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script 2020. 11. 22. 06:31

리틀 알라미고를 향한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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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바루

…음, 아무리 생각해도 알라미고 사람이 나타난 것이

그때부터 영 마음에 걸립니다.

모험가님, 그 '가면 쓴 남자'에 대해 알아보시려거든

'리틀 알라미고'에 가보시는 건 어떨까요?

알라미고 사람이라면 거기 가서 알아보는 게 빠를 겁니다.

…다만 그곳은 알라미고 유랑민 가운데서도

울다하에 적응 못 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거든요.

사람들의 마음도 땅도 삭막해요. 무법지대가 따로 없습니다.

유랑민들끼리 똘똘 뭉쳐서 밖에서 온 사람을 싫어한다더군요.

아무리 모험가라도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갔다간

무슨 꼴을 당할지 모른다니까요!

…'히히라'라는 아이를 찾아가십시오.

제 딸아이입니다. 어느 날 집을 뛰쳐나가더니

글쎄, '리틀 알라미고'에 살고 있다지 뭡니까?

못난 딸이지만 뭐라도 도움이 될 겁니다.

가시는 김에 제가 걱정하고 있다고 전해주십시오.

원래는 당신을 여기 하늘다리에 머물게 하면서

지갑을 싹 털어먹을 작정이었는데 말이죠.

……이거 참, 제가 봐도 저는 장사할 그릇이 못 된다니까요.

하늘다리에 오면 한 몫 잡을 줄 알았는데……

보다시피 파리만 날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리틀 알라미고에서 히히라는 만나셨습니까?

그 아이는 옛날부터 세상 물정에 어두워서 말입니다.

몸 성히 지내고만 있다면 아버지로서 더 바랄 게 없습니다.


 

군도발드

내 동포 중에는 인내심이 약한 녀석이 많다.

…괜한 소동 일으키지 마.

 

렘핑

북동쪽에 떠돌이들이 무덤이 있잖아… 유래가 뭔지 알아?

거긴 해골단 본거지거든.

'해골'이 들어가 있는 구멍이라 무덤이라 불리는 거야.

해골단은 알라미고 왕의 마지막 친위대였어.

당시에도 기분 나쁜 놈들이었는데

지금은 뭐… 완전히 타락했지.

 

 

히히라

네, 제가 히히라인데요?

…그러셨구나. 아버지가 그런 말을

아버지를 도와주셨다니 정말 고맙습니다.

…'가면 쓴 남자'요? 글쎄요, 저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여기 대표를 맡고 계신 군도발드 님이시라면

뭔가 알고 계실지도 모르겠네요.

전 유복한 가정에서 사랑받으며 자랐습니다.

그렇기에 이 거류지의 실태를 알았을 땐

엄청난 충격을 받았죠……

저도 미력하나마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조금이라도 여러분께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위선자라 손가락질하셔도 상관없어요.


 

군도발드

자네는… 모험가인가.

타지 사람이 이 리틀 알라미고에는 무슨 일로 왔나?

'가면 쓴 남자'를 쫓고 있다고?

…나는 아무것도 할 말이 없네.

제국의 침략으로 조국에서 내쫓긴 우리 알라미고 사람들이

언젠가 다시 일어서기 위해 굴욕의 시간을 견디는 곳

그것이 바로 이곳 리틀 알라미고일세.

타지 사람이 드나드는 건 탐탁지 않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지.

물론 가면 쓴 남자에 대해 알려줄 것도 없어.

…당장 여기서 떠나게.

 

힘겨운 타향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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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대 소령 지질베어트

나는 지질베어트라고 하고. 이곳 경비를 맡고 있지.

군도발드하고 이야기하는 것 같던데, 무슨 일이라도 있소?

…흠, 수상쩍은 '가면 쓴 남자'를 쫓고 있다고?

하필이면 이 리틀 알라미고에서 사람을 찾아야 한다니

여간 고생스러운 일이 아니겠구려.

여기 알라미고 사람들은 타지 사람들에게 무척 배타적이라고.

우리 '불멸대'도 식량을 지원하겠다는 계약만 없었으면

자는 사이에 꽁꽁 묶어서 허허벌판에 내다 버릴지도 모르지.

