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야만신
위리앙제
일곱 번째 달이 기울고…… 새 태양이 첫 울음을 터뜨린 날……
대지를 뒤흔든 우렁찬 포효를 기억하십니까……?
각지의 야만신과 관계가 있는지 알아보았으나,
우리가 가진 지식으로는 짚이는 점이 없었습니다…….
즉 포효의 주인은 '새로운 야만신'이라는 뜻이지요…….
쓰러진 세 야만신은 순리에 따라 에테르로 환원되었으나……
한편으로는 새로운 야만신의 태동이 대지를 흔들고……
그 징후로 여겨지는 지진도 점점 더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작전 때는 수많은 생명이 에테르로 돌아갔습니다.
각국은 틀어진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으며…….
분별없이 날뛰는 야만족의 손에 놀아나니 수심만 깊어갑니다.
허나 이러한 위기에서도 새로운 야만신을 치려는 이 있으니……
그분은 뛰어난 모험가를…… 당신의 힘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맹주님 역시 새로운 야만신을 조사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새벽의 혈맹'과도 인연이 있는
그분이 '포도주 항구'에서 당신을 기다릴 것입니다…….
알리제
우리…… 처음 만난 건 아닌 것 같네.
추모식 때 봤었지?
내 이름은 알리제 르베유르.
당신 이야기는 오빠…… 알피노한테 많이 들었어.
와주길 기다렸어.

