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퀘스트/홍련의 해방자

8 히엔

postscript 2021. 3. 27. 07:50

바람 부는 아짐 대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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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기리

준비가 되면 아짐 대초원의 '재회시장'으로
길을 떠나기로 하자.
아짐 대초원에 가려면 먼저 홍옥해 방면으로 가서
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야 한다.
그러니…… 일단 '이사리 마을'에 가도록 하지.

 

알피노

이런, 자네와 재회를 기뻐할 시간도 없군.
……하지만 그만큼 진전이 있다는 뜻이겠지.
함께 힘내도록 하세! 


알리제

이쪽 전력이 불안하기는 하지만
반란군과 힘을 모아 어떻게든 준비를 해볼게.
그쪽 일은…… 잘 부탁해.


유우기리

아직까지는 별문제 없군.
지금부터는 한동안 북쪽으로 가다가
내륙으로 이어지는 동굴을 지나갈 생각이다.
리세와 고우세츠는 먼저 출발했다.
우리도 따라가자.


눈길이 닿는 곳마다 끝없이 펼쳐진 들판을
유목민들이 내달리는, 아짐 대초원
지금도 독자적인 신화가 숨쉬는 이 땅에서
우리는 도마 해방의 주요 인물을 찾게 되었다
불어오는 바람에 등을 떠밀려 걸음을 옮긴다
새로운 만남과 더 강한 힘을 찾아서―

 


고우세츠

얀샤와 아짐 대초원은 같은 오사드 소대륙의 일각이라오.
그렇지만 풍토, 문화, 규모는 큰 차이가 있소이다!


리세

어, 엄청나다! 진짜 넓어!

 

유우기리

자, 여기서부터 아짐 대초원에 들어가는데……
지금 우리 눈에 보이는 건 그 일부에 불과하지.
산 너머에도 광대한 토지가 펼쳐져 있다고 한다.
이곳은 그 입구에 해당하는 곳인데 도마인들도
자주 발을 들이지 않는 이민족의 땅이지.
하지만 저 앞에 있는 목적지 '재회시장'은
비교적 외지인들에게도 개방되어 있다.
어서 가보자.


리세

기분 탓인가…….
온통 아우라족뿐인데……?


고우세츠

아짐 대초원에 이렇게 직접 와본 건 처음이외다.


유우기리

이곳이 우리의 목적지……
내가 전에 히엔 님을 발견했던 '재회시장'이다.
먼 길을 오느라 다들 고생이 많았다.

 

초원의 부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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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기리

예전에 만났을 때 히엔 님은
이곳을 자주 들른다고 하셨지.
오늘도 오시면 좋겠는데…….


리세

저기, 유우기리.
이곳에는 아우라족 사람이 굉장히 많아 보이는데…….


유우기리

아, 설명부터 해야겠군.
아짐 대초원은 예로부터
아우라 젤라가 지배하는 땅이었다.
그들은 통일된 나라를 갖지 않고, 50개쯤 되는 부족으로 나뉘어
지금도 초원 곳곳에서 패권을 다투고 있지.


리세

같은 민족끼리 싸운다는 뜻이야?
그랬다가는 제국에게 침략당하기 쉬울 텐데……?


고우세츠

그게 바로 이상한 점이외다.
제국은 그들을 침략하지 않소.
그 이유로는 점령해도 지형적 이점이 없다는 설도 있고
이곳에 사는 아우라 젤라를 건드리면 골치 아픈 일이 생겨서
일부러 건드리지 않는다는 설도 있다오.


유우기리

얼핏 보기에는 평화로운 초원이지만
작물이 자라기 어렵고 인간이 살기에도 가혹한 기후지…….
그래도 이곳 사람들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독자적인 신앙과 생활을 유지해 왔다.
그 굳건함 때문에 제국이 마수를 뻗지 않았을지도 모르지.


리세

참 배울 게 많을 것 같은 곳이구나.
그럼 빨리 시장 안에 히엔이 있나 찾아보자!


유우기리

마침 이곳 '재회시장'에서
휴전 협정을 맺기 위해 여러 부족이 집결한 모양이다.
우리의 질문에 답해줄 사람도 많겠지.
그럼 흩어지자.
리오넬 공은 상인들로부터
히엔 님에 관한 정보를 모아보도록 해.


참부이

자, 따끈따끈한 만두 어떻소!
쫄깃한 만두피에 양고기를 꽉꽉 채웠다오!
긴털들소 고기를 넣은 것도 맛있지!
응? 도마인 남자를 찾는다고?
우리 다즈카르족 남자라면 천막 안에 있겠지만
도마인 남자는 모르겠는데…….
그보다 이 만두 좀 먹어보라니깐!
외지 사람이 이것도 안 먹고 가면
어디 가서 아짐 대초원 가봤단 소리 못 해!

자, 따끈할 때 사가슈!
뜨거운 육즙이 가득하니 입안 데지 않게 조심하고!


예스이

아이고, 손님은 운도 좋네.
여기에 방금 잡은 고기도 있고
마침 심장, 뇌수, 피로 속을 채운 소시지도 있다오!
……고기가 아니라 사람을 찾는다고?
도마인은 잘 모르겠지만 비슷한 남자가
몰족 아이와 다니는 모습을 본 것 같은데……? 

그나저나 고기는 필요 없수?
내장 종류는 지금 아니면 못 살 텐데!

바이두르

자~ 생선에 호박, 바짝 구운 고기……
하나같이 외지에서 인기 있는 음식이올시다~
후회하지 말고 맛보고 가슈~
음? ……사람을 찾는구먼.
미안한데 난 외지에서 인기 있는 음식은 팔아도
도마인은 안 팔아.
이 시장에 매일같이 나오는
'고로족 말 조련사'라면 알지도 모르지~

여행자라면 여기서 파는 음식이 마음에 들걸.
한번 사 먹어 봐~

 

우토

어, 당신도 외지인이야?
이 주변에서 사는 녀석들은 모두 별나더군.
특히 이 마을을 감독하고 있는 케스티르족은 꽤 독특해.


타마차그

재회시장을 다스리는 케스티르족은
말을 거짓의 온상이라고 생각하기에, 말수가 아주 적지.
 ……그 탓에 타지에서 온 사람들은
오로니르족인 나에게만 귀찮은 상담을 하러 오지.
붙임성도 없는데 말이야.

 

이투르겐

………….

