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죄식자
수정공
셋 다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이다.
제1세계가 직면한 상황을 직접 눈으로 보고
이해했을 것이라 생각하네.
알리제
그래,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왔어…….
'빛의 범람'을 피할 수 있었던 건 극히 일부 지역뿐이었고,
그나마도 그곳 사람들은 계속 죄식자의 위협을 받고 있어.
수정공
그래…….
그들을 없앤다는 건 터무니없는 이야기처럼 들리겠지.
하지만 인류는 수많은 희생을 치른 끝에
한 가지 가능성을 발견해냈다.
바로 죄식자 집단을 통솔하는 상위 개체……
즉, '대죄식자'의 수는 한정돼 있다는 걸 알아낸 거다.
개미가 여왕을 잃으면 집을 짓지 못하듯이
'대죄식자'만 쓰러뜨리면
하위 개체들은 이 일대에서 활동하는 것을 포기하겠지.
알피노
……하지만 죄식자 토벌을 율모어가 묵인할까?
돈 바우스리는
죄식자를 조종할 수 있다는 걸 최대의 무기로
현재의 통치 체제를 구축했다네.
그런데 죄식자를 토벌하고 다니는 자가 나타나면……
최악의 경우, 적으로 여길 수도 있을 걸세.
수정공
맞아.
그러니 경우에 따라서는 율모어를 견제하면서
대죄식자를 토벌해야 할 수도 있을 거다.
이것이 나……
그리고 제8재해를 막고자 하는 그대들이
당면한 현재의 목표다.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그렇게 하면 정말 재해를 막을 수 있어?
잘 이해가 안 되는군……
흠…….
잠깐 시간이 괜찮다면
세계의 통합과 재해에 대해 설명하도록 하지.
아득히 먼 옛날……
단 하나였던 세계가 14개의 세계로 갈라졌다.
그대들이 있던 '원초세계'.
그리고 여기 제1세계를 포함한 13개의 '거울 세계'로.
이 세계들은 각각 떨어져 있지만 서로를 간섭하고 있다.
특히 그 뿌리인 원초세계와 말이지.
……그러다, 어떤 거울 세계에서 특정 속성의 힘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졌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이
높아진 속성의 힘이 원초세계로 흘러들기 시작할 거다.
당연히 원초세계는 그 영향을 받게 되겠지.
그 특정 속성이 불속성이라면 큰 화재나 가뭄,
얼음속성이라면 혹독한 한파…… 이런 식으로 말이다.
이런 이상 현상이 점점 자주 일어나다가
어떤 계기로 인해 대규모 천재지변이 발생해서……
세계를 나누는 벽에 균열이 생긴다면?
원초세계를 향해 힘의 격류가 일어날 것이고,
그 기세에 힘입어 세계는 통합될 거다.
그와 동시에 거울 세계가 가진 편중된 속성이
모두 원초세계로 흘러들어가서
애초에 계기가 되었던 천재지변을 순식간에 더 키우게 될 거야.
지진에 땅속성의 힘이 더해지면 지각까지 파괴되겠지.
해일에 물속성이 더해지면 대륙마저 집어삼킬 규모가 될 테고.
이게 바로 '재해'라고 불리는 것의 정체다.
지금까지 7번의 재해를 겪으면서
7개의 거울 세계가 통합되었다…….
현재 빛에 편중되어 있는 제1세계 또한,
통합 조건을 충족시킬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볼 수 있지.
그리고 이 세계를 빛에 편중되게 만든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죄식자다.
앞서 말했던 '대죄식자'는 자신의 영역에 강력한 빛을 흩뿌린다.
'빛의 범람' 자체는 피했던 노르브란트가
밤을 잃을 만큼 빛으로 가득 차 있는 것도 '대죄식자'가 원인이다.
따라서 제1세계의 속성 균형을 정상으로 되돌리고
세계의 통합을 막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대죄식자'를 토벌해야 해.
알리제
우리는 전에 이 이야기를 들었어.
그래서 각자의 방법으로 준비를 하고 있긴 했지만…….
알피노
구체적인 성과는 아직일세.
'대죄식자'가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탓도 있지만,
특히나 어떤 특성 때문에 자네가 오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네.
라이나
말씀 중에 죄송합니다!
수정공, 긴급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죄식자가 홀민스터를 습격하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적의 숫자가 많아 마을이 전멸할 위험도 있다고 합니다……!
수정공
홀민스터를 습격한 죄식자가
크리스타리움으로 올 가능성도 있겠군.
모든 문에 경계 태세를 갖추라고 명령하도록.
자네는 현장 지시를 맡아주게.
단, 진입은 내가 도착한 후에 해야 한다고
알피노와 알리제에게도 전달하게.
라이나
네!
수정공
부디 자네도 힘을 빌려주지 않겠나?
뒷 이야기는 어쩌면 이 싸움에서 자연히 깨달을 수도 있을 테니.
수정공
그럼 우리도 어서 전투 준비를 하고 출발하자.
습격당하고 있는 '홀민스터' 마을은
레이크랜드 북쪽에 있어.
자세한 위치는 직접 안내하지.
크리스타리움을 나가면 일단 서쪽으로 직진하도록 해.
'추종자의 문'을 지나면 갈림길이 나올 테니 거기서 합류하지.
수정공
어서 와라.
이 길을 따라서 북쪽으로 올라가면
'북부 집결지'라는 위병단의 거점이 있다.
목적지인 '홀민스터'는 거기서 멀지 않아.
자, 서두르자……!
알리제
왔구나!
우리도 들어가자!
알피노
일단 지시받은 대로 진입하지 않고 기다렸네만…….
라이나: 협력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수정공
이 앞에 펼쳐진 숲을 통과하면 '홀민스터'다.
크리스타리움에서 거리는 약간 떨어져 있지만
같은 지역의 마을로서 협력 관계를 맺고 있지.
어떤 상황이지?
라이나
최근에는 거의 드물었던 대규모 습격입니다.
위병단을 최대한 투입했지만
구출한 주민은 절반도 안 됩니다…….
저 정도 수의 죄식자를 거느리고 있는 걸 보면
그 중심에 '대죄식자'가 하나 있다고 봐야 할 듯합니다.
알리제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토벌할 기회라는 뜻이기도 하지만.
라이나
토벌이라뇨? 당치도 않습니다!
'대죄식자'를 쓰러뜨리면 어떻게 되는지 모르십니까?
놈들은 다른 죄식자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방대한 빛의 힘을 갖고 있습니다.
쓰러뜨리면 그 힘이 한꺼번에 해방되어……
근처에 있는 다른 생물을 새로운 '대죄식자'로 만듭니다.
수정공
그 점에 대해서는 생각이 있다.
'대죄식자'는 우리가 상대하도록 해다오.
위병단은 계속해서 생존자를 구출하도록.
한 명이라도 더 많이 구해야 한다.
라이나
하, 하지만……!
……아닙니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저도 함께 가게 해 주세요.
위병단의 수장으로서 여러분만 보낼 수는 없습니다.
수정공
알겠다.
그럼 대죄식자 쪽으로 갈 사람은
나와 알피노, 알리제, 라이나 그리고…….
든든하군.
……그럼 '홀민스터'로 진입하자!
대죄식자를 발견하면 주저하지 말고 쓰러뜨려!
['주요 퀘스트: 칠흑의 반역자'에서 방문하게 되는
일반 던전은 동료 NPC와 함께 공략할 수 있습니다.
동료 NPC와 공략할 경우에는
진입 지점 부근에 있는 동료들에게 말을 걸고
'파티를 편성하여 진입'을 선택해 편성 및 참가 신청을 하십시오!
파티를 편성할 때에는
임무 찾기를 이용할 때와 마찬가지로
역할을 갖춰 파티를 구성해야 합니다.
물론 예전처럼 플레이어끼리 파티를 맺거나
임무 찾기를 이용해 공략할 수도 있습니다.]
수정공
전투 중에는 그대가 지시를 내려주게.
나름대로 오랜 세월 살다 보니,
비록 잘하진 못해도 역할을 주면 어느 정도 해낼 순 있다.
마법을 사용한 치유나 공격은 물론,
마력을 검과 방패로 바꾸어 수비에 중점을 둘 수도 있지.
라이나
대죄식자를 상대할 대책이란 게 정말 있기는 할까요…….
수정공이 거짓말을 할 리는 없겠지만
무슨 일이 생기면 제가 가차 없이 여러분을 대피시킬 겁니다.
이래 봬도 위병단의 단장입니다.
이 무기도, 무예도 겉보기처럼 가볍지 않습니다.
알리제
대죄식자의 대규모 사냥이 시작된 것과
죄식자가 동료를 늘리기 위해 아므 아랭까지 왔던 것은……
어쩌면 관계가 있을지도 몰라.
