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script 2020. 12. 3. 06:26

누구를 위한 축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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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필리아

……슬슬 축하연에 가야 할 시간이네요.
울다하 왕실이 주최하는
'이슈가르드 방어전' 승전 축하연…….
제한적이긴 해도, 동맹 탈퇴 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이슈가르드와 함께 치른 전투였죠.
'에오르제아 도시군사동맹'에 이슈가르드가 복귀할 수 있도록
교류의 장을 마련하려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솔직히 지금 상황에서는
도저히 승리를 축하할 기분이 안 드네요.
물론 아씨엔과의 싸움이나 이슈가르드와의 관계에
드디어 긍정적인 전망이 보이기는 했죠.
……하지만 야만족, 야만신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고,
불멸대의 불미스런 일과 갈레말 제국의 새로운 동향도 문제예요.
심지어 우리는 문브뤼다를 잃기까지 했잖아요…….
게다가 아직 공표되진 않았지만
윌레드 씨도 의문사를 당했고요…….
당장 손대야 할 문제가 산더미처럼 남아있어요.
그래서 저는 참석을 거절하고 싶었지만……
거국적인 행사에 빠질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요.
각국에서 지원을 받고 있는 입장인 데다
'새벽'이라는 조직으로서의 체면도 생각해야 하니까요.
도저히 거절할 수가 없었어요…… 미안해요.

 

 

이해해줘서 고마워요…….
각국에 지원을 나간 현자들에게도 연락했어요.
모두 다 현지에서 합류할 거예요.
타타루 씨랑 라민은 연락이 안 닿아서……
편지를 써두고 가려고 해요.
둘이 서운해하지 않게 회장에서 맛있는 과자라도 싸와야겠네요.

 

 

리올

오, 리오넬 아냐?
'승전 축하연'에서 맛있는 술이 기다리고 있는데
왜 그렇게 표정이 어두워?
뭐? 윌레드가!?
제길, 이미 제거당한 거였어…….

……실은 나도 그 후로 따로 조사하고 있었거든.
그래서 결국 1분대와 3분대에 흘러든 돈의 출처를 알아냈지…….
출처는 바로 '도도 통상'이라는 신흥 독립 상회였어.
하지만 이건 교묘하게 위장된 유령 상회였지.
실제로 뭔가를 사고판 흔적은 아무것도 없었어.
비슷한 유령 상회를 몇 군데 더 거쳐서
마지막에 다다른 곳은…… '신기루 금융'이었어.
모래전갈회의 공화파 유력자, 텔레지 아델레지가 소유한 곳이야.
……크리스탈 브레이브는
특정 개인이나 조직의 영향력을 배제하기 위해
기부금에 상한선을 두고 있어.
그런데 1분대와 3분대에는 정상적인 기부금 외에도
텔레지 아델레지가 댄 뒷돈이 유입됐단 말이지.
윌레드는 이 일에 대한 무언가를 알아버린 탓에
제거당했을 가능성이 높아…….
하지만 조사만 제대로 진행하면 이 정도는 금방 드러난다는 걸
텔레지 아델레지도 모르진 않을 텐데,
대체 왜 이런 짓을 한 건지…….
젠장, 아직도 내가 놓친 부분이 있는 모양이야.
윌레드의 죽음을 무의미하게 만들 순 없다.
반드시 범인을 찾아내서 응징하고 말겠어!
그리고 텔레지 아델레지와 엮인 놈들을
크리스탈 브레이브에서 남김없이 뿌리 뽑겠다!
……리오넬.
넌 모두에게 주목받는 영웅이다.
울다하에 가서는 조심하고 또 조심해라.
이미 울다하는 음모가 휘몰아치는 전쟁터가 됐어…….

 

 

야슈톨라

산크레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또 늘었나 보네요.
아까부터 흠칫흠칫 놀라는 걸 보니 안쓰러울 정도예요…….


산크레드

저 그림자는…… 설마 미행인가?
아,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구나…….

잠깐, 설마 오해하는 거 아니지?
난 일행의 안전을 위해 습격을 경계하고 있는 거라고.


이다

'승전 축하연'에선 뭘 하는 걸까?
난 춤 못 추는데 괜찮아?


파파리모

이다는 여전히 천하태평이네.
우린 민필리아를 지켜야 하니까
팔자 좋게 놀 시간 없어.

 

민필리아

왔군요, 리오넬.
'승전 축하연'이 시작되려면 아직 시간이 좀 남았어요.
아 참, 모험가 길드에 있는 '모모디' 씨가
당신이 울다하에 오면 꼭 한번 들러달라고 했어요.
가서 인사라도 하고 오는 게 어때요?

 

미심쩍은 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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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필리아

그럼 우리는 먼저 회장에 가 있을게요.
'모래늪'에서 일이 끝나면 당신도 바로 와주세요.


산크레드

모모디 씨한테 안부 전해줘!