[케스티르족의 족장인가 보다.
모험가의 방문을 환영하는 모양이다.
실눈을 뜨고 희미하게 미소 짓고 있다.]


카이샨

………….

[이투르겐을 지키고 있는 것이리라.
강한 의지를 품은 눈초리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코토타

………….

[모험가의 얼굴을 보고 생각하는 바가 있는 모양이다.
아무래도 부끄러운 모양이다…….]


보토후이

요즘엔 이국에서 오는 손님이 확 줄었어.
가축 젖술 따위는 아무도 마시지 않아…….

마스구드

이 근방에 자생하는 식물은 약으로 쓰이지만 독이 되기도 하지…….
아무리 굶주려도 함부로 먹으면 안 돼.
안전한 식물을 원한다면 우리 가게를 이용하도록 해.


수브드

양털을 팔러 왔는데, 시기를 잘못 택했나 보군…….
북쪽 산악지대에 사는 부족이 방한구를 사러
장터에 더 와 있을 줄 알았는데…….

토게네

이 장터는 항상 다양한 부족이 오가는 교류의 장이야.
다른 부족 사람들의 대화를 지켜보는 건 즐거워.

 

고로족 말 조련사

흠, 새 솔을 구했으니……
이제 우리 여보야가 더 예뻐지겠구만.
아아, 찬란한 윤기……. 당신을 위해 더 열심히 돈을 벌겠소…….
아, 나한테 용건이 있습니까?
……사람을 찾는다고요?
아, 도마인 남자 말이군요.
그 사람이 어디 있는지는 몰라도 같이 다니던 여자는
아까 시장에서 봤습니다.
특징이라…… 미안합니다. 내가 말주변이 부족해서요.
다만 몰족이었던 것 같으니까
"몰족이세요?"라고 물어보고 다니면 될 겁니다.

제아무리 아름다운 사람이라도 우리 여보한테는 못 이기죠.
보세요, 지금도 내 곁에 찰싹 달라붙어서는…… 후후후…….


[대화창에서 대화 방식을 '말하기'로 한 다음
키보드 또는 가상 키보드로
"몰족이세요?"를 입력하여 여자들에게 질문하세요.]

 

우추겐

자, 이제 어떻게 할래?

뭐? 몰족이냐고!?
난 자랑스러운 '오로니르족'의 일원이야.
그런 약소 부족으로 착각하지 말아줄래?!

 

나렝가와

그래그래, 먼 길 오느라 고생했어.
어머, 나는 '우라족'인데.
원래 산 너머 북부에 사는데 장사하러 왔어.

 

시리나

이, 이렇게 비쌀 줄은…….

……네?
아, 맞아요. '몰족'의 시리나라고 해요.
그런데 저한테 무슨 볼일이신지……?


아…… 히엔 님을 찾으시는군요.
네, 물론 알지요.
그 사람은…….


마스구드

어이, 물건을 사려다 말고 수다를 떨다니
어지간히 재밌는 얘기인가 보군.
그리고 아가씨가 찾는 '킨사이' 말인데
어쩔 거야?
한 묶음밖에 안 남았으니까 살 거면 빨리 말해.


시리나

사, 살게요!
저기, 근데 생각보다 비싸서 돈이 좀 부족한데…….


마스구드

그럼 포기하시든지.
이건 아무 데서나 못 구하는 거야.
미안하지만 깎아줄 순 없어.


시리나

어, 어떡하죠…….
오늘의 조림 요리에 킨사이를 넣으라는 신탁을 받았어요.
어떻게든 구해야 하는데……!


마스구드

그럼 부족한 돈을
영험한 나무 뿌리로 대신 내면 어때?
외지에서 오는 약장수들이 값을 잘 쳐주거든.
하지만 그 사이에 다른 손님이 오면
그쪽에 팔 테니까 그건 각오하라고.


시리나

아, 알겠어요!
그럼 빨리…… 열심히 구해볼게요……!
저기, 히엔 님 얘기는 나중에 해드릴게요…….
죄송하지만 좀 기다려주세요……!

 

전투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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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나

……네?
혹시 절 도와주시려는 건가요……?
가, 감사합니다……!
둘이서 힘을 합치면 금방 찾을 거예요!
영험한 나무 뿌리는 이 시장 바깥에 서식하는
초원 긴팔이로부터 얻을 수 있어요.
2개 정도 구해주실 수 있을까요?
구한 후에 다시 여기서 만나요.
부디 다치지 않게 조심하시고요!


마스구드

도마가 괴멸 상태에 빠지기 전에는
물건을 들이기가 조금 더 수월했지.
식물 만물상이라고 자부하고 있지만, 사정이 여의찮아.


시리나

앗, 리오넬 씨.
어서 오세요. 무사히 구해 오셨나요?

-영험한 나무 뿌리: 약재가 될 것 같은 영험한 나무의 뿌리.


아아…… 어쩜 이렇게 친절하실까.
부디 앞으로 여행길이 순탄하고
가시는 곳마다 축복이 있기를…….
여기, 돈과 영험한 나무 뿌리입니다.
……이거면 킨사이를 살 수 있을까요?


마스구드

그럼, 충분하고말고.
이제 마지막 한 묶음을 가져가도 돼.
……근데 이번 신탁은 희한하네.
우연히 우리 가게에 들어왔기에 망정이지 어쩔 뻔했어.


시리나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그것까지 예측한 신탁일 거예요.
아니면 새로운 만남으로 절 이끌기 위한 것이었는지도…….


리세

얘들아!
뭐 좀 알아냈어?


고우세츠

오오, 작은 주군을 아는 사람을 찾은 겐가!
참으로 큰일 하셨소!


유우기리

시리나 공, 도와줘서 고맙소.
우리는 히엔 님이 계신 곳을 꼭 알아야 하오.


시리나

앗, 아니에요. 고맙긴요…….
저야말로 덕분에 물건을 잘 샀는걸요…….


???

어엉!? 넌 웬 놈이냐?
여긴 내가 먼저 왔어, 자식아!


체격이 좋은 남자

허어, 우리더러 '웬 놈'이냐고 했나?
이 초원에 사는 사람이라면 우리가 누군지는 알 텐데…….
머리에 든 게 쌈박질밖에 없는 놈들이라 몰랐나 보군.


기세등등한 남자

이 자식이 보자 보자 하니까!
지금 그 얘기 하는 게 아니잖아!
너네 족장처럼 머리가 돌기라도 했냐!?


