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script 2022. 2. 20. 20:25

둔 스카, 그림자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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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시아

리오넬! 여기서 만나서 다행이다!
캐트시 부탁으로 널 찾고 있었어.
래들리아가 준 마하의 책을 읽으면서
캐트시가 '쐐기'의 힘을 해방할 방법을 조사하고 있었는데…….
아주 중요한 부분을 해독한 것 같아.
아무래도 디아볼로스나 여왕 스카하크뿐만 아니라,
캐트시 본인과도 관련된 일인 모양이야…….
우리한테도 그 내용을 알려주고 싶다더라고.
너도 우리 아지트 '가두리 계류기지'로 와서
같이 '캐트시'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을래?
이 깃발에서 아지트까지 가는 방법은 기억하고 있지?
너도 우리 아지트 '가두리 계류기지'로 와서
같이 '캐트시'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을래?


우타타

캐트시, 계속 심각한 표정이야…….


스타시아

와줘서 고마워.
'캐트시'한테 이야기를 들어보자.


레오파드

오오, 너도 왔구나.
고양이 영감탱이, 안 어울리게 폼이나 잡고 말야…….
대체 뭘 알아냈길래……?



캐트시

당시 마하의 고위 마도사가 기록한 이 책에는…….
'쐐기'의 힘을 해방할 방법뿐 아니라,
나의 주인 퀘사르 님에 관한 '진실'이 쓰여있었다.
그것은…… 마법대전 당시, 디아볼로스를 소환한 장본인이
바로 대마도사 퀘사르 님이었다는 사실이다……!


스타시아

어? 너희 주인님은 마하가 마법대전에서
강대한 힘을 휘두르는 걸 반대하지 않았어……?
그런데 어째서 디아볼로스를 소환했지?


캐트시

싸움을 빨리 끝내려는 고육지책이었던 모양이다…….
퀘사르 님도 전투가 아닌 견제에만 사용한다는 조건으로
소환에 동의했다더군…….
하지만…… 어리석은 마하 놈들은 약속을 무시하고
디아볼로스를 적국 암다포르에 투입하기로 결정했지……!
거기에 항의한 퀘사르 님은 역적으로 몰려 유폐됐고!
그렇게 '방해꾼'을 가둔 마하의 마도사 놈들은
디아볼로스에게 수많은 사악한 지식들을 얻었다.


여왕 스카하크를 소환하는 방법이나,
'관'을 통해서 요마를 제어하는 방법도
디아볼로스에게 얻은 이계의 비술인 모양이더구나…….
마하 놈들은 그런 짓을 저지르고도,
대홍수가 예견되자 득달같이 퀘사르 님께 매달렸지.
백성을 구하기 위해 부디 마항선을 제어해달라고…….
허나, 너희도 알다시피 마항선은
여왕 스카하크가 폭주하면서 요마의 소굴이 되고 말았다…….
디아볼로스가 알려준 제어 방법에 거짓이 있었던 게 분명해.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암다포르의 백마도사들이 디아볼로스를 봉인한 거였지.
놈과 여왕 스카하크가 합류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으니.


레오파드

그래서 1500년이나 지난 일을 복수하려는 거군.
그 박쥐 요마, 뜨내기 악당인 줄 알았는데
실은 모든 사건의 흑막이었다니…….


캐트시

만약 퀘사르 님이 지금 살아계셨다면
반드시 디아볼로스를 소환한 책임을 지려 하셨을 게다…….
그러니…… 사역마 된 도리로 내가 대신 그 일을 해야겠지!
'쐐기'의 힘을 해방할 방법도 해독했느니라!
주인을 대신해 이 몸이 디아볼로스를 소멸시키고 말겠다!


레오파드

훗, 의욕이 넘치는 건 좋지만, 조급하게 굴다가 죽지는 말라고.
끝이 그렇게 되면 우리나 네 주인님이나 맥 빠지지 않겠어?


스타시아

자, 잠깐만! 왜 자연스럽게 돌입할 마음을 먹고 있는 건데!?
아직 적의 소굴을 조사하는 중이란 말이야!
구름바람 나침반으로 적의 에테르를 추적할 순 있지만
거기가 어떤 곳인지, 적의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는 몰라…….
신중하게 진행하지 않으면 '참수리연합'이랑 같은 꼴이 된다고!


