식품은 다른 지방에서도 유명해서
교역품으로 쓰이고 있지.
민필리아
마토야 씨의 방도 그랬지만
실내는 상당히 어둡네요.
루나르
아, 왔구나.
당신들은 줄곧 빛에 노출된 채로
여기까지 여행해서 온 거지?
'밤의 주민'은 여행에서 돌아오거나 빛이 강한 곳에 다녀오면
이렇게 어두운 곳에 놓인 항아리의 물을 몸에 뿌려서
빛을 몰아내.
……안타깝게도 죄식자가 되는 걸 방지하는 효능까진 없지만.
앞으로 똬리가지 마을의 주민과 어울리기 위해서는
이건 해두는 게 좋아. 그럼 다들 환영해줄 거야.
자, 당신들에게도 뿌려 줄 테니까
내 앞에 '무릎'을 꿇어 볼래?
민필리아
저, 저도 할게요……!
[깨끗한 물을 맞았다.
살짝 피부가 따끔거리는 느낌을 받았다…….]
루나르
자, 끝났다.
당신들 안에 있는 여분의 빛을 몰아냈어.
민필리아
확실히 뭔가 신기한 기분이에요.
개운하기도 하고…… 가벼워진 것도 같고……
마음을 다잡게 되는 느낌이에요…….
이건 특별한 물인가요……?
루나르
우리 도사들의 기도를 담은 물이긴 해.
기도를 통해 아주…… 지극히 적기는 하지만
물이 어둠의 성질을 띠고 있다고 알려져 있어.
뭐? 따가웠다고……?
그렇게 이상한 물은 아닌데.
민필리아
저도 불쾌한 느낌은 없었는데요…….
루나르
흐음, 지극히 적다 해도 어둠의 성질이 있어서
죄식자에게 이걸 뿌리면
일시적으로 괴로워한다고는 하던데…….
설마…… 당신……
누님의 착각이 아니라 진짜로 죄식자였어?
아, 미안. 농담이 영 별로였네.
물이 너무 차가워서 그렇게 느낀 거 아닐까?
자, 이제 준비는 다 끝났으니
똬리가지 마을 사람들에게 인사하고 와.
분명 이것저것 많이 가르쳐 줄 거야.
'밤의 주민'끼리는 특별한 인사말과 몸짓으로
자신이 적이 아니라 동포라는 것을 나타내는데……
여행자를 위한 인사말은 따로 있어.
'아진투타'…… 롱카어로 '좋은 밤 보내길'이라는 뜻이야.
이걸 사용하면 '밤의 주민'이 인정한 손님이라는 걸
나타낼 수 있지.
인간과 체격이 비슷한 죄식자나
밀렵꾼을 만나는 경우도 있다 보니 그래.
내가 누군지 판별할 수 있도록 하는 건 중요한 일이야.
민필리아
저기…… 저는 낯선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건 적이
거의 없는데…… 괜찮을까요……?
루나르
괜찮아, 괜찮아!
일단 '아진투타'라고 말을 걸면 나머지는 술술 풀릴 거야.
그럼 난 여기서 기다릴 테니까
모두에게 인사하고 오도록 해!
[대화창에서 대화 방식을 '말하기'로 한 다음
키보드 또는 가상 키보드로 "아진투타"를 포함하는,
원하는 문장을 입력하여 지정된 주민에게 인사해봅시다.]
루나르
인사말은 '아진투타'야.
모두에게 그렇게 인사하면 돼.
조용한 노파
………….
………….
[조용한 노파는 싱긋 웃으며
다정하게 악수해 주었다.]
아스게이르
뭐, 뭐야…… 외지인인가……!?
아아, 손님이구나!
그 인사말을 쓰는 걸 보니 한동안 여기에 머물거나
앞으로도 이 숲을 드나들 생각이겠지?
그럼 독에 대한 내성을 높이는
특제 약차를 마시도록 해.
이 숲에는 독성이 있는 식물이나 생물이 많거든…….
특제 약차를 마시면 독에 내성이 생기지.
뭐, 그 차 자체가 독만큼 쓰긴 하지만!
본디아
어머, 누구지……?
어머나, 안녕? '밤의 주민'의 손님이구나.
씩씩하게 인사해 줘서 고마워.
근데 좀 더 조용히 말해도 괜찮아.
우리는 규범에 따라 평소에는 되도록 조용하게 지내거든.
어둠 속 고요함에 귀를 기울이는 마음으로 말이야.
덕분에 숲의 이변이나 죄식자의 기척도
재빨리 알아챌 수 있지.
이 숲은 꼭 안전한 것만은 아니야.
소리를 죽이고 지내면 위험을 빨리 알아챌 수 있어.
루나르
모두에게 인사하고 왔어?
민필리아
아, 리오넬 씨……!
저기, 저기, 저……!
용기를 내어서 몇 분께 '아진투타'라고 말해 봤어요.
그랬더니 다들 다정하게 말을 걸어 주셨어요……!
가슴이 콩닥거렸지만 아주 즐거웠어요……!
'밤의 주민'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했는데……
이들의 신앙은 마토야 씨 말대로
살기 위한 지혜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걸 제가 직접 느낀 것이 정말 기뻐요.
……아직 약간…… 긴장이 가시진 않았지만요…….
휴우…… 가슴이 심하게 콩닥거렸어요……!
삶의 증거
루나르
모두에게 인사를 하고 왔나 보군.
잘했어, 잘했어!
일단 이곳 안내는 이 정도로 끝낼까 하는데……
더 알고 싶거나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주민들에게 물어봐.
이제 서로 모르는 사이도 아니잖아!
……아, 맞다.
한동안 여기에 머물게 될지도 모르니까
식사와 잘 곳을 준비해 두는 게 좋겠지?
누님의 손님이니까 돈을 받지는 않을 거지만……
혹시 시간이 있으면 좀 도와줄래?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물론이지!
귀찮아……
루나르
오, 아주 믿음직스러운데?
그럼 사양 않고 부탁하겠어.
마침 저쪽 웅덩이에 샘물이 고여 있어.
그걸 퍼서 광장 옆의 밭에다 물을 줬으면 해.
민필리아
저, 저도 할게요!
저도 돕고 싶어요!
루나르
그래, 알았어. 둘이서 하면 금방 끝날 거야.
항아리를 써도 되니까 한 사람이 샘물을 담고
나머지 한 사람이 밭까지 옮기면 되겠네.
물을 다 주면 밭 근처에 있는
'에르사벨'에게 보고해줘.
그럼 난 이것저것 준비를 하고 올게.
잘 부탁한다.
민필리아
제가 항아리를 가져와서 물을 담을게요……!
민필리아
리오넬 씨, 적당한 크기의 항아리를 찾았어요!
그런데…… 살짝 금이 가 있어서
최대한 빨리 옮겨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그럼 샘물을 담을게요.
앗…… 물이 전부 새어 나왔나요……?
다시 샘물을 담을게요!
[물을 제한 시간 내에
밭에 있는 '지정 지점'까지 운반하세요.
운반 상태는 '45초' 동안 지속됩니다.
시간이 다 지나면 운반은 실패하지만
시작 지점에서 다시 도전할 수 있습니다.]
[운반한 물을 밭에 뿌렸다!
밭 전체에 물을 주려면 한 번 더 운반해야 할 듯하다.]
민필리아
고생하셨어요.
밭에 물은 다 주셨나요……?
……아, 한 번 더 운반해야 하는군요.
알겠어요, 금방 담아 드릴게요!
[다시 물을 제한 시간 내에
밭에 있는 '지정 지점'까지 운반하세요.
운반 상태는 '30초' 동안 지속됩니다.
시간이 다 지나면 운반은 실패하지만
시작 지점에서 다시 도전할 수 있습니다.]
