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버스카론 맘대로
클라크시오의 다짐
코무시오
믿음직스러운 너에게 부탁이 있닷치.
우리 실프족 중 '클라크시오'란 아이가
혼자 임시 주거지에서 나가고 말았닷치.
바깥세상은 마물이 우글거린닷치.
클라크시오 혼자서는 너무 위험하닷치…….
한시라도 빨리 '실프 임시 주거지'로 데려와달랏치!
'클라크시오'는 임시 거주지를 나가서 서쪽으로 갔닷치.
이미 마물들에게 당한 건 아닌지 너무너무 걱정된닷치.
클라크시오
누구야? 모르는 모험가닷치…….
……'실프 임시 주거지'로 돌아가라고?
싫어! 절대 안 간닷치!
실프족 말고 다른 종족들이랑 같이 사는 건 싫어.
난 다른 곳에 집을 짓고 혼자 살 거닷치.
다들 모험가나 대원들한테 기대기만 한닷치.
그런 식이면 '야만신'을 소환해 거기에 기대려는
말썽쟁이 실프들이랑 다를 바가 없닷치.
여기에 집을 지으려고 했는데
모험가를 피해서 더 깊이 들어가야겠닷치.
따라오면 화낼 거닷치!
코무시오
뭐어? 클라크시오가 안 오겠다고 하냣치!?
심지어 숲속 깊이 들어가!?
……정말 큰일이닷치. 어떻게 하면 좋냣치…….
실은 방금 야만신을 소환한 말썽쟁이 실프가
숲속에 들어가는 걸 봤닷치.
불길한 예감이 든닷치…….
어서 클라크시오를 쫓아가서 찾아야 한닷치!
어쩌면 클라크시오는 순 덜렁이라
가는 길 중간에 실이나 천을 떨어드렸을지도 모른닷치!
클라크시오
아까 그 모험가냣치!?
아휴, 진짜 끈질기닷치…….
난 분명히 임시 주거지로는 안 갈 거라고 말했닷치!

으악, 말성쟁이 실프!?
……뭐, 뭐, 뭐냣치!
난 착한 실프닷치, 말썽쟁이는 안 될 거닷치!!
파파리모
리오넬…….
이 녀석들은 야만신 '라무'의 신도가 된 실프족이야.
야만신 '이프리트'와 싸울 때
신도화된 아말쟈족을 너도 봤지?
이다
신도에게는 오직 야만신만이 절대적인 존재가 되지.
……이제 우리가 어떤 말을 해도 들리지 않을 거야.
어쩔 수 없어…… 클라크시오를 구하려면 신도들을 물리쳐야 해!
실프 납치범
우리는 친구…….
같이 신이 계신 곳으로 가잣치.
클라크시오
싫어! 말썽쟁이 진짜 싫닷치!
실프 납치범
아이 귀찮아…….
숲 친구를 부를 거닷치……!
파파리모
몰볼!?
신도화된 실프가 조종하고 있는 건가!
클라크시오
쟤네는 입냄새가 엄~청 심하닷치!
맡으면 어질어질하닷치!
파파리모
이 몰볼, 뭔가 이상한데……?
……몰볼은 무시하고 신도들을 쓰러뜨리는 게 좋겠어!
이다
으엑…… 몰볼은 나랑 파파리모가 맡을 테니까
말썽쟁이 실프들을 부탁해!
으악, 구린내~! 얘 좀 어떻게 해봐, 파파리모!
파파리모
나도 참고 있어! 조금만 더 힘 내라…….
분명 신도들만 해치우면 될 거야!
클라크시오
살았닷치…….
무서웠닷치…….
코무시오
클라크시오! 다친 데는 없냣치!?
말성쟁이 실프가 되진 않았냣치!?
클라크시오
코무시오……. 왜 나를 구해주냣치?
임시 거주지에서 달아난 날 미워하지 않는 거냣치?
코무시오
클라크시오는 소중한 친구닷치.
친구를 돕는 건 당연한 일이닷치!
이 모험가도 같이 걱정해줬닷치.
클라크시오
코무시오…… 미안하닷치…….
무서워서 그랬닷치.
다른 종족이랑 친하게 지내는 임시 주거지 실프들을 보고야만신과 같이 있는 말썽쟁이 실프들처럼
변해버렸다고 생각했닷치.
하지만 소중한 친구는 변하지 않는닷치.
내가 멍청했닷치…….
……도와줘서 고맙닷치.