자네나 나나 비슷한 처지이니 어떻게 도와주고 싶은데

흠, 남쪽 야영지에서 아말쟈족을 감시하던 부하들이라면

어쩌면 그 남자를 봤을지도 모르겠군.

마침 녀석들에게 이 다날란 홍차를

가져다주려던 참이라오.

이걸 건네주면서 이야기를 들어보시오.


불멸대 일병 오스릭

당신 뭐야?

미안하지만 쓸데없이 수다 떨 기운은 없어.

 

-다날란 홍자: 다날란 찻잎으로 우린 달콤한 홍차.

뭘 좀 아는 친구구만!

…응? 수상한 놈을 찾고 있다고?

어쩌면 여기 알라미고 사람들 중 한 명일지도 모르지.

여기 사람들은 죄다 송장 같은 낯짝을 하고 있거든.

특히 요새 이상하게 어수선한 것이

어디 모여서 범죄를 저지르고 있대도 놀랄 일이 아니야.

으윽, 더워. 더워 죽겠군.

내 고향 알라미고는 산악지대였거든.

여기 기후는 정말 견디기 힘들어…….

 

불멸대 상병 성난 강물

뭐야, 아말쟈족도 아닌 게… 왜 이 부근에서 얼쩡거려?

당장 썩 꺼지지 못해!?

 

-다날란 홍자: 다날란 찻잎으로 우린 달콤한 홍차.

우어어엇!!

간식을 들고 왔다면 얘기가 다르지! 어서 오시라!

가면 쓴 남자!?

몰라, 우리가 감시하는 건 

그 못돼먹고 까무잡잡한 아말쟈족이거든!!

너, 아말쟈족 본 적 있어?

그 소름끼치게 빛나는 까만 몸통만 보면

난 속이 부글부글 끓는 것 같아!

 

불멸대 이병 야야즈케

죄송합니다, 저는 지금 중요한 감시 업무를

 

-다날란 홍자: 다날란 찻잎으로 우린 달콤한 홍차.

오, 이런… 감사합니다.

가면 쓴 사람이라면 순찰하다 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요.

알아미고 사람과 이야기하고 있길래

얼굴을 가리고 도망 나온 유랑민인가 싶었는데… 아닙니까?

이런…… 조심하세요, 모험가님.

남쪽으로 더 가면 아말쟈족 세력권이거든요.

게다가 그 근처는 마물들도 엄청나게 강하고요…….


불멸대 소령 지질베어트

어디, 부하들이 하는 게 좀 있었소?

…그다지 쓸만한 얘기는 없었나 보군.

역시 알라미고 사람에게 도움을 받아야 하나.

리틀 알라미고 사람들의 도움을 얻어낸다는 건

좀처럼 쉬운 일은 아닐 거요. 그래도 조사를 계속하겠다면

내 몇 마디 조언은 해줄 수 있지만… 잘 생각해보구려.

 

그곳에 고향의 추억은 남아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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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대 소령 지질베어트

그래, 계속 찾아보겠다고….

그렇다면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이것 하나뿐이오.

알라미고 사람한테는 돈보다 고향 땅이 잘 먹힌다오.

즉 여기 사는 알라미고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려면

알라미고 사람에게 부탁해 다리를 놔달라고 하는 게 좋을 거요.

당연히 여기 있는 녀석들은 들은 척도 안 할 테고,

다른 곳에 있는… 아아, 그렇지.

군도발드랑 같은 '알라미고 해방군' 사람을 찾으면 되겠군.

혹시 아는 이 중에 알라미고 사람은 없소?

동료 중에 연줄 닿는 사람이 없는지 한번 알아보게나.


민필리아

어서 와요!

'가면 쓴 남자'에 대해서 좀 알아낸 게 있어요?

…그렇군요. 그것 때문에 조사에 진척이 없다고요.

알라미고 사람들이 다른 민족을 못 받아들이는 건

슬프지만 이해는 가요.

알라미고는 20년쯤 전에 '갈레말 제국'의 침략을 받아

아직도 식민지 신세이니….