[운반한 물을 밭에 뿌렸다.
물 주기 작업이 모두 끝났다!]
에르사벨
아까 인사하러 다니던 손님이네?
나한테 무슨 볼일이야?
어머나, 밭에 물을 줬구나……!
금방 알아채지 못해서 미안해.
그리고 정말 고마워.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토디아라고……
도와주던 아이가 있었는데 세상을 떠났거든…….
지금은 차례대로 돌아가면서 일을 도와주고 있는데
설마 손님한테까지 도움을 받게 될 줄은 몰랐어.
민필리아
저기, 그렇다면……
더 도와 드릴 일은 없나요……?
에르사벨
아니야, 밭에 물만 주면 끝이야.
우리 밭은 그렇게 많지 않거든.
필요 이상으로 많이 만들지 않는 것도 규범 중 하나야.
민필리아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저기…… '밤의 주민' 여러분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터전을 옮길
생각은 안 해 보셨나요……?
에르사벨
후후, 하긴…….
당신처럼 앞날이 창창한 사람한테는
이상할지도 모르겠네.
……있잖아, 아가씨.
'밤의 주민'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알아?
민필리아
음…… 제가 알기로는…… '빛의 범람' 직후에
고향을 잃어 갈 곳이 없던 사람들이 시초였다고…….
처음에는 집회 때만 모이던 사람들이
몇 년 후에는 본격적인 공동 생활을 하기로 결정하고
라케티카 대삼림으로 들어갔다고…… 책에서 그렇게 읽었어요.
에르사벨
하핫, 공부를 열심히 했나 보구나.
역사상으로는 그게 맞아.
하지만 실제로는 그곳에 사람의 마음이 있었어.
그 마음이 흐름을 만들고 역사를 만들어 온 거야.
처음에 '밤의 주민'이 된 사람들은
눈앞에서 무참히 사라진 사랑하는 사람과 고향의 모습을
마음속에서 오랫동안 지울 수 없었어.
범람 이전에도 많은 신앙이 있었지만 그중 어느 것도
빛에 삼켜지거나 죄식자가 되어 죽은 사람의 영혼이
어떻게 되는지 설명하지 못했지.
그래서 사람들은 현재를 위한 신앙……
즉, 생명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고 했어.
생명은 그 마지막 순간, 어둠에 도달하지…….
그렇다면 세상을 떠난 사람은 모두 어두운 하늘바다로
간다고 믿는 거야. 지금은 빛에 뒤덮여 보이지 않지만
그들의 영혼은 그곳에서 어둠 속을 떠 다니고 있을 거라고.
그래서 지상에 있는 우리는 기도를 올려.
그곳으로 간 영혼들이 평안하기를……. 그리고
그들을 품은 어둠이 언젠가 이별을 슬퍼하는 이들에게로 돌아오기를.
그런 우리의 마음과 험준한 밀림을 개척하기 위한
지혜를 한데 모아 우리는 규범을 만들어왔어.
민필리아
……'밤의 주민'은 따뜻한 마음과 함께 있군요.
에르사벨
그렇게 말해 주니 기뻐!
따뜻한 건지 겁이 많은 건지 잘 모르겠지만.
……알지? 이 세계는 이미 다 망가져서
살아갈 이유도, 용기도 쉽게 잃게 되잖아?
그래도…… 우리가 살아 있었다는 증거, 이 생명이
마지막에 어딘가로 가게 된다면……
조금 더 힘을 내서 살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래서 우리는 편안한 삶보다도
누군가와 함께 계속 기도하며 살고 싶은 거야.
민필리아
……살아 있었다는 증거…………
………….
돌을 찾아서
루나르
오, 밭에 물은 다 줬어?
그래, 고마워.
우리도 당신들의 식사와 잘 곳도
문제없이 마련할 수 있을 것 같아.
심각해 보이는 밤의 주민
루나르 씨, 큰일이야……!
떠돌이 죄식자가 나타났어.
아마…… 인간을 죄식자로 만들 수 있는 놈 같아……!
루나르
구체적인 위치는……!?
심각해 보이는 밤의 주민
남쪽의 수풀 안이야.
다행히 똬리가지 마을의 존재는 아직 모르는 것 같아.
루나르
……그럼 굳이 우리가 먼저 접촉할 이유는 없겠군.
모두에게 그 녀석이 떠날 때까지 외출하지 말라고 전달하고
최대한 조용히 넘어가 보자.
심각해 보이는 밤의 주민
알았어…….
하지만 그렇게 되면 토디아의 유품이…….
장례식 전에 적어도 토디아의 명명석만은
되찾아 오고 싶었는데…….
루나르
아아…… 그래서 넌 토디아가 공격당한
남쪽의 수풀까지 찾아갔던 거로군……?
민필리아
저기…… 죄식자를 쓰러뜨리지 않아도 되나요……?
루나르
그래…… 그냥 졸개라면 전력에 따라 다르겠지만
사람들을 죄식자로 만들 가능성이 있는 놈이라면
전투 자체를 피하는 게 최선이니까.
민필리아
하지만 방금 '유품'이라고……
무슨 사정이 있는 건 아닌가요……?
심각해 보이는 밤의 주민
얼마 전 그 남쪽 수풀에 들풀을 캐러 갔던,
토디아라는 동료가 죄식자에게 습격을 당했거든…….
우리가 달려갔을 때는 이미
유품이라고 할 만한 물건은 남아 있지 않았는데
그녀가 하던 목걸이의 가죽 끈이 끊어진 채 떨어져 있더라고.
원래 그 목걸이에는 명명석이라고……
'밤의 주민'이 태어나 이름이 지어질 때 받아서
평생 지니고 다니는 특별한 돌이 달려 있거든.
그래서 곧 다가올 토디아의 장례식 전에
어떻게든 그 돌만이라도 찾아주고 싶었는데…….
민필리아
……그 돌을 찾아오는 역할을
제게 맡겨 주실 수 없을까요……?
빛의 가호…… 아, 저기……
저는 죄식자로 잘 변하지 않는 체질이에요…… 그러니까……!
루나르
그러고 보니 누님이
당신을 '민필리아'라고 부르던데……
혹시 진짜 지금의 '민필리아'야?
이럴 수가……
그렇다면 정말 부탁해도 될까……?
하지만 이렇게 작은 아이인데 괜찮을지…….
민필리아
못 미더우실지도 모르지만 저는……!
여러분과 여러분의 신앙이 훌륭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니 제가 할 수도 있는 일이라면 해보고 싶어요.
루나르
……알았어.
하지만 무리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위험해지면 우선 자기 자신부터 지켜.
민필리아
리오넬 씨, 전 다녀올게요.
저기…… 만약 그 사이에 산크레드가 돌아오면…….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민필리아 혼자 가게 할 수는 없어
산크레드를 상대하는 게 더 귀찮아……
민필리아
감사합니다……!
잘 지도해 주세요……!
루나르
토디아의 명명석은 짙은 녹색 비취야.
부디…… 정말로 조심해라.
루나르
정말로 무리하면 안 돼.
토디아의 명명석을 찾게 되면 물론 기쁘겠지만
그만큼 당신들도 무사하기를 바라고 있어.
심각해 보이는 밤의 주민
설마 그 '민필리아'가 왔을 줄이야…….
미안하지만 부탁한다……!
민필리아: 이 근처가 맞는 것 같은데요…….
민필리아
찾았어요, 죄식자예요……!
죄식자는 둘인 것 같아요…….
계속 저기에 있다면
들키지 않고 돌을 찾기는 어렵겠어요…….
죄식자부터 먼저 쓰러뜨리는 게…… 나을 것 같아요.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좋아, 일단 돌격하자!
둘로 갈라지자
->어떤 작전이 좋겠어?