어쨌든 드디어 우두머리와 싸울 수 있다니
지금까지 갈고닦은 적마법을 발휘해주지!
알피노
대죄식자를 쓰러뜨려도 새로운 대죄식자가 생겨난다네.
그게 아까 성견의 방에서 의논하려던 문제일세.
수정공이 아무리 면밀하게 대책을 세웠다 해도
위험은 있을 걸세…… 그래도 나는 믿고 가 보려 하네.
치유나 보조라면 내게 맡기게!
[홀민스터 공략]
라이나
이런……! 대죄식자가 빛을 뿜기 시작했습니다……!
라이나: 저 빛에 닿아서는 안 됩니다.
수정공, 역시 후퇴해야……!
수정공
아니, 그럴 필요는 없다.
물론 대죄식자를 죽이면 방대한 빛이 방출되지.
그 빛은 새로운 대죄식자를 낳고……
인류는 지난 100년 동안 제대로 반격조차 하지 못했다.
하지만……
유일하게 그것을 상쇄할 수 있는 힘이 있다.
바로 '빛의 가호'라 불리는 힘.
그래서 나는 그를 이 땅에 소환한 것이다……!
보라!
대죄식자가 내뿜던 빛,
그로 인해 변했던 세계가 지금, 돌아오고 있다……!
모렌
어두운 하늘 바다…….
어둠의 전사가 나타난 거야……!
라이나
너무나 아름다워…… 이건 대체…….
알피노
진정한 밤하늘이라네…….
원래 있어야 했던 어둠이 비로소 돌아온 거지.
라이나
당신들은 정체가 뭐죠?
대죄식자를 쓰러뜨리고, 그 빛을 받고도 괜찮다니……
게다가 이 하늘은…… 마치 전설 속의……!
수정공…………?
수정공
저 너머에서 온 영웅이여.
나는 아주 오랜 세월 동안 기다려왔다.
빛의 가호를 받아,
죄식자를 멸할 수 있는…… 그대를.
레이크랜드의 대죄식자가 방금 그대 손에 쓰러졌고
본디 있어야 할 어둠이 돌아와 이 땅에 진정한 밤이 찾아왔다.
힘을 잃은 죄식자는 더 이상
어둠이 돌아온 이 땅에 뿌리를 내릴 수 없을 테지.
하지만……
밤을 되찾은 건 아마도 이 일대뿐.
여전히 대죄식자는 각지에서 몸을 숨긴 채
빛으로 뒤덮인 하늘 아래서 생명을 먹어치우려 하고 있다.
나는, 멸망하리라 정해진 이 운명을 거역하고 싶은 거다.
최대이자…… 최후의 저항을……!
그렇게 해서 결국 그쪽 세계도 구할 수 있다 하더라도
강제로 그대들을 소환한 건 이런 내 이기심에서 비롯된 일.
이 무례는 언젠가 반드시……
나의 힘과 목숨, 그 모든 것을 바쳐서 갚겠다.
그러니 지금은……!
우리에게 힘을……!
죄식자를 쓰러뜨리고 이 세계에 어둠을 되찾아 다오……!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원한다면 어둠의 전사가 되겠다
재미있는 싸움이 되겠군!
지금은 그 방법밖에 없으니 어쩔 수 없지
수정공
아아……!
고맙다…………!
알리제
그런데
당신은 왜 이렇게까지 싸우는 거야?
우리를 소환하는 것도 상당히 힘들었을 텐데.
수정공
물론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
크리스타리움의 주민이 평화로운 미래를 누렸으면 해서다.
알리제
그건 부정하지 않지만……
당신이 크리스탈 타워를 소환했을 때는
아직 도시가 생기기 전이었잖아?
그런 생각을 하게 된 첫 계기가 뭐였는지 궁금해서 그래.
수정공
……구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의 미래가 계속될 수 있다면……
세계 하나쯤이야 얼마든지 구해 낼 것이다.
뜻밖인가?
미안하지만 더 이상은 묻지 말아 주었으면 좋겠군.
나는 이렇게 보여도 꽤 오래 살았어.
나 자신을 설명하는 단어 하나 하나의 무게가
이제는 너무나 커진 나머지 그저 가슴이 메여온다.
알리제
……알았어.
꼬치꼬치 캐물어서 미안해.
알피노
우리도 계속해서 함께 싸우겠네.
먼 곳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죄식자를 쓰러뜨리세!
수정공
그럼 구조한 주민들을 데리고 돌아가도록 하지.
라이나
마치 하늘이 더 높아진 것 같은 기분마저 듭니다.
계속 바라보고 싶지만 일단 저들부터 치료하고 이송하겠습니다.
알리제
이제 일단락된 거지?
그럼…….
알피노
레이크랜드도 이렇게 보니 느낌이 다르군.
수정공
수고했다.
그리고 고맙다…… 리오넬.
그대 덕분에 사람들이 목숨을 구했고, 이렇게 하늘도 돌아왔다.
이제 겨우 한 걸음 뗀 것이지만 아주 큰 한 걸음이야.
……그래, 정말로!
[앞으로는 '임무 정보'에서 '트러스트'를 선택하면
동료 NPC를 데리고 이미 공략을 완료한 던전에 재도전할 수 있습니다.]
어둠의 전사
수정공
자, 앞으로의 일에 대해서 말인데…….
라이나
먼저 구조되었던 홀민스터의 주민들은
모두 무사히 크리스타리움으로 이송되었다고 합니다.
치료와 수용 준비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들 무엇보다도 하늘의 변화를
무척이나 궁금해 하고 있다고 합니다.
전설 속 '어둠의 전사'가 나타난 건 아닐까 하면서요…….
수정공
……그럴 만도 하지.
리오넬, 한 가지 제안할 것이 있는데……
그대가 바로 그 '어둠의 전사'라는 사실을
당분간 비밀로 해 주면 안 될까?
레이크랜드의 하늘에서 빛이 걷힌 것은
너무나도 큰 변화야.
사람들은 흥분과 당혹스러움에 휩싸여 있을 거다.
그런 와중에 장본인인 '어둠의 전사'가 나타나면…….
주민들을 못 믿는 건 아니지만,
좋든 나쁘든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어.
알피노
나도 수정공과 같은 생각일세.
이 사태로 인해 앞으로 율모어가 움직일 가능성이 있네.
그들의 반응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공공연하게 나서지 않는 게 좋을 것 같군.
수정공
미안하다…….
하지만 사람들이 기뻐하는 건 그대가 세운 큰 공 덕분이야.
언젠가 이름을 밝히는 그날까지 그걸 잊지 말기를.
라이나도 미안하지만 입단속을 부탁한다.
주민들에게는 '죄식자에 대항하는 자가 나타났고,
그자는 대죄식자를 쓰러뜨리고 떠났다'라고 전할 생각이다.
라이나
알겠습니다.
수정공의 비밀주의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니까요.
평소처럼 말하지도, 묻지도 않겠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말씀해 주십시오.
여러분의 진짜 정체를.
수정공
그럼 난 먼저 크리스타리움으로 돌아가서
주민들에게 설명을 하겠다.
당분간은 계속 그 일을 하게 될 것 같으니
그대들은 돌아가서 휴식을 취하도록 해.
……오늘 밤은 창문을 가리지 않아도 어둡고 평온한 밤이 되겠지.
라이나
저는 여기에 머물 예정입니다.
홀민스터의 나머지 주민들을 이송할 수 있도록
지시를 내려야 하니까요.
그래서 말인데, 저…… 많이 지치셨을 텐데 죄송하지만
거주관으로 돌아가신다면 얘기를 좀 전해 주시겠습니까?
우주의 화음 시장 조합장인 '브라기'에게
부상자가 많으니 시장에 나와 있는 약까지 모두
의료관으로 보내 달라고…… 말입니다.
알피노
그럼 수정공과 시간 간격을 좀 둬야 하니
우리는 천천히 크리스타리움으로 돌아가도록 하세.
알리제
미안, 나도 남을게.
그냥…… 다시 한번 홀민스터를 보고 올까 해.
알피노
하지만 알리제…….
마을 안은 이미 샅샅이 돌아다녔어.
너도 쉴 때는 쉬어야지.
알리제
……난 알아버렸단 말이야.
우리와 싸운 죄식자 중에 낯익은 얼굴이 있었다는 걸.
아무튼 그러니까 나 좀 혼자 내버려 둬.
리오넬, 이번에는 당신도 따라오면 화낼 거야!
……휴식을 취한 뒤, 나중에 다시 만나자.
그때는 평소의 나로 돌아가 있을게.
알피노
……그럼 우리만이라도 돌아가세나.