 

모모디

어서 오렴, 리오넬.
네가 오길 기다렸단다.
크리스탈 브레이브 대원 중에 알리안이라는 사람 알지?
왜 있잖아, 모험가 출신인 엘레젠족 아가씨 말야.
요전에 그 아가씨가 식사하러 왔을 때 나한테 그랬거든.
네가 '승전 축하연'에 참석하러 울다하에 오면
꼭 이 말을 전해달라고.
'중부 다날란'에 있는
아마지나 광산 철도회사의 간이역으로 와달라고 했어.
거기서 너한테 줄 게 있다던데?
그 아가씨답지 않게 수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음식에도 거의 손을 안 대고 가더라…….
설마 연애 상담 같은 건 아니겠지……?

 

 

[알리안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기다려도 알리안은 오지 않는다…….
……발밑에 무언가 반짝이는 물건이 있다.]

 

 

로렌티어스

어라, 너…… 이런 데서 뭐 해?
알리안이랑 만나기로 했다고?
글쎄, 난 못 봤는데…….
그놈의 '승전 축하연' 때문에 특별 경계인지 뭔지 해서
울다하 주변 경비를 돌고 있거든.
아침부터 계속 순찰, 순찰, 또 순찰이야.
뭐, 어쨌든 알리안이 오면 네가 왔다 갔다고 전해줄게.
그보다 얼른 울다하로 가보는 게 좋지 않아?
슬슬 '승전 축하연'이 시작될 시간인데.
아…… 진짜 부럽다.
나도 이놈의 순찰 때려치우고 맛있는 거나 먹으러 가고 싶어.

 

 

나나모 울 나모

사사간 님, 면목 없습니다…….
저는 이번 '승전 축하연'에서 이 나라를……
울씨 왕조를 버릴 것입니다.
유서 깊은 왕가를 이렇게 끝내는 제 부덕을……
부디…… 부디 용서하소서…….

 

 

모모디

어머, 다녀왔구나.
알리안은 만났니?

-지저분한 병: 연금약을 담을 때 쓸 법한 지저분한 유리병.

약속 장소에 알리안은 안 오고
이 병만 떨어져 있었다고……?
모양새를 보니 연금약 같은 걸 넣는 병 같은데……
이게 왜 그런 데 있었을까?
……어쨌든 이건 네가 갖고 있어.
보는 사람이 걱정될 만큼 고민이 가득한 표정이었는데……
어쨌든 알리안이 '모래늪'에 오면 나도 말을 걸어볼게.

 

이슈가르드 승전 축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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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디

……그새 또 널 찾는 사람이 다녀갔어.
놀라지 마. 왔다 간 사람은 나나모 폐하의 시녀였어!
너한테 긴히 할 말이 있대.
달 회랑의 '관청 구역'에서 기다린다고 했으니까
'승전 축하연'에 가기 전에 먼저 들렀다 가보렴.
그럼 잘 다녀와, 리오넬.

 

 

나나모 울 나모

미안하다. 그대에게도 폐를 끼치는구나.


나나모의 시녀

아닙니다. 모두 나나모 폐하의 뜻이 아니시옵니까.
저 같은 자에게도 마음을 써주시니 황송할 따름입니다.
……그러면 저는 영웅님을 맞이하러 가겠습니다.


나나모 울 나모

그래, 부탁하마.

 

 

민필리아

꽤 성대한 행사네요…….


알피노

수고 많았네.


민필리아

얘기 들었어요.
이번 방어전을 도와준 보답으로
아이메리크 경이 정식으로 국교 회복에 힘써 주신다면서요?
당신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거예요…….
축하해요, 알피노.


알피노

고맙네, 민필리아.
아이메리크 경을 울다하 국빈으로 맞이할 수 있었던 건
다 자네들이 도와준 덕분일세.
'에오르제아 도시군사동맹'이
다시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될 거야.
게다가 이슈가르드와 국교가 회복되면 교역로도 확대되지.
제7재해 복구가 끝나가면서 활력을 잃기 시작한 경제도
다시 살아날 걸세.
우리 활약으로 에오르제아에 좋은 바람이 불고 있네.
이제 '무법자의 전장' 문제가
한시라도 빨리 해결되길 빌어야지.
각국 수장들의 생각도 이해는 하네.
……하지만 난 내 방식대로 에오르제아를 이끌어 보이겠어.
……그나저나 우리 영웅님은 어디 계신가?
아까부터 안 보이던데.


민필리아

모모디 씨를 만나러 '모래늪'에 갔어요.
복잡한 일이 아니면 곧 올 거예요.

 

 

모모디

나나모 폐하의 시녀가
달 회랑의 '관청 구역'에서 기다리고 있겠대.
'승전 축하연'에 가기 전에 먼저 들렀다 가보렴.

 

바솔로뮤

지금 울다하 왕궁에서는
이슈가르드 방어전 승리를 축하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
우리 은갑옷단은 행사장 밖 경비를 담당하고 있지.

