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밭의 추격전

알피노
민필리아 왔는가.
민필리아
방금 전까지 포르탕 가가 소장한 문헌을 읽으며
성녀 '시바'에 대해 조사하고 있었어요.
이슈가르드 정교의 성서에 의하면, '시바'는
드래곤족과 최초로 친분을 나눈 존재로 되어있어요…….
그 행위를 부정하다고 여긴 이슈가르드인은
그녀를 '역사상 최초의 이단자'라 부르며 경멸하고 있죠.
반면에 이단자들은 그녀를 고결한 성녀라 부르며
드래곤족과의 융화를 상징한다고 생각합니다…….
위리앙제 씨와 함께 다양한 문헌을 뒤져보았지만
알아낸 건 이게 다예요…….
포르탕 가의 문헌에서도 별다른 내용은 없었고요.
아무튼 '시바'에 관한 기록이 지나치게 적어요.
마치 누군가의 의도가 개입된 것처럼…….
알피노
자네는 '얼음의 무녀'를 자칭하는 '이젤'이란 여자를
대빙벽 안에서 만났다고 했지.
혹 그녀가 뭔가 단서가 될 만한 말을 하진 않던가?
……이슈가르드인과 드래곤족은
이슈가르드가 건국된 이래로 천 년동안이나
기나긴 싸움을 이어왔다고 하지.
민필리아
'얼음의 무녀'는 그 싸움을 끝내겠다고 한 거죠.
왜 그런 말을 했을까요……?

아이메리크
갱도 내부의 얼음 벽을 보강하며 조사를 진행하라.
조사대는 붕괴로 인한 피해를 항상 조심하도록!
신전기사단 전령
옛, 말씀대로 전하겠습니다!
알피노
……아이메리크 경.
당신들이 숙적 드래곤족과 싸우는 이유…….
그 이유가 뭔지 궁금합니다. 정교 사제들이 말하는
종교적인 이유가 아닌 대답을 듣고 싶군요.
아이메리크
이유라…….
커르다스는 전쟁신 할로네께서 우리에게 내리신 '섭리의 땅'.
이 땅을 넘보는 드래곤족은 검과 창으로써 멸하라.
이건 정교에서 말하는 모범답안이지.
물론 자네들까지 이 교의를 받아들이라고는 않겠다.
게다가 싸움이 시작된 지는 벌써 천 년도 더 되었으니
성서에 기록된 말이 진실인지 아닌지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것은 내겐 불가능해.
과거를 볼 수 있다면 얘기는 달라지겠지만 말이야.
……이런 대답으로는 곤란하려나?
알피노
……아니요, 충분합니다.
이슈가르드인에게 있어
드래곤족과의 싸움은 곧 '성전'이자
종교적 행위라고 들은 적이 있네…….
이 싸움을 멈추고자 한다면
그야말로 '신'의 힘이 필요할 거야.
민필리아
하지만 '시바'는 '신'이 아니에요.
……'성녀 시바'가 '인간'이었다는 사실은
이슈가르드 측은 물론 이단자들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야만신은 갈망에 호응해 나타나는 존재이니만큼……
대상이 비록 '이야기 속 등장인물'이라도
기도와 크리스탈의 힘으로 소환할 수는 있죠.
전에 모그리족이 소환한
'선왕 모그루 모그 XII세' 사건도 그렇고요.
그 또한 '신'이 아니라 '이야기 속의 왕'이었으니까요…….
알피노
이단자에게 있어 '시바'는 드래곤족과의 융화를 상징하니……
싸움을 끝내기 위해 기도를 바치는 '얼음의 무녀'와 이단자가
'성녀 시바'를 소환해도 이상할 것은 없겠어.
게다가 잇따라 벌어진 물자 강탈 사건으로
빼앗긴 크리스탈도 있으니…….
민필리아
그들이 '성녀 시바'를 소환할 작정이라면 막아야 해요.
……그 존재는 땅과 사람의 마음을 모두 썩어들게 하니까요.
알피노
갱도 안에 들어간 조사대에서 연락이 왔네.
조사대와 함께 갔던 파파리모 일행이
안쪽에 있던 에테라이트를 간단히 살펴봤다는군.
잔류된 에테르의 흐름을 측정한 결과
이젤이 서쪽으로 이동했다는 사실이 판명되었네.
그런데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인지
도착 지점에 있는 에테라이트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하는군.
……'얼음의 무녀'를 추적할 방법을 다시 생각해봐야겠네.
민필리아
나도 방법을 찾아볼게요.
에테라이트에 관한 건 샬레이안에 물어보는 게 빠를 거예요.
알피노
알겠네. 그럼 이 건은 '새벽'에 맡기지.
갱도 내에서도 조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으니
다른 이동 수단이 발견되기를 기대하는 수밖에…….
리오넬,
'새벽'이 에테라이트 문제를 해결하는 동안
좀 도와줬으면 하는 일이 있네.
우리의 배후를 덮치려던 이단자의 별동대 중에
생존자가 있는 듯하네.
현재 크리스탈 브레이브 제3분대가 추격하고 있지만
험난한 지형에 막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네.
그들을 도와 잔당을 추적해주게.
물론 제3분대만으로도 소탕은 가능하겠지만
사라진 이젤의 행방을 알아내기 위해서도
가능한 한 이단자를 생포하고 싶네.
게다가 아직 경험이 적은 크리스탈 브레이브 대원들에게
실전을 통해 '영웅의 실력'을 보여주고 싶기도 하고.
고맙네, 리오넬.
자세한 건 크리스탈 브레이브 제3분대장인
'유유하세'가 알려줄 걸세.
나는 일단 아도넬 점성대로 돌아갈 생각이네.
'제국군 밀정' 사건에 진전이 있었다는 소식이거든.
그래서 일베르드 대장과 합류하여 수사를 지휘하기로 했네.
이곳은 아이메리크 경과 신전기사단에 맡기고
먼저 가보겠네. 제3분대를 잘 부탁하네.
아이메리크
대빙벽에 비밀 갱도를 뚫을 줄은 몰랐군.
엄청난 발상이긴 하지만, 이걸 놓치다니…….
여자 신전기사
숨어서 기다리며 허를 찌른다…….
수적으로 열세인 자들에게는 정석적인 전법이지.
'얼음의 무녀'…… 만만치 않은 상대일 것 같군.
강인한 신전기사
이처럼 두꺼운 얼음 일부가
움직일 거라곤 꿈에도 생각 못 했죠.
이단자 놈들의 비밀 갱도와 이어져 있었다니…….
그런 게 있다는 걸 모른 채 지나다니기만 했다면
절대 발견하지 못했을 겁니다.
유유하세
총수님이 보내셨다고요?
다행이네요. 마침 잘됐어요.
저희 크리스탈 브레이브 제3분대는
울다하 출신이 많아서 눈 덮인 들판이 고역이었거든요.
걷는 방법부터 익숙지 않다 보니 행군도 더뎌지고 있어요.
물론 그렇다고 적을 놓친 건 아닙니다.
제3분대 대원이 '성 다니펜의 여정' 쪽으로 도망친
이단자들을 한창 쫓아가고 있어요.
자, 우리도 어서 갑시다.
월급도둑 소리 안 들으려면
여기서 뭐라도 공을 세워야 하니까요.
제3분대 대원
아이고 아파라…….
눈 때문에 미끄러져 이 꼴이 났습니다.
이단자들은 이 앞에 있는 동굴을 지나 도망갔습니다.
유유하세 분대장님과 대원들이 쫓고 있을 겁니다.
당신도 서둘러 가십시오.
새로 생긴 발자국을 보면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응급처치를 마치고 바로 따라갈 테니 저는 걱정 마십시오.
[새로 생긴 발자국이 남동쪽으로 이어져 있다…….]
제3분대 대원
이단자를 쫓다가 마물이 나타나는 바람에……
동료들을 먼저 보내기 위해
제가 이곳에 남아 싸웠습니다…….
이단자들은 뿔뿔이 흩어졌지만
그중 일부가 동쪽으로 도망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도 상처가 낫는대로 따라가겠습니다.
유유하세
큭…… 방심했어…….

증오에 찬 이단자
꺼져라, 교황의 개!
유유하세
이단자를 따라잡긴 했는데, 마음이 급했나 봅니다.
눈 때문에 미끄러진 순간 당하고 말았죠…….
이렇게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래도 간신히 적을 한 명 처치하고
놈이 가지고 있던 편지를 빼앗았습니다.
뭔가 중요한 게 적혀있었으면 좋겠군요…….
"작전 종료 후 아도넬 점성대 뒤편에서 합류할 것.
동지 제군은 우리 상회 화물 속에 숨어 탈출할 예정.
얼음의 무녀님께 영광 있으라."
……이, 이건 도주 계획이 적힌 밀서인데요!?
영웅님, 지금 바로 이 계획서에 적힌 곳에 가서
상인과 몰래 접촉하려는 자를 체포해주세요!
저는 부상 때문에 움직이기 어려울 것 같으니
여기서 응급처치를 하며 부하들을 기다리겠습니다.
제가 직접 쫓아가지 못하는 게 분하군요.
남은 이단자들은 상인을 만나러 갈 게 분명합니다.
편지에는 '아도넬 점성대' 뒤편이라고 적혀있으니
서둘러 현장으로 가주세요.