리세

……말다툼치고는 쌓인 게 많아 보이는데.


시리나

저 사람들은 아마……
아짐 대초원 남동부에서 제일 세력이 큰
'오로니르족'과 '도탈족' 사람일 거예요.

'오로니르족'은 현재 이 일대를 지배하는 부족이에요.
독자적인 신화를 가지고 있어서,
스스로를 신의 자손이라고 칭하고 있죠.
싸움도 잘해서 최근에는 계속 승승장구하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좀…… 거만한 사람들이…… 있는 편이에요…….
'도탈족'도 상당히 강한 사람들이 많아요.
용맹하게 싸워서 패권을 차지한 적도 여러 번 있고요.
요즘은 오로니르족한테 밀리고 있지만요…….

 

아, 싸움을 말리러 왔나 봐요…….
지금 온 사람은 이 시장을 관리하는 '케스티르족' 사람이에요.
시장에서 싸우면 안 된다. 소란피우면 출입을 금하겠다…….
이런 뜻이었을 거예요.
저분들은 말을 거짓의 온상이라고 생각해서, 말수가 아주 적거든요.


리세

그렇구나…….
같은 초원에 사는 부족들인데도, 사고방식이 다 다르네.


기세등등한 남자

제기랄…….
이 빚은 '계절끝 합전'에서 갚아주마.
골로 갈 준비를 해 두는 게 좋을 거다!


체격이 좋은 남자

핫핫핫핫!
우리가 할 말이다. 너희들의 목을 베어 줄줄이 세워주지.
그날을 기대하고 있겠다.


유우기리

끄, 끔찍한 이야기가 오갔는데…….
'계절끝 합전'이란 건 뭐지?


시리나

저희 부족들 간의 싸움에도 최소한의 규칙이 있거든요.
아짐 대초원에는 각 지방마다
'전투의 계절'이라는 기간이 정해져 있어요.
그 기간 중에는 상하관계를 무시하고
자유롭게 싸울 준비를 할 수 있죠…….
마지막 날에 '계절끝 합전'이라는 총력전이 열리는데,
거기서 승리한 부족이 다음 '전투의 계절'까지
일대를 지배하는 거예요.

이 지역은 딱 지금이 '전투의 계절' 기간이고요.


유우기리

호오, 그런 규칙이 있다는 건 나도 처음 들었소.
……그럼 그대의 부족도 '합전'에 참여하는가?


시리나

……참여하지 않는 부족도 있어요.
세력을 확장할 마음이 없거나, 시장을 소유한 케스티르족처럼
중립을 지켜야 하는 경우는 싸우지 않죠.

저희 몰족은 약하디 약한 부족이라서요.
지금까지는 합전에 나가지 않고 초원 한구석에서 조용히 지냈지만,
이번에는…….
그, 그보다 히엔 님을 찾으셔야죠……!
어디 계신지는 짐작이 가니까 알려드릴게요.


리세

아우라 젤라의 '합전'도 흥미롭지만
우선 히엔을 만나야지.


고우세츠

어서 작은 주군의 이야기를 듣고 싶구려!


유우기리

잇세를 비롯한 백성들이 보여준 굳은 각오…….
히엔 님께 빠짐없이 알려드려야 하는데.

 

한 사람의 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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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나

그럼 순서대로 말씀드릴게요.
오래전에 할머니의 심부름으로 남쪽 산간 지방을 보러 갔다가
상처투성이인 히엔 님을 발견했어요.
마을로 데려가 치료를 해서 지금은 건강을 되찾았는데……
은혜를 갚겠다면서 마을 일을 돕고 있어요.
마을에 남은 이유가 정말 그것뿐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러니까 직접 얘기해보시는 게 좋겠어요.
오늘도 히엔 님과 시장에 함께 왔어요.
아마 늘 즐겨 가는 곳에 있을 테니까
지도에 표시해 드릴게요.
……앗, 그리고 죄송한데 히엔 님에게
저는 식사 준비 때문에 먼저 간다고 전해주세요.
그럼…… 킨사이를 구할 수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했어요!

유우기리

드디어 때가 왔다…….
가자, 히엔 님을 만나러!
우리와 백성들의 뜻을 알리고 도마 해방을 위해 함께 돌아가자!


고우세츠

아아, 틀림없구려…….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히엔 님……!


히엔

그대들이라면 좀더 고민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빨리 왔군.
……그래서, 어찌 하겠나?
내 목과 칼, 어느 쪽을 가지러 왔지?


유우기리

'칼'이옵니다.
얀샤에 사는 자들도 도마 백성으로서 뜻을 굳히고
제국과 싸우기로 각오하였습니다.
히엔 님께 간곡히 청하옵니다…….
이제 떨치고 일어날 때가 되었으니, 부디 돌아오셔서
그 칼로 도마 해방의 길을 열어주십시오.


히엔

흐음…… 망설임 없이 승리를 취하겠다?
이 목을 가져가는 것보다 훨씬 어려울 터인데…….
그래도 좋다! 백성이 큰 꿈을 꾸지 못한다면
주군이 있을 이유가 어디 있겠나!
오랜만이구나! 고우세츠, 유우기리!
그리고………….


유우기리

이들은 에오르제아로 도망친 백성들과 제게
살 길을 마련해주신 분들로……
'새벽의 혈맹'이라는 조직의 용사들입니다.
지금은 저희 반란군을 돕고 있으며,
함께 도마를 해방시키기 위해 싸우는 동료이기도 합니다.
서방에서는 명실공히 알려진 영웅으로………….


히엔

아아, 말하지 않아도 알겠네.
유우기리에게 온정을 베풀어줘서 참으로 고맙네.
여기서 지켜보았는데, 시리나에게도 도움을 주었지?
시리나는 내 은인일세. 이렇게밖에 감사를 표현할 길이 없군.
그대들의 인품과 실력은 충분히 짐작이 가네.
앞으로 함께 싸울 생각을 하니 아주 기대가 커!
잘 부탁하네!

……그래서 지금 상황은 어떤가?
고개를 들고 설명을 해다오.
……그래. 그럼 유우기리, 그대는 얀샤로 돌아가서
반란군의 전투 준비를 맡게.
'새벽'의 손님들도 그대가 있으면 움직이기 편할 테니.


유우기리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그런데 히엔 님은 안 가십니까……?


히엔

아아, 나 말인가?
이 일대의 아우라족을 거느리게 되면 돌아가지.
곧 합전이 열리니, 오래 걸리진 않을 게야.