저기…… 장소가 비교적 넓은 편이긴 해도
소란을 피우면 공격해 올 짐승도 많으니까
싸울 수 있는 장소는 한정적일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저와 리오넬 씨가
각자 죄식자를 하나씩 유인해서
서로 떨어진 곳에서 싸우는 게 좋지 않을까요…….
……네!
그럼 그 작전으로 가도록 해요.
민필리아
아…… 리오넬 씨…….
이쪽 죄식자는 쓰러뜨렸어요………….
그런데…… 조금 다쳤어요…….
저 혼자 쓰러뜨려야 한다고 생각하니 손이 떨려서
정말…… 이럴 생각은…….
으윽…… 전 괜찮아요……!
토디아 씨의 명명석을 찾아보기로 해요.
비취……라고 했죠?
저는 저쪽 덤불을 보고 올게요.
[……이곳에는 비취 명명석이 없는 것 같다.]
[……나뭇잎 속에서 비취 명명석을 발견했다!]
민필리아
비취 명명석은 찾으셨나요……?
-비취 명명석: 토디아의 유품으로 보이는 비취 명명석.
앗, 그건……!
그분들이 말했던 것과 똑같네요.
분명 토디아 씨의 명명석일 거예요.
……리오넬 씨는 정말 굉장해요.
물건도 잘 찾고 전투도 잘 하고 어둠을 되찾는 일도 그렇고……
못하는 게 없는 것 같아요…….
영웅은 그저 강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곁에 있으면 기운도 나고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도 생기는,
그런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된 것 같아요.
그건 제가 아무리 무술을 갈고닦아도 될 수 없는 것……
같은 가호를 지니고 있다 해도 저는
당신도, 민필리아도 대신할 수 없어요…….
아……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럼 어서 똬리가지 마을로 돌아가요.
장례식 전에 루나르 씨께 비취 명명석을 드려야죠……!
민필리아
아…… 산크레드…….
산크레드
……뭐지, 죄를 지은 듯한 그 표정은?
루나르
아아, 다행이다! 당신도 무사했구나!
두 사람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얼마나 걱정했다고.
-비취 명명석: 토디아의 유품으로 보이는 비취 명명석.
……이, 이건!
틀림없어, 토디아의 명명석이야……!
아아…… 정말 고마워……!
덕분에 정식 절차대로 장례식을 치를 수 있겠어.
이 명명석은 가호의 기도를 담은 부적인데
동시에 '밤의 주민'의 묘비 역할을 하기도 해.
죄식자에게 잡아먹히면 몸은 남지 않아…….
그래서 각자 다른 돌을 지니고 살다가
세상을 떠날 때 유해를 대신해 명복을 비는 거지.
어두운 하늘 바다
루나르
당신들도 무사히 돌아왔고,
이렇게 토디아의 명명석도 찾았어.
이제 아무 걱정 없이 토디아의 장례식을 치를 수 있겠어.
괜찮으면 당신들도 참석해 줄 수 있을까?
이 돌을 찾아 준 사람이니 유족들과 '밤의 주민'들도 기뻐할 거야.
……그럼 난 장례식 준비를 하러 갈게.
민필리아에게도 참석해 달라고 전해줘.
장례식은 남쪽에 있는 '지암소'에서 하기로 했어.
안에 누군가 있을 테니까 말을 걸면 안내해 줄 거야.
민필리아
산크레드,
저…… 있잖아요, 똬리가지 마을에 계신 분들이
저한테 '밤의 주민'에 대해 이것저것 알려주셨어요……!
그리고 리오넬 씨와 함께
죄식자를 퇴치하고 유품도 찾았어요…….
제 마음대로 돌아다니긴 했지만 그래도……!
산크레드
……리오넬과 함께 있었다면 상관없어.
하지만 상처는 제대로 치료하도록 해.
민필리아
앗…… 제가 다친 건 어떻게 알았어요……?
산크레드
그보다 리오넬이 할 말이 있나 본데?
민필리아
죄, 죄송해요……!
무슨 볼일이 있으신가요……?
토디아 씨의 장례식에 참석을…….
알겠어요.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꼭 참석하고 싶어요.
시간 맞춰 '지암소'로 갈게요.
제대로 된 장례식을 치를 수 있게 되었다니
저도 기뻐요……! 시간 맞춰 '지암소'로 갈게요.
산크레드
이 녀석과 함께 다녀 줘서 고맙다.
하위 개체 죄식자는 내가 처리해 뒀으니까
한동안 석판 해독이 방해받는 일은 없겠지.
조용한 노파
………….
[조용한 노파가 푸른 불꽃 양초를 건넸다.
이것을 고인에게 바치고 기다리라는 말을 하고 싶은 듯하다.]
-푸른 불꽃 양초: 밤의 주민이 만든, 푸른빛으로 타는 수제 양초
야슈톨라
우리도 이 자리엔 빠질 수 없어서요.
……옆자리, 괜찮나요?
루나르
그럼 시작하자.
……우리의 친구, 토디아.
빛에 상처입지 않은 진정한 이름은 미니느.
그녀를 위해 기도를 올립니다…….
그대의 생명을 어두운 하늘 바다로 돌려보내리.
고난은 땅에 있는 우리와 함께할지니.
그대가 가는 길에 슬픔과 두려움은 없으리라.
어두운 바다는 가득 채워지리라.
평온한 고요와 따뜻한 자애,
그리고 그대를 추억하는 우리의 기도로…….
야슈톨라
이들에게는 저것이 밤하늘이에요.
아직은 까마득한 하늘 바다…….
루나르
부디 이 생명을 어두운 하늘 바다로 데리고 가주시옵소서.
밤의 사자, 어둠의 전사여…….
야슈톨라
장례식 준비도 도와줬다고 들었어요.
정말 고마워요.
각지에 전해 내려오는, 어둠의 전사에 관한 전설…….
그 뿌리가 바로 '밤의 주민'의 기도라고 해요.
토디아는 참 기도를 열심히 하는 아이였거든요……
어둠의 전사라 불리는 당신이
유품을 찾아주고 마지막을 함께해줘서 기쁠 거예요.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 ……그랬길 바라
나는 아무것도……
민필리아
정말로 혼을 데리고 가는 건 아니어도……
이곳 사람들이 진정한 밤하늘을 보게 된다면
틀림없이 느낄 수 있을 거예요.
기도가 이루어졌다는 것,
살아 있었다는 증거가 밤하늘에서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요…….
그러니까…… 그 전설이 아주 거짓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도 대죄식자를 쓰러뜨려서 모두에게 밤하늘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아…… 죄송해요…….
멋대로 나서서…….
산크레드
……아니, 좋은 결심이야.
'밤의 주민'에게도 밤하늘을 보여 주자고.
야슈톨라
그렇다면 마침 잘됐군요.
사실은 그 석판에서 유력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처음 안내했던 방으로 모여 주세요.
점점 재미있어지고 있어요.
루나르
당신들 덕분에 무사히
토디아의 생명을 어두운 하늘바다로 돌려보낼 수 있었어.
위험한 일에 휘말리게 해서 미안해……. 하지만 고마워.
산크레드
……설마 이 녀석이 그렇게 확고하게
목표를 이야기할 줄이야.
모처럼 큰 결의를 보여 줬으니
마녀 마토야 님이 말하는 의미 있는 정보가 뭔지
한 번 들어 보도록 하자.
민필리아
그 석판에 대체 어떤 정보가……?
위리앙제
똬리가지 마을을 산책하면서 기분 전환이 되신 것 같군요.
그럼 저희의 해독 결과도 보고하겠습니다.
야슈톨라
……다 모이셨군요.
그럼 지금까지 석판을 해독한 결과를
여러분께도 공유할게요.
위리앙제
똬리가지 마을을 둘러보며 한숨 돌리신 것 같군요.