 

나나모의 시녀

어서 오십시오, 리오넬 님.
나나모 여왕 폐하께서 '승전 축하연'에 앞서
당신을 만나고 싶다고 하십니다.
번거로우시겠지만 저를 따라와 주시겠습니까?
……준비되셨으면 제게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여기서부터 이야기가 급진전되며
동영상이 연속으로 재생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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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한 플레이 시간을 확보하신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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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모 울 나모

……들어오너라.


나나모의 시녀

실례합니다.


나나모 울 나모

갑작스러운 부름에 응해줘서 고맙구나.

 

 

멜위브

'구름길'을 지켜내서 다행입니다.


카느 에 센나

성도는 괜찮은가요?


아이메리크

네, 피해는 좀 있었지만 괜찮습니다.
다 여기 계신 여러분 덕분이지요.


라우반

다행입니다.
이슈가르드도 우리와 같은 에오르제아의 일부이니
이럴 때일수록 힘을 합쳐야지요.

 

 

알피노

……정치란…… 이런 것이었나.


아이메리크

나나모 여왕 폐하께서 오시면
다시 인사드리려 했습니다만…….
이번 방어전에 협력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이번 기회에 대심판의 문을 개방할 것을
교황 성하께 건의드릴 생각입니다.
……에오르제아의 진정한 단결을 위해.

 

알피노

……유유하세가?
알았네.

 

 

민필리아

……무슨 일 있어요?


알피노

아니, 별일 아닐세.
잠시 다녀오겠네.


무슨 일이지? 경비에 문제라도 생겼나?

 

 

나나모 울 나모

……물러가도 좋다.


나나모의 시녀

예, 폐하.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나나모 울 나모

다른 이유가 있어서 부른 건 아니다.
그대에게 미리 할 말이 있느니라.
……짐은 울다하 왕조의 막을 내리려 한다.
그대도 알다시피, 울다하는 지금 몹시 혼란스럽다.
정치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탓에
나라의 보물인 백성들이 가장 고통받고 있지…….
짐은 이 혼란을 끝내기 위해
'승전 축하연'에서 왕조의 종말을 선언하려 한다.
그리하면 울다하는 왕의 나라도, 부자의 나라도 아닌
백성의 나라로 다시 태어날 것이야.
울다하에 새 시대가 열리는 것이니라.
……하지만 온 나라가 크게 동요하겠지.
라우반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럴 땐……
부디 그대가 라우반의 힘이 되어다오.
이는 수많은 싸움을 헤쳐나온 진정한 영웅……
오직 그대에게만 부탁할 수 있는 일이니라.
어려운 부탁을 들어주어 고맙구나.
……다행이야, 정말 다행이야.
이제 남은 근심을 모두 털었구나.
……앞으로도 그대를 믿겠노라, 영웅이여.

 

 

텔레지 아델레지

나, 나나모 폐하!?
이, 이럴 수가…… 승하하셨어…….
설마…… 잔에 독을 탔나!?
모험가…… 네가 폐하를 시해하였느냐!
이 방에는 나나모 폐하와 네놈밖에 없었다!
변명은 통하지 않아!

여봐라, 당장 이놈을 붙잡아라!

여왕 폐하를 암살한 놈이다! 

 

 

알피노

……윽!?


크리스탈 브레이브 대원

'새벽' 관계자는 몇 사람을 제외하고 모두 확보했습니다.
망자의 종소리에 있는 '돌의 집'도 제압했습니다.


알피노

무슨 짓이냐……?


유유하세

하하. 무슨 짓이긴요, 총수님.
……다 에오르제아를 위해서 하는 짓입니다.

 

 

라우반

……무슨 일이냐!


아이메리크

교황청 신전기사단이 왜……?

 

 

텔레지 아델레지

이슈가르드의 특사님.
지금 막 이슈가르드 교황청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드래곤족이 성도를 또 습격했으니 어서 귀국하시라더군요…….
촌각을 다투는 일이라 기사님들이 직접 모시러 온 듯합니다.


아이메리크

……성도에서?


루키아

제게 들어온 정보는 없었습니다.
게다가 지나치게 타이밍이 좋군요.
어쩌면…….


아이메리크

그렇군…….

 

 

이슈가르드 병사

총장님, 서두르십시오!


아이메리크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울다하의 벗이여.
이 '빚'은 언젠가 꼭 갚도록 하지요.
가자, 루키아.

 

 

산크레드

……왜 이리 소란스럽지?
데이트 신청 하는 건가?
미안한데 난 그쪽 취향이 아니라서…….


구리칼날단 위병

'새벽'의 산크레드인가?
……지난 갈레말 제국과의 전쟁에서
네놈이 제국군과 내통한 혐의가 있다.


산크레드

내통……? 무슨 소리야?
……설마 아씨엔에게 지배당했을 때 얘긴가?


구리칼날단 위병

생포한 제국 병사를 심문하여
네놈이 제국과 엮여 있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게다가 기묘한 주술까지 사용했다고 하던데?
자, 함께 가주셔야겠어.


산크레드

억지로 파티에 불러 놓고선 이젠 또 나가란 말이야?
변덕이 참 심하시네…….