유랑민들은 죽을 각오로 고향을 떠나왔죠.

하지만 어떤 나라도 그들을 받아줄 여유는 없었어요.

고단한 생활, 편견과 차별… 나날이 힘들어질 뿐이에요.

우리가 그걸 진심으로 이해해준다면

화합의 날은 언젠가 반드시 오리라 믿지만

그래도 '마음의 벽'이라는 건 참 어려운 문제예요

참, '새벽의 혈맹'에도 알라미고 출신인 사람이 있어요.

어쩌면 그 사람이 '알라미고 해방군'에 대해 알지도 모르죠.

그 사람을 한번 만나보세요!

 

알라미고 해방군을 아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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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필리아

당신한테 알라미고 출신 동료를 소개해줄게요.

'하리베르트'라는 사람이에요.

하리베르트는 알라미고 독립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우리와 함께하게 되었어요.

무슨 일인지 얘기하면 분명 힘이 되어줄 거예요.

최근엔 여기 모래의 집에서 대기하고 있으니까

창고 쪽으로 가보면 만날 수 있을 거예요.

가면 쓴 남자…… 아씨엔…….

그들이 움직이고 있다면 대첵을 세워야겠죠…….

이건 야만신 문제도 마찬가지지만

눈에 보이는 것만 해결하면 언제까지고 전쟁은 끝나지 않아요.

……조금씩이라도 어둠의 뿌리를 제거해야죠.


하리베르트

어허, 이게 누구야.

우리 고수님께서 나 같은 놈한테 무슨 볼일이실까?

…뭐라고? 진심이야?

알라미고 사람하고 힘을 합치고 싶다고…?

하하… 설마 당신 입에서 내 조국 이름이 나올 줄이야!

그런데 왜 하필 '알라미고 해방군'이야….

다른 부탁이라면 불구덩에 뛰어들라고 해도 기꺼이 듣겠는데!

난 예전에 해방군을 뛰쳐나온 몸이야.

해방군들 사이에서 하리베르트는

뜻을 달리하는 어리석은 인간의 이름일 뿐이지….

하지만 당신을 도와줄 사람은 내가 알아.

검은장막 숲 남부삼림의 '채석공방'에 '알브레다'라고,

알라미고 유랑민의 중개인 노릇을 하는 여자가 있거든.

가서 해방군 사람을 소개해달라고 해봐.

선택한 길은 다르지만, 같은 고향 친구들이니….

해방군이 분명 당신을 도와줄 거야.


알브레다

그래, 내가 알브레다인데

'알라미고 해방군' 사람을 소개해달라고?

너, 누구 앞잡이야?

하리베르트!?

멍청한 놈. 변한 게 하나도 없네. 옛 여자한테 부탁을 해?

…뭐, 그놈이 보냈다니 쓸데없는 의심은 안 해도 되겠군.

해방군을 만나고 싶다고… 그러면

저기 찌그러져있는 '메프리드'한테 가봐.

일단 유랑민의 기분을 이해하고 나서 시작해야지.

우린 알라미고인이지만 운 좋게도 '숲의 의지'라는 것이

우릭 허락해서, 채석공방에서 살 수 있게 됐어.

하지만 고통받는 동포들을 보면 가슴이 아파서…….

 

파라문드

부하들이 마을 밖에서 대기 중이다.

다들 익숙지 않은 숲 속 야영에 극도로 지쳤어.

빨리 어떻게든 하고 싶은데…….

 

무자비한 정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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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프리드

자네, 모험가인가?

나는 명예로운 알라미고 해방군의 메프리드라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고향에서 내쫓긴 비참한 패잔병이지….

모험가 양반이 무슨 일로 나를 찾았나?

 

허둥대는 알라미고인

메, 메프리드 대장!

갈리엔이 열이 펄펄 끓습니다. 상처가 곪아서

오늘 밤을… 넘기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메프리드

젠장! 치료를 부탁한다고 그렇게나 빌었건만!

이 마을 놈들은 우리가 도움을 청해도

들은 척도 하지 않아….

모험가 양반, 부탁이야. 내 부하가 죽게 생겼어!

알브레다한테 가서 마을 사람들을 설득해달라고 해줘.