그럼 저희의 해독 결과를 알려드리겠습니다.
늘어둠에 잠기어
야슈톨라
자…… 우선 이 석판이 '무엇'인지부터 얘기해야겠군요.
이건 롱카 제국 시대 말기에
당시 황제의 명령으로 기록된 석판이 틀림없어요.
롱카 제국 말기는 주변 국가들과 전쟁이 끊이지 않아
영토를 계속해서 빼앗기기만 하던 때였죠…….
상당히 힘든 시대였을 거예요.
상황이 그렇다 보니 황제는 동맹국에 지원을 요청했어요…….
이 석판은 그 탄원서의 일부더군요.
민필리아
지원을 요청하는 탄원서…….
그것이 저희가 익스 마야 숲에 들어가기 위한
단서가 될 수 있나요……?
위리앙제
네…… 이 석판은 가장 '정답'에 가까울 것 같습니다…….
황제는 지원 요청과 더불어
'롱카의 동맹자임을 증명하는 방법'을
이 석판에 기록한다고 했습니다.
그 부분을 해독해서 실천에 옮기면
롱카의 수호자들과 협상의 여지가 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야슈톨라
그런데 문제가 있어요…….
그 다음의 중요한 부분을 해독하기에는
롱카어 자료가 부족해요.
그래서 저는 롱카어 문장을 비교적 연구가 진행된
고대 노르브란트어로 번역한 비문이 있는,
'대화의 비석'을 보러 갈 생각이에요.
민필리아
그건 먼 곳에 있나요……?
야슈톨라
아니요, 같은 시튀아 습지인걸요. 거리는 가까워요.
다만 그걸 보관 중인 사람들이 문제인데…….
'늘어둠의 총아'…….
원래는 '밤의 주민'이지만 신앙을 독자적으로 해석해서
과격한 행동을 일삼는 위험한 일파죠.
'대화의 비석'은 그들의 근거지에 보관되어 있어요.
물론 저도 뒤처지진 않겠지만……
비문을 조사하려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해요.
그래서 당신과 산크레드가 잠입을 도와주면 좋겠어요.
산크레드
이번만큼은 '저도 갈게요'는 안 통해.
전에 잠입은 인원수가 적을수록 좋다고 가르친 거 기억하지?
민필리아
……네, 이번에는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모두들 조심하세요…….
산크레드
민필리아를 부탁한다.
그리고 아까 입은 상처도 살펴봐 줘.
야슈톨라
그럼 당장 출발하도록 하죠.
똬리가지 마을에서 모든 준비를 끝낸 후에 마을 밖에서 모여요.
북쪽으로 조금 가면 갈림길이 있으니까 거기서 봐요.
민필리아
다녀오세요…….
다친 곳은 치료하고 있을게요……!
위리앙제
저도 해독을 더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기존 자료를 정리해 두겠습니다.
부디 조심하시길…….
산크레드
난 완벽하게 준비됐어.
야슈톨라
와 줘서 고마워요.
목적지는 여기보다 북쪽에 있는
'늘어둠의 총아'의 거점이에요.
……하지만 곧바로 가진 않을 거예요.
바로 앞 '서기의 나무동굴'에 동료 경비원이 있으니
일단 거기서 근황을 들어 보도록 하죠.
이동할 때는 조심하도록 해요.
'늘어둠의 총아'가 배회하고 있을지도 모르거든요.
그들은 죽음을 최고의 어둠이라고 믿고 있어요…….
그래서 스스로 목숨을 버려야만 하는 행위도 서슴지 않고
다른 사람을…… 회개라는 구실로 습격도 하죠.
습격당하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하면서 계단이 있는 쪽 길로 가요.
나무동굴 부근으로 가면 경비원을 만날 수 있을 거예요.
밤의 주민 경비원
휴우…… 덕분에 살았어…….
그런데 당신은……?
야슈톨라
다행이에요…… 무사했군요.
산크레드
우리도 오다 보니 수상한 기척이 느껴지더군.
살짝 유도했더니 살기 어린 '늘어둠의 총아'가 공격해왔어.
밤의 주민 경비원
아, 마토야 님의 일행이었군…….
이거 미안하게 됐네…… 내가 실수를 했어.
요즘 들어 '늘어둠의 총아'들의 움직임이
아무래도 이상해서 알아보려다가……
너무 깊이 들어가는 바람에 오히려 쫓기는 신세가 됐어.
야슈톨라
이상한 움직임이라…… 자세히 말씀해 주시겠어요?
밤의 주민 경비원
그놈들이 죽음이라는 어둠에 다가가는 수단이라면서
숲속 생물에게서 모은 독을 독자적으로 조합하는 건 알지?
그중에서도 독거미는 교배와 육성부터 시작하는 것 같아.
……그런데 요즘 들어 그 사육이 지나치게 활발해.
마치 뭔가 큰 계획을 준비라도 하는 것처럼…….
산크레드
……짐작 가는 부분이 있어?
야슈톨라
안타깝지만 없어요…….
하지만 '늘어둠의 총아'는 '밤의 주민'을 눈엣가시처럼 여겨요.
우리를 노리고 어떤 계략을 꾸며도 이상한 일은 아니죠.
그래도…… 그렇네요…….
독거미에 열중하고 있다면 그걸 역으로 이용해서
그들의 거점에 쉽게 잠입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독거미의 천적은 벌이에요.
벌을 산 채로 잡아서 독거미 사육장에 풀면
'늘어둠의 총아'는 허둥대며 해결책을 마련하려고 소란을 피우겠죠.
그 틈을 타서 몰래 들어가면…….
산크레드
나쁘지 않군.
벌을 산 채로 잡으려면 벌집 근처에 연기를 피워서
기절시키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긴 한데…….
혹시 연기를 피울 만한 도구가 있나?
그리고 커다란 자루도 필요한데.
밤의 주민 경비원
이 앞의 오두막 안에 수제 연막탄이 있어.
포대 자루도 잔뜩 있으니까 마음대로 가져가.
산크레드
그래, 고맙다.
잘 들어, 이렇게 하자…….
거대한 벌집을 찾으면 일단 수제 연막탄을 사용해.
그리고 벌이 기절하면 벌집까지 통째로 포대 자루에 담는 거다.
물론 기절하지 않고 벌집에서 튀어나오는 놈들도 있겠지.
커다란 포대를 사용하기 전에 그놈들부터 해치우는 걸 잊지 마.
……그럼 각자 2포대씩 갖고 흩어져서 모아 오자.
밤의 주민 경비원
난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일단 똬리가지 마을로 몸을 피하는 게 좋겠군.
당신들도 몸조심해…….
-수제 연막탄: 밤의 주민이 만든 수제 연막탄
-커다란 포대: 라라펠을 집어넣을 수 있을 만한 커다란 포대
산크레드
이쪽은 성과가 좋다.
숲속에서의 생존이라면 좋든 싫든 경험이 많거든……
벌레를 상대하는 법에도 익숙해졌어.
야슈톨라
어서 와요.
경비원은 만약을 위해 똬리가지 마을로 돌아갔어요.
떠나면서 당신에게 다시 감사 인사를 전했고요.
그래서…… 저와 산크레드는 2포대씩 벌집을 모았는데
당신도 벌집을 찾았나요?
-벌이 든 포대: 라라펠이 아니라 거대한 벌을 집어넣은 포대
역시 훌륭하군요.
이렇게 많은 벌을 독거미 사육장에 풀어놓으면
'늘어둠의 총아'도 큰 혼란에 빠질 거예요.
자, 기절한 벌이 다시 깨어나기 전에
그들의 거점으로 가도록 하죠!
산크레드
어서 출발하자.
포대 자루의 입구는 단단히 묶었지만
도중에 벌이 탈출이라도 하면 큰일이니까…….