유우기리

아니…… 그 말씀은…………
'계절끝 합전'에 히엔 님도 참가하신다는 겁니까……?


히엔

음? 내가 이상한 말을 했나?
생각해보게. 우리는 지난 반란에서 제국군에 참패했어.
제국의 병력도 줄기는 했지만, 우리는 훨씬 심각하지.
그러니 전력을 보강한 다음에 붙어야 하지 않겠나?
합전에서 이기면, 이 초원의 용사들을 아군에 끌어들일 수 있네!
합전에서 이긴다는 건, 몰족에게 은혜를 갚는 일도 되지.
목숨을 구해준 은혜며, 먹여주고 재워준 은혜를 어찌 모른 체하겠나.
의리를 저버리는 자는 군주가 될 자격이 없어!


고우세츠

와하하!
그렇게 나오시겠습니까!
유우기리, 이것도 주군의 명령이외다.
걱정 마시오. 여차하면 본인이 실력을 행사해서라도 모셔갈 테니!


유우기리

그래도…… 아니……
주군의 명령이라면……………… 받들겠습니다.
그대들에게도 다시금 협조를 부탁한다.
부디 우리 주군과 고우세츠를…… 잘 도와다오.

 

리세

부탁, 받았네…….
히엔은 도마의 새 영주님……이었지?
이렇게 파격적으로 나가도 되는 걸까?


히엔

흠, 글쎄…….
사실 나는 아직 아버지처럼 믿음직하지는 못할 거다.
성공하려면 그대들의 힘이 필요해.
꿈은 저 높은 곳에 있으나,
우리는 경천동지할 대혁명을 이룰 것이다!

고우세츠

우리 작은 주군은 참으로 대범하구려.
그에 걸맞은 힘을 기르셨는지, 상처는 얼마나 나으셨는지
차차 확인해야겠소이다!


리세

……솔직히 놀랐어.
모두가 포기하다시피 했던 도마 탈환을
이렇게 자신 있게 입에 담는 사람이 있다니.
하지만 무모하다거나…… 불가능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
해적 형제단, 나마이 마을 사람들과 그렇게 약속했잖아.
그러니까 나도 있는 힘껏 돕겠어!


히엔

정식으로 인사하마……. 난 히엔이라고 한다.
도마의 군주를 맡아 온 일족의 우두머리지.
하지만 알다시피 도마는 오래전에 제국의 식민지가 되었다.
나 또한 지난번 반란에서 아버지를 여의고
갑작스럽게 대를 이은 풋내기에 지나지 않아.
그러니 지금은 그저 나를
도마 탈환을 꿈꾸는 한 사람의 동지로 봐주게.
그대와 같은 전장에 서서 함께 싸우고 싶네.
……물론 말보다 행동으로 증명해야겠지!
순풍이 부는군. 어서 가세!

 

신탁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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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엔

그나저나……
그대들은 '계절끝 합전'에 대해 알고 있는 듯하군.
나도 요양 중에 들었을 뿐이지만
쉽게 말해 이 일대의 지배자를 정하는 싸움이다.
승리한 부족은 모든 권리를 인정받지.
도마로 파병을 부탁할 수도 있다…….
전례는 없겠지만 도리에 어긋나는 일은 아니야.


고우세츠

하지만 우리는 어느 부족에도 속하지 않습니다.
말처럼 쉽게 합전에 참가할 수 있는 것입니까?


히엔

그 점에 대해서 시리나에게 물었더니
아주 방법이 없지는 않다더군.
그대들도 들었는지 모르겠으나
실은 시리나의 부족인 몰족도
이번 합전에 참가하기로 되어 있다네.
나는 몰족의 일원으로서 참전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합전에 참가할 수 있는 방법을 물어볼 생각이다.
……그래서 말인데!
당장 몰족이 사는 '몰 일로'로 가자꾸나!
그들은 유목민이지만 지금은 북쪽에 머물고 있지.



리세

시리나도 이 길을 혼자서 돌아간 거지?
보기보다 정말 용감하네…….


고우세츠

곳곳에서 야생 짐승이 눈을 번뜩이고 있소…….
과연 상상 이상으로 시련이 가득한 땅이외다.


히엔

자, 다 왔어!
저 앞에 천막들이 모여 있는 곳이 '몰 일로'다.
가장 큰 천막 안에
족장인 '테물룬' 할멈이 있다.
우선 족장과 이야기를 해야겠지!

 



히엔

자, 이 천막 안이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테물룬' 할멈이 상대인 만큼
거짓 없이 우리의 바람을 말하는 게 좋겠군…….


고우세츠

유우기리에게도 그렇게 큰소리쳤으니
이 협상은 절대로 실패할 수 없소이다.


리세

재회시장에 비하면 아담하네.
그리고 어디선가 신비한 악기 소리가 들려…….
왠지 포근한 느낌이야.


시리나

어, 당신은……
히엔 님은 무사히 만나셨나요?

테물룬

어머…….
후후후, 안 그래도 올 때가 되었다 싶었지요.


히엔

테물룬 할머니, 시리나. 나 왔어.


시리나

앗……!
여러분, 서로 만나셨나 보네요.
잘됐다…….


테물룬

히엔이 돌아왔군요.
도마의 가신과 서방에서 온 해방자님들도 잘 오셨습니다…….


리세

우릴 알아요?


테물룬

그럼요. 신들의 속삭임을 들었답니다.
여러분은 모두 아주 밝은 별이에요…….


시리나

저희 몰족은 신의 말씀……
즉 '신탁'에 따라 생활하고 있어요.
할머니는 그 신탁을 받는 제사장이시고요.


히엔

나, 몰족의 족장인 할머니한테 부탁할 게 있어.
고향을 해방시킬 때 이 초원의 용사들을 빌리고 싶거든.
그러려면 먼저 계절끝 합전에 참가해야 될 텐데,
우리를 정식으로 몰족 전사로 삼아줄 수 없을까?


시리나

그, 그건 안 돼요……!
이번 신탁에 따라 우리도 합전에 나가야 하긴 하지만…….
우리는 절대 이길 리가 없는 약소 부족이라고요.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만큼 잘될 리가 없어요……!


히엔

에이, 약소하다는 건 부족 사람만 따지면 그렇다는 거잖아.
우리가 끼면 틀림없이 역전할 수 있어.
어차피 잘나가는 부족에 들어가서 이겨 봐야
우리 공으로 쳐주지도 않을 거고,
그러면 도마에 병력을 보내주지도 않겠지.