'인간' 중에도 착한 애가 있었닷치.
먼저 코무시오랑 같이 임시 주거지로 돌아가겠닷치!
파파리모
무사히 해결됐군.
그럼 우리도 '실프 임시 주거지'로 돌아갈까.
……몰볼 냄새도 씻어내고 싶고.

코무시오
클라크시오를 살려줘서 정말 고맙닷치.
실프족은 모두가 가족이닷치.
소중하디 소중한 가족이닷치!
……문득 생각했닷치.
너는 우리 실프족과 인간들을
더 단단히 이어주는 영웅이 분명하닷치!
신뢰할 수 있는 친구이자 영웅인 너라면
우리 수장님을 만나도 좋닷치!
……하지만 수장님은…….
떠돌아다니는 장로
코무시오
너한테는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닷치.
우리 장로님과도 만나서 얘기했으면 좋겠지만……
……실은 지금 장로님이 안 계신닷치.
얼마 전에 숲에서 이상한 기운이 느껴진다면서
남부삼림으로 가셨는데
이상하게 한참 동안 안 돌아오신닷치.
장로님이 이렇게 오랫동안
임시 거주지를 비우는 건 처음이닷치.
왠지 불안하니까 네가 가서 장로님을 찾아봤으면 좋겠닷치!
장로님이 가신 곳 일대는
'버스카론'이라는 '인간'이
꽉 잡고 있닷치.
……나보다는 너 같은 모험가가 가는 게
그 사람이랑 말이 잘 통할 거닷치.
실프족과 인간이 사이좋게 지내기 위해서라도 부탁한닷치!
……참, 그러고 보니
너희들 그리다니아의 일로 여기 왔었치.
그럼 일단 그리다니아에 보고하고 가는 게
좋을 거닷치.
말도 없이 여기를 벗어나면 혼날지도 모른닷치.

쌍사당 대령 보르셀
오, 특사님 오셨군.
어때, 실프족이랑 이야기 좀 해보았나?
……저런 실프족 장로가 실종이라니.
보통 일이 아니군. 가서 수색에 협조해주게.
물론 우리 부대원들에게도 신경 써서 찾아보도록 얘기해두지.
아, 남부삼림 쪽으로 갈 거면
중간에 잠깐 '굽은가지 목장'에 들러주지 않겠나?
그곳에 있는 귀곡부대의 '기아 몰코'에게
실프족 장로를 발견하면 보호해달라고 전해주게.
기아 몰코
내가 귀곡부대의 기아 몰코다.
……'쌍사당'의 보르셀 대령님께서?
알겠다. 즉시 조치하지.
……이제 버스카론네 술집으로 가는 건가?
그러면 여기서 남쪽으로 가라.
녀석이 하는 주점은 남부삼림에 있으니까.
이다
이 주점에는 우리도 크게 신세를 지고 있어.
남부삼림에 관한 정보를 원한다면
버스카론 맘대로로 가라…… 라는 말이 있지.
파파리모
실프족이 남부삼림까지 오다니 생각도 못한 일이야.
행방불명된 장로는 대체 뭘 조사하고 있었지……?
아무튼, 장로를 찾지 못하면 대화조차 불가능해.
네 덕분에 임시 주거지 쪽은 아무 문제 없는 모양이니
이 주변을 샅샅이 뒤져보자.

버스카론
오, 어서 오게.
나는 무쇠팔 버스카론이다.
주점 '버스카론 맘대로'의 주인이지.
자네는 근처에서 못 보던 얼굴인데.
어쨌든 편히 쉬다 가게나.
……뭐? 실프족 장로가 실종됐다고?
그거 큰일이군.
알았네, 나도 따로 알아봐 주지.
여기는 병사와 상인, 모험가까지
아주 다양한 손님들이 쉬러 오는 곳이야.
……즉 정보를 모으는 데는 안성맞춤이란 뜻이지.
버스카론
잘 왔어.
여기는 나 '무쇠팔' 버스카론이 경영하는 주점,
'버스카론 맘대로'다
위병은 물론 상인도 모험가도
지금은 짊어진 책임을 모두 내려놓고 느긋하게 즐기라고.
그게 버스카론 맘대로에서 지켜야 할 예의거든.
요엔
사실 월급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버스카론 님의 인품에 반했더근요…….
그래서 도적질도 그만뒀답니다, 후후♪
롤랑데
이 부근을 다닐 땐 조심해줘.