이단자로 보이는 남자
다, 다른 동지들은 아직 안 왔나?
파란 옷을 입은 이상한 놈들 때문에 뿔뿔이 흩어졌어…….
상인으로 보이는 남자
소문으로 듣던 '크리스탈 브레이브'란 놈들인가?
큰일이군. 상황이 그렇다면 여기도 곧…….
이단자로 보이는 남자
망할, 추적자다! 튀어!
일베르드
어이쿠, 이쪽은 못 지나갑니다? 이단자 아저씨.
이단자로 보이는 남자
제길…….
???
눈으로 뒤덮인 풍경을 보니……
고향 땅 산봉우리가 생각나는군요.
유우기리
그런데 상인님……
몸을 녹일 만한 물건 좀 파시겠습니까?
상인으로 보이는 남자
무, 무슨 헛소리야!
일베르드
도망칠 생각은 꿈에도 마라.
우리는 편히 죽여줄 정도로 너그러운 사람이 아니니까.
자, 알아들었으면 순순히 따라와 주실까…….
이단자로 보이는 남자
……지독한 놈!
알피노
반갑네, 리오넬.
생각보다 금방 다시 만났군.
아무래도 각자 쫓던 자들이 이어져 있던 모양일세.
일베르드 대장이 나를 부른 이유는
이단자가 접선하고자 했던 저 상인 때문이라네.
저자에게는 '불멸대' 내부에 숨어있는 제국 밀정과
내통한 용의가 있네.
……밀정과 이단자가 손잡은 건 기묘한 일이지만.
그녀…… 유우기리 공도 같은 '범인'을 쫓고 있었던 모양일세.
지금 막 우리와 합류했다네.
유우기리
오랜만이다, 모험가.
개척단에 참가한 도마인의 부탁으로
제국 밀정에 관한 조사를 돕고 있었어.
어떤 높은 분의 의향이 개입된 건 뻔히 보이지만
우리 도마인에게 있어서도 제국은 타도해야 할 원수이니
기꺼이 협력하겠다.
게다가 우리의 닌자 기술은 이런 임무에서 진가를 발휘하지…….
당분간 함께 행동할 테니 잘 부탁한다.
알피노
……하, 하하.
유우기리 공은 통찰력이 뛰어나시군…….
유우기리: 후후…… 그럼 여기 뒤처리는 그대들에게 맡기고
나는 다시 조사 임무에 복귀하겠다.
……그, 그러게나.
리오넬, 우리는 '아도넬 점성대' 광장으로 가세.
일베르드 대장에게 보고를 받아야 하네.
그나저나 제국 밀정과 접점이 있는 상인이
'얼음의 무녀' 휘하의 이단자와도 이어져 있었다니…….
둘 사이에 뭔가 관계가 있다는 건가……?
붙잡은 이단자와 상인이
새로운 정보를 알려주면 고맙겠는데…….
수고가 많네, 일베르드 대장.
상황을 보고해주게.
일베르드
옛……!
영웅 리오넬이 추적하던 이단자를 심문하였으나
야만신 '시바'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자는 방금 이슈가르드 측에 넘겼습니다.
뒷일은 그들이 알아서 하겠죠.
다만 다른 성과가 있었습니다.
놈들이…… 이단자들이
물자 수송계획을 파악하고 있던 이유를 알아냈습니다.
알피노
……설명해주게.
일베르드
제국 밀정 수사와 관련된 일입니다.
앞서 확보한 용의자와 관련된 인물을 추려내어
윗선이 누군지 알아봤지만, 깔끔하게 흔적이 지워져 있었습니다.
수사 정보가 샜을 가능성을 고려해
현재 시점에서 가장 의심되는 관련자들을 일제히 검거하여……
용의자 5명을 확보했습니다.
그런데 그중 한 명이 '망자의 종소리 개척단'
지원 임무를 담당하는 불멸대 병참대원이었던 겁니다.
그자는 개척단에 제공할 물자가
다른 나라의 지원물자와 겹치지 않도록
모든 지원 상황을 파악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관리자였습니다.
이번에 빼앗긴 포르탕 가의 물자에 대해서도
상세한 품목 내역과 수송 경로까지 알고 있더군요.
그리고 그 정보를
커르다스에 드나드는 상인에게 팔아넘긴 겁니다…….
알피노
그렇다면 저번에 체포한 그 상인이…….
일베르드
예, 정보를 산 상인을 찾아내어 심문한 결과
이단자의 협조자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알피노
좋아, 이단자들의 정보원에 대해서는 파악했네.
그렇다면 남은 문제는 밀정의 우두머리인…… '모방꾼'이로군.
일베르드
그쪽도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혔습니다.
흔적을 너무 완벽하게 지운 것이 오히려 실마리가 되었습니다.
밀정에 관한 수사는 당연히 극비사항입니다.
내막을 아는 이는 불멸대에서도 국장을 포함한 극소수뿐이지요.
그중에서도 충분한 시간을 들여 인맥을 구축할 수 있는 지위,
그리고 인사권을 포함한 각종 권한을 행사하여
협력자와 연관된 흔적을 지울 수 있는 인물…….
알피노
일베르드 대장…… 자네는 지금 국장의 측근에……
그러니까 불멸대 결성 초기부터 참가한
고참 간부 중에 '모방꾼'이 있다는 건가?
일베르드
그렇습니다…… 불멸대가 생겼을 땐 이미 들어와 있었습니다.
……아니, 들어올 수 있도록
그전부터 치밀하게 준비했을 겁니다.
알피노
하지만 어떻게…….
일베르드
다른 나라의 총사령부인 쌍사당과 흑와단은
각국 수장의 강력한 지도력에 의해 만들어진 조직입니다.
때문에 간부를 선출할 때는 능력은 물론
수장에 대한 충성심도 고려되었을 겁니다.
이상적인 조직구조라고 할 수 있죠.
반면에 불멸대는 왕당파인 라우반이
반대파인 공화파를 설복시키고 만든 조직이라…….
설립 당시 왕가에 충성을 맹세한 '은갑옷단'은 둘째치고
공화파의 입김이 닿는 '구리칼날단'과 '쇠등불단'에는
제대로 된 협조를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당시 울다하의 핵심 병력이었던 '구리칼날단'부터가
용병 집단이니 말할 것도 없겠죠.
알피노
그렇군…… 나도 불멸대에는 용병이 많다고 들었네.
그리고 총사령부 자체가
제국의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급조된 조직이니…….
초창기의 혼란을 생각하면 처음부터 밀정을 심을 기회는
충분했다고 볼 수 있겠군.
일베르드
게다가 그리다니아와 림사 로민사는
정부와 총사령부의 방침이 거의 동일하지만
울다하는 그렇지 않습니다.
알피노
왕가를 지지하는 왕당파와 상인이 주축인 모래전갈회 및 공화파.
불멸대는 서로 대립하는 두 진영의 손으로 설립되었지.
당시의 에오르제아 정세와 여론 때문에
공화파는 불멸대 결성에 찬성을 표할 수밖에 없었네.
하지만 그들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투자'한 불멸대가
언제 왕당파 지도자인 라우반 국장의 사병이 될지
항상 불안할 수밖에 없겠지.
게다가 최근 모래전갈회의 동향이 영 꺼림칙하기도 하고…….
일베르드
이번 사건을 바탕으로 '모방꾼' 후보를 추려냈습니다.
지금은 닌자 기술을 쓰는 도마인이 확인 조사하는 중입니다.
아무래도 제국과 관련된 사건이라 그런지
도마인들도 적극적으로 조사에 나서고 있습니다.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겁니다.
알피노
알겠네.
그럼 제1분대와 함께 계속 조사를 진행하게.
그리고 제2분대는 계속해서 난민 폭동 뒤처리를 하고,
제3, 제4분대는 크리스탈 유통 경로를 조사하도록
각각 지시를 내려주게.
얼음의 무녀가 야만신 '시바'를 소환하기 위해
야만족과 마찬가지로 크리스탈을 필요로 한다면
어딘가에 접점이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야.
일베르드
알겠습니다.
알피노
아이메리크 경에게도 이단자의 정보원 얘기를 알려드려야겠군.
더는 귀찮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말일세.
일베르드
……총수님, 시간 되었습니다.
알피노
그래, 알았네.
갈레말 제국에 관한 새로운 정보가 들어왔다고 하네.
요즘 들어 나타나는 밀정의 움직임과도 관계가 있을 걸세.
이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세 나라 지도자가
한자리에 모여 회담을 하기로 했다네.
나도 크리스탈 브레이브 총수 자격으로 참석할 것이고.
에오르제아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회담이니만큼
'에오르제아의 수호자'인 자네도 같이 참석했으면 좋겠네.
……걱정 말게, 민필리아에게 허락도 받았으니.
일베르드
모방꾼의 정체는 반드시 밝혀내고 말겠다.
우리 크리스탈 브레이브가
이름뿐인 존재가 아니라고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얽히고설킨 음모

알피노
마음 같아서는 당장 '얼음의 무녀'를 쫓아가고 싶지만
길이 끊긴 이상 어쩔 수 없지.
민필리아와 현자들이
에테라이트 문제를 해결해줄 때까지 차분히 기다리세.
그동안 나와 함께 '그리다니아'에 가줬으면 하네.
아까 말했다시피 세 나라 지도자들이 모여
제국의 동향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거든.
그리다니아 구시가지 '풍요신 제단'에서 만나세.
그럼 난 먼저 가보겠네…….
일베르드
높으신 분들 만나는 건 총수님과 영웅한테 맡기고
난 묵묵히 내 할 일을 하겠다.
알피노
먼 길 오느라 수고 많았네.
하지만 여기서 한숨 돌리고 있을 시간이 없어.
저기 있는 도사에게 말을 걸면
회담장인 '말없는 선인의 좌탁'으로 안내해준다는군.
어서 들어가세.
조용한 도사
카느 에 님과 내빈 여러분은
먼저 '말없는 선인의 좌탁'으로 향하셨소.
……그대도 회담장에 입장하시겠소?

카느 에 센나
오늘 여러분을 모신 것은 다름이 아니라
갈레말 제국에서 큰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멜위브
다음 황제 자리를 두고 벌어진 내란이
마무리되었다는 소식은 들었네.
……그와 관련된 일인가?
카느 에 센나
얼마 전, 갈레말 제국 황제인……
'솔 조스 갈부스'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알피노
뭐라고!?

카느 에 센나
갈레말 제국은 솔 황제가 1대 만에 이룩한 나라입니다.
공화제였던 갈레말 제국이 제정 체제로 바뀐 후
세계의 패권 국가로 성장한 것은
그의 뛰어난 군사적 재능과 지도력 덕분이었죠.
라우반
……하지만 여든을 넘긴 솔 황제는 몸져누운 지 오래였지.
알피노
그게 바로 이번 내란이 일어난 이유라고 들었네만…….
라우반
솔 황제의 장남이 일찍 죽은 게 문제였어.
공석이 된 황태자 자리를 차지하려 서로 혈안이 됐지.

카느 에 센나
……네, 두 명의 유력한 후보가 내란을 벌였죠.
결과적으로 솔 황제의 손자이자 대장군인……
'바리스 예 갈부스'가 승리했습니다.
멜위브
솔 황제가 사망했으니
바리스가 왕관을 차지하는 건 정해진 일이군.
새 황제 '바리스 조스 갈부스'가 탄생하는 건가…….
카느 에 센나
다음 황제가 정해지긴 했어도
제국 내 분위기는 아직 어수선한 모양입니다.
새 황제도 한동안 체제를 굳히느라 여념이 없을 거예요.

라우반
……하지만 새로운 지도자를 얻은 제국은
더욱 탄탄한 지배체제를 갖출 것이다.
제XIV군단도 아직 이 땅에 남아있고,
최근에는 알라미고를 요새화하고 있다는 말도 있어.
만약 놈들이 마음먹고 쳐들어오기라도 하면…….
멜위브
……가만히 있을 만한 상황은 아니로군.
카느 에 센나
제국이 움직이면 신들에게 사랑받은 땅
'에오르제아'가 또다시 전쟁에 휩싸일 겁니다.
각국의 이기심 때문에 생겨난 '무법자의 전장'도 그렇지만,
지금은 우리끼리 다툴 상황이 아니에요.
세 나라뿐만 아니라 산악도시 '이슈가르드'와도 힘을 합쳐
진정한 에오르제아 동맹을 이루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알피노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제국의 위협이 다가오고 있어…….
우리에게 남겨진 시간은 그리 많지 않을 걸세.
반드시 이슈가르드를 끌어들여서
에오르제아를 하나로 만들어야 하네.
이 일은 이념과 사상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는 우리만이 할 수 있어.
……그게 바로 크리스탈 브레이브를 만든 이유니까.
앞으로는 더욱더 제국에 빈틈을 보일 수 없겠군.
하루빨리 첩자 사건을 해결해야겠어.
자네도 이번 회담을 통해 느꼈겠지만……
제국이라는 위협이 눈앞에 다가오는데도 에오르제아 각국은
여전히 하나로 뭉치지 못하고 있다네.
이유는 단순하네…… 뿌리 깊은 불신 때문이지.
세 나라 지도자들이 개인적으로 단결하더라도
국가가 얽히면 또 사정이 달라져.
예를 들어 멜위브 제독은 해적 행위를 금지했지만
림사 로민사를 무법국가라 비난하는 자들도 많네.
그리다니아를 폐쇄적인 도시로 매도하는 자가 있는가 하면
울다하의 황금만능주의를 혐오하는 자도 있겠지…….
특히 텔레지 아델레지처럼 제멋대로 날뛰는 자도 있어서
더욱 그럴 걸세. 수장 개인은 그렇다 쳐도,
한 나라 전체를 신용한다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지.
그러니 어떻게 보면 '무법자의 전장'은 필요악일 수도 있겠군.
국가라는 거대한 존재를 다스리는 일은
이상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니까…….
싸워서라도 '오메가'를 손에 넣고 싶은 각국 강경파에게
실제로 싸우고 있다는 걸 보여줌으로써
전쟁을 주장할 구실을 주지 않으려는 장치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불멸대에 숨어있는 밀정만큼은 용납할 수 없네.
공공의 적을 이롭게 하는 자가 내부에 남아있으면
동맹 자체가 붕괴할 위험도 있으니까.
그렇지만 그 싹은 오늘 잘라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일베르드 대장이 '모방꾼'의 정체를 알아냈다고 하네.
……게다가 그 용의자는 지금 그리다니아에 와 있다지.
지금 즉시 에테라이트 광장에서 대기하고 있는
'일베르드' 대장에게 가서 밀정 수사를 도와주게.
야만신 '시바'에 관해서는
움직임이 있으면 그 즉시 자네에게 알리겠네.
지금은 '모방꾼' 체포에 주력해주게…… 부탁하네.
일베르드
잘 왔다. 총수님께 들었겠지만
드디어 제국 밀정인 '모방꾼'의 꼬리가 잡혔다.
신중히 행동해야 한다는 걸 명심해라.
다 잡은 고기를 놓칠 순 없으니까.
나무 그늘에 숨어서