라이나
죄송하지만 거주관으로 돌아가실 때,
브라기에게 제 말을 전해 주세요.
알피노
그래, 보아하니
크리스타리움에 큰 혼란은 일어나지 않은 듯하군.
수정공이 잘 설명했겠지.
그런데…… 후후, 다들 왠지 들떠 보이는군.
이러다간 수정공이 말했던 '평온한 밤'은
불가능할지도 모르겠어.
나도 잠시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쉴 생각이네.
자네도 '브라기'에게 얘기를 전한 뒤에 쉬도록 하게.
……그럼 나중에 보세.
알리제와 자네 모두 편안한 휴식 시간이 되길 바라네.
브라기
응? 무슨 일이야……?
너도 급히 램프를 사러 왔나?
아, 라이나가 보냈군.
알았다. 반드시 그렇게 하마…….
……그나저나 라이나와 함께 있었다는 걸 보니
너도 홀민스터에 싸우러 갔었구나.
그 정도로 용맹한 자라면…… 흐음…….
이 안에 있는 '헤매는 계단 식당'이라는 주점에
얼굴을 한 번 비춰 보지 그래…….
그 가게 주인 '글리나드'가
솔깃한 얘기를 소개해 줄지도 모르거든…….
'헤매는 계단 식당'은 저 계단으로 올라가면 있어…….
떠들썩한 소리가 들리는 걸 보니 오늘도 사람이 많나 봐…….
사이엘라
어서 오세요, '헤매는 계단 식당'에 잘 오셨습니다.
저희 자랑거리는 뭐니 뭐니 해도 크리스타리움 맥주예요!
식약과의 요리사가 솜씨를 부려 만드는 요리도 맛있고요.
지오트
꿀꺽, 꿀꺽, 꿀꺽…… 푸하…….
뭐야, 내가 주문한 포도주는 아직 멀었나?
케리그
황야를 떠도는 떠돌이 죄식자 '프로네시스'…….
나 혼자서는 녀석의 어떤 '특수 능력'을 봉인할 수 없었어.
하지만 유능한 마도사가 도와준다면…….
메이 타치
점장님도 참, '밤'이 찾아온 기념이라면서
손님에게 무료로 술을 대접하지 뭐야.
어휴…… 서비스도 정도껏 해야지.
루 리크
난 떠돌이 죄식자 '안드레이아'를 노리고 있어…….
나 혼자서도 충분히 쓰러뜨릴 수 있지만
뭐, 파트너가 있어서 나쁠 건 없겠지…….
그랜슨
어디 깡다구 좋은 녀석 없나…….
글리나드
사이엘라, 2번 테이블에 맥주 추가!
3번 테이블에는 벌꿀주 두 잔이다!
사이엘라
네, 마스터!
글리나드
아, 미안하다.
너도 한잔하러 왔어?
오늘은 다 공짜니까 원하는 음료를 골라봐!
뭐……? 한잔하러 온 게 아니라
브라기에게 소개받아서 왔다고?
아하하!
이거 참, 타이밍이 좋다고 해야 하나, 나쁘다고 해야 하나!
어쨌든 여긴 100년 만에 '밤'이 찾아와서
다들 신나게 먹고 마시는 중이야!
게다가 홀민스터가 습격을 당할 때
누군가 대죄식자를 때려눕혔다잖아!
성질 급한 놈들은 '어둠의 전사'가 왔다고 떠벌리고 다녀!
사이엘라
시끄러워서 미안해요.
마스터가 좀 흥분해서…….
게다가 우리 가게 단골 중에는
죄식자를 사냥하려는 현상금 사냥꾼도 많다 보니……
어둠의 전사의 뒤를 잇겠다며 기세가 대단해요.
글리나드
너도 죄식자 놈들이
대죄식자라는 상위 개체를 따라다니는 건 알지?
죄식자 놈들은 무리를 지어 움직이거든.
이번 홀민스터 습격이 그 좋은 예야.
하지만 이런 대규모 습격이 자주 일어나지는 않는다고.
우리 일상에 더 위험한 건 '떠돌이 죄식자'야.
이유는 몰라도 가끔 무리에서 나와 행동하는 개체가 있어.
길을 가다 떡하니 마주치는 경우도 있지.
그래서 크리스타리움의 자치 조직 '수정회'에서는
떠돌이 죄식자에게 현상금을 걸었어…….
여긴 그 현상금 사냥꾼이 모이는 정보 교환의 장이기도 해.
사이엘라
특히 떠돌이 죄식자 중에서도 악명 높은 존재……
통칭 '네 사도'를 노리는 사람들은 이번 대죄식자 토벌에
큰 자극을 받은 모양이에요.
3년 전에 갑자기 나타난 '네 사도'는
글쎄, 그 대역죄인 있잖아요…… 빛의 범람을 일으킨 자들!
그들과 똑같이 생겼다지 뭐예요.
심지어 모두 대죄식자에 필적할 만한 힘을 지니고 있어서
아직까지 토벌에 성공했다는 사람이 없어요…….
거물을 노리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던 저분들 입장에서는
'어둠의 전사'가 나타난 덕에 용기가 생겼을 거예요.
자, 직접 한 번 보세요…….
저기 있는 흄족 검사,
'그랜슨' 씨는 증오 때문에 죄식자를 사냥하는 복수자예요.
목표인 사도를 쓰러뜨리기 위해 강력한 전사를 찾고 있죠.
저쪽에 있는 미스텔족 청년 '루 리크'는
어린데도 아주 통이 크고 유복한 현상금 사냥꾼이에요.
최근에 파트너와 갈라서서 새로운 파트너를 찾고 있대요…….
등에 활을 멘 남자……
'케리그' 씨도 사도를 노리는 사냥꾼 중 한 명이죠.
마법에 정통한 사람이 있으면 소개해 달라더군요.
그리고…… 땅딸막한 체형에 수염 나 있는 술꾼……
드워프족인 '지오트' 씨는 치유사를 찾고 있을 거예요.
사도를 쓰러뜨리기 위해 지혜를 얻고 싶다나 봐요…….
가만 보니까 당신도 상당한 실력자 같네요.
저 현상금 사냥꾼들과 힘을 모으면 네 사도를 쓰러뜨릴 수도……
관심이 있으면 저분들에게 말을 걸어 보세요.
글리나드
아주 좋은 생각이야.
우리 가게의 손님 중에 사도를 토벌한 영웅이 나타나면
마스터 입장에서도 자랑스러운 일이니까!
우리 단골손님들, 개성 넘치는 사람들뿐이지만,
의외로 마음이 잘 통하는 녀석이 있을지도 모르잖아?
그러다가 너도 단골이 되어 주면 나도 좋지!
사이엘라
시간이 나면 언제든지 또 오세요.
펜던트 거주관 관리인
어서 오세요, 리오넬 씨.
지금은 워낙 도시 전체가 시끌시끌해서
외출만 해도 많이 지치시죠?
방에 돌아가서 쉬시겠습니까?
알겠습니다.
밤에 대비해서 조명도 점검해 뒀으니
부디 푹 쉬시길 바랍니다.
아르버트
이번에는 너희가 '어둠의 전사'라니…….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정말 따라왔었나……
여긴 내 방인데……
미리 말했잖나.
콜루시아 섬, 아므 아랭에서 일어난 일……
대죄식자 토벌도 다 지켜봤다.
그 하얀 쌍둥이…….
분명 원초세계에서 나와 싸울 때도 있었지.
그 녀석들과 함께 다닌 지는 오래됐나?
그렇군…….
그렇다면 반드시 지키도록 해라.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나아갈수록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잃기 마련이니까.
……너 역시 수도 없이 경험했을 텐데?
과연 이번에는 무엇을 구하고 무엇을 잃게 될런지.
나는 언제부터 한탄하는 것마저 포기했던가…….
떠도는 동안 진절머리가 났었지.
동료를 잃어버린 것도…… 그 녀석들이 마지막에 남긴 의지조차
악으로 매도당하는 것도.
하얀 옷을 입은 소녀
이것이 진짜 밤하늘…….
만나러 가야만 해…… 그러면 반드시…….
제국군 천인대장
비상 사태다! 침입자를 찾아라!
에스티니앙
쳇, 비켜!
???
그쯤 해라.
그자는 나의 동지…… 제국 병사가 아니다.
가이우스
우리가 잠입한 걸 어떻게 눈치챘나 했더니
설마 또 침입자가 있을 줄이야…….
그 갑옷과 창 실력을 보니……
예전에 영웅을 전쟁터에서 구출해낸
용기사 에스티니앙인가 보군.
에스티니앙
오호라, 굉장한 정보통이시구만…….
전직 군단장쯤 되면 어디든 연줄이 있다는 게 사실인가 보군.
안 그런가, 가이우스 바일사르?
