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화염신 이프리트
공모자의 그림자
아이셈바드
아울슨 사제님이라…….
그러고 보니 그분은 곧잘 혼자 '금 장터'에 가서
빈민 아이들과 뭔가 대화를 나누시던데, 설마…….
……어쩌면 뭔가 알 수 있을지도 모르니,
그분이 거기 가서 대체 뭘 하시는지
'꾀죄죄한 소년'에게 한번 물어보는 게 어떻겠나?
꾀죄죄한 소년
……다, 당신 모험가 맞죠? 저 좀 도와주세요!
아울슨 누나가 혼자 밖에 나갔는데
한참 지나도 안 오고 있어요!
누나는 평소엔 여기서 이야기책을 읽어주시는데
오늘은 제가 잃어버린 보물을 찾으러 가는 바람에…….
누나가 마물한테 잡아먹히기 전에 빨리 찾아주세요!
아울슨
다, 당신은 전에 뵈었던 모험가님이시죠……?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약간 다치기는 했지만 괜찮아요.
다행히 아이의 보물도 찾았답니다!
어머님이 남겨주신 반지라고 하더군요…….
저는 이걸 아이에게 가져다주러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아이셈바드
아울슨 사제님이 어린애 보물을 찾으러 갔다가 다치셨다고!?
혹시 모르니 여관에 방을 하나 확보해두겠네.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고
아이가 잃어버린 보물을 지켜낸 걸 보니
역시 그분은 공범일 것 같지가 않네.
헛된 부의 행방
아이셈바드
아울슨 님이 다친 건 걱정하지 말게.
여관에서 푹 쉬며 치료에 전념할 수 있게 해드릴 테니.
참, 산크레드 군이 자네를 찾아다니더군.
남동쪽에 있는 '아말쟈군 진영'에서 기다리겠다고 했네.
진짜 공범을 잡기 위해 마땅한 증거를 찾으면 좋으련만…….
산크레드
어서 와, 리오넬.
아울슨 얘기는 들었어. 상처가 꽤 깊었다던데.
그렇게 아름다운 사제를 의심하다니
내가 잠깐 정신이 나갔던 모양이야…….
실은 금 장터 부근에서 아울슨을 미행하던 중에
따로 수상한 아말쟈족을 발견했거든.
그래서 널 여기로 부른 거야.
그 녀석이 아말쟈군 진영 안쪽으로 들어가는 것까진 봤어.
리오넬, 내가 여기서 망을 볼 테니까
안에 들어가서 뭐가 있는지 찾아보고 와줄래?
단서가 될만한 건 뭐라도 찾았어?
-수상한 전단: 아말쟈군 진영에서 발견한 수상한 전단.
이 전단은 뭐지……?
"가난한 당신에게 날 신의 풍요를 나누어드립니다"라고?
……보아하니 빈민에게 일자리를 알선하기 위한 집회인가 본데.
그런데 글씨 되게 못 썼네…….
날달 신에 대한 지식도 미묘하게 잘못됐어.
진짜 성직자가 쓴 게 아닌 것 같은데…….
'아울슨' 사제한테 '수상한 전단'을 보여줘봐.
아울슨은 지금 마른뼈 야영지 여관에 있을 거야.
람베르탕
아아…… 너도 들려?
땅속에 가득한 에테르가 맥박치는 소리.
정말 황홀해. 가슴이 두근거려.
이 땅에는 내 작은 분홍빛 뇌를 활성화 시키는
자극으로 온통 가득해. 후우~
아울슨
아, 전에 만났던 모험가님이시네요.
그때는 위험에서 구해주셔서 고마웠어요.
오늘은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수상한 전단: 아말쟈군 진영에서 발견한 수상한 전단.
이 전단은 대체 뭐죠……? 처음부터 끝까지 엉망이네요.
사제가 쓴 것은 아닌 것 같은데, 대체 누가 이런 짓을…….
……그러고 보니 꽤 오래전에
사제복이 하나 없어져서 난감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혹시 누군가가 사제 행세를 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산크레드
리오넬, 슬슬 수수께끼가 풀려가는 것 같은데?
아마 공범은 사제로 변장해서 빈민들을 속이고 있을 거야.
머리가 좀 돌아가는 녀석인가 본데…….
나는 그놈을 붙잡을 계획을 짤 테니까
넌 아이셈바드한테 가서 조심하라고 전해줘.
아이셈바드
……아하, 범인은 사제님 행세를 하며
빈민들을 끌어모르고 있었던 거로군!
용케 알아냈군그래.
나도 수상한 자가 없는지 유심히 살펴보겠네.
사라진 자들의 행방
아이셈바드
가짜 사제가 대체 누구인지 전혀 짐작도 안 간다네.
한 번 신경쓰기 시작하니 모든 사람들이 의심스러워지더군.
산크레드
아이셈바드 님.
가짜 사제를 붙잡기 위한 좋은 작전이 생갔났어요.
그놈은 일자리가 없는 빈민들한테 전단을 나눠주고 다녔잖아요?
그렇다면 나랑 리오넬이 빈민으로 변장해서 잔대로 가짜 사제를 속여버리는 게 어때요?
아이셈바드
과연, 함정 수사를 하겠다는 건가.
위험한 도박이지만…… 자네들이라면 믿어도 될 것 같네.
빈민으로 변장하려면 허름한 옷이 필요하겠군.
이 낡은 양치기 튜닉과
낡은 양치기 일자바지를 입게나.
산크레드
고맙습니다, 아이셈바드 님.
리오넬.
넌 이 옷을 입고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우리가 일자리를 구하러 온 빈민이라고 소문을 내줘.
그 소문이 가짜 사제의 귀에 들어가면
틀림없이 전단을 가지고 우리한테 접근할 테니까
그때 둘이서 확 붙잡아버리자.
스베인휠트
빈민이여.
태양신 아제마님께 과거에 지은 죄를 고백하고 회개하시오!
그리하면 빛의 인도가 그대의 삶을 풍요롭게 해줄 것이오!
에스메가르드
뭐 찾으시는 거 있으세요?
……여기 있는 물건들은 아주 비싼 거예요.
자, 마른뼈 황야 연못가에 모여있는
당신 친구들한테 돌아가세요.
불멸대 병장 널
……무슨 일이냐?
빈민이 또 늘어났나 보군…….
물러가라.
불멸대에는 네가 할 일은 없다.
애들스탠
아, 뭔데 그래?
마침 재밌게 얘기하던 참인데…….
마을에 또 빈민이 왔나 보군…….
네가 알 일은 여기 없으니까 얼른 나가.
아우릴디스
일하는 중이니까 말 걸지 말아줘.
나 참, 당신 같은 빈민한테 신경 쓸 시간 없다니까!
당신 친구들은 마른뼈 황야 연못하게 모여있으니까
가서 같이 물이나 마시지그래!?
산크레드
소문은 충분히 퍼진 것 같아.
……게다가 마른뼈 황야 연못가에
빈민들이 모여있다는 정보까지 얻었고.
듣고 보니 그 주변은 인적이 드물어서
가짜 사제가 빈민들을 납치하기 좋은 장소일지도 몰라.
준비됐으면 출발하자.
같이 가서 기다려보자고.
그럼 어디 가짜 사제한테 유인당해볼까?
아니, 이런 경우에는 우리가 유인하는 게 맞겠지.
완벽한 변장이야.
그럼 이제부터 여기서 가짜 사제를 기다려보자.