……이 축하연 자체가 함정이었군!

 

 

라우반

텔레지 아델레지! 이게 무슨 짓이냐!
폐하의 허락도 없이 병사를 들여보내고 국빈을 쫓아내다니,
대체 무슨 속셈이야!
구리칼날단을 사병처럼 대동한 데다
왕실 행사에서 이런 만행까지……
월권 행위도 정도가 있다! 당장 철수시켜라!


텔레지 아델레지

무슨 소리냐, 라우반!
……너야말로 불멸대를 제멋대로 부리지 않나!
나나모 폐하께서 암살당해 국가의 앞날이 위태롭건만!
이런 상황에 나라를 지켜야 할 불멸대를
멋대로 카르테노며 커르다스로 보낸 네놈은
어떻게 책임질 셈이냐!?
게다가 제국의 첩자를 심복으로 두었다니……
국장이라는 자가 그리 어리석어서야 원!

 

 

라우반

지금…… 뭐라고 했나……?
……나나모 님이…… 암살되셨다고……?


텔레지 아델레지

그래……!
거기 있는 '새벽의 혈맹'에 속한 모험가가 범인이다!


민필리아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텔레지 아델레지

네놈들도 모두 암살 계획에 가담한 혐의가 있다!

……끌고 와라!

 

 

일베르드

이자가 방금 나나모 폐하를 독살했다!
공범으로 의심되는 '새벽의 혈맹' 일당을 조사할 테니
아무도 자리에서 움직이지 마라!


민필리아

……말도 안 돼!


일베르드

유감이다, 영웅이여.

자네한테 실망이 크다…….

 

 

텔레지 아델레지

이 모험가가 갖고 있던 병에서
나나모 폐하를 시해한 것과 같은 독이 나왔다.


야슈톨라

함정에 빠졌군요…….


텔레지 아델레지

허허, 함정에 빠진 건 오히려 이쪽이지요.
경애해 마지않는 우리 여왕 폐하께 접근하더니
이슈가르드와 친선을 도모하려는 이 중요한 자리에서
폐하를 암살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민필리아

억지소리도 정도껏 하세요!


텔레지 아델레지

닥쳐라, 계집!
네놈들 '새벽의 혈맹'이 기이한 능력자를 모아
작당을 꾸미는 걸 모를 줄 아느냐?
그 능력으로 나나모 폐하를 비롯해
각국 수장들을 구워삶은 것이렷다!
게다가 특사로 온 아이메리크 경하고는
지나치게 사이가 좋아 보이던데…….
……일전의 방어전도 그래.
드래곤족의 공격을 막는다는 건 명분일 뿐이고,
뒷구멍으로는 이슈가르드와 짜고 우리 병력을 빼돌려서……
방비가 허술해진 틈을 타
놈들과 함께 이 땅을 침략하려는 속셈 아니냐!?

 

 

파파리모

그게 무슨 헛소리야!


이다

그렇다는 증거가 어딨어!?


라우반

어떻게…… 나나모 님이…….
일베르드…… 비켜라!
내 눈으로 폐하의 안위를 확인하겠다!


일베르드

진정해라, 라우반.
……조금 전 내가 확인했다.
나나모 폐하는 방에서 독살당하셨다.
저기 있는 시녀도 함께 확인했어.

 

 

라우반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
나나모 님…… 으아아아아아아아!!


텔레지 아델레지

왕당파에겐 나라를 지킬 자격이 없다!
이제 울다하는 우리 공화파가 다스리는 수밖에 없군.
너는 폐하의 장례식을 어떻게 치를지나 생각해 둬라.
……하여튼, 폐하나 너나 사람을 귀찮게 하고 말야.

 

라우반

네놈이냐…….

 

텔레지 아델레지

……무슨 소리냐?


라우반

네놈이 나나모 님을 암살했느냐, 텔레지 아델레지!!


텔레지 아델레지

흥, 별소리를 다 하는군.
……하긴, 지금까지 그 계집애 때문에 속을 좀 썩이긴 했지.
어차피 꼭두각시나 다름없는 여왕이었다.
오히려 인형 신세에서 벗어나 한시름 놓았다며
지금쯤 달 신 곁에서 좋아라 하고 있지 않을까.


라우반

폐하를…… 폐하를 우롱하지 마라!

 

 

로로리토

라우반, 제정신이냐!
궁에서 칼을 뽑은 것도 모자라
같은 모래전갈회를 베다니!
……설마 네놈도 '새벽'의 공범이냐!?


라우반

로로리토, 네놈도 한패냐!!

 

 

카느 에 센나

라우반 국장님!!


멜위브

지금 뭐 하는 짓이냐!


흑와단 호위병

안 됩니다, 제독님!


멜위브

젠장…….

 

 

일베르드

……너답지 않군.
이렇게 쉽게 빈틈을 보이다니.


로로리토

'새벽' 일당을 붙잡아라!
나나모 폐하를 암살하고 모반을 일으킨 놈들이다!
이 역적도 잡아라!