내 부하는 치료를 받아야 해. 제발!!

…제길!

고향을 버리고 간신히 여기까지 왔는데

제대로 된 이유도 없이 쫓아내는 건 너무하잖아!

우리가 파괴신 랄거를 믿는 알라미고 백성이라서?

그리다니아 놈들은 출신과 사상으로 생명의 가치를 재는 건가!?

아무래도 그런 편이죠

-강경황혼레젠유저

 

 

알브레다

뭐라고? 메프리드의 부하가!?

…미안해. 나는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

나도 같은 알라미고 사람을 못 본 체하고 싶진 않아.

마음 같아선 당장에라도 도와주고 싶지.

하지만 그들을 돕는 건 숲의 규율을 어기는 일이야….

규율을 어기면 우리 채석공방 사람들도

이 숲에서 쫓겨나고 말 거야.

나 혼자라면 모를까 다른 사람까지 말려들게 할 순 없어.

…이 마을 도사 '샤를린'한테 직접 얘기해봐.

다른 곳에서 온 네 말이라면

어쩌면 들어줄지도 모르니까.

 

샤를린

흠, 알라미고의 메프리드 님을 도와주고 싶다….

…그 부탁은 들어주기 힘들 것 같군요.

이건 제가 아니라 정령의 뜻입니다.

검은장막 숲으로 흘러들어온 이방인은

여기 채석공방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정령의 심판을 받습니다.

만일 정령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자는 숲에서 살 수 없지요.

심판을 거쳐 거부당한 자는

숲의 은총을 받을 자격이 없다….

그것이 이 숲의 오랜 규율이니까요.

 

메프리드

웃시고 있네… '정령의 뜻' 같은 소리 하지 말라고 해!

그딴 건 개나 주라지!

이 숲에서 나가라고 해도 무서울 건 없어!

하지만 부하들은 힘든 여정 때문에

지금 몸 상태가 말이 아니라고. 피도 눈물도 없는 놈들 같으니!!

 

뿔이 맺어준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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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프리드

나는 부대를 이끌고 이곳 채석공방을 찾아왔어.

마을에 들어오지 못한 부하들은 밖에서 야영하며 기다리고 있지.

다들 지칠 대로 지쳤어. 당장은 여길 뜨고 싶어도 못 뜬다고!

자네도 봤지? 여기 놈들은 우리에게 일말의 동정심도 없어.

…그러니 모험가인 자네에게 부탁 하나 하지.

영양의 큰뿔을 구해다 주겠나?

우리 고향 알라미고에서 그건 만병통치약으로 통하거든.

 

영양의 큰뿔을

구해온 건가?

-영양의 큰뿔: 크고 날카로운 영양의 뿔.

고마워, 덕분에 살았어!

하지만 이건 고향에 있던 것과 종이 좀 다른 모양이야.

약 짓는 방법을 여기 사람한테 물어야 할 것 같은데

혹시 자네 '버스카론'이라는 사내를 아나?

듣자하니 그 남자는 힘든 일을 겪는 사람이 있으면

그게 타지 사람이라도 차별하지 않고 도와준다고 하는군.

자꾸 미안하지만 버스카론이라는 남자에게 이걸 가져다주고

약을 좀 지어달라고 부탁해주겠나?

혹시 약을 얻게 되면 내 부하 파라문드에게 가져다줘.

 

버스카론

오, 안녕?

요새 먹고 사는 건 좀 어때?

경기가 좋으면 우리 가게에서 돈 좀 쓰고 가!

 

-영양의 큰뿔: 크고 날카로운 영양의 뿔.

응? 이 영양의 큰뿔로

약을 지어달라고?

…흠, 채석공방에 있는 알라미고 사람의 부탁이란 말이지?

그래, 알았어. 그런데 약을 만들고 있을 시간은 없겠군.

다행히 미리 만들어둔 수제 염증약이 있으니까

이걸 가지고 가.

에이, 고맙긴.

지금까지 너한테 진 빚이 얼만데.

다음번에 오면 술이나 한잔하자고.

 

파라문드

메프리드 대장의 부탁으로 오신 모험가님이시죠?