일베르드
우리가 불멸대 내부에 숨어있는 밀정이라고
판단한 인물은…… 바로 '엘린 로아유'다.
불멸대 대장 엘린 로아유…….
불멸대 작전본부장을 맡고 있는 그녀는
라우반에 이은 실질적인 이인자다.
이슈가르드 출신의 유명한 용병대장이자
라우반도 인정하는 강자라고 한다.
그녀는 기본적으로 전면에 나서지 않으며
뒤에서 묵묵히 불멸대와 라우반을 보좌해왔다.
라우반은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출신과 종족에 상관없이 능력만 있으면 간부로 등용해왔지.
하지만 당시 울다하 국내에서는
동맹을 탈퇴한 이슈가르드에 대한 비난 여론이 심했다.
그런 시점에 정적인 라우반이 추천한 이슈가르드인 용병대장……
공화파 놈들이 트집 잡기에 딱 좋은 인물이었지.
……하지만 그녀는 별일 없이 불멸대 간부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 회담에서도 그래.
물론 제국에 어떻게 대처할지 논의하는 중요한 자리이긴 하다.
……하지만 울다하는 현재 특수한 상황에 놓여있어.
국장이 부재중인데, 작전본부를 비워두면서
작전본부장까지 그리다니아로 오다니……
이곳에 온 건 뭔가 행동을 취하기 위한 게 틀림없다.
우리가 현장을 덮치고
뒤를 캐고 있는 제1분대가 증거만 확보하면
녀석을 체포할 수 있어.
나는 계속해서 엘린 로아유를 추적하겠다.
영웅이여, 나를 도와주겠나?
좋아, 그럼 가자.
……들키지 않게 조심하고.
어디로 가려는 거지?
이 앞에는 '칼라인 카페'가 있는데…….
그녀한테서 절대 눈을 떼지 마라.
칼라인 카페에서 나올 생각을 안 하는군.
……설마 비공정을 타고 빠져나갔나?
'그리다니아 비공정 승강장'을 비롯한
그리다니아의 모든 관문은 부하가 감시하고 있다.
미안하지만 가게에 들어가서 뭘 하는지 보고 와다오.
나는 여기서 카페 입구를 보고 있겠다.
가게 안에 놈이 없으면 비공정 승강장에 있는
제2분대 대원 '에페미'한테도 확인해봐.
에페미
어! 영웅 리오넬이 여긴 웬일이야?
……뭐? 일베르드 대장님의 부탁을 받아서
엘린 로아유를 찾고 있다고?
아니, 그 사람은 여기 안 왔는데.
비공정 승강장을 이용하는 손님을 뚫어지게 감시하고 있었으니까
용의자로 보이는 인물이 있었으면 금방 알았을 거야.
그 사람은 여기 안 왔어.
비공정 승강장을 이용하는 손님을 뚫어지게 감시하고 있었으니까
용의자로 보이는 인물이 있었으면 금방 알았을 거야.
일베르드
……칼라인 카페 안에도 없고
비공정을 타러 가지도 않았단 말이냐?
입구로 나오지도 않은 것 같은데……
아니, 잠깐.
가게 안에서 여관 '둥지나무'로 갈 수 있잖아?
객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뒷문으로 빠져나갔나 보군!
젠장…… 나는 여관 안을 둘러볼 테니
자네는 그리다니아 관문에 가서
부하들에게 그자가 지나갔는지 확인해다오.
신시가지의 '푸른 오소리 관문'과 '하얀 늑대 관문',
그리고 구시가지의 '노란 뱀 관문'과 '동부 나루터'에
'제2분대 대원'을 배치해놓았다.
부하들 4명을 찾아가 확인한 다음
일단 '에테라이트 광장'으로 와라.
거기서 다시 만나는 걸로 하지.
제2분대 대원
일베르드 대장님께서 보내셨습니까?
……아뇨, 아무 이상 없습니다.
용의자로 보이는 여자는 이쪽으로 오지 않았습니다.
제2분대 대원
'모방꾼'으로 의심되는 여자는 보지 못했습니다.
이 문으로 지나가는 사람 자체가 손꼽을 정도니까요.
제2분대 대원
예, 그 여자는 오지 않았습니다.
……졸다가 놓친 거 아니냐고요?
그, 그럴 리 있겠습니까!
제2분대 대원
……예? 용의자가 변장했을 수도 있다고요?
엘레젠족 여성 몇 명이 나룻배를 이용하긴 했지만……
의심이 갈 만한 사람은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일베르드
어디, 대원들은 뭐라고 하던가?
그래, 아무 데도 없었단 말이지…….
나도 객실을 포함해서 샅샅이 뒤져봤지만
그자는 발견하지 못했다.
다만 여관 주인이 말하길
로아유가 객실로 들어간 건 틀림없다고 한다.
변장하고 빠져나간 건 확실하지만, 문제는 어디로 갔냐는 거군.
장사꾼으로 보이는 남자
손님…….
그리다니아 명물 '문투이 두유' 한 잔 어떠십니까?
일베르드
행상인이냐?
저리 가라. 지금은 그럴 때가…….
잠깐, 그 목걸이는……
도마의 '닌자'냐……?
닌자
바로 보셨습니다…….
두 분이 찾고 계시는 사람은 구시가지 쪽으로 갔습니다.
장사꾼 차림으로 변장했지만
저희 닌자의 눈은 쉽게 속일 수 없습죠.
그자가 동부 나루터에서 나룻배를 탄 것까지 확인했습니다.
우리 사람이 계속 따라붙고 있으니
여러분도 어서 '동부삼림'으로 가십시오.
그럼 저는 이만…….
일베르드
……보기 좋게 당했군.
도마인이 아니었으면 큰일날 뻔했어.
그나저나 역시 닌자란 이들은 대단하군…….
도마의 닌자들
일베르드
자네도 들었지?
구시가지 '동부 나루터'에서 나룻배를 타고 로아유를 추격하자.
일단 동부삼림 '꽃꿀 나루'로 가자고.

유우기리
……여기다.
그 로아유란 여자는
이 앞에 있는 '호손 일가의 산장' 쪽으로 가고 있다.
일베르드
좋아, 우리도 어서 가자.
유우기리
잠깐, 일베르드 공.
로아유를 미행하는 건 당분간
우리 도마 사람에게 맡겨주었으면 한다.
그녀가 갈레말 제국 사람과 접촉하여
확실한 증거를 잡을 때까지는 풀어놓고 싶거든.
일베르드
……그럼 우리는 뭘 하면 되지?
유우기리
마침 지원이 필요한 일이 생겼다.
조금 전 제국군 보병소대가
'카스트룸 오리엔스'를 나와 남부삼림으로 향했다.
일베르드
남부삼림으로?
……설마!?
유우기리
그래…….
놈들은 통신 방해용 번개파동 발생장치를 파괴할 작정이다.
일베르드
자네는 못 들어봤을 수도 있겠군…….
'번개파동 발생장치'란 제국군이 사용하는 통신기기를
못 쓰게 하는 마도 장치다.
'갈론드 아이언웍스' 사의 지원을 받아
크리스탈 브레이브가 각 도시 주변에 설치했지.
밀정 놈들의 통신수단을 차단하기 위해서야.
물론 이것만으로 정보 유출을 완전히 막을 순 없어.
하지만 밀정들이 앞으로 어떻게 할지 상의하기 위해
한 번은 제국군과 직접 접촉할 것을 노린 거지.
놈이 검은장막 숲까지 온 이유도 바로 이걸 거다.
다날란에서 제국군과 접촉하려면
청린 정제소나 저녁별 만을 통과해야 해.
하지만 로아유는 불멸대의 이인자……
다날란에서는 유명 인사로 얼굴이 알려져 있다.
보는 눈이 많은 곳을 지나 꼬리를 밟히고 싶지 않았던 거지.
그에 비해 검은장막 숲에서는 그녀를 아는 자가 별로 없다.
게다가 그리다니아에는 엘레젠족이 많이 살아서
지나치게 눈에 띄지도 않고.
유우기리
하지만 제국군이 번개파동 발생장치를 파괴하면 상황이 달라져.
자유롭게 통신할 수 있게 되면 직접 만날 필요가 없어지니까.
일베르드
고위 장교인 로아유를 체포하려면 확실한 증거를 들이대야 한다.
그러려면 무슨 일이 있어도
그자가 제국군과 접선하도록 만들어야 해…….
유우기리
그렇지.
그러니 우리가 로아유를 감시할 동안
그대들은 번개파동 발생장치를 지켜줬으면 한다.
일베르드
……알았다.
나는 부하들을 데리고 제국군의 퇴로를 끊을 테니
리오넬은 남부삼림에 가서 적의 위치를 파악해다오.
유우기리
도마 사람이 몇 명 남부삼림에 가 있을 거다.
'채석공방'에 잠복한 '닌자'와 만나
함께 작전을 짜는 게 좋을 거야.
일베르드
나는 부하들을 데리고 제국군의 퇴로를 끊을 테니
리오넬은 남부삼림에 가서 적의 위치를 파악해다오.

닌자
……또 뵙는군요.
자자, 할 일만 간단히 설명해드리죠.
목표는 갈레말 제국 보병소대입니다.
'모방꾼'이 혹시라도 눈치채지 못하도록
한 명도 빠짐없이 완벽하게 처리해야 합니다.
……아하, 크리스탈 브레이브 부대가 퇴로를 끊고자
후방에 대기하고 있단 말씀이시군요.
그럼 제국군은 저희 도마 사람이 해치울 테니
선생님께서는 놈들이 대동한 마도 병기를 맡아주십시오.
놈들은 지금 '옛 암다포르 성' 근처를 지나고 있으니……
당장 가서 각자 맡은 일을 처리합시다.
실수 없이 해주시기 바랍니다…….