지난 날과 대화하다
야슈톨라
'늘어둠의 총아'의 거점은
여기보다 서쪽에 있는 '맺어진 서약'이에요.
경비원의 말에 따르면 입구와는 별개로
독거미 사육장으로 이어지는 환기구가 있대요.
벌을 들여보내려면 그곳을 사용하는 게 좋겠어요.
환기구의 위치도 설명을 들었으니 안내할게요.
지금 가는 길도 계속 조심하도록 해요.
산크레드
유독 탁 트인 곳이로군…….
빨리 일을 끝내는 게 좋겠어.
야슈톨라
보세요, 저게 독거미 사육장으로 이어지는 환기구예요.
산크레드
……흐음, 약간 거리가 있지만
자루를 던져 넣을 수는 있겠군.
자루의 입구를 느슨하게 해 두면 깨어난 벌이
일제히 사육장 안으로 들어가겠지.
그럼 내가 다녀올게.
산크레드
전부 무사히 던져 넣었어.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늘어둠의 총아의 비명
으, 으악! 벌이다! 벌이 들어왔잖아!?
빨리 잡아!
거미한테 피해가 가면 안 돼!
……앗…… 으, 으아악……!
점점 더 많이…… 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거지……!?
다들 집합해! 벌을 쫓아내라!
야슈톨라
작전이 성공한 것 같아요.
이 틈을 타서 맺어진 서약에 잠입하도록 하죠.
만약 남아 있는 '늘어둠의 총아'와 맞닥뜨리면
미안하지만 강행 돌파하기로 해요.
산크레드
그럼 너와 야슈톨라는 먼저 가라.
난 너희가 전투한 흔적을 없애면서 뒤따라가도록 하지.
기회를 봐서 적당한 곳에서 소란을 피우며 시선을 끌게.
야슈톨라가 비문을 조사하는 동안 네가 호위를 맡아.
야슈톨라
오늘은 믿음직스러운 기사님이 두 분이나 계셔서 든든하네요.
산크레드
난 음지에서 활약하는 역할이지만 말이지.
야슈톨라
어머, 그것도 어둠의 전사 일행다워서 좋군요.
……그럼 잠입을 시작해 볼까요?
산크레드
난 나중에 너희를 뒤따라가마.
야슈톨라의 호위를 잘 부탁한다.
야슈톨라
수경이 있는 걸 보니
여긴 '늘어둠의 총아'가 기도하는 곳이군요…….
기도에 필요 없는 물건은 여기다 두진 않았을 거예요.
좀 더 안으로 들어가 보죠……!
야슈톨라
찾았어요……!
이게 찾고 있던 '대화의 비석'이에요.
저는 서둘러 석판 해독에 필요한 말을 조사해 볼게요.
그동안 당신은 입구 쪽에서 망을 봐 주세요.
그리고…….
만약 적이 나타나지 않을 것 같으면
여기 있는 벽화를 살펴봐 주시겠어요?
제가 '봤을' 땐 전부 고대의 그림……
'늘어둠의 총아'가 그린 그림은 아닌 것 같아요.
지금부터 롱카의 수수께끼에 도전할 거잖아요.
지식은 최대한 많이 확보해 두는 편이 좋죠.
……그럼 잘 부탁해요.
이 롱카 문자는…… 이런 뜻이구나…….
그렇다면…….
[벽화 관찰을 시작합니다.
벽에 그려져 있는 그림을 찾아, 좌클릭으로 확인하세요!]
-원시적인 벽화
[굉장히 오래되어 보이는 벽화다.
가운데에 있는 사람이 무기를 들고 있다.
검은 짐승이 쓰러져 주위 사람들이 기뻐하는 듯하다…….]
-롱카 양식 벽화
[꽤 오래되어 보이는 벽화다.
많은 사람들이 왕좌에 앉은 인물을 알현하고 있다…….]
-훼손된 벽화
조금 오래되어 보이는 벽화다.
소용돌이치는 어둠과 대치하는 몇 명의 사람이 그려져 있는데,
가운데 부분이 무참하게 긁혔다…….
아르버트
각기 다른 시대의 영웅을 그린 거라더군.
신화 시대, 롱카 시대…… 그리고…….
옛날, 내가 살아 있던 시절.
이 동굴에 틀어박혀서 벽화를 연구하던 녀석이 있었다.
녀석한테 몇 가지 의뢰를 받았는데,
짐승을 처치하거나 식재료를 구해다 달라는 거였지……
특이한 녀석이었지만 금방 친해졌다.
녀석 말로는, 이름도 모를 아주 예전 시대에
누군가가 제일 처음 그렸을 거라더군.
자신들을 이끄는 영웅의 그림을.
그 뒤로 오랜 세월이 흘러
롱카 시대에 그 그림을 발견한 누군가가
그 옆에 자신들의 영웅을 그렸다는 거야.
'그러니까 너희가 언젠가
세상에 이름을 떨치는 영웅이 되면
그 모습을 이 옆에 그려야겠어!'
그렇게 말하고는 활짝 웃더군.
잔심부름만 잔뜩 시키면서 농담도 지나치다 싶었는데.
저건…… 아마 나와 내 동료들의 모습일 거다.
녀석이 정말로 그렸을 줄이야…….
'빛의 범람' 이전이었을까…… 이후였을까…….
지운 흔적도 차라리 그 녀석이 한 거면 좋겠어.
그게 더…….
너의 싸움은 미래에 어떻게 전해질까?
야슈톨라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 제 작업은 끝났어요.
어서 철수하죠.
……왜 그러죠?
어쨌든 여길 나가야 해요.
밖에서 산크레드와 합류하도록 해요.
산크레드
너희도 무사했구나.
……그렇다면 내 유인 작전이 조금은 도움이 되었나 보군.
야슈톨라
이 근처까지 왔으니 이제 괜찮아요.
두 분 덕분에 무사히 필요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어요.
……아, 벽화 쪽은 어땠나요?
뭔가 흥미로운 그림이 있었나요?
영웅의 초상……?
신화 시대와 롱카 시대와 범람 직전의…….
놀라워요…… 이런 종류의 일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관찰력을 갖고 있군요.
박물진열관 같은 곳에서 역사를 공부하고 왔나요?
아무튼 지금 당장 활용할 만한 지식은 아닐지라도
당신이 꼭 봐야하는 그림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어둠의 전사'라는 새로운 영웅이 되려는 사람이니까요.
질문과 대답
야슈톨라
그럼 여기서 오래 머무는 것도 위험할 테니
똬리가지 마을로 돌아가도록 하죠.
도와줘서 고마워요.
저는 돌아가면 바로 석판 해독을 계속할 테니
두 사람은 좀 쉬도록 해요.
루나르에게 말하면 식사와 잘 곳을
친절하게 안내해 줄 거예요.
그럼 나중에…… 반드시 좋은 소식을 갖고 갈게요.
민필리아
리오넬 씨, 어서 오세요……!
다들 무사하셔서 다행이에요.
그, 그런데…… 저…… 옛날에 산크레드를
찾아오는 여자들이 그렇게 많았다는데 그게 사실인가요……?
위리앙제가 "그도 많이 데었을 겁니다"라고 하던데…….
산크레드
이 녀석의 상처는 위리앙제가 완벽하게 치료했다는군.
그런데…… 치료하면서 대체 무슨 얘기를 한 거지……?
야슈톨라
당신은 루나르와 얘기하고 나서 잠시 쉬고 있어요.
괜찮아요, '대화의 비석'에서 얻은 지식이 있으니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진 않을 거예요.
위리앙제
맺어진 서약에서 무사히 귀환하셔서 다행입니다.
그럼 곧바로 석판 해독을 다시 시작해야겠군요.
루나르
아앗, 당신도 무사히 돌아왔구나!?