캐트시

참, 그렇지! 놈들의 은신처 말이다만.
이 고문서에 마음 걸리는 설명이……



스타시아

레, 레오파드!!!


레오파드

크윽…….
조심해…… 뒤쪽이다……!!


캐트시

이, 이 자식!!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디아볼로스

자…… 이번에야말로 '쐐기'가 나의 손에…….
이제 나의 숙원도 이루어진다……!


캐트시

큭, 그럴 순…… 없을 거다……!
'쐐기'를 빼앗겼다고 내가 포기할 줄 아느냐…….
여왕 스카하크 따위가 세상을 지배하게 둘 순 없지!!


디아볼로스

……훗, 세상을 지배한다라.
지배자의 자리에는 더 걸맞은 힘을 가진 자가 앉아야 하는 법…….
크크크, 네놈들은 좋을 대로 믿고 있어라.
……흠, 이대로 그냥 떠나긴 아쉽군.
이 하늘섬을 구름바다 밑으로 가라앉히는 것도 재미있겠지…….


스타시아

저, 저건 래들리아잖아!?
그런데 저 비공정은…… '참수리연합'은 궤멸하지 않았나……?


디아볼로스

……들끓는 파리를 하나씩 떨어뜨릴 시간은 없다.
필요한 건 얻었으니 이곳을 떠나야겠군.


우타타

어, 어떻게 '참수리연합' 애들이 이렇게 많이 와있지?
얘들, 마하에서 궤멸한 줄 알았는데…….


스타시아

정확한 건 치료사에게 진찰을 받아봐야 알겠지만,
뼈도 부러졌고…… 어쩌면 장기도 다쳤을지 몰라…….
바로 청결한 장소로 옮겨서 치료를 해야 하는데…….


캐트시

'쐐기'를 잃은 것은 나의 책임이다…….
반드시 디아볼로스에게서 '쐐기'을 되찾고 말겠다…….


래들리아

레오파드 놈, 꼬락서니가 눈 뜨고 못 봐주겠네…….
역시 너희들한테만 요마 퇴치를 맡겨둘 순 없겠어.


참수리연합 갑판원

래들리아 누님을 구해준 빚은 이제 갚은 거다!


레오파드

……제길, 대체 뭐야.
박쥐 요마에다, 찔찔 짜면서 구름바다를 떠난 아줌마까지.
너 설마, 궤멸한 '참수리연합'을 다시 결성한 거냐……?


래들리아

하항, 찔찔 짜기나 하는 여자는 한심하잖아?
이 하늘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내 나름대로 모색했을 뿐이야.
무리 짓기 싫어하는 하늘도적도, 이 미모 앞에는 굴복하거든!
보아하니 크게 다친 모양인데,
요마 토벌은 나랑 저기 모험가한테 맡기고
레오파드 넌 얌전히 물러나 있으라고!


레오파드

……흥, 참 대단한 여걸이셔.
그래도 나 없이 혼자 일을 벌이기엔 한참 멀었지…….
이 정도 상처는 아무렇지도 않다고.


캐트시

……아니, 레오파드는 여기에 남아라.
디아볼로스가 있는 곳에는 우리끼리 갈 테니.
한시가 시급하니, 네 녀석이 회복되길 기다릴 시간도 아깝다.
거기 있는 여성…… 래들리아 공이 달려와준 지금이야말로
신속히 일을 진행해야 할 때다!


레오파드

……뭐? 무슨 헛소릴 하는 거야?
너희들끼리 가 봐야 리오넬의 짐이나 될걸.
무엇보다 적이 어딨는지도 모르는데 뭘 신속히 진행하냐고!