아니, '그림자 사냥꾼'이라고 불러드려야 되나?
가이우스
호오…….
그걸 알고 있는 걸 보니 역시 '새벽' 쪽에 붙은 모양이군.
에스티니앙
……원하던 바는 아니지만 말이지.
지내던 곳이 들켜서 억지로 사정을 듣게 됐거든.
그 접수원 아가씨는 어디서 스파이라도 했던 건가?
쿠루루인가 하는 여자도 기껏해야 두어 번 봤을 뿐인데
어떻게 내 에테르를 추적했는지…….
가이우스
흠, 외부인에게 의지하고 있다는 건
그 소년들이 아직 눈을 뜨지 못했단 증거…….
그 영웅은 어떻게 되었지?
에스티니앙
글쎄……? 출장 중이라더군.
그래서 내가 제국의 신무기를 없애기 위해
이렇게 끌려 나온 거고.
가이우스
신무기라…… '검은 장미'를 말하는 거라면
나의 동료가 방금 파괴했다.
하지만 여기도 정제공장 중 하나에 불과해.
제국 측도 이번엔 엄중히 경계하면서
이전보다 많은 장소에서 증산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구제 불능이지…….
그런 죽음의 무기로 쟁취한 승리에
대체 어떤 가치가 있단 말인가……!
에스티니앙
……실제로 어떤 무기지?
그 '검은 장미'라는 건.
가이우스
그 효과 때문에 '독'이라고 부르지만
본질은 마법에 가깝다.
모든 생물은 생명 에너지…… 즉, 에테르를 가지고 있지.
'검은 장미'는 그 에테르의 순환을 강제로 정지시킨다.
극소량이라도 흡입하면 신체 활동이 멈추고……
마치 독이 퍼지듯 불결한 것이 몸에 쌓여 죽음에 이르게 되지.
도시에 살포하면 아무것도 파괴하지 않고도
주민을 몰살시킬 수 있을 거다.
제국군 천인대장
에잇, 아직도 못 찾았나!
지원군을 불러라, 당장!
에스티니앙
쳇…….
더 말할 시간은 없겠군.
가이우스
용기사 에스티니앙…….
이 또한 그 소년으로 인해 맺게 된 인연이라 여기고
하나만 묻겠다.
우리는 둘 다 진실을 쫓는 자다.
그러니…… 잠시 손을 잡지 않겠나?
에스티니앙
참 나……!
왜, 나와 손 잡고 조국에 싸움이라도 걸 생각인가?
듣자 하니 아씨엔이 만든 나라였다고
황제 폐하께서 몸소 선언하신 모양이던데!
가이우스
……그 건에 대해선 나도 들었다.
전투 전 회담 자리에서 바리스 폐하가 그렇게 말씀하셨다고.
그러니 더더욱, 진실을 알기 위해
가야만 한다…….
제국 수도 '갈레말드', 마도성으로……!
초대받지 않은 손님
펜던트 거주관 관리인
아, 휴식은 충분히 취하셨나요?
외출하시려고요?
그렇다면 도시 밖으로는 나가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듣자 하니 율모어군의 비공정이 갑자기 나타나서
호숫가에 주둔하기 시작했다더군요.
지금 수정공이 '성견의 방'에서 대응을 논의 중이라는데
역시 어두운 밤이 돌아온 것에 대해 알아보러 온 걸까요?
군대까지 끌고 오다니 불길하네요…….
위병단 경비
수정공에게 볼일이 있으십니까?
제가 '성견의 방'까지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수정공
마침 잘 왔다.
벌써 소문을 들었을지도 모르지만 성가신 일이 생겼네.
이곳은 레이크랜드에 있는 래크산 성.
조금 전 이곳에 율모어군의 비공정이 나타났다.
그들의 목적은 대죄식자 토벌에 관한 조사라더군.
곧 이쪽으로 사절을 보내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알리제
이렇게 하늘에서 말끔하게 빛이 사라졌으니,
대죄식자를 쓰러뜨렸다는 걸 숨기긴 어렵겠네…….
수정공
그래. 시간 문제일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라이나
수정공,
율모어군의 사절을 모시고 왔습니다.
수정공
그래. 잠시 기다리게.
다들 이쪽으로 와주겠나.
비장의 카드는 최대한 숨겨야 하는 법이거든.
좀 답답할 수도 있겠지만 견뎌 주게.
……배니시!
들어오게.
……이거 놀랐는걸.
설마 율모어군의 대장군,
란지트 공이 직접 올 줄이야.
란지트
대답해라…….
대죄식자를 죽인 자가 이 도시의 주민인가?
수정공
흠…… 좀 성급하군.
왜 그런 질문을 하는지부터 말해주겠나?
란지트
나의 주군, 돈 바우스리께서 우려하고 계신다.
지혜 없는 자들의 충동적인 싸움으로 인해
인간과 죄식자의 관계가 악화되는 사태를.
그러니 귀공의 도시가
대죄식자를 쓰러뜨린 역적과 한패라면……
진군도 불사하겠다고
…… 명령을 내리셨다.
수정공
그렇다면
우리도 솔직히 대답할 수밖에 없겠군.
대죄식자를 쓰러뜨린 자와의 관계를 떠나,
우리는 다시 찾은 아름다운 하늘을 환영하고 있다.
만약, 너희가 그 사실을 용납할 수 없다면
이곳으로 진군해도 좋다.
하지만…….
죄 없는 크리스타리움 주민의 목숨을 모두 앗아간들,
이미 움직이기 시작한 시대의 흐름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란지트
어리석기 짝이 없군…….
아무리 죄식자를 죽여도 전쟁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터인데…….
이 세계는 이미 죽은 것이나 진배없다.
나의 주군 밑에서 평화와 기쁨을 누리다가 생을 마감하는 것이
유일한 안식임에 틀림없거늘.
……하지만 귀공의 주장은 잘 알겠다.
나의 주군께는 일단 그렇게 전하도록 하지.
귀공도 이 도시 구석구석까지 전하는 게 좋을 거다.
투항을 원하는 자가 있다면 서두르라고 말이다…….
그리고……
최근, 이 도시에 젊은 남자 화가와 조수가 오지 않았나?
수정공
글쎄…… 잘 모르겠군.
란지트
만일 이곳에 나타나면 우리에게 넘겨라.
나의 주군이 재회를 열망하고 계신다.
알리제
우리가 확실히 안 보였던 거 맞지?
저 사람, 나가기 전에 우릴 노려보지 않았어……?
수정공
유감스럽지만, 그랬을지도 모르겠군…….
율모어는 지금은 죄식자와 화합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바우스리가 원수 자리에 앉기 전에는
오히려 죄식자 토벌에 앞장서 왔었다.
란지트 장군은 그 시절부터
최강으로 칭송받던 율모어군을 통솔해왔던 무인이다.
뭔가 감이 왔을지도 모르지…….
알피노
그런 인물을 보낸 걸 보니
진군한다는 것도 단순한 협박이 아닐 수도 있겠군…….
수정공, 우리 뒤를 봐주는 건 고맙네만
크리스타리움의 주민들까지 휘말리게 된다면…….
수정공
신경 써줘서 진심으로 고맙다.
하지만 그 건에 대해선 날 믿고 맡겨주길 바라네.
율모어는 오래전부터 이 세계 전체를 지배하려고 했다.
지금 '어둠의 전사'를 그들 앞에 내놓는다고 해도
어떤 구실로든 이 도시를 진압하려 들 거다.
크리스타리움의 주민들이 그걸 모를 리 없지.
온갖 역경 속에서도 긍지 하나로 살아온 사람들이다.
이번에도 올바른 선택을 하리라 믿고 있어.
오히려 율모어군의 힘과 바우스리의 성격으로 봤을 때,
지금 당장 진군하겠다고 선언해도 이상하지 않을 텐데…….
라이나
저쪽도 당분간 시간을 벌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래크산 성을 감시하던 자에게서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율모어군이 도착한 후에 주변을 순찰하다가
어떤 사람을 붙잡아서 끌고 갔다고 합니다.
그 사람은 민필리아……
율모어에서 탈주한, 빛의 무녀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전쟁을 일으키기 전에 민필리아를 율모어로 송환하겠다는
속셈이라면 쉽사리 물러난 것도 이해가 됩니다.
란지트 장군은
'민필리아들'의 스승으로도 유명하니까요.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내가 아는 그 민필리아?
>'민필리아들'이라고……?
수정공
아, 그래……
자네는 일단 이쪽 세계의 민필리아에 대해 알아두는 게 좋겠군.
박물진열관에 있는 모렌을 찾아가서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해.
알피노와 알리제도 같이 가주겠나?
워낙 복잡한 사정이다 보니……
두 사람도 보충 설명을 해줬으면 한다.