정말 놀라운 솜씨로군요…….
대단하십니다.
보시다시피 저희도 끝났습니다.
한 놈도 안 놓쳤으니 걱정 붙들어 매십시오.
모방꾼 체포 작전
닌자
이제 통신 방해용 '번개파동 발생장치'는 안전합니다.
어서 동부삼림 '호손 일가의 산장'으로 가서
'유우기리' 님과 합류하시지요.
저희는 이자들에게 잠깐 뭐 좀 물어보고 있겠습니다.
……아, 별건 아니고 그냥 세상 돌아가는 얘기나 하려는 거죠.
선생님께서 걱정하실 건 하나도 없습니다.
유우기리
제국 병사는 다 해치우고 왔나 보군.
일베르드
우리 쪽에서도 적 부대를 섬멸한 걸 확인했다.
수고 많았다, 영웅이여.
……유우기리 공, 로아유의 동향은 어떤가?
유우기리
방금 산장을 떠나 '가시나무 숲' 쪽으로 향했다.
지금 우리 사람이 쫓고 있는데, 이번엔 아마…….
일베르드
드디어 통신을 포기하고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군.
그럼 이제 '모방꾼' 님을 맞이하러 가볼까?
유우기리
알겠다. 내가 앞장서지.
……주위를 잘 살피면서 움직이도록.
'모방꾼'은 저 앞에서 모험가 차림을 한 남자와 만나고 있다.
그자가 아마 제국 병사일 거야.
일베르드
……좋아, 가자!
엘린 로아유!
에오르제아 도시군사동맹을 배신한 혐의로
너를 체포하겠다!


모험가 복장의 남자
이런, 미행이 붙어있었군!
망할 놈의 에오르제아 오랑캐들 같으니!
크윽……!
불멸대 대장 엘린 로아유
쳇…….
일베르드
변장이 오히려 독이 된 모양이군.
창술을 보여줄 관중이 이렇게 많은데, 정작 무기가 손에 없으니.
불멸대 대장 엘린 로아유
……갑자기 웬 소란입니까?
저는 그저 숲에 산책하러 왔을 뿐인데…….
저 남자도 여기서 우연히 마주친 사람입니다.
일베르드
거 참, 전략가로 유명한 로아유 대장님께서
이렇게 수준 낮은 변명을 하시면 곤란한데…….
할 말이 있으면 심문관 앞에서 얼마든지 하고
지금은 얌전히 따라오는 게 신상에 이로울 거야.
불멸대 대장 엘린 로아유
……알겠습니다. 일단은 따르도록 하죠.

유우기리
엘린 로아유는 창술의 달인이라기에
거세게 저항할 줄 알았는데…….
순순히 오라를 받은 건 뜻밖이군.
밀정들을 통솔하는 '모방꾼'이 체포되었으니
이제 불멸대에 뿌리내린 첩보망도 깨끗이 제거될 거다.
……이제 일도 끝났는데 어떻게 할 건가?
……'얼음의 무녀'를 쫓고 있다는 건가.
그럼 일단 '돌의 집'으로 가보는 게 좋겠군.
'민필리아' 님도 그대 소식을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여긴 우리에게 맡기게나.
일베르드 공에게는 내가 말해둘 테니.
아무리 봐도 그대는 고생이 끊이지 않는 것 같아.
포로 인도나 그 밖의 잡다한 뒤처리 정도는
우리가 도와드리지.
이런 임무에서는 닌자의 기술이 매우 쓸모가 있으니
그대도 관심 있으면 언제 한 번 배워보는 걸 권하오.
……재능은 충분한 것 같으니 말이야.

타타루
욥, 홋, 에잇, 얏!
제 곡예로 울다하 상인들의 두둑한 주머니를
싹 털어버리고 말겠어용!
야슈톨라
울다하의 가희가 되겠다는 야망은 포기한 모양이에요.
이번에는 거리예술로 일확천금을 노리겠다네요.
파파리모
하하하, 생각보다 잘하네.
……그런데 거리예술이 그렇게 벌이가 좋았나?
산크레드
수신 '리바이어선' 신도가 앞길을 막아섰죠.
그들의 도끼가 바람을 가르며 덮쳐왔습니다.
쏟아지는 맹공을 피하며 칼 던지기로 숨통을 끊은 것이…….
히기리
역시 유우기리 님은 대단하세요!
새삼 존경하게 되네요.
프라민
후후, 화제를 잘못 골랐네요.
그런 걸 보면 아직 미숙하다니까요.
이다
어흠!
서류작업은 잘 못 하지만
이런 승부라면 자신 있지!
빛바랜 바위
헥, 헥, 허억, 허억……,
으아아아압! 아직 안 끝났습니다!
쿨테네
자, 빛바랜 바위!
이대로 질 수는 없습니다!
호우잔
언제봐도 참 기묘한 운동이군.
확실히 다리랑 허리 단련에는 좋을 것 같지만…….
도우와레
의지와 의지의 대결.
대륙 동쪽과 서쪽, 나라는 달라도
무인에게 필요한 건 다르지 않은 모양이군.
민필리아
어서 와요…….
알피노와 하던 일은 마무리됐나요?
……그랬군요.
그리다니아에서 그런 일이…….
엘린 로아유 대장의 혐의가
사실이 아니면 좋을 텐데…….
……아니, 감정에 이끌리면 안 되죠.
어쨌든 지금은 조사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밝혀내고
불멸대가 하루빨리 정상화되기를 바라는 수밖에요.
아 참, 당신이 그리다니아에 가 있는 동안
이쪽에도 움직임이 있었어요.
먼저 그걸 말해드려야겠네요.
현자 문브뤼다
민필리아
그럼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한번 확인해보죠.
커르다스에서 지원물자를 운반하던 수송대가
'얼음의 무녀'가 이끄는 이단자 세력의 습격으로
크리스탈을 포함한 물자를 빼앗긴 게 시작이었죠…….
그들의 목적은 성서에 기록된 역사적 인물인
'시바'를 야만신으로서 강림시키는 거고요.
현재 '얼음의 무녀' 이젤은
'얼음외투 대빙벽' 심층부에 있는 에테라이트를 통해
서부 지역으로 도주했고…….
야만신 '시바'가 강림하는 것을 막으려면
당장 그녀를 쫓아야 하는 상황이죠.
하지만 이젤이 에테라이트를 파괴해서 그러지 못하게 됐어요.
그래서 지금 위리앙제 씨를 중심으로 해서
에테라이트를 복구할 방법을 찾는 중이고요.
위리앙제 씨 말로는 이 문제를 해결해줄 사람이
곧 망자의 종소리에 도착하신다고 해요.
여기까지 온 김에 저랑 같이 마중 나가는 게 어때요?
그분은 망자의 종소리 북쪽 문으로 오신다고 하네요.
어떤 분일지 궁금하네요……
곧 도착하실 테니 조금만 더 기다려봐요.

문브뤼다
네가 혹시 '새벽'의 민필리아야?
민필리아
네, 맞아요.
망자의 종소리에 오신 걸 환영해요.
문브뤼다
소중한 친구가 부탁하는데 안 올 수도 없지.
민필리아
이분은 샬레이안의 현자 '문브뤼다' 님이에요.
위리앙제 씨 친구이자, 에테라이트 기술의 권위자이기도 하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우리가 아씨엔의 영혼을 가두기 위해 만들고 있는
'백성석'의 공동연구자라는 거예요.
문브뤼다
잘 부탁해!

문브뤼다
흐음, 제법 활기찬 동네인데.
게다가 대기에 충만한 에테르 농도 좀 봐……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더니 정말 그렇군.
민필리아
그럼 이제 문브뤼다 씨도 도착하셨으니
'돌의 집'에 가서 대책을 논의합시다.
문브뤼다
벽에 걸린 '투프시마티'를 보니
마음이 짠해지는 건 어쩔 수 없구나.
현실이란 놈은 어쩌면 이렇게 잔인한지 몰라.

이다
안녕~, 문브뤼다!
문브뤼다
안녕, 이다.
오랜만이야.
야슈톨라
……어머, 이다한테 친구가 있는 줄 몰랐는데요.
이다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뭐, 파파리모 말고는
친구도 없는 줄 알아!?
파파리모
내가 언제부터 네 친구였냐!?

민필리아
다들 모인 것 같네요.
다시 정식으로 소개할게요.
이쪽은 문브뤼다 씨.
샬레이안 본국에서 찾아와 주셨어요.
문브뤼다 씨가 이번에
시험 단계에서 만든 '백성석'을 가져오셨어요.
이분은 에테라이트 기술의 권위자시잖아요?
원래는 샬레이안 본국에서 연구를 계속할 예정이었지만
이번 '시바' 사건도 있고 해서 조금 일찍 모시게 되었어요.
문브뤼다
이 마법도구는 미완성이지만, 마무리 조정만 하면 돼.
어차피 에오르제아 에테르에 맞춰서 조정해야 하니까……
마침 잘됐지 뭐.

위리앙제
저런…….
여전히 그 말투는 못 고쳤군요…….
좀 더…… 우아하게 말할 순 없습니까?
문브뤼다
위리앙제!
자식, 보고 싶었다!


위리앙제
그, 그만 좀 하십시오, 문브뤼다.
일단 좀 떨어져 주시죠…….
문브뤼다
뭐야, 쌀쌀맞기는!
항상 붙어다니던 네가 에오르제아로 떠난 뒤로
자주 만나지도 못하고, 내가 얼마나 쓸쓸했는지 알아?
갑자기 연락해서 "너의 모든 걸 원해!" 이러길래
신나게 달려왔는데 말이야!
산크레드
오, 위리앙제도 제법이잖아.
위리앙제
자, 잠시만…….
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신의 모든 기술과 지식이 필요하다고 했을 뿐입니다.
아무튼, 그동안 쌓인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지금은 눈앞의 장애물을 없애는 것이 우선입니다.
이 땅에 새로운 신을 소환하지 못하게 막아야 합니다…….
문브뤼다
아, 그랬지.
목적지에 있는 에테라이트가 작동하질 않아서 애먹고 있다며?
민필리아
네, 맞아요…….
우리가 쫓는 '얼음의 무녀' 이젤이
얼음외투 대빙벽 내부에 있는 에테라이트를 타고
서쪽으로 달아났어요.
그리고 우리가 따라오지 못하도록
도착 지점에 있는 에테라이트를 파괴한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린 그쪽으로 이동할 수 없게 됐죠.
아마 얼음의 무녀는 그곳에서 '시바'를 소환할 거예요.
이슈가르드 신전기사단이 다른 길을 찾고 있지만
아직까진 발견하지 못했어요.
문브뤼다
그렇군…….
도착 지점의 에테라이트가 파괴됐단 말이지…….
민필리아,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출발지와 도착지의 에테라이트는
양쪽 다 최근까지 잘 작동했겠지?
민필리아
네, 측정한 에테르 흐름으로 봐서는 그런 것 같아요.
그리고 이젤이 이동하는 걸 직접 본 증인도 여기 있고요.
문브뤼다
……흠, 전송 흔적은 남아있는 모양이군.
그렇다면 방법이 있지.
민필리아
정말요!?
문브뤼다
그럼. 도착지에 있는 에테라이트를
강제로 재가동시키면 그만이야.
원래 '에테라이트'라는 건
밤바다에서 항구 위치를 알려주는 등대 같은 존재거든.
그 불빛이 없으면 에테라이트 사이를 흐르는 지맥에 휩쓸려
출구를 찾을 수 없게 되지.
……지금처럼 전송이 안 되는 이유가 이거야.
하지만 도착지로 이어지는 지맥의 흔적을 따라
직접 에테르를 주입하는 방법이 있어.
그러니까 이쪽에서 강제로 등불을 켜는 셈이지.
산크레드
잠깐, 도착지의 에테라이트에 영향을 미치려면
막대한 양의 에테르가 필요하지 않아?
파파리모
그렇게 밀도 높은 에테르를 어디서 구하지……?
우리가 힘을 모으면 필요한 에테르는 만들 수도 있겠지만
여러 사람이 방출하는 에테르를 하나로 모아서
커다란 흐름으로 바꾸는 건 대단히 어려워.
야슈톨라
도착지에 있는 에테라이트가 단순히 고장 난 거라면
제 힘으로도 가능했겠지만, 이번에는 좀 어렵겠어요…….