캐트시

그 부분도 래들리아 공이 해결해줄 게다…….
예전에 그녀가 마하의 책을 발견한 그 하늘섬이
디아볼로스의 은신처라고, 나는 확신한다……!
아무래도 마하의 책이 발견된 그 하늘섬이
마하가 대홍수에서 피신하고자 만든 인공섬이었던 모양이다.
그 건조 작업에도 요마의 지식이 사용된 것 같더구나…….
그런데 '방주'가 구름바다로 사라지는 바람에
피신 계획은 좌절됐고, 하늘섬 또한 찾는 이 없이 방치되었지.
디아볼로스 일당이 숨어들기에는 안성맞춤인 장소라 할 수 있다.
'쐐기'를 빼앗아간 참이라 적도 방심하고 있을 게다…….
졸개 요마들도 '참수리연합'이 도와주면 물리칠 수 있을 테니,
그 틈을 파고들어 '쐐기'를 탈취하고, 요마를 없애자꾸나!
……레오파드, 네놈 정도 되는 하늘도적이라면 알 게다.
이 계획은 신속하게 요마 놈들의 허를 찌를 수 있느냐가 관건이야.
부상자는 걸림돌일뿐더러…… 쓸데없이 죽기 십상이지.

 

레오파드

……헷, 걸림돌이라느니 죽기 십상이라느니, 조잘조잘 잘난 척은.
정말…… 사람 속 뒤집는 데는 타고 난 영감이라니까.
이렇게 무시당하면서까지 널 도와줄 의리는 없지.
나 없이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으면 마음대로 해…….
……이래놓고 '쐐기'를 못 찾아오면 그냥 안 둘 거다.


캐트시

……래들리아 공, 구름바람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과
'참수리연합'의 항공 기록을 대조해주게나.
분명, 문제의 하늘섬이 표시될 테니.


래들리아

……알았어. 적진으로 향할 '발'이 되어주지.
비장의 거대 비공정을 준비해 왔거든.
하늘도적의 체면을 걸고, 너희 모험가 부대를 데려다 주겠어!

 

[둔 스카 공략]


공허의 저승파수꾼

오오오오오……
스카하크 님의 나라에 들여보낼 순 없다……!

그 목숨을 끊어주마……!


공허의 저승파수꾼

불어라, 죽음의 바람…… 생명을 거두는 마의 훈풍이여……!
오오오…… 스카하크 님……
도움이 되지 못해…… 송구합니다…….


캐트시

보인다……! 전방에 섬 발견!
저기가 목적지다. 착륙을 강행한다!


이곳이 마하 사람들이 대홍수를 피하려고 축조한 공중 도시……
잊혀버린 '약속의 땅'이로군…….

공허의 페르디아

줄지어 몰려오다니, 관광이라도 하러 왔나?
그렇다면 성대하게 환영해줘야겠군!


캐트시

역시 요마 놈들의 마굴이 되었어…….
이거야 원, 스카하크가 다스리는 '그림자 나라'나 다름없지 않나!

[보이드의 결정이 스산한 빛을 발하기 시작합니다…….]


공허의 페르디아

이런, 손님이 많이도 오셨군…….
낯익은 얼굴도 있는 듯하니, 멋진 무대를 보여줘야겠어!


자, 이제부터 볼만할 거다!
목숨이 다할 때까지 즐기는 게 좋아!

숨겨둔 비장의 기술을 보여주지!
이런…… 반응이 이렇게 냉담해서야
광대도 웃음을 잃겠는걸…….
이것으로…… 광대의 무대도 끝났다……
분하구나…… 분……해…….


캐트시

뭐, 뭔가 온다…… 요마가 아니야!
조심해라, 전투 준비를 단단히 해둬!

프로토 알테마

내 이름은 알테마……
태곳적 만들어진 궁극의 힘…….
내게 힘이 있되, 생명은 없을지니……
나약한 생명체는 사라질지어다!
나는 처단하는 자…… 특이점을 가진 자는 모두 멸하리…….

광휘의 바닥에 가라앉아라…… 광란의 태양!

유도등 기동…… 에테르 충전 시작!
내 안에 숨은 파멸의 빛이여…… 찬란함을 더하라!

캐트시

내 수염이 짙은 마법의 기운을 감지했다!
여왕은 이 앞에 있어!


스카하크

나의 그림자 성에 온 걸 환영한다…….
그 육신과 영혼을 바치러 와준 것이냐?

그림자여…… 그림자여…… 내게 와 모여라!
여왕의 방이 봉쇄되었습니다!
참으로 시끄럽고 귀찮은 자들이로구나……
이건 어떠냐?
설마 내가…… 인간 따위에게……
또다시…… 패하게…… 될 줄은…….