알리제
알겠어…….
솔직히 나도 아직 '그녀'에 대해
전부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수정공
나는 그동안 이 일의 진상을 조사해 두겠네.
그리고 앞으로의 대책에 대해서도…….
너는 박물진열관으로 가도록 해.
그나저나 정말로 민필리아가 붙잡혔다면
'그'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는데…….
라이나
율모어군의 동향에 대해서는 계속 확인 중입니다.
알피노
마지막으로 민필리아를 만났던 건
'어둠의 전사'와 싸우던 때였지.
알리제
민필리아에 대해 전에 설명을 듣기는 했지만……
나도 아직 전부 이해하지는 못했어.
모렌
응? 무슨 일이신가요, 여러분?
어둠의 전사나 밤에 관한 책이라면
인기가 치솟아서 거의 대여 중입니다만…….
아, '빛의 무녀 민필리아'에 대해 알고 싶으시다고요!
네, 네! 기꺼이 도와 드리겠습니다!
저는 지금 하던 작업을 빨리 끝낼 테니까
그동안 설명에 필요한 책을 찾아서 가져와주세요.
"빛의 무녀 이야기"라는 제목의 책인데요,
아동용이긴 해도 워낙 잘 정리된 책이라
민필리아에 대해 배우려면 제일 먼저 읽어야 하죠…….
……아. 그런 건 뭐, 중요하지 않으시겠군요.
어쨌든 "빛의 무녀 이야기"는
평소 같으면 바로 아래층 책장에 꽂혀 있을 겁니다.
하지만 가끔 빌린 책을 제자리에 갖다 놓지 않는 사람이 있어서……
혹시 없으면 다른 책장도 찾아보세요.
"빛의 무녀 이야기"는
평소 같으면 한 층 아래의 책장에 꽂혀 있을 겁니다.
혹시 없으면 다른 책장도 찾아보세요.
알리제
책장이 정말 크네.
사다리를 빌려 와야 하나?
알피노
여긴 없는 것 같군…….
["빛의 무녀 이야기"를 발견했다!]
알리제
어머, 손에 든 그 책은…….
알피노
책을 찾았나?
모렌
어때요?
"빛의 무녀 이야기"를 찾으셨어요?
-빛의 무녀 이야기: 빛의 무녀에 대해 그린 대표적인 동화책.
네, 잘 찾으셨군요!
가져다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작업도 곧 일단락될 테니까
나머지 두 분도 불러서
빛의 무녀에 관한 이야기를 해드리도록 하죠.
모렌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모든 일은 100년 전에 일어난 '빛의 범람',
노르브란트를 집어삼키려던 빛의 파도를
한 여인이 막으면서 시작됩니다.
금빛 머리카락과 수정빛 눈을 가진 여인……
누군가 그 뒷모습을 향해 '민필리아'라고 부른 데서
훗날 '빛의 무녀 민필리아'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범람을 막음과 동시에 사라지고 말았지만
약 15년 후, 그 이름이 다시 역사에 등장하게 됩니다.
그건 죄식자의 습격을 받은 푀부트 왕국에서
공격을 받고도 죄식자로 변하지 않는
소녀가 발견되면서부터였습니다.
전설 속 빛의 무녀처럼 금빛 머리카락과 수정빛 눈의 소유자였기에
그녀 또한 '민필리아'라고 불리게 되었죠.
민필리아는 당시 율모어군에 합류하여
수많은 죄식자를 토벌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도 죄식자와의 끝없는 싸움 끝에
결국 부상을 입고 쓰러지고 말았어요.
죽어가던 순간, 그녀는 슬퍼하는 동료들에게
'민필리아는 다시 태어날 거야'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몇 년 후, 그녀의 말대로
똑같이 죄식자에 내성을 가진 소녀가 나타났습니다.
민필리아가 정말로 환생한 거죠.
새로운 민필리아 역시 율모어군의 보호하에
죄식자와 전투를 벌이던 끝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런 일이 여러 번 반복되면서 오늘에 이른 것이고요…….
……여기까지가 빛의 무녀 이야기의 주요 줄거리입니다.
그녀들이 목숨을 걸고 싸워 준 덕분에
지금까지 여러 번 노르브란트가 위기에서 벗어났죠.
대죄식자라는 존재와 그 습성을 알 수 있었던 것도
민필리아들의 공로라고 알려져 있어요.
알리제
그렇다면 민필리아는 상당히 강하겠구나……?
모렌
……글쎄요.
빛의 무녀의 특징은 환생을 해도 계승되지만
기억이나 지식까지 계승되는 것은 아니라더군요.
즉, 발견된 시점에서는 누구나
전투 경험이 없는 평범한 소녀였다고 해요…….
그때부터 노력을 하거나…… 아니면 주변에서 훈련을 시켜
죄식자 전투의 최전선에 서게 되는 겁니다.
진실을 알아내기까지 수많은 희생을 치렀을 겁니다.
알피노
모렌, 자네는 '지금'의 민필리아에 대해
뭔가 알고 있나?
모렌
현재의 민필리아는
10년 정도 전에 율모어군이 발견해서 보호했는데요.
하지만 그 당시에 율모어는 이미
바우스리가 방침을 바꾼 상황이었죠…….
보호는 명목일 뿐, 실제로는 죄식자를 쓰러뜨릴 수 있는 그녀를
위험인자로 보고 가까운 데 두고 관리하려는 생각일 겁니다.
말하자면 유폐, 감금이에요.
그 후로 민필리아에 대한 정보는 완벽히 차단되어
외부에서는 생존 확인조차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3년 전, 뜻있는 용사가 율모어에 잠입해
그녀를 데리고 나왔다고 합니다.
마치 소설에 나오는 영웅처럼요!
알피노
……그렇군, 잘 알았네.
귀중한 얘기를 들려줘서 고맙네.
자, 리오넬.
방금 들은 정보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이 방 바로 앞에 있는 회의장으로 와 주겠나?
알리제
그래, 이곳이라면 긴밀한 얘기도 할 수 있을 것 같네.
알피노
자네라면 이미 눈치챘겠지만……
3년 전에 민필리아를 구출한 사람은 산크레드일세.
수정공의 말에 따르면
산크레드는 그 후에 민필리아를 데리고 길을 떠났다더군.
그래서 우리도 아직 이 세계에서는 만나지 못했네.
알리제
우리가 아는 원초세계의 민필리아는
하이델린의 사도로서
'빛의 범람'을 막기 위해 제1세계로 떠났잖아.
제1세계의 사람들이 목격한
최초의 민필리아가 틀림없어…….
그렇다면 환생했다는 지금의 민필리아도
원래 민필리아와 관련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역시 기억은 남아 있지 않은 다른 사람이란 얘기지?
산크레드는…… 알고 있을까?
알피노
물론 이해는 하고 있을 거다.
그것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까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지금까지 민필리아와 함께 다녔던 산크레드가
민필리아를 포기할 리가 없지.
지금 율모어군에 민필리아가 붙잡혀 있다면
산크레드의 안전도 걱정되는군.
알리제
뭘 그렇게 빙빙 돌려서 말해.
붙잡힌 민필리아의 상황을 보러 가자는,
아니, 구하러 가자는 말 아니야?
뭐, 나도 같은 생각이긴 해.
죄식자에 내성이 있다는 걸 보면
분명 리오넬과 마찬가지로
원래의 민필리아로부터 빛의 가호를 받았을 거야.
그렇다면 쉽사리 적의 손에 넘기느니
우리 동료로 데려오는 게 낫지 않겠어?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나도 같은 생각이다
>두 사람이 그렇게 말한다면……
???
결심이 선 모양이군.
알피노
수정공!
여긴 어떻게……?
수정공
흐음…….
보고할 안건이 하나, 제안할 안건이 하나 있는데,
그대들에게 한시라도 빨리 말하고 싶어서 왔다.
우선 보고할 안건 말인데……
정찰 부대가, 래크산 성에 주둔 중인 율모어군이
민필리아를 붙잡고 있다는 확증을 잡았다.
지금은 아직 래크산 성 내부에 가두어 놓은 모양인데
언제 본국으로 이송될지 모르는 상태다.
본국으로 이송되면 구출하기 매우 어려워지지.
알리제
그렇다면 당장 움직이는 게 좋겠네…….
수정공
그래서 제안하고 싶은 일이 있다.
민필리아를 구출하는 일은 나와 이 크리스타리움에
맡겨주면 안 되겠나?
알리제
수정공과 크리스타리움에게 맡겨 달라니……
대체 어쩔 생각이지?
알피노
일단 수정공의 얘기를 들어 보세.