라우반

너 이놈…… 매수되었구나……!


일베르드

우리는 구정물을 삼키며 살아왔다…….
알라미고를 버리고 영웅이 된 너와는 달라.
너는 변했어, 라우반.
지켜야 할 자가 생기니까 삶의 치열함을 잃은 거다.
……성난 소의 뿔은 부러졌다.
뿔이 부러진 소는 고깃덩어리가 될 뿐이야.
라우반, 좋은 걸 알려주지.
나나모 폐하를 암살한 범인은…… 나다.

 

 

라우반

너희가 나나모 님을 암살할 리가 없다.
……분명히 음모가 있어.
도망쳐라…….
여길 벗어나서 너희가 결백하다는 걸 세상에 증명해!
그리고 이 사건의 진상을 밝혀라!
너희 말고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어서 가!!

 

 

산크레드

무사했구나……!


야슈톨라

산크레드!
당신 대체 어디 있었던 거예요!


산크레드

데이트하자는 사람이 많아서 거절하는 데 진땀을 뺐지.
이 '승전 축하연'이 함정이라는 걸 알고
이것저것 조사해 왔어.
이미 울다하의 주요 시설은 놈들이 꽉 잡았더군.
……이슈가르드 방어전 때
구리칼날단의 권한을 늘린 게 실수였어.

 


파파리모

구리칼날단이 움직이기 쉽도록 각본이 짜여 있었어……
대체 언제부터 준비했던 건지.


야슈톨라

치밀하게 준비한 데다, 움직이는 것도 빨랐죠…….
……라우반 국장님 말대로, 뭔가 음모가 있을 거예요.


이다

구리칼날단은 용병 출신이 많지?
적이 된 크리스탈 브레이브도 다 강한 사람들이고.
파파리모, 근질근질하지 않아?


파파리모

이다, 지금 그렇게 속 편한 상황이 아니야!


민필리아

나나모 폐하만을 노린 계획이 아니에요…….
혹시 우리 모두가 표적인 걸까요……?


파파리모

에구,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나 보다.
……그럼 돌의 집이 제압당한 것도 사실이겠네.


산크레드

일단 여기서 탈출하는 게 좋겠어.
나나모 님 방에 있는 난로…….
그 뒤에 지하로 가는 비밀 통로가 있다고
파파샨 소장님한테 들은 적이 있어.

왕궁은 이미 포위당했을 테니 그리로 가자.

 

 

이다

다들 먼저 가!
여긴 내가 맡을게!


파파리모

너, 진심이야!?
……할 수 없지. 나도 같이 놀아줄게.

 

 

이다

크리스탈 브레이브 대원들하고는
꼭 한번 싸워보고 싶었거든!


민필리아

이다, 파파리모!


파파리모

여기서 시간을 끌 테니까
빨리 가서 비밀 통로를 찾아!


산크레드

민필리아, 어서!

 

 

이다

아얏!
아프잖아!


파파리모

이다, 괜찮아!?
……제길, 끝이 없군.


이다

나야 멀쩡하지!
이 정돈 아무것도 아냐!
그러는 파파리모는 괜찮아?


파파리모

……더는 못 버틸 것 같아.

 

 

이다

'새벽'은…… 모든 사람들의 희망이야.
알라미고 사람들한테도 그렇고!
여기서 끝낼 순 없어!


파파리모

그래…….
이런 놈들한테 에오르제아를 맡길 순 없지!


이다

파파리모…….
너까지 끌어들여서 미안해.


파파리모

네가 이러는 게 하루 이틀이야?
이렇게 된 거, 끝까지 같이 가자고.
해치워, 이다!


이다

좋았어, 다 날려버린다!

 

 

민필리아

울다하 지하에 이런 수로가 있었군요.


야슈톨라

비상시에 탈출하기 위한 길이겠죠.
……실디하 양식일까요? 꽤 오래된 것 같아요.

 

추적하는 병사

이쪽이다!

 

 

산크레드

벌써 따라오다니……
이 길도 알고 있었나 보군.


야슈톨라

……두 분은 먼저 가세요.
여긴 우리가 막을게요.


민필리아

야슈톨라…… 산크레드!

 

야슈톨라

'새벽'의 등불을 꺼뜨리지 말아요. 
……그 빛은, 미래를 밝혀야 하는 빛이니까.

 

산크레드

여긴 우리한테 맡기고 가. 
나중에 다시 만나자.

 

 

민필리아

당신들 정말…….

 

야슈톨라

어서 가요!


산크레드

자, 이제 어떡할까요, 아가씨?
이 좁은 길에 적이 저렇게 많으니……
잘해봐야 너 죽고 나 죽자고, 아니면 우리만 죽어.

 

 

야슈톨라

야씨족 미코테의 긍지를 얕보지 말아요. 
……이 일대를 무너뜨려 봉쇄하면 그만이죠. 
마지막을 함께하는 게 당신이라 조금 아쉽네요.