문브뤼다
그래서 내가 가져온 '백성석'을 쓰려고 해.
……이건 아씨엔 같은 강력한 에테르 덩어리를
가두려고 만든 도구니까.
이 안에 너희들이 방출한 에테르를 전부 담았다가
필요한 양이 모이면 한꺼번에 에테라이트에 주입하는 거야.
단 '백성석'에 에테르를 담아둘 수 있는 건
아주 잠시뿐이거든.
모든 과정은 그 자리에서 신속하게 진행해야 해.
민필리아
문브뤼다 씨가 제안한 방법 말고는
달리 선택지가 없네요.
마지막 전송 후로 시간이 꽤 지났으니
흔적이 사라지기 전에 서둘러야겠어요!
문브뤼다
그래,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했지.
에테라이트로 안내해줘.
얼음신 시바의 빛
민필리아
드디어 '얼음의 무녀'를 추격할 수 있게 됐네요.
알피노한테는 내가 미리 연락했어요.
알피노도 서둘러 현장으로 간다고 하네요.
커르다스 '얼음외투 대빙벽' 앞에서
'알피노'랑 만나줄래요?
문브뤼다 씨와 다른 현자들도
커르다스로 가는 중이에요.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문브뤼다 씨 덕분에
돌의 집에 더 활기가 돌 것 같네요.
동료가 많아지는 건 정말 기쁜 일이죠.
타타루
현자 여러분과 리오넬 님,
무사히 돌아오시길 바랄게용…….
프라민
다들 나가고 나니 갑자기 조용해졌네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두가 무사히 돌아오길 기다리며
따뜻한 요리와 음료를 준비해두는 거죠.
도우와레
준비는 끝났다…….
각오는 되었나, 호우잔?
호우잔
요우잔은 아버지 호우메이에게 맡기고 왔어.
우리 아이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걸 하세.
히기리
아이들도 무사히 이곳에 적응한 것 같으니
앞으로는 도우와레 씨와 호우잔 씨도
임무를 맡으시겠대요.
빛바랜 바위
예전 본부…… 모래의 집은 제국군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저희는 그런 비극이 되풀이되는 걸 막기 위해 여기 있는 겁니다.
그렇지? 쿨테네.
쿨테네
이 돌의 집도 누군가에게 공격당할 가능성은 있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탈출 계획을
검토해두는 것도 좋겠네요.
문브뤼다
백성석은 준비해놨어.
연습은 안 해봤지만 아마 문제없을 거야
알피노
자네 덕분에 모방꾼 일은 잘 마무리됐네.
일베르드 대장도 자네 실력에 상당히 감탄한 모양이더군.
감사하다고 꼭 전해달라 했네.
로아유는 이미 울다하로 호송되어
지금쯤 한창 조사를 받고 있을 걸세.
뭔가 움직임이 있으면 우리 쪽에도 연락이 올 거야.
럼 이제 불안요소도 없앴으니
야만신 '시바'에 어떻게 대처할지 생각해보세.
든든한 동료인 문브뤼다 선생도 합세했으니 말이야.
샬레이안 현자들은 먼저 갱도에 들어가서
복구 준비를 진행하고 있네.
……우리도 어서 가세.




문브뤼다
좋아, 지금이야……!
……움직인다. 성공이야!
자, 지금 빨리 '교감'해!

알피노
추격작전의 첫 단계는 성공했군.
이제 모험가가 이끄는 선발부대를
'얼음의 무녀' 이젤이 있는 서부 지방으로 보낼 차례네!
리오넬, 자네가 대장일세!
일단 밖에 나가서 함께 출발할 사람을 직접 선발하게.
준비를 마치는 대로 작전을 다음 단계로 진행하겠네!
문브뤼다
나도 같이 싸우러 가고 싶었는데
위리앙제 녀석이 뜯어말리더라고.
"당신이 신도화된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이런 말을 들어버리니 어쩔 수가 없었어.
같이 못 가서 미안하다.
알피노
문브뤼다 선생의 힘으로 에테라이트가 복구되었으니
이제 우리를 막아서는 요소는 아무것도 없네!
하지만 바꿔 말하면
이젤도 에테라이트가 복구된 걸 알았을 걸세.
도착 지점에 잠복하고 있을지도 모르니 주의하게.
게다가 그녀가 야만신 '시바'를 소환할 준비를
이미 마쳤을 가능성도 충분하네.
원래는 대규모 부대를 파견하고 싶지만……
야만신에게 신도화될 위험성이 있는 이상
'초월하는 힘'을 가진 자네에게 의지하는 수밖에 없군.
우리의 첫 번째 목표는 소환을 저지하는 것……
만약 실패하면 목표를 야만신 토벌로 바꾸어
신속하게 임무를 완수해주게. 무운을 비네!
강인한 신전기사
드디어 '얼음의 무녀'를 쫓으러 가시는군요…….
아이메리크 총장님께서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항상 힘써주는 그대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신도화될 위험 때문에 함께 참전하지 못하는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아무쪼록 무리하지 말고
위험에 처하면 즉시 철수하도록."
……이상입니다.
강인한 신전기사
모험가님의 무운을 빌겠습니다…….
전쟁신 할로네의 가호가 함께하기를!
[진 시바 토벌 개시]


이젤
왜 쫓아온 것이냐, 빛의 전사여.
나는 싸움을 끝내고 싶다 하지 않았느냐.
역시 이 악순환은 힘으로써 끊어야 하는 것인가…….

내 앞을 막는 자는 쓰러뜨릴 뿐이다
그자가 모든 이들의 희망이라 할지라도……


우리를 구원할 신이, 기도를 받아줄 신이 없다면
성녀에게 이 기도를 바치리라

내 육체를 그릇 삼아 일찍이 화합을 가져왔던
성녀의 영혼을 부르리라……

성녀 '시바'여!
내 몸에 강림하사 모든 싸움을 얼어붙게 하소서!





시바
……후후.

[시바 토벌 완료]




이젤
성녀 '시바'의 힘으로도
사람들의 희망은 넘을 수 없단 말인가…….
빛의 전사여…… 내 이야기를 들어다오…….
이슈가르드와 드래곤족의 끝없는 싸움은
인간이 지은 죄가 초래한 것이다.
……이제는 그 고리를 끊어야만 해.

이 싸움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또 그 이유는 무엇인지…….
이슈가르드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허상 같은 싸움에 몸을 던지고 있다.
이 싸움이 그들의 신앙이자 삶 자체니까…….
……하지만 이 싸움은,
얼어붙은 땅에 비친 '빙결의 환상'이 아니라
인간이 죄를 저지르면서 감추어온 진실이다.


너라면 들을 수 있겠지…….
'묵약의 탑'에서……
태초의 환룡이 말하는 이 싸움의 진상을.
너라면 느낄 수 있겠지…….
이 세상의 진리를.
그리고 생각하기 바란다…….
진실이란 과연 무엇인가를.
'초월하는 힘'을 가진 너라면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너 스스로……
듣고…… 느끼고…… 생각해라…….