???
가난한 자여, 저는 날달 교단에서 온 사제입니다.
당신은 혹시 일자리를 찾고 계시지 않습니까?
산크레드
당신은 사제님……이세요?
???
그렇습니다. 두려워하실 것 없습니다.
저는 성 아다마 란다마 교회의 사제입니다…….
이것을 보십시오.
날 신께서 현세에서 어떤 복을 내려주시는지 적혀있습니다.
저희에게 다 맡겨주시면 반드시 일자리를 구해드리지요.
산크레드
사제님, 이건…….
……후훗, 그렇단 말이지.
……네가 바로 아말쟈족과 내통한 가짜 사제였군.
맞지? 질 나쁜 장사꾼…… 언거스트 씨.
언거스트
어…… 어떻게 나를 알지!?
빈민인 척하고 날 속인 거냐……!
나, 나도 좋아서 이런 짓을 하는 게 아냐!
금 장터를 지키기 위해 그러는 거라고!
산크레드
금 장터를?
설명해봐.
언거스트
맞아…….
……나는 금 장터에 사는 상인이야.
실은 얼마 전부터 금 장터에 아말쟈족이 쳐들어와서
약탈을 일삼는 탓에 견딜 수가 없었어…….
산크레드
……그런 일이 있었군.
그래서 아말쟈족은 무슨 요구를 했는데?
언거스트
놈들의 요구는 나나와 은광에서 크리스탈을 운반하는 일정을
자기들한테 귀띔해달라는 거였어…….
그래서 은광 일꾼들을 매수해 운반 일정을 알아냈지.
산크레드
하지만 아무리 금 장터를 지키기 위해서 그랬다고는 해도
불멸대에 상의하거나 다른 방법도 있었을 텐데
왜 일개 상인이 혼자서 이런 짓을 한 거지?
언거스트
……가…… 후했단 말이야…….
보수가 후했다고!
돈을 두둑이 찔러주더구만!
뒤쥐고기를 아무리 팔아봤자 이렇게는 못 벌어!
산크레드
자기 이익을 위해서 사람을, 나라를 팔아넘겼단 말야……?
이 쓰레기 같은 놈!
언거스트
날 원망하지 마라. 이것도 다 달 신의 뜻이니까!
잘 있어라!
으, 으아아아악!
……너, 넌 저번에 날 방해했던 놈이잖아!?
그냥 지나가던 모험가가 아니었단 말이야!?
산크레드
불멸대의 순찰 정보를
아말쟈족한테 유출한 것도 너냐?
언거스트
아, 아니야!
그건 내가 안 했어!
정말이야!
산크레드
뭐, 그렇다 치자.
네 신병은 불멸대에 넘길 테니까 그쪽에서 찬찬히 얘기해보자고.
언거스트
제엔자아아앙…….
산크레드
리오넬.
너는 민필리아한테 가서 보고해줘.
난 이 쓰레기 같은 자식한테서
다음에 거래할 장소와 시간을 알아낼 테니까.
거래 장소에 매복하고 있다가 현장에 아말쟈족이 나타나면
납치된 사람들이 어디 갔는지 불 때까지 손을 봐주겠어.
민필리아
어서 와요!
산크레드랑 잘하고 있나 보네요.
……그렇군요.
그동안 그런 일이…….
어떤 상황인지 알겠어요. 보고해줘서 고마워요.
그럼 이제 납치된 사람들의 행방을 알아내기 위해
아말쟈족과 접촉하려는 거죠?
물론 순순히 가르쳐주진 않을 테니
싸움은 피할 수 없을 거예요…….
그들을 상대할 준비를 해야겠네요.
생명, 마테리아, 그리고 모든 대답
민필리아
앞으로 있을 전투에 대비해서
당신에게 소개하고 싶은 사람이 있어요.
그 사람은 '뮤타믹스'라는 고블린족 학자예요.
그느는 무기와 방어구를 강화하는 데 있어
남다르면서도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있죠.
그리고 그걸 모험가들한테도 널리 알리고 싶다네요.
고블린족에 대한 편견이 없고 학구열이 강한 사람한테
미래를 맡기고 싶다는 말을 평소에도 자주 한다더군요.
당신이 바란다면 틀림없이 도와줄 거예요.
검을 한 자루 맡길 테니
당신 눈으로 직접 그 기술을 보고 오세요.
뮤타믹스의 공방은
중부 다날란의 '봉화 언덕'에 있어요.
이상한 색을 띤 연기가 보이는 쪽으로 가면 될 거예요.
뮤타믹스
갑작스레 왜 왔는냐 무슨 일이냐~?
-민필리아의 단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단검.
???
무기에 깃드는 사람의 마음~
마테리아로 바뀌어 반짝반짝 빛난다~
???
마테리아 가진 빛은 마음속 기억~
새로운 장비에다 마테리아 장착하면~
???
기억이 가진 힘 이어받는다~!
어떤 힘을 받을지 궁금하구나~?