 


테물룬

흐음…….
어쩌면 우리에게 싸우라는 신탁이 내려진 것도
예정된 숙명이었나 보군요…….

그러면, 몰족의 족장으로서 여러분께 협력을 부탁드리지요.
부디 계절끝 합전에서 함께 싸워주세요.
시리나, 이분들께 안내를 해주겠니?


시리나

이쪽으로 따라오세요.
동료로서…… 알려드릴 게 많으니까요!


테물룬

아아, 그쪽 분은 잠깐 이리 와보시지요.
당신은 한층 더 눈부신 빛을 가졌군요.
우리를 창조하신 밤의 신이 품은 별 중에서
가장 밝은 별과 같아요…….
당신에게 이끌려서, 다른 별들도 빛을 발하겠지요.
그리고 그 빛이 모여 신들의 비밀까지도 밝힐 거예요.
별들은 당신과 빛을 주고받으며……
어떤 별은 빛을 맡기고 사라지기도 하겠지만,
그 빛이 당신을 움직이는 힘이 됩니다.
만남을 소중히 하라는 뜻이에요.
당신은 여행자니까요.

한동안 이곳이 활기차겠군요.
나도 기쁘네요.

 

부제그

테물룬 님 앞이지만……
무례를 범할 얼굴은 아니군.
예의를 갖추며 느긋하게 지내라.


젠크시

긴털들소는 힘이 세서 도움이 되지만
양은 털도 젖도 얻을 수 있고, 빨리 자라서, 여러모로 도움이 돼.
무엇보다도 복실복실해서 귀여워!


우진

커다란 양이지?
신탁에 따라 풀뿐만 아니라 콩도 줬더니
이렇게나 자랐어!

코탄

사냥은 생명과 이어지고, 목축은 인연과 이어지고, 장사는 문화와 이어지지.
하나라도 빠지면, 우리의 생활은 황폐해질 거야.
그래서 나는 장사를 하는 거야.


카우르

당신도 들어줄래?
시건방진 아이가 있어서 모두 애를 먹고 있었는데
'해가 지기 전에 친구의 장점을 5개 말하라'는 신탁이 내렸어.
자기 자신만 알던 아이라 신탁에 따르지 못했지.
하지만 그러고 반성했는지 마음을 고쳐먹고 겸손해졌어.
실패도 신의 배려였던 거야.


부카타이

마두금 소리를 들으니 마음이 차분해지지?
아짐 대초원의 이 주변에서는 목재가 귀하지만
이 악기는 만들 만한 가치가 있어.


니겐

오늘의 식단에 대해 신탁을 받았습니다만
어떤 그릇을 사용해서, 어떻게 먹을지 전하지 못했습니다.
차라가이 씨에게 상담하러 가 볼까……?


도르베이

미안하지만, 볼일이 있다면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 줄래?
이 점검을 마치면 아이들과 놀아주기로 했거든.


마칼리

여기선 늘 싸움이 벌어지니까, 하루 종일 감시를 해야 해.
그렇지만 우리 같은 약소 부족을
습격하는 괴짜는 없을 거야.



리세

'계절끝 합전'이라…….
어떤 실력자들과 싸우게 될까.
하지만 상대가 강할수록
강한 조력자가 도마 탈환에 동참한다는 거잖아.
좋아…… 제대로 해보자!


히엔

몰족이 말하는 '신탁'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신세를 진 나도 다 이해하지는 못했다네.
다만 운명적인 만남이라는 건 알겠더군.
이번 만남도 분명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안 그런가, 리오넬!


고우세츠

작은 주군의 말솜씨는 대체 누굴 닮으셨는지…….
분명 부군은 아닐 터인데, 그렇다면…….

 

시리나

리오넬 님, 몰 일로에 오신 걸 환영해요!
계절끝 합전에 참가하게 되니 하루하루가 너무 불안했는데
여러분이 와주신 덕분에 조금 안심이 되네요.
여러분이 합전에 참가하시려면
저희가 승낙하는 것 말고도
넘으셔야 할 시련이 있는데…….
그 전에 아주아주 중요한 이야기가 있어요!

 

영웅에게 필요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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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나

여러분…….
'계절끝 합전'에 참가하려면
정말 험난한 길을 걸어야 한답니다.
초원을 가로질러, 다가오는 거대한 적을 물리치고,
다 얘기하려면 3일은 걸리는 영웅 바르담의 서사시 못지 않은
대모험을 하셔야 해요.
그 시련은 때로는 도전자의 목숨마저 빼앗아 간답니다.
그러니…….
그러니, 먼저 배부터 든든히 채우죠!
왜요…… 그런 말도 있잖아요…….
밤에는 붉은 고기를 먹고, 아침에는 하얀 차를 마셔라.
그리하여 영웅은 길을 떠나리라……! 


히엔

그대들은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여기까지 왔을 텐데.
그렇다면 사양하지 말고 좀 쉬게나.
정작 필요할 때 힘을 못 쓰면 큰일 아닌가.


시리나

네, 그럼요!
조촐하게나마 잔치를 준비할 테니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리세

그럼 우리도 도울게.
앞으로 함께 싸울 몰족에 대해 알고 싶거든!


시리나

그래주시겠어요……?
감사합니다. 모두들 기뻐할 거예요!
저기…… 그럼……
리세 님은 저쪽에서 일하는 도르베이를
좀 도와주시겠어요?
리오넬 님, 고우세츠 님, 히엔 님은
요리에 쓸 고기를 준비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오늘의 신탁에서는
족제비 떡심을 대접하라고 했어요.
미끼를 드릴 테니 잡아주실 수 있을까요……?


고우세츠

오오, 무얼 먹을지까지 신탁으로 결정하는구려!
테물룬 공은 참으로 바쁘시겠소!


시리나

신탁이 없는 날도 있고
'모두 모여 단란하게 식사하라'고 하는 날도 있답니다! 


히엔

족제비 떡심 준비라. 알겠다!
이 초원에서는 먹고 살기 위해서 젖먹이들도 일을 하지.
우리도 푸짐하게 잡아서 푸짐하게 먹어보세!


시리나

사냥에 필요한 물건은 히엔 님께 드렸어요.
그럼 잘 부탁드릴게요!

 



고우세츠

족제비 떡심…….
대체 어떤 맛일지 궁금하구려.