야, 약은 구하셨습니까?

-수제 염증약: 버스카론이 준 염증약.

정말 고맙습니다!

이제 동료들을 헛되이 떠나보내지 않아도 되겠군요!

…메프리드 대장도

덕분에 한결 어깨가 가벼워지겠지요.

다행입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이방인의 끈끈한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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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프리드

이보게, 자네!

혹시 내 부하 갈리엔 못 봤나!?

잠깐 눈을 뗀 사이에 어디론가 사라졌어!

갈리엔은 부하들 중에서도 특히 상처가 깊었어.

당장 약을 안 먹으면 녀석은 죽어…!

제길, 겨우 약을 구했는데!

그래, '알브레다'가 들은 게 있을지도 몰라.

부탁이야. 알브레다에게 가서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봐줘!

 

알브레다

얘기는 들었어.

메프리드의 부하가 실종됐다면서?

…사실 얼마 전에 이런 편지를 받았어.

"저 한 사람으로 인해 모두가 피해를 보는 건 원치 않습니다.

그러니 저는 부대에서 빠지겠습니다.

제 걱정은 마시고 어서 리틀 알라미고로 떠나세요."

맞아, 당신이 찾는 그 남자가 남긴 편지야.

부대를 위해 희생하겠다니 멍청한 놈.

의리며 정에 목숨 거는 알라미고 사람 아니랄까 봐.

…하지만.

다친 몸으로 숲을 빠져나가겠다니 터무니없는 짓이야….

 

메프리드

…뭐라고!?

그 몸으로 혼자 숲을 나가겠다고 했단 말이야?

갈리엔… 이 멍청한 놈이 무모한 짓을!

우리는 지금부터 흩어져서 녀석을 찾아야겠어.

자네도 좀 도와주게, 부탁하네!

 

갈리엔

하아, 하아, 젠장

저, 적이다! 조심해!

 

메프리드

갈리엔!!

 

갈리엔

대, 대장님… 전 괜찮습니다….

그러니 전 내버려두고 어서 리틀 알라미고로

 

메프리드

바보 자식아! 세상에 부하를 버리고 가는 대장이 어디 있어!

알라미고 사람은 절대 동료를 버리지 않는다.

모든 사람에게 배척당한다 해도, 어떤 고난이 닥친다 해도!

우리는 같이 조국을 일으키자고 맹세한 '종지'잖아!

우리만 살겠다고 널 버리는 일은 절대 없을 거다!

죽으려거든 같이 알라미고 땅을 밟은 다음에 죽어!

 

갈리엔

메프리드 대장님….

 

메프리드

빨리 따라와, 이 멍청한 놈아.

엄하게 처벌할 테니 각오해!

…상처가 다 나으면 말이지.

…자네한텐 정말 고맙다고 해야겠군.

자네가 갈리엔을 살린 거야.

우리는 우선 '채석공방'으로 돌아갈 테니 나중에 다시 만나지.

 

다행히 갈리엔은 별 탈 없었어.

당분간 우리는 이 마을에 먼물러야 할 것 같군.

…가시방석이긴 하지만.

 

다시 리틀 알라미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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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프리드

정말 여러모로 고맙네.

우리는 고국에서부터 활동하던 '알라미고 해방군'이야.

어쩌다 보니 이런 벽촌까지 떠내려오고 말았지만.

알브레다한테 들었는데

자네, 우리 해방군을 찾고 있었다면서?

그래, 알라미고인 조력자가 필요하다고?

자네에게는 큰 빚을 졌으니 내가 소개장을 써주겠네.

'리틀 알라미고'에 있는 '군도발드'라는 남자한테

가지고 가면 될 거야.

내가 신입 병사 시절에 상관으로 모시던 사람이야.

리틀 알라미고에서 조사를 하려면

그의 도움이 필요할 걸세.

자넨 내 부하들의 생명을 구해준 은인이야.

마을에 신세 지고 있는 몸이라 지금은 아무것도 해줄 수 없지만

언젠가 우리가 다시 일어서는 날 이 은혜를 꼭 갚을게.

 

군도발드

또 왔군…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나.