???
'초월하는 힘'을 가진 자에게 빙의한 '신'이라…….
이 정도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군.
라하브레아 뜻대로 일이 흘러가는 건 내키지 않지만
조디아크 님의 명령이기도 하니 어쩔 수 없지…….
……지금은 조용히 지켜보도록 하겠다.
문브뤼다
다행이다. 무사히 돌아왔구나!
얼마나 걱정했다고!
……뭐!?
얼음의 무녀가 자기 몸에 '성녀 시바'의 영혼을 빙의시켜?
그런 식으로 야만신을 소환했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데!?
……그래도 네가 토벌했다고 하니
일단 눈앞에 닥친 위협은 사라졌다는 거네…….
어쨌거나 네가 무사해서 천만다행이야.
고생 많았어, 리오넬.
하얀 신전기사
문브뤼다
좋아, 자세한 건 다 같이 모여서 검토해보자.
나는 대빙벽 안에 남아있는 위리앙제랑
다른 현자들을 불러서 같이 돌의 집으로 갈게.
많이 지쳤을 텐데 미안하지만 부탁 하나만 할게.
'하얀테 전초지'에 좀 들렀다 와줄래?
지금 알피노 도련님이
이슈가르드 측 관계자들을 소집해서 의견을 모으고 있거든.
네 걱정을 하고 있을 테니까 직접 가서 안심시켜주고 와.
그럼 나중에 보자!
드리유몽
이단자들과의 싸움에서 모험가인 귀공에게
이렇게까지 의지하게 될 줄은 몰랐네.
처음 만났을 때는 상상조차 못 했던 일이야.
아이메리크
그대의 날카로운 눈빛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좋은 소식이 있는 모양이군…….
여자 신전기사
……먼저 알피노 공에게 보고하는 게 좋겠다.
알피노
리오넬, 벌써 와 있었나!
무사해서 정말 다행일세…….
마침 아이메리크 경도 도착하셨으니
어서 경과를 말해주게.
그렇군. 한발 늦었단 말인가…….
가능하면 소환 자체를 저지하고 싶었는데…….
아이메리크
낙담할 일은 아니지 않은가? 알피노 공.
게다가 영웅께서는 목숨을 걸고 야만신과 싸웠으니
먼저 감사를 전하는 게 도리인 것 같다.
리오넬 공.
이슈가르드 국민을 대표하여 감사의 뜻을 전한다.
이번 이단자 사건에서 보여준 그대의 활약은 참으로 눈부셨다.
알피노
아, 이거 실례했군.
나도 감사 인사부터 해야겠지.
정말 고맙네, 리오넬.
아이메리크
야만신 '시바'를 토벌한 것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보답하겠다.
도망친 '얼음의 무녀'가 어떻게 나올지 걱정이긴 하나
그것은 본래 우리의 임무이니
앞으로 신전기사단이 총력을 다하여 수색하겠다.
그런데 드리유몽 경.
……그 일은 어떻게 되었나?
드리유몽
예…… 완료되었습니다.
얼음외투 대빙벽의 비밀 갱도를 수색한 결과
크리스탈을 제외한 나머지 지원물자가 남아있었습니다.
회수한 물자에 모자란 분량을 채워 넣어
저희 뒤랑데르 가 기사단이 책임지고
망자의 종소리까지 운반하겠습니다.
아이메리크
좋다. 그 일은 그대에게 맡기지.
알피노
감사합니다, 아이메리크 경.
아이메리크
영웅이여, 잠시 나와 같이 '용머리 전진기지'에 가줘야겠다.
오르슈팡 경이 대단히 걱정하더군.
그대가 '얼음의 무녀'를 쫓아갔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힘을 보태야 한다며 뛰쳐나가려는 것을 내가 겨우 뜯어말렸지.
오르슈팡 경이 '시바'의 신도가 되었다가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눈 뜨고 지켜볼 수 없겠더군.
후후, 그래서 그런 거다.
그럼 잠시 후에 '용머리 전진기지'에서 만나지.
드리유몽
귀공이 믿음직한 사람이라는 건 이 전초지에도 잘 알려졌네.
관심을 표하는 자는 물론 힘을 빌리려 하는 자도 있을 거야.
한편으론 아직 귀공을 인정하지 않는 자도 있지만……
그건 관대한 마음으로 용서해주게.
다들 뒤랑데르 가 일원이라는 긍지가 너무나 강해서 그런 거야.
알피노
아이메리크 경은 응접실 쪽으로 갔네.
나중에 자네와 느긋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군.
오르슈팡
이제나저제나 네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아름답고 강인한 모험가여!
얼어붙은 대빙벽조차 녹여버릴 듯한
투지 넘치는 그 눈빛…… 아주 좋아!
물론 '얼음의 무녀' 따위에게 패배할 일은 없을 거라 믿었지만
벗이 위험을 무릅쓰고 싸우는 걸 뻔히 알면서도
기다릴 수밖에 없는 나 자신이 너무나 원망스러웠다.
……그래도 어쨌든 무사히 돌아왔으니
이제 승리의 축배를 들자꾸나!
지금 당장 단둘이 술잔을 기울이며
가슴 뜨거운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만……
아쉽게도 그럴 시간이 없구나.
아이메리크 경께서 앞으로 어떻게 협력해 나가야 할지
알피노 공과 다 함께 의견을 나누고 싶다고 하셨거든.
응접실에서 기다리시니 어서 가봐.
포르탕 가 위병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지금 바로 응접실로 들어가시겠습니까?
아이메리크
모험가여…… 야만신 '시바'를 토벌한 데 대해 감사를 표한다.
자네가 왜 영웅이라 불리는지 알겠어.
……이번에 이단자가 '시바'를 소환하면서
이슈가르드는 처음으로 야만신의 위협에 직접 노출되었다.
그대들이 신속히 대응했기에 망정이지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큰 피해를 보았을 거야.
알피노
야만신의 위협이라고 하셨는데……
바람신 '가루다'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크살족은 커르다스까지 넘어오지 않았습니까.
아이메리크
우리 신전기사단이나 포르탕 가 기병단처럼
일선에서 싸우는 이들은 이크살족을 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교황청은 태도를 굽히지 않았어.
그리다니아와 싸우는 이크살족보다
요새 두 곳을 제압하고 성도를 넘보는 드래곤족이
더 큰 위협이라 본 것이지.
어떻게 보면 이번 일을 계기로
야만신의 위협을 피부로 느끼게 된 건
행운인지도 모르겠군.
목숨 걸고 싸워준 그대들이 듣기엔
다소 무례한 발언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부디 용서해다오.
하지만 사람은 직접 공포를 느끼지 않는 한
생각을 쉽게 바꾸지 않지. 이번 '시바' 소환은
이슈가르드가 야만신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될 거다.
오르슈팡
이번 일에 대한 보답까진 아니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망자의 종소리를
지원할 수 있게 될지도 몰라!
아이메리크 총장님이 직접
교황청에 말씀드리겠다고 하셨거든!
아이메리크
이슈가르드도 그리 풍족한 편은 아니지만
가능한 범위에서 물자를 제공할 것을 약속하지.
알피노
감사드립니다.
개척단 사람들도 기뻐할 겁니다.
아이메리크
그리고 저번에 말한
'조건'은 굳이 안 지켜도 된다.
알피노
아닙니다. 환룡 '미드가르드오름'은
저희가 계속 감시하겠습니다.
드래곤족 때문에 커르다스에서 전쟁이 나면
옆에 있는 모르도나도 영향을 받을 테니까요.
아이메리크
그거 고맙군.
더 바랄 나위가 없네.
알피노
그런데 총장님. 말씀드리기 그렇지만……
진심으로 그 환룡이 살아있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아이메리크
그건 교황청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나 또한 반신반의하고 있어.
회담에서 말했다시피 만일에 대비하려는 것뿐일세.
알피노
만일에 대비한다……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환룡의 생사와 관계없이, 망자의 종소리가 발전하면
이슈가르드 입장에서도 손해는 아니니까요.
모르도나에 남아있는 제국군을 비롯해
커르다스 남쪽에서 올 위협을 막는 좋은 '방패'가 될 테지요.
여자 신전기사
아이메리크 님 말씀은……!
아이메리크
내가 교황청 직속 '신전기사단'의 총장 자리에 오른 건
아주 최근의 일이다.
신분에 따라 인생이 정해지는 이슈가르드에서
명문 귀족도 아닌 내가 이 자리에 오른 건 무척 이례적이지.
여기까지 오기 위해 치른 대가는 작지 않아.
하지만 이슈가르드를 개혁한다는 일념으로
이를 악물고 버텼다…….
명문 귀족과 교황청 성직자들이
망자의 종소리를 방패로 삼겠다면
나는 그걸 이용해 그대들을 지원할 것이다.
알피노
……정치로군요.
아이메리크
이슈가르드는 천 년에 걸친 드래곤족과의 전쟁과
제7재해를 겪으며 무척 피폐해졌다.
요즘 이단자가 갑자기 늘어난 것도……
백성들의 고통이 한계에 달한 탓이라고 생각한다.
……이건 이슈가르드에 뿌리내린 근본적인 문제야.
지금처럼 문을 굳게 닫아서는 나아질 여지가 없어.
닫힌 문을 열고 다른 도시와 힘을 합쳐야 한다.
그것이 재해와 야만신, 제국의 위협……
그리고 이단자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길이야.
그러기 위해선 먼저 교황청을 개혁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전통을 지켜왔지…….
하지만 젊은 세대에는 개혁을 바라는 자도 있다는 걸
그대도 알아주기 바란다.
알피노
처지는 달라도 마음은 같다는 것이군요…….
알겠습니다, 아이메리크 경.
우리 모두 에오르제아를 위해 최선을 다합시다.
아이메리크
이해해줘서 고맙다. 알피노 공.
내가 대업을 위해 이 자리까지 오른 것은
결코 나만의 힘으로 이룬 게 아니다.
뜻을 같이하는 이들의 많은 도움이 있었지.
앞으로는 이자가 그대들과 자주 일하게 되겠군.
모두에게 소개하지.

루키아
신전기사단 지휘관 '루키아'라고 한다.
나도 아이메리크 총장님과 마찬가지로
이슈가르드…… 아니, 에오르제아의 앞날을 걱정하고 있다.
귀공들과 손을 잡는다면
서로 뜻하는 바를 이룰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리고……


과거의 갈등에 얽매이면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겠지.
아이메리크
루키아는 내 대리인이라 생각해다오.
망자의 종소리 물자지원에 관한 일도
그녀가 담당하고 있다.
이슈가르드 출신은 아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욱 믿을 수 있지.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참, 그대들에게 줄 게 있다.
……오르슈팡 경.
오르슈팡
예, 여기 있습니다.
아이메리크
우리가 제국군 첩자에 관해 지금까지 알아낸 정보다.
앞서 크리스탈 브레이브에서 인도받은 상인을
심문하여 얻은 정보도 들어있을 거다.
정보 누설이나 물자 횡령 등
이단자와 거래한 증거가 정리되어 있지.
그대들 수사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군.
알피노
오……
감사합니다, 아이메리크 경.
아이메리크
갈레말 제국은 우리 모두의 적이니까.
오르슈팡
앞으로도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나도 노력하겠다!
야만족이라 불리는 자
알피노
오래 붙잡아둬서 미안하게 됐네.
자네는 일단 '돌의 집'에 가서 '새벽' 사람들에게 보고해주게.
이젤과 '시바'의 관계는
지금까지 벌어진 야만신 소환과는 성질이 매우 다르니
대응책을 확실히 세워둬야만 할 걸세.
특히 정치적인 문제로 불거질 수 있는 건
이단자이기는 하나 '인간'이 야만신을 불러냈다는 점이지.
갈레말 제국은 야만신을 소환한 민족을 '야만족'이라 부르며
철저하게 탄압하고 있네.
이는 야만신이 이 별을 멸망시킬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일세.
만약 '시바'의 존재가 제국에 알려지게 되면
'야만신 토벌'이 국가 방침인 그들에게 있어선
에오르제아를 침략할 이유가 더욱 커지게 된다네.
나는 야만신 '시바'에 관한 정보를
어느 정도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네.
……아직 에오르제아는 제국을 상대할 힘이 없으니 말이야.
이에 대해 아이메리크 경과 의견을 나누려고 하니
자네는 '민필리아'에게 가서 보고를 해주게.
그럼 나중에 만나세.
파파리모
신전기사단 총장인 아이메리크 경은
젊지만 수완이 상당히 좋은 모양이야.
동맹 상대로서 나쁘지 않아.
야슈톨라
이슈가르드에서 젊은 층의 목소리가 커지는 건
에오르제아 동맹군으로서 환영할만한 일이죠.
타타루
거리예술가의 수입을 조사해보고 깜짝 놀랐어용.
허황된 꿈은 버리고 착실하게 돈이나 모아야겠더라고용…….
그게 '새벽' 금고지기로서 내린 결론이에용.
프라민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현자분들께 드리려고 준비한 요리가
눈 깜짝할 새에 사라져버렸어요.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니 어찌나 흐뭇하던지.
히기리
포도주 재고가 순식간에 줄었습니다.
새로 오신 루가딘족 현자분께서
정말 술을 잘 드시더군요…….
이다
그래서 내가 말했잖아!
절대 문브뤼다하고 술 마시기 시합은 하지 말라고.
아마 샬레이안에서 제일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일걸.
산크레드
으윽…… 웩……
미, 미치겠다…… 마, 말걸지 말아……줘…….
문브뤼다
하하하, 꼴이 말이 아니잖아 미남!
여자 하나는 취하게 할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빛바랜 바위
훈련 후에 마시는 한잔……
온몸이 되살아나는 기분이군요.
쿨테네
이봐, 빛바랜 바위.
문브뤼다 님께 자극받아 과음하면 안 돼.
민필리아
어서 와요.
커르다스에선 수고 많았어요.
마침 지금까지 얻은 정보를 정리하려던 참이었어요.
당신도 지금 상황을 설명해줄래요?
고마워요.
그럼 다른 사람들을 부를게요.
소환한 '존재'를 인간에게 빙의시키다니…….
야슈톨라
전혀 알려지지 않은 현상이군요…….
남아있는 문헌이나 루이수아 님께서 남긴 기록에도
그런 사례는 없었어요.
파파리모
상황으로 봐선…… 저번에 모그리족이 불러낸 왕과 마찬가지로
넓은 의미의 '야만신'이라고 봐도 될 것 같은데.
산크레드
빙의형 야만신 '시바'…….
만약 소환자가 그 힘을 마음대로 다룰 수 있다면
지금까지 상대한 야만신보다 훨씬 위험하겠군.
이다
그 이젤이란 사람, 야만신을 맨몸으로
받아내고도 아무렇지 않았잖아?
음~, 왠지 보통사람은 아닌 것 같아.
위리앙제
정말로 맨몸으로 한 것인지……
아니면, 야만신을 깃들일 힘을 누군가에게 받은 것인지…….
어찌 됐건, '얼음의 무녀'는
우리가 알 수 없는 방법을 쓴 것이 틀림없습니다…….
자연히 어둠의 사도 아씨엔이 의심되는군요…….
문브뤼다
다만, 당시 관측된 에테르의 흐름은
위리앙제가 보내준 자료랑 아주 비슷했어.
다시 말해, 무슨 방법으로 소환했든
너희가 지금까지 싸웠던 야만신과 다를 바 없단 뜻이야.
야슈톨라
……수수께끼를 풀 열쇠는 거기에 있을 것 같네요.
파파리모
이다, 우리는 그리다니아로 가자.
전설로부터 소환된 '선왕 모그루 모그 XII세'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봐야겠어.
이다
알았어~!
민필리아
난, '얼음의 무녀'가 남긴 말이 마음에 걸려요.
듣고…… 느끼고…… 생각하라…….
당신도 들어본 적 있죠?
별의 의지, 하이델린이 한 말이에요.
당신 말을 들어보면
그 사람도 '초월하는 힘'을 가졌을 가능성이 커요.
아마 하이델린도 만났을 테죠…….
그뿐만이 아니에요.
이젤도 당신처럼 '과거를 보는 능력'이 있을 거예요.