뮤타믹스
어서어서 시험하고 싶어졌구나~!
슈우우…… 슈우우…….
바로 내가 과학자인 뮤타믹스다!
넌 누구냐 어디서 온 녀석인 거냐~?
그래그래 민피가 널 보낸 거구나~?
맞아맞아 그런 연락 받기는 했다~!
마테리아 가르쳐서 강해지도록!
듣고 보니 그런 부탁 받기는 했다~!
그러니까 무기 얼른 이리로 줘봐~!
이거 정말 볼품없는 단검이구나~!
마테리아 안 붙으면 쭉 볼품없어~!
스윈브뢰스
스승님, 여기 있습니다.
뮤타믹스
유우우…… 슈우우…….
좋아좋아 자 모두들 여기를 봐라~!
마테리아 붙이면~ 반짝반짝 빛난다~
이거 봐라 다 붙였다 잘 붙었구나~!
꾸리꾸리 무기가 반짝반짝 무기로~!
이 무기를 민피한테 갖다 주어라~!
스윈브뢰스
마테리아라는 건, 오랫동안 사용하면서
무기나 방어구에 깃든 사람의 마음을
특수한 기술로 결정화한 것이지…….
프호바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마테리아를
새로운 장비에 장착하면
마음의 힘을 이어받아서 성질을 강화할 수 있어.
코코사무
아까 같은 낡은 무기도 그럭저럭 쓸만해지고,
강한 무기는 더욱 강하게 만들 수 있다는 뜻이지.
뮤타믹스
슈우우…… 슈우우…….
너는 혹시 좋은 지식 알고 싶으냐~?
마테리아 알고 싶음 수련을 해라~
제작자로 쌓은 지식 깊어진다면~
너 스스로 마테리아 붙일 수 있다~!
마테리아 관한 지식 파고든다면~
네 장비는 세상에서 으뜸이라네~!
관심 혹시 있는 거면 수련을 해라~
거기 있는 제자한테 배워 보든가~!
민필리아
어서 와요!
뮤타믹스가 가진 기술을 가까이에서 본 느낌이 어때요?
뭔가 배울 점이 있던가요?
-마테리아를 장착한 단검: 마테리아가 장착되어 성능이 강화된 담검.
……역시 '마테리아'를 장착하니 다르군요.
이걸 다루려면 기술이 필요하다고 들었지만
당신이라면 잘 활용할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은 앞으로도 숱한 전투에 뛰어들겠죠.
이기려면…… 그리고 행여라도 지는 일이 없으려면
장비 강화는 필수예요.
그걸 깨달았다면, 이제 다음 작전에 대해 얘기해보죠.
마침 산크레드한테 보고가 들어왔어요.
사나운 화염신 이프리트
민필리아
당신들이 꽃던 크리스탈 강탈사건과
빈민 납치사건의 실마리가 잡혔어요.
사제 행세를 하던 언거스트라는 상인 아시죠?
사건의 흑막인 아말쟈족과…… 거래를 할 예정이었다고
그가 자백했어요.
그래서 말인데, 당신이 이 작전에 동참해주면 좋겠어요.
'새벽의 혈맹' 대표로서 말이죠.
산크레드는 다른 일이 있어서 늦게 합류할 거예요.
"내 몫도 남겨 둬"라고 하던데요.
후후…… 정말 신뢰가 두터운 모앙이에요.
나도 당신을 믿기에 이 중요한 임무를 맡기는 거예요.
준비가 다 되면 '마른뼈 야영지'에서 대기 중인
불멸대와 합류해주겠어요?
호전적인 아말쟈족이니 아무리 기습이라도
맥없이 항복하진 않을 거예요…….
당신의 힘이 필요해요.
불멸대 중사
'새벽의 혈맹'에서 온 사람인가?
기다렸다. 작전 개시가 얼마 남지 않았어.
이번 작전의 목적은 아말쟈족을 사로잡아
납치된 사람들이 어디 있는지 행방을 캐내는 것이다.
일전에 체포한 상인 '언거스트'를 미끼로 내세워
멋모르고 거래 장소에 나온 아말쟈족을
덮칠 예정이다. 거친 수단도 불사해야겠지.
기습에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전력은
들개처럼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소수 정예뿐이다.
자신이 없다면 여기서 승전보를 기다리도록.
……그럴 마음은 없는 것 같군.
그렇다면 속히 '보이지 않는 도시'로 가서 대기하라.
이번 작전을 성공시켜 아말쟈족이 무슨 짓을 꾸미는지
반드시 파헤치고 말 것이다!
미끼 역할인 상인은 어떻게 됐지?
불멸대 이병
이미 자리에 배치했습니다.
불멸대 중사
좋아. 아말쟈족과 접선하는 순간 단순에 제압한다.
납치된 사람들이 어디 있는지 불도록 만들어주지.
불멸대 이병
옛!
언거스트
으아아악!
아말쟈족 전사
무슨 일이오!?
불멸대 이병
이, 이봐…….
어째 분위기가 이상한데…….
언거스트
크크큭……!
캬캬캬캬캬캬!
배신한 불멸대원
하하핫!
이런이런, 자기 부하가 어떤 놈인지는
미리 잘 파악해두었어야지!
자, 제압당하는 건 바로 너희들이다!
언거스트
우리가 지금가지
어떻게 불멸대의 경비를 뚫고 거래해왔는지
이제 알겠나?
배신한 불멸대원
그야 우리 '라우반 국장님'께서 작전방침을 하달하는 자리에
항상 나도 있었으니까 말야! 병력이 어디를 어떻게 이동할 지
꿰고 있으니 식은 죽 먹기더군! 하하핫!
언거스트
정말 멍청한 놈들이라니까!
캬캬캬캬캬캬!
배신한 상인
그럼 이제…….