아직 발굴하지 못한 유물이
구덩이 주변에 흩어져 있거든.
실수로 밟기라도 하면
귀중한 토기가 망가지니까.
이리엘
'이솜하 구덩이'라고 불리는 이 큰 구멍은
5년 전 일어난 재해 때문에 생겼어요.
하늘에서 거대한 바위가 떨어졌다고 하더군요.
우린 그때 드러난 유적을 조사하고 있지.
매일 새로운 게 발견되서 질릴 틈이 없다니까.
주점 '버스카론 맘대로'의 철칙
버스카론
실프족 장로에 대한 정보가 들어오려면
시간이 좀 걸릴 거야.
어차피 기다릴 거, 그동안에 내 부탁 하나 들어주게.
별거 아냐.
지금 야외 테이블에서 소란 피우는 저 녀석 좀 처리해주게나.
팔 걷어붙이고 싸울 필요도 없어.
출구 쪽에 있는 '나무통'에 물을 길어서
확 끼얹어주면 술도 깨고 금방 정신 차리겠지.
우리 가게는 마시든 떠들든 다 상관없는데
남한테 민폐를 끼치는 건 절대 허락하지 않는다.
우리 주점의 규칙을 똑똑히 가르쳐주게.
-빈 나무통: 버스카론 맘대로에서 가져온 나무통.

황혼 부족 단골 손님
망할…….
버스카론 형님네 주점만 아니었으면
당장 피떡으로 만들어줄 텐데…….
술 취한 중원 부족
야 인마, 뭘 봐? ……딸꾹!
……지금 나랑 해 보자는 거냐?
구경 났어!? 저리 꺼져, 이 새꺄!
-찬물이 든 나무통: 강에서 뜬 찬물이 가득 든 나무통.
으악! 차가워! 뭐 하는 짓이야!
……으응?
뭐, 싸우지 말라고? 아니, 이 황혼 부족 자식이 먼저…….
……그래, 이 주점에서는 싸움 금지라 이거지.
쳇, 오늘은 운 좋은 줄 알아!
황혼 부족 단골 손님
고맙다. 덕분에 귀찮은 놈이 떨어져 나갔어.
……여기는 우리 같은 무뢰한들도
손님으로 받아주는 보기 드문 주점이야.
주인장한테 민폐를 안 끼치려면 주점의 규칙에 따라야지.
그래서 가게에서는 최대한 남들과 안 다투려고 조심하고 있어.
버스카론
왔군. 수고했네!
술김에 마음에 안 드는 사람에게 싸움을 걸다니,
나중에 혼꾸멍을 내줘야겠어.
아까 취객한테 험한 꼴을 당할 뻔했던 사람은 '황혼 부족'이야.
그들은 도시에서 벗어나 숲에서 사는 경우가 많아서
사람들은 흔히 그들이 무뢰한인 줄로 착각하지.
그야 황혼 부족 사람들이 무뚝뚝한 건 맞지만,
막상 대화해보면 그렇게 나쁜 놈들도 아니야.
단순히 황혼 부족이라고 해서 쫓아내는 건 가혹한 처사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나쁜새끼들아
-강경황혼부족유저
반가운 분실물
버스카론
자네 실력이 꽤 뛰어난 것 같더군.
한 건 더 뛰어볼 생각 없나?
……별건 아니고, 그냥 심부름 같은 거야.
'제7재해' 직후에 있었던 일인데,
검은장막 숲에 웬 키키룬족이 쓰러져 있던 것을
발견해서 구해준 적이 있었어.
그 키키룬족은 한동안 우리 가게에서 일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나처럼 장사를 시작하겠다면서
라노시아로 가는 상인을 따라 훌쩍 떠나버렸어.
근데 얼마 전에 가게를 청소하다가
그 키키룬족…… '테테룬'이 놓고 간
물건이 나왔지 뭔가. 그래서 이걸 좀 전해줬으면 하네.
림사 로민사에 있는 '국제거리 상점가'에 가 보면
나랑 아는 사이인 '벤징크'라는 루가딘족을 만날 수 있을 걸세.
그 녀석이라면 테테룬의 행방에 대해 뭔가 알고 있을 거야.
벤징크
국제거리 상점가에 온 것을 환영한다.
……'버스카론 맘대로'에서 일하던 키키룬족?
그럼, 기억하고 말고. '테테룬' 말이지?
알고 보니까 저기 있는 '쿄쿄룬'네 친척이었나 봐.