드래곤족과의 싸움이 '인간이 지은 죄'에서 시작되었다면…….
과거를 보고, 그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야만신을 부르면서까지 목적을 이루려는 거겠죠…….
위리앙제
그리고 '얼음의 무녀'가 말한 '태초의 환룡'이란……
아마 '미드가르드오름'일 겁니다.
민필리아
환룡 '미드가르드오름'이 있는 곳은
은빛눈물 호수 '묵약의 탑'…….
이슈가르드에서 감시를 부탁한 건 우연일까요……?
'묵약의 탑'에서는 알피노한테 연락을 받고
감시 태세를 갖추기 위해 준비하고 있어요.
도마 분들도 도와주실 거예요.
빙의형 야만신 '시바', '얼음의 무녀'가 남긴 말,
그리고 환룡 '미드가르드오름'……
어느 것이든 해결까진 시간이 많이 필요할 듯싶군요.
매서운 엘린 로아유
민필리아
환룡 '미드가르드오름'에 관한 내용이 없는지
나도 문헌을 찾아볼게요.
……그나저나 밖이 소란스럽네요.
알피노 목소리가 들린 것 같은데…….
알피노
마침 잘 왔네, 리오넬!
배신 혐의로 체포된 엘린 로아유가 도망쳤어!
크리스탈 브레이브가 울다하로 호송한 후
불멸대 시설에 갇혀 있었는데
어느새 감쪽같이 사라졌다는군.
아마 '모방꾼' 밑에서 일하던 첩자가
남아서 손을 쓴 것 같네.
또 간수와 당직을 서던 경비병 여럿이 살해당했어.
목격자의 말로는 피 묻은 창을 든 엘린 로아유가
날 관문으로 나가더니 자취를 감췄다고 하네.
어디로 갔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북부 다날란이 아닐까 싶네.
그녀가 살아남으려면 제국으로 망명하는 수밖에 없으니까.
카스트룸 메리디아눔으로 가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자네도 힘을 빌려줬으면 좋겠네.
'푸른안개 야영지'로 가서
엘린 로아유를 추격하는 '일베르드' 대장을 도와주게!
일베르드
영웅께서 다행히 늦지 않게 와줬군!
푸른안개 야영지에 주둔하는 병사가
엘린 로아유가 북쪽으로 가는 걸 봤다고 한다.
라우반이 장병들의 사기가 떨어질까 싶어
로아유를 체포했다는 사실을 전군에 하달하지 않는 바람에
이 사달이 난 거다…….
병사들은 급히 뛰어가는 로아유를 이상하게 여기면서도
그냥 보내주었다고 하더군.
이대로 제국으로 망명할 셈인가 보지만, 그럴 순 없지!
카스트룸 메리디아눔에 들어가기 전에 따라잡아야 한다!
유유하세
사람 하나 때문에 없던 일도 생기네요, 정말.
끝나고 나서 특별수당 신청할 거예요.
일베르드
이자는 로아유의 일행이었다.
저항하길래 그대로 베어버렸지…….
로아유…… 자기를 빼돌려 도망치게 해준 부하를
이렇게 쉽게 내팽개치다니.
……가자. 절대 놓치지 않겠다!


파괴검 일베르드
엘린 로아유는 죽이지 마라! 내가 잡는다!
전원 무기를 들어라. 작전 개시!
매서운 엘린 로아유
젠장…… 크리스탈 브레이브로군!
귀찮게 굴면 가만두지 않겠다!
파괴검 일베르드
카스트룸 메리디아눔에서 지원군이 왔나!?
매서운 엘린 로아유
날 데리러 와줬군. 고맙다!
저놈들을 여기서 끝장내자!
파괴검 일베르드
으어어어억!?
꼬…… 꼼짝도 못하겠어!!
미안, 폐를 끼쳤군!
금빛 눈 유유하세
또 지원군이야?
이러면 아예 월급을 더 받아야겠는데요!
매서운 엘린 로아유
강한 자가 모든 것을 손에 넣는다!
힘없는 에오르제아에는 미래가 없어!
파괴검 일베르드
적 중에 강력한 환술사가 있다!
치유하지 못하도록 먼저 처치해!
안개의 유우기리
늦어서 미안하다!
도마의 닌자들도 정의를 위하여 힘을 보태겠다!
파괴검 일베르드
닌자가 왔군! 고맙다!
안개의 유우기리
속박술로 적을 묶어두겠다!
인술진 안으로 적을 유인해!

엘린 로아유
헉…… 헉…… 헉…….
일베르드
덕분에 실컷 고생하는구나, '모방꾼'.
……묶어라!
크리스탈 브레이브 대원
옛……!
알피노
……다 마무리된 모양이군.
일베르드
예. 엘린 로아유를 다시 체포했습니다.
알피노
뛰어난 두뇌에 초일류 창술까지.
에오르제아 최고의 인재로 이름높던 용병대장이
이렇게까지 타락할 줄 누가 알았을까…….
엘린 로아유
흥…… 르베유르 가 후계자 아니신가.
샬레이안 최고의 명문가 도련님 따위가 뭘 알겠어?
알피노
뭐, 뭐라고!?
엘린 로아유
정치를 장난감처럼 휘두르며 살아가는 너희 '지배자'가
이슈가르드에 태어난 '하층민'의 삶을 알기나 해!?
귀족과 성직자에게 착취당하며 살아가는 빈민이
출세해서 돈과 권력을 손에 넣으려면
뭐든지 닥치는 대로 이용하는 수밖에 없단 말이다!!
청렴결백한 용병대장 같은 게 세상에 있을 것 같아?!
돈만 받으면 목숨을…… 아니, 영혼이라도 파는 게 용병이다!!

일베르드
……그렇게 항상 남 탓만 하는 사람치고
제대로 돼먹은 놈을 본 적이 없다.
나나 라우반도 '알라미고'에서 태어난 빈민 출신이다.
그리고 실력 하나만으로 지금까지 살아왔지…….
그리고 그건 우리한테만 해당되는 게 아냐.
출신, 신분, 환경…… 어떤 패를 들고 태어날진 아무도 모른다.
그야말로 하늘에 달린 거니까.
하지만 아무리 형편없는 패를 쥐었더라도
끝까지 승부를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사람은 수없이 많다.
자신에게 남겨진 패를 어떻게든 활용해서 말야.
엘린 로아유
그건 나도 마찬가지……!
일베르드
물론 너도 열심히 노력하긴 했겠지.
곱상하게 생겨서 그렇게 거칠게 창을 쓰는 걸 보면……
지금까지 얼마나 힘든 세월을 거쳐왔을지 짐작은 간다.
그래서 그렇게 살아온 넌
무엇을 팔아 돈을 손에 넣었나?
나도 너와 마찬가지로 빈민 출신 용병이다.
기본적으론 '같은 부류'지만, 우린 결정적으로 다른 게 있지.
……나는 실력을 팔았고, 너는 동료를 팔았다.
나는 결코 동료를 팔아넘기지 않아.
어떤 일이 있어도 고향 '알라미고'의 동지를 저버리지 않는다.
설령 그 대가로 다른 모든 것…… 영혼까지 내놓아야 한다고 해도.
……수다는 이쯤 해두고
울다하로 돌아가 심판을 받아라.
너를 마지막까지 믿었던 라우반의 손으로…….
나는 제국의 손아귀에 넘어간 고향을 생각해서
크리스탈 브레이브에 참가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더욱 고향을 배신한 로아유가 괘씸한 거다…….
알피노
참으로 안타까운 일일세…….
목적은 이뤘지만 가히 좋은 기분은 아니군…….
……동료가 배신하는 건 다시는 보고 싶지 않네.

텔레지 아델레지
……얘기 들었다.
나 참, 일을 성가시게 하는군.
……아니, 그쪽엔 별 영향 없을 거다.
문제는 라우반이지.
이번 기회에 무슨 짓을 벌일지 모르니까 말이야.
구리칼날단에 불멸대를 감시하도록 지시해.
……그래, 나나모 폐하는 내가 알아서 하지.
동부 알데나드 상회의 무역로를 하나 뭉개버려.
그러면 로로리토는 한동안 못 움직일 게다.
나나모 폐하…….
……그분은 끝까지 여왕으로 계셔줘야 하거든.
일베르드
나도 원래는 엘린 로아유와 같은 용병이었다.
지저분한 일을 맡은 적도 한두 번이 아니지.
하지만 결코 고향의 동포를 저버린 적은 없다…….
내가 로아유를 용서할 수 없는 건
고향인 에오르제아를 팔아넘기고 제국에 가담했기 때문이야.
빙결의 환상
알피노
나는 이제 일베르드 대장과 함께 엘린 로아유를 심문한 다음
라우반 국장님께 보고하러 갈 예정이네.
민필리아에게도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 설명해야겠군.
그녀는 아직도 혐의가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고 있을 테니…….
여하튼 지금까지 오랫동안 협조해줘서 고맙네.
덕분에 해야 할 일은 모두 마쳤어…….
자네도 '돌의 집'에 가서 '민필리아'에게
드디어 다 끝났다고 전해주게.
민필리아
수고했어요…….
알피노한테 간단히 얘기 들었어요…….
설마 엘린 로아유 대장이
제국군 첩자였다니…….
라우반 국장님과 그분한테는
'새벽'을 결성할 때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야만족과 야만신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아주 열성적이었죠.
그때 보여준 밝은 미소를 잊을 수 없어요.
그 미소야말로 그녀의 진심이 아니었을까…….
지금도 그런 생각이 들어요.
……아니, 이러지 말고 빨리 정신 차려야죠.
아씨엔 대책에 관해 당신한테 알려줄 게 있어요.
다른 사람들도 부를 테니 함께 들어주세요.

다 모인 것 같네요.
문브뤼다 씨, 말씀해주세요.
문브뤼다
알았어.
……이번에 내가 가져온 '백성석' 있지?
이건 에테르로 변한 아씨엔의 영혼을 봉인하기 위한 물건이야.
이 도구가 막대한 에테르를 흡수할 수 있다는 건
야만신 '시바'와 싸울 때 증명됐어.
하지만 에테르를 담아둘 수 있는 건 아주 잠시뿐이야.
아씨엔을 봉인하더라도 오래 버티긴 힘들 거라고 봐.
위리앙제
'백성석'이 가진 한계뿐만 아니라
아씨엔이 가진 미지의 힘도 조심해야 합니다…….
설령 가두는 데 성공한다 해도…….
문브뤼다
맞아…….
그러니까 아씨엔을 잡자마자 바로 소멸시켜야 해.
위리앙제
에테르로 변한 아씨엔의 영혼…….
그것을 없앨 방법은 이론상 단 하나…….
순수한 '에테르 검'으로 상쇄시키는 것입니다.
문브뤼다
하지만 아씨엔이 지닌 '영혼의 질량'……
즉 에테르의 총량을 알아내지 못하면
검의 강도를 좌우하는 에테르 밀도를 정할 수 없어.
위리앙제
우리가 가진 유일한 단서는……
과거에 아씨엔을 상대한 적 있는 당신뿐입니다.