배신한 불멸대원
같이 가주셔야겠어.
뒤처리는 알아서 해 주쇼, 아말쟈족 양반들.
배신한 불멸대원
헤헤헷!
얌전히 있어!
불멸대 이병
위험해!
배신한 상인
끌고 가.
너희들도 빨리빨리 걸어.
불멸대 중사
이런 매국노 같으니…….
아말쟈족 전사
헛된 인생을 사는 네놈들에게 삶의 의미를 내리리라!
우리의 신에게 그 육체를 바칠지어다!
그것이 바로 네놈들의 명예가 되리니!
불멸대 이병<탑승 수속>
이봐…… 대답하지 말고 들어.
이 물가는 마른뼈 황야의 늪 지대와 이어져 있어.
하지만 이 인원이 다 도망치면 분명 들키겠지.
그러니 너 혼자 여길 빠져나가서
동료들과 함께 우릴 구하러 와주지 않을래?
무사히 빠져나가면
마른뼈 황야에 있는 내 파트너를 찾아가.
다시 여기로 돌아오려면 길 안내가 필요할 테니까.
사로잡힌 불멸대 일병
노, 놈들은 우릴 본보기로 잔인하게 죽일 거야…… 그렇지!?
죽기 싫어……. 가족들 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사로잡힌 불멸대 이병
정신이 드십니까.
……보시다시피 최악의 상황입니다.
아말쟈군 진영 어딘가에 있는 것 같아요.
뭔가 준비하느라 부산스러운 것 같은데
그게 끝나면 우리는 아마…….
불멸대 중사
빌어먹을……! 아무래도 우리를
'야만신 이프리트'에게 제물로 바치려는 것 같아.
어차피 죽는다면 싸우다 죽고 싶군…….
크윽…… 불멸대에서 배신자가 나오다니.
우리의 긍지는 이미 땅에 떨어졌는가……!
자네까지 끌어들여 미안하군.
다 내가 부하를 보는 눈이 없는 탓이야…….
불멸대 이병 뎀스
아무래도 저 도마뱀 놈들이
우릴 '야만신 이프리트'에게 제물로 바칠 생각인 것 같은데……
너…… 설마 야만신하고 싸우려는 거야?!