 

 

산크레드

나 이거 참……. 
이렇게 잘생긴 남자를 잡아놓고 욕심도 많으셔라. 
……그럼 마지막 데이트를 하러 가보실까요.

 

 

역시 수가 너무 많아…….
야슈톨라, 멀었어!?


야슈톨라

……다 됐어요!

 

 

……미안해, 야미트라.


산크레드

잘 있어, 민필리아…….

 

 

민필리아

지금, 하이델린의 목소리가…….
설마……!?
나는 해야 할 일이 있으니 여기 남겠어요.
당신은 먼저 가요.
제발! 당신은 우리의 희망이에요……!
우리 '새벽'의…… 에오르제아의……
희망 그 자체라고요!

 

 

'희망의 등불'은 아직 꺼지지 않았어요. 
희망의 등불인 당신이 있는 한 '새벽'은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다시 불을 밝힐 수 있어요! 
그러니까…… 살아야 해요……. 
살아서…… 언젠가 꼭 에오르제아를 구해주세요.

 


알아요…….
우리의 희망을…… 이 별을 구할 '빛의 싹'을
여기서 꺾이게 하진 않을 거예요.

 

 

알피노

……무사했군!
다들 어디 있나!?
제길……!!
텔레지 아델레지에게 완전히 당했어!
설마 크리스탈 브레이브까지 집어삼켰을 줄이야…….


???

이야기는 나중에 하지.
우선 울다하에서 벗어나야 해.

 

 

브레몽드

오랜만이야, 에테르 멀미하던 모험가!
급해 보이는데 태워줄게!

……자, 빨리!

 

 

……저녁별 만에 장사하러 갔다가
우연히 르베유르 가 아가씨를 만났어.
울다하에 있는 오빠가 곤경에 처했으니 도와달라더군…….
그래서 초코보 마차를 끌고 이 근처를 돌아다니던 중인데
마침 당신들이 보이더라고.
보아하니, 쫓기고 있는 거 맞지?
무사해서 다행이야.
그나저나 여기서 자넬 다시 보게 될 줄은 몰랐어!


알피노

보살펴야 할 동생을 걱정하게 만들다니…….
……정말 한심하군.

 

 

브레몽드

……그런데 그쪽 친구는 누구신가?

 

 

피핀

나는 불멸대 소장 피핀이라고 한다.
오랫동안 알라미고 쪽에서 극비 작전을 지휘하다
불멸대에서 급히 복귀하라는 명을 받았지.
그런데 돌아오자마자 이 사건이 터졌고……
여기 계신 알피노 공이 위험에 빠졌기에
구출한 것이다.
내가 보기에도 이건 공화파 놈들이 꾸민 짓이다.
놈들의 횡포가 지나치단 말은 들었지만
이런 일까지 벌일 줄이야…….


브레몽드

피핀이라고? 혹시 불멸대 라우반 국장님의…….


피핀

그래, 라우반 알딘의 양아들이야.
……아버님 얘긴 울다하를 빠져나올 때 들었다.
난 자네들을 안전한 곳에 데려다주고
바로 울다하로 돌아가겠다.
아버지를 구해야 해…….

 

 

브레몽드

그럼 이대로 검은솔 들판으로 가지.
마침 거기서 만날 사람도 있고.


알피노

결국 난 도움만 받았군…….
……혼자선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
나는…….

 

 

브레몽드

그럼 나는 정찰도 하고 미끼 역할도 겸해서,
울다하 주변을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으마.
든든한 지원군을 불렀으니까 여기서 좀 기다려봐.
……둘 다 너무 우울해 말라고.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 아닌가!
자, 출발하자!

 

알피노

……제길, 정말 한심하군.

 

피핀

좋은 동료를 뒀군.
일개 상인이 위험을 무릅쓰고 이렇게까지 도와주다니…….
리오넬 공.
당신 얘기는 아버지께 익히 들었어.
언젠가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었지.
이런 식으로 만나게 된 건 유감이지만 말이야.
알피노 공, 이제 그만 기운 차리십시오.
여기서 위축되면 그야말로 적이 바라던 바입니다.
재기할 기회는 반드시 올 테니…… 지금은 참고 기다립시다.


알피노

피핀 공…….


???

안녕, 오래 기다렸어?

 

 

알피노

시드…… 자네가 어떻게 여길……?

 

시드

너희가 곤경에 빠졌다면서
희한한 장사꾼 아저씨가 도움을 청하더군.
그래서 모르도나에 있다가 말 그대로 단숨에 날아왔지.


피핀

호오, 그것참 잘됐군.
이대로 다날란에 머무는 건 너무 위험하니까.


시드

이 정도야 얼마든지 말만 해.
여기서 조금 떨어진 곳에 엔터프라이즈를 세워뒀어.
어디로 가든 순식간에 날아갈 수 있는데…… 어떻게 할까?


피핀

울다하나 크리스탈 브레이브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곳이
이상적이긴 하지만, 과연 그런 곳이 있을지…….