알테마 웨폰 파괴작전을 성공으로 이끌고
칠흑의 늑대…… 적장 가이우스를 물리쳤다면서?
그 정도면 실력은 충분할 것 같네.
그래서 위리앙제에게 이야기 할 때 이번 작전에는
당신을 꼭 붙여달라고 한 거야.
이번에 당신을 부른 건
제국 기지 '카스트룸 옥시덴스'를 조사하기 위해서야.
5년 전, 제7재해를 일으킨 '메테오'가 떨어졌을 때……
그 충격으로 지맥이 훼손되어 제국 기지 밑 땅속에도
미궁 같은 공간이 만들어졌다고 해.
적장 가이우스가 리트아틴을 저 기지에 둔 것은
기지 아래를 조사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어……
결국 옥시덴스는 침략 거점이 아니었던 셈이지.
당신이 마침 '야만신'을 토벌하러 다니던 무렵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에테르 반응이 강하게 나타났어.
동시에 옥시덴스도 갑자기 어수선해졌고.
기지 밑에 잠든 '메테오의 상흔'과
그 에테르 반응은…… 미지의 야만신과 관계가 있을 거야.
우리 할아버지…… 현자 루이수아 르베유르는
5년 전 '카르테노 전투' 때
메테오를 막기 위해 '강신 의식'을 실행했어.
그리고 메테오에서…… 달의 위성 '달라가브'에서 태어난
옛 야만신 '바하무트'와 함께
빛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지…….
나는 진실을 알고 싶어.
할아버지의 행방, 세계의 신생에 숨겨진 비밀……
그리고 제7재해에 숨겨진 진실을 반드시 밝혀내겠어.
……그게 에오르제아를 지키기 위한 내 나름의 방식이니까.
나는 직접 '카스트룸 옥시덴스' 심층부로 들어가서
'메테오의 상흔'에 얽힌 수수께끼를 풀어낼 거야.
그러려면 당신의 도움이 필요해!
……직접 눈으로 봐야 직성이 풀릴 것 같아.
위원회나 각국 총사령부에 맡기는 건 마음이 안 놓여.
도무지 믿음직스럽지가 않거든.
나는 내 방식대로 에오르제아를 지키겠다고 맹세했어.
그러니 위험이 두렵지 않다면 부디 나를 도와주길 바라.
……당신, 내 검이 되어줄 각오는 돼 있어?
……좋아. 과연 영웅다운 배포네.
누구처럼 정치에 흔들리는 것보다 훨씬 믿음이 가.
그럼 조사를 시작하자.
우선 '카스트룸 옥시덴스'에 침입해서
지하로 내려가는 경로를 확보해야 해.
경로를 확보하고 나면 이곳 포도주 항구에 있는
'흑와단 일병 자브로카'에게 보고해줘.
적장 가이우스를 물리친 당신이라면 할 수 있을 거야.
에오르제아가 자랑하는 모험가의 힘……
그 힘의 진가를 나한테 보여줘.
우선 '카스트룸 옥시덴스'에 침입해서
지하로 내려가는 경로를 확보해줘.
영웅이라 불리는 당신이라면 할 수 있을 거야.
흑와단 일병 자브로카
카스트룸 옥시덴스 조사를 마쳤나 보군. 고생했다!
과연 실력이 남다르구나…….
이제 제국 요새도 전혀 두려울 것 없어!
앗, 미안. 나는 알리제 아가씨를 모시는 사람이야.
지금은 사정이 있어서 '흑와단'에 속해있지만
아가씨한테 얘기 다 들었으니 안심하라고.
……좋아, 아가씨가 찾으시던
지하로 내려가는 경로를 확보했군.
다음부턴 내가 앞장서지.
알리제 아가씨도 준비를 갖추고 기다리고 계신다.
네가 준비되는 대로 아가씨와 네 일행을
옥시덴스 지하로 안내할게.
단 지하에 펼쳐진 '메테오의 상흔'은 미지의 영역이다.
제국 기지보다 훨씬 위험할 것으로 예상되니
강한 동료들을 모집해서 단단히 준비하고 와!
[대미궁 바하무트 해후편 1 공략 개시]
알리제
메테오의 상흔…….
안쪽은 이렇게 생겼구나.
크리스탈로 된 동굴처럼 보이네.
에테르가 너무 짙어서 숨이 막힐 것 같아.
모험을 하다가 이렇게 생긴 주황색 크리스탈……
편속성 크리스탈을 본 적 있겠지?
대지로부터 솟아나듯 빛나는 이 크리스탈은
5년 전 무언가가 지맥을 뚫어서 에테르가 분출한 증거야…….
그때 지맥을 찢었던 것이 바로 우리 눈앞에 있는
고대 알라그 문명의 유물…… 달의 위성 '달라가브'의 파편이지.
그리고 제7재해를 일으킨 '메테오'의 정체이자
내부에 야만신 '바하무트'를 품고 있던 거대한 구속장치기도 해.
어쩌면 편속성 크리스탈은 '달라가브' 파편에 상처 입은
이 별이 지르는 비명인지도 몰라.
세계가 다시 태어나도 사라지지 않는 비명…….
……굉장해. 상황이 이런데도 여전히
달라가브의 방어 체계는 작동하고 있어.
고대 알라그 문명이 멸망한 지 수천 년이나 됐는데…….
그렇구나…… 제국군은 이걸 찾고 있었어…….
고대 알라그 문명의 우수한 기술력을 손에 넣으려고…….
우린 이제부터 고대의 비밀을 파헤칠 거야.
위험한 전투를 감수해야 하겠지만……
제7재해의 진실을 알기 전까지는 포기할 수 없어.
자, 여기서부터가 시작이야.
……당신들의 힘으로 길을 열어줘!
저건…… 날개인가……?
저렇게 거대할 수가……!
하늘을 뒤덮는 칠흑의 날개…….
……틀림없어.
야만신 '바하무트'의 날개……
5년 전 에오르제아를 불바다로 만든 그놈의 날개야!
카르테노 전투가 한창이었을 때……
달라가브에서 풀려난 '바하무트'를 다시 봉인하기 위해
할아버지는 '에오르제아 열두 신'의 힘을 불렀지.
하지만 '바하무트'는 열두 신의 힘을 모두 물리치고
끝내 할아버지와 함게 눈부신 빛 속으로 사라졌어…….
그 후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아낼 길이 없었는데,
설마 이런 곳에 있었을 줄이야…….
그런데 이상해. 전설대로 '바하무트'가 야만신이었다면
죽은 후에 에테르로 돌아갔어야 하는데……
할아버지는 이기신 걸까?
아니면…….
……일단 안으로 더 가보자.
할아버지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반드시 진실을 확인해야 해.
[대미궁 바하무트 해후편 1, 2, 3, 4 공략 완료]
[대미궁 바하무트 해후편 5 공략 개시]
당신들 덕분에 순조롭게 풀리고 있어.
후훗…… 생각보다 여유롭잖아?
내가 검 하나는 잘 고른 것 같아.
그나저나 제법 깊이 들어왔는데…….
여긴 참 넓기도 하네.
특이하게 생겼어.
마치 손가락 같…….
세상에…… 진짜 '바하무트'의 손바닥이잖아!
이럴 수가, 역시 위압감이 엄청나…….
움직이지는 않는 것 같지만
에테르로 환원되지 않고 남아있다는 건…….
대체 어떻게 된 거지?
'바하무트'가 대량의 에테르로 환원되면서, 그 영향으로
에오르제아가 다시 태어난 줄로만 알았는데……
이래서는 앞뒤가 안 맞아.
무엇이 에오르제아를 되살린 거지?
5년 전의 전투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봐야 할 것 같아…….
좋아, 계속 가자.
아직도 조사하지 못한 구역이 있는 것 같은데,
도대체 얼마나 넓은 건지…….
[대미궁 바하무트 해후편 5 공략 완료]