둘이서 한참 수다 떨며 장사하다가
테테룬은 얼마 전에 림사 로민사를 떠났어.
그가 지금 어디 있는지 궁금하면 쿄쿄룬한테 물어봐.
저 녀석은 달걀을 엄청 좋아하니까
선물로 갖다 주면 얘기하기도 수월할 거야.
그나저나 버스카론도 여전하구만.
아무리 쑥쓰러워도 그렇지, 굳이 모험가한테 의뢰를 맡기냐.
……생각난 김에 오랜만에 가서 한잔할까.
이제야 국제거리 상점가가 예전 모습을 찾는 것 같아.
항만 시설이 얼추 복구되면서 외국 상인들도
돌아오고 있거든.
쿄쿄룬
손님 어서 와!
어라어라 손님 아니야?
쿄쿄룬한테 볼일?
-달걀: 에오르제아에서 흔히 먹는 닭의 알.
와 신난다, 달걀 받았다!
쿄쿄룬 이거이거 엄청 좋아해!
쿄쿄룬 진자진짜 행복해!
친구 테테룬 찾아?
테테룬 떠나서 여기 없어.
짤랑짤랑 벌려고 길 떠났어.
테테룬 가게가게 일하고 있어.
'고지 라노시아' 가봐.
'메메룬 교역 상점' 가봐.
'고지 라노시아' 조금 멀어.
가는 길 '선착장: 림사 로민사'에서
'와인버그'한테 물어봐.
'와인버그' 좋은 사람이야.
맨날맨날 친절하게 가르쳐줘.
쿄쿄룬은 장사가 좋아.
짤랑짤랑 많이 벌 거야.
쿄쿄룬은 가게 가지려고. 쿄쿄룬 꿈이야.
와인버그
뭐, 테테룬이라는 녀석을 찾아서
이 선착장에서 '고지 라노시아'로 가고 싶다고?
그렇담 '맥주 항구'행 배를 타!
아, 그리고 맥주 항구에 내리면
'알트푸트'라는 상인을 찾아서
'메메룬 교역 상점'이 어디 있는지 물어보라고.
알트푸트는 맥주 항구에서 장사한 지 오래된 사람이라
그 지역 지리를 훤히 꿰고 있거든.
알트푸트
테테룬을 만나기 위해 '고지 라노시아'에 가겠다고?
녀석한테 건네줄 게 있다니, 거 참 고생이 많군.
'고지 라노시아'에 가려면
여기서 '해골 골짜기'를 넘어 북쪽으로 가게.
산 하나만 넘으면 바로 '고지 라노시아'야.
그 앞에 있는 참나무 숲을 지나 북쪽으로 쭉 가다 보면
자네가 찾는 '메메룬 교역 상점'이 나올 걸세.
메메룬
메메룬 가게 넓어졌어!
메메룬은 가게 더 많이 넓힐 거야!
테테룬
손님 어서 와.
어라어라 손님 아니야?
……테테룬한테 줄 거 있다고?
-붉은돌 귀걸이: 테테룬이 놓고 간 아름다운 붉은색 귀걸이.
테테룬 이거이거 잃어버렸어!
테테룬 두근두근 멈출 수 없어!
가져다줘서 고마워!
버스카론 잘 지내?
테테룬 신세 많이 졌어.
테테룬 거기 그리워…….
테테룬이 한턱내는 술
테테룬
테테룬 버스카론한테 보답할래.
버스카론 키키룬 탁주 좋아했어.
술술 많이많이 만들래.
같이 술술 만들래?
그럼 술술 재료 구해줘.
맑은 물이 든 통 한 동이 필요해.
여기에다 가득가득 길어줘.
작은 커얼의 수염도 5가닥 가져와줘.
술술 많이많이 만들 거야.
……재로 많이많이 구했어?
-맑은 물이 든 통: 얼간이 폭포에서 떠온 맑은 물이 가득 든 통.
-작은 커얼의 수염: 작은 커얼에게서 잘라낸 수염.
술술 재료 다 모았어!
테테룬 진짜진짜 고마워!
이제 술술 만들 거야.
술술 될 때까지 기다려봐.
조금만 기다려봐.
무르익은 우정
테테룬
드디어 키키룬 탁주 완성!
술술 많이많이 만들었어!
이거이거 '버스카론'에게 전해줘.
술술 1년 동안 꼭 묵혀야 해.
그러면 맛있어서 헤롱헤롱 날아가!