디아볼로스

가여운 여왕을 해하였구나…… 우선은 칭찬부터 하지.
그 무예와 기술과 마의 힘을 칭송하며
결전 장소에 마땅한 무대로 안내하마…….


어디 시작해볼까……
하늘의 운명을 건 싸움을!

이미 예전 힘은 모두 되찾았다……
갓 눈을 떴을 때와 똑같을 거라 생각하지 마라!

이 싸움도 너무 오래 끌었군……
이만 막을 내리기로 할까!

열려라, 마력의 문이여……!
깊은 어둠에 쌓아둔 힘으로 내 기술을 증폭하라!

어둠이 전하는 소식을 들어라!
이런……
마력의 문을 통해 에테르가 역류하잖아!?
아, 아니…… 내가 밀리다니……!
크아아아아아악!!


헉…… 헉…… 기나긴 잠으로 약해진 힘을
간신히 되찾았거늘…….
허나 이게 끝은 아니다!
보여주마, 스카하크를 부활시킨 진정한 이유를!


공허의 디아볼로스

하하하하하…… 느껴진다, 느껴져. 그림자의 힘이!
네놈들이 죽인 스카하크가 내 힘이 되었도다!
이 넘치는 그림자의 힘이 내 몸을 지키는 갑주가 되리니!
철벽의 방어 앞에 절망하여라!
이계의 문…… 이걸 다룰 수 있겠느냐?

……그림자의 힘을…… 얻었건만……
패하……다니…… 설마, 네놈이 빛의………….


 

캐트시

리오넬 공, 아직 방심은 금물이다!
놈의 묵직한 요기는 사라지지 않았어……!


래들리아

응? 결국 리오넬이 해치운 거야?
뭐야, '쐐기'인지 뭔지 나오지도 않았잖아!


캐트시

어, 어리석은 녀석! 함부로 움직이지 마라!!
놈은 아직 이 주변에 숨어있단 말이다!


디아볼로스

겨우…… 겨우 여왕의 힘을 빼앗았건만,
설마 네놈들 따위가 나를 방해할 줄이야……!
일단 나의 고향으로 돌아가 태세를 다시 갖추겠다…….
이 힘이 나의 몸에 더 녹아들었을 때,
오늘의 굴욕에 보답하기 위해…… 네놈들을 죽여주마……!


귀에 익은 성난 목소리

이…… 얼빠진 영감탱이! 느긋하게 자고 있을 때냐!!
이런 중요한 순간에 쓸모 있는 짓 좀 해봐!!!!


캐트시

그래, 레오파드…… 네 말이 맞다……!
주인의 사명, 질기고도 오랜 악연……
바로 지금…… 지금에야말로, 끝내겠다!!


디아볼로스

끄, 끄아아아아아!!! 이럴 수가, 나의 힘이 사라, 진다……!
1500년의 숙원이…… 이, 이 따위 놈들에게에에에에에!!!!


스타시아

……그래, 우리가 마음 써봤자 아무 소용 없지.
스스로 이렇게 무모한 짓을 하는 게 바로 레오파드니까…….


레오파드

……흥…… 나더러 얌전히 집이나 지키라고?
쓸데없는 오지랖이야…….
그나저나 고양이 영감탱이…… 큰소리치더니 기절해버렸네.
주인의 원통함을 풀고 세계를 지키겠다는 그 의지를……
지금 완수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다는 거야…….
뭐, 주인의 바람은 멋지게 이뤄냈으니.
조금은 인정해 줄까…….


캐트시

…………작전은 성공했지만,
결국은 레오파드에게 의지하고 말았다.
리오넬 공과 이 녀석이 없었다면, 나는…….


스타시아

……괜찮아, 생명에 지장은 없어.
어휴, 이런 무모한 짓을 하다가 죽으면 어쩌려고…….
진짜 터무니없는 일만 저지른다니까…… 저 바보…….


래들리아

또 레오파드에게 도움을 받다니…….
상당히 만신창이가 된 것 같은데, 빨리 낫지 않으면 곤란해.
……빨리 나아야 앞으로 마음 놓고 싸울 수 있잖아.