알리제
처음 보는 장치 같은데……
에테르를 주입해서…… 조종해보면…….
좋아, 내가 해볼게.
……그런데 아까 봤어?
당신이 쓰러뜨린 드래곤에 장치가 달려있었던 거.
아마 제어장치인 것 같아.

즉 누군가가 드래곤을 조종하고 있었다는 거야.
용을 이용해서 만든…… 방어 체계라고 할 수 있지.
드래곤족조차 지배할 수 있는 기술이 있었다니,
역시 고대 알라그 문명은 대단해.
이슈가르드에서 알면 환호성을 지를걸.
어떻게 쓰냐에 따라 그 나라를 입맛대로 다룰 수도 있겠지.
아하, 제국군이 원하는 게 어쩌면 바로 그런 걸지도…….
어쨌든 옛날 사람은 참 신기한 걸 만들어 놨어.
까마득한 과거에 번영했다는 '마과학'이 이런 걸까…….



저길 봐!
저, 저건……!


야만신 '바하무트'……!?
저건 심장…… 아니, 크리스탈……?
맙소사…… '바하무트'가 살아있었다니……!?
그럼 정체불명의 야만신은 바로……!
아니야…… 안 돼…… 인정할 수 없어……!
'바하무트'가 살아있으면
할아버지는 무엇 때문에 돌아가신 건데!?
안 되겠어, 탈출하자.
준비도 없이 함부로 덤빌 상대가 아니야……!
잠깐! 저기 누가 있어!!
저건………… 설마……!

하, 할아버지……?
정말로 할아버지예요?!

왜…… 왜 그냥 가버리세요……?
내가 얼마나 찾았는데…….
할아버지이이이이!

……알아.
일단 여기서 나가자…….

여기가 어디지……?
북부 다날란 같은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우린 동부 라노시아에 있었잖아.
방금 사용한 전송 장치 때문인가?
아니면 안에서 실제로 이렇게 먼 거리를 이동한 건가……?
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당신도 봤지!? 동굴 속에 있던 그 사람!
분명히…… 분명히 우리 할아버지였어!
할아버지가 살아계셨어!
야만신한테 진 게 아니었어……!
……그럼 왜 여태 안 돌아오시는 거지……?
할아버지…….