크리스타리움의 의기
수정공
그대들 정도의 실력이라면 율모어군을 상대로
민필리아를 구출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까도 말했다시피
비장의 카드는 최대한 숨겨놓고 싶은 게 내 계획이다.
자네가 우리에게 보여준 건 단순한 밤하늘이 아니었어.
노르브란트의 미래…… 바로 그 일부분이었다.
우리 손으로는 대죄식자를 쓰러뜨릴 수 없다.
하지만 가슴속에 희망의 불씨가 타오르고 있는 한,
일어서서 나아갈 수 있어…… 그걸 증명하려 한다.
갑자기 모이라고 해서 미안하다.
이 자리에서 모두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다.
이미 알고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조금 전, 율모어를 대표하여
란지트 장군이 나를 찾아왔었다.
그들은 대죄식자를 쓰러뜨린 자…… '어둠의 전사'의 행보에
크리스타리움이 동조한다면 진군도 불사하겠다고 한다.
율모어에 맞서 싸우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나는…… 믿고 싶다.
100년 만에 되찾은 하늘, 그리고 그 하늘을 봤을 때의 마음을.
물론 내 위치는 잘 알고 있다.
내가 이런 뜻을 표명하면, 대립을 피할 수 없겠지.
……이에 대해, 모두의 의견을 듣고 싶다.
글리나드
우리의 수정공이여, 당신은 이미 알고 있잖아.
우리도 그 하늘을 봤을 때 아무 이유 없이 눈물이 났어.
'어둠의 전사'의 정체가 뭔지는 몰라도
그건 틀림없이 노르브란트가 되찾아야 할 광경이라고 생각해.
브라기
율모어는 지금도 여전히 세계의 중심이다.
대립하면 틀림없이 살기 힘들어지겠지…….
시장을 책임지는 입장에서 말하자면,
유통 면에서 커다란 제약을 받게 될 거야…….
하지만…….
카트리스
뭐, 한동안은 버틸 수 있겠지!
이 도시는 언제나 그래 왔으니까 말이야.
그것이 크리스타리움의 긍지이자……
이 도시가 생겼을 때 당신과 약속했던 유일한 방침이라고,
대대로 내려오는 얘기를 전해 들었어.
모렌
때가 되면 일어서라……
당신은 처음에 그렇게 말씀하셨죠?
언젠가 만연한 슬픔이 일상이 되고,
모두가 그런 세계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더라도
이 도시만은 저항하는 마음을 잊지 말라고…….
그리고 이 땅에 살았던 사람들의 역사를
미래에 전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라고…….
카사드
안 그래도 율모어 놈들, 마음에 안 들었다고!
허구한 날, 비싸게 팔아먹으려만 하고 말이야!
글리나드
임마…… 분위기 파악 좀 해라!
수정공
그렇다면 우리의 의지를 보여 주자!
사실은 래크산 성에 주둔하고 있는 율모어군이
빛의 무녀를 붙잡았다는 보고를 받았다.
죄식자와 싸울 능력이 있는 그녀를
율모어는 아마 다시 감금해버릴 것이다.
그렇다면 '어둠의 전사'를 지지하고, 죄식자를 토벌하려는 우리는
빛의 무녀를 구출해서 동료로 맞이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것이 율모어에 대한 우리의 대답이 될 것이다!
라이나
이번 작전에 대해 제안할 자가 있는가?
수정공
이제 도시 전체가 반역자가 되었군.
……그대들도 이곳의 일원이 되어 주겠나?
알피노
나 참…….
못 말리겠군, 당신도…… 당신 도시의 주민들도.
라이나
수정공, 일단 아마로를 타고 레이크랜드 상공을 장악하면 어떨까요?
그들의 이동 수단은 비공정이니 출발을 지연시키는 겁니다.
그리고 동시에 공예관에서 개발한
'꿈가루'를 뿌린다면…….
전원을 잠들게 하진 못하더라도 전력은 줄일 수 있을 겁니다.
그때 저희 위병단이 진입해서 무녀를 구조하겠습니다.
수정공
알았다, 그 작전대로 해 보지.
각자 준비를 부탁한다.
알리제
그래서?
이제 반역자의 일원이니까 우리한테도 임무를 줄 거지?
엄청나게 보람 있는 걸로 부탁해.
수정공
……그럼 위병단과 함께 움직여 주게.
자세한 지시는 라이나에게 듣도록.
알리제
크리스타리움의 이런 점이 마음에 든다니까.
주민들에게 질 수는 없지!
알피노
이렇게 된 이상, 우리도 각오를 해야겠군.
민필리아 구출 작전, 모두 함께 힘을 모으세!
수정공
민필리아를 걱정하는 주민도 많았다.
반드시 다 함께 그녀를 구해 내자.
그대는 라이나의 위병단과 함께 움직이도록 해.
라이나
자, 우리 위병단에 병사로 들어오신다고 하니
특별 대우는 하지 않겠습니다. 민첩하게 움직여 주십시오.
……아시겠습니까?
대답은 경례로!
좋습니다.
평상시 수정공보다 훨씬 더 패기가 느껴지는군요.
그럼 우선 여러분이 입으실
위병단의 제복을 마련하도록 하죠.
중용의 공예관으로 '카트리스'를 찾아가
몸에 맞는 제복을 준비해 달라고 하세요.
저도 곧 합류하겠습니다.
중용의 공예관으로 '카트리스'를 찾아가
몸에 맞는 제복을 준비해 달라고 하세요.
수정공
민필리아를 걱정하는 주민도 많았다.
반드시 다 함께 그녀를 구해 내자.
그대는 라이나의 위병단과 함께 움직이도록 해.
카트리스
오, 왔어?
아까 알피노와 알리제가 와서 얘기는 들었어.
두 사람도 이제 막 치수를 재기 시작했어.
자, 당신도 안으로 들어가.
위병단으로서 첫 출격이니만큼 딱 맞는 제복으로
멋있게 출격해야 하지 않겠어?
치수는 다 쟀나 보네.
어디, 결과를 적은 메모 좀 볼까?
……흐음, 그렇구나.
라이나
제복 준비는 어떻게 되고 있나요?
카트리스
미안한데 리오넬도 그렇고,
알피노랑 알리제도 그렇고,
딱 맞는 사이즈의 제복은 재고가 없는 것 같아.
그래도 비슷한 사이즈는 있으니까
서둘러 수선하면 오래 걸리진 않을 거야.
라이나
알겠습니다.
그럼 최대한 빨리 완성해서 임무지로 직접 보내 주세요.
여러분께는 작전 내용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앞서 제안했다시피 먼저 아마로에 탑승한 부대가
래크산 성 상공에서
수면제인 '꿈가루'를 적군에게 뿌릴 겁니다.
그 후, 정예 부대가 성 안으로 진입해
최대한 양측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민필리아를 구출할 것입니다.
알리제
우린 그 진입 부대에 배속되는 거야?
라이나
그렇습니다…….
알피노와 알리제는
동쪽에 있는 좁 요새 쪽으로 진입하는 부대에 합류하고,
리오넬은 저와 함께
오스탈 엄명성 쪽에서 진입하는 부대와 움직이겠습니다.
각자 현지로 출발하기 전에
크리스타리움의 '연금술 의료관'에 들러서
관장인 '쉐사밀'과 얘기해 보세요.
수면제 영향을 받지 않는 약을 부탁해 놨으니
받아서 현지로 가기 전에 미리 드셔 주십시오.
알피노
그럼 작전 때 보도록 하세.
자네도 조심하게.
라이나
저도 먼저 출발하겠습니다.
오스탈 엄명성까지는 거리가 조금 있으니
약을 드신 후에는 목장에서 아마로를 빌리면 될 겁니다.
카트리스
어두운 밤이 돌아온 덕분에
간이 조명 종류의 수요가 늘어났어.
엄청 바쁘다고!
쉐사밀
어머나…… 우후후……
당신도 위병단이라고……?
다친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데…….
자, 그렇다면……
꿈가루 효과를 억제하는 항체약,
통칭 왕자의 입맞춤을 줄게…….
그 약은 효과는 아주 좋은데
그 대신…… 우후후…… 굉장히 쓴 맛이 날 거야…….
아름다운 이름이 무색하게 말이야…….
너무 써서 먹는 시늉만 하는 나쁜 아이도 있으니까……
지금 내가 보는 앞에서 먹어 볼래……?
자, 왕자의 입맞춤을 먹어 볼래……?
-왕자의 입맞춤: 꿈가루에 대한 저항력이 생기게 하는 연금약.쉐사밀: 우후후후…… 잘했어…….
이제 잠들 걱정은 없겠지만
부상당하지 않게 조심하도록 해, 위병님…….
약도 잘 먹고 착한 아이구나…… 참 착해…….
이걸로 꿈가루 대책은 완벽해…….