민필리아
마도성 프라이토리움 전투…….
당신은 하이델린의 인도를 받아 빛의 무기로……
별의 의지가 만들어낸 거대한 에테르 검으로
아씨엔 라하브레아를 물리쳤다고 했죠?
물론 아씨엔 라하브레아는
어둠 크리스탈을 이용해 '틈새'로 달아났지만…….
적어도 그 순간은 당신이
'아씨엔을 쓰러뜨릴 만한 힘'을
하이델린에게서 받은 셈이에요.
……하지만 그건 하이델린의 인도 덕분에 가능했던 거죠.
인간이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에요.
'초월하는 힘'처럼요.
위리앙제
그러나 아씨엔을 완전히 소멸시키려면
적어도 그때와 같은 규모의 에테르 검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파파리모
그렇지만 그걸 인공적으로 만들려면 아마도
터무니없는 양의 에너지가 필요할 거야…….
이다
'백성석'을 두 개 준비해서
한쪽에 우리 에테르를 담아놓는 건 어때?
문브뤼다
……아까 말했잖아, 이다.
이 마법도구는 에테르를 오래 못 담아둬.
무슨 수를 쓰든 그 자리에서 에테르를 만들어야 해.
산크레드
다시 말해, 아씨엔을 '백성석'에 가두자마자
'빛의 무기'를 사용할 수 있느냐…….
이게 우리가 풀어야 할 문제란 거지.
야슈톨라
정보가 더 필요해요.
문브뤼다
나는 당분간 여기 남아서
'백성석'을 개량해볼게.
위리앙제, 너 '모래의 집'이란 데서 지낸다며?
어차피 같이 해야 하니까 그냥 너도 이쪽으로 와!
위리앙제
저, 저는 모래의 집 사무장이라서……
돌아가는 것이 마땅할 듯합니다…….
또 그곳은 숙명과 지식이 교차하는 장소이므로
오래 자리를 비울 순 없습니다…….
문브뤼다
참 매정하시네!
됐어, 그냥 내가 그쪽으로 출퇴근하고 만다!

민필리아
당신이 자리를 비운 동안 발데시온 위원회에 대해
샬레이안 본국에서 연락이 왔었어요.
사라진 '발 섬'이 있던 곳에 조사선을 보낸 모양이에요.
……하지만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다고 하더군요.
마치 처음부터 이 세상에
'발 섬'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았다는 듯이…….
위리앙제
이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조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하나 더 마음에 걸리는 점이,
섬 밖에 있던 연구원들도 함께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문브뤼다
그들은 모두 발데시온 위원장과 함께
먼 옛날부터 전해지는 '차원 붕괴'란 현상을 연구하고 있었어.
민필리아
알테마급 마법 파동을 남기고 섬 하나를 통째로 '지우는' 건
아씨엔 말고는 불가능하겠지만…….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을 것 같아요.
어쩌면…… 그들이 '절대신'이라 부르는 존재가
가진 힘에 의한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내 친구가 깨어나면 뭐라도 알 수 있을 텐데…….

라우반
제7재해가 일어난 직후……
제국군 장군 가이우스가 이끄는 제XIV군단은
깔끔한 솜씨로 에오르제아 각 요소를 제압했다.
설마 엘린 로아유가 그 앞잡이었을 줄이야…….
어쩌면 북부 다날란의 '완충지'를 유지 가능했던 것도
그 녀석이 있었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군.
일베르드
하지만 엘린 로아유는 가이우스가 아니라
더 윗선과 접촉했던 정황이 있다.
……제국 본국 말이야.
갈레말 제국 초대 황제 '솔 조스 갈부스'는
'메테오 계획'을 승인함으로써
에오르제아를 초토화하려 한 적이 있어.
에오르제아에서 시작된 '야만신 소환'이
북주나 동주로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야만신에게 오염된 자들을 말살하려 한 거야.
알피노
……하지만 재해 후에는 방침을 선회했지.
'알테마 웨폰'이라는 강력한 무기로
야만신을 제압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섰으니까.
물론 그 기저에는 에오르제아를 식민지로 만들어
부를 착취하겠다는 속셈이 깔려있었고 말일세.
라우반
가이우스에게 에오르제아 침공을 허락하면서도
전면전은 피하도록 명령한 이유가 있었군…….
알피노
에오르제아가 거세게 반발하여 야만신 소환을 남발하게 되면
에테르가 고갈되어 죽음의 땅이 될 겁니다.
그런 영토를 손에 넣어봤자 아무 이득이 없지요.
일베르드
엘린 로아유가 캐낸 정보로 가이우스를 견제하며
양측의 균형을 유지하고자 한 것은 누구인가…….
당시 제XIV군단에 명령할 권한을 가진 자는
병상에 있던 초대 황제를 제외하면 단 한 사람…….
라우반
전군을 통솔하는 대장군이지…….
당시 그 자리에 있었던 건
이제 2대 황제가 된 '바리스 조스 갈부스'다.
……첩자를 심은 건 그놈이겠군.
일베르드
엘린 로아유는 에오르제아의 정보를
제국에 넘기기만 한 게 아니라
제국에서 얻은 정보도 이용하고 있었다.
양쪽 정보를 활용해서 지금껏 균형을 유지했던 거야.
전쟁이 길어지면 돈이 움직이지.
……이만하면 '이쪽' 고용주가 누군지 알겠지?
라우반
이중간첩이었단 말인가…… 빌어먹을.
일베르드
가이우스가 사망한 후에도 제XIV군단과 계속 접촉했다는 건
확실히 가이우스가 고용한 첩자는 아니었다는 뜻이지.
알피노
……한 가지 의문이 남는군.
어째서 이슈가르드의 이단자에게 정보를 넘긴 거지?
야만신과 얽혀있는 이단자를 돕는 건
야만신을 없애려는 제국의 뜻과 어긋나지 않는가.
이번 일을 뒤에서 조종한 게 누군지……
반드시 밝혀내야 할 걸세.

라우반
이것 참…… 소중한 부하를 잃은 데다
그 심문으로 날을 지새워야 한다니.
……맥 빠지는군.
일베르드
하지만 이건 꼭 해야 할 일이다.
배후를 정확히 밝혀내지 못하면
또 다른 '모방꾼'이 나타날 뿐이야.
라우반
……알고 있다.
그녀와 가까웠던 자들은 이미 구속했어.
이제부터 하나씩 얘기를 들어봐야겠지.
알피노
국장님…….
그자들 중에는 죄가 없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라우반
……알았다.
엄격한 조사를 거쳐서 잘 처리하지.
알피노
그 말을 들으니까 마음이 놓이는군요.
에오르제아를 위한 일이라지만
동료를 의심하는 건 역시 내키지 않아서 말입니다.
……그럼 이만 실례하지요.
라우반
나는 결국 지난 몇 년 동안
놈들 손에 놀아났던 건가…….
엘린 로아유가 배신한 걸 떠올리면 분노가 치민다.
……물론 이런 사태가 일어난 것엔 그녀의 미숙함도 한몫했겠지.
하지만 위정자라는 입장을 이용해서……
그것도 백성이 아닌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그녀를 조종한 것은 결코 용서할 수 없다.
듣고 있겠지, 공화파가 풀어놓은 쥐새끼야!
네놈들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해주겠다!
언젠가 네놈들을 없애고 울다하를 올바른 길로 이끌 것이다!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나나모 울 나모
오늘은 이만 물러가도 좋다.
수고 많았느니라.
나나모의 시녀
예, 폐하.
……그럼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나나모 울 나모
……이 방도 언제까지 보안이 유지될는지.
카느 에 센나
상황이 그렇게 안 좋습니까……?
나나모 울 나모
개척 계획 사건 이후 모래전갈회는 로로리토파 대신
텔레지 아델레지파가 힘을 키우고 있다.
문제 해결을 우선시하는 왕당파와 달리
공화파는 자신들의 이익에만 정신이 팔려 있어.
심지어 그들끼리도 서로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니라.
지금은 쓸데없는 일로 다툴 때가 아닌데 말이다…….
멜위브
……차라리 여왕의 권한으로
모래전갈회를 해체하는 건 어떻습니까?
나나모 울 나모
상인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모래전갈회를 일방적으로 해체하면
지금의 울다하를 있게 한 다른 상인들의 반감을 사게 된다.
그렇게 되면 상황은 지금보다 더 나빠질 것이야.
상인뿐만 아니라 시민과 난민 모두……
모든 울다하 백성이 행복을 원하고 있느니라.
짐은 나라를 책임진 자로서 그들의 바람을 이루어야 한다.
지금은 불필요하게 원한을 살 것 없다.
로로리토가 들으면 현실을 모르는
'꿈같은 이야기'라고 할지도 모르겠군.
카느 에 센나
나라의 기둥인 백성과 그 주춧돌인 위정자의 입장이 다르니,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같은 위정자끼리 충돌하고 대립하는 것은
백성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죠…….
게다가 상대는 백성을 위하려는 생각도 없으니까요.
이래선 나나모 폐하가 아무리 애쓰셔도
나라를 하나로 묶기 어렵습니다…….
멜위브
게다가 불멸대 내부에
오랫동안 숨어든 첩자가 있었다는 사실이 발각되었지요.
영토가 커져 관리하기 어려운 제국이라면 몰라도
용병이 많다고는 하나, 수가 한정되어 있는 불멸대에서
이런 불상사가 일어났으니, 공화파가 더욱 기세등등할 것입니다.
카느 에 센나
갈레말 제국의 위협이 다가오고 있어요.
에오르제아는 하루빨리 하나로 뭉쳐야 합니다.
그러려면 우선 각국의 뜻을 통일해야 하는데……
뭔가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나나모 울 나모
울다하의 보물은 금은보화가 아닌…… 백성이니라.
그런 백성들의 뜻이 몇몇 부자들로 인해 꺾여선 아니 된다.
공화파 또한 상인 자치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결국 나라를 입맛대로 주무르려는 수작에 불과하다.
이것이 어찌 진정한 공화라 하겠느냐…….
진정으로 백성을 위한 정치가 행해지려면……
없어져야 하는 것은 모래전갈회가 아니다.
멜위브
나나모 폐하…… 설마…….
나나모 울 나모
그래서 그대들을 부른 것이니라.
짐이 이를 발표하면 울다하는 크게 요동칠 것이다.
그 혼란을 라우반과 함께 가라앉혀주기 바란다.
울 왕조의 마지막 왕으로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그대들에게 부탁한다.
이 울다하를…… 울다하의 보물을……
부디 지켜주기 바라네.
카느 에 센나
나나모 폐하……
그 말씀은…….
나나모 울 나모
그렇다. 짐이 해체하려는 것은 국가 그 자체이니라.
시기를 보아 울 왕조의 막을 내리고
공화제로 이행할 계획이다.
이로써 왕당파와 공화파 모두 사라질 것이다.
왕이나 몇몇 부자들의 울다하가 아닌
백성들의 울다하로 다시 태어날 것이니라.
……미안하구나, 라우반.
그대의 충성을 저버리게 되었다.
하지만 짐이 할 수 있는 건 이것밖에 없느니라.
용서해다오…….
민필리아
환룡 '미드가르드오름'과 '절대신'……
그리고 들리지 않게 된 '하이델린'의 목소리'…….
인간의 지혜가 미치지 않는 상대뿐이라 머리가 아프네요.
리올
크리스탈 브레이브에는
워낙 다양한 인재가 여기저기서 들어왔으니…….
내부가 안정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