리틀 알라미고에 타지 사람은 필요 없어.

당장 여길 떠나는 게 좋을 거야….

-군도발드에게 보내는 편지: 메프리드가 쓴 소개장.

메프리드… 그리운 이름이군….

전쟁통에 그와 헤어진 것이 벌써 언제인지.

하지만 그 이름은 고향의 노래와 술과 함께 가슴에 새겨져 있네.

녀석이 너를 믿고 여기로 보낸 거라면 나도 믿도록 하지.

'가면 쓴 남자'를 찾는다고 했나? 짚이는 것이 있어….

우리 동포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건에서 자넬 돕겠네.

 

은밀한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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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도발드

'가면 쓴 남자'를 찾는다고 했지….

우리 젊은 놈들이 그 비슷한 타지 사람을 만난다는 것 같네.

내 이름을 대면 순순히 입을 열 거야.

젊은 혈기에 좀 무례하게 굴지도 모르지만

너그러이 봐주게나.

 

아달린드

…!

난 말렸어. 위험할 것 같으니까 하지 말자고!

근데 그 사람은 그 남자를 믿겠다고

아, 뭐야. 아무것도 모르고 온 거잖아?

군도발드 님을 통해서 왔다고 해서

괜히 겁먹었잖아!

 

왈드하르

가면 쓴 남자?

내, 내가 왜 그런 수상한 인간을 마나?

난 아무 죄도 없어!!

 

테일봇

…나한테 할 질문이 아닌 것 같은데?

모여서 작당질을 하는 놈들이 있는 것 같긴 한데

내 눈엔 쓸데없는 짓으로밖에 안 보여.

 

시프리드

가면 쓴 남자라… 글쎄, 모르겠는데.

그런 건 왜 묻지?

…흐음.

당신이 사람을 찾는다고

내 친구들한테도 일단 얘기는 해놓을게.

 

군도발드

뭐라고 하던가?

…그렇군. 도대체 무슨 짓을 꾸미고 다니는 건지….

자네가 쫓는 그 남자와도 관계가 있는 것 같아.

나름 이유가 있겠거니 하고 두고 보았으나

아무래도 하는 짓이 수상하네.

그 젊은이들 눈은 자기 신세에 대한 억울함으로 불타고 있어.

그 옛날, 고국에서 폭군을 쫓아내기 위해 들고일어났던

우리의 눈이 떠오르네.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야. 우리의 혁명은 제국에게 이용당해

고국을 멸망으로 이끌었지. 분노는 눈을 멀게 하는 법….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면 좋으련만.

…자네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하지.

혹시 그들이 무슨 짓을 꾸미고 있는지 알게 되거든

내게도 알려주게나.

 

어느 청년의 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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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핑

그래, 군도발드 님과 이야기는 마쳤나?

'윌레드'라는 녀석이 자네한테 말을 좀 전해달라고 하던데.

북쪽 암반 지대로 나와줬으면 좋겠다고 하더군.

단둘이 나누고픈 얘기가 있다나?

그 녀석은 여기 젊은이들의 대장 같은 놈인데

깐간한 군도발드 님이 모험가를 받아준 게 신기해서

말을 좀 섞어보고 싶은 거 아닌가 싶구만.

 

윌레드

기다렸어. 모험가 선생.

당신은 믿을 만한 사람인 것 같아서

한 가지 물어보려고 하는데

당신 말야….

뭐 때문에 우리 뒤를 캐고 다니는 거야!?

제국에서 보낸 첩자냐? 아니면 납치범의 앞잡이?

어느 쪽이든 끼어들면 재미 없어!

다들 나와! 단단히 혼내주자!

너희는 절대 이해 못 할 거야. 우리가 어떤 굴욕을 당했는지!

아는 척 나대던 자기 자신을 탓해라!

 

큭, 뭐야. 왜 이렇게 강해…!

그래, 좀 한다 이거지…. 제기랄!!

하지만 '작전'은 진행할 거다!

조금 얻어맞았다고 포기할까보냐….

컴컴한 동굴 속에서 죽을 날만 기다리며 살 순 없다고!

제국만 무너뜨리면 이런 생활은 끝이야.