 

히엔

자, 사냥을 시작하지…….
그런데 이참에 대결을 해보면 어떻겠나!
시리나가 살찐 족제비를 유인하기 위한
가축 내장 6개를 주었다네.
이걸 그대와 내가 3개씩 나눠 갖도록 하지.
살찐 족제비는 인간이 사는 곳에 접근하지 않아.
유인하려면 인적이 드문 곳을 찾도록 하게.
그리고 물놀이를 하러 강가에 오는 일도 있다더군.
각자 적당한 장소에 가축 내장을 놓고
족제비 떡심을 더 많이 얻은 이가 이기는 거다…….
어떤가, 그냥 사냥하는 것보다 의욕이 생기지 않나?
좋다, 그럼 시작하지!
고우세츠는 심판을 맡게.
물론 족제비 고기가 아니면 인정 못 하네!


고우세츠

이 고우세츠가 공정하게 심판하리다.
3군데에 가축 내장을 놓고
족제비 떡심을 가지고 오시오!
살찐 족제비는 인적이 드문 장소에서
유인하기 쉽다고 하오…….
그리고 물놀이를 하러 가끔 강가로 온다고 했소.


[인적이 거의 없는 장소다.
살찐 족제비를
많이 유인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꽤 인적이 드문 곳이다.
살찐 족제비를 유인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근처에 강이 흐르고 있다.
살찐 족제비가 물놀이를 하러 올지도 모른다…….]


[주위에 인간이 다닌 흔적이 있다.
이곳에서 살찐 족제비를 유인할 수 있을지…….]


[인간이 사는 마을과 꽤 가까운 곳이다.
살찐 족제비를 유인하기에는
적당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가축 내장: 사냥감을 유인하기 위한 가축의 내장.


 

고우세츠

오, 가축 내장을 다 쓰셨구려. 어디, 족제비 떡심을 얼마나 가져왔는지 한번 봅시다!

 

히엔

앗, 리오넬이 더 빨리 왔군!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네.
하지만 고기는 내가 더 많이 가져왔을걸세!
자, 난 6마리분을 가져왔네!


고우세츠

네, 틀림없소이다!
그리고 리오넬 공이 가져온 고기는…….
총 8마리분이오!
리오넬 공의 압도적인 승리구려.
참으로 훌륭하오!


히엔

이런, 내가 졌군……!
꽤 괜찮은 장소를 골랐다고 생각했는데.
하지만 그만한 성과를 거뒀다는 것은
그대가 적의 낌새를 살피고, 처리하는 데 익숙하다는 증거지.
도마는 참으로 든든한 동지를 얻었군!
……그럼 고기를 가지고 몰 일로로 돌아가지.
리오넬, 그대가 시리나에게
잡은 고기를 전해주게.
아짐 대초원의 요리는
보기에는 우아하지 않지만 재료가 좋아서 맛있다네!
그리고 먹으면 힘이 솟지! 
초주검이 된 내가 그걸 먹고 살아났으니 한번 믿어보게.
오늘은 마음껏 먹고 시련에 대비하세!



히엔

자, 우리가 가져온 고기를 시리나에게 전해주게.
그대가 적극적으로 몰족과 함께 어울리려고 하면
무척 기뻐할걸세.


고우세츠

히엔 님뿐 아니라
우리도 이렇게 신세를 지게 된 이상
계절끝 합전은 반드시 이겨야겠구려.

 

시리나

어서 오세요, 리오넬 님!
살찐 족제비 사냥은 무사히 끝났나요……?

-고기가 든 주머니: 족제비 떡심이 든 주머니.


어머나, 고기를 이렇게 많이!?
대, 대단해요……. 혹시 초원 밖에서 오신 분들은
모두 대식가신가요!?
그럼 더욱 힘을 내서 요리해야겠네요!
오늘 사 온 킨사이도 맛있게 요리하도록 노력해볼게요……!


히엔

나는 식사 전까지 고우세츠에게 도마의 상황을 듣도록 하지.


고우세츠

히엔 님뿐 아니라
우리도 이렇게 신세를 지게 된 이상
계절끝 합전은 반드시 이겨야겠구려.

 

몰족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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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나

음식이 다 될 때까지 조금 더 걸리는데……
혹시 괜찮으시다면 리세 님과 함께
'도르베이'가 하는 일을 도와주시지 않겠어요?
우리들의 큰오빠 같은 사람이니까
몰족에 대해서도 많이 알 수 있을 거예요.
천막 근처에서 짐을 점검하는 사람이 '도르베이'예요.
가서 말을 걸어보세요!

자, 저는 열심히 요리할게요!



도르베이

아, 너도 새로운 동료구나.
리세에게 들었다……. 앞으로 잘 부탁해.
리세는 아이들과 함께
부족한 땔감을 모으러 갔어.
아이들과 친해지면 이미 가족이나 다름없지.
아직 돌아오지 않았는데 너도 가보겠나……?
남쪽으로 가면 다리가 나오는데
그 다리를 건너 근처에 있을 거다.



리세

앗, 리오넬.
우릴 도와주러 온 거야?
그래, 고마워!
지금 몰족 아이들과 이 주변에 떨어져 있는
갈색 덩어리를 모으고 있어.
말려서 땔감으로 쓴대.
……정확히 뭔지는 대충 짐작할 수 있겠는데
여기서는 보통 그렇게 쓰는 모양이야.
그럼……
여기까지 왔으니 리오넬도 같이 모으자!
아이들이 하는 걸 보면서 4개 정도 모아줄래?
아이들도 이 근처에서 모으고 있을 거야.
다들 착하니까 얘기도 해봐!

 

소심한 소년

……안녕하세요.


장난꾸러기 소년

아, 새로 온 누나구나!?
갈색 덩어리는 내가 더 잘 찾는다고~!

 

야무진 소녀

앗, 리세 언니 친구구나!
우릴 도와주러 왔어?


차분한 소녀

여기는 우리가 찾고 있으니까
다른 데를 찾는 게 낫지 않을까……?



리세

어때?
갈색 덩어리는 많이 찾았어?

-갈색 덩어리: 풀에서 나온 섬유질이 섞여 있으며 구수한 냄새가 나는 갈색 덩어리.


도와줘서 고마워!
아이들하고 얘기는 좀 해봤어?


장난꾸러기 소년

리세 누나! 그리고 새로 온 누나!
우리는 이따만큼 주웠는데, 누나네도 많이 주웠어?