알피노

커르다스…….
그곳은 이슈가르드의 영토이니
타국 군대가 대놓고 활동하진 못할 걸세…….


시드

좋았어!
그럼 당장 출발하자고. 무서운 녀석들이 쫓아오기 전에!


피핀

……나는 여기서 헤어져야겠다.
일단 울다하로 돌아가 상황을 확인해야겠어.
당신들은 아마 지명수배가 되었을 확률이 높으니
삼림도시와 해양도시의 맹주들과 협력해 손을 써두지.
그 점은 안심해도 될 거다.
별로 어렵지 않아. 에오르제아를 구한 영웅들을
대대적으로 수배하면 민심이 흔들릴 거라고 주장하면
공화파도 입을 다물 수밖에 없을 테니까.


알피노

수고를 끼치는군…… 미안하네…….


피핀

내 양아버지 라우반은 당신들을 끝까지 믿고 있었다.
그러니 나도 당신들을 전면적으로 신뢰하고 힘을 빌려주겠어.
나나모 폐하의 명예를 걸고…….

 

 

 

시드

자, 얼른 타.
여길 빨리 뜨자.

 

 

알피노

……'용머리 전진기지'로 가세.
'오르슈팡' 경이라면 틀림없이 힘을 빌려줄 걸세…….

사정은 간단히 설명했네…….
오르슈팡 경이 도움을 주겠다는군.
……그는 정말이지 좋은 사람이야…….

 

오르슈팡

오오! 어서 와라, 리오넬!
어떻게 됐는지는 대강 들었어…….
나를 믿고 의지해주니 친구로서 정말 기쁘다!
오르슈팡

그런데 이 커르다스에서도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참이야.
우선 어떻게 된 상황인지 설명하지.

 

희망의 등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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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슈팡

아까 본가에서 연락이 왔다…….
드래곤족이 성도를 습격했다는군.
와이번 몇 마리가 침입한 모양이야.
신전기사단이 물리치긴 했지만
이슈가르드는 계엄령을 내리고
경계 태세를 강화했어.
성도 안에까지 침입을 허용하다니…….
역시 대심판의 문 마법장벽을 잃은 영향이 큰가.
앞서 급히 귀국한 아이메리크 총장님은
기사단 본부에서 방어를 지휘하고 계신다.
널 보호하기 위해 총장님께 도움을 요청드릴 생각인데
본국이 안정될 때까진 기다려야 할 것 같아.

 

 

하지만 걱정 마.
널 지켜줄 사람은 여기에도 있으니까!
한동안 여길 네 은신처로 사용해.
'새벽'식으로 말하자면……
그래, '눈의 집'이라고 하자!
너를 쫓는 자들이 나타나도
포르탕 가 허락 없인 들어올 수 없어.
타국에 대해 굳게 잠긴 문이 지금은 널 지킬 거다.
만약 울다하에서 수사 요청이 들어온다 해도
네 결백이 밝혀질 때까지 모두 거절하겠어!

 

 

예전에 넌 내 친구의 결백을 믿고 싸워주었지.
그 선량한 마음을 이번엔 내가 지키겠다.
너 역시 내 소중한 친구니까!
자, 내 얘긴 끝났으니 어서 가봐.
'눈의 집'에서 '새벽'의 동료가 기다릴 거야.

……오늘은 특히 춥군.
모두에게 네 마음속 따스함을 나눠주는 게 좋겠어.

당분간 응접실을 '눈의 집'으로 쓰는 게 좋을 거다.
우리 기지에서 함께 오순도순 살아보자꾸나!

 

포르탕 가 위병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응접실, 아니 '눈의 집'으로 들어가시겠습니까?

 

[여기서부터 이야기가 급진전되며
동영상이 연속으로 재생됩니다.]
[모든 동영상이 끝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충분한 플레이 시간을 확보하신 후에
다음 단계로 넘어가실 것을 권장합니다.]

 

 

타타루

헉!?
……리오넬 님! 알피노 님!?
으…… 으흑……
으아아아아아아앙!
보, 볼썽사나운 모습 보여서 죄송합니당.
민필리아 님이랑 다른 현자님들도
전혀 연락이 되질 않아서…… 무서워 죽는 줄 알았어용…….
……제가 림사 로민사에서 장을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크리스탈 브레이브 대원이 막 덤벼들잖아용.
프라민 님이 지켜주신 덕분에 겨우 도망치긴 했는데,
중간에 둘이 흩어지고 만 거예용…….
그때 절 도와주신 분이…….


???

크리스탈 브레이브 녀석들이 다급하게 움직이기에
수상히 여겨 감시하던 참이었지.

유우기리

아, 맨 얼굴로 만나는 것은 처음이군…….
전투 중에 두건을 잃어버렸거든.

 

 

타타루

그땐 정말 감사했습니당!
유우기리 님이 지켜주신 덕분에
모래의 집으로 도망쳐서 위리앙제 님과 합류하고……
그 후에는 여기서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었어용.
지금 모래의 집은 위리앙제 님이 특수한 결계를 쳐서
안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위장했다고 합니당.
제국군에게 습격받은 후 고심해서 짜낸 대비책이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네용…….