나 참, 말도 없이 맺어진 서약에 갔다고 해서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나무동굴의 경비원한테 그 얘길 듣고
정말 많이 걱정했다니까.
그런데 누님은 돌아오자마자 방에 틀어박혀 있고…….
휴우…… 뭐, 누님은 늘 그러긴 하지만.
무사하니까 됐다고 치자.
자, 당신들도 무사히 돌아왔고,
순찰을 떠난 동료들도 곧 돌아올 때가 되었네.
식사 준비를 할 테니까 모닥불 근처에서 기다려 줘.
자~ 오늘은 뭘 만들어 볼까.
요리는 도사가 하는 일은 아니지만
난 아주 좋아해.
루나르
오늘은 숲이 소란스럽군…….
순찰을 담당하는 녀석들도 좀 늦을 거라더군.
식사는 다 준비되었는데…….
어쩔 수 없지, 우리 먼저 먹기로 하자.
미안하지만 누님과 다른 사람들을 불러 줄래?
야슈톨라
얼버무리려 하지 말아요.
그 사람에 대해, 당신은 이미 눈치채고 있잖아요!
그 사람은 '빛의 가호'를 지니고 있어서
대죄식자를 쓰러뜨려도 죄식자로 변하지 않는다고…….
전 분명히 그렇게 들었어요.
하지만, 그렇다면 그 끔찍한 에테르 상태는 뭐죠?
도무지…… 무사한 걸로 보이진 않던데요.
……이건 제 추측이지만,
대죄식자가 방출하는 빛은
'빛의 가호'와 상쇄되는 게 아닌 거죠?
그 사람의 몸 안에…… 가호를 받은 몸 안에 봉인될 뿐이죠.
아닌가요?
위리앙제
……최종적인 대처에 대해서는 생각이 있습니다.
다만, 그걸 지금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야슈톨라
당신의 완고함에는 두손 두발 다 들겠군요.
상황이 이런 데도 우리에게 말할 수 없다고요?
위리앙제,
당신이 나쁜 짓을 할 거라는 생각은 안 해요.
하지만 너무 숨기기만 하면
지금까지처럼 당신을 믿어주기는 힘들어요.
……사실 말이죠.
당신과 동시에 소환된 저는 계속 위화감을 느꼈어요.
이 모든 일의 발단이 된, 당신이 봤다는 제8재해의 광경……
정말로 당신이 소환될 때 본 게 맞나요?
밤의 주민으로 보이는 남자
크, 큰일이다~!
유, 율모어군이…… 쳐들어왔어!
수정공
오랜만이다.
이렇게 직접 만나는 건 네 취임식 이후인가.
부쩍 더 거대해졌군.
바우스리
으음…… 수정공…….
내 앞에서 잘도 그런 태도를 보이는구나.
네 도시가 '어둠의 전사'인지 뭔지 하는 놈들의
죄식자 토벌에 가담하고 있다는군.
그것도 모자라 내 군대까지 엉망으로 만들었다지?
……대체 어쩔 셈이냐?
수정공
의도를 물어보고 싶은 건 나다, 돈 바우스리.
대죄식자 토벌은 우리 모두의 염원 아니었나?
실제로 레이크랜드의 사람들은 물론,
일 메그의 주민들까지 모두
되찾은 어둠을 기쁘게 맞이하고 있다.
인류가 힘들게 손에 넣은 반격의 씨앗……
넌 왜 그걸 짓밟으려 하지?
바우스리
아아, 뭘 모르네, 몰라도 한~~참 몰라, 수정공!
너희가 보고 있는 희망은 한때의 환상에 불과해!
설령 죄식자를 토벌한다고 해도 말이야.
이 세계는 이미 손쓸 수 없을 만큼 망가졌어.
남겨진 땅도, 자원도
인간이 자유롭게 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그럼, 인간들 사이에서 전쟁이 시작되겠지.
얼마 남지 않은 인류는 그때야말로 자멸할 거다!
그래서 내가 관리해 주겠다는 거야!
새로운 왕…… 아니, 신이 되어서!
인간은 나만 동경하고 내 발밑에서 꿈을 꾸지.
나는 질서, 나는 평온, 나는 인간에게 남겨진 유일무이한 행복이다!
수정공, 인간은 어리석은 존재야…… 아무리 이상적인 세계를 보여줘도
어떤 식으로든 트집을 잡고 싶어한다니까?
그런 놈들을 이끌고 가려면 겁을 좀 줄 필요가 있어.
오직 내 밑에서만 안심할 수 있고,
오직 내 밑에서만 살아갈 수 있다고 믿게 만들어야 한다고.
죄식자는 바로 그걸 위한 힘이야.
세상은 나에게 그들을 주고 군림하라고 명했어!
수정공
……그렇군.
제8재해가 일어난 후의 미래였다면
너의 찬란한 왕국은 분명 완성되었겠지.
바우스리
응? 무슨 소리냐……?
수정공
아니, 혼잣말이다.
아무튼 네 주장은 잘 알았다.
돈 바우스리.
너에겐 힘이 있으니 늘 남을 굴복시키는 입장이었겠지.
자신보다 낮은 자밖에 모른다면 그런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인류는 네 생각보다 끈기 있고 강인한 존재다.
부족한 것들을 서로 빼앗는 것이 아니라,
풍족하게 만들면 돼…….
그런 꿈이 있었기에 인간의 지혜와 기술이 발전해 온 거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이번 위기도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
그러려면 우선 죄식자부터 쓰러뜨려야 한다.
바우스리
같잖은 소리…….
사람들은 누구나 바로 눈앞의 행복을 원해.
100년, 1000년 뒤에 만들어질 낙원에 무슨 가치가 있단 말이냐.
수정공
……그래도 나는 지켜봐 왔다.
자신은 이룰 수 없는 희망을 향해
피와 눈물을 흘리며 누군가의 뒤를 밀어주는 사람을.
자신에게 맡겨진 무거운 책임에 괴로워하고,
계속되는 이별에 눈물을 흘리면서도
그 의미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을.
세계는 그렇게 이어져 왔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믿음을 가지고……
눈앞의 굴레를 끊는 일에 내 한목숨 바칠 수 있어.
바우스리
……그러니까, 죄식자 토벌에 계속 가담하시겠다?
수정공
그래, 난 기대하고 있거든.
미래로 향하는 길이 열리고,
모두가…… 그리고 그가 발을 내딛는 그 순간을.
바우스리
하아…… 참 나…….
뭐 새삼스럽지도 않은 답변이야!
너희들은 정말이지 멍청해도 너~~~~무 멍청해!
이 회담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이미 내 군대는 빛이 남아 있는 각 지역으로 출발했다.
남아 있는 대죄식자를 지키기 위해……
그리고 그들을 노리는 반역자의 뿌리를 뽑기 위해서 말이야!
내가 널 부른 것도 대화를 위해서가 아니야……
꼭두각시 인형으로 만들기 위해서지!
엇…… 사라졌어!?
가짜였어……!?
개나 소나 다 날 바보 취급하다니……!?
란지트
네놈들이 '밤의 주민' 대표냐.
야슈톨라
네, 일단 저에게 말씀하시죠.
그런데……
당신들, 우리 순찰꾼에게 손을 댔군요.
원만한 대화를 원한다면 먼저 그 아이를 돌려보내세요.
란지트
내 용건을 전달하는 게 먼저다.
얌전히 듣는 게 좋을 거다.
나의 주군, 돈 바우스리의 명을 받들어,
지금 이 순간부터 이 숲은 율모어에서 관리한다.
앞으로는 우리의 지시를 따르도록.
야슈톨라
상당히 억지스럽군요…….
……함께 온 걸 보니
'늘어둠의 총아'는 그 통보를 받아들였나 봐요?