힘을 얻고 말 거야. 우리 적을 죄대 쓸어버릴 거라고!

 

군도발드

…그게 정말인가?

윌레드가 그런 짓을….

수상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설마 폭력을 행사할 줄이야.

그나저나 자네한테는 미안하게 됐군.

젊은이들이 그렇게나 과격한 생각을 하고 있을 줄은

내 미처 몰랐네….

 

끓어오르는 젊은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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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도발드

윌레드는 제국을 쓰러뜨리겠다고 벼르고 있다는군….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버틀리아나

군도발드… 님….

 

베르틀리아나…!?

이게 무슨 골이냐.

사흘 동안 도대체 어디에 가 있었지…!?

 

버틀리아나

마을 밖에서 먹을 걸 찾고 있었어요….

그러다 갑자기 나타난 해골단에게 붙잡혀서

놈들의 은신처로 끌려갔고… 으흐흑….

그자들은 저를 비웃었어요.

그 잘난 자존심 때문에 이런 비참한 꼴을 겪는 거라고.

해골단은 제국 휘하로 들어갈 생각도 있대요….

다 함게 고향에서 평화롭게 살고 싶다는 마음이

알라미고 사람이라고 떳떳이 말하고 싶다는 것이

그리 우스운 일인가요?

 

군도발드

어떻게 이런 일이

베르틀리아나, 너는 우선 따뜻한 곳에서 좀 쉬도록 하거라.

우리 말고 또 이 이야기를 들은 사람이 있느냐?

 

버틀리아나

네. 여기 들어오는 길에 윌레드와도 마주쳤어요.

사정을 들은 윌레드는 무서운 얼굴을 하고 어딘가로

 

군도발드

나는 이 아이를 데려다주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봐야겠네.

자네는 마을 안 젊은이들이 어쩌고 있는지 좀 알아봐 주겠나?

…번거롭게 해서 미안하군. 부탁하네.

 

 

화나서 부들거리는 소녀

베르틀리아나… 불쌍해서 어쩌지

그런 짐승 같은 놈들에게 수치를 당하다니

언제까지 이렇게 비함하게 살아야 해!? 더는 못 참겠어!!

나는 윌레드의 '작전'을 돕겠어.

상대가 누군지 듣고 겁을 집어먹은 겁쟁이 녀석들도 있지만….

이대로 구차하게 살아봤자 무슨 의미가 있냔 말이야!

 

열 받은 젊은이

이번 작전만 성공하면 우린 엄청난 힘을 손에 넣을 거야.

그러면 제국 놈들을 때려눕히고 세상이 우릴 다시 보게 해주겠어!

이빨 빠진 영감의 앞잡이한테 알려줄 건 없어.

자, 나도 가봐야지….

근데 작전 지도를 어디에 뒀더라….

 

윌레드

파괴신 랄거… 알라미고를 지키는 신이시여….

부디 우리에게 그 힘을 빌려주소서…!

우릴 막으려고 왔다면 늦었어.

우리 패거리는 이미 거의 다 여길 떴거든.

이제 친구들이 크리스탈을 가지고 오고

'그자'가 일러준 대로 의식을 거행하면

아무도 우릴 함부로 대하지 못할 힘을 얻을 수 있어…!

 

군도발드

그래, 젊은이들은 어떻게 하고 있던가.

아까부터 안 보이는 자들이 좀 있는 듯한데 혹시

-낡은 단검: 오래 쓴 낡은 사냥용 단검.

-잔라크 지도: 아말쟈군 요새의 상황이 자세히 기록된 지도.

사냥용 단검에, 잔라크의 아말쟈족 요새 내부 지도라니….

설마 여기서 크리스탈을 훔쳐올 셈인가!?

바보 같은 놈들! 크리스탈을 보기도 전에 모두 죽고 말 거다.

무슨 이유로 이러는 건진 모르겠지만,

녀석들은 아말쟈족이 얼마나 강한지 꿈에도 몰라…!

모험가여, 한 번만 더 힘을 빌려주게.

그들이 간 곳은 동쪽이야. 지금 바로 쫓아가면 어쩌면…!