버스카론 싱글벙글 기뻐할까?
테테룬 말 전해줘.
버스카론 정말 고마워.
언젠가 버스카론 이길 거야!
큰 가게가게 만들 거야!
짤랑짤랑 많이많이 모을 거야!
버스카론이랑 또 만나고 싶어!
언젠가 테테룬이 가게 잘 되면
엣헴, 가슴 펴고 버스카론 만나러 갈 거야!
버스카론
자네 왔군, 수고했네.
잘 전달해줘서 고맙네.
……뭐? 그 녀석이 나한테 선물을 보냈다고?
-키키룬 탁주: 키키룬족만의 비법으로 만든 탁주.
이거 키키룬 탁주 아냐!
내가 이 술 좋아한다는 걸 아직도 기억하다니.
녀석…… 이렇게까지 생각해 주니 고맙군그래.
이대로 1년 동안 묵히면 된다고 했지?
키키룬의 술은 독특한 냄새와 풍미가 아주 그냥 죽여준다니까.
충분히 묵혀뒀다 마시면 헤롱헤롱 날아가!
……이런, 내년이 정말 기대되는군!
자네도 그때 되면 또 들르게나!
숲속을 누비는 자
버스카론
자네가 일하러 간 사이 정보가 들어왔네.
최근에 이 근처에서 실프를 목격한 사람이 있어.
그것도 보통은 실프들이 가지 않는 곳에서.
즉 뭔가 특별한 목적이 있어서 갔다는 거지.
그 실프가 실종되었다는 실프족 장로일 가능성이 높아.
목격된 지점을 지도에 표시해두었으니 살펴보고 와.

-III대대 십인대장 처치
버스카론
오, 왔구만.
뭐라도 좀 알아냈나?
……뭐? 제국 병사가 숨어있었다고?
아니, 제국군이 도대체 왜…….
……가만있자. 실프족이 목격된 곳에서 서로 마주쳤다는 건
놈들도 실프를 쫓는다는 거 아냐……?
……그런데 이상하군. 어떻게 여기까지 들어온 거지? 여기저기
감시초소도 있고 신궁부대와 귀곡부대가 지키고 있는데.
그들 눈을 피해 침입에 성공했다는 건…….
……그래, 그런 거로군.
분명 내부에 적과 내통하는 자가 있다.
……더구나 범인은 그리다니아의 위병일 거야.
범인을 응징하라!
버스카론
자네한테 할 이야기가 있네.
저번에 말했던, 제국 병사와 내통하는 범인에 대해서네.
단골손님 중에 갑자기 씀씀이가 커진 녀석이 있어.
예전에는 싸구려 술만 마셨는데
요즘 들어 갑자기 비싼 술을 시키더라고.
한 병에 몇 만 길이나 하는 걸 막 퍼마시더군.
보통 손님 같으면 내가 돈 버는 거니까 상관없지만…….
문제는 그 녀석이 그리다니아의 귀곡부대 소속 병사라는 걸세.
병사 봉급으로는 턱도 없을 게 뻔한데, 아무래도 수상해.
처음에는 홧김에 저러는 건가 했는데,
……제국 병사 이야기를 듣고 나니 딱 이거다 싶은 거지.
정말로 귀곡부대 대원이 간첩질을 하는 게 맞다면
그리다니아의 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네.
방금 남쪽 방향으로 녀석이…… 로렌티어스가 가는 걸 봤네.
그를 쫓아가 보게.
내 예상대로 몹쓸 짓을 하고 있으면 혼쭐을 내주라고!
로렌티어스
모, 모험가가 여긴 왜 왔어?
……난 순찰 도느라 바빠.
귀곡부대에 볼일이 있으면 귀곡부대 주둔소로 가라고.
윽, 또 너냐?
……순찰 도느라 바쁘다고 했잖아.
일하는데 방해하지 마.
약속 시간이 다 됐는데, 혹시라도 빠뜨린 건 없겠지…….
……흐흐흐, 순찰 정보와 식량을 넘기기만 하면
돈을 바가지로 퍼주듯하니…….
우리 부대의 박봉으로는 술이나 여자는 꿈도 못 꾸는데.
하, 역시 '갈레말 제국군'은 대단한 것 같아.
그냥 귀곡부대 때려치고 제국에 가서 일할까…….
으아아악! 또 너야!?
이이이, 이건 그러니까……. 어어어, 어떡하지…….
……에잇!
사람 살려~! 산적이 나타났다~!