레오파드

……걱정도 설교도 필요 없어.
너도 진심으로 나를 말릴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았잖아?
설령 무모하다 해도, 나는 내 생각대로 자유롭게 행동한다.
게다가, 보라고.
요마 놈들은 소멸했고, 우리 편엔 죽은 사람도 없어.
이번 작전은 아주 대성공이야.
…………다만, 어쩔 수 없었다고는 해도,
레미유호…… 그 녀석한테는 미안한 짓을 했지……
저 하늘섬은 내가 아끼는 비공정의 무덤이 돼 버렸어.

리오넬 님이 오케스트리온 악보: Promises를 손에 넣었습니다.
리오넬 님이 오케스트리온 악보: Shadow of the Body를 손에 넣었습니다.

 

또 하나 모험이 끝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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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파드

어휴, 고글이 엉망진창이야…….
……뭐, 고글이야 얼마든지 새로 사면 되지.
레미유호를 포함해서 이 정도로 끝난 게 다행이지.


래들리아

그럼, 요마 놈들도 해치웠으니까 우린 이만 간다.
'붉은부리'와 '참수리연합'의 협력 관계도 끝이야.
물론, 네가 바란다면 더 유지할 수도 있지만…….


레오파드

헷, 떡화장 아줌마가 꼬셔봤자 씨알도 안 먹혀.
너랑 손잡는 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고……
다음에 만났을 땐 적이야. 늘 그랬던 것처럼 말이야…….


래들리아

……우후후후, 그렇게 나오셔야지.
나는 원하는 건 반드시 손에 넣는다고.
레오파드, 내가 얼마나 끈질긴지 기억해둬……!


레오파드

…………너희는 먼저 내 방에 가있어.
거기 너덜너덜한 고양이 영감도 치료해야 하니…….
나도 뒤따라 갈게.


캐트시

……리오넬 공, 나는 나 자신이 한심하다.
결국 레오파드에게 도움을 받고야 말았지.
리오넬 공에게도 폐를…….
……네 마음 씀씀이가 참으로 고맙구나.
어떤 말을 해야 제대로 사과가 될지…….
이 한심한 '너덜너덜 고양이 영감'은 짐작도 가질 않는군.
……어떻게든 레오파드에게 사죄하고 싶다만,
아무래도 지금은 그 말을 들을 상태가 아닌 듯해.
저렇게 혼자 침울해 있는 레오파드는 처음 보는구나…….
역시 레미유호를 잃어서 그런가……?
……신경은 쓰이지만, 지금은 녀석을 혼자 내버려 둬야겠지.
당장 자기만족에 불과한 사죄를 해봐야, 시끄럽게 들릴 테니.


레오파드

……………………먼저 내 방으로 가있어.
나도 금방 갈 테니까.


우타타

레미유호가 하늘섬에서 부서져 버렸다면서?
……지금까지 레오파드가 험하게 다뤄도 잘 버텨줬는데,
끝까지 조종수의 생명을 지켰으니 참 훌륭하지…….


붉은부리 기관원

레미유호가 못 돌아온 건 슬프지만,
레오파드가 살아 돌아와서 정말 다행이야……!


붉은부리 갑판원

레오파드랑 캐트시가 드디어 요마를 쓰러뜨렸다면서?
그럼 승리를 기념해서 거하게 술판을 벌여야지!


붉은부리 요리사

레오파드가 말도 안 되게 무모한 짓을 했다면서?
덕분에 이 세상도 사람들도 무사하긴 했지만……
녀석은 언제까지 스타시아 속을 썩일 셈인지…….


캐트시

……레오파드가 왜 저러는지,
스타시아 공이라면 뭔가 알고 있을 게다.


캐트시

……스타시아 공.
아까 레오파드가 왜 그랬는지 물어도 되겠나?
나는 녀석이 홀로 저러고 있는 것은 처음 보았다…….
녀석이 괴로워하는 이유는 레미유호를 잃었기 때문인가?
만약, 레미유호와 관계가 있다면 부디 가르쳐주게나.
레오파드가 레미유호를 잃은 것은 나의 탓이니……!