아말쟈족
신이시여, 우리의 맹세를 받으소서…….
신이시여, 우리의 기원을 이루소서…….
신이시여, 우리에게 자비를 내리소서…….
테무그 조
창세의 업화를 두른 용맹한 신이시여!
우리 조상에게 '전사의 불꽃'을 내리신
지고하신 신이시여!
화염신 이프리트여, 강림하소서……!
신이시여…….
저들은 신을 모르는 어리석은 자들이옵니다.
성스러운 불꽃으로 삿된 마음을 불태워
새로이 '신도'로 삼으시옵소서!
불멸대 중사
젠장…….
아말쟈족 전사
저 자들도 끌어내라!
천하디 천한 인간 놈들!
배신한 불멸대원
이건 말이 다르잖아!
이 자식들! 제기랄……!
아말쟈족 전사
우리의 비책이 드러난 것은 그대의 실책!
따라서 그대의 영혼 또한 불태워야 할 것이오!
배신한 상인
사, 사람 살려!
이프리트
어리석은 인간들이야…….
내 성스러운 불꽃으로 그 혼을 불사르리라!
나를 섬기며 나에게 기도하라. 나를 갈구하라!
그 갈망이…… 영혼의 통곡이…….
내 불꽃을 더욱 용솟음치게 하리니!