란지트
이 녀석들과는 나의 주군께서 사전에 밀약을 맺었다.
허나, 네놈들 '밤의 주민'은 지금까지 몇 번이나
율모어의 보호를 거절했지.
언제 반기를 들지 모를 위험한 존재란 뜻이다.
이에 따라 나의 주군은 이 숲을 관리하는데 있어
이쪽 일파를 협력자로 인정하고, 주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늘어둠의 총아 지도자
돈 바우스리는 약속했어…….
율모어의 관리하에서는 오직 우리 '늘어둠의 총아'만
정당한 일파로 인정하겠노라고!
듣자 하니 레이크랜드와 일 메그에
어둠의 전사님이 강림하셨다면서?
그분이 왜 여길 제일 먼저 오지 않은 줄 알아?
다 너희 '밤의 주민'이 퍼뜨린 미적지근한 신앙 때문이라고!
야슈톨라
우리를 증오하는 마음에 저들 편에 섰나 보군요…….
율모어와 손을 잡으면 어둠은 멀어지기만 할 텐데요.
란지트
지금부터 몇 시간 유예를 주겠다.
'밤의 주민' 중에 율모어를 따를 자가 있다면
'맺어진 서약'으로 오거라.
루나르
'늘어둠의 총아'의 거점으로 오라고!?
우리한테, 기도를 그만두란 소리야……!?
늘어둠의 총아 지도자
너희 기도는 어차피 어디에도 닿지 않았어!
이제부턴 우리가 올바른 기도법을 가르쳐주겠다.
야슈톨라
……가지 않는 사람은요?
란지트
충고는 했다.
말을 듣지 않는 자는 반역의 의사가 있다고 판단해 처단한다.
야슈톨라
……안에서 얘기해요.
우선 부상자부터 돌보고요.
민필리아
저희가 더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요……?
그 순찰꾼도 그렇고 똬리가지 마을분들도
모두 구할 수 있는 그런 일이……!
산크레드
율모어도 수단을 가리지 않기 시작했군…….
골치 아픈 상황이지만 우리가 이미 이 숲에 잠입해 있으니
다행이야. 방법은 분명 있을 거다.
위리앙제
리오넬 님…….
그 순찰꾼 청년은 무사히 옮겼지만
아직도 위험한 상태라고 합니다.
그 청년의 목숨이 위태로운 건 '늘어둠의 총아'가 만든
비장의 독극물 때문입니다.
치유마법으로는 정화하기 어려운 물질이죠…….
지금 도사들을 중심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합니다만,
상황이 좋지 않다고…… 방금 그분이 알려 주고 가셨습니다.
우리는 그저 마음을 가라앉히고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물뱀의 호수
위리앙제
……어떻게 됐습니까?
야슈톨라
이곳으로 옮겼을 때는 이미 온몸에 독이 퍼져 있었어요.
고통을 덜어 줄 수는 있지만 목숨을 유지하기는…….
루나르
그런 표정 짓지 마…….
당신들도 그렇고 똬리가지 마을 주민들도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처해 줬어…….
'늘어둠의 총아'가 쓰는 독은 100종류가 넘는다고 들었어.
설령 더 빨리 치료를 시작했다고 해도
효과가 있는 해독법을 찾기는 어려웠을 거야.
산크레드
……다른 주민들은 어때?
루나르
물론 분개하고 있지…… 그리고 두려워하고 있어.
'늘어둠의 총아'의 배후에 율모어가 붙었으니
침착하라고 해도 소용없는 상황이야.
지금부터 모두를 불러 상대의 요구에 대해
차분히 이야기를 나눠 볼 생각이지만…….
……누님.
지금 당장 이 분들을 데리고
이 숲을 떠나는 게 좋겠어.
우리는 대부분 마지막 순간까지 신앙을 버리지 않을 거야.
하지만 그렇다고 당신들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는 없어.
다들 이뤄야 할 사명이 있다고 했지?
그렇다면 지금은 도망쳐야 할 때라고……!
야슈톨라
……도망치라고요?
그럴 필요 없어요.
기다리던 동료들이 왔으니
오히려 지금은 공격해야 할 때예요.
율모어군의 목적이 이 땅에 있는 대죄식자를
쓰러뜨리지 못하게 막는 거라면
먼저 토벌해버리면 그만이에요…….
러면 그들도 라케티카 대삼림에
귀중한 병력을 주둔시킬 이유가
없어지지 않겠어요?
산크레드
맞는 말이지만…….
그렇게 단언하는 걸 보니 너, 혹시…….
야슈톨라
네, 마침 아슬아슬하게 석판 해독이 끝났어요.
이제 그 내용을 따르기만 하면
동쪽 숲으로 들어가기 위한 준비도 할 수 있을 거예요.
……다들 어때요?
좀 서둘러야 되겠지만 돌진할 용기와 힘이 있나요?
위리앙제
운명에 대항할지 아니면 받아들일지…….
어느 쪽을 선택하든 도망칠 곳이 없다면
우리의 답은 자연스럽게 나오겠지요.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당장 대죄식자를 쓰러뜨리러 가자!
'밤의 주민'을 위해 해내겠어
이미 '반역자의 일원'이잖아……?
야슈톨라
……이렇게 됐으니 우린 잠깐 다녀올게요.
당신도 도사니까 정신 바짝 차리고 힘내요.
루나르
저, 정말 막무가내라니까…….
하지만 다들 그렇게 말한다면…… 믿을게.
우리는 다 함께 힘을 모아서 끝까지 버텨 내겠어.
그동안 누님 밑에서 허투루 훈련한 건 아니거든.
야슈톨라
그럼 신속하게 움직이도록 하죠.
그 석판에 따르면 롱카의 동맹자임을 증명하려면
숨겨진 인장이 필요하다더군요.
그러려면 물속에 잠긴 롱카의 유적에서
간단한 수수께끼를 풀어야 하는데……
물속에서도 호흡이 가능한 당신의 힘을 빌릴 수 있을까요?
고마워요…… 그럼 곧바로
서쪽에 있는 '투시 메키타 호수'로 가도록 하죠.
자세한 건 그쪽에 가서 설명할게요.
산크레드
그럼 우리는 똬리가지 마을에 남아서
방어 태세를 견고하게 할 수 있도록 돕겠어.
조금이라도 피해를 줄일 수 있게.
루나르
고마워. 잘 부탁할게.
루나르
당신들은 당신들이 생각하는 대로 해.
우리도 우리의 기도를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할 거야.
그리고…… 부디 누님을 잘 부탁한다.
강한 사람이지만…… 강한 사람이니까
분명 같이 나아갈 동료가 필요할 거야.
야슈톨라
자…… 이 호수의 바닥에는
롱카의 유적이 몇 군데 있어요.
우리의 목적은 그곳에 숨겨져 있다는
'롱카 인장'을 찾는 거예요.
방법은 석판에서 해독했어요.
동물의 모습을 본뜬 3개의 석상을 바른 순서대로 만지면
인장이 보관된 보물고의 문이 열릴 거라고 해요…….
문제는 이 '바른 순서'라는 부분이에요.
고대 롱카 문명의 중심 사상은 자연과의 공생이었어요.
그래서 다양한 동물을 '영물'로 섬기고 있었죠.
이 사상을 바르게 이해하고 있다는 걸
순서대로 동물 석상을 만져서 증명하는 셈이에요…….
그것이 보물고 문을 여는 조건이고요.
이제 해독 결과로 알게 된
영물에 관한 정보를 공유할게요.
"그대여, 물뱀을 가장 먼저 받들라.
그 힘은 대립 끝에 따르며 나라를 일구는 초석이 되리라."
롱카의 선조는 숲의 주인인 뱀을 다스려서 나라를 일으켰대요.