 

 

군도발드

…윌레드.

목숨을 부지한 건 너희뿐이냐?

 

윌레드

이게 아냐… 아니라고… 이러려고 한 게 아닌데….

우리는 크리스탈을 손에 넣어서… 제국 놈들을….

 

군도발드

윌레드!!

 

윌레드

히, 힘을 얻고 싶으면 크리스탈을 바치고 기도를 올려서

'파괴신 랄거'를 이 땅에 부르라고 했어요…!

그래서 아말쟈족 요새에 몰래 들어가서 크리스탈을 훔쳐오려고 한 거예요….

근데 바로 들키는 바람에…!

 

용맹한 아말쟈족

도망치게 놔둘 성싶으냐, 후안무치한 인간들이여!

우리 신에게 바칠 성스러운 공물을 노린 죄

그 영혼으로 갚을지어다!

 

군도발드

우리 쪽 젊은이들이 저지른 실수는 사과하겠네.

허나 영혼을 내놓으라는 요구는 들어줄 수 없군….

모자란 놈들이지만, 나라를 잃은 우리에게 그들은 희망일세.

미래를 위해 애쓰다 실수한 것이니, 나도 함께 책임을 지겠네!

 

 

찰나의 윌레드

군도발드 님…….

우리는 단지 제국을 쓰러뜨리고 싶어서……!

 

불굴의 군도발드

변명은 나중에 들으마.

지금은 목숨을 부지할 생각부터 하거라……!

 

용암이빨 헤모즈 테

방심은 금물……!

죄인들이여, 여기서 그 명을 다하리라!

 

불굴의 군도발드

젊은 동포의 목숨은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

더는 내줄 수 없다!

 

모험가여, 자네가 윌레드를 지켜주게나!

 

용암이빨 헤모즈 테

사면초가로다. 이리 된 이상……

나와라, 성스러운 불꽃의 축복을 받은 신도들이여!

 

불굴의 군도발드

이제 얼마 남지 않았네…….

강하게 밀고 나가세……!

 

 

군도발드

이렇게 강할 줄이야

우리 젊은이들이 상대가 안 되는 것도 당연하군.

우선 리틀 알라미고로 돌아가세.

또 적이 뒤쫓아올지도 모르는 일… 여긴 너무 위험하네.

 

윌레드

자, 잠깐만요!

크리스탈을 가져가야 해요….

두 분이 도와주시면 분명 가지고 올 수 있을 거예요!

 

군도발드

윌레드… 아말쟈족에게 끌려가서

'화염 신도'가 된 자를 너도 본 적이 있겠지.

그리고 울다하의 '불멸대'에선 어떻게든 감추려 하고 있지만

그런 자들이 어떤 최후를 맞게 되는지도 알고 있을 테고

너도… 그렇게 되고 싶으냐?

 

윌레드

그, 그럴 리가 없어요…!

'가면 쓴 남자'는 그런 말은 하지 않았다고요!

제국을 무찌르려면 신을 불러야 한다고만….

 

군도발드

윌레드, 돌아가서 이야기하자.

모험가와 함께, 차분히….

 

윌레드, 전부 털어놓아라.

네가 벌인 짓은 전부 '가면 쓴 남자'가 알려준 계획이냐…?

 

윌레드

…네.

친구들하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놈이 갑자기 나타났어요.

힘을 얻고자 한다면 좋은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그때 딱 한 번 본 거예요.

그자는 연기처럼 사라졌고 어디로 갔는지도 몰라요.

제가 속은 거군요….

왜 믿었을까요. 왜 바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까요.

이대로 비참하게 죽어가는 것이 알라미고 사람의 운명인데….

 

군도발드

윌레드.

우리는 알라미고 출신이지만 그게 네 전부는 아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는 너 하기 나름이야.

무엇을 하려 하건 수없는 난관에 부딪히겠지.

허나 네 목숨을 구해준 것이 이국의 모험가라는 사식….

부디 잊지 말아라.

 

윌레드

…생각을 좀 하고 싶어요.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군도발드

나도 자네한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네….

자네를 보니 내일을 살아갈 희망이 생기네.

정말 크게 신세를 졌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