리세

그럼, 물론이지.
리오넬도 열심히 주웠거든!


차분한 소녀

다행이다…….
도르베이 오빠도 이제 안심하겠네.


야무진 소녀

맞아, 지난번에 살던 데는 숲이 가까워서 괜찮았는데
여기는 땔감으로 쓸 나무가 별로 없잖아.
땔감이 없으면 치즈도 못 만든다고!


리세

그렇구나, 몰족은 신탁을 따라서
사는 곳을 계속 옮겨 다닌다고 했지?
……힘들지는 않아?


장난꾸러기 소년

힘드냐고……?
우웅~ 잘 모르겠는데?
한 군데에서 쭉 사는 부족도 있지만
옮겨 다니면 풀도 넉넉하고 가축도 건강하니까
얼마나 좋다고!


소심한 소년

……하늘에서 내린 비는 땅에 들어가 생명을 키우고 순환시켜.
우리는 어디를 가든 그 일부를 빌려서 살아갈 뿐이야.


야무진 소녀

근데 난 알아.
많은 사람들이 한 군데에서 쭉 살기도 하는데……
그런 걸 '나라'라고 하지?
히엔 오빠가 가끔 얘기해주거든.
예전에 많이 다쳐서 실려 왔을 때도
'나라가…… 도마가……' 하면서 계속 중얼거렸어!

차분한 소녀

몸이 다 낫고 나서도 말을 걸면 늘 웃어주지만
혼자 가만히 먼 곳을 바라볼 때가 있어…….
항상 도마가 있는 남쪽을 바라봐.

마치 옛날 시에 나오는, 연인이 돌아오길 기다리는 사람처럼.
'나라'라는 게 그렇게 좋아……?
히엔 오빠는 초원을 떠나는 거야……?


리세

……난감하네.
막상 그렇게 물어보니 대답하기가 어려워.
나라라는 건 말이야…….
땅과 그곳에 있는 것들, 그리고 사람을 뜻해.
하지만 그것뿐이 아닐 거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만든 역사, 문화, 언어…….
그런, 무수히 많은 생명들의 발자취…….
우리는 그곳에서 태어나 그걸 이어받아.
떠난다고 해도 반드시 내 인생과 이어져 있지.
앞서 살다 간 사람들과의 연결 고리란다.
그러니까…… 어떤 거냐면……
근사하지 않을 수 있지만 소중한 존재야.
히엔도 그래서 그리워하는 것 아닐까?


소심한 소년

……다른 부족 사람들이 몰족을 약하다고 놀리거나
신탁을 깔보기도 하지만 나는 몰족이 좋아.
그거랑 같은 거야?


리세

그래, 똑같단다.
아무도 부정할 수 없는 소중한 마음이지.
자, 이야기는 여기까지!
이제 그만 가자. 도르베이가 기다리겠다.
땔감은 나랑 아이들이 가져갈게.
너는 시리나에게 일 다 끝났다고 전해줄래?



시리나

어서 오세요, 리오넬 씨.
우리 부족 사람들과 좀 친해지셨나요……?
후훗, 그런 일이 있었군요.
그럼 손을 씻고 이제 좀 쉬세요.
따뜻한 우유차도 있답니다.
이제 곧 식사 준비가 끝날 테니까
히엔 님과 다른 분들도 불러서 함께 먹어요.
식사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리세 님은 많이 피곤하셨나 봐요.
그럴 만도 하죠. 그렇게 먼 곳에서
중요한 사명을 짊어지고 오셨으니까요…….
히엔 님이랑 고우세츠 님도
좀 편하게 쉬시면 좋을 텐데…….
식사가 끝나자마자 같이 어디로 가버리셨어요.


히엔

헛! 이얍!


고우세츠

흠, 그때 입으신 상처는 다 나으신 것 같군요.
참으로 건장하십니다.


히엔

뭐, 그대만큼이야 하겠나.
그때…… 황태자의 군대에 당해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우리는 패배를 거듭하며 싸웠었지.
마지막에는 또 어땠나?
나도 그대도 손 한번 뻗어보지 못한 채
산 아래로 굴러떨어지지 않았는가…….


고우세츠

그랬는데도 이렇게 둘 다 살아있지 않습니까.
이리 되면, 먼저 간 사람들을 빈손으로 쫓아갈 수는 없지요.


히엔

그대 말이 맞네.


고우세츠

후우…… 실력도 녹슬지 않으셨군요.
아니, 더 강해지신 것 같습니다.

 

히엔

무슨 소린가, 내 아직 그대를 이겨본 적이 많지 않네.
어릴 때부터 수도 없이 지지 않았는가?


고우세츠

정말…… 다행입니다…….
살아계셔서 다행입니다………….


히엔

이리 멀쩡하게 목숨을 건졌으니, 나라와 백성을 위해 쓰고 싶었네.
내 목을 대가로 백성들이 편하게 살 수 있다면야
아까울 것도 없었어.
그런데 백성은 다시 일어났고, 싸우기 위한 칼을 원했지.
그러니 나는 칼날이 빠지고 바스러질 때까지
오로지 앞만 보고 헤쳐나갈 것이야.
그런데…… 그대가 내 걱정을 하는가?
됐네. 그대와 수련하면서 생긴 상처와 혹이 훨씬 많고
또 훨씬 아팠다네!


고우세츠

그리운 추억입니다그려.
시합에 져서 울고, 모후 되시는 미나 님이 달래시자 또 울고,
결국에는 울면서 아무렇게나 목검을 휘두르시던 우리 도련님…….
그 '슌 도련님'이 참으로 훌륭하게 자라셨습니다!


히엔

윽, 그만하게.
아명으로 부르지 말라고 그리도 말했거늘!
나 참…….
보는 눈도 있건만, 하필 부끄러운 모습을 들켰잖나.
모처럼 이겼는데 내 체면이 이게 뭔가?


고우세츠

체면은 도마로 돌아가면 질리도록 차리게 되실 겁니다.
지금은 이 정도가 딱 좋지요.

 

뭐라고 말씀하시겠습니까?
동료니까 괜찮아!
->잘 부탁해, 슌 도련님
실전에서는 실수하면 안 돼

 

히엔

그렇게 부르지 말래도……!
부모님이 주신 소중한 이름이긴 하나,
언제까지고 어린애 취급을 받을 수는 없어!
그래! 이렇게 되었으니 나와 승부를 하세.
내가 이기면 그대의 부끄러운 과거를 말해줘야 하네!