"그대여, 원숭이를 두 번째로 받들라.
그 혼은 자신을 갈고닦고자 나라를 높이 들어 올리리라."
자리 다툼을 하는 원숭이의 모습을 경쟁을 통한 발전에 비유했군요.
"그대여, 늑대개를 세 번째로 받들라.
무리지었으나 한몸처럼 움직여 나라를 평온케 하리라."
개의 사회성을 본받아 평화를 유지하자는 뜻일까요?
이제 석상의 종류와 만질 순서가 짐작되나요?
자, 수고스럽겠지만 물속 탐색은 믿고 맡길게요.
해독 결과를 확인하고 싶나요?
영물에 관한 정보를 알려 드릴게요…….
"그대여, 물뱀을 가장 먼저 받들라.
그 힘은 대립 끝에 따르며 나라를 일구는 초석이 되리라."
롱카의 선조는 숲의 주인인 뱀을 다스려서 나라를 일으켰대요.
"그대여, 원숭이를 두 번째로 받들라.
그 혼은 자신의 연찬을 구하며 나라를 높이 들어 올리리라."
자리 다툼을 하는 원숭이의 모습을 경쟁을 통한 발전에 비유했군요.
"그대여, 늑대개를 세 번째로 받들라.
그 무리는 하나의 몸처럼 움직여 나라를 평온케 하리라."
개의 사회성을 본받아 평화를 유지하자는 뜻일까요?
이제 석상의 종류와 만질 순서가 짐작되나요?
자, 수고스럽겠지만 물속 탐색은 믿고 맡길게요.
['물뱀'을 본뜬 석상이 있다…….
'생사를 관장하는 수호자'라고 새겨져 있다.
이 석상을 만지시겠습니까?]
[어디선가 뭔가 움직인 듯하다…….]
['고양이'를 본뜬 석상이 있다…….
'자유를 관장하는 방랑자'라고 새겨져 있다.
이 석상을 만지시겠습니까?]
['원숭이'를 본뜬 석상이 있다…….
'연찬을 관장하는 도전자'라고 새겨져 있다.
이 석상을 만지시겠습니까?]
[어디선가 뭔가 움직인 듯하다…….]
['앵무새'를 본뜬 석상이 있다…….
'언어를 관장하는 이야기꾼'이라고 새겨져 있다.
이 석상을 만지시겠습니까?]
['늑대개'를 본뜬 석상이 있다…….
'공생을 관장하는 협력자'라고 새겨져 있다.
이 석상을 만지시겠습니까?]
[어디선가 뭔가 움직인 듯하다…….
소리가 난 방향을 조사해서 '롱카 인장'을 찾아보자.]
[문이 열려 있고 받침대에 메달처럼 생긴 유물이 놓여 있다.
이것이 '롱카 인장'인 듯하다…….
야슈톨라에게 가져가 보자.]
야슈톨라
어때요, 찾았나요?
-롱카 인장: 올빼미의 모습을 본뜬 롱카 인장.
이건…… 롱카의 황제와 깊은 관련이 있는
올빼미 의장이 새겨져 있군요…….
우리가 찾던 '롱카 인장'이 맞아요……!
훌륭해요, 리오넬…….
당신은 보물 사냥꾼의 재능까지 있군요?
익스 마야 숲
야슈톨라
당신 덕분에 지금까지는 순조롭게 왔어요.
이제 이 '롱카 인장'을 갖고
익스 마야 숲으로 가도록 하죠.
저는 먼저 돌아가서 산크레드에게 설명하고 있을게요.
당신은 헤엄치느라 지쳤을 테니 피로를 풀고 오세요……
똬리가지 마을의 동쪽으로 이어지는 동굴에서 만나요.
민필리아
정말로 롱카 인장이 있었군요……!
저희도 출발 준비는 끝났어요.
산크레드
똬리가지 마을 녀석들에게
그들이 평소에 쓰던 함정을 응용하는 법을 가르쳐 줬어.
하지만 위험한 독을 사용하는 '늘어둠의 총아'와
율모어군이 같이 쳐들어온다면 오래 버티진 못할 거다.
……서두르자.
위리앙제
누군가의 불행은 다른 누군가의 행복이라지만……
이 인장이 남아 있다는 건 롱카 황제가
지원을 받지 못했다는 증거겠군요.
그렇게 나라가 무너지고 그 유적을 숲이 삼켰기에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으니…….
왠지 운명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야슈톨라
다 모였군요…….
평소에는 동쪽 숲에 장벽을 쳐 두는데
도사들에게 부탁해서 풀어 달라고 했어요.
우리는 여기서 대죄식자가 숨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익스 마야 숲으로 들어갈 거예요…….
예전에 제가 들어가려고 시도했을 때는
롱카의 수호자에게 금방 발각됐어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아요…….
인장이 있다고는 해도 주위를 잘 둘러보고
경계하면서 숲속으로 들어가도록 해요.
……대죄식자를 찾아내어 쓰러뜨리고
반드시 모두 함께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기로 해요.
야슈톨라
나타났군요……!
활을 지닌 수호자
외부에서 온 침입자여!
이곳은 아무나 들어오는 곳이 아니다.
당장 여기서 나가라!
야슈톨라
으앗, 잠깐만요……!
잠깐 기다리라고 했잖아요!
지팡이를 지닌 수호자
언니, 저건……!
야슈톨라
롱카의…… 황제의 서신을 해독해서 구했어요……!
우리는 롱카의 동맹이에요……!
창을 지닌 수호자
굉장해, 언니!
이거 좀 진짜 같은데~?
지팡이를 지닌 수호자
와아~!
그렇다면 아직 늦지 않은 걸까요~?
활을 지닌 수호자
아무래도…… 그런 것 같군.
롱카의 인장을 가진 자여!
그 인장을 자세히 확인해보겠다.
발 아래의 파란색 꽃을 따라오면 우리의 마을이 나타날 것이다.
그곳에서 너희를 기다리겠다.
창을 지닌 수호자
잘 찾아와~ 그럼 이따 보자~!
야슈톨라
참 나…….
이야기만이라도 먼저 들어봐도 되지 않나요…….
그래도 대화할 기회는 마련했군요.
일단 시킨 대로 가 보죠.
창을 지닌 수호자
오! 왔다, 왔어!
길을 잃어버리지 않고 잘 찾아왔네~!
지팡이를 지닌 수호자
으아아…… 진짜 '바깥 사람'이군요……!
아, 아, 안녕하세요……!
활을 지닌 수호자
어서 와…….
그럼 아까 그 인장부터
확인했으면 하는데.
야슈톨라
네, 좋아요.
롱카 유적에서
황제의 서신을 해독해서 얻은 거예요.
활을 지닌 수호자
……흐음, 우리가 전해 들은 인장의 형태와 일치해.
무게도 롱카의 금과 비슷하군……
가짜는 아닌 것 같다.
너희를 롱카의 동맹자로 인정하겠다.
정말 잘 와 줬어…….
우리 수호자들은 3천 년 동안 이때를 기다렸다.
아르메
나는 이곳 '파노브 마을'의 수장인 아르메라고 한다.
위메
난 위메!
아르메 언니의 동생이야!
샤이메
저는 셋째 샤이메라고 해요.
여러분이 늦지 않게 와 주셔서 다행이에요.
야슈톨라
늦지 않게 왔다고요……?
아르메
그래…… 절박한 사정이 있거든…….
그쪽도 이제 와서 우리의 숲을 찾아온 이유가 있겠지?
괜찮다면 안에서 이야기하지 않겠나?
드디어 찾아온 롱카의 동맹자들이여……
'파노브 마을'에 온 너희들을 환영하는 바이다.
위메
그럼 안으로 안내할게!
바닥이 오래되어서 이끼가 좀 끼어 있으니까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