불멸대 중사
우리의 위대한 신…… 이프리트 님…….
불멸대 이병
부디 소원을 들어주십시오…….
배신한 불멸대원
지고하신 이프리트 신이시여…….

테무그 조
으음…… 기이하도다……
어찌하여 그대의 영혼은 불꽃이 휩싸이고도
'신도'가 되지 않는 것이지!?
설마…….
네놈들은 설마 다른 신의 축복을 얻었는가!?
어리석은지고……! 조악한 신에게 영혼을 팔다니!
이프리트
다른 신의 축복을 받은 자에게
이 몸의 축복이 닿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이지…….
그러나 그대의 영혼에 다른 신의 영향은 보이지 않는다…….
성가신 일이로고…….
신내림도 없이 어디서 축복을 얻었는가!
'하늘사도'가 경고하던 '신 없는 축복'인가…….
좋다. 화근이 남지 않도록 말살해주마…….
잘 가거라, 신을 모르는 인간이여!
[이프리트 토벌전 공략]






산크레드
괜찮아!?
미안해, 내가 늦게 왔지!
아말쟈 놈들을 처리하느라 시간이 걸렸어.
쳇!

휴우.
인질은 무사히 구출했어.
역시 국장님 직속의 '블러드손 부대'는 강하더군.
저놈들한테는 물어볼 말이 많은데.
적어도 손톱 대여섯 개는 각오해야 할 거야.
미안해. 첫 작전부터 이렇게 고생을 시키고…….
이런. 이야기는 나중에 해야겠는데.
우리도 빨리 도망치자!
불멸대원
이쪽입니다!


네로
야만신 '이프리트'라…….
생각보다 수치가 안 나오는걸.
울다하 놈들, 잘 틀어막은 모양인데.
???
넬의 제VII군단이 5년 전에 남긴 정보였으니
애초부터 믿을 만한 게 못 됐지.
게다가 본국의 정세가 혼란스러운 지금
조사 지원은 기대하기 어려울뿐더러……
자기 눈으로 직접 본 것 외엔 섣불리 믿어서도 안 돼.
네로
어휴.
리위아는 말하는 것도 가차 없구만.
리위아
이제 그만 철수하자.
어차피 구식 마도 계측기로는 이게 한계야.

네로
이 정도 힘이면 계측할 필요도 없었지만……
어쨌거나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으니까
만족해야지, 뭐.
……아까 그 모험가는 어쩔 거냐?
놈이 가진 힘은 나중에 큰 위협이 될걸.

리위아
관심은 있지만 나중에.
적어도 아직까진 방해될 정도는 아니니까.
그보다……
네로, 당신은 빨리 임무부터 완수하도록 해.
가이우스님의 숙원을 이루기 위해.
자꾸 늑장 부리면……
죽일 거야.