스타시아

…………이젠 오래된 이야기야.
고아였던 레오파드는 운 좋게도
귀족 미망인에게 입양돼서 자랐어…….
차분하고 마음씨 착한 부인이셨대…….
단지, 병약한 탓에 밖에는 거의 나가지 못했고,
대신 외국에서 들여온 책을 잔뜩 읽어주셨다더라.
레오파드는 그런 인자한 양어머니를 열심히 간호했지…….
하지만 안타깝게도 병은 낫지 않았고, 돌아가시고 말았어.
살아생전 그분은 레오파드에게 결코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았지만
돌아가시기 직전에 한 가지 부탁을 하셨대.
'부디 스스로 바라는 대로 자유롭게 살아달라'고…….
레오파드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 그분의 이름이 '레미유'…….
이 초상화 속 여성이야…….


캐트시

……그, 그러면……!
레오파드는 자신을 키워준 어머니의……
소중한 사람의 이름을 아끼는 비공정에 붙였다는 거군……!


스타시아

하늘도적은 레오파드가 스스로 택한 길이야.
……하지만 비공정에 '레미유'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그분에게 이 하늘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레오파드

……남의 과거를 함부로 나불대다니.
언제부터 그렇게 입이 가벼워졌지, 스타시아……?
아무리 너희들이라도, 난 불행을 자랑하는 취미는 없어.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라.
나 참, 상처를 치료하랬더니 수다나 떨고 있질 않나.
고양이 영감, 너 망토까지 너덜너덜하잖아…….
……잠깐 이리로 와봐. 

 

캐트시

……이 스카프는…………?


레오파드

우리 '붉은부리'에서는 새로 멤버가 된 녀석에게
이 스카프를 선물하지…….
……뭐, 말하자면 '동료'의 증표인 셈이야.
……레미유가 가르쳐준 건 추억을 지키란 게 아냐.
자신이 결정한 길을 끝까지 걸어나가는 의지를 갖는 거지.
주인을 향한 충성심을 끝까지 관철한 너처럼 말이야…….
그 비공정은 분명 진심으로 아끼는 기체였어.
……하지만, 같은 뜻을 공유할 수 있는
'동료'를 위해 잃었다면 결코 아쉽지 않아.
덧붙이자면, '동료'에게 사죄 받는 건
조직에서 가장 꼴사나운 일이야…….
……그러니까 너는 사과하지 말라고.


캐트시

…………그래, 어차피 이 현세에는 목적도 고향도 없는 몸.
네놈의 제안을 받아들여 주마…….
……어디까지나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거다!


레오파드

……좋다.
그럼, '붉은부리'의 일원인 네게 첫 임무를 명하지.
요마 퇴치를 위해 힘쓴 또 하나의 '동료'를 배웅하러 나가자!


스타시아

정말…… 못 말린다니까…….
레오파드, 그런 꼴로 배웅을 나갈 셈이야?
'동료'가 떠나는데 깔끔하게 차려입어야지!


캐트시

1500년간 주인을 잃고 어둠 속에서 살아온 내가
이렇게 새로운 안식처를 찾는 날이 올 줄이야.
신기한 기분이로구나…… 가슴이 묘하게 따스해져…….


우타타

저기 봐봐!
캐트시가 '붉은부리' 스카프를 두르고 있어!?
혹시 정식으로 동료가 된 거야!? 야호~~!!


스타시아

레오파드한테는 예비 기체를 쓰게 할 거야.
마음에 드는 비공정을 새로 발견할 때까지는…….

레오파드

자, 리오넬이 떠난다…….
아발라시아 구름바다까지 우리가 배웅하자.



레오파드

이제 이번 건은 완전히 끝났어.
너와 미지의 모험에 도전하는 것도 말야…….
……그렇다고 안심하지 말라고.
흥미진진한 모험을 발견하면, 어디에 있든 널 데려가겠어.
내 목숨을 맡길 수 있는 실력을 가진 데다……
너만큼 재미있는 녀석은 그리 흔하지 않으니까!
물론 그때는 보상도 섭섭지 않게 준비할게.
최고의 모험과, 위험이라는 '보상'을……!

 

 

리오넬 님이 붉은부리 스카프를 손에 넣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