제국군 아저씨들~ 여기요 여기!
저 여기 있어요~!
-III대대 제국군 처치
아니, 뭐 이렇게 강해…….
……우우우, 우연히 제국군이 나타난 거라고!
제, 젠장…… 나 좀 내버려 둬!
으아아악, 또 왔다아아아아!
도도도, 도대체 왜 자꾸 쫓아오는 건데!
……따라와 봤자 소용없어. 진짜 아무것도 없다니까?
으악, 또 너냐!
……이제 그만 좀 해.
내가 뭘 어쨌다고 이러는 거야?
……기어이…… 들켰구나…….
맞아, 내가 제국군에 정보와 식량을 팔아넘겼어.
……돈 때문이야.
귀곡부대는 강하지만 병사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혼자 아무리 정의감을 불태운들 무엇 하나 해결되는 건 없다고.
마지막에는 항상 돈 있는 자가 모든 걸 가져가지…….
그래서 힘을 가지려면 결국 돈밖에 없다고 생각한 거야…….
여기까지 쫓아오느라 힘들었지. 미안하다.
……정말로 미안…… 사과할게…….
……속았지롱!
어렸을 때 부모님께 안 배웠냐?
모르는 사람 따라가지 말라고.
제국군 여러분, 지금입니다!
아까 그 모험가를 유인해왔어요!
예전부터 궁금했는데 말이야.
아무리 모험가가 강하다 한들, 강력한 권력을 상대로
혼자 싸워 이기는 게 가능할까?
그런데 돈이 있으면 그게 가능해.
권력과 싸울 수도 있고, 권력을 만들 수도 있고.
그리고 이 그리다니아를 다시 세울 수도 있지!
???
맙소사, 그럴 줄 알았다니까.
제국군과 어울리다니 말세야 말세, 쯧쯧.
나나니단 무사
넌 보아하니 모험가인 듯한데
보나마나 버스카론 형씨 요청으로 움직인 거겠지?
나도 그자한테는 은혜를 입은 게 있다. 거들어 주마!

술꾼 로렌티어스
산적 따위가 제국군의 상대가 될 것 같으냐!
여러분, 단칼에 해치워버리세요!
붉은둔덕 부랑자
그 산적 따위가 얼마나 성가신지 귀곡부대라면 잘 알 텐데!
III대대 십인대장
놈들이 너무 까부는군.
일이 커지기 전에 정리한다.
술꾼 로렌티어스
대장님! 제국의 힘을 보여주십시오!
커얼발톱 사냥꾼
뭐가 이렇게 시끄러워…….
버스카론에 대한 의리는 지켜야 하니, 우리도 돕겠어.
술꾼 로렌티어스
밀렵단 커얼발톱까지!? 도대체 왜……!
III대대 십인대장
크윽, 강하군……!
술꾼 로렌티어스
제길, 이렇게 쓰러지다니…….
로렌티어스
이럴 수가…… 제국군을 이기다니…….
넌 도대체 얼마나 강한 거야.……
……게다가 왜 산적과 밀렵꾼이 너와 함께 싸우는 거지?
……그렇구나, 버스타론 아저씨의 인심이…….
그래, 돈이 없어도 사람의 마음은 움직일 수 있었어…….
나는…… 왜 이렇게 바보 같은 짓을 한 걸까.
……미안하다.
지금부터 '쌍사당'에 가서 모든 죄를 자백하겠어.
아니, 이번에는 거짓말 아니야. 정말이라니까…….
버스카론 아저씨한테 전해줘.
……고맙다고 말야.
나도 이제 뭔가 깨달은 것 같아.
버스카론
로렌티어스 그 녀석을 혼쭐내줬다면서?
방금 '쌍사당'에서 연락이 왔네.
……그 녀석, 진짜로 자백한 모양이야. 안심하게나.
녀석은 어렸을 때, 무뢰한의 손에 어머니를 잃었어…….
그래서 그리다니아의 치안을 지키겠다며 귀곡부대에 입대했지.
로렌티어스는 많이 고민하고 있었어.
어떻게든 그리다니아를 평화로운 곳으로 만들고 싶은데
혼자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으니까.
그러다가 결국 돈의 힘에 빠지고 만 거지.
……자기 혼자서 못하면 다 같이 하면 된다.
그렇게 단순한 걸 모르고…….
참, 자네한테 희소식이 있다네.
기다리고 기다리던 정보야.
……바로 실프족 장로가 있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