네로
와.
저 여자 무서워 죽겠네, 진짜.
사랑에 빠진 여자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이건가?
산크레드
대충 따돌린 것 같은데…….
믿었던 야만신이 쓰러졌으니
아말쟈족도 멀리까진 쫓아오지 않을 거야.
……미안하다.
야만신 이프리트가 현신할지도 모른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도
결국 널 혼자 싸우게 하는 꼴이 돼버렸어.
인질도 구출은 했지만
신도화가 돼버렸으니 이제…….
아니…… 우선 네 활약부터 칭찬해야겠지.
야만신을 처치하다니. 웬만한 모험가는 할 수 없는 일이야.
넌 정말로 강해. 어쩌면 네가 세상을 바꿀 수도 있어.
리오넬…….
넌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동지가 될 거야.
네 활약을 민필리아에게도 전해줘야겠어!
전령 노릇이라도 하게 해줄래?
어차피 난 이번엔 손가락이나 빨고 있었으니까.
넌 조금 쉬었다가 모래의 집으로 와.
일이 어떻게 돌아간 건지 너도 설명을 들어야지.
새벽의 혈맹원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잘 왔다, 리오넬!
방금 전에 산크레드 씨도 돌아왔어.
지금 안에서 민필리아 님과 이야기 중이야.
너도 어서 들어가!
영웅의 귀환이잖아. 다들 기뻐할 거야.
산크레드
미안해, 민필리아.
내가 있었는데도, 그 녀석을 위험에 빠뜨리고 말았어.
게다가 야만신 '이프리트'와 싸우게 만들다니…….
결국 이번 사건은 그 녀석이 다 해결한 거야.
나한테 맡기라고 큰소리를 쳐놓고. 부끄럽다, 진짜.
그 녀석을 위해서 나도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민필리아
산크레드…….
어서 와요!
산크레드
고생이 많았어.
민필리아에게 간략하게 보고를 마친 참이야.
민필리아
산크레드에게 들었어요.
역시 아말쟈족의 목적은
야만신 '이프리트' 소환이었군요…….
산크레드
이번 의뢰는 크리스탈 강탈,
그리고 빈민 납치라는 두 가지 사건이었어.
사실 이런 사건은 울다하에만 국한된 일이 아냐.
공표되지 않았을 뿐이지, 림사 로민사나 그리다니아에서도
일어나고 있지.
민필리아
이게 당신이 이해해주길 바랐던
'야만신 문제'의 일각이에요.
산크레드
먼저 크리스탈 강탈 사건…….
상단을 습격해 크리스탈을 강탈한 이유.
야만신이 움직이려면
생명의 원천인 에테르가 필요해.
야만신의 힘이 강할 수록 더 많은 양이 필요하지.
야만신 '이프리트'정도 되면
공기 중에 떠도는 에테르로는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크리스탈을 쓰는 거야.
크리스탈은 에테르가 결정화한 것이니
이걸 직접 삼키면
대량의 에테르를 빠르게 흡수할 수 있거든.
민필리아
그래서 야만신이 얽힌 사건은
크리스탈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아요.
산크레드
그리고 납치사건…….
울다하 빈민굴에서 갑자기 사람들이 사라진 이유.
야만신은 본디 눈에 보이지 않는 허상 같은 존재.
즉 원래는 '이 세상에 있을 수 없는 존재'지.
민필리아
하지만 세계의 이치가 흔들리면서
야만신을 신봉하는 자들이 '신내림'을 시작했고
땅 위에 실제로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됐죠.
야만신은 사람들의 기도와 소원 속에서 탄생하고 성장해요.
기도하는 마음이 간절할수록 야만신의 힘 또한 강해지죠.
산크레드
야만신은 힘을 불리기 위해
사람들을 세뇌해서 '신도'로 만들지.
그렇기 때문에 하나라도 더 많은 사람이 필요한 거야.
민필리아
당신이 야만신의 신도가 되지 않았던 건
당신이 가진 힘 때문이에요.
나와 당신이 가진 능력, '초월하는 힘'.
이 힘을 가진 사람은 야만신의 세뇌가 통하지 않아요.
이유는 나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마치 누군가가 지켜주는 것만 같다고 할까요……
'초월하는 힘'은 그만큼 특별한 힘이에요.
야만신에 맞설 비장의 무기라고 했던 이유가 바로 그거죠.

아무튼 당신들이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사건의 배후에 대해서는 불멸대가 계속 수사를 할 거예요.
지금은 잠시 마음을 놓아도 될 것 같아요.
두 분 모두 고생이 많았어요!
푹 쉬세요.
그건 그렇고 야만신 '이프리트'를 쓰러뜨린 모험가라니…….
후후후.
곧 엄청난 소동이 벌어질지도 모르겠는데요?
산크레드
민필리아는 일부러 말을 안 한 것 같은데…….
울다하는 야만신의 신도가 된 사람을
극비리에 '처분'하고 있어.
야만신 '이프리트'의 힘을 떨어뜨리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괴로운 현실이지.
더는 희생자가 늘지 않도록
'새벽의 혈맹'은 계속해서 활동해야 해.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그나저나 라우반 국장님께도
상당히 민폐를 끼쳐버렸네.
한번 인사하러 가야겠다.
루이수아 영감님은 돌아가셨어.
그 대신 내가 더 열심히…… 아니, 더 강해져야 해.
모두를 지킬 수 있도록.