다음 준비를 하러 가도 좋아.
젬 졘마이
오? 무슨 일인가, 친구?
아, 오스탈 엄명성까지 타고 갈 아마로가 필요하다고?
물론 기꺼이 내주고 싶기는 한데…….
지금 공교롭게도 꿈가루를 뿌리기 위해
거의 모든 아마로가 예약된 상태거든.
미안한데 아무래도 걸어가는 방법밖에………….
잠깐, 아예 방법이 없는 건 아니야.
물론 너만 괜찮다면 말이지만.
매듭길을 지나
젬 졘마이
안 그래도 마침
꿈가루를 뿌릴 아마로 1마리를
레이크랜드의 거점으로 보내려고 했거든.
목적지는 '오스탈 엄명성'으로 가는 길에 있는
'라디스카 망루'야.
거기까지만이라도 괜찮다면 네가 타고 가라.
……그럼 곧장 출발할 수 있게 아마로를 준비할게.
젬 졘마이
그럼 이 아마로를 타고
북서쪽에 있는 '라디스카 망루'로 가라.
훈련을 받은 아이라 비행도 가능해.
'망루 위병'을 찾아가면
다음에 어떻게 해야 할지 지시를 내려 줄 거야.
만약 도중에 내려야 할 일이 생겨도
아마로는 여기로 돌아올 테니까 걱정하지 마.
그럼 멋지게 아마로를 타 봐.
아마로는 벌써 여기로 돌아왔어.
자, 다시 한 번 태워 주마.
망루 위병
앗, 혹시
아마로를 데려와 주셨습니까!?
죄송합니다, 하필이면 방금
풍향을 고려해서 계획이 변경되는 바람에…….
아마로는 지금 있는 아이들만으로 충분합니다!
그 아이는 서쪽의 '오스탈 엄명성'에 있는
'젤리 봔슈'라는 조련사에게 데려다주시겠습니까?
만약 길을 잃으시면 안내해 드릴 테니 말씀만 하세요!
당신이 탔던 아마로는 여기로 돌아왔습니다.
'오스탈 엄명성'은 여기서 길을 따라 서쪽으로 가면 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젤리 봔슈
오, 아마로를 데려와 줬구나!
고마워, 이제 그만 내려도 돼!
고생 많았다!
……근데 처음 보는 얼굴이네? 너도 위병이야?
하핫, 그렇군!
어쩌다 보니 목적지까지 아마로를 타고 오게 됐다고?
아무튼 '오스탈 엄명성'에 온 것을 환영한다.
이곳은 레이크랜드 곳곳에 있는 위병단의 거점 중에서도
가장 커다란 요지야!
라이나 단장도 아까 도착한 것 같던데.
망루 위에 있을 테니까 보고부터 하고 오지 그래?
자, 아마로들을 완벽한 상태로 준비시켜야지!
라이나
아, 역시 당신이었습니까.
결과적으로 아마로 준비를 돕게 만들었군요.
번거롭게 해서 송구합니다.
덕분에 작전 준비는 순조롭게 진행 중입니다.
조금만 더 협력을 부탁드리겠습니다.
민필리아 구출 작전
라이나
작전 개시에 앞서
당신이 의료관에서 먹은 것과 같은 약을
아마로들에게도 먹여야 합니다.
하지만 수가 많은 데다가 독특한 맛 때문에 경계가 심해서
임무가 난항을 겪고 있는 듯합니다…….
그래서 '신입'인 당신의 도움도 필요해요.
약을 뿌린 특제 사료가 아마로 정류장 근처에 있으니까
그걸 아마로에게 먹여 주세요.
4마리 정도만 부탁드리겠습니다.
약을 뿌린 특제 사료가 아마로 정류장 근처에 있으니까
그걸 아마로에게 먹여 주세요.
'신입' 위병단원으로서 잘 부탁드립니다.
-특제 사료: 항체약 '왕자의 입맞춤'을 버무린 맛없는 아마로 사료.
활기찬 아마로
기긱, 기익!
[활기찬 아마로는 특제 사료를 먹었다!]
졸린 아마로
기잉……?
기…… 기잉…….
[졸린 아마로는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특제 사료를 받아먹고 있다…….]
기잉…… 기잉………… 기잉…….
예민한 아마로
기익, 기익, 기익!
기………… 기익!
[예민한 아마로는 특제 사료를 경계했지만
겨우겨우 먹이는 데 성공했다!]
기이이이이익!
얌전한 아마로
기잉?
…………………………그르르.
[얌전한 아마로는
맛이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특제 사료를 먹었다!]
………………그르르.
라이나
아마로들에게 무사히 약을 먹이셨습니까……?
알겠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다른 아마로들도 거의 준비가 끝났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곧 이곳 오스탈 엄명성을 비롯해 모든 거점의 준비가 끝날 겁니다.
그렇게 되면…… 작전 개시입니다.
전투 준비를 끝내고 북쪽에 있는 감시탑 위로 오세요.
제복도 도착하는 대로 그쪽으로 보내겠습니다.
……승리와 어둠은 우리와 함께 할 것입니다.
빛의 무녀를 반드시 구출하겠습니다!
북쪽 감시탑에서 대기해 주세요.
거기서는 작전 상황이 한눈에 들어올 겁니다.
위병단 척후병
고, 곧 작전이 시작됩니다!
진입 부대 소속은 여기서 대기해 주십시오!
[이 퀘스트 전투에서는
일부 장비에 특별한 외형이 반영됩니다.
성능은 원래 장비 그대로 유지됩니다.]
흄족 율모어 병사
멈추지 말고 빨리 빨리 걸어!
소란스럽군, 무슨 일이야?
미스텔족 율모어 병사
딱 보니 크리스타리움 놈들이네.
비공정을 막아 보려고 방해하는 거겠지.
탑에 모여사는 놈들 아니랄까 봐, 참 좀스럽게도 저항하는구만.
흄족 율모어 병사
뭐야 이거!?
당장 보고를……!
위병단 척후병
라이나 단장님, 작전 성공입니다!
라이나
그럼 우리가 나설 차례군요.
래크산 성에 진입해서 빛의 무녀를 구출합시다!
라이나
이미 다른 부대가 진입했습니다.
우리도 뒤따라 가죠!
알피노
리오넬, 마침 잘 왔네!
잠들지 않은 병사를 제압할 수 있게 도와주게!
율모어군 병사
어떻게 된 일이지……!?
크리스타리움 놈들이 줄줄이……!
라이나
중앙광장에는 적이 많습니다……
제압은 위병단 동료들에게 맡기시죠.
우리는 성벽을 따라 안으로 들어갑니다!
따라오세요!
율모어군 병사
여기에도 있다!
더 이상 침입하지 못하게 막아라!
라이나
크윽, 새로운 적이군요…… 요격합시다!
알리제
왜 이렇게 늦었어!
얼른 해치우고 안으로 들어가야 해!
알피노
알리제, 의욕이 넘치는 건 좋지만
우린 지금 위병단의 일원이라는 걸 잊지 마.
라이나
시간이 아깝군요…….
여기도 위병단 동료들에게 맡기고 계속 가시죠.
율모어군…… 한때 세계 최강이라 불리던 병사들…….
지금도 충분히 강적이군요.
하지만 우리도……!
율모어군 병사
찾았다, 침입자다! 여기서 막아야 한다!
알리제
아아, 정말!
끝도 없이 계속 나오네!
율모어군 병사
진군하라! 크리스타리움 놈들의 만행을 용서하지 마라!
알피노
아직도 병사가 더 있다니……
도시로 진군하겠다는 말은 진심이었나 보군.
율모어군 병사
깨어 있는 놈들은 계속 싸워라! 반격해라!
라이나
꿈가루의 영향을 받지 않은 병사가
더 있는 것 같군요…….
장기전이 되면 잠들었던 병사도 일어날 겁니다…… 서둘러요!
알피노
크윽, 아무리 싸워도 끝이 없어…….
알리제
리오넬, 라이나!
여긴 우리에게 맡기고 안으로 들어가!
라이나
감사합니다!
리오넬, 저를 따라오세요!
경비가 약화되었군요.
여러분 덕분에 병사들이 자리를 비웠어요.
찾았어요, 저 사람이 '빛의 무녀'입니다!
어서 밧줄을 풀고 여기서 데리고 나가야 합니다!
하얀 옷을 입은 소녀
가, 감사합니다…….
당신들은…… 크리스타리움의 위병단이신가요……?
라이나
네…….
모두의 뜻에 따라 당신을……
'빛의 무녀 민필리아'를 구하러 왔습니다.
수정공의 지시로 가져온 당신의 무기입니다.
예전에 산크레드 씨가 공예관에 주문한 것과
같은 형태라고 들었습니다.