……어쨌든 이번 조사는 여기까지야.
하도 많이 놀라서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야.
이제 '모래의 집'으로 가서 조사 결과를 정리해보자.
위리앙제에게 할 얘기도 있으니 마침 잘됐어.
당신들 덕분에 무사히 다녀왔어.
정말 강하네. 에오르제아의 모험가는…….
……고마워.
모래의 집…… 약간 분위기가 달라진 것 같네.
위리앙제에게도 대충은 얘기해 두었으니,
바로 조사 결과부터 정리해보자.
제7재해의 진실을 찾아서
위리앙제
영웅이 개선하는도다…… 무사히 돌아오셨군요…….
알리제 님께 들었습니다…….
알리제 님은 제 스승이신 루이수아 님의 손녀분이라……
혹 무슨 일이라도 생길지 걱정했습니다만
모두 제 어리석은 기우였던 것 같군요…….
자, 그럼 당신이 손에 넣은 열쇠로
이 세상의 진리를 한 뼘 더 비추어냅시다…….
미지의 야만신…… 메테오의 상흔…….그 너머에는 진실의 문이 있다는 것인가…….부디 알리제 님을…… 스승님의 손녀분을 지켜주십시오…….
알리제
……그럼 조사 결과를 정리해보자.
위리앙제, 당신도 보고할 게 있다면서?
위리앙제
네, 여러분이 탈출한 것과 거의 동시에
야만신의 영향으로 보이는 지진이 관측되었습니다.
관측된 장소는 다날란 북쪽과 모르도나 지방이지만……
지진의 진원지는…… 운명의 땅 '카르테노 평원'이었습니다.
알리제
이상하네…….
그 근처에서 야만신이 소환됐다는 보고는 없었잖아?
설마 우리가 '바하무트'를 봤던 데가
카르테노 평원 지하였다는 거야?
위리앙제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알리제
그래…… 5년 전에 사라진 줄 알았던 야만신 '바하무트'가
평원의 깊은 땅속에서 숨죽인 채로
부활할 날을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위리앙제
우리가 추적해 온 에테르의 교란 또한……
야만신이 지하에서 힘을 빼앗고 있었던 것이
원인이라 생각하면 앞뒤가 맞습니다…….
옛 야만신 '바하무트'가…….
에오르제아의 생명력을 빨아들여 땅 위로 돌아올 때…….
그야말로…… 진정한 종말이 찾아오겠지요…….
알리제
……응, 아직 포기한 건 아니야.
할아버지도 마찬가지로 살아계셨는걸.
아아, 알았다…… 어떻게 된 일인지…….
할아버지는 그곳에서 홀로
바하무트를 억누르고 계셨던 거야…….
위리앙제
루이수아 님께서요……?
그건 꿈에도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스승님께서는 이미…….
알리제
내가 다른 사람을 할아버지로 착각할 리 없잖아!?
그 자리에 있었던 건 분명히 우리 할아버지였어.
할아버지는 미궁 안쪽으로 가버리셨지만……
땅에 꽂힌 달라가브 파편이 아직 두 개 더 있어.
언젠간 틀림없이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야.
침입할 방법을 어떻게든 알아내서
반드시 할아버지를 찾고 말 거라구!
위리앙제
……그럼 저는 각국 총사령부에 연락하겠습니다.
이 일이 누설되면 혼란만 가중될 테니까요…….
제7재해의 악몽이 돌아오지 않도록 민심을 보살펴야 합니다.
그런 건 내버려둬도 알피노가 알아서 하겠지.
……요즘 에오르제아에 통일된 조직을 만드는 일에
푹 빠져있는 것 같거든.
위리앙제, 당신은 나와 함게
야만신 '바하무트'에 관한 조사를 계속하도록.
반드시 미궁 속에서 할아버지를 모셔오고
제7재해의 진실을 백일하게 드러내 보이겠어!
당신도 그때까지 준비를 게을리하지 마.
……앞으로도 계속 당신의 힘이 필요할 테니까.
이젠 나 혼자만의 검이 아니라
'바하무트'와 맞서 싸울 에오르제아의 검이 되어야 해.
이 땅이 진정한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아직 한참 멀었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