유우기리

하지만 돌의 집은 크리스탈 브레이브에 점령당했다.
내 부하들에게도 수색을 명하기는 했으나
다른 '새벽' 관계자들의 행방은 아직 알 수 없어…….
그럼 두 사람을 무사히 다시 만났으니
나는 이만 실례하겠다…….
정보 수집 작전을 지휘하러 가봐야 하거든.
걱정 마라…… 도마 사람들은 모두 '새벽'에 은혜를 입었으니
온 힘을 다해 도울 것이다. 정보를 얻으면 수시로 공유하지.
그럼 이만…….

 

 

알피노

내 탓이야…….
에오르제아를 진정으로 위하는 건 나뿐이라는……
그런 교만함이 이 사태를 부른 거다.
내 지시로 사람을 움직이고
내 말로 각국 정치를 좌우하려 했지…….
'크리스탈 브레이브'는 에오르제아를 위한 거라 떠들며
조부님이 남긴 '새벽'도 내 것인 양 다루었어…….
그렇게 교만과 조바심, 명분에 사로잡혀……
정작 내 발밑조차 제대로 못 본 거야!
나한테 '에오르제아를 구한다'는 건 대체 뭐지……?
야만족, 야만신, 갈레말 제국, 넘쳐나는 난민.
무법자의 전장, 드래곤족과의 천년전쟁.
그리고…… 어둠의 사도 아씨엔.

수호자가 되겠다는 이상만 앞세워서……
내 손은 더럽히지도 않은 채,
오직 나만이 혼란을 잠재울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있었다.
……그래, 내 욕심을 채우기 위한 도구였던 거야.
훗…… 어리석기 짝이 없군.
모든 걸 잃고 나서 깨닫다니.

 

타타루

알피노 님…….

 

 

오르슈팡

알피노 공…….
그래서 이대로 '부러진 검'이 될 셈입니까?
……정말로 당신한텐 아무것도 안 남은 것 같아요?
그렇지 않습니다. 당신 곁에는 아직 동료가 있어요.
함께 걸어갈 수 있는 아주 좋은 동료들이지요.

 

알피노

하지만 난…….
게다가 이 땅에서는 이제…….


타타루

아, 알피노 님…….
저…… 저기…….
그래도 우리는 이렇게 살아있잖아용!
이, 이슈가르드로 가용!!

미, 민필리아 님이 말씀하셨어용!
'새벽'의 등불은 절대 꺼지지 않는다고!
모험가님, 알피노 님……
그리고 제가 있는 한!
눈 속이든 구름 속이든 그 불을 다시 밝힐 수 있어용!!

 

 

알피노

고맙네, 타타루.
오르슈팡 공도 고맙습니다.
고맙네…… 에오르제아의 진정한 수호자여…….
그래, 한 걸음씩 나아가세.
이번에는 동료들과 함께…….
'새벽'의 등불을 꺼뜨리지 않겠어…….
모두의 신념을 헛되이 할 수는 없으니까.

 

 

엔딩 크레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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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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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모의 시녀

모두 로로리토 님 지시대로 했습니다…….

 

로로리토

칫…….

 

 

아씨엔 엘리디부스

나브리알레스가 당했군…….


아씨엔 라하브레아

경솔한 짓을 했어…….
섣불리 '아더'를 서두르니 이렇게 되는 것 아닌가.


아씨엔 라하브레아

그나저나 인간 주제에 성가신 잔재주를 부리는군.
'불멸의 존재'를 멸하다니…….


아씨엔 엘리디부스

'인간된 자'를 향한 진화가 시급하다.


아씨엔 라하브레아

……물론 그 점은 알고 있어.
이미 준비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아씨엔 엘리디부스

다음 혼돈은 북방의 대지…….


아씨엔 라하브레아

그 땅은 전란으로 오랜 세월 동안 신음하고 있다.
혼돈을 심기에는 제격인 곳이지.
그리하여 인간과 신의 관계는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 것이야.


아씨엔 엘리디부스

……계략이 네 특기인 것은 알지만
조디아크 님의 명이 최우선임을 잊지 않도록.


아씨엔 라하브레아

물론이고말고…….

 

 

위리앙제

설마 어둠의 사도에게 초대받는 날이 올 줄이야…….

어디, 당신의 용건을 들어보지요…….


아씨엔 엘리디부스

이 별의 운명에 관한 것이다…….

 

 

미드가르드오름

이 너머는 이슈가르드…….

우리 일족의 원한이 서린 부정한 땅…….

역시 인간의 본성은 혐오스럽다…….
그리 생각하지 않느냐? 하이델린의 사도여.

 

 

희망의 등불이 되리라는 염원을 품고

영웅은 북방으로 떠난다

 

다시 한 번 새벽의 빛을 밝히기 위하여

창천의 이슈가르드를 향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