……약간 위험한 탈출극이 되겠지만 괜찮으시죠?
민필리아
네, 열심히 해 볼게요……!
라이나
자, 다른 분들과 합류해서 성을 탈출하시죠!
놓치지 말고 저를 따라오세요!
민필리아
알겠어요.
……죄송해요, 저 때문에.
라이나
얘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죠.
우선 여기서 탈출하는 데 집중하세요!
……중앙광장이 묘하게 조용하군요.
저건…… 란지트 장군!?
큰일입니다. 어서 가서 합류해야겠습니다!
란지트
……거기에도 있었나.
건방진 생쥐 놈…….
그 아이는…… 못 데려간다……!
란지트 장군
'빛의 무녀'의 교육 또한 나의 임무…….
주군의 바람대로 데려가겠다.
민필리아
시, 싫어요…… 저는 더 이상……!
란지트 장군
어리석은 것! 그 견고한 감옥만이
너를 투쟁에서 지켜 줄 것인데……!
민필리아
……!
란지트 장군
이 정도인가…… 가소롭군…….
알리제
이게 무슨…… 괜찮아!?
민필리아
괘, 괜찮아요…… 그런데 몸이 마비되어서…….
란지트 장군
민필리아, 넌 거기서 기다리거라.
라이나
과연 율모어군의 대장군다워.
노년의 나이에도 이 정도라니……!
알피노
도망칠 틈을 만들어야 하는데……!
란지트 장군
소용없는 짓을…… 성가신 생쥐 놈들 얌전히 있거라…….
이제 네놈만 남았구나.
어서 처리하고 무녀를 데려가겠다.
알피노
크윽, 몸이……!
리오넬, 조심하게!
란지트 장군
흠, 제법이로군.
그렇다면……!
다음 차례다…… 이 기술을 네놈이 간파할 수 있겠느냐……!
나에게 응답하라…… 구쿠마츠……!
그래, 단순한 졸개는 아닌가 보군…….
아직도 버티는 거냐…… 하지만!
네놈의 역량은 간파했다.
장난은 여기까지다…….
자…… '빛의 무녀'를 돌려주시지…….
란지트
네놈의 생김새는……
소문 속 화가의 특징과 닮았군.
진실은 곧 알게 되겠지.
민필리아와 함께 감옥 안에서 과거 행실을 반성하도록 해라.
민필리아
산크레드……?
란지트
설마 네놈인가……?
민필리아를 훔쳐 갔던 생쥐가……!
산크레드
그렇다면 어쩔 거냐!
란지트
약하구만…… 너무나도 약해…….
고작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주제에
'빛의 무녀'와 함께할 생각을 했나……!
수정공
……브레이크!
란지트
어리석구만…….
이런 짓을 하면 귀공의 도시가 통째로 멸망할 텐데?
수정공
그쪽은 처음부터 그럴 생각 아니었나?
우리가 움직였다는 건 이미 모든 걸 각오했다는 뜻이다.
란지트
그럼 이제 어쩔 셈인가?
귀공이 직접 나를 상대라도 하겠다는 건가……?
수정공
아니…….
전송장치는 이제 못 쓰고, 발을 묶어두는 마법도 여기까지가 한계다.
네가 진심으로 저들을 뒤쫓으려 한다면
난 막을 방도가 없어.
하지만…… 조심하는 게 좋을 거다.
저들이 향한 곳은 우리 크리스타리움은 물론
율모어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영역…….
요정의 도시 '일 메그'니까.
???
아아, 짜증나 죽겠구만…….
바우스리가 군대를 보낼 정도로 의욕이 남아 있었을 줄이야.
아무리 멍청한 싸움이라도 전쟁이 일어나면 세계가 움직인단 말이야.
나 참…… 이렇게 되면 계획을 다시 짜야 하잖아.
저 녀석…… 수정공이라고 했나.
대체 어떻게 원초세계의 영웅을 불러들였지?
저 영웅 녀석도 대체 얼마나 우리들을 방해해야 직성이 풀리냔 말이야!
……게다가 그 혼의 소유자라니.
그렇다면……
서로를 죽고 죽이는 것 말고 다른 방법도…… 있으려나?
먼 옛날, 험준한 북부 산맥 사이에
푀부트 왕국이라 불리던 나라가 있었다
그 고대 왕국 또한 죄식자의 습격에 의해
긴 역사의 막을 내렸다고 한다
지금 눈앞에 펼쳐져 있는 것은 아름다운 요정의 고향
여전히 꿈꾸는 혼이 멸망의 도시에서 노닐고 있다――
산크레드
자……
일단 여기까지 왔으면 더 이상 쫓아오진 못하겠지.
그나저나 이것 참 오랜만이군.
너희가 느낀 시간은 달랐겠지만…… 나한테는 5년 만이야.
알리제
정신없는 상황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지만
솔직히 산크레드가 와준 덕에 살았어.
……그런데 거긴 어떻게 알고 왔어?
산크레드
나와 이 아이…… 민필리아는
줄곧 각지에서 죄식자를 사냥하며 떠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런데 레이크랜드 부근까지 왔을 때,
이 녀석이 갑자기 사라졌어.
찾았을 땐, 이미 율모어군한테 잡혀간 뒤더라고.
어떻게 구출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크리스타리움에서도 움직이기 시작했더군…….
그래서 급히 수정공을 찾아가 이번 작전을 알게 된 거야.
……동시에 부탁도 받았어.
민필리아 구출 작전에서 만약 열세로 몰리게 되면
너희를 모두 일 메그로 보낼 테니……
그때는 안내자 역할을 맡아달라고 말이야.
알피노
여긴 위리앙제가 거점으로 삼은 곳이었지.
위리앙제는 크리스타리움에서만 만났으니,
우리도 직접 이곳에 와보는 건 처음이군…….
산크레드
그럴 만도 해.
여긴 인간이 쉽사리 발을 들일 수 있는 곳이 아니거든.
하지만 다행히 나와 민필리아는
위리앙제의 거처에서 한때 신세를 진 적이 있어.
그래서 일 메그의 사정도 조금은 알고 있고.
……수정공은 율모어군의 추격자가 도착하기 전에
두 가지 임무를 완수해 달라고 부탁했어.
첫 번째, 위리앙제와 합류할 것.
두 번째…… 이곳의 대죄식자를 토벌할 것.
알리제
당신은……
'민필리아'라고 불러도 되지?
왜 산크레드를 두고 혼자 떠났어?
민필리아
당신을…… 만나고 싶었어요.
산크레드와 같은 세계에서 온, 영웅을…….
잠을 자고 있다가 문득 예감이 들었어요…….
만나야 할 사람이 가까운 곳에 와 있다는……
그래서 만나러 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산크레드는 레이크랜드엔 큰 변화가 있었으니
더 이상 가까이 가면 안 된다고 했어요.
그래서…… 말하면 가지 못하게 할까 봐…….
산크레드
그래서 결국 어떻게 됐지?
나나 이 녀석들이 조금이라도 늦게 도착했다면
넌 율모어의 감옥으로 다시 끌려갔을 거라고……!
하필이면 란지트한테까지 들키다니.
너 정말……!
민필리아
……죄송해요.
그리고 구해 주셔서 감사해요.
???
어머나~ 혼나고 있잖아. 불쌍해라.
알리제
뭐, 뭐야, 이 소리는……!?
???
저기, 그렇게 무서운 표정 짓지 말고
우리랑 재밌게 놀자~!
산크레드
……민필리아.
위리앙제의 거처로 가는 길 기억나?
민필리아
이…… 이럴 리가 없는데……
그렇게 여러 번 다닌 길인데…….
왜 기억이 안 나지…………?
산크레드
쳇…… 큰일이군.
우린 이미 이곳 주민들의 주술에 걸린 것 같아……!
알리제
레이크랜드에 남아 있는 라이나도 걱정되지만
이쪽도 만만치 않은 상황 같아……!
알피노
설마…… 유령…….
아, 아니지. 일단 산크레드의 말을 들어 보세.
민필리아
죄, 죄송해요…….
머릿속에 그 부분만 안개가 낀 것처럼…….
산크레드
일 메그의 또 다른 이름은 '요정의 도시'……
이름 그대로 다양한 요정이 사는 땅이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요정이 장난을 좋아하는 '픽시족'이야.
놈들은 자신의 영역에 들어온 자에게 환혹술을 걸어
장소를 인식하지 못하게 만들어…….
일단 걸려들면 잘 알던 장소조차 갈 수 없게 돼.
아니면 도착했더니 다른 장소이기도 하고…….
……지금 이 상태는 그게 틀림없어.
어떻게든 손을 써야 해.
알피노
유령이 아니라 요정의 소행이었군.
…………………휴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