리세

흐아암……!
이제 좀 기운이 난다!


시리나

휴식은 좀 취하셨나요……?
우리 요리가 입맛에 맞으셨다면 기쁘네요.


고우세츠

이제야 작은 주군과 다시 만났다는 게 실감이 나오.
심기일전해서 계절끝 합전에 힘을 쏟겠소!

 

히엔

자, 몸과 마음이 모두 충전됐군!
리오넬, 그대도 기운이 넘쳐 보이는군.
곧 '계절끝 합전'에 참가하기 위한,
그 시련이라는 것에 도전하도록 하세!

 

 

초원 횡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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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엔

자, 시리나.
'계절끝 합전'에 참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우리에게 알려다오.


시리나

합전에는 성인이 된 전사만 참가할 수 있어요.
이 일대에서는 '바르담 패도'를 통과한 사람만
싸울 자격을 인정받죠.
'바르담 패도'는 이름 그대로
전설의 영웅 바르담이 돌파한 모험의 여정……
아짐 대초원에서 가장 오래된 제단으로 이어지는 기도의 길이죠.
가장 깊은 곳에 도달했다는 증거로
그곳에 터를 잡은 괴조 '욜'을 무찌르고
길들이는 일이 전사로서 성인이 되는 의식이에요.


히엔

알겠다.
그럼 그 '바르담 패도'의 입구는 어디지?


시리나

여기에서 서쪽으로 가면 위인 차카의 유골을 모신
차카 조라는 건물이 있어요.
그곳을 지나 더 서쪽으로 가면…….
쿌 엔이라는 유적지 부근에
산간지대를 통과할 수 있는 길이 있고요.
거기서부터 '바르담 패도'가 시작된답니다.


리세

꽤 머네…….
입구까지 가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겠어.


시리나

네, 게다가 지금은 전투의 계절…….
합전에 대비해 전력을 증강한다는 명목으로
납치와 강탈을 일삼는 부족도 있을 거예요.
부디 조심하시길…….
모두 꼭 무사히 돌아오세요.

 

히엔

……다들 표정이 심각하군.
그대들이야 합전이나 도마의 운명이
어찌 되든 상관없는 사람들 아닌가.
하지만 이제 와서 체면 차려서 뭣하겠나.
갈 길이 험난하니만큼 억지로라도 그대들 도움을 받아야겠네.
무엇보다 이대로는 그대들에게 보답할 길이 없어.
이기고, 이겨서, 기어올라서……
그러고 나서 불만이든 요구든 듣도록 하지.
그럼 서쪽으로 출발이다!
가자, '바르담 패도'로!


시리나

앗, 잠깐만요!
중요한 걸 드려야 하는데 깜빡했어요.
새를 부르는 호루라기예요.
이걸 불어서 욜이 날아오면
제대로 길들였다는 증거가 됩니다.


리세

알았어.
이 시련을 끝내면 불어볼게.
자, 이제 우리도 가자!


시리나

부디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제가 도전했을 때는 정말 힘들었답니다…….


테물룬

시리나가 당신들과 만난 것도 신이 정해 준 인연.
비늘이 있든 없든, 몰족은 당신을 받아들이겠습니다.
부디 편히 지내세요.


리세

아직 멀리 있기는 하지만 정면에 보이는 것이
시리나가 말하던 차카 조인가 봐.
좋아! 우선 저곳을 향해 가자!
히엔과 고우세츠는 벌써 도착했으려나?



리세

……리오넬.
어디선가 시선이 느껴져.
누군가가 우릴 지켜보고 있는 것 같아.
시리나가 납치나 강탈을 하는 부족이 있다고 했지?
……틈틈이 주변을 감시하면서 가자.



고우세츠

흥!
겁도 없이 덤비다니!


리세

몰족은 부족 색깔이 붉은색이었지?
이들이 노란색 옷을 입었다는 건…….

히엔

아, 그대들도 무사한가?
길을 가는데 이 녀석들에게 습격당했네.
일단 기절시켜 두었지.
모든 부족이 합전을 앞두고 기세가 좋군.
우리도 질 수 없지! 
이 차카 조를 지나면 곧 쿌 엔 유적지다.
또 습격받을 수도 있으니, 그대도 조심하게.



리세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네!


고우세츠

흐음…… 확실히 여기서부터는 분위기가 다르오.
범접하기 힘든 성역의 기운이 느껴지는구려.

히엔

오, 다 모였군.
……보아하니 여기서부터가 '바르담 패도'인 것 같군.
아우라 젤라가 아닌 종족이 이 시련에 도전하는 일은
아짐 대초원의 역사에서도 흔한 일은 아닐 것이다.
멋지게 통과해서 초원에 우리의 이름을 새기세.

 

바르담 패도의 시련

더보기


히엔

그럼 지금부터 '바르담 패도' 시련에 도전한다.
준비가 끝난 사람부터 들어가서
각자 괴조 '욜'을 길들이고 돌아오는 거다.
이건 '계절끝 합전'……
나아가 도마 탈환을 위한 통과 지점이다.
한 사람도 탈락하지 않도록 정신 바짝 차려라!

 

히엔

새 한 마리도 길들이지 못해서야
도마에서 기다리는 백성들의 얼굴을 어떻게 보겠나.
모두 좋은 결과를 갖고 돌아가세.

 

고우세츠

본인은 한때 이국의 산과 강을 넘고
수많은 전쟁터를 누빈 몸이외다.
늙은이라고 걱정할 것 없소!


리세

도마 탈환을 위한 통과 지점이라면
당연히 알라미고 해방으로 이어지는 길이기도 해.
자, 있는 힘을 다해 돌파하자!

 

[바르담 패도 공략]

 

리세

리오넬, 역시 먼저 왔구나.
보아하니 시련은 무사히 마쳤나 보네.
나도 어찌어찌 끝냈어.
히엔과 고우세츠는 아직인가……?
그럼 일단 여기서 같이 기다리자.

 

리세

아, 맞다.
시리나가 새를 부르는 호루라기를 줬지.
자, 여기 네 호루라기야.
욜이 진짜로 오는지 어떤지
바로 확인해보자!
앗, 저길 봐!
욜이 날아왔어!
자기를 이긴 우리를 인정해 준거야.
이제 문제없이 합전에 참가할 수 있겠지?
……우리 힘내자, 리오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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